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르노 삼성 sm6 프라임, 단짠 세단 2019-01-14
RENAULT SAMSUNG SM6 PRIME단짠 세단달고 짠 음식은 중독성 강한 맛으로 인기가 좋다. SM6 프라임 역시 단내와 짠내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르노삼성 중형 세단 SM6가 어느덧 출시한 지 3년이 다 되어간다. 출시 초기, 중형 세단 부동의 1위 타이틀을 지닌 현대기아차의 아성을 위협하며 주목받았다. 출시 직후인 2016년 3월 판매량을 보면 SM6는 6,751대가 팔려나가며 같은 기간 5,906대를 기록한 쏘나타를 크게 앞질렀지만, 이젠 모두 옛날얘기가 되었다. 현 시점에서 판매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르노삼성이 SM6 프라임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부내나는 외관SM6 프라임을 보고 있자니 르노삼성 전시장을 찾았던 작년이 떠올랐다. 가까운 지인이 중형 세단을 뽑아 만족스럽게 운용하는 모습을 보고 “어디 나도 한 번?”이란 생각에 견적이나 받아볼 요량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처음 생각했던 트림과 옵션은 온데간데없이 최상위 트림의 풀옵션 견적서를 받아 나왔다. 지금 딱 모든 조건이 맞는 대신 외장 컬러만 타협하면 바로 출고 가능한 재고가 딱 한 대 남아있다는 보충 설명과 함께. 다른 건 차치하고서라도 상위 트림으로 갈 수밖에 없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램프 구성이었다. 낮은 트림에서는 버젓이 램프 커버가 자리하고 있음에도 안쪽에 LED가 빠져있어 반쪽짜리 미등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낮은 트림을 구매한 후 애프터마켓을 통해 나머지 반쪽을 완성하는 소비자도 꽤 있었다.LED 라이팅 패키지가 적용됐다  패키지 적용으로 테일램프도 끊김없이 끝까지 발광한다  SM6 프라임은 외관에서 GDe 엔진이 얹힌 상위 버전과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성비 SM6’라는 별명이 붙었기에 램프 구성이 아쉬울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이는 쓸데없는 우려에 지나지 않았다. SM6 프라임은 완전한 뒤태를 완성하는 LED 라이팅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어 외관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확실한 유인책으로 작용한다(SE 트림에서 적용 가능). 굳이 외관에서 드러나는 상위 트림과의 차이점을 꼽자면 다소 저렴해 보이는 휠뿐이다. 이 역시 18인치 투톤 알로이휠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과감히 덜어낸 실내 구성을 그나마 덜 티나게 하는 블랙 인테리어  짠내나는 인테리어‘프라임(PRIME)’은 대체로 ‘최고의, 뛰어난’을 의미한다. 축구에서 우리나라의 K리그1 격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파트 거래 시 인기 지역 또는 호재 때문에 붙은 웃돈을 일컫는 프리미엄 역시 다 여기서 비롯한 용어다. 갑자기 영어 강의를 하는 건, 실내로 들어서면서 ‘프라임’이란 단어의 용례에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의 변화다. 기존 모델은 공조기 조작부를 뺀 거의 모든 부분을 터치스크린 속으로 옮겨 놨었다. 이번 모델은 대시보드 한가운데를 가득 채우던 터치스크린을 빼고 딸깍거리는 버튼과 반 이상 크기를 줄인 LCD 모니터를 넣었다. 베젤 소재 역시 하이글로시 플라스틱에서 저렴해 보이는 무광 플라스틱으로 대체됐다. 여기엔 S-Link 대신 일반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간다. 센터 콘솔 상단 구성도 달라졌다. 기어 노브 아래에는 인포테인먼트 메뉴를 조작할 수 있던 원형 다이얼이 사라지고 500원 짜리 동전 두세 개 겨우 들어갈 법한 수납공간으로 대체됐다. 개방감을 중시하는 탓에 바로 지붕을 올려다본다. 썬루프가 보이질 않는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SM6 프라임에서는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는 고급진 옵션이다.상대적으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GDe 버전 SM6가 아른거리지만, 그렇다고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건 아니다. 많은 부분에서 고급감을 덜어냈을 뿐, 꼭 필요한 편의장비는 갖추고 있다. 우선 PE, SE 트림 모두 앞 유리에 열 차단, 차음 기능이 기본이다. R-EPS 방식 프리미엄 스티어링 시스템도 공통 적용 사항. 시승차였던 SE 트림에는 열선 스티어링 휠, 크루즈 컨트롤, 하이패스 기능 내장 전자식 룸미러, 그리고 뒷좌석 열선 시트까지 탑재된다. 그러고 보니 아까 찾아본 영단어 프라임은 ‘주된, 기본적인’이란 뜻도 갖고 있었다.좀체 수납이 어려운 센터 콘솔부. 싼 티는 덤이다  넉넉한 레그룸, 컵홀더 달린 팔걸이, 그리고 열선 시트까지 마련된다 감쪽같은 주행감실내에서 확연한 차이점을 보이지만 진짜 변화는 딴 데 있다. SM6 프라임이 기존보다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던 주요 원인은 편의장비를 덜어낸 데 있지 않다. 완전히 달라진 파워트레인 구성이 주효했다. 기존 SM6 2.0L는 GDe 직분사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이었다. 반면 SM6 프라임에는 2.0L CVTC Ⅱ 엔진과 무단변속기(CVT)가 얹힌다. 지난달 출시한 신형 말리부가 CVT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현대기아차 역시 무단변속기가 달린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을 쓰는 것과 같은 기조다. CVTC Ⅱ 엔진은 SM5용 엔진의 개량 버전이다. 이를 통해 기존 SM6의 150마력이던 최고출력은 140마력으로, 20.6kg.m의 최대토크는 19.7kg.m로 살짝 낮아졌다. 엔진 구성도 단출해 보이지만 실력이 모자라진 않다  GDe 엔진이 얹힌 SM6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괜찮은 궁합을 보이며 효율과 운전 재미를 위한 세팅에 주력했던 기억이 있다. 수동 변속 기반의 자동변속기 적용으로 빠른 업시프트가 가능하며 경쾌한 핸들링은 SM6를 단순한 패밀리 세단으로만 머물지 않게 했다. SM6 프라임은 파워트레인이 바뀐 만큼 주행감 역시 약간의 차이를 둔다. SM6 프라임은 닛산 알티마에도 들어가는 자트코의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를 쓴다. 새로울 거 없는 얘기지만 무단변속기도 이젠 자동 변속기 같은 변속감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낸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7단 기어를 설정해 변속감을 제공하는 것. 기어비가 단수별로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때에 따라 알맞게 기어비를 조절하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엔진은 한없이 평범한 2.0L 가솔린 엔진이더라도 변속기가 끊임없이 ‘열일’을 하려는 게 몸으로 느껴졌다. 무난한 일상 주행에서는 별 감흥 없이 굴러갔지만, 급가속을 하고자 할 때엔 엔진회전수를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있는 힘을 한껏 끌어낸다. 단단한 느낌의 서스펜션은 잘 조율된 조향감의 스티어링 휠과 조화를 이룬다. 이 때문에 GDe 버전 SM6와의 수치상 차이는 실용 주행 영역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감성은 비슷하되 경제성을 노린 이번 변화 내용을 반길 소비자가 꽤 많을 것 같다. SM6 프라임은 그 이름처럼 기본에 충실하고 흠잡을 데 없는 가성비 세단으로 다시 태어났다.운전대 뒤에 음량 조절 및 음원 선택 기능이 숨어있다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
시트로엥 C4 칵투스 시승기 2019-01-10
CITROEN C4 CACTUS 칵투스가 달라졌다. 얼굴을 다듬고 측면 에어 범프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프랑스차 다운 개성이 옅어진 대신 신형 서스펜션과 최신 주행보조장비로 무장했다. 오트쿠튀르 혹은 하이패션으로 분류되는 옷들은 디자이너의 개성이나 철학이 강하게 반영되는 반면 도저히 일반인이 입을 수 없는 물건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기성복은 많은 고객에게 팔기 위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비교적 평범한 디자인이기 마련. 자동차 역시 기본적으로는 기성품의 범주에 든다. 따라서 대부분의 양산차에서는 지나치게 강한 개성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현실 속에서도 남다름을 추구해 온 것이 바로 프랑스 메이커, 특히 시트로엥이다. 90년대 이후 시트로엥은 대중성을 추구하게 되지만 80년대 이전만 해도 독특한 차가 많았다. 2014년 등장한 C4 칵투스는 C3 플랫폼을 공유하는 크로스오버 모델로 오랜만에 옛 시트로엥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개성 넘치는 존재였다. 하이드로뉴매틱의 승차감을 재현하라선인장을 뜻하는 이름부터 범상치 않았다. 눈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사실 주간주행등. 헤드램프는 범퍼 양쪽 아래에 자리 잡았다. 게다가 그릴마저 없는 얼굴은 만화 캐릭터를 보는 듯했다. 좌우 도어에는 에어 쿠션이 달렸는데, 부드러운 수지에 공기를 넣어 문콕 테러가 빈번한 곳에서는 무척이나 유용한 장비다. 다만 일반적인 취향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다. 패션으로 치자면 오트쿠튀르처럼 전 세계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외모가 아니었다. 헤드램프와 그릴 디자인을 바꾸어 얼굴이 달라졌다지난해 마이너 체인지를 거친 칵투스는 예상대로 개성을 덜어내고 평범함을 입었다. 헤드램프 아래 범퍼처럼 둘렀던 부분을 제거해 눈매를 부각시키는 한편 프론트 그릴을 새로 만들었다. 도어 측면 상당부분을 차지하던 에어 범프 역시 면적을 줄여 도어 아래쪽에 조그맣게 남겼다. 나쁘게 말해 옆구리에 방석을 두른 것 같았던 모습이 한결 깔끔해졌다. 개성이 줄었다고 서운해 하는 이도 있겠지만 이제야 일반적인 취향의 고객에게도 어필할 만한 외모가 된 것이다.사이즈를 줄여 도어 아래로 옮겨진 에어 쿠션  계기판 레이아웃은 기본적으로 변함없다   실내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다. 계기판 레이아웃과 대시보드 디자인 그대로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으며, 시트 디자인을 손보았다. 장거리 운전에 대비해 더 단단한 쿠션을 사용했다. 센터 터널이 높게 솟아오르면서 주차 브레이크도 일반적인 레버 형태로 바뀌었다. 덕분에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수납공간이 늘었다. 좁은 뒷좌석과 미니밴 3열처럼 빼꼼 열리는 뒷창문은 그대로다. 감성품질은 결코 칭찬할 수 없지만 독특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면 보아줄 만한 수준이다.   차급의 한계가 분명한 뒷좌석  뒷좌석을 접으면 공간 활용성이 늘어난다이번 변화에서 가장 큰 부분은 서스펜션이다. PHC(Progressive Hydraulic Cusion)이라 불리는 신형 댐퍼 말이다. 시트로엥은 한때 하이드로뉴매틱 서스펜션의 선구자였다. 에어 스프링, 유압 실린더와 유압 펌프로 구성된 일종의 에어 서스펜션이다. 이 방식은 높낮이 조절이 쉬울 뿐 아니라 직선 주행에서 ‘마법의 양탄자’라고 할 만큼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대신 롤링 제어, 즉 코너링에서 약점이 있었다. 시트로엥은 전자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이런 문제점을 차례로 개량했다. 하지만 푸조에 인수되어 PSA의 일원이 된 후 독자 기술을 계속 고집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결국 C5 1세대(2001~2007)의 하이드랙티브를 마지막으로 하이드로뉴매틱 서스펜션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PHC는 일반적인 코일오버식 댐퍼지만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구조와는 조금 다르다. 목표는 예전 하이드로뉴매틱 시절의 부드러운 승차감. 피스톤이 눌림에 따라 오일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차례로 막혀 깊이 눌릴수록 감쇠력이 높아지는 구조다. 따라서 일반적인 크루징 상태에서는 출렁거리듯 부드럽지만 롤링이나 피칭이 커지면 단단하게 차체를 지탱한다. 시승에서도 신형 댐퍼의 실력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스트로크 마지막 단계에서는 꽤 단단해지면서 자세를 쉽게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유럽의 악명 높은 돌바닥 노면에서도 좋은 승차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신형 댐퍼를 사용해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인 달리기를 제공한다 개성 줄었지만 완성도는 높아져구동계는 여전히 1.6L 99마력의 블루HDi와 6단 자동(ETG6) 조합. 