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페라리, FERRARI SF90 STRADALE
2019-12-02  |   7,218 읽음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페라리

FERRARI SF90 STRAD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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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페라리가 도로용 페라리 최초의 하이브리드라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SF90 스트라달레가 처음이다. V8 4.0L 트윈터보 엔진과 3개의 모터, 외부 충전 가능한 배터리로 시스템을 구성하며 출력 1천 마력을 달성했다. V8 페라리가 V12보다도 빨리 1천 마력 타이틀을 선점한 셈이다. 아울러 후륜구동만으로는 막강한 출력을 감당하기 어려워 2인승 페라리 최초로 AWD 시스템이 들어갔다. 


F1의 노하우를 집약시켰다

SF90 스트라달레는 사실 규정할 수 없는 모델이다. 스쿠데리아 페라리 90주년 기념작이지만 섀시와 파워트레인은 리틀 페라리의 것을 그대로 갖고 온 걸 보면 그쪽 계보인 듯하나 한정 모델이 아니면서도 가격은 플래그십인 V12 페라리를 뛰어넘는다.


SF90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스쿠데리아 페라리팀 창립 90주년’으로 올해 F1 머신에서도이 이름을 사용 중이다. 스트라달레는 이탈리아어로 도로를 뜻한다. 즉, 스쿠데리아 페라리 창립 90주년 모델의 도로형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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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기존 V8 3.9L 엔진을 배기량 4.0L로 올려 780마력을 낸다. 여기에 외부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조합으로 시스템 출력이 1천 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km 가속에 6.7초, 최고시속은 340km에 이른다. 변속기에 모터를 단 미드십 후륜구동인 라페라리와는 다른 3모터 방식이다. 모터 2개가 좌우 앞바퀴를 독립적으로 구동하는데, 이를 이용해 토크 벡터링을 구사한다. 사실상 미끄러운 길에서 비상용으로 앞바퀴를 구동하는 GTC4 루쏘의 4RM 시스템과도 완전히 다른 구성이다. 페라리는 이것을 RAC-e(Regolatore Assetto Curva Elettrico)라 부른다. 나머지 모터 하나는 파워트레인에 배치해 F1의 MGUK(Motor Gerator Unit, Kinetic)와 유사하게 활용한다. 7.9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최대 25km 주행이 가능해 도심에서는 충전만으로 기름 없이도 차를 움직일 수 있다. 아울러 모터만으로 시속 135km의 속도로 달릴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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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F1 머신인 SF90의 콕핏과 헤일로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만큼 드라이빙 어시스트 장비도 대거 들어갔다. 엔진, 변속, 브레이크, 디퍼렌셜, 배터리, 모터를 통합 제어하는 덕분이다. 뒷바퀴 굴림용이 자세제어장치가 SSC라면, 이 차는 네바퀴 굴림용 eSSC(electric Side Slip Control)와 트랙션 컨트롤(eTC)가 최초로 적용됐다. 


ABS와 EBD는 모터에 의한 회생제동과 기존 기계식 브레이크를 통합 관리한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회생 제동으로 에너지를 회수하고, 급제동 시에는 기계식 브레이크가 개입하는 식이다. 페라리는 2009년부터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 시스템을 F1에 도입했다. 이것은 회생제동 장치와 모터를 활용한 파워 어시스트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모터스포츠에서 10년 가까이 사용했으니 방대한 하이브리드 관련한 노하우를 획득한 셈이다. 


