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캠리 그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1999-03-24
패밀리 세단의 기준이고 미국 패밀리 세단시장의 베스트셀러. 혼다 어코드와 포드 토러스를 누른 풍운아. 세계 최대인 북미 자동차시장을 휩쓴 일본차. 이런 환상적인 형용사가 따라 다니는 승용차가 바로 도요다 캠리다. 북미 오토쇼를 취재하러 디트로이트에 갔을 때 친분을 쌓은 현지 사진기자들과 지난해의 베스트셀러인 캠리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캠리를 칭찬했다. 기자도 캠리에 대해 많이 알고는 있었지만 그들이 그렇게까지 칭찬하는 이유는 잘 몰랐었다. 직접 부딪쳐 보고 그 이유를 알고자 수입차 리뷰를 통해 캠리를 타보기로 했다. 미국은 단일시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이고 품질, 안전, 환경규제가 까다로워 이곳에서 판매에 성공하면 메이커 전체의 이미지가 올라간다. 현대자동차도 86년 국내 메이커로는 제일 먼저 진출해 엑셀신화를 이뤘지만 적절한 모델 체인지와 품질개선, AS에 실패해 이미지가 크게 나빠졌고 그 후유증을 아직도 벗지 못했다. 3달 전에는 대우가 레간자, 누비라, 라노스로 미국에 상륙했지만 평범한 품질과 구매욕구를 자극하지 못하는 비싼 값, 부족한 AS망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태리차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피아트는 지난해 볼보자동차를 합병, 볼보의 판매망을 이용해 다시 미국시장에 진출하려 했지만 볼보를 포드가 인수하는 바람에 포부가 꺾였다. 이렇듯 치열한 미국시장에서 최근 10년간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메이커가 혼다와 포드다. 혼다 어코드와 포드 토러스가 1, 2위를 독식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97년 상황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도요다가 캠리를 30만대 이상 팔아치우며 수직상승한 것이다. 그해 10월 혼다는 98년형 어코드로 4만2천889대라는 최다판매기록(한 달간)을 세우며 반격에 나섰지만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98년 들어 선두자리는 다시 어코드로 넘어갔지만 캠리와 어코드의 경쟁이 치열해 계속 그 순위가 뒤바뀌는 등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어코드와 미국시장 선두자리 다퉈 철저한 현지화로 시장 파고들어 캠리가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는 가장 합리적인 차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질리지 않는 무난함, 합리적인 값, 뛰어난 품질과 AS. 드러나지 않는 평범한 요소들이 가장 평범한 차를 가장 비범한 차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또다른 성공요인은 철저한 현지화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도요다 디자인센터 ‘칼티’에서 디자인을 맡았고, 판매도 현지공장에서 한다. 현지에서 고객의 욕구를 확실하게 파악한 뒤 시장을 파고든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그래서 캠리의 디자인은 도요다의 차답지가 않다.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은 날카로운 인상이고 모서리를 부드럽게 처리한 헤드램프와 그릴, 얇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눈길을 끈다. 경사가 심한 쐐기형 앞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트렁크가 높아 스포티함을 살리면서 넓은 화물공간을 얻었다. 뒤쪽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컴팩트하게 만들어져 휠 하우스가 트렁크 안으로 파고들지 않으므로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립 스포일러처럼 끝부분이 튀어나온 트렁크는 캐딜락 세빌과 닮았다. 실내는 한마디로 심플하다. 커다란 계기가 눈에 쏙 들어오고, 에어컨 스위치는 조작하기 쉬운 로터리 타입이다. 유럽 고급차 같은 정교함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단순해서 쓰기 쉽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주위와 센터 페시아, 기어, 도어트림에 무늬목을 달아 고급스럽고, 시트와 스티어링 휠, 시프트 레버는 가죽으로 감쌌다. 옵션인 가죽시트는 호화장비다. 수입차는 고급스러워야 통하는 국내 고객의 취향을 알 수 있게 한다.주차 스위치 오른쪽에는 2개의 컵 홀더를 달았다. 커버를 앞쪽으로 여는 타입이어서 차가 갑자기 멈추어도 컵이 앞으로 기울어지지 않는다. 센터콘솔 뒤에는 뒷좌석용 컵 홀더가 달렸고, 시가 잭 아래에는 별도의 전원 소켓을 만들어 두 가지 이상의 전원을 쓸 수 있게 했다. 