싱글 클러치를 사용하는 자동화 수동 변속기는 여전히 적응이 쉽지 않다. 변속 도중 울컥거리는 부분은 변속 타이밍에 맞추어 액셀 페달을 살짝 떼어주면 어느 정도 해소되지만 타코미터가 없다 보니 대부분 감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99마력의 출력과 25.9kg·m의 토크는 결코 넘치지는 않아도 생각보다 활기차게 달린다. 1,240k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 덕분이다. 사실 전장 4.2m가 안되는 이 차는 높이를 제외하고는 폭스바겐 골프보다 작다. 변속기의 아쉬움만 제외한다면 조향성이나 승차감, 주행 안정성은 전반적으로 흠잡을 데 없다. 99마력 디젤 엔진에 6단 수동 기반 자동 변속기를 조합했다4WD 옵션이 없어 사실상 키 높은 해치백이지만 문제 될 것은 없다. 이 차를 끌고 오지를 탐험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반대로 주행보조 기능은 충실하게 업그레이드했다. 앞차와의 상대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차를 세우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부터 차선이탈 경고와 운전자 주의 경고, 운전자 휴식 알림 등을 갖추고 있다. 칵투스의 몰개성화는 아쉽지만 대신 승차감을 개선하고 최신 주행보조장비를 손에 넣는 등 착실하게 진화했다. 마이너체인지를 하면서 이름 뒤에 SUV도 붙였다. 라이벌 메이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옅은 SUV 색체를 조금이나마 부여하고 싶었을 것이다. C4 칵투스의 변화는 지나치게 튀는 취향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기 힘들다는 현실을 따르고 있다. 그런 시장 논리에 순응해야 하는 프랑스 메이커의 현실이 조금은 안타깝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렉서스 ES300h, ‘보급형 렉서스’ 탈피한 자신만만.. 2019-01-10
LEXUS ES300h‘보급형 렉서스’ 탈피한 자신만만한 진화ES가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기함 LS를 빼 닮은 외모 속에 고급 장비를 심었다. 신형 엔진과 120마력 모터를 조합해 218마력을 내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잘 다듬어진 하체와 어우러진다.  시승차를 받으러 도착한 주차장에서 잠시 망설였다. “이거 진짜 ES가 맞나?” 뒤로 돌아가 보니 ES300h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신형부터 LS 디자인에 더 가까워졌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실물을 보니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패밀리룩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고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변화다. 기함을 닮은 화려한 외모 ES는 렉서스 브랜드가 탄생한 1989년, 기함 LS의 뒤를 쫓아 등장했다. 새로운 브랜드의 이미지 확립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본과 기술을 쏟아부은 LS와 달리 ES는 보다 넓은 고객층을 목표로 삼았다. 윈덤을 베이스로 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옅었지만 판매 대수에서 렉서스를 견인했다. 5세대부터 패밀리룩을 강조하기 시작한 ES는 6세대에 스핀들 그릴을 도입해 더욱 닮아지더니 이번 7세대에서 그 정점을 찍었다. 스핀들 그릴로 과격함을 추구해 온 렉서스 디자인은 이번 ES를 통해 더욱 완성의 영역에 도달했다. 처음에 다소 난해했던 선들이 비로소 조화를 이룬 느낌. 스핀들 그릴의 크기는 이전과 비슷하지만 수직핀으로 인상이 달라졌고, LS를 닮은 헤드램프는 작살 같은 주간주행등을 조화시켰다. 여기에 화려함을 더하는 크롬 장식이 사이드미러에까지 사용되어 풀메이크업에 화려한 귀걸이로 멋을 부린 모양새다. 역대 ES 가운데 가장 화려한 디자인이다. 스핀들 그릴을 이렇게 보면 송곳니 같다터빈 블레이드를 연상시키는 18인치 휠작살을 연상시키는 헤드램프 디자인층층이 겹쳐 입체감을 살린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인테리어에도 많은 변화가 보인다. 좌우 대칭에 가까웠던 대시보드가 비대칭으로 바뀌어 운전석에 집중했다. 클러스터 커버를 좌우 바짝 조이면서 양쪽 위에 주행안정장치와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를 달았다. 스티어링 휠 주변에 운전 관련 스위치를 집중한 것이다. 중앙에 원형 미터가 달린 계기판 레이아웃은 수퍼카 LFA와 쿠페 RC의 유산. 스포츠 모드에서는 빨간색으로 물들어 그런 느낌이 더 강해진다. 스티어링 휠 가까이 배치한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스포츠 감성이 느껴지는 계기판스위치류는 배치와 조작감이 좋아 쓰기에 편하다. 다만 렉서스 특유의 터치패드식 인터페이스는 여전히 익숙해지기 힘들다. 모니터를 더럽히지 않고, 운전 중 사용을 고려한다고 해도 터치식 모니터에 익숙한 한국 고객에게는 마이너스 요소다. 실내 거주성과 감성품질은 원래부터 ES의 장점이었던 데다, 신형은 휠베이스가 2870mm로 늘어나 2열 공간이 늘어났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뒷좌석 바닥에 깔아 트렁크 공간을 침범하지 않도록 했다. 익숙해지기 힘든 터치패드신형 엔진으로 하이브리드 업그레이드엔진은 여전히 4기통 2.5L 밀러 사이클이지만 TNGA 플랫폼에 맞추어 개발된 하이브리드 전용 신형 유닛이다. 코드명 A24A-FXS. 새로운 직분사 인젝터를 달고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도 개선해 출력은 높이면서도 연비와 배출가스를 개선했다. 41%라는 하이브리드 열효율은 거의 디젤 엔진에 육박하는 수치다. 엔진만으로 178마력, 모터는 120마력을 내며 둘이 힘을 합친 시스템 출력은 218마력. 셈이 잘못된 것 같지만 서로 힘을 내는 영역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자의 모자라는 부분을 커버하며 최적의 성능과 효율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묘미다. 시승차는 퍼포먼스 댐퍼가 달린 이그제큐티브 사양.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에 두면 감쇠력을 높여 하체를 단단히 조인다. 지나치게 부드럽기만 하던 휘청거리는 승차감에서 벗어나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는 렉서스(토요타)답게 신형 ES는 승차감이 좋으면서도 컨트롤성 또한 우수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 회전수의 이질감이 줄어든다시스템 출력 218마력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수동 변속과 EV, 스포츠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을 준비해 두었다코너에서는 안쪽 바퀴에 제동을 걸어 요잉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ACA(Active Cornering Assist)가 롱휠베이스 앞바퀴 굴림 특유의 언더스티어 문제를 상쇄한다. 액셀 조작과 엔진 회전수가 따로 노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느낌은 여전하지만 이마저도 스포츠 모드에서는 거의 사라진다. 그런데 펀투 드라이브를 위해 ES를 고를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 사실상 단점이라고 보기 힘들다. 보급형 렉서스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다DRCC(Dynamic Radar Cruise Control) 와 긴급 제동 보조(Pre-Collision Syetem), LTA(Lane Tracing Assist) 첨단 안전 장비도 모든 트림이 기본으로 갖추었다. 카메라로 차선과 앞차의 주행 궤적을 추적하는 LTA는 자연스럽게 차선 중앙을 따라 코너를 돌아나가고, 밤에는 오토매틱 하이빔이 최적의 시야를 확보해 준다. 특이한 위치에 있는 주차 브레이크신형 ES는 기함 LS를 빼 닮은 디자인과 더욱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잘 다듬어진 달리기 성능 등 완성도를 갈고 다듬었다. 이제 ES에게 더 이상 보급형 렉서스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앞바퀴 굴림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라이벌과는 다른 중형 프리미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시스템 출력 218마력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글 이수진 편집장사진 스튜디오 굿
쉐보레 말리부 2.0T, 만릿길도 말리부 부터 2019-01-09
CHEVROLET MALIBU 2.0 T만릿길도 말리부 부터쉐보레가 신형 말리부를 출시했다. 내홍을 겪는 한국GM은 출시하는 모델마다 회사의 분위기 쇄신이라는 중책을 부여 중이다. 이번 역시 다르지 않다. 신형 말리부 시승 행사는 기존 2.0L 모델과 더불어 새로 선보이는 1.3L 터보 엔진, 1.6L 디젤 엔진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말리부 2.0 터보를 타고 서울 잠실을 출발, 강원 인제 스피디움까지 달리며 주행감을 느꼈다. 이어 1.3L 터보와 1.6L 디젤을 타며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가능성도 체크해 봤다.진화를 잠시 멈춘 두뇌홍천 철정휴게소까지 달리는 직선 구간에서는 보조석에 앉아 각종 조작 편의성과 주행 시 승차감을 느껴봤다. 가장 먼저 내비게이션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애플 카 플레이에 내장된 구글맵 내비게이션이 현재 기자의 위치를 알리고 있었다. 다만, 올림픽대로 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가로수 건너 아파트단지로 인식해 있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이 정도 오류는 국산 내비게이션에서도 종종 일어나기에 큰 감점 요소는 되지 않았다. 다만, 주위 풍광을 다채롭게 묘사하는 국산 내비게이션에 익숙했던 탓일까. 너무 휑한 주위 지형 묘사가 안 그래도 추웠던 시승날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신형 말리부에 장비된 주행보조 기능은 이전과 비교해 새롭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첨단을 향해 달리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을 수 있으려면 믿음직한 차로 유지 기능이 우선이다. 차선을 양옆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달리는 것까지 바란 건 아니었다. 그러나 신형 말리부는 바퀴가 차선에 다가갈 때까지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닿을라치면 그제야 운전대를 움직여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넉넉한 출력, 편안한 하체이윽고 도심 속 혼잡한 상황을 벗어나니 마음 놓고 밟을 수 있는 구간이 나타났다. 6단 자동변속기를 물린 2.0L 엔진은 253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별로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도움닫기를 시작한다. 기자의 차가 고작 100마력대의 최고출력을 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파워에서 동급 라이벌 중형세단들을 웃도는 게 분명하게 느껴진다. 1차로에서 정속 주행하는 답답한 차를 추월하기가 세상 쉽다. 2.0 터보는 패밀리 세단과 스포츠 세단의 경계를 허문다. 한국GM은 신형 말리부 2.0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걸리는 데 불과 6.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국산 중형 세단으로는 이례적인 성능이다. 한국GM은 이에 최소 5초는 스킵할 수 있는 동영상 광고에 착안, ‘광고 스킵보다 빠른’이란 문구를 내걸었다. 다소 억지스럽지만 아예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중간 기점인 휴게소에서 운전석으로 옮겨 탔다. 운전석에 앉자 눈에 들어온 건 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를 적용한 계기판. ‘Sport’란 글자가 떡하니 박혀 있기에 드라이빙 모드까지 고를 수 있는 건가 싶었지만, 그저 계기판 모드 중 하나였다. 투어링 모드와 함께 두 가지를 지원한다. 스포츠 모드는 아날로그 미터 형태로, 투어링 모드는 숫자로 주행 관련 정보를 알린다. 