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BMW 뉴 525i 혁신을 넘어 새로운 차원을 보여.. 2004-01-12
BMW와 벤츠는 영원한 라이벌 관계에 있는 자동차업계의 정상급 차종이다. 그래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언젠가는 BMW 또는 벤츠를 ……’이란 목표를 세우고 주머니 사정이 얄팍한 사람들은 열심히 돈을 모으려고 한다. 벤츠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사회적 성공을 과시하려는 사람들이 선호하고 BMW는 직접 자동차 운전의 감격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들이 타려고 하는 차라고나 할까. 덩치가 커져 뉴 7시리즈를 보는 듯해 인스트루먼트 패널·센터콘솔 간소화 그리고 보니 BMW측은 오너 드라이버의 요구에 맞추려고 노력해 왔다. 딴 모델도 있지만, 승용차는 3, 5 및 7시리즈로 나눠 3시리즈는 젊은이가 좋아하는 스포츠카다운 것으로 만들고, 5시리즈는 좀더 고성능을 요구하는 전문직업인들을 위해 설계한 차다. 그리고 7시리즈는 벤츠의 고급차에 대항하여 내놓은 여유와 품위를 더한 달리는 ‘지상낙원’으로 제작된 차다. 그런데 7시리즈가 2002년에 엄청난 변신을 했다. 아마도 BMW 역사상 이러한 규모의 외모와 기술적인 변화는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때문일까, 나의 아파트 주차장에는 벤츠의 모습은 사라지고 BMW 7시리즈만 여러 대가 즐비하게 서 있게 되었다. 한 해가 지나자 이번에는 5시리즈가 ‘왕창’ 변모한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요사이 유행하는 ‘혁신’이라든가 ‘새시대의 기수’라는 말이 정말로 피부에 와 닿는다는 느낌을 아마도 이 신형 5시리즈를 보면 실감할 것이다. 눈앞에 나타난 뉴 525i를 보니 뉴 7시리즈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크기도 부피도 커져서 옛 모델을 상상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만큼 당당하다. 하기야 길이×넓이×높이를 보면 4천841×1천846×1천468mm이니 옛 모델 E39에 비하여 각각 66, 46 및 33mm나 확대되어 있고, 휠베이스도 2천888mm로 60mm 가까이 연장되었다. 5시리즈와 라이벌격인 벤츠 E클래스의 크기는 4천820×1천820×1천435mm이며 휠베이스는 2천855mm이니 BMW 뉴 5시리즈가 E클래스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것으로 BMW의 옛 모델이 약간 좁다는 불만, 특히 뒷좌석이라든가 트렁크 공간이 좁다는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었다. 그러나 한가지 줄어든 것이 있기는 하다. 차의 무게는 반대로 75kg나 가벼워진 것이다. 강철로 만든 차의 여러 부분을 알루미늄으로 대체시킨 효과인데 그만큼 연료 절약과 출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 틀림없다. 하기야 차를 직접 몰아 보니 그 감촉이 몸으로 느껴졌다. 우선 차의 외관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전조등 디자인이다. 차의 앞 양쪽에 눈썹이 달린 네 개의 헤드램프가 나열되어 있는 모습이 마치 호랑이가 무섭게 노려보는 듯한 인상이다. 여기서부터 펜더를 거쳐 도어부위를 평탄하게 지나, 뒤 트렁크에 이르면 우뚝 솟은 트렁크 양쪽에 테일라이트가 멋들어지게 달려 있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이전 모델보다 시원스럽게 잡혀 있다. 차의 앞그릴과 전조등의 절묘한 조화도 가상하지만 아주 공격적인 분위기가 차의 힘찬 성능을 정지한 상태에서도 미리 알려준다. 실내로 들어가 본다. 틀림없이 실내공간도 넓어졌다. 60mm나 더 길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앞서 말한 뒷좌석의 레그 스페이스가 넓어졌고 옆 방향의 여유도 머리 위의 공간도 충분하다. 또 하나 내가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센터콘솔의 간소화다. 옛 모델은 많은 계기판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운전석에 앉으면 그야말로 항공기 조종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눈앞과 옆에 즐비한 각종 계기의 조작용 꼭지와 다이얼들이 장관을 이뤘지만, 이 뉴 5시리즈에는 거의 모두 사라져 없어졌다. 이것은 바로 변속기어 뒤에 달려 있는 만능의 i드라이브(iDrive) 장치 덕분이다. i드라이브는 2002년에 처음으로 7시리즈에 달려 등장했을 때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혁신적인 장치였고 드디어 뉴 5시리즈에도 부착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얹은 i드라이브는 이전보다 더 개량된 것이다. 가장 큰 차이는 i드라이브 장치 뒤에 메뉴 버튼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이것만 누르면 어떠한 조작과정 중에서도 즉각 원상태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또한 i드라이브를 돌리고, 누르고 또 슬라이드시키는 조작과정에서 슬라이드는 7시리즈의 경우 8방향으로 하게 되어 있던 것이 뉴 5시리즈는 동서남북 4방향으로 간소화되었다. 즉 슬라이드 조작을 내비게이션, 공기조절, 오디오 및 전화의 네 기능에만 대응시켜 나같이 머리가 나쁜 사람도 쉽게 다룰 수 있게 개량했다. 한 가지 난점은 남아 있는데, 라디오 방송 선국 같은 것은 이 차의 매뉴얼을 잘 읽어야만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한 스위치는 독립시켜 놓았다는 것도 한편으로는 불편하다. 예를 들어 오디오의 메인 스위치는 아무런 표식도 없이 검게 달려있다. 이 존재를 알지 못하고는 제 아무리 i드라이브를 돌려도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지난 5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 전해 브레이크의 제동력과 페달의 감촉도 최고 자, 차를 굴려보자. BMW 뉴 525i는 직렬 6기통 2천494cc 엔진을 얹고 있으며 최고출력 141마력에다 최대토크 24.5kg·m이란 탁월한 성능을 갖고 있다. 0→시속 100km 가속 8.7초, 최고시속은 233km이다. 이 정도의 예비지식을 갖고 차를 끌고 나갔다. 그런데 이 차는 스티어링이 딴 차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스티어링에 자유도가 거의 없이 탄탄하게 조여놨기 때문에 길에 나서기 위해 핸들을 꺾으면 눈앞 차의 코가 재빨리 같이 움직인다. 다시 말해 핸들과 차체의 연동감이 아주 밀착되어 있어서 이 차를 운전하려면 큰 차가 아닌 소형차를 몰고 있는 감각이란 말이다. 운전자와 차체가 그야말로 일체가 된 기분에다가 조작반응이 빨라 자전거를 운전하고 있는 착각마저 든다. 그러나 차는 편안하게 곧바로 운전자가 요구하는 대로 달리고 가속하고 틀림없이 멈춘다. 한번 자유로의 앞길이 뚫려서 마음껏 가속페달을 밟았더니 시속 100, 150, 200km 가까이까지 순식간에 속도가 올라간다. 요동도 없고 엔진 소리도 없다. 이것이 바로 BMW의 진면목이 아니겠는가. 고성능차의 대명사인 BMW, 특히 이 뉴 5시리즈를 타는 쾌감은 과거의 5시리즈와는 또 차원이 다르다. 이번에는 코너링 시험을 많이 해봤다. 이 차가 달고 있는 225/55 R16 크기의 타이어 성능을 여지없이 끌어내는 더블조인트 스트럿과 멀티 링크식 서스펜션, 다이내믹 드라이브 장치가 잘 부합되어 노상에서 속도가 지나치거나, 고의적으로 자세가 흔들리도록 조작해도 미끄러지는 소리 하나 없이 땅을 꽉 붙잡고 핸들을 꺾는 만큼의 각도로 움직인다. 강력한 옆쪽으로의 원심력은 느낄 수 있지만 롤링이 거의 없고, 마치 경주차와도 같이 코너링을 해낸다. 이 차의 DSC(Dynamic Stability Control)가 교묘하게 개입해 주는 덕분이다. 앞뒤 바퀴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를 갖춘 데다가 알루미늄 캘리퍼가 달려있는 브레이크의 제동력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의 반응감촉도 최고다. 그러니 어떤 경우에도 믿을 만한 성능을 갖춘 셈이다. 뉴 5시리즈에는 또 브레이크 패드의 마멸상태를 감시하는 센서까지 달려 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E60형 뉴 5시리즈는 BMW의 기함인 7시리즈를 능가하는 새로운 기능을 만재하고 있어서 BMW 5시리즈 매니아들을 더욱 열광시켜줄 뿐 아니라 틀림없이 이 해의 베스트셀러가 될 것으로 믿는다. 나의 여식은 지난해 여름에 구형인 525i를 구입했고, 나 자신은 아직도 새차같이 달리는 1994년형 740iL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않다면 이 차를 사고 싶다는 충동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Z BMW 뉴525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841×1846×1468 휠베이스(mm) 2883 트레드(mm)(앞/뒤) 1558/1582 무게(kg) 150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6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192/6000 최대토크(kg·m/rpm) 24.5/35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494 보어×스트로크(mm) 89.9×84.0 압축비 10.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0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225/5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392/2.408/1.4861.000/0.830/3.100 최종감속비 3.026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33 0→시속 100km 가속(초) 8.7 연비(km/L) - Price 7,570만 원
마세라티 스파이더 명품 이미지에 숨은 야수의 달리기 2004-01-08
항상은 아니지만 전화벨이 울리면 긴장하게 된다. 거기에는 좋은 소식도 있지만 때로 나쁜 소식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세라티 스파이더를 시승해 보겠습니까?” 하는 전화를 받게 되면 이건 기분이 붕 떠 마치 구름 위로 올라가는 것 같다. 애써 흥분을 감추고 “물론, 가능하지요.” 하고 담담하게 말하지만 심장은 이미 빠르게 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쿠즈 코퍼레이션을 통해 페라리, 마세라티가 국내에 공식 수입되기 시작했지만 시승차는 전혀 준비되지 않는다고 선전포고를 해버렸기 때문에 일찌감치 기대감을 접었고, 그런 만큼 국내에서 판매된다는 현실감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이 전화를 받기 며칠 전 쿠즈가 보내온 보도자료는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권상우의 차로 마세라티 스파이더가 PPL 협찬된다는 내용이어서 속으로 은근히 샘이 나던 참이었다. 드디어 만남의 기회는 찾아왔다. 마세라티 전통과 페라리 기술 접목해 보디와 실내에서 흐르는 명품 이미지 이태리 명품 이미지가 가득한 마세라티는 대중적인 메이커는 아니다. 게다가 국내에는 더욱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생소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1914년 창업자 알피에리 마세라티가 이태리 볼로냐에 세운 자동차회사에서 출발하는 유서 깊은 스포츠카 메이커이다. 마세라티는 1920년대부터 자동차경주에서 활약해 명성을 높였다. 전설적인 카레이서 후안 마누엘 판지오는 54년 마세라티 250F를 타고 F1 세계 챔피언에 올랐고 57년에는 두 번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66년에 등장한 기블리는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디자인한 작품으로 람보르기니 미우라와 함께 속도경쟁을 벌이며 마세라티라는 이름을 전세계에 알렸다(기블리는 현재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교통박물관에도 전시되어 있다). 이후 오일쇼크에 의한 경영악화로 75년에는 이태리 카로체리아 데토마소가 새로운 주인이 되었고, 93년에는 다시 이태리 최대의 자동차회사 피아트 그룹으로 넘어갔다. 이어 97년 7월 1일, 피아트 산하 페라리가 마세라티의 경영을 책임지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마세라티 부활의 신호탄으로 99년 선보인 3200GT는 기블리를 만든 쥬지아로가 디자인을 맡고, 페라리의 기술이 더해지면서 한층 매력적인 차가 되었다. 하지만 페라리는 좀더 많은 변화를 원했고, 3200GT는 결국 ‘쿠페’라는 이름으로 변신하게 된다. 쿠페와 달리 스파이더는 개발 초기부터 페라리가 주도해 완전한 페라리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다르다. 6단 기어박스가 뒤에 놓인 트랜스 액슬 구조인 것도 3200GT와의 차이점. 덕분에 앞뒤 무게 배분이 53: 47로 이상형에 가까워졌다. 오픈 2시터 스파이더는 2+2 쿠페보다 휠베이스가 220mm 짧아져 더욱 컴팩트하고 다이내믹한 느낌을 준다. 스타일은 역시 쥬지아로가 맡았고, 25초만에 개폐되는 전동 소프트톱을 얹었다. 변속기는 쿠페와 같은 수동 6단과 F1 타입 시프트 레버를 갖춘 6단 세미 AT(캄비오코르사) 두 가지를 갖추었다. 스파이더는 격자형 그릴 등 마세라티의 고전적인 스타일을 잇고 있지만 뒷모습은 조금 평범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과연 마세라티라고 할 만큼 화려하고 우아한 분위기. 실내는 온통 가죽으로 꾸몄고, 인스트루먼트 패널도 부드러운 가죽에 덮여있다. 고급 손목시계를 떠올리게 하는 속도계와 타코미터 등 아날로그 계기와 센터페시아 상단의 끝이 뾰쪽한 시계조차 장인의 손길로 다듬은 명품 이미지가 충만하다. 이러한 인테리어 구성은 독일차와는 완전히 다르고, 재규어 등의 고급 영국차와도 다른, 마세라티만의 고유 특징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또한 5.2인치 모니터를 단 정보센터를 통해 주행정보 및 자동 실내온도 제어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전화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많이 팔리는 차가 아니기 때문인데, 세단 모델인 콰트로 포르테가 수입되면 국내용 내비게이션을 달 계획이라고 한다. 8웨이 전동 시트와 틸트 & 텔레스코픽 기능의 스티어링 휠을 갖춰 누구나 쉽게 운전자세를 잡을 수 있겠다. 시트는 머리받침 일체형. 상체를 받쳐주는 서포트성이 무척 좋은데 좌면 길이가 좀 긴 편이다. 그 뒤에는 전복 때의 안전을 위해 아치형 롤 바가 달린다. 시트 등받이 뒤편 격벽에는 신축성 있는 소재로 만든 맵 포켓을 달았다. 고성능 스포츠카이면서 실용성을 배려한 부분이다. 트렁크 열림 버튼은 동반석 글로브 박스 안에 있다. 오픈 상태로 잠시 차를 세워놓을 때 글로브 박스를 잠그고 내리면 안심할 수 있겠다. 소프트톱 수납공간을 감안하면 300X 규모의 트렁크는 꽤 큰 편이다. 카탈로그에는 2개의 골프 백을 넣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하나 이상은 어려워 보인다. 