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십 제너레이션, CHEVROLET CORVETTE STINGRAY
2019-09-25  |   3,515 읽음

Midship Generation 

CHEVROLET CORVETTE STIN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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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대로 진화한 콜벳이 미드십으로 진화했다. 엔진이 사라진 노즈가 짧아지고 운전석은 앞쪽으로 당겨졌다. V8 엔진은 LT1을 드라이섬프로 개조한 LT2. 판 스프링 서스펜션도 일반적인 코일오버 타입으로 바꾸는 등이름만 빼고 거의 모든 부분이 새로워졌다. 


아메리칸 스포츠카 아이콘, 콜벳이 완전히 달라졌다. 8세대 신형은 이미 알려진 대로 오랜 세월 고집하던 FR 레이아웃을 과감히 버리고 미드십으로 갈아탔다. 극단적인 롱노즈 숏데크의 FR 구동계와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은 오랜 세월 콜벳을 상징해 왔지만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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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대 콜벳은 FR을 버리고 미드십 구조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드십으로 바꾼 것은 성능에 대한 갈증 때문이다. 거대한 8기통 엔진을 앞에 얹은 콜벳은 스포츠카 시장과 레이스에서 활약해 왔지만 최근에는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 특히 레이스에서는 강력한 미드십 라이벌이 넘쳐나 더이상 FR 구동계로 우승을 차지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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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벳의 혈통은 이제 V8 OHV가 책임지고 있다 


이제야 실현된 미드십 레이아웃

미드십에 대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 콜벳을 설계했고, 오랜 세월 GM 엔지니어로 활약해 ‘콜벳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라 아커스 던토프는 미드십 컨셉트카 CERV 시리즈와 에어로벳 등을 만들었다. 조라는 포르쉐 550RS 스파이더를 몰고 르망 클래스 우승(54, 55년 S 1.1 클래스)을 차지했을 만큼 뛰어난 드라이버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드십은 대량생산 메이커에 어울리는 방식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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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변속기 없이 8단 DCT가 기본이다 


GM 역사를 통틀어도 폰티액 피에로와 오펠 스피드스터 등 미드십 양산차는 한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1972년 쉐보레의 컨셉트카 XP-895는 당시 4로터 로터리 엔진을 미드십에 얹은 실험차 성격의 컨셉트카였다. 그런데 로터리 엔진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이듬해 콜벳용 V8 엔진을 얹어 에어로벳(Aerovette)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당시 GM은 이 차의 양산을 긍정적으로 고민했고, 실현되었다면 최초의 미드십 콜벳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때마침 터진 제4차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자 에어로벳의 존재는 잊혀지고 말았다. 40년 이상의 세월을 뛰어넘어 이제야 미드십으로 진화한 콜벳. 이름은 이번에도 콜벳 스팅레이다. 골격의 변화는 외모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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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창과 조명으로 보는 맛을 살린 엔진룸 


오랜 세월 콜벳의 특징이었던 롱노즈가 짧아진 대신 커다란 V8 엔진을 미드십에 배치하기 위해 운전석이 42cm 앞으로 당겨졌다. 짧고 날카로운 노즈, 차체 중앙 운전석과 측면 흡기구 등은 전형적인 미드십 실루엣이다. 적어도 옆모습만 보고 콜벳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뾰족한 노즈와 눈매에는 여전히 7세대(C7)의 이미지가 남아있다. 


납작한 사각형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역시 마찬가지. 반면에 차체 중앙에 몰려있던 4개의 배기관은 2개씩 나눠 양쪽 끝으로 옮겼다. 해치 스타일의 엔진 커버는 투명창으로 만들어 엔진이 들어다보이게 디자인했다. 게다가 엔진 조명까지 준비해 아우디 R8처럼 보는 맛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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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대 콜벳은 어느 자세에서 보아도 기존과는 다르다 


깔끔해진 실내에 시야도 넓어져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과 감성품질을 높이는 한편 세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계기판을 완전 모니터식으로 바꾸는 한편 대시보드를 전반적으로 낮춰 시야를 확보했다. 이를 위해 에어벤트도 최대한 납작하게 디자인했다. 각종 스위치는 센터 터널 우측에 세로로 길게 배열했고 시프트 레버를 버튼으로 바꾸어 한결 깔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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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매에는 7세대의 이미지가 살짝 남아있다


레이싱카 스타일의 납작한 스티어링 휠도 달라진 부분. 듀얼존 에어컨, 후방 카메라와 리어 파크 어시스트가 기본으로 달린다. 서킷 주행에 중점을둔 고객을 위해서는 강력한 홀드성능과 함께 히팅과 통풍 기능이 달린 컴페티션 스포츠 시트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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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식 변속 스위치와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인테리어 색상 6가지에 투톤 조합과 카본 트림 패키지까지 있으며 시트 벨트(6종류)와 스티칭 색상(2종류)까지 고를 수 있다. 여기에 12가지 외장 컬러까지 더하면 컬러 조합의 가짓수는 무한정 늘어난다. 지붕은 타르가톱 방식. 탈착식의 톱은 크기가 작아 트렁크에 쏙 들어간다. 이 차에는 앞뒤에 트렁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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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식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새로운 스위치 디자인으로 첨단 이미지가 강해졌다 