인제 스피디움으로 향하는 길은 빠른 길 대신 곡선 구간 위주여서 또 다른 주행감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언덕 구간에서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자 ‘휘리릭’ 하는 소리와 함께 슬립이 날 정도로 힘이 넘쳐났다. 스티어링을 급하게 좌우로 꺾어보니 하체 감각이 조금은 더 부드러워졌음을 알 수 있었다. 100여 km에 달하는 시승 코스를 재미있게 달리고 난 말리부의 평균 연비는 L당 11km대. 고속 주행 연비 13.2km/L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페이스리프트의 좋은 예출발을 서둘렀던 탓에 신형 말리부를 꼼꼼히 살핀 건 인제 스피디움에 도착하고 나서였다. 쉐보레 모델들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건 크롬 장식이다. 지난 여름 선보인 신형 스파크의 경우는 기존의 간결한 인상에 크롬을 더하자 어딘가 부자연스러워졌다. 이를 두고 메기 수염을 닮았다는 둥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이었다. 신형 말리부는 그럴 걱정이 없다. 담백한 디자인의 기존 듀얼 포트 그릴을 그대로 잇되 LED 주간주행등과 조화롭게 결합해 세련된 인상을 더하기 때문이다. 이전 말리부가 모난 데 없이 정갈한 외모였다면, 이번 말리부는 ‘신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잘 생긴 얼굴이다. 테일램프는 기존의 알파벳 ‘L’자 형상에서 이번엔 화살촉 모양으로 한층 더 스타일을 살렸다. 실내는 계기판과 센터패시아에서 가장 큰 변화를 찾을 수 있다. 8인치 디스플레이를 도입해 계기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센터패시아는 큰 틀은 유지하되 버튼 구성에 변화를 주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입맛 따라 골라 타는 말리부트랙 출발선에 두 줄로 나란히 선 1.3 터보와 1.6 디젤에 올라탔다. 6단 변속기가 물려있는 1.6 디젤은 ‘위스퍼 디젤’이라 불릴 정도로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세팅된 게 특징이다. 긴가민가한 탓에 rpm 게이지를 봐야 디젤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1.6L 디젤은 이전 말리부가 그랬듯, 탄탄한 하체를 기반으로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강력한 토크를 내뿜으며 남다른 등판력을 선보였다. 엔진 사운드가 두드러졌던 건 오히려 1.3L 터보였다. 3기통이라는 출신 성분 상 어쩔 수 없는 회전 질감도 있었지만,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저배기량에서 억지로 힘을 쏟기 위한 분투가 실내에서도 느껴졌다.이어서 진행된 기존 1.5L와 1.3L 터보의 가속력 비교 테스트. 1.3L 터보가 같은 자리에 놓인 러버콘을 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1.5L가 가속 초반에서 약간 앞서는가 싶다가도 이내 1.3L 터보에 추월을 허용하고 말았다. 배기량에서는 밀리지만 터보차저가 만들어 내는 강력한 토크와 기어비 세팅이 주효했다. 1.3L 터보의 공식 명칭은 1.35 ‘E’ 터보다. 배기량 뒤에 굳이 효율성(Efficient)과 친환경(Eco)의 E를 갖다 붙인 건 그만큼 존재 이유를 어필하고 싶어서일 테다. 연료 효율성과 친환경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배경에 대해 쉐보레는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한 엔진 블록과 초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로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앞서 출시된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는 부진한 판매량으로 분위기 쇄신에 일조하지 못했다. 안팎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한국GM이 올해 기대를 걸 만한 모델은 사실상 신형 말리부 뿐이었다. 그리고 이날, 신무기를 장착한 신형 말리부의 비장한 각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만릿길을 가야 하는 한국GM의 발걸음이 말리부 덕에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을 것 같다.글 김민겸 기자사진 한국GM
[롱텀 시승기 10회] 제주에서 즐기는 프렌치 로드트립.. 2019-01-08
롱텀시승기 전 시리즈 다시보기롱텀시승기 제 10회 푸조208 GT LINE제주에서 즐기는 프렌치 로드트립서울의 아침이 썩 을씨년스러워진 지난 11월, 오랜만에 제주에 다녀왔다. 미세먼지에 시달리다가 제주에 사는 지인이 보내준 푸른 하늘 사진에 홀린 까닭이다. 다음 주에 제주도로 떠나리라 마음먹자마자 항공권과 푸조 제주 렌터카를 예약했다. 이 글이 책에 실릴 때면 이미 한겨울이겠지만, 아직 따뜻했던 제주에서의 로드트립을 되짚으며 추운 몸과 마음을 달래보고자 한다.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면서도 유독 제주와는 인연이 없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초등학생 시절 한 번, 그리고 대학생 때 한 번 다녀온 게 전부다. 아무래도 국내 여행은 내 차를 타고 다닐 때가 많은데, 제주에 내 차를 끌고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 매번 “다음에 가지 뭐” 하고 미루기 일쑤였다.그랬던 내가 갑자기 제주 앓이를 한 데에는 날씨 탓이 컸다. 지독한 가을 미세먼지에 (비록 나도 디젤차를 타면서 미세먼지에 일조하고 있지만) 눈물 콧물 쏙 빼며 시달리다 보니 포근한 날씨와 파란 하늘 생각이 났다. 때마침 제주에 사는 지인이 사진을 보내왔는데, 먼지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는 게 아닌가? 당장 남은 연차를 세어보고 3박 4일 제주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나 홀로 제주 여행이 시작됐다.제주에서도 푸조를 타 보자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전히 제주 여행의 대세는 렌터카다. 혼자 여행 가면 그저 저렴한 경차를 빌릴 법도 한데, 기왕 혼자 기분 내러 가는 것, 좀 더 특이한 차를 타고 싶었다. 때마침 제주에서 영업 중인 푸조 렌터카가 떠올랐다. 비록 내 차를 끌고 가진 못하지만, 제주도에서도 안 타본 차를 빌려서 타볼까?푸조 제주 렌터카에서는 푸조, 시트로엥, DS 거의 모든 모델을 빌릴 수 있다. 전 차량이 출고 후 1년 이내, 전 모델 디젤이라 차량 컨디션도 양호하고 연비가 좋아 로드트립에 적합하다. 혼자 다니니 큰 차는 필요 없고, 소형차 중에 무얼 빌릴지 살펴봤다. 내 차와 같은 푸조 208, 소형 SUV 2008과 시트로엥 C4 칵투스, 그리고 DS 소형차 DS3가 있었다. 그중에 마음을 사로잡은 건 DS3 카브리오다. 날씨 좋은 제주에 왔으니 뚜껑 열리는 차를 타고 싶었다. 제대로 된 컨버터블은 아니고 캔버스탑 해치백이지만, 컨버터블 절반 값에 그럭저럭 개방감을 느낄 수 있겠다.유럽에선 이미 DS3 신형이 나온지라, 인테리어는 다소 구식푸조 오너로서 얻는 이점은 또 하나 있다. 바로 보유고객 할인이다. 보유고객에게는 차량 대여료의 20%가 할인된다. 단, 보험료가 아닌 대여요금에 대해서만 할인되기 때문에 큰 폭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용해 볼 만하다. 또 동호회 카페 등지에서 렌터카 사용권과 호텔 숙박권이 결합한 쿠폰도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푸조 렌터카를 써 볼 생각이라면 참고하자.어쨌든 이번 여정의 파트너는 DS3 카브리오로 정했다. 208과는 형제지간이라 조작법 같은 건 익숙하다. 보험료를 포함한 총 대여비용은 메이저 렌터카 회사의 중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라 기분 내기에 무리한 금액은 아니었다.제주에서 빌린 DS3 카브리오는 208 형제 모델이다. 차체는 물론 동력계까지 같다목적지보다 여정이 즐거운 로드트립유명한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여행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낯선 곳을 노닐며 햇볕을 쬐고 바람을 쐬는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 특별한 목적지는 없다. 그저 차를 타고 제주의 서쪽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다. 나흘 내내 쨍한 햇살에 한낮에 반소매 티셔츠를 입어도 되는 날씨도 좋았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걸며 제일 먼저 하는 건 DS3 카브리오의 캔버스탑을 열어젖히는 것. 덥건 춥건 여정 내내 차에 타면 무조건 지붕부터 열었다. 매일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일한 삶에 대한 반동심리일까?또 하나 준비물은 음악이다. 제주에 가기 하루 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본 탓에 머릿속에는 온통 퀸의 노래와 올드 팝송들이 맴돌았다. 그래서 플레이리스트를 그 노래들로 가득 채웠다. 머리숱을 살랑살랑 흔드는 가을바람과 아름다운 제주의 해안도로, 그리고 추억의 명곡들까지. 흥이 절로 나서 노래를 흥얼거렸다.DS3 카브리오는 장단이 뚜렷했다. 맘에 드는 건 역시 캔버스탑. 루프를 통째로 열어젖혀 온갖 시선을 모으는 컨버터블처럼 과하지 않으면서도 선루프만 여는 것보단 훨씬 개방감이 좋다. 이를테면 소심한 컨버터블이라고 할까? 레일을 따라 여닫히는 캔버스탑 구조 덕에 고속 주행 중에도 곧장 루프를 여닫을 수 있는 점도 좋다. DS 브랜드 특유의 전위적인 디자인도 어딜 가나 빛을 발했다. 렌터카로 받은 차가 LED 헤드램프가 달린 풀-옵션이었다면 더 예뻤을 텐데.하지만 이 차를 렌터카가 아닌 데일리카로 타기엔 녹록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뒷유리까지 차곡차곡 접히는 구조 탓에 트렁크 공간은 캐리어와 보스턴 백 하나를 겨우 실을 정도로 좁고, 탑을 열어젖히면 룸미러를 전부 가려서 후방 시야도 나빴다. 끔찍이도 좁은 트렁크. 28인치 캐리어가 아슬아슬하게 들어간다캔버스탑을 열면 차곡차곡 접혀 룸미러를 전부 가린다가운데 팔걸이가 없어 오래 운전하면 불편하고 앉는 자세 역시 몸에 익은 208보단 편하지 않았다.무엇보다 변속기 기어비가 아쉬웠다. 208보다 훨씬 운전 자세가 낮고 단단한 서스펜션을 갖춰 역동적인 주행감각을 기대했지만, 늘어지는 기어비 탓에 가속이 형편없었다. 도로 흐름에 맞추려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야 했고, 결과적으로 연비도 나빴다. 하체 세팅에 맞춰 기어비를 짧게 조율했으면 훨씬 재밌게 탈 수 있었을 텐데 영 아쉽다.제주에 간다면 컨버터블을 타 보자차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제주는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아무 생각도 안 하며 달려본 게 대체 얼마 만인지! 애월에서 출발해 한림, 협재를 지나 신창, 고산, 영락에 이르는 아기자기한 해안도로를 놀멍쉬멍 달렸다. 햇살이 좋은 곳에 잠시 차를 대면 나만의 전용 일광욕장이 됐다.밤에는 또 어떤가, 인공조명 없는 어둠 속에 차를 세워놓고, 지붕을 연 뒤 시트를 젖히면 서울에서 보기 힘든 별들이 쏟아졌다. 추운 가을밤에도 히터를 켜고 차 안에 있노라면 벌벌 떨지 않고 별을 볼 수 있었다. 아아, 이 맛에 컨버터블을 타나 보다. 완전히 열리지 않아도 이렇게 좋다니!모든 단점을 씻어주는 뛰어난 개방감! 이것 때문에 이 차를 빌렸다DS3 카브리오로 맛만 봤지만 한참이나 컨버터블 앓이를 했다. 다음에 제주에 다시 올 때는 좀 더 제대로 된 컨버터블을 타 봐야겠다. 제주를 여행할 일이 있다면 조금 웃돈을 주더라도 컨버터블을 타 보자.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서울에서 뚜껑을 열어봐야 얼굴만 새까매지지만, 한가로운 제주의 도로에서 햇살을 느끼기엔 이만한 게 없구나 싶다. 기왕지사 현실을 벗어나 여행한다면 로망을 제대로 이뤄보자. 물론 통장이 좀 쓰리겠지만 그건 다음 달의 내게 맡기고! 글 사진 이재욱
4 가솔린 suvs, 사일런트 힐 2019-01-07