구조상 트렁크 높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스페어 타이어는 임시용으로 얇은 타이어를 갖추었고, 렌치가 든 공구 케이스도 준비되어 있다. 터보보다 강력한 V8 자연흡기의 가속 섬세한 핸들링과 기대 이상의 승차감 시승차는 하늘색 보디의 6단 세미 AT 캄비오코르사가 준비되었다. 엔진은 뱅크각 90도의 정통파 V8. 마세라티 전통의 트윈터보를 버리는 대신 배기량을 4.2X 로 키우고 가변형 밸브 타이밍 기구를 더해 최고출력 385마력을 낸다. 최고시속 285km, 0→시속 100km 가속은 4.8초만에 끝낸다. 엔진 윤활방식은 드라이 섬프(dry sump) 타입. 가·감속이나 선회 때 오일의 쏠림에 따른 사고가 없으므로 레이스용 고성능 엔진에 사용되는 시스템이다. 시동키를 돌리면 마치 석유난로에 성냥불을 그어 붙이듯 V8 4.2X가 휘발유를 태우면서 눈을 뜬다. 순간 사나운 야수와 같은 V8 사운드에 휩싸이는 느낌이 강렬하다. 그런데 플로어 위에는 통상의 기어 레버가 없다. 다만 T자형의 작은 레버로 후진을 선택할 수 있을 뿐. 스티어링 휠 뒤에 시프트 패들이 있는데, 오른쪽은 기어 업, 왼쪽은 다운용이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채 손가락으로 살짝 위로 쳐주기만 하면 기어를 바꿀 수 있다. 스티어링 오른쪽의 패들을 앞으로 당기면, 가벼운 쇼크와 함께 1단에 들어간다. 액셀러레이터에 가볍게 발을 디디면 수동 기어차의 반 클러치를 사용하는 감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레이스에 나선 기분으로 오른쪽 패들을 당겨 가면 된다. 업 시프트는 순간에 이루어지고, 패들의 조작감도 좋다. 다운 시프트는 업 시프트보다 훨씬 능숙하게 다뤄진다. 상당히 스포티한 느낌이다. 스파이더 캄비오코르사는 트랜스미션 이외에 수동 기어 모델과 차이는 없다. 이태리어로 ‘레이싱 기어박스’를 의미하는 시퀀셜 트랜스미션 캄비오코르사는 페라리 360 모데나 F1에 얹히는 것과 기본 구조는 같다. 그리고 주행 상태에 맞추어 노멀, 스포츠, 오토, 로 그립의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는 노멀보다 패들 조작 때의 기어 체인지가 재빠르게 이루어지고, 오토는 시프트 조작이 필요 없는 모드. 로 그립은 눈이나 빙판길 등에서 필요한 오토매틱 모드다. 각 모드로의 전환은 센터 콘솔의 버튼을 누를 뿐이어서 간편하다. 한편 오토 모드를 사용하다보면 자동 기어차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지만 기본적으로는 수동 기어 모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토 모드에서도 약간 경사진 곳에서 출발하면 차가 뒤로 밀리는 것이다. 핸들링은 상당히 섬세하다. 코너에서 마음먹고 노린 라인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스티어링이 조금 가볍고, 약간의 오버스티어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가속력과 고속 달리기. 강력한 자연흡기 V8의 로켓과 같은 추진력은 터보와는 사뭇 다른 롤러코스터의 쾌감을 전해준다. 그 폭발력은 트윈터보보다 빠르고 매끈한 느낌이다. 오픈 에어링도 좋다. 그런데 시트 열선이 옵션 품목에 빠져 있다는 점은 다소 의외였다. 따라서 엉덩이를 따뜻하게 데우며 찬바람을 즐기는 겨울철 오픈 에어링에는 무리가 따른다. 한편으로 승차감은 기대 이상이다. 전자제어 스카이 훅 서스펜션은, 노면 상황으로부터 댐퍼의 감쇠력을 순간적으로 조정해 보디를 평형상태로 유지하려고 애쓴다. 단단한 차체와 더불어 네 바퀴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기본적으로 좋은 승차감을 뒷받침한다. 마세라티 스파이더는 독특한 개성의 차다. 우아한 명품 이미지 속에 감춘 야수와 같은 달리기 성능의 매혹은 쉽게 헤어 나오기 힘들다. Z 마세라티 스파이더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303×1822×1305 휠베이스(mm) 2440 트레드(mm)(앞/뒤) 1525/1538 무게(kg) 1720 승차정원(명) 2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85/7000 최대토크(kg·m/rpm) 46.0/45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4244 보어×스트로크(mm) 92.0×80.0 압축비 11.1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84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235/40 ZR18, 265/35 Z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3.286/2.158/1.6091.269/1.034/0.848/2.563 최종감속비 3.73 변속기 수동6단(캄비오코르사) Performance 최고시속(km) 285 0→시속 100km 가속(초) 4.8 연비(km/L) 4.6 Price 1억8,700만 원
Peugeot 307CC ‘날개 단’ 인기 차로 프.. 2003-12-16
기자가 낯선 타국, 프랑스를 흠모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빛 바랜 도시 풍경 속을 종일 걷고 싶게 만드는 습하고 우울한 가을 날씨이고, 또 하나는 프랑스인 특유의 예술혼과 실용주의가 잘 녹아든 자동차 구경이다. 푸조와 시트로앵, 르노 등 프랑스 차들은 이상하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배척당해 메인 스트림으로의 등극이 어려운 상태지만, 세계 어느 나라 차보다도 분명한 자기 색깔을 지니고 있고 그렇기에 자국민들이 유난히 아끼며 탄다. 그 중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브랜드가 단연 푸조. 국내 공식 수입업체인 한불자동차가 프랑스 현지로 초청한 푸조 307CC 기자 시승회는 프랑스와 프랑스 차의 멋, 홈그라운드에서 푸조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제 막 유럽 판매에 나선 307CC를 가을빛 완연한 남 프랑스에서 맘껏 몰아보았으니, 이제 더 이상 환상 품은 상사병이란 없다. 쿠페-카브리올레 시장 장악을 꿈꾸다 눈치 빠른 사람은 이름만 보고도 금방 눈치챘겠지만, 307CC는 지난해 ‘유럽 카 오브 더 이어’에 빛나는 푸조의 대표 소형차 307의 쿠페-카브리올레 버전이다. 206CC에 이은 푸조의 두 번째 쿠페-카브리올레 모델로 지난해 파리 오토살롱에서 3♡7CC 컨셉트카로 운을 뗀 뒤 올 봄 제네바에 양산형을 선보이고 가을이 다 되어서야 유럽 판매를 시작했다. 생산라인이 바빠 국내에 들어오려면 아직 두 계절을 더 나야 한다(빠르면 내년 봄, 늦으면 여름에 들어온다). 쿠페, 카브리올레, 혹은 쿠페-카브리올레 복합형을 포함한 유럽의 레저 비클 시장은 1995년 이후 매년 늘어나 지난해 말 유럽 전체 시장의 3.6%를 차지하는 53만 대 규모로 성장했다. 쿠페와 카브리올레의 두 가지 욕구를 만족시키는 복합 버전에 메이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 전동식 하드톱 사용의 원조 벤츠 SLK가 지붕 개폐 시스템을 개선하고 르노 메가느Ⅱ CC가 등장하는 등 시장이 점점 분주해지고 있다. 푸조가 307CC를 내놓은 것도 이런 시장 변화를 미리 읽어낸 결과. 인기작 307이 지닌 재능이나 4인승 카브리올레로서의 공간성, 무게 대 성능비 등을 고려할 때 206CC 이상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푸조는 시승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나올 407에는 CC 버전을 만들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유는 307CC가 이미 4인승으로 충분한 공간을 지녔고, 차체가 더 커질 경우 우아한 디자인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 기자들을 초청한 307CC 시승회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을 주무대로 펼쳐졌다. 파리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날아가 도착한 곳은 지중해 연안 도시 뚤롱. 지도로 보면 올리브 산지로 유명한 마르세유 동쪽, 바닷가 끄트머리에 붙어 있다. 여기서 다시 차를 타고 1시간 정도를 달려 생 막시망이라는 작은 마을에 짐을 풀고 다음날 시승을 위해 몸을 뉘었다. 옛날 수도원을 개조했다는 호텔은 돌 바닥을 깐 작은 방이 소박하고, 아침에 본 안뜰 풍경이 마치 공지영의 에서 본 듯 낯익다. 아침식사 후 간단한 브리핑을 마치고 나서니 호텔 안마당에 가지각색 307CC가 모여 있다. 해치백보다 길이 14cm가 늘어나고 높이 9cm가 낮아진 CC는 한결 날렵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지붕을 덮은 쿠페 스타일은 마치 동그란 반죽을 위에서 짓누르며 조심스레 다듬어낸 듯 완만한 굴곡의 덩어리진 보디라인이 탐스럽다. 고양이 눈을 번뜩이는 앞모습은 여전하고, CC만의 개성으로 다듬은 뒷모습이 볼수록 예술이다. 테일램프는 607 것에 바람을 잔뜩 불어넣은 듯 가운데가 한껏 부푼 타원형. 브레이크를 밟아 불이 들어오면 양쪽에서 빗살무늬 같은 사선 두 줄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끝부분을 작은 윙처럼 두툼하게 말아 올리며 마무리한 트렁크리드가 일품인데, 달릴 때 뒤에서 보면 빛 반사에 따라 선명해지는 테일 라인이 매력적이다. 엉덩이가 약간 살져 보이지만 트렁크룸을 넓히기 위함이라면 탓할 수 없다. 완전 자동 톱 얹은 손색없는 4인승 잔뜩 기울인 윈드실드 덕에 톱을 연 모습이 한결 늘씬하고 속도감 있어 보인다. 307CC의 전동 하드톱은 206CC를 손본 울리에즈가 아니라 벤츠 SLK 것을 만든 CTS가 개발한 개선된 시스템. 보디와의 연결 부위까지 원터치로 풀어내는 완전 자동으로 유리창 여닫히는 시간까지 더해 25초가 걸린다. 시속 10km 이하로 달릴 때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점도 다르다. 지붕과 트렁크 윗면이 분리되어 유연하게 이뤄내는 동작이 우아하며 조용한데, 150개의 전자 유압 펌프가 작동 소음을 줄이고 보이는 부분 외에도 트렁크 안쪽의 많은 장치들이 이에 협력하고 있다. 트렁크룸은 중간에 걸쳐진 스크린이 지붕 수납용과 순수 짐칸을 구분해 쿠페일 때 350X, 카브리올레일 때 204X의 공간을 내준다. 스크린이 걷어져 있으면 오픈 불가. 실내에서 가장 신경 쓴 곳은 뒷좌석이다. 2+2로 거의 모양만 갖춘 206CC와 달리 완전한 구실을 할 수 있게 배려했다. 뒤 오버행을 늘렸을 뿐 해치백의 휠베이스를 그대로 물려받고 차체 높이까지 낮춘 306CC는 공간에서 유리할 것이 없었다. 이를 해치백보다 낮은 시트 포지션, 특히 뒷좌석의 경우 엉덩이 부분을 깊숙이 판 시트 형상으로 커버했다. 엉덩이가 푹 파묻히는 꼴이라 앞좌석에 무릎이 부딪치는 것도 피할 수 있다. 시트 만들기에 능한 푸조라 낯선 자세로도 불편함은 거의 없고, 사이드 패널에는 암레스트까지 달렸다. 마치 완전한 4인승 공간을 앞세우는 BMW 3시리즈 컨버터블을 보는 것 같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가죽시트 등 고급스럽고 색깔 예쁜 내장재를 쓴 것 외에는 다른 307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4cm 낮은 운전석과 크롬 계기판, 알루미늄 페달과 기어 노브 등이 스포티한 기분을 부추길 뿐. 림이 조금 가늘면 좋을 것 같은 가죽 스티어링 휠은 엄지손가락 자리에 알루미늄 트림을 넣었다. 변속 패들이 아니라 그냥 장식용이다. 이런 자잘한 변화보다는 국내 수입차에서는 볼 수 없는 장비들이 눈길을 끈다. 대시보드 중앙에 달린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중요한 지역마다 꼼꼼한 안내문구와 지도 표기로 초행길 운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음성 안내도 아주 유용하다. 전복사고 때 위험이 큰 오픈카는 철저한 안전준비가 필수다. 307CC는 A필러와 루프 강성을 높이고 4개의 원도 및 뒤 스크린에 약 5mm 두께의 유리를 끼워 쿠페 상태의 안전성과 소음 차단에 힘쓴 한편, 뒷좌석 헤드레스트 안에 숨은 롤오버 바와 윈드실드 윗면에 특별 제작한 고강도 튜브를 끼웠다. 앞과 옆에 4개의 에어백을 준비하고 16~17인치 알로이 휠에 EBA 긴급 제동력 보조장치, ESP 전자식 주행안정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단 것도 믿음직하다. 시승차는 유럽에서 팔리는 세 가지. 2.0X DOHC 136마력 엔진에 각각 MT와 팁트로닉 AT를 얹은 모델과 이 엔진에 가변 밸브 기구(VVT-i)를 달아 177마력으로 높인 고급형 MT가 나왔다. 136마력은 모든 306 모델에 쓰이는 기본 엔진, 177마력은 올해 초 206RC에 얹혔다. 고출력형 더해 성능 업그레이드 하루종일 짜인 시승 일정은 생각 외로 빡빡하고, 왕복 거리가 420km나 되니 가혹하기까지 했다. 아침 일찍 호텔에서 출발해 로드북을 보며 열심히 달린 뒤 유명한 포도주 저장소 깨란(Cairanne’s cellar)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다른 길로 되돌아오는 코스인데, 프랑스 내 도로 규정 속도를 다 위반(?)하고도 정해진 시간에 도저히 도착할 수 없어 20여 대의 시승차가 떼로 지각을 해야 했다. 운전하는 사람이나 지도 보는 사람이나 시간에 쫓기고, 틈틈이 좋은 위치 찾아 사진촬영에 허덕인 통에 그 하루에 스쳐 지난 여정을 머릿속에 꼭꼭 담아두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그러나 그 바쁜 와중에도 307CC가 훑고 지난 남부 프랑스의 풍경들이 순서 없이 가슴에 쌓여 서울에 와서도 몇 날을 출렁거렸다. 깎아지른 절벽이 하늘까지 가로막는가 하면 저 앞의 산은 브로콜리처럼 다정다감하게도 생겼고, 옆에서 초록빛 계곡이 물결치는가 하면 느닷없이 밀레의 그림처럼 안개 자욱한 전원풍경이 나타났다 사라져갔다. 지독히도 멋진 풍광에 차 맛(?)을 잊을 뻔했던 위험천만한 시승. 그러나 307CC의 내공도 여간 아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바꾸고, 고속도로에서 좁은 들길로, 랠리 코스처럼 험준한 산길과 커브 큰 와인딩 로드로 노면이 바뀔 때마다 독소처럼 가슴을 찌르는 그 짜릿함이라니……. 해치백보다 150kg 무겁고 왜건형 SW보다는 오히려 50kg 가벼운 307CC에게 2.0X 136마력 기본 엔진은 그리 부족함 없는 상대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80km를 넘어서면 엔진이 터져나갈 듯하지만 이 차를 갖고 그런 짓을 할 일이 어디 있을까. 대부분의 운전자가 즐기는 150km 이하의 전 영역에서는 경쾌한 엔진 반응과 함께 날아갈 듯 재미난 운전을 할 수 있다. 밋밋한 고속도로가 아니라면 최대토크가 나오는 4천rpm대를 유지하며 와인딩을 파고드는 것이 이 차를 즐기는 요령. 힘차고 자신 있게 몰아댈수록 접지력이 더욱 끈끈해지고 브레이크도 확실하게 응답한다. 손에 착 달라붙는 기어 노브가 운전 재미를 더하는 5단 MT는 연결감이 아주 뛰어나다. 기자는 클러치 페달을 밟고 뗄 때 발 위쪽이 자꾸 걸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동승한 이는 3, 5단으로 넣을 때의 기어 작동감이 조금 어색하다니 운전자에 따라 불편한 점도 조금씩 달라지는모양이다. 그런 불편이나 수동 조작이 귀찮다면 손맛은 덜하지만 자동 4단 팁트로닉 모델이 최선의 선택. 국내 수입 예정인 이 기어는 ZF 제품으로 힘 전달력이 좋고 변속 충격도 없지만 자동 모드에서는 아무래도 답답함이 빨리 온다. 307CC의 엔진음은 일부러 걸러내지 않은 듯 조금 크지만 듣기 좋은 톤이다. 