드라이섬프 V8 엔진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

엔진은 V8 OHV 자연흡기인 LT2가 가장 먼저 공개되었다. 기술적으로는 LT1과 거의 동일하며 최고출력 490마력, 최대토크 64.3kg·m를 낸다. 레드라인은 6,600rpm. 엔트리 콜벳 중 역대 최강이라는 엔진은 강렬한 저속 토크는 물론 어떤 회전수에서도 뛰어난 반응성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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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스위치 


기존 개성과 특징 중 상당부분을 포기한 이 차가 콜벳이라는 혈통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OHV V8 덕분이다. LT1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윤활 시스템. 드라이섬프 방식으로 바꾸면서 3개의 스캐밴지 펌프를 달아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윤활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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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 버튼은 일종의 인디비주얼 프리셋 기능이다


마운트 위치를 낮추어 무게중심을 내리는 효과도 있다. 양산 콜벳 최초의 드라이섬프 엔진이다. Z51 퍼포먼스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출력이 495마력, 토크가 65.3kg·m로 오른다. 변속기는 트레멕의 수동 기반 8단 듀얼 클러치식 자동 변속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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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오디오와 카본 트림이 준비되어 있다 


MT가 아예 없으며 변속조작은 패들로 한다. 신형 변속기와의 매칭을 고려해 엔진 토크 커브와 각 단수의 기어비도 세밀하게 조정했다. 1단은 가속 위주로 기어비를 낮추고 2~6단은 촘촘하게 배열했다. 7단과 8단은 고속 장거리 크루징과 연비에 초점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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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직선으로 깔끔하게 배치된 조작계


무게배분과 미드십의 이점까지 더해진 결과 0→시속 97km 가속에 3초가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는 런치 컨트롤도 한몫 거든다. 드라이브 모드는 4가지로 웨더/투어/스포츠/트랙 모드가 있다. 스티어링 스포크 왼쪽에 달린 Z 버튼은 미리 설정해둔 세팅 값을 불러내는 프리셋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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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모여있던 배기관은 이제 양쪽으로 나뉘어 달린다 


스포티한 취향을 위한 Z51 퍼포먼스 패키지

생산성과 가격 등을 고려해 뼈대는 알루미늄이다. 고압 다이캐스트 방식으로 제조되는 고강성 알루미늄 파트 6개를 조립해 프레임을 구성하고, 카본과 글라스파이버 등도 다양하게 사용했다. 차중은 1,530kg으로 구형에 비해 살짝 늘어났다.


그래도 무게배분이 개선되었고 무게중심은 운전자 엉덩이에 있어 핸들링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서스펜션에서는 판 스프링을 버렸다. 볼보와 콜벳이 사용해 온 판스프링은 트럭에서는 흔해도 승용차에서는 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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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십의 상징인 측면 흡기구. 도어 핸들은 교묘하게 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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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부터 시도되었던 콜벳 미드십이 이제야 실현되었다


8세대 콜벳은 보다 일반적인 코일오버 스프링/댐퍼 구성을 골랐고, 자성유체식 가변 댐퍼인 마그네틱 라이드 4.0이 옵션이다. 스티어링 기어비는 기존 16.25:1에서 15.7:1로 줄였으며 전자제어식 LSD가 좌우 구동륜의 토크를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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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콜벳은 레이싱 버전도 준비되고 있다 


8세대 콜벳은 미쉐린의 4계절 타이어를 낀 상태로 1G의 횡가속도를 버틴다. 조금 더 하드코어한 달리기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서는 Z51 퍼포먼스 패키지를 준비했다. 여기에 포함된 고성능 댐퍼는 나사식 스프링 시트가 있어 수동 조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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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4계절 타이어로 1G의 횡가속을 견딘다 


아울러 앞쪽에 350mm의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를 장비하고 냉각 시스템과 배기관, 최종 감속비도 달라진다. 출력을 5마력 높이는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 180kg의 다운포스를 제공하는 전용 리어윙과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4 타이어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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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명칭은 이번에도 콜벳 스팅레이.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이 프론트 리프팅 시스템(옵션)이다. 최저지상고가 낮은 스포츠카 중에는 스포일러나 하체 손상을 막기 위해 리프팅 시스템을 준비한 모델이 있다. 신형 콜벳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내비게이션과 연동시켰다. 최대 1천개소의 미리 저장된 장소에서 자동으로 앞부분을 40mm 들어 파손 위험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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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룸 뒤에 가오리 엠블럼이 있다 


C7에서 살짝 오른 기본 가격 6만 달러

신형 콜벳의 기본 가격은 7세대에서 5천달러 가량 올라 6만 달러에서 시작한다. 포르쉐 911 카레라가 9만 달러가 넘고, 포드 GT가 거의 50만 달러에 달하는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뛰어난 가성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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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어낸 톱은 뒤쪽 트렁크에 수납이 가능하다


아메리칸 스포츠카의 대표모델이니만큼 보다 많은 고객들이 구입할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이 모델은 어디까지는 베이스 모델일 뿐이며 트윈터보 버전과 앞바퀴에 모터를 달아 시스템 출력 1000마력을 내는 하이브리드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다. GM에서는 이 특별한 신차를 만들 켄터키 볼링그린 공장 개량에 7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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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특징 상당부분을 포기한 만큼 ‘콜벳다움’이 얼마나 남아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파격적인 C8 콜벳이 써 나가게 될 새로운 역사가 과연 어떤 색으로 물들여질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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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쉐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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