4 GASOLINE SUVs사일런트 힐이른 새벽 깊은 산속. 네 대의 SUV가 제각각 크랭크를 돌렸지만, 고요한 산세엔 막 잠에서 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적막한 언덕에서 만난 조용한 가솔린 SUV 4대. LINCOLN MKC‘중후’와 ‘노쇠’ 사이‘링컨’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장의차, 고급, 미국, 어르신 차, 리무진 등 어딘가 묵직한 단어들이 떠오를 테다. 직접 만난 MKC가 딱 이랬다. 브랜드 막내 콤팩트 SUV임에도 놀랍도록 모든 구석이 링컨답다.안팎 온도차스타일부터 이미 귀티가 좔좔 흐른다. 링컨 엠블럼 패턴이 번쩍이는 크롬 그릴과 보닛 중심을 가르는 굴곡은 노골적으로 비싸 보이는 장식. 더욱이 은은한 그림자가 맺히는 캐릭터라인으로 여유로운 분위기까지 풍긴다. 길이 4,550mm의 작은 덩치에도 불구하고 기죽지 않는 이유다.그런데 문짝을 열고는 시계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이 몇 년도지?’ 분명 시계 한쪽엔 ‘2018’이 떠있는데, 실내는 5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 지루하다. 은색과 쥐색 플라스틱이 센터패시아를 뒤덮었고 구성도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다. 얼굴을 최신으로 바꿨지만 실내는 여전히 출시 연도인 2014년에 머물러 있었다.찬찬히 살펴보면 그래도 소재는 고급차가 맞다. 16시간을 부드럽게 다듬었다는 브리지 오브 위어사 딥소프트 가죽을 덮은 시트는 부드러울 뿐 아니라 동급 최고라 해도 될 만큼 편안하며, 스티어링 휠에도 알프스 지방에서 생산한 볼스도프사 고급 가죽을 씌웠다. 급을 초월한 고급 소재가 묻혀버리는 부족한 포장 실력이 안타까울 따름이다.가죽 소재는 최고다. 센터패시아 플라스틱 소재는 과거에 머물렀다많은 정보를 담은 디지털 계기판. 그런데 아래쪽 균일하지 못한 크롬 및 나무 무늬 장식이 거슬린다  화려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차급 한계는 또렷하다. 키 177cm인 기자가 뒷좌석에 앉으면 무릎 공간은 적당하지만 머리가 닿을 듯 말 듯하다. 물론 시트는 앞좌석이 그랬듯 엉덩이가 미끄러질 만큼 부드럽고 편하지만. 조금 좁은 실내의 답답함은 머리 바로 위까지 통유리로 뒤덮은 ‘비스타 루프’가 해소한다. 다만 컵홀더가 한 가운데 박혀있는 팔걸이에선 인체공학이라곤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대륙의 호방함이 느껴진다.기본 713L 용량 트렁크는 바닥이 살짝 뒤쪽으로 경사졌다웬만한 파노라마 선루프보다도 개방감이 좋은 비스타 루프큰 차처럼엔진 스타트 버튼이 어디 있는지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변속 버튼 맨 위를 눌러 시동을 걸었다. 누가 링컨 아니랄까 봐 소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 공회전 진동은 가솔린 엔진치고 다소 있는 편이다. 디젤 엔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요즘 4기통답지 않게 운전대와과 머리받침에 가벼운 떨림을 전한다. 그래도 시동 직후를 빼고는 정차 시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적극적으로 시동을 꺼 진동을 느낄 새는 매우 짧다.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은 예상외로 회전 질감이 좋다움직임 역시 차분하다. 포드 쿠가와 같은 토대 위에 빚어졌으나, 한결 낭창낭창한 서스펜션 덕분에 승차감이 사뭇 다르다. 특히 이 차급에선 흔치 않는 전자제어댐퍼가 저속에서 꽤 세련된 움직임을 만든다.그런데 파워트레인이 노쇠했다. 4기통 터보 엔진은 충분히 부드럽게 회전하는데 6단 자동 변속기가 문제다. 주행 중 가속 페달을 땠다 다시 밟으면 마치 감속과 가속 사이 큰 유격을 품은 듯 긴 무반응 끝에 ‘턱’하는 충격과 함께 동력이 연결된다. 과속방지턱을 넘은 후 재가속할 때, 또는 정체된 길에서 뒤차를 슬금슬금 쫓을 때 아무리 부드럽게 페달을 밟아도 동승자가 불쾌할 만큼의 충격이 생긴다. 출력은 적당하다.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8.0kg·m 성능의 2.0L 엔진이 1,850kg 차체를 무난히 이끈다. 헐렁한 6단 자동변속기도 가감속을 제외하면 직결감이나 변속 패턴에 흠은 없다. 더욱이 패들시프트로 변속기를 맘껏 주무를 수 있고,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앞뒤 동력 배분을 나누는 것도 좋다.시속 100km까지 가속은 답답함 없이 이어졌다. 그런데 속도계 바늘이 130을 넘어설 무렵, 별안간 11인승 승합차 속도제한 걸린 듯 가속이 멈췄다. 계기판엔 ‘마이키 시스템’ 제한에 걸렸다는 문구가 뜬다. 그렇다. 포드가 10여 년 전 선보인 자녀 및 초보자에게 운전대 맡길 때를 대비한 보조키 제한 시스템이 켜진 것이다. 부모님 입장에선 참 획기적인 기능이라고 생각했건만, 막상 당해보니 답답함에 오래전 잊었던 사춘기 반항심이 부활할 지경이다. 애초에 링컨으로 그 이상 달려볼 생각도 없었는데 말이다.덕분에 강제로 시속 100~110km로 안전하게 달리는데 승차감이 참 예스럽다. 마치 오래전 국산 SUV처럼 스프링이 흡수한 충격을 다시 내뱉으면서 끊임없이 꿀렁인다. 20밀리 초 이내에 반응한다는 민첩한 전자제어댐퍼도 부드러운 스프링 특성까진 다잡을 수 없는 모양. 아니, 이런 움직임이 링컨이 원하는 방향일지도 모르겠다. 일명 ‘물침대’ 승차감은 이차가 겨냥하는 고객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그래서 이토록 조용한 걸까? 방음 실력은 대형 세단에 버금간다. 옆에서 쌔근쌔근 자는 동승자 숨소리가 거슬릴 지경. 시승 땐 그저 조용하다 느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앞과 옆에 차음 유리를 둘렀을 뿐 아니라 역위상 파장으로 잡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까지 갖추고 있었다.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을 켰다. MKC는 콤팩트 SUV 중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 장치, 평행 주차 보조 장치 등을 모두 기본으로 갖춘 몇 안 되는 SUV 중 하나. 차선 인식 기능과 앞차를 인지하는 속도는 나무랄 데 없이 빠르고 정확하다. 단, 차선 이탈 방지 장치는 차선 가운데를 유지하는 ‘능동형’이 아닌 이탈 직전에 운전대만 꺾는 수준이기에 운전대를 꼭 붙들어야 한다.시승 기간 총 10시간 50분, 324.6km를 달린 트립 컴퓨터 연비는 L당 8.5km로 찍혔다. MKC 공인연비 8.5km/L와 완전히 같은 결과다. 사륜구동과 무거운 덩치, 큰 타이어를 고려하면 이해는 가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 정도면 효율에서 ‘콤팩트 SUV’의 강점은 없다고 봐야겠다.콤팩트 SUV 장르에서도 링컨은 여전했다. 그 무게감 가득한 이름처럼 MKC 역시 차분하고 중후하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감촉 좋은 소재는 미국 고급차다운 모습. 부족한 효율과 오래된 실내 역시 미국차답다. 값은 5,230만원. 미국 감성으로 독일 SUV 턱 밑을 겨냥한다.  글 윤지수 기자KIA STONIC 3기통이지만 괜찮아SUV(Sport Utility Vehicle)라는 말이 어떻게 시작되었건 오늘날 그 의미와 범위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기아 스토닉을 SUV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SUV 중에서 트럭 플랫폼에 왜건 보디를 얹고, 네바퀴 굴림으로 오프로드 주파성을 자랑하는 모델이 몇이나 될까? 작은 차체에 지붕과 지상고를 높이고, SUV의 맛만 살렸다고 해도 요즘은 SUV로 인정해 주는 추세다.  그런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서도 스토닉의 외모는 미묘한 경계선에 있다. 따로 떼어 보면 귀여운 SUV 같다가도, 다른 SUV 옆에서는 해치백처럼 보인다. 요즘 소형 SUV는 대게 이런 모습이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현대 코나나 메르세데스 벤츠 GLA, 토요타 C-HR 등을 떠올린다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SUV답지는 않아도 매력 넘치는 외모스토닉의 외모는 귀여움과 카리스마가 공존한다. 호랑이코 그릴은 기존 어떤 기아 모델보다도 입체적인 굴곡을 지녔다. 앞 범퍼는 상당히 낮게 뻗어 립스포일러로 이어지는데, 마치 온로드용 튜닝 범퍼를 단 것처럼 보인다. 뒷도어 아래에는 독특한 꺽음 선을 넣어 멋을 살렸고, 날렵한 각도의 C필러와 루프윙은 속도감이 넘친다. 층층이 겹쳐 입체적인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매력적이다. 휠하우스 둘레를 수지로 두르고 지붕에 루프랙을 얹어 분위기를 내기는 했지만 어디를 보아도 오프로드를 달릴 차로는 보이지 않는다. 실내는 해치백에 비해 높은 지붕 덕분에 헤드룸이 답답하지는 않아도 뒷좌석에 앉으면 차 크기에서 오는 한계를 실감할 수 있다. 공간은 좁지만 디자인이나 감성품질에서는 흠잡을 데 없다  6:4 폴딩으로 활용성이 좋은 화물칸. 뒷좌석은 소형차의 한계가 뚜렷하다그것 말고는 디자인이나 감성품질에서 흠잡을 데 없다. 깔끔한 계기판과 단순하면서도 쓰기 편한 스위치 레이아웃을 갖추었으며, 터치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국내 여건에 잘 맞는다. 인포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경우 해외에서 개발되어 국내용으로 개조되는 수입차보다 국산차 쪽이 우수한 경우가 많다.  데뷔 초기에 차선이탈 경고뿐이던 스토닉은 최근 LKA 기능을 추가해 스스로 차선을 유지할 수 있다. 여전히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없지만 전방충돌방지 보조가 있으니 차급으로 보면 충분하고도 남을 안전장비를 갖춘 셈. 사실 1.0L 엔진과 스마트 내비게이션만 선택해도 찻값은 2천만원을 넘어선다. 차선이탈을 능동적으로 막는 LKA를 장비해 원하는 수준으로 어시스트를 설정할 수 있다  4기통을 대체하는 3기통 1.0L 터보 엔진이번 시승의 목적은 가솔린 엔진이다. 스토닉에 준비된 가솔린 엔진은 3기통 1.0L 터보, 4기통 1.2L와 1.4L MPI다. 그 중 국내에서 팔리는 것은 1.0L 카파Ⅱ와 1.4L 감마 엔진이다. 아무런 고민도 없이 1.0 T-GDi를 골랐다. 가솔린 중 가장 비싸지만 최신형이고, 다운사이징 3기통 엔진의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탄소 절감을 위한 다운사이징 유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어찌 보면 소형차였다. 고급차는 덩치가 큰 대신 고급 소재와 기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소형차는 무게나 배기량을 더 이상 낮추기 어렵고, 가격 또한 비싸면 안된다. 이런 제약 속에서 적잖은 메이커에서 기존 4기통을 대체하는 3기통 터보 엔진을 개발했다. 3기통 1.0L 터보 엔진에 7단 DCT를 조합한 구동계. 마음껏 밟았다가는 연비가 빠르게 떨어진다  스토닉에 쓰이는 1.0L 직분사 터보 엔진은 스펙상 최고출력이 120마력. 17.5kg·m의 최대토크를 1,500~4,000rpm에서 발휘한다. 실제 가속시에 느껴지기로는 3,000rpm을 기점으로 출력과 소음이 두드러며 성격을 바꾼다. 저회전에서는 배기량의 한계가 느껴지지만 회전수를 높이면 금세 활기를 띈다. 듀얼클러치식 자동 변속기는 단수가 많아 최대토크 영역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운전 스타일에 따라 연비는 빠르게 요동을 친다. 고회전을 유지하며 와인딩을 즐기다 보면 순식간에 10km/L 아래로 떨어졌다가도 정신을 차리고 액셀 페달을 부드럽게 다루면 12km/L까지 가파르게 회복한다. 다만 기자의 운전 스타일로는 13.5km/L의 공인 연비를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코나와 달리 스토닉에는 4WD가 없다. 내부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일 수 있지만 덕분에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고도 잘 달리는 차가 되었다. 아울러 소형 SUV 구입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가격과 연비에서 보다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 연비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디젤 엔진의 강점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3기통 가솔린을 얹은 소형 SUV는 무시할 수 없는 매력적인 조합임에 틀림없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디젤 SUV보다 아낀 찻값 차이를 주유비로 모두 까먹을 때 즈음, 디젤은 비싼 수리비로 한 걸음 더 멀어질 테다. 주행거리에 따라 계산기를 잘 두드릴 때다.RENAULT SAMSUNG QM6가솔린이라서 좋다QM6(꼴레오스)가 데뷔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실제로는 준중형이면서도 어정쩡하게 중형자리를 지켰던 QM5를 대신한 차는 크기와 내용에서 확실한 중형 D세그먼트 모델로 발돋움해 인상적이었다.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지만 꼴레오스의 원래 포지션이였던 준중형 C세그먼트의 자리는 카자르라는 새 모델이 대체했다. 세계적인 SUV 활황을 르노라고 외면할 수는 없었다. 2015년을 기점으로 르노가 새로 선보인 SUV만 3종이지만 그 알맹이는 한가지로 봐도 무방하다. 르노-닛산 모든 차가 공유하는 모듈형 플랫폼 CMF(Common Module Family)가 뼈대라 닛산 신형차종 또한 내용물은 같다. QM6는 이미 국내에서 스터디셀러로 자리 잡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중형 SUV와는 뚜렷하게 다른 점이 보인다. 국내 판매의 상당수가 가솔린 엔진이라는 점이다. 발매 1년 4개월이 지난 현재 누적판매량만 3만대에 육박한다. 이전에도 가솔린 엔진 SUV가 없지는 않았지만, 그 판매량은 집계가 의미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무엇이 QM6 가솔린을 그렇게 특별하게 만든 걸까?르노 공통 스타일을 유지한 실내. 검은색보다는 브라운이나 베이지톤으로 고급스럽게 꾸미는 것을 추천  평범함을 끌어모은 특별함파워트레인 자체는 특별하지 않다. 터보나 수퍼차저 같은 추가 장비의 도움을 받지 않는 2.0L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SM6에도 사용 중인 바로 그것이다.