타코미터 바늘과 함께 힘차게 치고 올랐다가 잦아들곤 하는 엔진 소리는 VVT-i 모델에서 더욱 격정적이고 음색도 더 훌륭하다. 177마력의 고급형은 역시 순발력이 더 좋고, 특히 고속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최고시속 225km를 정말 넘기고 말 태세. 136마력형을 몰고도 웬만한 와인딩 로드는 뒤쫓을 수 있었으나 곧게 뻗은 직선로나 무섭게 높은 고갯길을 오를 때 체력의 차이가 금세 드러난다. 기본 엔진이 약골이어서가 아니라 VVT-i가 너무 과분해서다. 때로 넘치는 엔진 맛에 취하고 싶은 자, 유럽산 핫해치를 꿈꾸는 카 매니아라면 이 차를 노려볼 만하다. 그러나 MT 버전만 있어 국내에 수입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307의 정확하면서도 부드러운 핸들링 실력은 CC에서도 여전했다. 스포츠성이 부여된 쿠페-카브리올레 모델이지만 디자인만 달리 했을 뿐, 서스펜션은 해치백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그 때문에 같은 4인승의 BMW 325Ci나 벤츠 CLK 320 카브리올레처럼 노면과 치열하게 싸워대는 스포티함은 덜하지만 오히려 세단이나 해치백 등에 익숙한 보통 사람들의 운전 스타일에 편안하게 어울리고 오래 운전해도 불편함이 없다. 그렇다고 307 서스펜션이 국산 세단처럼 무르기나 한가. 해치백에서도 날개를 단 듯 역동적인 움직임이 눈부셨고 단단한 네 발로 와인딩을 감아 도는 맛이 기막혔다. CC는 뒤 오버행을 늘이고 전동 톱을 싣느라 테일 쪽 무게 부담이 커졌을 텐데 어떻게 균형을 이뤄냈는지, 좁은 골목과 급 코너가 많은 시내 및 지방도로에서 절정의 움직임을 뽐냈다. 마치 푸조 406으로 질주하던 영화 ‘택시’의 주인공이 된 느낌. 307CC와 함께 하루만에 400km 이상의 프랑스 국도 탐사를 마치고 나니, 푸조를 비롯한 유럽차들의 ‘핸들링 빚기’는 그저 그런 선택이 아닌, 그들 도로의 요구에 맞춰 절실하게 이뤄낸 의무사항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푸조 307CC의주요 제원 2.0 DOHC 2.0 VVT-i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347×1759×1424 ← 휠베이스(mm) 2605 ← 트레드 앞/뒤(mm) 1497/1506 ← 무게(kg) 1488 1490 승차정원(명) 4 ←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DOHC 직렬 4기통 DOHC VVT-i 굴림방식 앞바퀴 굴림 ← 보어×스트로크(mm) 85.0×88.0 ← 배기량(cc) 1997 ← 압축비 10.8 11.0 최고출력(마력/rpm) 136/6000 177/7000 최대토크(kg·m/rpm) 19.4/4100 20.6/475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60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수동 5단 기어비 ①/②/③ 2.720/1.500/1.000 2.920/1.870/1.360 ④/⑤/R 0.710/ㅡ/2.450 1.050/0.860/3.330 최종감속비 3.480 4.27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쿠페/카브리올레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바 ←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V디스크 ← 타이어 앞/뒤 모두 205/55 R16 모두 205/50 R17 성 능 최고시속(km) 204 225 0→시속 100km가속(초) 12.7 10 시가지 주행연비(km/ℓ) ㅡ ㅡ 값 ㅡ ㅡ
Peugeot 307SW 하늘을 이고 달리는 프랑스.. 2004-02-19
요즘 프랑스 자동차 메이커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독일 메이커들의 오랜 전성기를 위협하고 나선 프랑스의 대표주자는 푸조와 르노. 2001년 제네바 오토살롱을 통해 데뷔한 푸조 307은 지난해 유럽 카 오브 더 이어에 뽑혀 B세그먼트에서 폴크스바겐 골프의 최대 라이벌로 떠올랐다. 그 아랫급인 소형 해치백 206은 골프의 장기집권에 종지부를 찍고 지난해 유럽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푸조의 2가지 소형차가 절대강자 골프의 협공에 성공한 셈. 르노 역시 유럽 언론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메가느Ⅱ 등 디자인 책임자 파트릭 르퀘망이 주도하는 앞선 스타일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르노는 올해 제네바 오토살롱에 화제작 메가느Ⅱ CC를 내놓았다. 본거지인 유럽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바로 이 순간, 국내에서 푸조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디자인이나 성능 모두에서 절정기를 향해 치닫고 있는 메이커의 경쟁력은 당연히 최고조에 달해 있을 테니 말이다. 기세 등등한 푸조의 대표주자와 만나기로 한 날은 봄기운이 완연한 3월 중순 어느 날이었다. 스타일링에서 탄탄한 기초실력 엿보여 화창한 봄 햇살 아래 시승팀을 기다리고 있는 차는 푸조 307의 가지치기 모델인 307SW. 307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에 국내에서 보기 드문 소형 왜건이라는 점이 맞물린 덕인지, 엄청난 호기심이 일었다. 307SW의 차체 길이는 4천419mm로 현대 아반떼 XD 5도어보다 조금 짧은 정도인데, 왜건 타입인 데다 머릿속으로 막연하게 307 해치백을 그리고 있어서인지 괜히 커 보인다. 탄탄한 겉모습에서는 빈틈을 찾아볼 수 없다. 경지에 오른 유럽 소형차의 경쟁력이 엿보일 정도. 요즘 TV 방송중인 모 학습지 CF 카피를 빌려 ‘기탄(기초 탄탄한) 소형차’라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다. 소형 해치백을 베이스로 뒷부분을 길게 뽑아낸 왜건임에도 어색해 보이지 않는 스타일링의 비밀은 이 차를 빚은 영국 출신 디자이너 키스라이더에게 꼭 물어보고 싶다. 푸조의 새로운 패밀리룩으로 자리잡은 쐐기형 헤드램프는 여전히 앞 펜더 한쪽 귀퉁이를 파고들며 도발적인 인상을 그려낸다. 상대적으로 심심한 타입인 프론트 그릴은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 눈꼬리와 뜻밖의 조화를 이룬다. 가운데에 하나의 라인이 들어간 프론트 그릴과 속도감 있게 뻗어 있는 A필러 등 디테일은 이미 현대 클릭을 통해 눈에 익은 부분. 처음 만난 307SW의 얼굴이 괜히 낯익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 크지 않은 보네트는 운전석 헤드룸까지 올라간 커다란 윈드실드(앞 유리창) 때문에 더 작아 보인다. 뒤 도어까지 이어진 보디라인은 307 해치백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치 게이트 등 뒷모습은 극히 수수한 편. 짐을 부리기 쉽도록 양쪽 모서리로 바짝 내몰린 테일램프는 디자인보다 실용성을 앞세우는 왜건의 성격을 대변한다. 도어 사이즈는 충분한 수준이고 해치 게이트 역시 번호판 위쪽에 달린 작은 버튼만으로 손쉽게 열 수 있다. 307SW 익스테리어의 포인트는 지붕 면적 3분의 2를 덮고 있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차체 앞쪽에서 바라보면 마치 윈드실드가 지붕 저 너머로 계속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고정식 글라스 루프는 시원한 개방감을 주면서도 철제 루프 못지않은 안정감을 지니고 있다. RV 역할까지 소화하는 만능 인테리어 307SW의 조금 딱딱한 듯한 시트는 엉덩이를 넉넉하게 감싸고 등받이 역시 타이트하면서도 푸근하게 등허리를 든든히 받쳐준다. 이 정도면 시트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보인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달린 암레스트의 위치도 좋은 편. 이 정도 급의 소형차에는 직물시트가 제격이라고 생각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가죽시트 일색인 국내 수입모델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시트 포지션과 등받이 각도 조절 등은 모두 완전 수동식이라 유럽 소형차다운 맛이 느껴진다. 달리는 동안 머리 위로 펼쳐지는 풍경은 뒷좌석 승객의 몫이라는 뜻인지, 글라스 루프 덮개 조작 스위치가 센터콘솔 조금 뒤쪽에 치우쳐 있다. 3단계로 조작되는 글라스 루프 덮개 덕에 실내로 들어오는 햇빛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운전석은 마치 랠리카처럼 상당히 높은 편인데도 헤드룸이 넉넉하다. 대시보드 재질과 색상은 가볍지도, 너무 고급스럽지도 않고 3스포크 스티어링 휠 굵기와 사이즈는 적당하다. 이 차를 시승할 고객과 취재진을 위해 애프터마켓 제품인 AV 시스템을 따로 마련한 메이커의 성의는 고맙지만, 그 바람에 순정 오디오를 볼 수 없었다. 시승 내내 내비게이터를 켜놓고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307SW의 운전석 인테리어 디자인은 소형차의 표준을 보여주는 것 같다. 완벽주의가 숨어 있는 골프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면서도 흠잡을 데가 없는 것이 골프의 라이벌다운 면모다. 307SW 인테리어의 진면목은 2열과 그 뒤 3열 시트 등 뒤쪽에서 찾을 수 있다. 3인승인 2열 시트는 3개의 시트가 모두 독립식으로, 각각 더블폴딩하거나 아예 떼어낼 수도 있다. 307SW의 2열 가운데 시트는 최근 탔던 차들 중 가장 편했다. 2열 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3열 시트 승객들을 위한 간이 테이블이 만들어진다. 이 작은 차에 무슨 3열 시트냐고? 모르시는 말씀. 307SW는 이래봬도 7인승 RV다.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떼어내면 미니밴 부럽지 않은 짐칸이 펼쳐진다. 애들을 태우고 운전하는 아주머니도 옛날 여학교 시절 걸스카우트 활동을 떠올리며 마음대로 실내구조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시트를 떼고 붙이기 쉽다. 푸조가 크라이슬러 PT크루저의 영역까지 넘볼 줄은 미처 몰랐다. 트랙을 달리듯 정확한 움직임이 매력 지난해 호주에서 타본 푸조 206 해치백의 손맛은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다. 마치 경차를 보는 듯 조그만 차체와 달리 옆구리와 어깨까지 잡아주는 시트가 뜻밖이었고, 산 속의 좁은 와인딩 로드를 통통 튀듯 경쾌하게 달려나가는 성능은 운전석에 앉은 기자의 입을 헤벌어지게 만들었다. 하루종일 산 속을 돌아다니다가도 해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가는 양떼처럼 착착 맞아 들어가는 5단 기어의 작동감은 긴 스트로크에 대한 불만을 한 방에 날려보냈다. 307SW의 시트는 206을 떠올릴 정도로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한층 더 편하다. 5단 MT 대신 자리잡은 ZF 4단 팁트로닉 트랜스미션은 포르쉐를 통해 이름을 날린 바 있다. 시동을 걸자 보기와 달리 묵직한 엔진음이 귀를 울린다. 오감을 꿈틀거리게 하는 시동음을 들으며 액셀 페달을 밟자 차체가 천천히 움직인다. 예상보다 무거운 움직임. 연신 2천500~3천rpm까지 오르내리는 엔진회전수와 달리 시속 40~50km 이하의 저속구간에서는 계속해서 조금 느린 반응을 보인다. 2.0X DOHC 138마력 엔진은 예전 306 그대로인데 해치백만 하더라도 차체 무게가 100kg 이상 무거워졌으니 초기 가속반응이 더딜 수밖에 없는 일. 하지만 일단 가속이 붙으면 호주에서의 206에 이어 다시 한번 입이 딱 벌어지는 화려한 몸동작을 보여준다. 마음을 흔든 묵직한 시동음은 시속 100km를 넘어선 다음에도 여전히 은은한 중저음을 연주한다. 운전석에서 들으나 밖에서 들으나 잘 다듬어진 엔진음은 307SW의 운전재미를 더해주는 중요한 요소. 시속 180km에 도달해도 매끄럽게 치고 나가는 맛은 여전하고, 소형차로는 보기 드문 역동적인 움직임이 와인딩 로드와 고속 코너링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계속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를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채 시속 110km 정도로 달려도 차체는 마치 정해진 트랙을 따라가듯 정확하게 반응한다. 바짝 붙어 있는 액셀과 브레이크 페달 덕에 운전재미가 큰 반면, 액셀 페달을 통해 발바닥이 간지러울 정도로 고스란히 전해오는 진동은 좀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 꽁무니가 긴 왜건임에도 뒷부분이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아 와인딩 로드 주파성능으로 이름난 푸조의 명성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코너에 들어갈 때도 코너링 라인을 정확히 밟아나간다. 고속 코너링으로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는 순간 액셀 페달에서 살짝 발을 떼면 다시 오버스티어 성향으로 돌아서며 재빨리 코너를 파고든다. 초기에는 너무 부드러운 듯하다가 속도를 높여갈수록 딱딱해지는 서스펜션은 낯설다. 307SW는 출퇴근용으로 부담 없는 사이즈와 신나는 드라이브를 제공하는 성능, 휴가여행부터 이사까지 감당하는 짐칸 등 장점이 수두룩한 멀티 플레이어다. 바로 이 프랑스 용병의 한국 무대 데뷔전을 지켜보아야 할 이유다. 시승협조 : 한불 모터스 ☎ (02)545-5665 푸조 307SW의 장단점 장점 ·정확한 핸들링·절제된 엔진음·쓰임새 만점 인테리어 단점 ·차체 무게가 버거운 엔진·액셀 페달 진동 푸조 307SW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419×1757×1544mm 휠베이스 2708mm 트레드 앞/뒤 1505/1510mm 무게 1466kg 승차정원 7명 엔진 형식 직렬4기통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5.0×88.0mm 배기량 1997cc 압축비 10.8 최고출력 138마력/6000rpm 최대토크 19.4kg·m/41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6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팁트로닉 기어비 ①/②/③ 2.720/1.490/1.000 ④/⑤/ⓡ 0.710/ ―/ㅡ 최종감속비 4.47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바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EBD/ABS) 타이어 앞/뒤 모두 205/55 R16 성능 최고시속 196km 0→시속 100km 가속 12.0 시가지 주행연비 13.1km/ℓ 값 3,700만 원
GM대우 라세티 해치백 다이아몬드 ①ROAD.. 2004-05-04