차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햄버거 같은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미국인들의 취향을 잘 파악한 전략이다. 현지인의 취향을 잘 파악한 차 요철을 통과할 때 출렁거리고 센터콘솔과 도어의 팔받침은 위치가 적당하고 스위치도 손이 가기 쉬운 곳에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파워시트는 전후, 상하이동과 등받이 각도조절을 할 수 있다. 패밀리 세단답게 뒷시트 공간이 여유 있고 등받이를 접으면 트렁크 공간과 통한다. 시승차에는 2.2X DOHC 133마력 엔진을 얹었다. 미국에는 3.0X 엔진도 있지만 우리 실정에는 2.2X 가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철저한 방음장치 덕분인지 시동을 걸 때 소음이나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음악이라도 틀어 놓았다면 시동이 걸렸는지 눈치채지 못했을 것 같다. 시승 전에는 큰 덩치 때문에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133마력짜리라고 얕보았으나 추월을 위해 가속하니 부드러우면서도 위력적인 파워를 낸다. 급가속 때 힘이 떨어질 법도 하건만 시종일관 여유가 있다. 넘치는 힘은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뜻대로 움직인다. 자기 체급에 맞는 힘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뽑아내는 것이다. 조용한 엔진 때문인지 고속에서는 바람과 바퀴소리가 조금 크게 들리지만 전체적으로 정숙하고 부드럽다. 특히 트랜스미션은 급가속이나 급감속 때 변속충격을 느끼기 힘들다. 미국과 다른 도로환경 때문에 노면의 요철을 통과할 때는 조금 출렁거린다.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노즈다이브 현상도 일어난다. 하지만 미국차의 출렁임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조금 더 단단하고, 기분 좋을 정도로 억제된 출렁임이다. 미국식과 유럽식을 섞고 거기에 부드러움을 가미한 수준의 승차감이라 표현하고 싶다. 시승을 해보니 미국인들이 이 차를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은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로드 앤 트랙>은 비단 같은 파워와 거침없는 변속, 넓고 안락한 실내를 캠리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리고 앞 디자인이 싸구려 같다는 비판과 함께 ‘개성 없는 고성능 차’라고 꾸짖기도 했다. 미국 패밀리 세단시장의 베스트셀러 캠리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결코 높지 않은 출력이지만 아쉽지 않은 엔진, 일본차이면서 일본차 같지 않은 외모, 완벽한 AS. 캠리가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평범한 것들의 완벽한 조화였다. 사진·김홍래 사진차장 도요다 캠리의 주요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785*1785*1420mm 휠베이스 2670mm 트레드 앞/뒤 1545/1520mm 무게 142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4기통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7.0*91.0mm 배기량 2164cc 압축비 9.8 최고출력 133마력/5200rpm 최대토크 20.0kg-m/42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0L 트미랜스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①/②/③ 2.810/1.550/1.000 ④/⑤/ⓡ 1.729/ - /2.831 최종감속비 3.940 보섀디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타이어 앞/뒤 205/65R 16 성능 최고시속 205km 0 →시속100km 가속 10.4초 시가지 주행연비 18.8km/L 값 3천480만원
도요다 솔라라 SE V6 - 스포츠카로 변신한 베스트셀.. 1999-02-23
불교에서는 윤회와 인과관계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도요다의 솔라라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생소한 차종이다. 물찬 제비처럼 미끈하면서도 다부진 인상을 주는 솔라라는 1998년 늦가을부터 한 대씩 눈에 띄더니 이제는 제법 유행을 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형 스포츠카다. 