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 성능은 뭔가 기대하게 만드는 숫자가 아니며, 실제로 디젤 SUV에 기대하는 왈칵 솟아나는 토크는 싹 사라졌다. 가솔린 엔진인 만큼 최대토크가 4,400rpm이나 되어야 나오기 때문에 저속 토크감은 더욱 낮다.그럼에도 QM6는 숫자 이상으로 잘 움직인다. 적은 무게와 변속기 덕을 톡톡히 본 덕분이다. 사륜구동 장치와 무거운 디젤 엔진을 덜어낸 공차중량은 1,580kg으로, 보통의 중형 SUV보다 100kg은 족히 가볍다. 엔진의 회전수 변화가 머뭇거림 없이 바로 속도로 전환되는 효율 좋은 변속기는 7단으로 쪼개져 있다. 회전수를 올리며 착착 변속하는 느낌이 영락없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연상될 지경. 사실은 무단변속기(CVT)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대용량 무단 변속기에 유달리 집착하는 회사, 자트코가 만든 이 제품은 CVT 특유의 느슨한 동력전달도, 회전수는 고정된 채 속도만 올라가는 이질감도 없다. 실제로 변속을 하지 않는 만큼, 변속 충격이 없어 부드러운 주행감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주행보조시스템이 들어 있지만, 스티어링에 개입하는 능동주행옵션 LKAS는 빠져있다  조용하게, 더 조용하게그리고 이 부드러운 주행감이야말로 사람들이 QM6 가솔린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회전, 일상적인 가속과 이어지는 항속 주행 중의 소음과 진동은 어지간한 고급 가솔린 세단에 견줄 수 있을 정도다. 가솔린임을 고려해도 의외일 정도의 정숙성은 알고 보니 별도의 흡음재와 앞쪽 차음 유리창 덕분이었다. 가솔린 엔진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음차단 튜닝을 더한 전략은 적중했다. 계측 결과 소음은 디젤에 비해 무려 15dB 낮다. (3dB 차이면, 체감 차이는 두 배 가까이 된다). 이런 정숙성의 대가로 보통은 가솔린 파워트레인의 나쁜 연비를 감수해야 하지만 QM6는 연비마저 괜찮다. 그다지 주의 깊게 몰지 않아도 공인연비를 넘어서는 숫자를 계기판에서 종종 보게 된다. 고속도로 연비는 정속 주행 시 14km/L를 넘고, 도심지에서도 10km/L 이상 계측연비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뒷좌석 공간은 넓지만 등받이는 고정이다. 각도를 조절하고 싶다면 애프터마켓 부품을 써야한다  조용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노면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는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접지력을 유지하는데도 매우 충실하다. 순정 타이어 그립이 썩 훌륭한 편은 못되지만, 차는 비교적 빠른 스티어링 조작에 잘 반응하며, 예상 이상으로 바디롤이 적어 좀처럼 스티어링 보정을 할 일이 없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하는 시트는 편안함에서 동급차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르노삼성의 역량으로 온전히 개발한 차지만 충실한 기본기가 만들어내는 훌륭한 주행 질감은 프랑스에서 온 차라 해도 모자람 없다. 고가의 디젤 엔진을 걷어낸 덕분에 가격까지 저렴하다. 타사 준중형 디젤에 해당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전방 충돌 경고나 차선 이탈 경고,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까지 충실히 달려 적시에 소리와 불빛으로 주의를 준다. 여러모로 기대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차다.620L 트렁크 공간. 해치는 범퍼 아래 발길질만으로 열 수 있다  힘을 빼니 차가 좋아졌다.이미 SUV가 대세가 되어버린 지금, 디젤 대신 평범한 가솔린 엔진을 쓴 SUV는 새삼 시장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평생 흙 한번 밟지 않는 SUV가 대부분인 세상. 용처와 고객을 생각한다면 사륜구동 옵션 자체가 없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디젤에 얽매이게 할 유일한 이유였던 연비도 모듈화 플랫폼의 가벼운 차체와 무단변속기 조합으로 해결했다. 고가의 디젤 엔진을 제거한 대신 얻은 것은 저렴해진 찻값과 뛰어난 정숙성. 기존 부품과 추가 방음재를 더한 것만으로도 이런 부드러운 질감의 SUV가 만들어질 수 있다. 가성비 좋은 중형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두말할 필요 없이 추천하고 싶은 차다.  이 좋은 차에 흠이라면 단 한 가지, 르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S-Link다. 최신 태블릿의 인터페이스가 익숙한 대부분 사람에게 썩 즐거운 경험이 아니다. 두꺼운 베젤, 촌스러운 인터페이스 디자인, 떨어지는 터치 인식 등 모처럼 대형 모니터를 쓴 이유가 무색해진다. 무엇보다 조작의 복잡함은 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풍량 조절같이 즉시 조작과 명확한 피드백이 필요한 기능을 굳이 화면을 눌러서 찾아 써야 하는 점은 쉽사리 이해가 가질 않는다.  2L 가솔린 엔진이지만 중형 SUV에 어울린다. 가솔린 특유의 정숙성은 물론이고 차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출력도 충분하다글 김현준 객원기자JEEP COMPASS열정 담은 패션카컴패스는 정통 SUV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지프가 차종 간 경계를 허물며 최초로 내놓은 크로스오버 차다. 7개의 세로형 슬릿 그릴과 동그란 헤드램프로 지프의 시그니처를 잇되 스포티한 범퍼와 보디 형태를 콤팩트한 차체에 도입한 신선한 시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지난 2016년, 완벽히 탈바꿈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뉴 체로키 브라더신형 컴패스는 윗급에 포진한 그랜드 체로키와 체로키를 쏙 빼닮았다. 현대차가 코나부터 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에서 캐스케이딩 그릴을 앞세워 디자인 통일성을 추구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모습이다. 든든한 막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레니게이드, 그리고 성향을 달리하는 100% 오프로더 랭글러를 빼면 지프 SUV 라인업에 패밀리룩이 완성된 셈이다.전체적으로 체로키 형들과 닮은 인테리어 ‘컴패스’ 대신 ‘스몰 체로키’ 레터링이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다  전면부의 세븐 슬롯 그릴부터 측면을 지나는 굵직한 캐릭터 라인 그리고 사다리꼴의 앞뒤 펜더를 감싸는 플라스틱 몰딩 처리까지. 과거에 혼자서만 튀려 애쓰는 경향이 강했던 컴패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브랜드를 소비하는 충성 고객 입장에서도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루프를 까맣게 칠해 보다 날렵한 듯 보인다저렴한 체로키 인테리어실내 역시 통일감이 느껴진다. 체로키와 그랜드체로키에서 보였던 인테리어 디테일들이 그대로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운전자 중심 설계가 아닌, 좌우 대칭형으로 꾸민 대시보드와 센터패시아의 구성이 그렇다. 다만, 디자인이 비슷한 체로키 형제 중에서는 가장 아랫급에 위치하는 데서 오는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아무리 디자인 기조를 따르기 위해서라지만 최신 모델임에도 전혀 독창적인 부분이 없다. 세련된 디테일은 전혀 없고 그저 투박할 뿐이다. 소재와 마감에서도 고급스러움을 찾아보기 힘들다. 껑충 높이 자리한 시트포지션과 셀렉터레인 스위치를 통해 컴패스가 본격적인 SUV를 지향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데서 위안을 얻을 뿐이다. 체로키 형제 특유의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디자인의 테일램프가 자리한다  짐과 사람이 공존하기에 이상적인 공간이다  진화 거듭한 파워트레인1세대 컴패스는 현대 세타 엔진을 기반으로 한 2.4L 엔진이 들어갔다. 2011년에 부분 변경을 단행하면서는 원래 CVT였던 트랜스미션을 6단 자동으로 바꿔 달았다. 2016년 등장한 2세대 컴패스는 엔진 블록은 유지한 채 많은 부분을 바꾸어 신형으로 재단장했다. 변속기는 ZF 9단 자동변속기가 사용됐다.가솔린 엔진을 얹은 SUV라면 디젤 엔진과 비교해 두 가지 큰 단점을 꼽을 수 있다. 바로 연비와 토크다. 그래서 가솔린 SUV가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도심형’이란 수식어가 필요하다. 도심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하고 평평한 도로를 주로 달린다면 이런 단점이 상당부분 상쇄되기 때문이다. 컴패스는 이런 기대에 충실히 부응하고 있을까?연신 분주히 일하는 탓에 기름을 많이 먹는다  조화 아닌 부조화 택한 파워트레인타이거 샤크 멀티에어2라 이름 붙인 2.4L 엔진은 177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1.6t을 넘는 차체 무게를 생각하면 충분한 힘이다. 힘을 느껴보고자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아본다. 엔진이 서서히 굉음을 내며 회전수를 높인다. 그런데 웬걸, 변속(정확히는 킥다운)이 이루어질 거라고 짐작했던 타이밍보다 한참 뒤에서야 마지못해 기어를 바꿔 문다. 그렇다 보니 속도를 올리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9단 자동 변속기에 기대했던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일상 주행에서 느긋하게 운전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의 특성인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부족한 토크감을 만회하기 위해 끝까지 기어를 물고 늘어지는 기분이다. 연료 소비 효율을 고려했다면 재빠른 변속으로 영리하게 반 박자 빠른 타이밍에 기어를 바꾸어야 한다. 굳이 추월을 위한 가속이 아니더라도 시승 내내 액셀 페달을 꾹꾹 깊게 밟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엔진과 변속기의 매칭이 역대급으로 부조화를 이룬 결과다. 자연히 엔진 힘은 물론 연비 경쟁에서도 디젤 SUV에 밀려난다. 그래도 높은 차체에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롤링이 심하지 않다. 험로의 예기치 않은 지형에도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지프의 색깔이 드러나는 부분이다.폭스바겐 티구안이라는 이 구역 절대 강자가 자리한 준중형 SUV 대결에서 컴패스는 열정을 한 데 담은 패션카로 포지셔닝 중이었다. 그 열정이 다소 엉성하게 엉기며 Passion카가 아닌 Fashion카의 색이 강하다는 게 조금은 아쉽지만. 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GENESIS G90, 색을 내다 2019-01-03
GENESIS G90색을 내다무색무취였던 제네시스가 맛과 향을 내기 시작했다.‘각쿠스’가 떠올랐다. 네모반듯한 실루엣에 번쩍이는 크롬이 어우러졌던 1세대 에쿠스. 비록 어설펐지만, 대형 세단에 바라는 우리네 과시욕을 누구보다 솔직히 드러낸 차였다. 지금 눈앞에 G90이 그렇다. 그때 그 에쿠스처럼 화려하기 그지없다. 유럽 대형 세단을 어설프게 흉내 냈던 EQ900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제야 제 색이 난다.수평으로 빚다길이 5,205mm. 무진장 거대한 이 대형 세단은 이보다도 더 커 보이고 싶던 모양이다. 수평으로 그어진 캐릭터라인을 시작으로 크롬 장식 등 모든 그래픽을 가로로 길쭉하게 눕혔다. 이 여러 가닥 가로 선이 노골적으로 길어 보이는 착시를 유도한다.사선으로 얽힌 수많은 패턴이 보석처럼 반짝인다수평선은 인상도 바꿔놨다. 헤드램프 끝을 수평으로 끌어내려 이전 화나 있던 모습은 지우고 차분한 분위기를 끌어냈다.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방패 모양(비례가 슈퍼맨 문장에 더 가깝지만) 그릴에도 불구하고 중후해 보이는 이유. 세로형에서 가로로 바뀐 테일램프 역시 마찬가지다. 낮게 내리 깔려 안정적으로 보이는 건 물론, 2세대 그랜저를 닮아 과거의 향수까지 불러일으킨다.펜더 뒤편 LED는 보조 방향지시등 역할이다. 디쉬 타입 휠에는 고급 세단의 로망이 담겨있다. 닦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오지만여기에 디테일로 화려함을 더했다. 그 골자는 수많은 선이 교차하는 ‘지-매트릭스’ 패턴으로, 큼직한 그릴과 디쉬 타입 휠, 작게는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까지 들어갔다. 다이아몬드의 난반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명처럼 빛이 여러 각도로 반사돼 마치 보석처럼 반짝인다. 다소 과할 수 있는 장식이지만 램프 실루엣이나 차체 굴곡을 말끔히 정리한 덕분에 요란스럽지 않다.어색할 것 같던 방패 모양 그릴은 차분한 주변 그래픽 덕분에 문제없이 녹아든다눈에 띄는 변화는 이걸로 끝. 실내로 들어서면 이 차가 세대교체가 아닌 부분변경 신차라는 걸 깨닫는다. 파격적인 외모에 비해 실내 변화는 그저 소소하다. 