지난 75년 현대 포니Ⅰ을 시작으로 국내에 해치백 모델이 소개된 지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해치백은 여전히 세단 선호 경향에 밀려 변방에 머물고 있다. 기아 프라이드가 인기를 모은 90년대 초 이후 어떤 모델도 그 이상 히트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GM대우가 라세티에 해치백을 더한 것은 라인업을 늘린다는 측면도 있지만 해치백 인기가 높은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새로 개발한 해치백 모델을 국내보다 유럽 시장에 먼저 소개한 것을 보아도 그렇다. 이어 GM대우는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의 웰빙 소비 트렌드와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레저·여가활동 인구가 늘면서 해치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 국내 시장에도 라세티 해치백을 선보였다. GM대우는 올 연말 라세티 스테이션 왜건의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 젊은 운전자 타깃으로 스포티하게 다듬어 의외로 넓은 실내, 다양한 편의장비 마련 시승은 제주도의 시내도로와 국도,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에서 이루어졌다. 시승차는 최고급 모델인 파란색 라세티 해치백 다이아몬드. 제주공항에서 처음 만난 라세티 해치백은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공개된 전시차와 다르지 않았다. 젊고 활동적인 운전자를 겨냥한 스포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길이×너비×높이는 4천295×1천725×1천445mm로 세단과 너비와 높이가 같고 길이가 220mm 짧다. 휠베이스와 트레드는 같다. 앞모습을 처음 보는 순간 예전 대우차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차의 얼굴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우차의 상징이었던 수직 3분할 대신 가로로 한 줄만 남긴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일부 소비자의 불만에도 고집스럽게 유지해오던 패밀리 룩을 포기한 것은 GM대우의 디자인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바뀐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만이 아니다. 디자인을 맡은 이탈디자인은 해치백의 주요 소비층인 젊은 고객을 노려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가로 폭이 넓어진 아몬드 형상의 헤드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수평 무늬와 조화롭게 연결된다. 옆모습은 넓어진 C필러를 빼면 세단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도어핸들을 인사이드형에서 손잡이형으로 바꾼 것이 눈에 띈다. 뒷모습은 조금 심심하지만 완전히 새로워진 테일램프 디자인이 돋보인다. 가로로 길쭉한 테두리 안에 동그란 원을 집어넣은 테일램프는 헤드램프와 같은 디자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트렁크 크기는 275X이고, 뒷좌석 등받이를 눕히면 1천45X로 늘어난다. 해치 도어를 비롯한 모든 문은 큰 각도로 열려 드나들거나 짐을 싣기에 편하다. 은빛 실내는 우드그레인으로 꾸민 세단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센터페시아 위쪽과 좌우에 있는 송풍구를 원형으로 처리하고 주위를 메탈 그레인으로 단장해 세련된 느낌이다. 심플한 계기판은 보기에 좋고 각종 버튼은 복잡하지 않게 배열되어 있어 조작이 편하다. 냉장 기능이 있는 글로브 박스, 뒷좌석 암레스트 박스, 조수석 언더 트레이 등 수납 공간도 많다. 요즘은 준중형차도 중형차급의 다양한 옵션을 갖추는 추세인데, 라세티 해치백 역시 빗물의 양을 감지하는 레인센싱 와이퍼, 와이퍼 결빙 방지 열선, 전동 접이식 아웃사이드 미러, 가죽 시트 등 고급 편의장비를 마련했다. 컴팩트한 차체가 주는 선입관 때문일까? 운전석에 앉으며 “의외로 넓다”는 말이 튀어 나왔다. 실내공간은 세단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여유롭다. 실내의 길이×너비×높이는 1천925×1천452×1천180mm로 세단보다 너비가 8mm 작다. 뒷좌석 레그룸은 동급 최고인 932mm. 실내공간이 넓다보니 뒷좌석 승객의 시야까지 시원하다. 그러나 해치백인 만큼 뒷좌석 헤드룸이 작아 조금 답답하게 느껴진다. 해치백에서는 필수인 해치와 차체의 연결장치가 루프 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연결장치 때문에 실내 뒷부분이 약간 튀어나와 뒷자리 승객의 헤드룸이 조금 손해를 본 것이다. 세단의 뒷좌석에는 헤드레스트가 세 개 있는데 해치백에는 두 개뿐이다. 가속성능 뛰어나고 고속주행 때 안정감 작은 요철에서도 튀는 느낌·진동 있어 이제 라세티 해치백의 달리기 본성을 시험해볼 차례다. 세단과 마찬가지로 E-TECⅡ 1.5X 엔진을 얹은 차체는 출발부터 저속주행까지 부드럽고 조용하다. 특히 공회전 상태로 있으면 시동이 걸려 있는지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정숙하다. 방음재를 많이 쓰고 원 벨트 시스템으로 소음을 줄인 덕분이다. 라세티 해치백의 최고출력은 106마력/6천rpm, 최대토크는 14.2kg·m/4천200rpm다. 적절한 순발력을 발휘하며 운전자 의도대로 잘 따라준다. 시속 150km의 고속에서도 불안한 기색이 거의 없지만 그 이상에서는 힘이 달린다. 제원상 최고시속은 181km. 변속충격이 느껴지지 않는 4단 AT도 강점. ‘P-R-N-D-2-1’의 계단식 구성으로 운전재미를 더하지만 오버드라이브 기능이 없는 것이 아쉽다. 구불구불한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코너링을 시험해 보는 데는 최적의 코스다. 코너링에서는 언더스티어가 약간 강하게 느껴졌던 세단과 달리 해치백은 뉴트럴에 가까운 실력을 보인다. 앞 스트럿, 뒤 듀얼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은 부드럽게 세팅되어 승차감이 안락하지만 작은 요철에도 통통 튀고 진동이 느껴지는 등 세련미는 부족한 편이다. GM대우는 올 한해 국내에서 80만 대의 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고, 그 가운데 라세티 해치백과 뉴 라세티의 판매목표를 30만 대 이상으로 잡고 있다. GM대우가 예상하는 라세티 해치백의 판매대수는 7만5천 대, 전체 라세티 판매의 25%쯤이다. 그렇다면 4월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한 달에 라세티 해치백을 8천 대쯤 팔아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3월 라세티 세단의 판매대수가 1만2천여 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해치백에 인색한 국내 실정에서 과연 가능한 목표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나 한번 믿어볼 생각이다. 라세티 해치백이 성공한다면 그 자체도 축하할 일이지만, 국내 해치백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져 실용성 뛰어난 해치백이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라세티 해치백이 ‘해치백이면 맥을 못 추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풍속도를 확 바꿔 놓길 기대한다.
현대 에쿠스 JS350 쫓고 쫓기는 한판승부에 진검.. 2003-12-17
대형차 시장의 베스트셀러 에쿠스가 4년 만에 새롭게 단장했다. 영원한 맞수 체어맨이 6년 만에 마이너 체인지를 거친 것에 비하면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경쟁자의 새차 효과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시의적절한 셈. 대형차 세그먼트에서 한 달 간격으로 새차가 선보인 것만 봐도 한 치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의 영역임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실제로 쌍용 체어맨은 새 모델이 나온 지난 10월 판매에서 대형차 부분 1위에 올라 에쿠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하지만 정작 이들 발등에 떨어진 불은 국내 맞수가 아닌 물 건너온 수입 대형차들이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2%도 안되지만 3천cc 이상 대형차 시장만 놓고 보면 올해에만 28%까지 뛰어올라 이래저래 에쿠스의 앞길이 바빠지고 있다. 디자인 완성도와 편의성 높여 에쿠스 시승차는 목련색(밝은 크림 빛) 투톤 보디에 인테리어도 화사한 베이지 컬러로 마무리해 보기만 해도 화려함이 배어난다.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크게 달라진 부분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뒷모습. 그릴의 격자 모양을 이전의 직사각형에서 정사각형으로 바꿔 한결 균형 잡혀 보이고 절제된 이미지를 풍긴다. 또한 턴시그널 램프를 노랑에서 투명으로 바꿔 전체적으로 맑은 이미지를 살렸다. 뒷모습은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고 범퍼에 달려 있던 번호판을 트렁크 부분으로 옮겼다. 또한 테일램프는 아래 부분이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더 커지고 LED를 써서 반짝이는 보석 느낌이 난다. 칼로 자른 듯 직각으로 디자인한 구형의 뒷모습은 권위적이고 밋밋해 왠지 모를 허전함을 줬지만 새 모델은 좀더 구성지고 짜임새 있어 보인다. 전체적으로 디자인 완성도가 높아졌지만 실내외 곳곳에서 눈에 띄는 단차는 양산 라인을 빠져나온 차로서는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특별히 바뀐 것이 없는 대신 다양한 편의장비를 더했다. 안에서 차고 더운 바람이 나오는 냉난방 통풍 시트는 시트 표면을 펀칭 처리해 상쾌감을 준다. 3D DVD 내비게이션은 일반 내비게이션보다 검색 속도가 빠르고 13배나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차선 단위까지도 표시되는 등 한층 정확하고 편리해졌다. 시트 포지셔닝 스위치는 도어 패널로 옮겨 눈에 잘 띄지만 헤드레스트와 등받이(뒷좌석) 스위치는 모양만 갖췄을 뿐, 호기심에 만져보니 실망만 준다. 이밖에 후방 주차 모니터 카메라와 키 없이도 열 수 있는 트렁크 아웃사이드 핸들, 닦임 면적이 커진 와이퍼, 유해 오존을 산소로 바꾸는 대기정화 라디에이터, 그리고 D 위치뿐 아니라 R에서도 작동하는 주차 브레이크 자동해제 시스템 등 구석구석의 쓰임새를 손봐 최고급차에 걸맞게 상품성을 높였다. 또한 디스크 직경을 키우고 4피스톤 알루미늄 캘리퍼를 써서 제동거리도 8%나 줄이는 등 안전성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서스펜션 튜닝으로 승차감 좋아져 시승차로 준비된 에쿠스 JS350의 시동을 걸었다. 엔진음이 들리는 것도 잠시, 아이들링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액셀 페달을 밟으니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가고, 발끝에 조금 힘을 주면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태세다. 깊숙이 눌러 밟자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무서운 기세로 뻗어나간다. 도로 여건상 시속 150km를 넘길 수 없었지만 그 때까지도 꾸준한 가속이 이어졌다. 에쿠스의 V6 3.5X 엔진은 3천5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온다. 4천500rpm을 넘어서자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힘 부족이 느껴진다. 하지만 너무 높은 rpm으로 과격하게 몰아붙이지만 않으면 오히려 실용영역에서 넉넉한 힘으로 여유로운 달리기를 만끽할 수 있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구성의 서스펜션은 쇼크업소버의 충격 흡수력을 높이고 스프링을 소프트하게 튜닝해 승차감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무른 서스펜션에 비해 코너링 성능은 뛰어나고 롤링도 상당히 절제된 느낌. 시속 80∼90km로 들어선 와인딩 로드에서도 코스를 조금 벗어난다 싶으면 VDC(자세제어장치)가 차체를 금방 바로잡아 큰 흔들림 없이 목표한 차선으로 이끌어준다. 수입 대형차의 경우 프레스티지나 값에 비해 뒷좌석이 VIP를 만족시키기에는 소홀한 면이 없지 않다. 그에 비하면 국산 대형차는 넘칠 만큼 다양한 뒷좌석 편의장비로 우리나라 고객의 마음을 잘 읽고 있다. 신형 에쿠스는 이런 메리트와 함께 엔진 및 파워트레인의 보증기간을 3년/6만km에서 5년/10만km로 늘리는 ‘덤’을 얹었다. 점점 치열해지는 대형차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개선장군의 깃발을 당당히 휘날리는 모습으로 국산차의 자존심을 지켜가기를 기대해본다. 현대 에쿠스 JS350의 장단점 장점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늘어난 편의장비 단점 ·꼼꼼하지 못한 뒷마무리 현대 에쿠스 JS350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5120×1870×1480mm 휠베이스 2840mm 트레드 앞/뒤 1615/1615mm 무게 199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6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3.0×85.8mm 배기량 3497cc 압축비 10.0 최고출력 210마력/5500rpm 최대토크 31.0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789/2.057/1.421 ④/⑤/ⓡ 1.000/0.731/3.865 최종감속비 3.333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뒤 235/55 HR17 성능 최고시속 217km 0→시속 100km 가속 9.4초 시가지 주행연비 7.5km/ℓ 값 5,990만 원
세단과의 경쟁 선언한 도심형 SUV ①시승기 - 효.. 2004-05-12