캠리 베이스로 강성 높여 핸들링 좋아져 실내소음 렉서스 ES300 수준으로 낮춰 솔라라는 일본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도요다에서 만들어내는 대중 세단 캠리 시리즈의 쿠페형으로 개발된 차다. 200마력의 파워와 고급스러움, 편안함을 갖추고도 2만5천 달러 이하라는 매력적인 값을 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캠리 솔라라는 LA 남쪽 뉴포트 비치에 있는 도요다의 칼티(CALTY)에서 설계하고 미시간주 앤 아버(미시간 주립대가 있는 곳으로 학교가 많은 교육도시다)에 있는 도요다 테크니컬 센터와 일본의 도요다자동차가 공동으로 기술을 제공했다. 솔라라는 캠리 세단의 섀시를 썼지만 세단보다 강성이 높아 승차감과 핸들링이 좋아졌다. 서스펜션의 마운트를 강화해 기능성을 높였고, 파워 스티어링의 밸브 어셈블리를 다시 디자인해 조향성능이 좋아졌다. 캠리의 섀시라고는 하지만 매끈한 유선형 흐름이 느껴지는 지붕과 미려한 기둥 패널이 캠리와는 다른 차 같이 보인다. 유연한 차체가 달릴 때 바람 가르는 소리를 최소한으로 줄여 실내소음을 렉서스 ES300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내렸다고 한다. 차체 앞쪽 디자인은 대단히 개성적이지만 뒤쪽은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빈약하게 느껴지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트렁크 리드와 조화를 이루지 못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트렁크 공간이 풀 세단에 못지 않게 넓다는 점으로 위안을 삼는다. 실내도 눈에 보이지 않게 안전성이 높아졌다. 앞좌석과 뒷자리는 충격이 각각 다르게 흡수되도록 설계했고 차체 옆면에 방사형 임팩트 바를 달았다. 최고급 모델인 SLE에는 사이드 에어백을 기본으로 달아 준다. 엔진은 6기통 3.0ℓ200마력과 4기통 2.2ℓ135마력이 있다. 2.2ℓ의 엔진 블록에는 주물을 썼지만 3.0ℓ엔진에는 블록과 캠 헤드를 모두 알루미늄 합금으로 처리했다. 시승한 V6 3.0은 5천200rpm에서 200마력의 최고출력, 4천400rpm에서 29.6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7천500마일마다 엔진 오일과 필터를 교환하게 만들어 일반 차들의 3천∼5천 마일 수준을 훨씬 능가하지만 튠업은 매 3만 마일마다 하도록 되어 있어 10만 마일이 일반화된 현대의 메커니즘과는 차이가 있다.1위인 도요다 캠리, 판매량 더욱 늘 듯 시승하러 가는 사이 시승차 팔려 버려 솔라라는 도요다 디비전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제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팀을 달아 색다르게 느껴진다. 200W의 출력에 8스피커 시스팀을 갖춰 도요다 모델 가운데 최고의 음질을 자랑한다. 또 최고급 모델인 SLE에는 엔진이 움직이지 않게 하는 기능을 갖춘 이모빌라이저(immobilizer)가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는 모두 1천560만 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12년만의 최고기록이고 자동차역사상 3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픽업트럭을 제외하면 도요다 캠리가 판매 1위다. 캠리를 새롭게 꾸민 솔라라까지 등장했으니 99년에는 캠리 시리즈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 같다. 그 징후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LA 부근의 모든 도요다 딜러에서 솔라라는 배정되기가 무섭게 매진사태를 빚고 있다. 이번 시승은 LA 코리아타운 VIP 자동차의 안영현 사장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샌 버나디노에 있는 도요다 딜러와 시승이 약속되어 있었다. 샌 버나디노는 LA 다운타운에서 프리웨이 10호를 동쪽으로 달려 1시간쯤 걸리는 거리다. 딜러는 라스베이거스로 갈라지는 프리웨이 15호와 교차되는 인터체인지에서 남쪽으로 휘어져 첫 번째 출구에 있어 쉽게 찾았다. 솔라라를 탄다는 기쁨에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단숨에 달려왔지만, 이게 웬일인가? 시승하기로 했던 단 한 대의 솔라라가 필자가 달려오고 있는 동안 팔려 버렸다는 것이다. 왕복 2시간, 거리로 120마일을 허비하고는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안사장이 다시 LA 다운타운 컨벤션센터 북쪽에 자리한 `센트럴 도요다`를 소개해주어 가까스로 성사되었다. 그러나 시승차를 받으러 가니 몇 시간 후 주인이 차를 찾아갈 참이어서 단 50분만 시승할 수 있다고 한다. 시승과 사진촬영을 50분 안에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마침 딜러 바로 옆에 프리웨이가 있어 번잡한 거리를 피해 차를 타볼 수 있었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거니 비단결 같은 엔진음이 렉서스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엔진의 소음에서도 느꼈지만 달리기 시작하자 렉서스 ES300과 버금가는 주행감각과 주행성능을 보였다. 달리기는 부드럽지만 순간가속력이 좀 무딘 느낌이다. 달리는 중간에 계기판을 보니 2천500rpm이 넘었는데도 속도는 시속 56km를 겨우 넘고 있었다. 