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조절한다, 가변 밸브 기술 끝판왕, 현대 CVVD
2019-08-20  |   50,279 읽음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조절한다 

가변 밸브 기술 끝판왕, 현대 CVVD 


CVVD는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현대의 혁신적인 가변 밸브 시스템이다. 이제 한국에서도 세계에 내세울 만한 자동차 신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자동차에는 여러 가지 기술적 펙터(인자)가 있다. 

크기와 방식, 구조 대부분이 한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다. 엔진 배기량이나 댐퍼 감쇠력, 휠베이스, 보디 형상처럼 말이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달라졌다. 윙의 각도를 바꾼다거나 댐퍼 감쇠력을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나 엔진에는 수많은 펙터가 있으며, 이를 상황에 따라 조절해 높은 성능이나 효율을 얻고자 하는 노력은 끊임없이 있었다. 가변식 밸브 타이밍과 압축비, 배기량 등의 기술이 여기에 해당된다. 

밸브는 연소실을 여닫는 부품으로 공기를 흡입하고 연소된 가스를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문을 여닫는데 그치지 않고 여닫는 정도나 타이밍에 따라 성능과 연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 보니 밸브 타이밍과 리프트 양을 조절하려 하는 시도는 오랜 전부터 있었고, 현재는 많은 메이커에서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 일명 VVT를 사용 중이다. 이제 거의 완성된 기술이지만 현대자동차에서 새로운 기술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여닫히는 타이밍을 밀거나 당기는 것이 아니라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Duration)을 조절할 수 있는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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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구동을 통해 편심 링크를 조절하면 밸브 듀레이션 조절이 가능하다 


밸브의 열림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현재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혼다 VTEC, 아우디 밸브 리프트처럼 저속과 고속용 캠을 따로 가공하면 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캠 전환에 따라 출력 특성이 갑자기 바뀌는 문제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토요타 VVT처럼 캠샤프트와 풀리 사이 각도를 바꾸어 밸브가 여닫히는 타이밍을 밀거나 당기는 방식. 기술적으로 단순하고 조절도 연속적인 대신 리프트량 조절은 안된다. 이 밖에 캠과 밸브 사이에 링크를 넣어 밸브 여닫힘을 조절하는 BMW 밸브트로닉도 있다. 사브에서는 한때 전자식 액추에이터를 사용한 혁신적인 방식도 연구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내구성 확보 문제로 아직 실용화되지 못했다. 

현대 CVVD의 뛰어난 점은 지금까지 가변 시킬 수 없었던 밸브 열림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보통 밸브의 열림 정도는 캠의 형상에 따라 결정되기 마련이다. 개발진은 독특한 링크 구조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캠 풀리와 캠샤프트가 일체식이 아니라 분리되어 있다. 풀리에서 받은 회전력을 캠샤프트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슬라이더 핀을 사용한 독특한 편심 링크를 활용했다. 이때 편심 정도를 조절하면 캠샤프트의 각속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동일한 회전수에서도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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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VD는 기존 VVT에서 한 차원 진보된 가변 밸브 기술이다


예를 들어보자. 집에서 편의점을 왕복하는 데 5분이 걸린다고 했을 때 보통 엔진은 일정한 보폭으로만 걸을 수 있다. 하지만 CVVD 엔진의 경우 집에서 출발할 때는 빨리 걸었다가 편의점 앞에서만 느리게 걸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반대도 가능하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왕복 시간은 5분으로 동일하다. 

CVVD는 수없이 많은 자동차 기술 중 하나일 뿐이지만 우리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선다. 

남의 기술 가져다 쓰기 바빴던 한국 자동차 업계가 비로소 남에게 대놓고 자랑할 수 있는 신기술을 선보이는 수준에 도달했으니 말이다. 아울러 130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온 내연기관에 아직도 숨은 잠재력이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CVVD를 사용하면 이론적으로는 오토 사이클과 밀러 사이클, 앳킨슨 사이클을 한 엔진에서 구현할 수 있으며 유효 압축비는 4:1~10.5까지 제어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성능 4%, 연비 5%를 높일 수 있으며 배출가스는 12% 이상 저감된다. 

2010년 시작된 이 아이디어는 9년의 개발과정을 거쳐 드디어 실용화에 도달했다. 가장 먼저 CVVD를 사용할 엔진은 올가을 쏘나타에 얹힐 스마트스트림 G1.6 T-GDi로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kg· m를 발휘한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모델과 엔진에 CVVD 기술이 사용될 예정이다. 


글 사진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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