싼타페랑 하나 다를 거 없네.” “아닌데, 생각했던 것보다 싼타페랑 많이 다르잖아.”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 최대의 관심거리인 현대 새 컴팩트 SUV 투싼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하순 발표회를 갖고 공식 데뷔한 투싼은, 이미 지난해부터 자동차 매니아들을 안달하게 만든 기대주. 그런 만큼 드디어 눈앞에 등장한 이 차를 타고 다닌 4월 초 사흘 동안, 거리에서 마주친 모든 이들이 무수한 말들을 꼬리표처럼 달아댔다. 투싼은 ‘리틀 싼타페’냐 아니냐. 사람들이 투싼을 향해 쏟아 부은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지난 2000년 6월 놀랍도록 과감한 디자인을 앞세워 등장한 싼타페는 투싼의 앞길을 든든히 받쳐주는 형님인 동시에, 투싼이 반드시 극복해야만 할 최강의 비교대상이기도 하다. 예상했던 대로 투싼의 전체적인 실루엣은 싼타페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싼타페와는 또 다른 디테일을 갖춰 나름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원하든 원치 않든, 투싼을 말할 때는 언제나 싼타페라는 이름이 함께 등장했다. 매끈한 보디라인과 뒷모습 마무리 돋보여 진작부터 들어온 소문의 위력일까. 초봄의 햇살 아래 마주한 투싼의 모습 여기저기에서 싼타페의 흔적이 느껴진다. 싼타페의 아이덴티티를 이어가리라는 선입견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싼타페에 이어 다시 한번 베스트셀링 세단(아반떼 XD)을 베이스로 만든 이 차를 굳이 싼타페와 따로 떼어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 듯했다. 싼타페의 스타일링은, 데뷔 4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도 억지로 잊으려 애쓸 필요 없이 쿨하기 때문이다. 한껏 힘을 준 헤드램프와 상대적으로 무난한 라디에이터 그릴 아래로 두툼하게 둘러친 검은색 범퍼는 남성미를 부각시키는 소품. 이를 시발점으로 차체 전체를 위아래로 나눠 투톤 컬러로 장식한 검은색 가니시는 심심할 뻔한 차체 옆구리를 메워주고 있다. 반면 앞 범퍼와 펜더 사이, 뒤 범퍼와 펜더 사이 등 연결부분마다 눈에 띄는 단차는 거슬린다. 라디에이터 그릴 양옆에서부터 윈드실드 아래까지 그어놓은 보네트 주름이 힘차다. 헤드램프에서부터 차체 옆구리를 가로질러 테일램프 위까지 이어진 두 줄의 캐릭터라인은 이제 현대의 이미지로 자리잡은 느낌. 낯설음과 호기심이 교차되는 앞모습에 비해 옆구리는 왠지 허전하기만 하다. 현대의 판금기술을 세계 만방에 과시했던 싼타페의 옆구리를 떠올리면 더더욱 그렇다. 싼타페 데뷔 초에 한동안 쏟아졌던 ‘마치 발로 걷어 채여 움푹 팬 것 같다’는 지적을 의식한 탓인지, 아니면 싼타페보다 아랫급에 머물러야 한다는 굴레를 벗지 못한 때문인지, 얌전한 옆구리는 비록 매끈할지언정 매력적으로 와 닿지는 않는다. 도요타 RAV-4나 혼다 엘리먼트 등 우글대는 경쟁자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뒷모습 마무리는 무척 좋은 수준. 앞에서 옆을 지나온 스타일링의 일관성도 잘 살아 있고 보디라인의 연결감도 부드럽다. 일찍이 국산 SUV 최초의 플립업 글라스를 선보였던 싼타페에 이어 투싼은 국산 SUV로는 처음으로 플립업 글라스 위에 와이퍼를 다는, 또 다른 진보를 보여주었다. 해치게이트에 와이퍼를 달면 전력공급이 손쉬운 반면 차체와 유리창의 접점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거나 유리창과의 밀착도가 떨어지는 등의 단점이 있다. 물론 와이퍼를 플립업 글라스 위에 달자면 별도의 전력공급장치를 동원하는 수고를 해야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작동 효율을 높이고 세계적인 디자인 추세에도 맞춘 ‘굿 초이스’다. 해치게이트와 플립업 글라스 열림 버튼을 따로 마련하고, 각 버튼 위에 음각으로 친절하게 새겨둔 ‘DOOR’와 ‘GLASS’ 표시는 이 차를 고른 오너들을 위한 ‘보~너스.’ 넓고 효율적인 실내 구성은 매력 포인트 운전석 도어를 열자 군더더기 없는 대시보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두 줄기 라인이 들어간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이제 눈에 익은 현대의 특징. 하루가 멀다하고 화려해져가던 국산 SUV들의 인테리어 치장 경쟁이, 투싼에 이르러 잠시 호흡을 고른 느낌이다. 투싼의 인테리어는 그만큼 간결하고 말끔하다. 어지간한 고급 세단보다 더 멋을 부린 인테리어에 비해 눈의 피로도가 훨씬 덜해 좋다. 시승차로 나온 MXL급보다 아래 버전인 JX나 MX의 인테리어는 우드그레인이 아닌 메탈 페인트나 메탈그레인으로 마무리했는데, 이 차의 경쾌한 이미지에는 메탈그레인 쪽이 더 잘 어울릴 듯하다. 단순한 트윈 또는 트리플 서클 타입을 벗어나 가운데에 속도계를 크게 박아 넣고 그 양옆에 타코미터와 연료계, 수온계를 살짝 겹쳐 원형으로 배치한 계기판도 눈길을 끈다. 기어박스까지 이어진 센터페시아는 다분히 일본풍. 차체 높이에 비해 조금 낮은 운전석 포지션은 최근 빠른 속도로 늘어가는 여성 SUV 운전자들을 염두에 둔 선택인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기어박스 오른쪽 벽면에는 핸드백 걸이용 고리까지 마련해두었다. 기본으로 마련한 히팅 시트 역시 여성 운전자들에게 환영받을 듯. 센터콘솔 앞쪽의 버튼을 누르면 콘솔박스 윗부분이 위로 솟아오르면서 팔걸이 역할을 한다. 등받이에 어정쩡하게 달린 팔걸이보다는 훨씬 낫다. 룸미러의 디지털 나침반은 싼타페에서 볼 수 없던 장비. 다만 도어포켓 가장자리 등 도어트림의 거친 마무리와 플라스틱 질감은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 투싼 인테리어의 하이라이트는 2열 시트. 싼타페보다 20cm 가까이 짧은 차체 사이즈와 달리 휠베이스는 오히려 10mm 더 길어 겉보기와 다른 2열 공간을 뽑아낸다. 앞시트를 충분히 뒤로 밀고도 키 180cm인 성인이 앉았을 때 레그룸이 모자라지 않을 정도. 6:4 분할 접이식 등받이는 특별할 것도 없지만, 바로 여기에 투싼의 매력 포인트가 숨어 있다. 등받이 좌우 모서리의 레버만 잡아당기면 등받이가 접히는 동시에 엉덩이를 걸치는 쿠션 부분까지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짐칸 바닥과 수평을 이룰 만큼의 완전히 더블폴딩이 이루어진다. 투싼의 폴드&다이브 방식 시트는 평소 심각한 공주병(?)에 시달려온 여성일지라도 이 한번 앙 다물 필요 없이 혼자서 척척 해낼 수 있을 만큼 다루기 쉽다. 짐칸 구성 좋고 직진주행성능 경쾌해 세단의 흔적이 물씬한 차지만, 2열과 짐칸에는 SUV다운 맛이 가득하다. 2열 등받이 뒤쪽에는 마치 넓은 짐칸을 가득 채울 때까지 쇼핑을 부추기기라도 하듯 쇼핑백 걸이용 고리를 3개나 마련했다. 짐칸 바닥 커버를 들어내면 칸칸이 나눠진 수납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공간과 짜임새 모두 좋은 편. 조수석과 2열 시트를 모두 접어 넣고, 짐칸 커버까지 들어내면 픽업 부럽지 않은 공간이 만들어진다. 짐칸 커버와 2열 등받이 사이의 작은 틈새까지 그냥 봐 넘기지 못하고 꼼꼼히 가리개로 덮은 ‘일본차’스러운 결벽증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점. 투싼에 얹힌 엔진은 직렬 4기통 2.0X 커먼레일 디젤 유닛. 4천rpm에서 115마력의 최고출력을 내고, 최대토크는 26kg·m/2천rpm이다. 싼타페와 같은 유닛에서 VGT(가변식 터보) 기구를 뺀 일반 터보 방식으로, 힘이 조금 낮은 대신 연비 면에서는 유리한 특징을 지닌다. 이 엔진과 조화를 이룬 트랜스미션은 H매틱 기능을 갖춘 4단 AT. 커먼레일 디젤 엔진이 흔히 그렇듯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진동과 엔진음은 고속주행 때보다 오히려 조금 큰 편이다. 보네트 커버 안쪽에 두툼하게 덧댄 인슐레이션 패드 덕인지 실내로 흘러 들어오는 아이들링 음은 상당히 절제된 상태. 시프트레버를 D레인지에 맞추고 가속 페달을 꾸준히 밟으며 속도를 끌어올리자 2천rpm 부근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시내주행 때 가장 자주 쓰는 시속 60~120km 구간에서의 달리기는 사뭇 경쾌하다. 주행 중 가속도 답답하지 않고 시속 100km를 넘어선 뒤에도 힘 손실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어 시프트레버를 수동 모드로 옮기고 풀가속. 최대 엔진회전수는 6천rpm 부근이고, 4천rpm을 넘어서면서 단계적인 변속이 이뤄진다. 레드존은 4천500rpm. 수동 모드에 고정해두고 가속을 시도하자 시속 40km를 넘어서면서 2단으로 변속된다. 이어 80km를 지나며 3단으로 올라가고 135km에서 4단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시속 140km에 이르기까지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던 속도계 바늘은 이 지점을 지나면서 눈에 띄게 더뎌진다. 시승 중 도달한 최고속도는 시속 160km. 시속 155km에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멈춰가던 속도계 바늘은, 달려온 탄력에다 내리막길까지 겹치자 마지막 힘을 쏟아내었다. 더 이상의 가속은 힘겨울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듯하다. 시승차는 앞바퀴굴림 구동계를 갖춘 2WD 버전. SUV를 발표할 때 대개 4WD 버전을 시승차로 뽑는 관행을 생각할 때, 앞바퀴굴림 시승차를 고른 현대의 속내가 궁금하다. 도심형에 초점을 맞춘 이 차의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단서. 메이커의 의도를 알기나 하듯, 매끈하게 나아가는 직진 주행성능은 도심에서 타기에 모자람이 없다. 다만, 엔진 회전수가 2천rpm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자의적인 시프트다운이 이뤄지지 않는 4단 AT는 ‘수동 겸용’이라는 말을 무색케 한다. 오프로드나 비탈길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쓰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무늬만 수동 모드’라는 지적이 나올 법한 부분. 서스펜션은 무른 편이다. 아반떼 XD와 같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듀얼링크 구성일 뿐 아니라 성능까지 같다. 풀타임 4WD 버전이 아닌 앞바퀴굴림 모델이라 운전석에 전해오는 서스펜션 특성은 아반떼 XD와 더욱 비슷하다. 소프트한 승차감은 한국 운전자들의 입맛에 맞겠지만, 높은 차체를 고려할 때 댐핑 스트로크를 좀더 손보았으면 좋았겠다. 시속 60km로 급코너를 파고들자 높은 차체가 코너 바깥쪽으로 크게 기울며 무른 서스펜션의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물론 실제 운전상황에서 이 정도의 코너링을 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도로에서 보낼 이 차의 성격에 비추어 아쉬운 대목이다. 세단 자리 대신할 만한 도심형 SUV 차가 손에 익은 뒤 속도를 올려가며 코너링을 계속 시도하자 시속 70km를 넘어서도 제법 끈끈하게 붙어나간다. 작은 코너가 이어진 코스에서도 차체는 잘 버텨낸다. 계속해서 바깥쪽으로 밀리는 듯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만, 이는 높은 차체와 앞바퀴굴림 구동계의 숙명. 너무 무른 듯하면서도 끈끈하게 라인을 지켜나가는 코너링 성능은 분명 싼타페보다 아반떼 XD를 많이 닮았다. 스티어링은 정확하면서도 조금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운전자의 세심한 조작을 원하는 편. 시승 초기에 조금 밀리는 느낌을 주었던 제동력은 비교적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역시 무른 서스펜션 탓에 급제동 때 노즈 다이브가 제법 일어나기는 하나 정확한 성능을 보인다. 안팎으로 깔끔한 인상을 준 투싼은 도심지에 딱 어울리는 스타일과 성능을 보여주었다. 크로스오버의 성향이 강했던 싼타페에 비해, 투싼은 세단의 자리를 바로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한 걸음 더 치우친 감각을 전한다. 분명 잘 만들긴 했는데 뭔가 조금씩 모자란 느낌은, 글로벌 빅5로 점프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현대의 지금 위치를 보여주는 듯하다. 시승을 위해 270km의 거리를 달렸음에도 연료 게이지는 절반만 줄었을 뿐. 급가속과 급제동, 급코너링 등을 반복했음을 감안하면 연비도 괜찮다고 볼 수 있다. 투싼은 굳이 주말마다 차를 끌고 들로 산으로 내닫는 오프로드 매니아가 아니라면, 그리고 가족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춘 효율적인 공간과 디젤 엔진의 경제성까지 원하는 세단 오너들이라면 ‘다음에 살 차’ 리스트에 올려둘 만한 차임에는 틀림없다. 현대 투싼 MXL 2WD의 장단점 장점 ·딱 좋은 사이즈 ·깔끔한 인테리어 ·아이디어 빛나는 시트 구성 단점 ·조금 모자란 매력 ·무른 서스펜션 ·기대에 못 미친 4단 AT 현대 투싼 2.0 CRDi 2WD MXL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325×1830×1730 휠베이스(mm) 2630 트레드(mm)(앞/뒤) 1540/1540 무게(kg) 1539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커먼레일 최고출력(마력/rpm) 115/4000 최대토크(kg·m/rpm) 26.0/20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배기량(cc) 1991 보어×스트로크(mm) 83.0×92.0 압축비 18.1 연료공급/과급장치 직분사 연료탱크크기(L) 58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15/6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 최종감속비 - 변속기 자동4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 0→시속 100km 가속(초) - 연비(km/L) 12.9 Price 2,227만 원 ※차체 크기는 사이드 가니시&루프랙 포함
현대 투싼 2WD MX ①ROAD IMPRESSIO.. 2004-05-03
현대의 인기 SUV 싼타페의 아랫급으로 선보인 투싼을 만났다. 투싼은 지난 3월 4일 미국 시카고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후 같은 달 23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해 예사롭지 않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현대 영업소에 물어보니 “싼타페는 주문하면 곧바로 출고되지만 투싼은 예약이 밀려있어 한 달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이다. 물론 새차가 나오면 ‘새차효과’ 덕에 출고가 적체되는 일이 자주 있지만 요즘처럼 내수가 꽁꽁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투싼의 선전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현대에게도 무척 반가운 일일 것이다. 국내 승용차시장의 30%를 차지할 만큼 커진 SUV시장에서 오너들이 고를 수 있는 차가 하나 더 늘어난 것도 즐거운 일이다. 투싼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시장을 노리고 태어났다. 형님뻘 싼타페 역시 수출시장, 특히 북미에서 소형 SUV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크기가 조금 작은 투싼도 수출시장에서는 싼타페와 같은 소형 SUV로 판매된다. 투싼은 해외 경쟁모델인 포드 이스케이프나 혼다 CR-V보다 크기가 조금 작고 도요타 RAV4보다는 조금 크다. 베이스로 쓰인 플랫폼은 싼타페가 EF 쏘나타, 투싼은 아반떼 XD다. 별다른 치장 없는 깔끔한 보디 돋보여 뒷좌석은 물론 조수석도 접을 수 있어 ‘싼타페Ⅱ(투)’를 거꾸로 줄여놓은 ‘투싼’이란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투싼은 형님뻘 싼타페와 많이 닮았다. 그러나 구석구석 살펴보면 다른 점 역시 많다. 데뷔 당시 근육질의 보디 디자인이 파격적이었던 싼타페와 달리 투싼의 디자인은 심심할 정도로 단순하다. 앞에서 보면 유난히 강조된 범퍼가 마치 보디를 떠받치고 있는 듯하고, 뒤에서 보면 기아 쏘렌토의 냄새도 언뜻 풍긴다. 그러나 옆에서 보면 투싼이 확실히 싼타페보다 작은, 싼타페와는 또 다른 소형 SUV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작은 트렁크와 쿼터 글라스, 두터운 C필러만 보면 덩치 큰 해치백 승용차 같다. 첫 인상에서 싼타페처럼 확 끌어당기는 맛은 없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깔끔한 보디가 은근히 매력적이다. 