차선바꾸기와 교차로 회전에서의 스티어링 감각은 부드럽지만 선회할 때의 움직임이 조금 둔탁하다. 휠 베이스가 긴 탓도 있겠고, 스포츠카의 기동성을 바라는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이기도 했다. 프리웨이에서의 가속성능은 생각보다 민첩하지 않았지만 가속 응답성은 명쾌했다. 가속 소음이 생각보다 큰 것은 좀 실망스러웠다. 캠리 솔라라는 심플하면서 날렵하고, 스포티하면서 풀 사이즈 승용차 분위기를 갖고 있다. 또 차의 성능은 유럽 수입차들과 맞먹을 정도면서 값은 그 절반이다. 미국에서 중형 쿠페, 한국에서는 대형 쿠페에 해당하는 솔라라는 확실히 매력 있는 차다. 어큐라 CL, 혼다 어코드 2도어, 세브링 등 경쟁차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성능과 승차감이다. 일반적으로 2도어차를 사는 사람들은 4도어 스타일에 문짝만 바꾼 모델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과거에 이런 시도를 했던 여러 차들이 판매에 실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처음 나온 어코드 2도어는 그런 인식을 바꾸기에 충분한 인기를 끌었다. 4도어 어코드와는 판이하게 다른 새 모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도요다가 캠리 시리즈의 2도어 쿠페 솔라라를 내놓은 데는 어코드처럼 4도어 이미지와 전혀 다르게 꾸며 2도어 고객들을 끌어 모으려는 의도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50대 이상 실버 커플들이 솔라라를 즐겨 찾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도요다 솔라라의 주요제원 크 기 길이×너비×높이 4826×1803×1397mm 휠베이스 2669.5mm 트래드 앞/뒤 1544/1521mm 무게 1447kg 승차정원 5명 엔 진 형식 V6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7.4×83.1mm 배기량 2995cc 압축비 10.5 최고출력 200마력/5200rpm 최대토크 29.6kg.m/44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4단 기어비①/②/③ 2.290/1.550/1.000 ④/⑤/ⓡ 0.730/-/2300 총종감속비 - 보디 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쿠페 스티어링 랙&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 뒤 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모두디스크 타이어 205/60R 16 성 능 최고시속 - 0→시속 100km가속 7.9초 시가지 주행연비 - 값 약3천만원
다른 차원으로 변신한 패밀리카 준중형차 값으로 고급차의.. 1999-03-24
 ​다른 차원으로 변신한 패밀리카 준중형차 값으로 고급차의 품질을 즐긴다​​​대우는 요사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빅딜의 일환으로 자동차공업도 구조조정을 강요받고 있지만 대우측의 삼성자동차 인수문제도 거의 가닥이 잡히고 있다. 쌍용도 합병한지라 명실공히 현대와 함께 한국 자동차산업의 쌍벽을 이루는 거두(巨頭)로 거듭나고 있다. 대우는 특히 경차에 일찍부터 관심을 보여 티코로 한국시장을 잡은 뒤 마티즈의 성공으로 한때 총매출대수에서 현대를 누르고 제1위를 자랑했던 일도 있었다.   4년만에 대우차 시승할 기회 얻어 쭉 뻗은 외형, 널찍한 실내에 놀라 나도 티코가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자동차생활사가 기증해준 것을 8년째 굴리고 있는데 놀랍게도 아직 고장이 한 번도 나지 않고 있다. 와이퍼와 배터리, 그리고 타이어를 두 번씩 바꾼 것 밖에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으니까 정말로 대단한 티코가 아닐 수 없다.나는 이 차를 끌고 국회에도 가고 큰 호텔 현관 앞에도 간다. 부산, 강릉처럼 긴 여행에도 이 차를 이용한다. 민첩한 기동성, 주차, 연비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점이 없어 친구에게도 많이 권했고 ‘경차를 탑시다’라는 TV 캠페인에도 티코를 끌고 3~4차례 출연했다.​페인트칠이 낡아 작년에(이 차의 시세는 지금 20~30만원도 안하겠지만) 60만원을 던져 새로 칠했을 정도로 나는 티코를 사랑한다. 티코 홍보를 위해 8년을 노력한 대공신(?)이기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대우에서 차 한 대쯤 줍디까?” 하는 말을 여러 번 듣지만 나는 티코의 후속차인 마티즈의 신차발표회에도 초대받지 못하는 대우(待遇)를 대우(大宇)로부터 받았으니, 이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티코와의 인연과는 달리 대우차는 시승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았다. 94년 아카디아와 95년 달라진 티코의 시승기를 쓴 뒤 4년만에 다시 대우차를 타게 되었으니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 차의 이름은 누비라Ⅱ, 오랜만에 대우차를 타고 도로를 누비라는 뜻인 것 같다. 