2010년에는 F1 용 KERS 기술을 599 HY-KERS에 이식했다. 599GTB 피오라노에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더한 이 차는 안타깝게도 프로토타입으로 끝났다. 하지만 여기에서 시험된 기술은 2013년 드디어 도로용 하이브리드 첫 주인공은 라페라리로 현실화되었다. V12 6.3L 엔진에 163마력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출력 963마력을 달성한 라페라리는 당시 피오라노 양산차 랩타임 왕자가 되었다. 6년이 지나 SF90 스트라달레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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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 효율과 공력 밸런스 모두를 양립시켜

강력하면서 정숙한 SF90 스트라달레의 특별한 동력원을 위해 다양한 드라이빙 모드가 지원된다. 당연하겠지만 여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처럼 EV 모드가 있다. 흥미롭게도 앞바퀴 모터를 구동하기 때문에 최초의 앞바퀴 굴림 페라리가 되는 셈이다. 주택가 골목을 방방 소리 없이 조심히 빠져나갈 때 요긴하다. 게다가 내연기관 도움 없이도 최대 25km를 달릴 수 있다. 말 그대로 일상 주행을 염두에 둔 효율 우선 모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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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첫 하이브리드, 라페라리 


대신 운전자가 액셀 페달을 깊게 누르면 번개 같은 응답성으로 최대 출력을 쏟아내 사나운 맹수가 된다. 일종의 스포츠 모드 격인 퍼포먼스 모드는 하이브리드 모드와 달리 V8 엔진을 최대한 사용해 배터리를 언제든 활용할 수 있게 최대한 충전을 시킨다. 궁극의 퀄리파이 모드도 있다. 3개의 모터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내는 극강의 주행으로 트랙 주행에 적합하다.


F8 트리뷰토 대비 135kg 무거운 이 차의 무게는 1.6t에 육박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에 무게가 270kg 늘어났지만 다른 부분에서 많은 경량화를 이뤘다. 시스템 출력 1천 마력인 이 차의 마력당 하중은 1.57kg. 카본제 벌크헤드, 7000계열 알루미늄 합금의 도움으로 뼈대는 기존보다 굽힘 강성 20%, 비틀림 강성 40%을 개선하면서도 무게는 덜었다. 


여기에 액티브 에어로 다이내믹, 에어로 서멀 등 각종 신기술이 들어가 다운포스와 공기저항을 개선했다. 이 차는 기존 리어 윙에서는 볼 수 없던 셧 오프 거니(Shutoff Gurney)가 장착됐다. 고정식 리어윙과 리드 사이 공기 통로에 에어 셔터가 있어 코너링과 제동 시 셔터를 내려 공기를 리어윙 위로 밀어내 다운포스를 증가시킨다. 이 방식은 리어윙의 각도를 조절하는 F1 레이스카의 DRS 작동법을 연상시킨다. 고속에서는 셔터를 최대 개방해 공기저항을 감소시킨다. 언더 커버에는 에어로 핀이 앞뒤로 달려 있어 상황에 맞는 최적의 공력 성능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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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에 따라 클러스터 그래픽이 바뀐다 


1천 마력을 내는 미드십 대배기량 엔진은 각종 장치들로 엔진룸이 타이트해 열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페라리는 공기의 시작점에서 측면, 꽁무니까지 통과하는 공기의 흐름만으로 냉각 성능과 공력 밸런스를 모두 손에 넣었다. 여기에 V8 엔진 라디에이터와 모터 전용 라디에이터를 달아 냉각 효율을 끌어올렸다. 게다가 브레이크 시스템에도 전용 에어 덕트를 달아 앞쪽은 헤드램프 아래, 뒷바퀴는 언더커버 덕트를 통해 열을 식힐 뿐만 아니라 리니어한 제동력을 위한 최적의 온도 유지에 힘쓴다. 휠 역시 작은 핀을 달아 공기 흐름을 매끄럽게 해 프론트 디퓨저의 효과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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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90 스트라달레는 F8 트리뷰토의 엔진을 개량해 기존보다 배기량 4.0L, 최고출력 780마력을 끌어올렸다. 사진은 F8 트리뷰토 엔진 


타협하지 않은 페라리의 외길

지난 40년간 많은 8기통 2인승 미드십 페라리가 있었지만 그중 페라리의 후륜구동 집념은 실로 병적이다. 설립 후 65년이 지나서야 네바퀴 굴림 모델인 FF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AWD 시스템은 무겁고 구동계 저항 문제도 커 오랫동안 레이스카나 스포츠카에는잘 사용되지 않았다. 라이벌 람보르기니는 90년대에 LM002의 구동방식을 그대로 갖고 와 디아블로 VT에 이식했는데 다루는 데는 수월했지만 경쾌함이 떨어졌다. 포르쉐는 그룹 B를 염두에둔 959가 첫 네바퀴굴림이었다. 반면 페라리는 당시 최고의 퍼포먼스카였던 F40은 물론 이후에도 꾸준히 후륜 구동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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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력 성능을 염두에 두어 공기 통로가 곳곳에 뚫려있다