바뀐 센터패시아 버튼과 송풍구 모양, 퀼팅 패턴 시트 정도가 눈에 띌 뿐 전체 구성은 거의 그대로다. 그래도 이 조금의 변화가 다소 노티 나던 실내 분위기를 환기한다.센터패시아 송풍구와 버튼 디자인이 바뀌었을 뿐이지만 그 작은 차이 덕분에 분위기가 젊어졌다말끔하게 정리한 센터패시아 버튼. 크롬 도금을 입혀 고급스럽다뒷좌석도 큰 변화는 없다. 앉아보면 거의 똑같은 가운데 목과 머리가 폭신한 쿠션에 폭 파묻힌다. 머리받침 위에 이탈리아 디나미카사 스웨이드를 감싼 목베개를 추가한 덕분이다. 독일 허리건강 협회로부터 인증받았다는 모던 에르고 시트(앞좌석도 같음)나 버튼 하나로 시트가 편하게 눕는 휴식 모드 등은 여전히 흠잡을 데 없이 편하지만 EQ900에서도 이미 맛봤던 것들이다. 그리고 경쟁차 대비 약점으로 지적된 안마 기능은 이전처럼 들어가지 않는다. 다이나미카 스웨이드로 감싼 뒷좌석 목베개. 말랑말랑한 쿠션이 폭신하다G90 뒷좌석은 이미 경쟁차 LWB 모델과 맞먹는다. 시트는 높이가 높아 무릎이 편하다최신을 입다확연히 달라진 외모 때문에 헷갈리지만, 결국 ‘알맹이’는 EQ900이다. 이전에도 그랬듯 공회전 상태에서 시동 꺼진 듯 조용하고, 매우 부드럽게 움직인다. 2,165kg 묵직한 무게로 낭창한 서스펜션을 진득이 누른 채 3,160mm 길쭉한 휠베이스로 도로 위를 여유롭게 유영한다.성능도 마찬가지다. 52.0kg·m 최대토크를 무려 1,300rpm부터 뿜어내 거대한 덩치가 잊힐 만큼 잽싸다. 시속 100km까지는 370마력 출력이 대변하듯 순식간이며, 어느새 속도계 바늘은 200을 돌파해 240까지도 문제없이 올라선다. 고속 안정감은 덩치를 생각하면 보통 수준. 거대한 대형 세단답게 큰 충격을 만난 후 앞머리가 부드럽게 위아래로 휘청인다. 역시 역동적으로 달릴 수 있는 차는 결코 아니다. 그래도 스포츠 모드에서 운전대가 눈에 띄게 무거워지고 서스펜션과 파워트레인에 긴장을 불어넣는 건 물론, 버킷시트를 조이고 스피커로 엔진소리까지 더해 컴포트 모드와 체감 차이는 꽤 크다.단점도 여전했다. 저속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편하던 승차감이 시속 100km를 넘어서면서 노면 진동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고요한 실내에 진동만이 유입돼 괜히 더 거슬린다. 아마 독일 작스와 함께 만들었다는 서스펜션이 고속주행 안정감을 위해 댐퍼를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전에 탔던 EQ900 3.3 터보도 똑같았다. 새삼 전자제어댐퍼가 들어가지 않은 3.8 모델 고속 승차감이 궁금하다.그런데 이토록 완전히 똑같은 내실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달라졌다. 시승차 3.3 터보 공인 연비 기준 이전 7.8km/L에서 8.0km/L로 0.2km/L 소폭 올랐다. 이는 G70을 통해 선보였던 지능형 코스팅 중립제어가 들어간 효과다. 쉽게 말해 주행 중 페달을 때면 알아서 변속기를 중립으로 바꾸어 엔진과 타이어 사이 동력을 끊음으로서 주행 거리를 늘리는 기능이다. 다만, 원래도 페달을 땠을 때 파워트레인 저항이 거의 없는 편이어서 기능이 켜졌을 때 느낌이 확 와닿진 않는다. 실제 연비도 120km를 주행하는 동안 L당 5.5km로 효과를 느낄 순 없었다.이렇듯 G90은 EQ900을 바탕으로 첨단 기술을 더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켜면 심한 회전 구간에서는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터널 앞에서 창문을 올리고 공조 장치를 내기 모드로 바꾸어 안 좋은 공기를 차단한다. 국내 최고가 승용차답게 최신 기술은 모두 심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참고로 운전자 보조 기능이 선택사양이었던 EQ900과 달리 G90에서는 모두 기본이다.제네시스 G90은 EQ900이라는 국내 전용 이름을 버리면서 더욱 세계적인 모습으로 거듭났다. 비록 부분변경이기에 변화는 스타일에 집중됐지만, 제네시스만의 색채를 찾은 것만으로 존재감 차이는 또렷하다. 유럽 세단 아류 같던 모습을 벗어나 한결 당당하달까. 우리나라에서만 인기 있던 우물 안 개구리가 비로소 우물 밖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최진호
현대차답다, 팰리세이드 2018-12-31
현대차답다필요한 구석에만 집중했다. 놀랍도록 실용적이다.팰리세이드 시작 가격은 3,475만원. 가장 비싼 시승차도 4,904만원으로 5천만원이 채 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장비는 동급 SUV 맨 앞에 설만큼 가득하다. 국내 대형 SUV 고객이 바라는 것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집중한 결과. 참 현대차답다.넓디넓다일단 크다. 길이 4,980mm로 역대 국산 SUV 중 가장 긴 건 물론, 가슴 높이까지 끌어올린 보닛과 길쭉이 내뺀 뒷 오버행이 어우러져 풍채가 좋다. 고래 등 같은 차를 꿈꿔온 우리네 취향을 꿰뚫는 모양. 여기에 과감한 디테일이 큰 덩치를 심심찮게 꾸민다. 네모난 패턴이 굵직굵직 솟은 그릴은 미제 트럭이 떠오르고, 모서리마다 붙은 세로형 램프는 차가 더 커 보이는 효과를 더한다. 참고로 앞 램프 사이 주간주행등을 잇는 조그마한 점은 ‘주간주행등이 6cm 이상 떨어지면 안 된다’는 국내법에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넣었다고. 수출형엔 없는 특징이다.입체적인 패턴이 돋보이는 그릴과 헤드램프. 3개의 프로젝션 렌즈가 들어간 램프는 위 두 개가 하향등, 아래 한 개가 상향등이다운전석에 앉으면 안팎이 속 시원하다. 밖을 보면 남을 내려다보는 시야와 큼직한 사이드미러가 시원스럽고, 안은 수평으로 길게 뻗은 스타일이 널찍하다. 특히 시승차는 밝은 웜그레이 내장재와 차분한 색감의 나무장식(비치우드)으로 꾸며져 분위기가 더욱 화사했다. 조금만 손대도 금세 더러워질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하지만 말이다.운전대 가운데 거대한 현대 엠블럼을 빼면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차분하다. 버튼과 화면 등 넥쏘가 그랬던 것처럼 네모반듯하게 정리했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과 소재 질감도 무난한 편. 다만 나무무늬 장식은 보기엔 좋지만 만져보면 살짝 가짜 티가 난다.백미는 뒤다. 운전석에서 뒤를 바라보면 멀찍이 떨어진 공간이 펼쳐진다. 얼마나 넓은지 뒷좌석 승객과 대화하기 위해 스피커로 목소리를 전달하는 후석 대화모드 기능을 넣었을 정도. 2열은 플래그십 세단 부럽지 않게 머리와 다리 공간 모두 넉넉하고 3열은 여유롭진 않지만 키 177cm 기자가 앉았을 때 어디하나 닿는 곳은 없다.  다소 욕심이 과한 거울 위 방향지시등해치에 붙은 은색 장식에 은은한 붉은 빛이 들어온다. 콘셉트카 분위기를 내는 포인트다이렇게 3열을 다 펴면 트렁크 공간은 거의 없는 게 보통. 그러나 팰리세이드는 덩칫값을 한다. 시트를 모두 펴고도 웬만한 승용차보다 큰 509L 공간이 남고, 3열을 접으면 1,297L, 2열까지 접으면 무려 2,447L 짐칸이 펼쳐진다. 트렁크 문짝부터 앞 시트까지 거리가 2,184mm에 달하기 때문에 뒤에 이불 펴고 자도 될 만큼 넓디넓다.10.25인치 모니터가 큰 덩치만큼이나 널찍하다  뒷좌석 통풍 시트라니! 현대 플래그십 SUV답다1열에서  내심 3.8L 가솔린이길 바랐건만, 시승차는 2.2L 디젤이 준비됐다. 이 덩치에 빈약한 4기통이라니 출발 전부터 실망에 잠겨있는데, 정숙한 공회전이 기대를 되살린다. 가솔린이라 해도 믿을 만큼 떨림 하나 전하지 않고, 방음도 확실하다. 소음방지 카펫과 앞 차음 유리(윈드쉴드, 1열 옆 유리창) 등 소음을 꼭꼭 틀어막았다더니 그냥 해본 소리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단, 나중에 한참 달리고 난 뒤엔 공회전 진동이 처음보단 거칠어졌다.움직임 역시 느긋하다. 2,020kg 덩치가 낭창한 서스펜션을 진득이 누르며 노면 위를 흐르듯 달린다. 마치 큼직한 보트에 앉은 기분이랄까. 더욱이 앞뒤 바퀴 거리가 2,900mm에 달해 높은 과속방지턱을 만나도 여유를 잃지 않는다. 걱정스러웠던 힘은 1,750rpm부터 45.0kg·m 최대토크를 일찍이 끌어내 큰 덩치를 제법 가뿐히 내몬다.그러나 거기까지다. 일상적인 주행에선 토크 높은 디젤답게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충분한 힘이 나오지만, 페달을 더 밟으면 금세 밑천이 드러난다. 특히 고속으로 달릴 때 또는 추월 가속할 때 202마력 최고출력 한계가 명확하다. 약 시속 130km 이상 고속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동승자가 급가속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 물론 함께 즐기는 패밀리카로서 큰 흠은 아니다. 소중한 가족 태우고 페달을 짓이길 일은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가족 몰래 과속하는 데는 문제없을 듯하다. 길쭉한 휠베이스와 무게감이 어우러진 고속 안정감은 싼타페를 한참이나 웃돈다. 특히 잘 틀어막은 방음에 더해, 스피커로 반대 위상 음파를 내 엔진 소음을 죽이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이 들어가 고속 소음도 적은 편. 무뎌진 속도감 때문에 나도 모르게 과속하다 몇 번이나 속도를 줄였다.첨단 주행보조 장치는 현대 SUV 정점인 만큼 모든 게 들었다. 내비게이션 정보까지 반영해 고속도로에서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 차로 중앙으로 달리는 차로 유지 보조 기능 등 다른 현대차가 그렇듯 흠잡을 데 없이 정확히 작동한다. 새로이 험로 주행 모드를 더한 것도 포인트. 랜드로버가 약 15여 년 전 선보인 터레인 리스폰스와 비슷한 장치로 눈길, 모랫길, 진흙 길 세 가지 주행 모드에 따라 엔진 반응, 변속 시점, ESC(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 반응, 사륜구동 동력 배분을 제어한다. 예를 들어 큰 힘이 필요한 모랫길에서 사륜구동이 뒤쪽으로 동력을 더 적극적으로 나누고, 저속 기어를 더 오래 물고 있는 식이다. 다만 일반적인 스프링과 댐퍼가 달린 탓에 랜드로버처럼 바닥 높이를 들어 올리거나 댐퍼 감쇠력을 조정하지는 않으며, 지형을 알아서 파악하는 자동 기능은 없다.팰리세이드 엔진룸. 초라하게 적혀있는 16V가 24V로 바뀌길 바라본다2·3열에서넓은 공간을 내세운 패밀리카이기에 2열과 3열도 주행 중 앉아봤다. 먼저 2열. 시승차는 7인승 모델이라 2열에 두 명이 앉는 독립 시트가 달렸다. 앉는 자세나 공간, 시트 쿠션은 1열이 전혀 부럽지 않다. 수평으로 꾸민 구성과 차분한 색감이 어우러진 실내  승차감도 휠베이스 안쪽에 자리해 무난하고 네모난 옆유리와 큼직한 천장 통유리 덕분에 개방감도 좋다. 통풍과 열선, 2열 독립 제어 공조장치 등 풍부한 편의장치 역시 강점. 다만 팔걸이가 너무 작아 거만한 사장님 자세로 앉을 수 없고, 각도 조절이 안 되어 등받이를 눕히면 같이 치솟아 오르는 건 흠이다. 개인적으로 팔걸이 하나 때문에 3인승 시트를 고를 듯하다.2열 시트는 넓고 편안하다. 초라한 안쪽 팔걸이만 빼면  3열은 어쩔 수 없는 3열이다. 공간은 부족하지 않으나 자세가 불편하다3열은 키 177cm 기자가 어디 하나 닿지 않고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앉아 장거리 여행을 하라면······ 글쎄, 차라리 버스를 타겠다. 일단 높은 바닥 때문에 무릎 구부리고 앉아야 해서 금세 다리가 저리다. 더욱이 뒷바퀴 바로 위라서 조금의 충격에도 위아래 움직임이 크다. 전동으로 등받이가 조절되고 전용 컵홀더와 USB 포트를 마련한 건 놀랍지만, 역시 3열은 성인 남성이 오래 타기엔 무리다.고급 SUV 아닌 대형 SUV현대차가 마련한 시승코스는 경기도 용인에서 여주를 오가는 구간으로 편도 총 69.6km를 달렸다. 국도 약 20% 고속 80%를 달린 후 트립 컴퓨터 연비는 L당 9.9km. 성인 남성 네 명과 촬영 장비를 싣고 달렸으나, 고속 주행 위주로 달린 걸 생각하면 효율은 기대 이하다. 출발 후 국도를 잠깐 달릴 땐 그리 빨리 달리지 않았음에도 평균 연비가 5.5km/L로 표시돼 덩칫값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참고로 공인 복합 연비는 11.5km/L다.전자식 변속 버튼과 험로 주행모드가 마련됐다. 이 차로 험로 주행모드 쓸 일이 얼마나 있을까?현대 팰리세이드는 기계적으로 ‘우와’ 할만한 구석은 없다. 그저 현대가 기존 기술을 잘 조합하고 국내 시장 취향을 충실히 따라 만든 실용적인 SUV다. 사실 느긋이 즐길 대형 SUV에 고성능 엔진이,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알루미늄 섀시가, 전자제어 댐퍼가, 또는 뒷바퀴 조향 기능 같은 게 값어치나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이보다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 풍부한 편의장치, 고급스러운 실내가 국내 시장에서 더 중요한 건 두말할 필요 없는 소리다. 팰리세이드는 이에 집중했고, 합리적인 값으로 등장했다. 현대의 계산은 적중했을까? 이미 2주 만에 2만대가 사전 계약되는 등 초기반응은 긍정적이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이병주 기자
순수함으로 돌아가는 길, MGB(3) 2018-12-20