누비라니까 누벼볼 수밖에 없어 차가 오기를 기다렸다.​​​​누비라를 기아 세피아, 현대 아반떼급의 준중형차, 대학생이나 대학을 갓나온 사회인, 젊은 주부들이 타는 차로 알고 있던 나는 연구소 건물 앞으로 온 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차는 내가 생각하고 있던 누비라가 아니었다. 시원하게 커진 헤드라이트며 쭉 뻗은 차체 뒤에 달린 테일 라이트가 눈부시게 커보였다. 차 전체의 폭과 길이도 아주 커진 인상이다. 대우 특유의 앞그릴 크롬도금이 이 누비라Ⅱ에게는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와, 이것이 누비라야? 이전의 누비라하고는 완전히 다른걸” 하는 말이 내 입에서 튀어 나왔다. 언뜻 보기에는 이 차보다 한 급 위인 레간자와 혼동할 정도로 차체 크기와 앞 뒤 라이트 디자인이 비슷하다.​차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앉는 순간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실내공간이 대단히 넓다. 현대 아반떼나 기아 세피아Ⅱ보다 넓이가 5cm 가량 크고 높이도 아반떼보다 3cm나 더 높단 말이다. 실내공간에서는 길이보다 폭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차폭이 5cm나 넓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좌석을 옆으로 넓게 잡을 수 있어 널찍한 인상을 준다. 그러고 보니 이 차는 패밀리카로도 적당하다. 좌석이 넓고 높이도 충분하니 가족을 거느리고 여행하는 데도 불편함이 없으리라.​​​​운전자를 배려한 레이아웃 돋보이고 경제적인 운전 돕는 이코노존 달아 운전자에게 세심한 배려는 여러 면에서 베풀어져 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자신의 체구와 운전자세에 꼭 맞게 좌석을 조절하는 것은 필수다. 그러나 고급차 외에는, 특히 중소형차의 경우는 그저 좌석과 등받이를 앞 뒤로 조정하는 기능밖에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누비라Ⅱ에는 좌석의 높이를 그것도 앞 뒤쪽을 따로 오르내리게 하는 듀얼식 조절장치가 달려 있다.그것만이 아니다. 스티어링 휠은 파워일 뿐 아니라 좀더 완벽한 운전자의 편의를 위해 5단계로 조절되는 틸팅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이것도 고급차에만 제공되는 장치다. 게다가 내부를 보면 인테리어 디자인이 참으로 잘 되어 있다. 운전자의 왼팔이 편안하게 놓여질 수 있게 암레스트가 딴 차보다 잘 되어 있고, 센터 콘솔은 우드 그레인으로 감싸 베이지색 실내와 조화를 이루면서 고급스럽다.​​​​운전석 앞의 계기판은 한눈에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정돈되었고, 특히 타코미터의 1천500∼2천500rpm 구간을 녹색으로 칠해(이코노존) 이 구간에서 차를 굴리면 연료절감은 물론 자동차에 무리가 안가는 쾌적한 속도로 달릴 수 있다고 알려준다. 사소하지만 좋은 착안이다.​시동을 걸었다. 아주 미끄럽게 나간다. 백미러를 통해 보는 뒤쪽 시야도 넓어 좋다. 누비라Ⅱ에 쓴 전자식 ZF변속기는 독일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하는데 외형상으로는 제법 고성능장치 같았다.​특히 이 변속기에는 기어 변속을 강제로 늦춰 단번에 힘을 내게 하는 파워 모드가 있어 도로사정에 맞춰 아주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이 ZF변속기가 이른바 ‘파워노믹스(Power+Economy)엔진’이라는 대우가 개발한 고성능 엔진에 접속되어 엔진의 파워를 조화롭게 미션으로 전달한단다.​​​​파워노믹스 엔진에 대해서는 약간 더 설명이 필요하다. 현대가 개발한 자랑거리 엔진이 린번 엔진인데, 이 린번 엔진은 연비를 좋게 하기 위해 출력을 희생시켰고 린번기능도 일정한 구간에서만 발휘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파워노믹스는 가변흡기 시스팀으로 흡기관의 길이를 높은 rpm에서는 짧게, 낮은 rpm에서는 길게 해 공기를 안정되게 흡입시켜 고른 출력을 내게 한다.그뿐 아니라 녹 센서(knock sensor)를 엔진블럭에 더해 노킹을 방지하므로 이상폭발 없이 출력이 유지된다. 연비면에서도 EGR(Exhaust Gas Recirculation, 배기개스 재순환장치) 밸브를 달아 휘발유 소모를 줄인다.  고른 출력 내는 파워노믹스 엔진 가속시간 많이 걸리는 것이 단점 저속에서의 주행감각은 아주 좋다. 핸들의 굵기도 이 차의 성격에 맞는 것 같다. 약간 굵게 만들어져 있는데 고속으로 달릴 때도 놓칠 염려가 없어 좋다.올림픽도로를 거쳐 자유로로 빠져 보기로 했다. 그런데 올림픽도로로 진입하면서 가속하려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으나 엔진이 제대로 호응해 주질 않는다. 다시 말해 순발력이 약간 부족한 것 같다. 하기야 1천500㏄급 차에 남자 세 사람이 탔으니 힘은 들겠지만 약간 답답하다는 인상이다. 타코미터의 회전수는 올라갔는데 그것에 맞는 속도는 빨리 얻을 수가 없단 말이다.    
