‘직선의 단순화’를 여전히 잘 계승시킨 KIA K7
2019-07-30  |   23,829 읽음

‘직선의 단순화’를 여전히 잘 계승시킨 KIA 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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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7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렉 타입으로 바뀐 EPS로 조종성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실내는 풀 모델 체인지급 변경으로 편의사양이 늘어났으며, 소재를 업그레이드해 상품성을 높였다. 


위대한 디자인 헤리티지

K7은 지난 2016년에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당시 경사진 그릴이 대부분일 때 수직 그릴을 채용해서 위엄 있는 모습이었다. 헤드램프는 수평 크롬 가니시가 더해져 고급스러움을 담았다. 리어램프 역시 앞과 비슷한 느낌으로 통일성을 살렸다. 이 2세대 K7은 처음부터 흠잡을데 없는 디자인이었다. 부분변경 모델이 내년쯤 나왔어도 될 정도로 멋지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리터치 한다는 건 메이커 입장에서도 굉장히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만난 부분변경 모델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싶지만 파워트레인과 실내 대부분이 교체되었다. 외모 역시 포인트마다 에지를 주어 세련미를 더했다.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부임 이후 기아는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를 일구었다. 통일성과 비전이 없던 기아는 당장 패밀리 룩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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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그랜저를 연상케하는 리어램프 


그래서 기존 특징 없는 기아 이미지를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를 형상화한 새 그릴을 만들고, 2008년 로체 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이 그릴을 사용했다. 내연기관의 상징을 담은 고유의 그릴 디자인이야말로 패밀리룩의 핵심이다. 다행히도 타이거 노즈 그릴의 반응은 좋았다. 10년 넘게 이 그릴을 조금씩 다듬은 결과 이제는 한눈에 봐도 기아차라는 걸 인식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가 왜 최상급 디자이너인지 입증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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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다듬은 타이거 노즈 그릴은 절정의 디자인을 보여준다 


대중차 디자인은 모두에게 호소력이 있어야 한다. 일본 메이커는 아직도이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수선하고 자기들만의 심미안에 빠져 이해할 수 없는 괴상한 디자인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결단은 매우 시기적절했다. 2010년에 출시한 K5는 10년이다 되어 가는데도 여전히 멋지고 세련되었다. 훌륭한 디자인은 세월을 거스르는 힘이 있다. 기아의 디자인 슬로건 ‘직선의 단순화’는 여전히잘 지켜지고 있으며, 특히 요즘처럼 넘쳐나는 유선형 차들 속에서 단연 돋보인다. 신형 K7 역시 10년이 후에 이런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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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잡을 데 없는 멋진 외관. 캐릭터 라인도 군더더기 없어 시원하다 


랙 타입 EPS 채용으로 조종성 향상

전기형 모델을 탔을 때 특별히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지만 핸들링이 전형적인 국산차 특성에 머물러 동급 수입차 대비 운전이 즐거운 편은 아니었다. 딱히 핸들링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 다. 칼럼 타입 EPS(이하 C-EPS) 때문이라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C-EPS 차가 그런 것은 아니다. 아마 국내 운전자 성향에 맞게 세팅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이리라. 이 차만 탔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차와 비교하면 느슨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불만을 수용했는지 이번에는 랙 타입 EPS(이하 R-EPS)를 채용했다. 타이어와 가까운 스티어링 랙쪽에 모터를 달면 보다 뛰어난 조향감을 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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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체인지 수준의 실내 모습. 웬만한 E 세그먼트의 기본 트림보다 오히려 나은 수준의 실내 품질은 만족감이 높다 


기존 C-EPS의 세팅 변경만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굳이 비싼 부품을 사용하겠다니 마다할 이유는 없다. 시동을 걸었다. V6 3.0L GDi 엔진치고 실내 소음은 크지 않다. 에어컨을 끄고 밖에 나가서 차를 살펴봤다. 직분사 엔진임에도 소음은 낮은 편이다. 시트는 여유가 있고 몸을 잘 잡아준다. 가죽은 가격대비 상급의 가죽으로 염료도 잘 입혀 고급스럽고 멋지다. 스티어링 휠을 최대한 명치 쪽에 붙이고 시트는 바닥까지 내려 운전자세를 만들었다. 스포츠 모드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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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기어노브가 달렸다. 소재도 고급스럽게 잘 살렸다 