승용차를 베이스로 한 국내 첫 모노코크 SUV 싼타페의 뒷모습이 안개등과 해치 손잡이, 크롬 장식 등으로 요란한데 반해 투싼은 크롬을 최대한 적게 쓰고 뒤창과 도어 열림 손잡이를 해치백 승용차처럼 번호판 위쪽에 보이지 않게 설계해 군더더기 없이 단장했다. 앞 범퍼에 달린 조그만 안개등과 윈도에 깔끔하게 자리한 뒤 와이퍼 등에서도 승용차에 가까운 투싼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시승차로 나온 2WD MX 고급형부터는 2톤 사이드 가니시가 기본으로 달리는데, 그 기능성을 따지기 이전에 투싼의 말끔한 보디를 해치는 듯한 느낌도 든다. 현대는 투싼을 오프로드용 4WD보다는 도심형 SUV라고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투톤=고급 모델, 원톤=저급 모델’이라는 등식을 쓰고 있다. 투싼의 실내는 겉모습만큼이나 둥글둥글한 실내를 지닌 싼타페와 달리 직선이 살아있다. 좌우대칭형 센터페시아와 여기에 붙어있는 기어 레버는 렉서스 RX330 등 많은 SUV들이 쓴 방식이다. 큼지막한 속도계를 가운데 놓고 주변에 각종 경고등을 배치한 계기판 디자인은 독특하다. 투싼은 중급형에 메탈그레인, 고급형에 우드그레인을 쓰고 있는데, 시승차의 반짝거리는 우드그레인은 경쾌해야 할 소형 SUV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투싼은 싼타페보다 길이 175mm, 너비 45mm가 작다. 그러나 주로 트렁크 크기를 줄인 덕분에 승객 공간은 그리 희생되지 않았다. 트렁크는 소형 해치백을 연상시킬 만큼 작지만 다양한 시트배열이 부족한 트렁크 공간에 대한 불만을 잠재운다. 뒤 시트를 앞으로 제치면 시트 바닥의 높이가 조금 내려가면서 시트 등받이가 트렁크 바닥 높이로 평평해진다. 혼다 CR-V, 도요타 RAV4 등의 더블 폴딩 방식보다 간단해서 쓰기 편하다. 새턴 뷰나 도요타 매트릭스처럼 조수석 등받이를 앞으로 완전히 제쳐 간이 테이블로 쓰거나 긴 짐을 실을 수도 있다. 뒷좌석 시트 등받이의 각도를 조절하는 리클라이닝 기능은 4단계로, 어느 단계에서도 헤드룸 여유가 충분하다. 국내에 관련 법규가 없는, 뒷좌석 시트를 떼어낼 수 있는 기능을 갖추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해외(특히 북미)에서 경쟁모델과 비교하더라도 시트 활용성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투싼을 살펴보다 보면 구석구석에서 쓰임새 많은 장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센터 콘솔은 높이를 두 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장거리 여행 때 팔걸이로 쓸 수 있고, 2열 시트 뒤쪽과 조수석쪽 센터페시아에는 쇼핑백 걸이가 마련되어 있어 자질구레한 것들을 걸어둘 수 있다. 스페어타이어 부근 자투리 공간에는 작은 수납공간이 있고, 앞 뒤 도어포켓에는 페트병도 넣을 수 있는 홈이 파져 있다. 이밖에도 지붕의 어시스트 그립을 부딪혀도 충격이 덜한 말랑말랑한 소재로 만드는 등 실내외 곳곳에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다만 모양이 좋은 자동기어 레버는 그립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 수동으로 변속할 때 불편하고 조수석 아랫부분에 만들어놓은 서랍식 수납함은 깊이가 얕고 여닫기도 쉽지 않다. 엔진 성능 적당하나 AT 반응은 애매해 서스펜션 무르지만 코너링 성능은 좋아 투싼은 2.0X 디젤 터보 커먼레일(CRDi) 115마력 엔진을 얹고 있다. 현대가 지난 2001년 싼타페와 트라제 XG에 얹어 처음 선보인 이 엔진은 지난해 전자식 가변용량 터보를 더한 VGT 엔진이 나온 이후 지금은 트라제 XG의 보급형에만 얹히고 있다. 승용형 디젤 엔진이지만 아이들링 때의 소음과 진동은 분명 휘발유 엔진의 그것과 차이가 난다. 그러나 속도를 높이면 디젤 엔진음이 주행소음(바람소리와 노면소음)에 파묻히기 때문에 정숙성은 휘발유 엔진과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키가 큰 탓에 고속에서 바람소리가 승용차보다 크지만 시속 160km에서도 엔진음이나 바람소리가 대화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같은 CRDi 엔진을 얹은 2WD 싼타페보다 무게가 150kg 적게 나가지만 동력성능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아니다. 어른 4명이 탄 상태에서 시속 160km까지 꾸준하게 가속할 수 있고, 이후 뜸을 많이 들여야 시속 170km 언저리에 도달한다. 최고출력이 126마력인 싼타페 VGT는 작고 가벼운 차체로 토크 스티어를 느낄 만큼 힘이 넘치지만(2WD 기준) 투싼의 가속성능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수준이다.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의 반응은 애매하다. 기어를 D에 놓고 풀 드로틀을 하면 최대토크가 나오는 4천rpm에서 다음 단수로 변속되고, 수동 모드에 놓더라도 엔진 보호를 위해 4천rpm에서는 자동으로 윗단으로 바뀐다. 그러나 높은 rpm에서 수동 모드로 엔진 브레이크를 걸면 엔진회전수가 3천rpm 이하가 되기 전에 시프트 다운이 되지 않는다. 엔진을 보호하기 위한 설정이겠지만 투싼이 젊은 층을 노리는 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역할이 반감되는 자동기어의 수동 모드는 괜히 차값만 올리는 장비가 아닌가 싶다. 서스펜션은 국내 SUV의 특성 그대로 무른 편이다. 저속에서 액셀과 브레이크 조작을 반복하다보면 민감한 사람은 불쾌감을 느낄 정도. 그러나 요철을 지나면서 한번 충격을 받은 뒤 다시 차가 출렁이는 2차 진동은 그리 크지 않다. 또한 서스펜션이 무른 데도 코너를 돌아나가는 몸놀림은 소형 SUV치고는 뛰어난 수준이다. 바꿔 말하면, 서스펜션이 ‘보통’의 범주를 넘어설 만큼 잘 세팅된 것은 아니지만 넘치지 않는 힘의 115마력 CRDi 엔진과는 제법 괜찮은 조화를 보인다. 현대는 싼타페를 처음 내놓을 때 승용 감각의 SUV임을 알리기 위해 ‘퓨전’이란 선전문구를 썼는데, 이제 투싼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된 ‘퓨전’을 빚어낸 듯하다. 현대는 투싼을 선전하면서 ‘질주하라’, ‘자유본능’ 등의 카피를 쓰고 있다. 2.0 CRDi 엔진으로는 분명 ‘질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 행여 이것도 현대가 만들 차세대 SUV에 더 어울리는 카피로 남지는 않을지. 투싼의 가장 값싼 모델은 2WD JX 기본형(1천452만 원)으로, 자동기어(134만 원)를 더하더라도 값이 1천500만 원대 후반이다. 기아 엑스트랙의 기본형인 GX가 1천504만 원이고 쌍용 코란도와 무쏘 픽업의 기본형이 1천600만 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투싼은 현재 국내에서 살 수 있는 가장 값싼 디젤 SUV인 셈이다. 그러나 2WD MX 고급형(1천704만 원)에 자동기어와 가죽시트, 선루프를 더한 시승차의 값은 1천947만 원이고, 투싼 가운데 가장 비싼 4WD MXL 최고급형 풀옵션의 값은 2천353만 원으로 껑충 뛴다. 중형차인 뉴 EF 쏘나타 2.0의 값(1천457만∼2천264만 원)과 거의 비슷하니 결국 소비자들은 중형차를 탈 것인지, 준중형차 크기의 SUV인 투싼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내년에는 디젤 승용차 허용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기다리고 있지만 SUV는 이미 국내 승용차시장에서 인기 있는 차종으로 자리를 굳혔다. 또한 승용차보다 든든한 차체와 다양한 쓰임새, 세계 소형 SUV의 유행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투싼의 매력은 결코 디젤 엔진이라는 메리트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다만 현대는 투싼과 싼타페의 판매간섭을 피하려고 투싼에 115마력 CRDi 엔진 한 가지만 얹고, 투싼이 나온 이후 싼타페에서 CRDi 엔진을 빼고 VGT 엔진만 얹고 있다. 결국 ‘형님보다 못한 아우’여야 하는 같은 집안의 위계질서 때문에 투싼은 현대가 입이 마르게 칭찬하는 VGT 엔진을 얹을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다. 골라 타는 재미(?)가 없어 아쉬울 따름이지만,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행여나 나중에 투싼이 VGT 엔진을 얹게 되면 터져나올 CRDi 투싼 오너들의 푸념이다. 내수용에 VGT나 휘발유 엔진을 얹을 계획이 없다는 현대의 공약에, 응원을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하다. 현대 투싼 2WD MX 고급형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325×1800×1680 휠베이스(mm) 2630 트레드(mm)(앞/뒤) 1540/1540 무게(kg) 1539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CRDi 최고출력(마력/rpm) 115/4000 최대토크(kg·m/rpm) 26.0/20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배기량(cc) 1991 보어×스트로크(mm) 83.0×92.0 압축비 18.4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58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15/6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842/1.529/1.0000.712/-/2.480 최종감속비 4.626 변속기 자동4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 0→시속 100km 가속(초) - 연비(km/L) 12.9 Price 1,704만 원
기아 봉고Ⅲ 트럭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게 한 2004-03-16
재미있었던 일과 멋진 장면이 오버랩 되는 차가 트럭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은 운전면허 시험장에서의 일. 승용차와 SUV는 운전석이 앞바퀴 뒤쪽에 있지만 트럭은 바퀴 위에 있다. 당연히 핸들을 트는 시점이 다르다. 이런 이유로 운전학원에서는 굴절과 S자 코스에서 대시보드에 몇 조각의 색종이를 붙여 놓고 코스 라인과 색종이가 딱 맞아떨어질 때 핸들을 돌리라고 일러주기도 했다. 80년대 초반 봉고신화의 주인공 고속도로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컨테이너를 싣고 달리는 화물차를 볼 수 있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높은 자리에 앉아 전방을 살피며 운전하는 드라이버, 뱃고동 소리와 맞먹는 ‘빵빵’ 울리는 혼 소리가 멋져 ‘나도 언젠가는 저런 트럭을 몰아 봐야지’라는 꿈을 가졌다. 운전면허를 딴 뒤에야 컨테이너 화물차는 특수면허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또 멋이 아니라 삶의 수단으로 큰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세상물정 모르던 그때를 생각하면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그런데 최근 1톤 트럭을 몰아 볼 기회가 생겼다. 울렁거리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선배 기자의 말에 설렘이 앞선다. 기아 봉고 1톤 트럭이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국산 1톤 트럭은 1977년 일본 미쓰비시의 델리카를 바탕으로 만든 현대의 HD1000 포터가 처음이다. 하지만 81년 2월 ‘자동차 합리화조치’가 발표되면서 HD1000 포터는 생산을 멈춘다. 반대로 기아는 80년 일본 마쓰다 트럭을 들여와 봉고 1톤 트럭을 만들면서 ‘봉고신화’를 탄생시켰다. 86년 자동차 합리화조치가 풀리면서 현대가 델리카를 다듬은 차체에 2.5X 디젤 엔진을 얹은 포터를 내세워 기아 봉고에 도전장을 냈다. 이에 대응해 기아는 자체 개발한 2.7X 디젤 엔진의 와이드 봉고를 내놓는다. 기아는 97년 ‘봉고 프론티어’라는 이름으로 2세대 모델을 발표했다. 봉고의 뒤를 이으면서 다른 분야를 개척한다는 야심이 더해진 차다. 현대는 리베로로 다시 맞불을 놓았고 2002년형 봉고는 월드컵을 기념해 ‘뉴 봉고 사일런트’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나왔다. 이처럼 1톤 트럭 시장은 현대와 기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해 왔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디자인 시승차를 보는 순간 모양도 다르고 편의장비, 쓰임새는 물론 값에서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극과 극’인 폭스바겐 뉴 비틀이 떠올랐다. 발랄하고 경쾌한 연록색 차체 때문이다. 색이 바래고 녹슬어 색깔 구분이 안 되는 트럭을 많이 봐 온 탓인지 화사한 색깔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앞모습은 트럭 특유의 사각 캐빈을 둥글리면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디자인으로 한마디로 귀여움 그 자체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앤 얼굴도 깔끔하다. 큰 눈을 치켜뜬 듯 한 클리어 타입의 대형 헤드램프는 강인함을 쏟아낸다. 이와는 반대로 트윈 서클 타입의 분리형 컴비네이션 테일램프는 단순하면서도 깜찍하다. 1천200mm의 오버행은 이전보다 40mm 늘어난 것으로, 이 또한 트럭의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립 타입의 도어캐치는 승용 감각이다. 프론티어는 캐빈 양쪽에 지지대를 세우고 사이드 미러를 붙여 뒷시야는 좋지만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새차는 디자인을 다듬어 캐빈에 붙였다. 범퍼에서 캐빈 아래쪽을 지나 적재함까지 이어지는 ‘J’자 라인은 생동감이 넘친다. 적재함에 오르고 내릴 때 쓰고, 추돌하는 차가 트럭 아래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달아 놓은 리어 가드도 듬직하다. 정비 편의성에도 신경을 썼다. 정면에 숨겨진 세미 보네트를 열면 와이퍼 모터, 에어필터, 워셔액통 등 일상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것들이 모여 있다. 배터리 안쪽에 퓨즈와 릴레이를 통합시켜 놓았고, 공구상자도 키웠다. 트럭을 처음 접해 보았다면 차에 오르는 연습부터 할 필요가 있다. 멋을 낸 디자인에 각종 편의장비를 더했어도 트럭은 트럭이다. 오른 다리를 먼저 집어넣을까 왼쪽 다리로 발판을 밟고 올라갈까, 시트 등받이를 짚어야 하나 아니면 손잡이를 잡아야 하나. 트럭 구조상 어쩔 수 없지만 발판이 너무 앞쪽에 있어 발을 들여 놓기가 불편하다. 은회색으로 꾸민 실내는 심플하고 센터페시아와 계기패널, 기어 레버 주위는 메탈릭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요즘은 트럭도 편의성을 강조하는 추세다. 핸즈프리와 핸드폰 거치대, 선글라스 케이스, 열선이 들어간 사이드 미러 등이 기본으로 달렸다. 도어 암레스트나 측면유리 서리제거 기능도 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운전자를 고려한 장비다. 하지만 세로로 늘어뜨린 송풍구 컨트롤, 바람세기, 온도조절 스위치 등은 운전자가 만지기에 조금 멀다. 곳곳에 수납함을 두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A4 용지를 넣을 수 있을 만큼 깊고 넓은 글러브 박스에는 작은 수첩이 들어가는 2개의 수납함이 따로 있다. 