99년형 카니발 - 새로운 자동차 생활의 첨병 1999-02-23
기아자동차회사는 김선홍(金善弘)이라는 한 사람의 손에 의해 일으켜졌고, 그의 손에 의해 망해 버렸다. 그는 재벌이나 세습의 배경 없이 당시로서는 유일한 기술자 출신 전문 기업인으로서, 기아를 미국의 크라이슬러사가 한때 자랑했던 품질의 우월성과 비견할 만한 평가를 받게 하는 데 성공했었다. `믿을 수 있는 차`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았던 그는 특히 프라이드와 봉고를 만들어 큰 히트를 쳤으나 결국은 그도 역시 `믿을 수 없는 경영인`이 되어 문어발식 경영에 손을 대면서 기아제국이 몰락해 버린 것이었다. 그 실태의 책임으로 국가경제마저 어지럽게 했다 해서 지금 형류의 몸이 된 그의 심경은 어떠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었던 터인지라 `아차`하는 순간적인 판단착오가 이러한 결과를 몰고 온 것에 대해 무한히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2의 봉고신화 노린 기아의 회심작 현대로 흡수된 뒤 99년형 내놓아 현재 기아는 현대그룹에 편입되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명운이 언제 어떻게 바뀔런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서도 기아의 생산라인이 꾸준히 움직이며 여러 가지 우수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 중의 하나가 지난해 등장한 미니밴 카니발이다. 이 차는 내가 알기로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크라이슬러사의 캐러밴이란 차에 착안해 만들었기 때문에 이름도 비슷한 것을 택한 것 같다. 캐러밴은 몇 년 전 나도 시승기를 써서 <자동차 생활>에 실었었다. 미국에서 두 자식놈들의 이삿짐을 나르는 데 여러 번 도움을 주었던 캐러밴은 차체가 작으면서도 짐과 사람을 태울 공간이 컸고, 도어가 크고 출입문턱이 낮아 참으로 편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기아는 그 옛날, 다른 메이커들이 크라운, 포드 M20, 그라나다 등을 외국회사와 합작투자해 만들어 재미를 보고 있던 대형차 생산의 요람시절에 6기통짜리 푸조 604를 대량 수입했다가 팔리지 않아 파산직전까지 몰렸었다. 그러다 `봉고`라는, 그 당시로서는 이색적인 밴을 만들어 기사회생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기아는 이 새로운 형태의 밴으로 제2의 기사회생을 노렸으나 이미 때가 늦었다. 그것이 현대의 손으로 넘어가서 현대의 위상을 더욱 높이게 하는 꼴이 되었다니, 정말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카니발은 여전히 살아 있고 올해 신선한 모습으로 재등장하면서 더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나에게도 이 차의 시승기회가 주어져 오랜만에 <자동차생활>의 김회장과 함께 드라이브했다. 하루는 김회장이 전화로 문의해 왔다. `이번엔 무슨 차를 타십니까?” `기아의 카니발이야요.` `아니 그거 널찍해서 좋겠는데, 나도 한 자리 끼워줄 수 있겠습니까?” `오랜만에 김회장하고 드라이브하다니 내가 오히려 영광이지요.` 이렇게 해서 한 차를 둘이서 시승하게 되었다. 우리 앞에 나타난 카니발은 보디를 검은색으로 칠해 탄탄한 인상을 주었다. 지난 몇 년 동안 RV(Recreation Vehicle)라고 해서 묵직한 차체에 어마어마하게 생긴 범퍼와 바퀴를 달고 산과 들판 그리고 각종 도로망을 누비며, 어떤 때는 승용 오너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도로 망나니`를 잇는 차세대 다용도차라는 느낌이다.연예인, 레저 즐기는 사람한테 인기 싼타모, 스타렉스 제치고 1위 지켜 요새 IMF 한파를 슬기롭게 넘기는 듯하면서 한때 20%나 줄었던 교통량이 원상복귀해 도로가 다시 차로 꽉 막히기 시작했다. 특히 고속도로는 1차로에 푸른 줄을 긋고 체증이 심할 때는 7인승 이상의 밴과 버스만 다니게 하는 바람에, 공연시간에 쫓기는 연예인들이 이제는 고급 승용차 대신 밴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박세리 때문에 우리 나라에도 골프붐이 일어났는데, 밴을 타고 1차로를 달리는 골퍼들이 승차정원 6명이 넘지 않을 때는 골프백에다 모자를 씌워 사람처럼 위장해 다닌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든 밴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기아 카니발은 앞서 말한 크라이슬러 캐러밴을 진화시켰다기보다 일본의 혼다가 미국에서 현지생산하고 있는 `US 오딧세이`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지난해 카니발이 나오자마자 같은 또래의 국내 미니밴인 싼타모와 스타렉스 RV는 판매량이 30~60%나 줄었고, 명실공히 카니발이 미니밴시장의 1위 자리를 굳혔다. 