액셀 페달을 밟으니 대배기량답게 답답함 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급가속은 아니지만 자연흡기 엔진의 안정적인 회전 질감을 갖고 있다. 고회전 영역으로 갈수록 대배기량의 넉넉한 토크를 만끽할 수 있어서 수동으로 변속할 때는 최대한 레드존까지 회전수를 올리게 된다. 굽은 도로를 돌아나갈 때는 새롭게 탑재된 R-EPS가 빠르게 조향 값을 계산해 운전자가 의도하는 데로 차를 움직인다. 기존보다 스티어링 반응은 확실히 빠르고 똑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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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의 우드 그레인 컬러와 질감은 좋은 편이다. 3분할 터치스크린은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 


2세대부터 다소 무르다고 평가되었던 서스펜션은 부분변경에 와서는 도로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을 잘 걸러주면서 여진의 진동을 빨리 잡는다. 보통 무른 서스펜션은 고속으로 달릴 때 다소 불리하지만 이 신형 댐퍼는 고속에서도 롤을 잘 억제할 정도로 스마트하다. 변속기는 기존 6단도 훌륭했으나 8단으로 바뀌면서 효율이 개선되었다. 다단 변속기의 특징인 상시 바쁜 움직임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동작이 정교하다. 아울러 슬립이나 멍 때리는 증상이 없으며, 상황에 맞는 단수를 적절히 선택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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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지시기 등을 키면 후측방 상황을 클러스터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차선 변경 시시야가 제한된 사각지대 사고 방지에 도움을 준다


반 자율주행 중 가장 앞서

현대-기아는 전체 자동차 메이커를 통틀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기능이 가장 잘 작동하는 메이커로 손꼽힌다. 지속시간과 정교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직은 완벽한 자율 주행이 아니고서야 운전을 보조하는 정도지만 반응속도나 정교함은 타 메이커에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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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전면. 프론트 그릴 창살은 안쪽으로 구부러져 입체감을 준다 


다만 아직은 기술적 한계가 있고 개인적으로 반자율 주행을 싫어하기도 한다. 그래도 정체구간과 뻥 뚫린 직선로가 펼쳐진 상황에서는 무척이나 유용하다. 자동차 업계 역시도 궁극적으로는 자율 주행에 집중하게 될것이다. 기아 신차를 탈 때마다 반자율 주행 기능의 업데이트가 잘 되고 있는 것을 보니 완벽한 자율 주행차의 등장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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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가죽의 시트다. 몸도 잘 고정시켜 이 차를 하루 종일 탔지만 전혀 피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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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상품성

신형 K7을 타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연비다. 보통 6기통 가솔린 엔진에서 좋은 연비를 기대하기는 어려운데 에코, 스포츠 등 다양한 모드로 달려 봐도 공인 연비에 근접하는 수치를 보여준다. 이제 E 세그먼트에서도 4기통 엔진은 흔하며, 6기통은 제조단가가 높은 엔진이다. 그래서 고급 모델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이 가격으로 6기통 엔진을 제공하는 차는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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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은 각도빨이 없다. FF 구동계를 갖췄지만, 이각도에서 보면 후륜 세단의 느낌도 살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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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배기량의 여유를 경험하면 그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


서스펜션은 평상시 무르고 부드럽지만, 급격한 거동 변화에서도 차체를 잘 제어한다. 이 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고속에서는 국산차답게 역시나 불안하다고 말하지만 막상 달려보면 시속 200km 이상 속도에서도 바운싱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K7을 하루 종일 타면서 눈에 띄는 단점은 경험할 수 없었다. 디자인, 가격, 마감, 파워트레인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페이스리프트임에도 대대적인 변경으로 훌륭한 상품성을 갖춘 K7의 등장으로 준대형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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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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