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5 M50d, 진정한 고성능 SUV 명가
2019-08-14  |   41,121 읽음

BMW X5 M50d

진정한 고성능 SUV 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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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카 성능에 버금가는 SUV가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BMW는 4세대 X5에 고성능 디젤 M50d를 내놓았다. 이 녀석 강해도 너무 강력하다. 단점이라면 다소 자극이 약할 뿐 오히려 경쟁자를 압도하는 부분이 더많을 정도다. 400마력 디젤은 600마력짜리 가솔린 엔진과 견주어도 손색없다. 게다가 연비까지 뛰어나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최초의 X5(E53)는 1999년에 등장했다. BMW 사상 첫 SUV는 글로벌 판매 70만 대의 위업을 달성하며 BMW 최고의 캐시카우로 떠올랐다. 지금은 흔해진 고성능 SUV의 초석을 다진 모델로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상징성도 있다. X5의 돌풍은 기존 SUV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어 놓았다. 이후 SUV의 고성능화와 온로드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스포츠카만 만들었던 포르쉐마저도 이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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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노 가죽과 우드 그레인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고급차답다. 경사진 대시보드가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한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등장한 2세대(E70)는 7년여 동안 1세대 절반 수준인 30만 대가 팔렸지만, 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BMW의 라인업 다양화와 경쟁 모델이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때는 이미 시장에 포르쉐 카이엔과 폭스바겐 투아렉, 아우디 Q7이 등장해 있었다. 2세대 X5부터 강력한 디젤 엔진을 품은 M50d가 있었다. 트리플 터보를 달고 381마력을 낸 X5 M50d는 디젤 고성능 SUV라는 새로운 분야의 개척자였다. 이후 3세대(F15)를 거쳐 지난해 공개된 4세대(G05)까지 M50d 역시 꾸준히 진화해 왔다.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M30d와 M50d 트림을 판매 중이다. 시승차는 M50d로 현재 X5 트림 중 가장 상위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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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타코미터는 적응이 필요하다 


아쉬운 실내 소재

외관은 기존보다 더 잘생겼다. L자형 테일램프 부재로 후면 디자인이 다소 호불호가 있다고 하나 개인적으로는 신형 테일램프 디자인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맘에 들지 않았던 부분이 L자형 램프였다. 세단에서는 상관이 없지만 SUV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 초기형부터 3세대까지 다소 조화롭지 못했다. 신형은 와이드형 램프에 입체감까지 더해 기존보다 세련미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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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경이로움 그 자체 


확장된 프론트 그릴은 이 차의 덩치를 감안했을 때 딱 맞는 수준이다. 눈매는 기존의 앞트임 눈매를 계승시키지 않아 무난하다. 여기에 파란색 레이저라이트가 더해 이 차의 품격을 높여준다. 기존의 캐릭터 라인이 한 줄로 시원하게 그어져 있었다면 신형은 스포티함을 강조하고자 뒤쪽을 꺾어 올려 뒷펜더 부분을 부풀어 보이게 만들었다. 운전석에 앉으니 시트 포지션은 SUV 치고 낮은 편이다. 엔트리 트림보다 훨씬 상급의 메리노 가죽이 들어가 고급스럽다. 신형에 들어간 메리노 가죽은 다소 단단한 질감이라 예전의 부드러운 질감이 그립다. 휠베이스는 3m에 육박하면서도 레그룸이 그리 넉넉하다는 느낌은 아니다. 1열 시트 등받이 커버가 플라스틱이라 오염과 스크래치에는 강할 수 있으나 1억 4천만원 대의 가격을 감안하면 다소 아쉽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늘 폴 포지션에 위치한 BMW이니 실내 소재에도 더욱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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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을 제공하는 2열 시트. 1열 등받이 커버의 소재는 오염과 스크래치에는 강할 수있으나 고급성에서는 다소 부족하다 


완성형 플랫폼과 최고의 엔진

지하 주차장에서 자고 있는 녀석을 깨웠다. 충분한 아이들링을 하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중 좁은 데다 둔덕까지 있는 나선형 통로를 폭이 2m가 넘는 차로 빠져나오려니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다행히도 후륜 조향 지원으로 회전반경이 적어 좁은 코너 통로를 빠져나가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

낮 11시에 교통량이 별로 없는 가파른 후암동 언덕을 오르는데, 2000rpm부터 시작되는 최대토크가 즉시 몸으로 전달된다.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400마력을 낸다. 사실 400마력 대 가솔린도 아직까지는 흔한 출력은 아닌데 기분이 묘해진다. 4개의 터보가 복잡하게 연결된 이 엔진은 원가절감을 하기 힘들다. 직렬 6기통의 심장은 가솔린처럼 부드러운 질감과 정숙성으로 실내에서는 이 차가 디젤이란 사실을 전혀 알아챌 수 없을 정도다. 스포츠 모드로 해야 적당한 배기음이 유입된다.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사운드지만 디젤이라는 특성을 감안했을 때 좋은 사운드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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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한 크리스털 기어 노브는 그저 보석을 박은 게 아닌, 빛 반사로 인한 눈부심까지 계산하면서 깎아 만든 듯하다 