특히 이번에 시승한 99년형 카니발은 주고객층을 30~50대로 늘려잡은 것이 특징이다. 다시 말해 운전뿐 아니라 승객의 안락도에 더욱 신경을 썼다는 뜻이다. 하기야 외형으로만 보자면 98년형과 99년형의 차이가 거의 드러나지 않고, 실내도 눈에 확 띄는 변화는 찾아볼 수 없다. 또한 98년형 카니발은 상업실용성에 중점을 두어 주로 자영업자들의 업무용이나 레저목적에 비중을 두었지만 99년형은 중소기업의 사장이나 대기업 부장, 또는 연예인들의 업무·출퇴근과 레저용으로 활용범위를 넓혔다. 다시 말해 새 카니발은 짐을 나르는 용도와 함께 사람을 실어나르는 데도 부족함이 없도록 승용차 감각을 강조한 차로 변신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암레스트 재질을 PVC에서 시트와 같은 직물로 바꾸었고, 바닥에 매트도 깔고, 연료주입구 잠금장치도 달고, 여기 저기에 간단한 탈부착식 재떨이와 조명등, 동전함을 추가했으며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어 간이 테이블로 쓸 수 있게 했다. 내가 오늘 타본 차는 2천 902cc 디젤 엔진을 얹은 고급형(파크) 모델이다. `자, 출발할까요.` 김회장한테 말을 건네고 시동을 걸었다. 디젤차 특유의 `괄괄`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아이들링을 하고 있으려니까 역시 휘발유 엔진보다는 시끄럽다. 이 차는 1, 2열 시트 중간에 조그마한 보조석을 한 개씩 만들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했다. 전체적으로는 9인승 같은 모양이다. 승용감각의 실내는 고급스럽고 편해 달릴수록 조용하고 힘찬 성능 과시 운전석에 앉으니 마치 어떤 호화로운 대형 승용차에 앉아 있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실내가 고급스럽다. 세련된 라운딩형의 계기판에는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반월 모양으로 크게 자리해 너무나도 보기가 쉽다. 변속기가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달려 있어서 오른손 놀림도 자연스럽고 대시보드가 고급 승용차에서 볼 수 있는 장미목 무늬로 감싸여 기분도 좋다. 이밖에 스티어링 휠도 가죽으로 덮여 있는데, 디자인이 고급 승용차형 그대로다. 김회장은 차 안에 들어앉자마자 실내의 좌석부터 도어트림까지 꼼꼼히 살펴보더니, “으와, 봉고 시절과는 다르게 정말로 눈부시게 발전했구먼” 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 차의 2열 시트는 180° 회전해 3열 시트와 마주보고 앉을 수 있다. 회의 때나 가족끼리 여행할 때 실내 분위기를 화목하게 해 줄 것이다. 한편 업무적인 목적에도 신경써 2, 3열 시트 모두를 운전석 뒤까지 밀어놓을 수 있는 센터 슬라이딩 레일을 갖추었다. 이 덕분에 간단하게 뒷문을 열고 깊이 1.2m까지 큰 짐을 실을 공간이 있다. 자, 실내장치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내고 본격적인 시승소감을 털어놓자. 먼저 우리는 자유로를 통해 임진각까지 가보기로 했다. 카니발은 국내 디젤차 중에서 가장 조용한 엔진이라고 하지만 역시 그냥 서 있을 때의 소음은 컸다. 타이밍 기어 대신에 벨트를 썼다는데 큰 효과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엔진블록 아래에 밸런스 샤프트를 달아 중고속으로 달릴 때는 소음이 정말로 크게 줄어들고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은 큰 특징이라 하겠다. 정지하고 있을 때 `괄괄`하던 소음은 차가 출발하면서 없어지고 시속 50km 이상으로 올라설 무렵이면 너무나도 가볍게 달린다. 달릴수록 휘발유 엔진처럼 조용해지면서 힘은 더욱 강해진다. 하기야 휘발유 엔진을 얹은 카니발은 2천497cc에다 최대토크가 22.5kg·m/4천rpm이지만, 디젤 엔진은 토크가 31.5kg·m/2천rpm으로 50%나 더 강하단 말이다. 운전석도 제법 높아서 달릴 때 다른 차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좋다.최고시속 170km로 안정되게 달리고 네바퀴 ABS로 브레이크 성능 높여 속도를 더 내 보았다. 시승날 자유로는 비교적 한산해서 끝까지 가속판을 밟을 기회가 많았다. 내가 알기로 스타렉스 RV는 최고시속이 135km밖에 안되는데, 카니발은 170km까지 나왔다. 좀더 긴 직선도로가 있으면 175km까지도 나올 것 같다. 