보조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컵홀더, 서류를 집을 수 있도록 앙증맞은 집게까지 있어 간이 테이블로 쓰기에 안성맞춤이다. 페트병이 들어가는 도어트림, 그물망을 댄 위쪽 수납공간, 기어 노브 아래쪽의 접이식 컵홀더 등도 쓰임새가 좋다. 운전석에 앉으니 높은 시트, 넓은 앞유리 덕에 시야가 훤하다. 반대로 가운데 보조석은 시트가 높고 앞으로 튀어나온 대시보드와 기어 레버 때문에 장시간 앉아 있기에 부담스럽다. 대부분 트럭이 그렇듯 운전을 위해서는 거의 눕다시피 한 스티어링 휠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인조 가죽시트는 편안하지만 좁은 느낌이다. 이중곡률 사이드 미러의 위쪽은 멀리 있는 차를, 아래쪽은 사각에서 따라오는 차를 비쳐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커다란 후방유리를 충분히 활용하기에는 룸미러가 너무 작다. 조용한 실내, 경쾌한 달리기 트럭은 짐을 싣는 차다. 따라서 빈 차를 탔을 때는 장·단점을 파악하기 힘들다. 속도를 내는 차도 아니기에 또 서스펜션도 적당한 짐을 실었을 때에 맞춰 세팅하기 때문에 ‘최고시속이 어떻고,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도니 꽁무니가 따로 놀더라’라는 식의 시승도 큰 의미가 없다. 새차의 심장은 2천902cc 커먼레일 디젤 엔진. 보쉬제 펌프식 연료분사장치를 쓰는 2천476cc 94마력 디젤 터보 인터쿨러 엔진을 그대로 두고 새로이 더한 것이다. 2.9X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23마력, 25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수동기어임을 감안해 1단에 기어를 놓고 조심스럽게 출발한다. 디젤차는 클러치 조작이 좀 서툴러도 시동이 꺼지지 않아 편하다. 수동기어보다 신경 쓰이는 것이 긴 차체지만, 사실은 기분일 뿐이다. 봉고Ⅲ의 길이×너비×높이는 5천110×1천740×1천995mm. 국내 RV 중 4천930mm로 가장 긴 카니발보다 180mm, 세단인 에쿠스보다 겨우 35mm 길뿐이다. 반대로 포드 뉴 윈드스타보다는 30mm 짧다. 길이 때문에 달리기나 주차가 어렵지는 않다는 얘기다. rpm을 높이고 기어 단수를 바꾸면서 속도를 높인다. 변속 충격을 느낄 틈도 없이 속도가 부드럽게 올라간다. 조용하면서도 기분 좋게 들리는 디젤음이 오히려 속도를 높이도록 북돋는다. 제원상 0→시속 80km 가속 14.6초. 실제로도 치고 나가는 힘이 좋다. 4단에서 변속을 멈춘 채 시속 110km에 다다르자 ‘이제야’ 조금씩 소음이 들려 온다. 상상 이상으로 ‘잘’ 나가고, 생각한 것보다 ‘엄청’ 조용해 놀라울 따름이다. 5단으로 바꾼 뒤 시속 120km대를 유지한다. 고속에서 무거워져야 할 핸들이 이상하게 가벼워져 꽉 움켜쥐게 된다. 무리 없이 시속 140km를 치고 나가지만 바람소리와 엔진소리가 뒤섞여 제법 크게 틀어 놓은 라디오 방송을 듣기가 힘들다. 문제는 빈 차로 달렸기에 거친 노면을 지날 때 전해지는 출렁임이다. 놀이동산 바이킹을 타듯 울렁거린다. 고속에서 스티어링 휠에 전해지는 자잘한 충격도 거슬린다. 뒷바퀴굴림의 특성상 약간의 물기를 머금은 잔디밭에서도 스핀하기 일쑤고 약간 급한 언덕을 후진으로 오르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코너에서 심하게 틀어지며 캐빈을 쫓아오는 적재함의 움직임을 느끼고 있자니 부지런을 떨며 짐을 싣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1톤 트럭은 자영업자의 사업 동반자가 될 때 가장 현실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들에게 트럭은 사업수단이며 자가용이기 때문에 고급스러움과 여유로움이 필요하다. 트럭이 짐차만일 수 없는 이유다. 1980∼96년 만들어진 봉고 1세대는 1톤 트럭 시장의 57%를 차지했지만 1997∼2003년 2세대로 넘어가면서 현대 포터와 리베로에 밀려 42%로 내려갔다. 기아는 3세대 모델로 시장점유율을 다시 50%까지 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밖에서 보기에는 현대와 기아의 집안싸움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자존심이 걸린 결투의 현장이다. 25년 동안을 지켜온 기아가 ‘봉고신화’를 되살려낼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은회색으로 꾸민 실내는 심플하다. 센터페시아와 계기패널, 기어 레버 주위에 메탈릭 포인트를 주었다. 요즘은 트럭도 편의성을 강조하는 추세여서 편의장비를 많이 넣었다. 봉고Ⅲ는 상상 이상으로 잘 나가고, 생각한 것보다 엄청 조용해 놀라울 따름이다 기아 봉고Ⅲ 1톤 트럭 2.9 CRD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100×1740×1995 휠베이스(mm) 2615 트레드(mm)(앞/뒤) 1490/1430 무게(kg) 1785 승차정원(명) 3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디젤 터보 CRDi 최고출력(마력/rpm) 123/3800 최대토크(kg·m/rpm) 25.0/20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902 보어×스트로크(mm) 97.1×98 압축비 18.4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5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트럭 스티어링 볼 너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리지드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타이어(앞, 뒤) 195R15-9PR, 5.00R12-8PR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4.270/2.282/1.4141.000/0.813/3.814 최종감속비 3.727 변속기 수동 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37 0→시속 100km 가속(초) - 연비(km/L) 10.5 Price 1,120만 원
기아 봉고Ⅲ 코치 화려했던 옛 신화를 꿈꾼다 2004-03-05
최근 기아의 소형 상용차가 시장에 잇달아 나왔다. 1톤 트럭 봉고가 풀 모델 체인지되어 ‘봉고Ⅲ 트럭’으로 선보였고 승합차 프레지오 역시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봉고Ⅲ 코치’로 데뷔했다. 기아는 지난 80년 봉고 트럭, 81년 봉고 코치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끈 이후 1톤 트럭에 ‘봉고’란 이름을 계속 써왔지만 승합차에 봉고 이름을 다시 붙인 것은 86년 봉고 코치 후속 모델인 베스타가 나온 이후 18년만이다. 그러고 보면 기아가 18년 동안 소형 승합차에 봉고란 이름을 쓰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다. 국내에서 봉고는 소형 승합차의 대명사처럼 쓰이면서 ‘지프’란 이름 이상의 인지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81년 봉고 코치 이후 베스타와 프레지오를 거친 기아 소형 승합차 계보를 따지자면 ‘봉고Ⅳ’란 이름이 붙을 만하지만 국내에서 Ⅳ(4)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 봉고Ⅲ 코치는 프레지오의 연장선상에 있는 모델이기 때문에 Ⅲ을 붙이는 것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아무튼 ‘봉고’란 이름이 부활한 것은 대환영이다. 스타일 다듬고 커먼레일 디젤 엔진 얹어 출력 늘었지만 운전감각은 승합차 그대로 봉고Ⅲ 코치는 우선 얼굴이 크게 바뀌었다. 윈드실드 아래로 부드럽게 떨어지던 프레지오의 세미 보네트를 돌출형으로 다시 디자인했고 얇은 헤드램프를 사각형에 가깝게 키웠다. 헤드램프와 안개등은 요즘 유행하는 클리어 렌즈 타입이다. 보네트를 열면 워셔액과 냉각수 보충 등 간단한 일상정비를 할 수 있다. 뒷모습에서는 리어램프의 크기가 조금 커지고 뒤 범퍼에 새로 옵션으로 마련한 후방감지기 센서가 달린 것이 눈에 띈다. 대체로 새로운 얼굴을 제외하면 프레지오의 겉모습과 큰 차이가 없지만 보디 옆쪽에 ‘123ps CRDi’란 로고를 붙여놓아 3천cc 85마력 디젤 엔진을 얹은 구형과 구별된다. 운전석에 올라타는 순간 봉고Ⅲ 코치가 기아 소형 승합차 20여 년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휠베이스가 짧고 앞바퀴 휠하우스가 앞 도어를 크게 파고든 형태여서 운전석에 타고 내릴 때 자세가 엉거주춤하다. 또한 엔진이 1열 시트 아래 자리한 탓에 시트 높이가 조금 높고 스티어링 휠도 트럭과 비슷한 모양으로 세워져 있는 편이다. 대시보드의 큰 틀은 프레지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계기판의 디자인과 오디오 위치, 스위치의 배열 등은 개선되었다. 다양한 시트 배열은 예나 지금이나 소형 승합차의 큰 장기다. 엔진이 1열 시트 아래에 있다보니 2열 시트 승객의 레그룸이 좁은 것이 흠이지만 2열 시트를 180°회전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때 보통 승합차는 2열과 3열 시트 사이의 거리가 짧아 성인이 마주보고 앉기 힘들지만 봉고Ⅲ 코치는 12인승 기준으로 실내길이가 3천800mm나 되기 때문에 레그룸이 넉넉한 편이다. 4열 시트 역시 레그룸은 좁지 않지만 시트 등받이 각도가 조절되지 않아 2∼3열 시트보다 조금 불편하다. 2열 시트를 뒤로 돌려놓은 상태에서 3열 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2, 4열 시트 사이에 훌륭한 테이블이 마련된다. 또한 1∼3열 시트를 풀 플랫할 수 있는 것은 베스타 시절부터 이어온 기아 승합차의 장점. 그러나 솟아오른 바닥 때문에 1열 시트 등받이 높이가 조금 높고 2∼3열 시트 바닥도 그리 편평하지 않다. 시트에 씌워놓은 인조가죽의 질감은 천연가죽이 부럽지 않을 만큼 만족스럽다. 봉고Ⅲ 코치는 기아 카니발의 2.9X 디젤 터보 커먼레일을 승합차에 맞게 조절한 123마력 CRDi 엔진을 얹고 있다. 커먼레일 엔진 덕에 소음과 진동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느낌으로는 프레지오의 엔진(3.0X 디젤 85마력)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엔진이 1열 시트 아래에 자리한 구조적인 한계를 감안하면 실내 정숙성과 방진 정도는 뛰어난 편이다. 봉고Ⅲ 코치는 페달을 밟는 순간 저회전에서부터 큰 토크를 내뿜으며 박력 있게 도로를 차고 나간다. 구형에 비해 올라간 38마력이란 수치만큼은 아니지만 몸놀림은 상당히 경쾌해졌다. 그러나 1∼2단에서 세차게 내뿜던 힘이 3단부터 왠지 모르게 맥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2∼3단 사이의 기어비가 넓은 탓이겠지만 몸으로 느끼는 구동력 차이는 기어비 차이 이상이다. 엔진이 운전석 가까이 있다보니 액셀 조작에 따라 터보 엔진의 블로오프 밸브가 “쉭쉭∼”거리는 소리를 분명하게 들을 수 있다. 변변한 RV가 없던 80년대 초·중반, 봉고 코치는 승합차와 RV 역할까지 모두 소화해낸 차였다. 20여 년 뒤 봉고의 이름을 이은 봉고Ⅲ 코치 역시 소형 승합차를 20여 년간 생산해온 기아의 노하우가 담뿍 담겨 있지만 이제 ‘봉고차(소형 승합차)’의 용도는 예전과는 달라졌다. RV를 원하는 사람들은 기아에서 나오는 7∼9인승 미니밴 카니발을 찾고 봉고Ⅲ 코치는 말 그대로 교회나 유치원 등 소형 승합차가 필요한 이들이 찾는다. 따라서 RV의 관점에서 보면 봉고Ⅲ 코치는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 강화되는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맞춰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얹은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봉고Ⅲ 코치의 오너는 동력성능이 좋아져서 즐겁고 도로에서 뒤따르는 차들도 시꺼먼 매연을 덜 맡게 되어서 반갑다. 차값이 프레지오에 비해 100만 원 이상 올랐지만 현대 스타렉스 12인승보다 여전히 100만∼200만 원 싼 것도 매력. 95년 처음 데뷔한 프레지오의 개선형인 탓에 승합차의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안고 있지만 현대 그레이스와 쌍용 이스타나가 지난해 말 단종된 지금, 보급형 소형 승합차인 봉고Ⅲ 코치의 가치는 더욱 분명해졌다. Z 기아 봉고Ⅲ 코치 12인승 LTD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00×1810×1980 휠베이스(mm) 2580 트레드(mm)(앞/뒤) 1550/1540 무게(kg) 2035 승차정원(명) 12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커먼레일 최고출력(마력/rpm) 123/3800 최대토크(kg·m/rpm) 25.0/20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902 보어×스트로크(mm) 97.1×98.0 압축비 19.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0 Chassis 보디형식 미니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5링크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타이어(앞, 뒤) 모두 205/70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4.270/2.282/1.4141.000/0.813/- 최종감속비 - 변속기 수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55 0→시속 100km 가속(초) 21.5 연비(km/L) 10.5 Price 1,430만 원
기아 봉고Ⅲ 1톤 트럭 산뜻한 스타일에 담긴 경쾌한.. 2004-03-05