고속도로에 올라 동승자와 편하게 대화를 하던 중에 문뜩 HUD를 보니 어느새 시속 210km다. 전 영역 넘치게 쏟아내는 토크 덕분에 적극적으로 회전수를 올리는 가솔린에 비해 훨씬 여유 있는 주행 질감으로 상대적으로 속도감을 느끼기 힘들다. 이런 차는 10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도 전혀 피로하지 않을 것같다. 게다가 모든 바퀴에 에어 서스펜션을 갖추어 상황에 따라 최적의 승차감을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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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과 필러의 패브릭 소재는 나쁘지 않지만 알칸타라로 입혔으면 더 좋을뻔했다


큰 덩치에 날렵한 달리기

덩치는 크지만 7시리즈 기반의 CLAR 플랫폼과 후륜 조향이 더해져 마치 수퍼볼 선수와 같은 민첩한 몸놀림이다. 아울러 디젤 터보의 고질적인 증상인 터보 레그는 거의 느낄 수가 없다. 기존 3개 터보차저를 품은 엔진과 비교했을 때확실히 4개를 품은 신형이 더 낫다. 트리플 터보는 저속-중속-고속 3단계로 작동한 반면 신형 쿼드 터보는 3기통씩 2쌍의 저속과 고속 터보가 순차적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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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L자형 램프 집착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평택화성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 이 차의 앞을 쏜살같이 지나가는 차가 있었다. 쫓아가보니 3세대 X5 M50d다. 3세대와 신형은 출력과 과급기 개수에서 차이가 있으며 에어 댐퍼가 뒤쪽에만 있어서 감쇄 조절이 안 되는 단점이 있다.

공도에서 차이는 미미하나 고속 영역에서는 두 차가 다르다. 기자가 탄 신형이 구형을 모든 부분에서 압도한다. 구형 보다 나은 신형을 만드는 건 당연한데왜 저리 유난을 떨까 하겠지만, 고작 20마력 상승으로는 공도에서 차이가 미미하다는 의견이 있어서다. 실제 구형을 오너들 사이에서도 별 차이가 없다는 식의 의견이 있다. 그러나 신형은 시속 140km 이상부터 가속과 동시에 차체가확 깔리는 게 느껴진다. 그때부터 풀 스로틀로 따라오는 구형이 점점 이 차와 간격이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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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트임을 하지 않아 이질감이 없다 


탄탄한 섀시로 더 쉽게 코너를 돌면서 롤 억제를 잘해 차의 거동이 불안하지 않다. SUV 특성상 롤 제어가 쉽지 않아 기존에는 특정 조건에서 불안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 고속으로 코너에 진입하면 약간 뒤뚱거릴 때가 있었는데 신형에 와서는 그런 증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200km/h 이상에서는 더욱 차체를 낮춰 저중심 스포츠카를 탄 것 마냥 불안함은 없으면서 최고속도 도달 역시 기존보다 빠르다. 아울러 다양한 모드로 달렸는데도 공인 연비 수치에 근접할 정도로 뛰어난 연비를 자랑했다. 만약 비슷한 성능의 가솔린 모델이었다면 분명 끔찍한 연비가 나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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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에 알맞은 위풍당당한 키드니 그릴 


첨단 보조기능 맹신은 금물

다소 협소한 골목에 들어섰다. 전방이 꽉 막혀 있다. 더 이상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해 후방에 차가 없는 걸 확인하고 리버싱 어시스턴트(reversing assistant)를 켰다. 40m 가량 후진을 제법 잘한다. 비슷한 상황을 4번 마주했는데 다행히도 리버싱 어시스턴트가 제대로 작동했다. 이 기능은 후진이 어려운 초보자에게는 유용하나 운전 실력 업그레이드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만에 하나 ECU 오류로 기능을 쓸 수 없을 경우 자력으로 빠져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제아무리 첨단 장비가 대거 들어갔어도 어디까지나 보조일 뿐이다. 여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면 안 된다. 여담이지만 지인 차를 몇 번 동승했었는데 센터 페시아에 달린 스크린만으로 후방 상황을 보면서 후진과 주차를 하는 걸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사람이 은근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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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바퀴 에어 댐퍼 채용으로 트렁크에서도 별도의 버튼으로 차고 조절이 가능해 물건을 실을 때편하다 


이 차를 두고 저울질하는 예비 오너들이 있을 것이다. 혹시 여러 가지 가격정책이 있을까 마냥 기다리고 있겠지만, 솔직히 이 가격대에서 이 정도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차는 거의 없다. 기본형 카이엔으로 가자니 성능과 가격이 걸린다. 옵션을 넣으면 차 값에 절반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취향이야 개인 문제지만 조건을 따져보면 X5 M50d로 마음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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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월이 납작해 노면의 충격이 걱정되지만 훌륭한 섀시와 댐퍼가 커버한다 


조건 중에는 ‘하차감’이 가장 많이 차지할 것이다. 고급차가 흔해진 요즘, 하차감을 만끽할 수 있는 차는 사실 별로 없다. 여기에는 포르쉐 카이엔도 해당된다. 외제차 탄다고 공도에서 모세의 기적을 경험한다거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얘기는 이제 옛말이다. 게다가 BMW 고성능 모델이라면 일반인에게 달리 보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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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이지만 꽤 좋은 배기 사운드를 갖고 있다


이 차도 누군가에게는 그저 BMW 혹은 평범한 X5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훌륭한 기계적 완성도와 안정적인 주행 질감, 내 가족에게 편안함과 안전을 보장한다면 그게 최고의 차다. 게다가 이걸 전부 충족시키면서도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지니고 있다. 근래 시승했던 차중 가장 완성의 영역에 도달했다고 할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SUV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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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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