그럼에도 땅에 달라붙는 접지력과 직진성이 아주 우수해 하등의 불안감이 없다. 특히 방음장치가 아주 잘 되어 고속으로 달릴 때는 고급 승용차를 끄는 기분 그대로다. 기분좋게 달리면서 밖을 내다보는 여유가 생겼다. 눈 앞에는 넓게 북으로 뻗은 자유로…! “이대로 북으로 자유로이 갈 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좋겠어요.” 김회장은 혼자 푸념한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도 자유로의 주변풍경이 아름다운가 말이다. 이 차는 또한 컴퓨터가 변속시점을 자동조절해 적절한 시기에 조용하게 변속하면서도 수동기어 수준의 힘찬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그리고 도로, 지형에 따라 3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코노` 모드는 보통 때 일반도로에서 쓰고 `파워`는 오르막이나 거친 도로 또는 파워풀한 고속주행을 원할 때, `홀드`는 눈길이나 빗길 같은 미끄러운 노면에서 출발할 때나 엔진 브레이크를 걸 때 쓰게 되어 있다. 특히 마지막의 홀드 모드는 초보운전자에게 크나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니발은 전체적인 스타일 설계도 아주 뛰어나다. 공기저항계수가 승용차 수준 이상의 0.32나 된다고 하니 놀랍기 짝이 없다. 그래서 고속으로 달릴 때 엔진소리나 차 바퀴가 땅을 긁은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 것이란 말인가. 승차감도 우수하다. 거친 길을 갈 때도, 급커브를 고속으로 돌 때도 중심이 잘 잡혀 있으며 진동이 적다. 이것도 역시 고급 승용차에만 다는 맥퍼슨 스트럿 방식의 앞 서스펜션을 썼기 때문이다. 뒷바퀴에는 차의 하중을 적절하게 분산시키면서 노면충격을 잘 흡수하는 5링크 코일 서스펜션을 달았다. 게다가 앞, 뒤 바퀴에는 고강성 스테빌라이저를 달아 급커브와 험로 주행 때의 기울림,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최대한 수평으로 잡게 했고 개스식 쇼크 업소버로 안정감을 높여 안락한 승차감을 만들었다. 차는 잘 달림과 동시에 잘 멈추기도 해야 한다. 카니발은 앞바퀴에 방열효과가 좋고 밀리지 않는 V디스크 브레이크, 뒷바퀴에 대형 드럼 브레이크를 달았고 네바퀴 ABS로 미끄러운 비와 눈길 운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브레크 시스팀의 조화는 직접 발로 밟아 보지 않고는 실감이 나지 않는 법이다. 이 차는 호흡하듯이 발의 압력과 브레이크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의 압력과 차가 멎는 감각이 절묘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다. 신나게 달리다 보니 판문점에 다 왔다. 지난번에 소들이 북쪽으로 넘어간 다리는 아직도 일반인에게는 개방되지 않아 김회장하고 그 앞까지만 갔다가 되돌아왔다. 소는 넘어가도 사람은 건널 수 없는 다리. `이 다리를 자유롭게 건널 날이 언제나 올까`생각하면서 등을 돌렸다. 새로운 자동차 생활의 문을 여는 이 승용차와 업무 겸용 미니밴은 IMF시대에만 유행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시민생활을 위해 좀더 광범위하게 보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카니발을 사랑한다.  99년형 기아 카니발 디젤 파크의 주요제원 크 기 길이×너비×높이 4890×1895×1730mm 휠베이스 2910mm 트래드 앞/뒤 1635/1600mm 무게 1835kg 승차정원 9명 엔 진 형식 직렬 4기통 DOHC 디젤터보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7.1×98.0mm 배기량 2902cc 압축비 19.5 최고출력 135마력/6800rpm 최대토크 31.5kg.m/2000rpm 연료공급장치 기계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5ℓ 트랜스미션 형식 수동5단 기어비①/②/③ 3.390/1.950/1.300 ④/⑤/ⓡ 0.940/0.750/3.420 총종감속비 - 보디 와 섀시 보디형식 미니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 스트럿 서스펜션 뒤 5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 타이어 215/65R 15 성 능 최고시속 175km 0→시속 100km가속 19.5초 시가지 주행연비 20.8km/ℓ 값 1천6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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