전 시리즈 보기순수함으로 돌아가는 길Car Life with MGB(3)자동차를 처음 알게 된 시절부터 최근까지 돌아보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물론 기술이 더 좋아지고 그만큼 편해졌지만 모든 걸 직접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오는 즐거움도 함께 잃어버렸다. MGB가 처음 오던 날은 모든 게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하나하나 원점에 다가갈수록 잊고 살아온 것들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고, 어린 시절 그렇게 집착했던 운전의 즐거움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거라고는 오작동 심한 오토초크 외에 없는 MGB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릴 듯했다. 어떤 때는 의도하는 대로 정확하게 움직이고 어떤 때는 투정을 부리기도 하는 것에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차에 시동을 걸 때 그날그날 컨디션에(MGB의 컨디션) 따라 잘 움직이기도 하고 앙탈을 부리기도 한다. 혹자는 그런 얘기를 한다. 번거롭고 귀찮고 불편한 차를 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이다. 그런데 해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MG는 이 차를 1960년대부터 만들어 1980년대 초까지 생산했다. 그 당시 우리의 자동차 시장은 어떠했나? 에어컨이 있지도 않았고 전자제어나 파워 스티어링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불과 몇 십 년 전인데 말이다. 뻑뻑한 클러치와 지름이 큰 논파워 스티어링 휠, 한참 전에 밟아야 말을 듣는 브레이크 등 MGB의 구성은 요즘 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불편함 투성이다. 그런데 이 차에는 특별함이 있다. 요즘 차와는 다른 드라이빙의 본질에 대한 순수함이 가득하다. 간단한 조작으로 톱이 열리는 장점도 있고 기분 좋은 진동이 살아 있는 직결식 변속기는 짧은 스트로크의 오도독오도독 손맛이 그만이다. 여기에 OHV 엔진 특유의 매끄러운 털털거림까지 생각하면 번거로움과 불편함은 한순간 사라진다. 마치 어린 시절 ‘차는 이래야 해’라고 여겼던 모든 요소가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면 눈앞에 나타난다.  대부분 시간은 톱을 열고 다녔다. 폭염이 가득했던 여름에는 잠시 닫고 다녔지만 차 내로 들어오는 지열과 열기는 어쩔 수 없었다. 땀범벅이 돼도 마냥 즐거웠다. MGB를 타고 다니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에어컨 있어요?’인데 당연히 없다. 공조 장치가 있긴 하지만 히터와 송풍만 가능하다. 이차의 유일한 최신 장비 카오디오 아래 공조장치 버튼이 붙었다. 가을이 오니 자연스럽게 머리는 차가워지고 하체는 뜨거워졌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톱의 뒷부분은 지퍼로 열 수 있었고 운전석 아래에는 앞쪽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조절할 수 있는 바가 있었다. 나름 운전자를 고려한 장치가 있음에도 뜨거운 여름에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허탈했지만. 내년에는 꼭 써먹어야겠다는(사실 제대로 된 기능을 할지에 대한 의심이 있긴 하다) 결심을 했다. 무더웠던 여름 끝자락에서야 알게 된 톱의 기능. 열고 달리면 생각보다 시원할 것 같다 운전석 아래 정체불명 막대기는 주행 시 앞쪽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조절하는 장치였다 4단+오버드라이브, 엔진 브레이크, rpm 보정 해가 짧아지고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MBG를 운전하는 즐거움은 배가 됐다. 차창 너머로 살살 불어오는 바람은 늘 기분 좋게 만들어 주고 부담스러웠던 사람들의 시선도 조금씩 익숙해졌다. 앞쪽 유리창은 요즘 로드스터와 비교하면 폭이 좁고 바짝 서 있는 편이다. 그래서 와이퍼도 3개. 개방감은 요즘 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운전석에 앉으면 차와 내가 일체가 되는 느낌도 좋고 힘들긴 했지만 논파워 스티어링의 묵직함도 익숙해졌다. MGB를 타다 요즘 차를 타면 확실히 편하고 빠르다. 그런데 그 안에는 자동차와 운전자가 함께 하는 무엇인가가 부족하다. 맛을 안 봤다면 상관없겠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예전의 감성을 찾아간다는 행위 자체가 운전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요즘 차에 비해 작은 유리창 덕분에 와이퍼가 세 개다. 아래 공기흡입구는 실내에서 열고 닫을 수 있다MGB 출력은 고작 70마력 정도다. 요즘 경차보다도 낮지만, 동력 손실을 최소화한 설계 덕에 체감 출력은 기대 이상이다. 변속기는 4단+오버드라이브다. 4단까지는 일반적인 조작과 같지만 정속 크루징이 필요할 때는 기어노브 위의 스위치를 넣으면 오버드라이브가 작동하면서 회전수가 500rpm 정도 떨어진다. 오버드라이브를 잘 활용하면 고속도로에서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4단+오버드라이브. 오버드라이브 기능은 전자식으로 작동한다 처음에 가장 어렵고 적응이 오래 걸린 부분은 멈춰 설 때다. 브레이크의 감이 요즘 차와는 전혀 다른데다 브레이크 성능 자체가 그다지 좋지 못해 정지할 때는 항상 여유를 둬야 한다. 그런데 서울은 교통상황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급정지할 상황이 생각보다 많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MGB를 재미있고 능숙하게 몰려면 엔진 브레이크를 잘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울컥거림을 방지하려면 rpm까지 적당히 맞춰줘야 하는데,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술인 힐 앤 토를 사용하면 편하다. 엔진 브레이크와 힐 앤 토.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익숙해지기 힘든 아주 기본적인 운전 기술이다. MGB는 원초적인 부분도 많지만 스포츠카와 로드스터의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갖추고 있다. 과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으며, 누구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 가을 끝자락으로 갈수록 운행 가능한 날이 줄어들 테니 즐길 수 있을 때 실컷 즐겨야겠다.MGB를 타면 일상이 아름답다 글 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황욱익, 류장헌 취재 협조 라라클래식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 d 4매틱, 여전히 굳건한.. 2018-12-19
MERCEDES-BENZ CLS 400 d 4MATIC여전히 굳건한 프리미엄 디젤 메르세데스 벤츠가 신형 CLS 400 d 4매틱을 출시했다. 새로운 직렬 6기통 3.0L 디젤 OM656을 탑재한 3세대 CLS는 더 강력하고 부드러우며 보다 깨끗하다. 신형 C클래스 발표에 앞서 신형 CLS 400 d 4매틱 시승 행사가 열렸다. CLS는 4도어 쿠페의 효시로 지난 2003년 1세대 모델을 통해 우아함과 역동성, 세단의 안락함과 실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많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았다. 신형 CLS는 일단 국내에 400 d 4매틱이 먼저 출시됐다.이 우아한 4도어 디젤 쿠페의 심장은 직렬 6기통 3.0L 트윈터보인 OM656. 이미 S 400 d를 통해 국내에 먼저 소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신 엔진이다. 성능과 효율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이 모듈러 엔진은 기통당 배기량을 500cc 내외로 맞추고 실린더 간격을 90mm로 통일해 생산성을 높였다. 아울러 실제 도로주행상황에 가까운 새로운 연비측정방식(WLTP)과 유로6 RDE(Real Driving Emission)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신기술을 더했다. 기통당 배기량을 500cc 내외로 맞추고 실린더 간격을 90mm로 통일해 생산성을 높인 직렬 6기통 디젤 OM656  똑똑하고 강력한 신형 디젤 OM656최고출력 340마력과 최대토크 71.4kg·m를 내뿜는다. 디젤로는 이례적으로 알루미늄 블록에 주철 피스톤을 사용한 점이 큰 특징. 알루미늄의 열간 팽창이 더 큰 점을 이용하여 피스톤 마찰이 40~50% 감소했고 피스톤 보울(피스톤 윗면 형상)형상을 계단식으로 빚어 연소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PM배출량을 줄였다. 또한 촉매가 제 역할을 하는 온도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를 엔진에 가깝게 위치했다. 이외에도 나노슬라이드 엔진코팅과 개선된 촉매코팅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더한 덕분에 이전 V6 디젤(OM642)보다 출력은 크게 증가했음에도 연료 소비는 최대 6%가 감소했다. 실제 주행에서의 경험은 퍽 놀랍다. 시종일관 부드럽고 매끄럽게 상승하는 엔진 회전은 잘 만든 가솔린 엔진이라 생각될 만큼 인상적이다. 기대했던 직렬 6기통의 특유의 회전질감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다. 아울러 출력이 상승함에 따라 발생하는 디젤 특유의 진동도 찾아 볼 수 없다. 엔진 마운트가 개선된 덕분이다. 사실 디젤 엔진은 고속영역에 이를수록 눈에 띄게 가속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400 d는 고회전에 이르러서도 숨고르기 한번 없이 꾸준히 가속을 이어간다. 터보 지연현상 없이 즉각적으로 출력을 쏟아내는 덕분에 무게 2t 차체를 단숨에 몰아붙인다. 힘과 효율 그리고 성능과 친환경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CLS 400 d는 디젤에 대한 규제가 점차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서도 넘치는 실력을 자랑한다.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디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글 이인주 기자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아발론의 도전 2018-12-19
TOYOTA AVALON HYBRID아발론의 도전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낮은 가격표로 경쟁력을 높였다. 신형 아발론은 국내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까?아발론은 한국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1995년 국내에 데뷔한 1세대 아발론은 당시 수입선다변화 정책에 의해 일본산 자동차 수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판매되던 일본 브랜드 세단. 병행수입업체가 들여온 까닭에 정확한 판매기록은 찾기 어렵지만, 과거에는 적지 않은 아발론이 한국 도로를 누볐고 길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토요타는 병행수입 아발론을 통해 자신들의 한국 진출 시기를 가늠했고, 이후 2001년 렉서스 브랜드로 한국 땅을 정식으로 밟는다.1세대 아발론은 한국에 처음 상륙한 일본 브랜드 차였다. 수입차가 아직 많지 않던 당시에도 적지 않은 차가 도로를 누볐다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세단아발론이 일본차 해금 이전 국내에 진출할 수 있던 배경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됐기 때문이다. 디자인과 설계 모두 미국 토요타 법인에서 맡았으며, 차의 구성도 당시 미국산 대형 세단의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칼럼시프트 변속기와 1열 3인승 벤치 시트가 옵션이었고, 실내 재질과 편의장비 구성은 형제차인 중형세단 캠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꾸몄다. 즉, 어디까지나 미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었다. 경쟁차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닛산 맥시마와 포드 토러스를 비롯한 동급 대형차. 북미 시장 외에 성격이 비슷한 호주에서도 인기였으나, 한국에서는 IMF를 계기로 사실상 수입이 중단된다. 국내에 아발론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 건 2009년에 이르러서다. 메가 딜러를 꿈꾸던 SK네트웍스가 메르세데스 벤츠, BMW, 토요타의 여러 모델과 함께 3세대 아발론을 판매했다. 수입경로는 본사가 아닌 미국 딜러로부터 공급받는 구조이므로, 처음부터 정식수입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SK네트웍스는 당시 한국토요타가 팔지 않던 아발론 3.5L 최고급 사양을 들여오되, 한국토요타가 정식 수입하는 렉서스 ES350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을 책정해 경쟁 구도를 만들고자 했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신통치 않았다. 국내 소비자에게 아발론은 역시 생소한 이름이었고, 덩치 큰 6,000만원짜리 캠리로 인식했다. 