봉고’는 기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모델이다. 80년대 초 국내 자동차 메이커 강제통폐합 조치로 위기를 겪은 기아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승합차와 소형 트럭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고, 그때 나온 모델이 봉고 승합차와 트럭이었다. 당시 기아 직원들은 “안녕하세요” 대신 “봉고 팝시다”라는 말로 아침인사를 대신했고, 이렇게 똘똘 뭉친 기아 직원들이 회사를 일으켰다는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산뜻한 외모에 밝은 컬러로 분위기 일신 계기판 시인성 좋고 스위치 조작 편리해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오늘, 시승차로 만나는 봉고는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물론 트럭에서는 계속 봉고라는 이름을 써 왔지만, 97년부터는 프론티어라는 이름이 더 강조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기아는 트럭과 함께 선보인 봉고 코치/밴으로 다시 한번 ‘봉고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트럭 운전자들은 차 스타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봉고Ⅲ은 승용차에 익숙한 이들도 호감을 느끼게 하는 산뜻한 외모를 지녔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고, 버티컬 타입 헤드램프를 단 모습은 커다란 박스 같았던 봉고 프론티어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 특히 ‘띄우기 위한’ 이미지 컬러로 택한 밟은 연두색과 연미색은 소형차나 경차에서 보던 색상이어서 신선하다. 달라진 실내가 SUV에 앉은 느낌을 준다면 과장일까? 핸들은 위 아래로 틸트되는 폭이 넓어 체형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기어 레버의 위치도 적당하다. 계기판은 웬만한 승용차보다 시인성과 디자인이 좋고, 세로 방향으로 배열된 공조장치는 스위치가 큼직해 조작하기 편하다. 다만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의 거리가 조금 먼 것은 아쉽다. 운전자와 동승객이 실내에서 자리를 바꿔 탈 일은 거의 없으므로 센터페시아를 조금 더 돌출시켜도 괜찮을 듯하다. 시트 뒤에 마련된 공간은 1톤 트럭 운전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장거리 운행에 나설 때 짐을 놓아두거나 시트를 뒤로 젖혀 쉴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기 때문. 이 공간 가운데에 넓은 포켓을 두어 작은 물건을 흔들리지 않게 놔둘 수 있고, 위쪽에는 좌우 양쪽에 2개의 옷걸이를 두어 운전자와 동승객이 모두 옷을 걸 수 있도록 했다. 고속도로 통행 영수증이나 작은 수첩 등은 천장 앞쪽에 마련된 그물망 안에 두면 되고, 시트 가운데를 접으면 얇은 공책이 들어갈 정도의 사물함이 나온다. 이만하면 1톤 트럭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잘 활용한 셈이다. 좀더 욕심을 부린다면, 시트 뒤 포켓에 잠금장치를 갖춘 덮개를 마련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장거리 운전 때 귀중한 물건을 차안에 두고 싶다면 글로브 박스만으로 모자라기 때문이다. 정비 편의성은 어떤가. 봉고 프론티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틸팅캡으로 만들어 정비하기가 매우 편리했다. 그러나 봉고Ⅲ은 현대 포터Ⅱ와 공동으로 개발되면서 틸팅캡이 없어져 이런 장점이 사라졌다. 대신 보네트를 열고 와이퍼 모터와 에어필터를 교환할 수 있고, 에어컨 냉매와 냉각수, 워셔액을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보네트는 봉고 프론티어처럼 위쪽으로 열리는데, 아래쪽으로 열리는 포터Ⅱ에 비해 여닫기는 조금 불편하지만 실수로 덮개를 눌러 망가뜨릴 염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가속력 뛰어난 2.9X 123마력 엔진 얹어 서스펜션은 지나치게 부드러운 느낌 적재함은 얼마나 짐을 편하게 실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봉고Ⅲ은 봉고 프론티어에 비해 길이와 너비가 20mm씩 작아졌으나 적재함 높이가 낮고 넓어 쓰기 편리하다. 특히 적재함 양쪽 커버 잠금장치의 디자인을 단순화해 여닫기가 훨씬 편해졌다. 현대 포터Ⅱ와 함께 쓰는 2.9X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현대 테라칸의 메커니즘을 1톤 트럭에 맞게 손질한 것으로, 올해부터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이 엔진은 파워 면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트럭용 기어가 출력을 감당하기 힘들어 출력을 123마력으로 낮췄다. 그래도 과거 봉고 프론티어가 쓰던 J3 3.0X 85마력 엔진에 비하면 엄청나게 강하다. J3 엔진은 타이밍 기어를 써 소음이 크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던 터라 봉고Ⅲ 1톤 트럭에서는 타이밍 벨트로 바꾸었다. 달라진 파워는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마자 실감할 수 있다. 많은 짐을 실어야하는 트럭은 저회전에서 토크가 높아야 유리한데, 봉고Ⅲ은 2천rpm부근에서 시작해 4천rpm까지 저돌적으로 치고 나간다. 짐을 거의 싣지 않은 상태였지만 짐을 가득 싣더라도 충분한 힘을 발휘할 것 같다. 수동 기어는 변속감을 높이는 멀티 싱크로 나이저를 갖추었고, 자동 기어는 전자제어식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달리기가 한층 즐거워졌다. 기아는 승차감에 불만을 갖는 구형 모델 오너들이 꽤 많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봉고Ⅲ 1톤 트럭의 승차감을 부드럽게 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달라진 서스펜션 세팅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오로지 ‘부드러움’에만 맞춘 듯한 서스펜션은 가속과 감속 때 차체가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 현상이 심하다. 그러나 다행히 ‘하드 서스펜션’ 옵션이 있으므로, 부드러운 승차감이 싫은 이들은 반드시 이 옵션을 선택하기 바란다. 대부분의 국산차에서 지적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엔진과 서스펜션을 따로 세팅해서는 안 된다. 출력을 감당하는 서스펜션으로 만들어야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기 때문이다. 하드 서스펜션을 갖추면 앞, 뒤 서스펜션이 적당히 단단해져 짐의 양에 따라 주행감각이 달라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봉고Ⅲ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성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대형 트럭이나 승용차에 쓰였던 사이드 크로스 멤버를 캐빈 룸 아래에 넣었고, 도어 임팩트바를 강화해 측면 충돌 안정성을 높였다. 시속 80km로 달리다가 완전히 멈추는데 필요한 거리는 봉고 프론티어가 35.5m였는데 봉고Ⅲ은 32.7m로 줄었다. 8+9인치 탠덤 부스터와 직경 26.99mm의 마스터 실린더를 다는 한편, 3채널 3센서의 ABS를 갖춰 제동안정성이 확실하다. 두 개의 모델을 차별화해 개발하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일이고, 실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봉고Ⅲ 트럭은 상용차 부문에서 기아와 현대의 첫 합작품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재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이제는 두 집이 한 식구가 되어 과거 봉고와 포터가 벌였던 선의의 경쟁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모델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Z 기아 봉고Ⅲ 2.9 CRDi 초장축 킹캡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110×1740×1995 휠베이스(mm) 2615 트레드(mm)(앞/뒤) 1490/1340 무게(kg) 1785 승차정원(명) 3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커먼레일 디젤 최고출력(마력/rpm) 123/3800 최대토크(kg·m/rpm) 25.0/20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902 보어×스트로크(mm) 91.0×96.0 압축비 18.4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5 Chassis 보디형식 트럭 스티어링 볼 너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리프 스프링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타이어(앞, 뒤) 195/70 R15-8PR, 5.00R12-8PR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4.270/2.282/1.4141.000/0.813/3.814 최종감속비 3.727 변속기 수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37 0→시속 100km 가속(초) - 연비(km/L) 10.5 Price 1,160만 원
2004년형 현대 스타렉스 참신한 얼굴과 강한 심장.. 2004-03-05
97년 3월 현대가 미쓰비시 델리카를 기본으로 스타렉스를 선보였을 때 스타렉스는 미니밴 혹은 승합차로 모두 분류될 수 있는 애매한 위치에 있었다. 현대는 스타렉스를 그레이스와 차별화된 ‘미니밴’이라고 강조했지만 스타렉스는 시장에서 그레이스보다 약간 고급스런 승합차로 인식되었다. 세미 보네트를 지니고 예전의 승합차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편의장비를 얹었음에도 ‘원박스카=승합차’란 인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스타렉스를 승합차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스타렉스는 휠베이스가 짧은 것과 긴 것 두 가지가 있고 휠베이스가 짧은 모델 가운데 7∼9명이 탈 수 있는 ‘클럽’은 미니밴 성격이 강하다. 반대로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9∼12명이 탈 수 있는 ‘점보’는 승합차 성격이 짙다. 또한 스타렉스는 상용차로 분류되는 3인승 밴이나 승객석을 짐칸으로 개조한 1톤 트럭(리베로)까지 갖추고 있어 폭넓은 라인업을 자랑한다. 지난 1월 얼굴을 바꾸고 편의장비를 보강한 2004년형 스타렉스 12인승을 통해, 국내 승합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렉스의 가치를 짚어보았다. 2004년형의 변신 포인트는 새 앞모습 145마력 CRDi 엔진 얹어 출력 넉넉해 2004년형 현대 스타렉스는 보네트의 크기를 키우고 최근 선보인 현대 포터Ⅱ와 비슷한 모양의 방향지시등 내장형 클리어 헤드램프를 달아 얼굴 모양이 크게 바뀌었다. 라디에이터 그릴 또한 1톤 트럭 리베로와 비슷한 모양으로 커졌다. 특히 스타렉스 RV는 그릴의 위아래를 보디색으로 구분해놓았지만 시승차인 점보는 그릴을 단색(검은색)으로 처리해 리베로의 것과 거의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얼굴이 달라지면서 모양이 바뀐 앞 범퍼는 위아래 분리형으로, 범퍼가 상했을 때 상한 부위만 떼어서 교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내에서는 디자인을 바꾼 계기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실내 곳곳에 무광 우드그레인을 덧댔고 시트를 청소하기 편한 회색 인조가죽으로 감쌌다. 시승차인 점보 12인승 모델의 시트 배열은 ‘3+3+3+3’. 1열 가운데 좌석은 등받이를 접어 운전석 암레스트로 쓸 수 있고 2∼3열 도어쪽 시트는 승객들이 드나들기 쉽도록 접이식으로 되어 있다. 휠베이스가 긴 모델이지만 4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가 곧추서 있고 레그룸이 좁아 편히 앉기 힘들다. 4열 시트를 쓰지 않을 때는 2∼3열 시트를 충분히 뒤로 밀어 각 시트의 레그룸을 넓히거나 4열 시트를 앞으로 제쳐 트렁크 적재공간을 넓힐 수 있다. 2004년형 스타렉스는 뒷좌석 승객을 위해 각각의 시트 뒤에 접이식 테이블을 달고 4열 시트 뒤에 쇼핑백 걸이를 새로 마련했다. 그러나 뒷좌석 승객에 대한 배려는 운전석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편. 슬라이딩 도어가 예전 승합차처럼 한쪽에만 마련되어 있어 뒷좌석으로 드나들기 불편하고 2∼3열 보조시트는 헤드레스트조차 없다. 1∼2열 시트 중간 지붕에 에어컨 송풍구가 있어 뒷좌석 냉방은 잘 되지만 뒷좌석용 히터는 여전히 발 아래에서만 바람이 나와 예전 승합차와 다를 바 없다. 시승차의 심장은 기아 쏘렌토와 함께 쓰는 2.5X DOHC 디젤 터보 커먼레일(CRDi) 145마력 엔진이다. 현재 스타렉스는 CRDi 엔진과 올해 7월부터 강화되는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맞춘 2.5X 전자식 디젤 터보 인터쿨러 103마력 엔진 두 가지를 얹고 있다. CRDi 엔진을 얹은 기아 쏘렌토를 운전해 본(혹은 고속도로에서 쏜살같이 달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짐작할 수 있겠지만 같은 엔진을 얹은 스타렉스 역시 예전의 승합차와는 몸놀림이 다르다. 정원은 아니지만 5명의 승객을 태우고 달릴 때에도 동력성능에 불만은 없다. 2천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토크(33.0kg·m)가 나오기 때문에 출발할 때 조금 굼뜨는 것을 제외하면 어느 영역에서나 출력은 넉넉한 편. 저속에서는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큰 편이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바람소리와 노면 진동에 파묻혀 상대적으로 조용한 느낌을 준다. 시속 100km로 달릴 때 엔진 회전수는 2천rpm을 약간 밑돌고 4단 기어(AT) 3천rpm에 이르면 시속 160km에 이른다. 차들이 뜸한 곳에서는 속도계 바늘이 시속 170km를 넘어서기도 한다(제원상 최고시속은 149km). 2004년형 현대 스타렉스 점보 12인승 2WD는 보급형보다 좀더 고급스런 승합차다. 운전석 에어백이나 ABS 등의 안전장비는 물론 자동 점멸 헤드램프, 차속 감응형 도어잠금장치, 오토도어록 해제 스위치, 열선이 들어간 사이드 미러 등의 편의장비를 갖춰 운전자를 위한 배려는 풍부한 편. 그러나 차고가 높아 코너에서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한쪽에만 달려 불편한 슬라이딩 도어, 가스식 쇼크 업소버를 달았다지만 요철을 지날 때 3∼4열 승객들이 불쾌할 만큼 출렁이는 서스펜션 등은 보급형 승합차와 다를 바 없다. 2004년형 스타렉스의 운전 편의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승객들을 위한 새로운 배려는 부족해 아쉬움을 남긴다. Z 점보 CRDi 12인승 2WD GRX 고급Ⅱ형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035×1820×1970 휠베이스(mm) 3080 트레드(mm)(앞/뒤) 1570/1545 무게(kg) 2148 승차정원(명) 12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커먼레일 최고출력(마력/rpm) 145/3800 최대토크(kg·m/rpm) 33.0/20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497 보어×스트로크(mm) 91.0×96.0 압축비 17.6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5 Chassis 보디형식 미니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5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205/70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606/2.060/1.3660.982/-/3.949 최종감속비 4.220 변속기 자동4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49 0→시속 100km 가속(초) - 연비(km/L) 10.0 Price 1,79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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