모터스포츠에서의 경험을 통해 영감을 얻어 경량화와 공력 성능을 방책으로 다운포스와 공기저항 계수를 한 번에 양립시켜 트랙션의 안정을 꽤 해 굳이 AWD가 필요치 않았던 것이 아닐까. 자질구레한 커나드나 착탈식 윙을 달지 않고도 공력 성능을 끌어올리니 매끈한 디자인은 덤이다. 아름다움과 성능의 공존에 집착하는 페라리의 가치는 네바퀴 굴림의 대세 속에서도 꿋꿋이 이어졌다. 그러나 제아무리 페라리라도 뒷바퀴만으로 1천 마력을 감당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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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90 스트라달레처럼 80년대 최고의 성능을 자랑했던 F40


게다가 순수 내연기관만으로는 이제 더 이상 환경규제를 충족시킬 수도 없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규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기준이 엄격해지고 있다. 만약 올해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면 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재고 차는 유예기간이 지나면 처분 대상이라 메이커로서는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동력원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모터스포츠 분야까지 비슷한 상황이다 보니 페라리도 더 이상 내연기관과 뒷바퀴 굴림을 고집할 수는 없었다. 사실 이런 변화는 458의 V8 자연흡기 단종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이런 연유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SF90 스트라달레의 등장은 어느 정도 예견된 흐름이었다. 아울러 페라리 V12 엔진도 이제 존속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공개된 람보르기니 시안이 MHEV로 연명한 걸 보면 기존 페라리 V12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수명 연장을 기대해볼 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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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F1 기술을 집약시킨 F50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페라리

최첨단 성능으로 무장한 만큼 이 차의 캐빈도 기존 페라리에서 볼 수 없는 것들로 채워졌다. 대시보드 레이아웃 디자인은 F8 트리뷰토의 언어가 들어갔다. 스티어링 휠 컬럼 위 중앙에 위치했던 전통적인 아날로그 계기판은 없어지고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었다. 스티어링 휠은 터치패드가 들어가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직관적이었던 공조 버튼과 오디오 조작계 역시 터치식으로 바뀌어 인터페이스의 큰 변화가 느껴진다. 아날로그 타코미터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원형 계기판은 유지해 레이싱카의 DNA는 그대로다. 기어노브는 버튼식이 아닌 레버식으로 과거 알루미늄제 H 게이트 시프터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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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의 고성능 버전 모델은 아니지만 기존보다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아세토 피오라노(Assetto Fiorano) 키트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고성능 키트는 GT 레이싱카에 쓰이는 멀티매틱 댐퍼, 경량화 패키지, 전용 스포일러가 포함된다. 게다가 도어와 언더 패널을 모두 카본제로 바꿀 수 있고 배기 매니폴드도 티타늄 재질이 준비되었다. 카본 리어 스포일러는 시속 250km에서 390kg의 다운포스를 낸다. 타이어는 서킷과 공도에서 최적인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2가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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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90 스트라달레는 외형만으로는 리틀 페라리 계보를 잇는 듯 보인다. 하지만 무려 라페라리를 재치고 최고 성능 페라리로 등극했다. 게다가 812 수퍼패스트 보다 비싼 이 차는 사실상 페라리의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이다. SF90 스트라달레가 앞으로 어떤 위치로 자리를 잡을지는 조금더 지켜보아야 한다. 하지만 페라리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네바퀴굴림, 1천 마력, 피오라노 최고속 랩타임 타이틀을 거머쥔 만큼 페라리 역사에 한획을 그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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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맹범수 기자 사진 페라리, 맹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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