아발론이 정식으로 한국 땅을 밟은 건 2013년 4세대 모델이 처음이다. 가격은 4,730만원. SK네트웍스가 수입한 3세대보다 훨씬 저렴한 값이었다. 하지만 디젤 중심으로 돌아가던 분위기 속에서 대중브랜드 3.5L 가솔린 대형세단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는 극히 적었다. 한 달 판매량이 10대 미만에 머무를 때가 많았고, 수년간 팔았어도 아발론을 아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았다.하이브리드와 낮은 가격표로 경쟁력 키운 신형 아발론아쉬운 과거를 뒤로 한 채 신형 아발론은 다시금 한국 시장에 도전한다. 아발론은 캠리와 ES350 사이를 메우는 동시에 토요타와 렉서스를 잇는 모델이다. 즉 한국토요타의 모델 라인업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이번 5세대 아발론은 매력적인 파워트레인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최근 수입차 시장은 디젤과 관련한 여러 문제로 인해 하이브리드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형 아발론은 이러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2.5L 하이브리드 단일 트림으로 등장했다. 그러면서도 찻값은 구형 3.5L보다 100만원이상 저렴해졌다. 5세대 아발론은 젊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입혔다. 미국 시장에서 평균 고객 연령은 2008년에 64세, 올해는 65세로 여전히 많은 편이다   공격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은 내수용 대형 세단 크라운과 글로벌 렉서스와 궤를 같이한다  차체는 길이 4,975mm, 너비 1,850mm, 휠베이스 2,870mm에 이른다. 동급 기아 K7과 비교하면,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가 각각 5mm, 25mm 여유가 있고 너비만 20mm 좁다. 넓은 실내 공간과 도어 포켓을 비롯한 다양한 수납공간도 미국 시장을 반영한 흔적들. 최신 토요타차 답게 대시보드 높이를 깎아 전방 시야를 넓혔고 플래그 타입 사이드미러로 대각선 사각지대를 줄였다. 시야가 쾌적해진 덕분에 운전이 더 편하다.입체적으로 빚은 후면부는 아발론의 매력 포인트  9인치 센터모니터로 첨단 분위기를 더했다. 낮은 대시보드가 더 쾌적한 시야를 만든다  또렷하게 좋아진 주행 품질은 저중심 설계의 모듈러 플랫폼 TNGA 덕분이다. 깔끔하고 직관적인 조향 감각도 평균 이상이다. 아울러 여유로우면서도 절제된 승차감이 차에 대한 만족감을 높인다. 파워트레인은 캠리 하이브리드와 같은 178마력 밀러사이클 엔진과 120마력 전기 모터 조합. 둘을 합친 시스템 출력은 218마력이다. 차 무게가 캠리 하이브리드와 비교했을때15kg 차이에 불과하다. 따라서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연비 성능과 가속성능 모두 캠리 하이브리드와 대동소이하다. 아발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연비성능이다. 기자는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에코빌리지를 돌아오는 시승코스에서 1리터당 평균 18km 내외의 연비를 기록했다(트립컴퓨터 기준). 성인 남자 셋이 탑승한 채로 스트레스 없이 주행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1리터당 20km를 쉽게 넘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안전장비는 운전석/조수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총 10개의 에어백, 그리고 후측방 경고, 차선이탈 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긴급 제동 보조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서울 잠실과 강원도 영월을 왕복하는 시승코스에서 1L당 평균 18km 내외의 연비를 기록했다아발론은 지역색이 강한 탓에 몇 가지 단점이 두드러진다. 고객입장에서 가장 큰 불만은 부족한 편의장비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급 사양인 리미티드 대신 XLE를 들여왔다. 이 때문에 대형세단에 필수 덕목인 오토센싱 와이퍼, 운전석 메모리 기능, 1열 시트 통풍, 2열 시트 열선이 빠져있다. 아울러 내장재와 실내 분위기도 렉서스 ES보다는 캠리에 가깝다. 물론 그랜저와 비교해도 부족한 수준이다. 큰 차일수록 고급하다는 국내 소비자의 인식과 거리가 느껴진다. 이러한 몇 가지 특징에서 역시 미국 중심의 차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신형 아발론은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이번 기회를 통해 존재감을 높이려 하지만 국내 소비자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충족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매력적인 파워트레인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나머지는 한국토요타가 소비자를 설득하는 능력에 달렸다. 글 이인주 기자 사진 한국토요타
2 SUV & 2 MPV, 1열-2열-3열 '따로따로'.. 2018-12-18
2 SUV & 2 MPV1열-2열-3열 '따로따로' 시승기나만 편하면 장땡이 아닌 함께 타는 차들. 1열뿐만 아니라 2열과 3열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HONDA Odyssey1열세단인가? ‘세단처럼 편합니다’ 온갖 RV가 내세워온 광고 문구지만 실제로 그런 차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 빤한 문구를 오딧세이를 위해 다시 꺼내야 할 듯하다. 이 차는 정말 세단 같다. 좌석 높이가 세단 못지않게 낮고, 서스펜션은 유연하게 잔진동을 거른다. 더욱이 V6 3.5L 엔진의 잔잔한 고동이 더해져 그냥 세단도 아닌 고급 세단처럼 느껴진다. 단언컨대 이날 모인 네 대의 RV 중 승차감만큼은 독보적이었다. 건담 얼굴 같은 실내는 거부감이 들지만.센터콘솔이 여유로워 수납 공간 부족할 일은 없겠다2열넓지만, 빈약한 시트공간만 놓고 보면 오딧세이가 가장 여유롭다. 낮은 플로어 덕분이다. 그러나 여유로운 공간을 알뜰하게 사용하는 활용 능력은 별개의 일. 좁고 얇은 시트는 착좌감이 떨어진다. 팔걸이도 폭이 좁고 지지력이 약한 탓에 제 역할을 못 한다. 성인보다는 아이에게 적합해 보인다. 시트를 옆으로 슬라이드 하는 기능은 퍽 재미있다. 오늘 나온 차중에 유일하게 2열 시트 열선이 없는 것도 지적할 만하다. 플로어 매트는 바닥을 가득 메운다. 덕분에 실내를 청결하게 유지하기에 좋다.아이들에게 유익한 뒷좌석 AV시스템3열기준이 되다미니밴 태생에 낮은 플로어 덕분인지 레그룸, 헤드룸 모두 넉넉하다. 이러한 여유는 공간에서 그치지 않는다. 편의사양도 넉넉하다. 양쪽에 컵홀더 4개와 송풍구 2개 그리고 전원 시가잭도 갖췄다. 양쪽으로 헤드셋 잭이 2개나 마련돼 오딧세이가 자랑해 마지않는 엔터테인먼트를 모조리 즐길 수 있다. 승차감이 좋아 이날 탄 RV 중 가장 일반 승용차에 가까웠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곧바로 깔끔하게 뒤를 잡아주기에 울렁거리지도 않았다.방해받지 않고 AV를 즐길 수 있다KIA Carnival 1열보기에 좋은 떡카니발에 올라타면 기분이 좋다. 정갈하게 꾸민 실내, 가득한 편의장치, 편리한 내비게이션까지 그냥 승합차가 아닌 고급 승합차에 오른 기분이다. 직렬 4기통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도 썩 자연스럽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조금만 움직여보면 허술한 주행감이 운전자 얼굴의 미소를 지운다. 운전대와 브레이크 조작감이 어색하고 뒤쪽 서스펜션은 댐퍼란 게 없는 듯 통통 튄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엔 좋지 않았다.허접한 수입차 내비게이션 사이에서 카니발 내비게이션은 발군이다.2열편하고 안락하다. 서 있을 때만독립식 캡틴 시트는 크고 안락하다. 등받이, 방석, 팔걸이 모두 신체를 편하게 지지한다. 오늘 만난 차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좌석이다. 수많은 연예인과 정치인들이 카니발을 고집하는 이유인가보다. 단 이러한 만족은 차가 움직이면서 급격히 저하된다. 과민 반응하는 서스펜션 때문에 승차감이 떨어지는 탓이다. 어쨌든 공간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플로어 매트는 바닥 레일 틈 사이를 꼼꼼하게 덮고 있다. 덕분에 실내를 청결하게 유지하기 좋다. 뒷좌석 열선, 소지품 보관함, 220V 파워 아웃렛3열반전 매력내심 기대가 많았던 카니발에는 단독조명과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USB 포트가 마련된다. 시트는 대한민국 표준 체형인 기자가 느끼기에 가장 안락했다. 등받이는 180°까지 젖힐 수 있어 장거리 운행 시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개방감은 패스파인더 못지않다. 반전은 도로 위에서 시작된다. 알고 싶지 않은 작은 돌멩이 하나까지의 정보가 읽힌다. 진동이 두개골까지 올라오는 바람에 조금이라도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으면 안 좋은 걸 넘어 불쾌한 수준이다. 나쁘지 않은 개방감 그리고 단독 조명NISSAN Pathfinder1열거대한 보트처럼큰 차에 앉은 기분이 좋다. 거대한 보닛을 앞에 두고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달리는 기분은 마치 큼직한 보트를 운전하는 듯하다. 263마력을 내는 V6 VQ 엔진의 정숙성 역시 만족스럽다. 다만 실내도 보트처럼 무심하다. 4세대 출시 후 어느덧 6년이나 지나버린 세월을 대변하듯 스타일이 고리타분하다. 당당히 플라스틱 질감을 드러내는 나무 무늬와 은색 장식이 안타까울 따름. 그러니 시선은 든든한 보닛 건너 밖으로 고정하자.10년 전에 찍은 사진이 아니다.2열세대교체가 시급함실내가 가장 낡아 보였다. 실제로도 출시한 지 가장 오래된 모델이기도 하고. 2열 벤치 시트는 보기와 달리 딱딱하고 편안함을 전달하지 못한다. 앞/뒤 슬라이드와 등받이 각도 조절을 지원한다. 2열 플로어 매트는 바닥과 딱 맞지 않는다. 3열 승객이 밟고 실내로 드나들 수 있도록 2열 도어 스탭 플레이트가 실내에 넓게 자리한다. 하지만 오염에 취약한 소재이며 상처도 쉽게 난다.오염에 취약한 스탭 플라이트3열탁 트인 시야선루프와 큼직한 측면 차창 구성이 수준급의 개방감을 제공한다. 2명이 탈 수 있는 시트 구성인데 휠하우스 공간이 상당한 부피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레그룸은 넉넉하지만 시트가 거의 바닥에 붙어있다시피 해 쪼그려 앉는 기분이다. 편의 장비는 컵홀더와 공조기가 전부다. 헤드레스트는 쓸데없이 인사성이 밝다. 직각으로 앞으로 꺾인다. 3열을 접어서 보관할 때에는 좋지만 탑승자를 위한 기능은 아니다. 주행 시 잔 진동을 잘 걸러주는 대신 잡소리가 크게 들린다.개방감에 힘을 보태는 선루프와 측면 차창CADILLAC Escalade1열도로 위에 군림하다에스컬레이드에 앉는 순간 다른 차는 시시해져 버렸다. 모두를 내려다보는 높은 시야, 거대한 센터터널, 광활한 보닛까지 마치 다른 세상 차 같달까. 이런 풍요로움 가득한 분위기에 승차감도 마냥 편할 줄 알았건만 웬걸, 노면 반응은 트럭처럼 뻣뻣하다. 잔진동에 털털대며 반응하고 요철은 꿀렁이며 넘는다. 아무리 커도 사다리꼴 프레임 골격 섀시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러나 도로 위를 지배하는 듯한 기분이 모든 걸 용서한다.  감성과 성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V8 6.2L OHV 엔진2열덩치는 풀사이즈, 알맹이는 스몰사이즈문을 열자마자 고급스러운 내장재가 눈에 띈다. 시트와 도어트림을 비롯한 곳곳을 가죽으로 감쌌다. 높은 포지션을 자랑하는 2열 캡틴 시트는 앉았을 때 내려다보는 맛이 일품. 등받이 각도조절이 안 되는 점은 무척 아쉽다. 차 덩치는 무지막지하게 크지만 공간 활용도는 준중형 SUV 수준. 플로어 매트는 2열 승객 신발이 겨우 올라설 만큼 좁다. 3열 승객이 드나드는 2열 중간은 플로어 카펫이 그대로 노출되어있다. 내 차는 아니지만 청소할 일이 걱정이다. 레더 프레임에서 비롯된 질 낮은 승차감도 실망스럽다. 방지턱을 넘으면 바퀴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큰 충격을 전달한다. 무거운 차체를 버티려는 서스펜션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SUV에도 AV시스템이 빠지지 않는다3열속 빈 강정외모 깡패에 걸맞은 3열 공간을 기대하게 만든 에스컬레이드. 그런데 패스파인더보다 더 심하게 아래에 놓인 시트 바닥이 완전히 쪼그려 앉은 자세를 유도한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취하는 하이키킹 자세도 이 정도는 아닐 것 같다. 신발 뒤축이 궁둥이에 닿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카니발보단 낫지만 사람이 곧 짐짝 신세로 전락하는 공간이다. 승차감은 어땠냐고? 글쎄. 뭔가를 느껴보기도 전에 발에 쥐가 나는 바람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짐과 사람을 실을 때 유용한 컨트롤 버튼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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