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올드뉴스] 91년식 포르쉐 911 카레라2 컨버터블 2019-02-15
올드뉴스 추억의 자동차 - 91년식 포르쉐 911 카레라291년식 포르쉐 911 카레라2 컨버터블 가자, 지평선 너머로나는 예순 살이 되어도 언제나 스포츠카만을 탈 것이라고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었다. 세월이 흐르고 어깨가 구부정해지면 어떻게 변할 지 모르지만 지금 현재도 그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만큼 고급 세단이 갖추고 있는 우아함과 장중함보다는 스포츠카가 주는 속도감과 날렵함이 나는 더 좋다. 세상의 표피 위를 아주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것, 성능 좋은 스포츠카를 타고 그 쾌감을 만끽한다는 것은 사치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화두에 다름 아닌 것이다. 우리들 인생이라는 것도 저렇게 빠른 속도로 세상의 수면 위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니까. 그러므로 나는 이해할 수 있다. 전셋집에 살면서도 차만큼은 고급 스포츠카를 고집하는 몇몇 호사로운 청년들을. 나는 그들의 결심을 존중한다. 안락한 집보다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차가 더 필요한 시기가 있는 것이다. 작지만 탄탄해 보이는 우수한 혈통의 종마 소프트톱, 버튼 하나로 가볍게 열리고 닫혀 포르쉐라는 이름은 자동차에 입문하면서부터 항상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중앙에 앞발을 들고 말이 포효하는 그림이 있는 중세 유럽 기사들의 붉은색 방패 문양만 봐도 가슴이 뛰었다. 특히 911시리즈는 가장 대중적으로 포르쉐의 성능을 검증시킨 차종이었고 세계 각지를 여행할 때마다 마주치게 되는 명차 중의 하나였다. 내 기억으로는 이상하게 홍콩에서 자주 보았던 것 같다. 작지만 탄탄하게 보이는, 마치 대대로 우수한 혈통을 이어받아온 종마처럼 그것은 언제나 내 눈앞을 지나갔었다. 그런데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내가 타게 된 포르쉐 911은 91년식 3천600cc였다. 89년부터 생산된 차종인데 차의 앞부분은 헤드라이트 부분만 길게 몸체와 일직선으로 되어 있을 뿐 가운데는 비스듬하게 가라앉아 매우 날렵한 인상을 주었다. 길이가 4천245mm, 폭이 1천660mm, 그리고 높이가 1천310mm밖에 되지 않는다. 키 큰 사람이 서면 차의 지붕이 가슴에 닿는 것이다. 여의도에 있는 월간 <자동차생활> 건물 앞 주차장에 서 있는 포르쉐를 보았을 때 나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얀색이었다. 그렇다. 붉은색이었거나 검정색이었으면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얀색이었다. 그것은 마치 나의 손길이 닿아주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순결한 빛으로 떨고 있었다. 나는 기꺼이 문을 열어 젖히고 올라탔다. 자유로를 달리는 동안 처음부터 속도를 냈던 것은 아니다.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있기도 했지만 다른 차들 앞에서 꽁무니를 휘날리며 달리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액셀 페달을 밟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자유로를 거의 다 빠져나갔다. 이미 출발할 때부터 소프트톱은 젖힌 상태였다. 소프트톱은 원터치 버튼으로 가볍게 젖혀졌다. 닫을 때도 마찬가지다. 손으로 또다른 수고를 할 필요도 없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전자동으로 뚜껑이 열리고 닫힌다. 핸들이 빡빡했지만 속도감 있는 차이기 때문에 안정성 문제를 고려해 이해해 주었다. 그런데 브레이크도 너무 빡빡했다. 91년 처음 차주를 만난 뒤 지금의 차주가 두 번째라고 들었는데 최근에 브레이크 라이닝을 바꾼 것 같았다. 속도계와 시계, 오일과 RPM 계기판은 클래식한 은색 테두리 안에 둥근 원형 네 개로 핸들 앞부분에 놓여 있었다. 사이드 미러를 조작하는 버튼이 어디 있는지 몰라 한참을 찾아 헤맸고 그러는 동안 일산과 행주대교를 지나 차동차의 통행이 드문 자유로의 끝 부분에 이르렀다. 그때부터 나는 액셀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팁트로닉, 다이나믹한 운전 할 수 있어 비행기를 타고 구름 위를 나르는 기분 차는 가볍게 시속 200km를 돌파했다. 시속 230km 가깝게 달리는데도 뭔가 석연치 않았다. 내가 알던 포르쉐의 명성이 아니었다. 차가 돌진하는 가속력이 터무니없이 약했다. 나는 곧 그 원인을 발견했다. 보통 포르쉐는 수동기어가 달린다. 포르쉐뿐만이 아니고 스포츠카는 전부 수동기어로 생산된다. 차주들의 편의를 위해 원하는 경우 오토매틱으로 바꿔지는 경우도 있는데 내가 시승한 차는 팁트로닉 방식으로 출고되어 있었다. 4단 AT 듀얼게이트 방식으로서 보통 때는 자동기어지만 기어 레버를 드라이브(D) 레인지 오른쪽으로 밀면 매뉴얼 게이트로 바꾸어진다. 그래서 자동기어의 편안함과 함께 수동기어처럼 다이나믹한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매뉴얼 게이트로 바꾸고 난 뒤에도 기어 레버를 위로 툭 치면 기어가 한 단씩 플러스(+) 된다. 반대로 아래로 내려치면 마이너스(-)로 변하는 것이다. 팁트로닉으로 수동기어로 바꾸고 나자 포르쉐의 명성 그대로 차가 가볍게 허공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자유로의 끝, 판문점 입구까지 액셀 페달을 온몸으로 누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바람이 휙휙 나를 때리며 지나쳐갔다. 다른 컨버터블과 다른 것은 차의 엔진이 뒤쪽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행기를 탔을 때처럼 묵직한 소리가 뒤에서 울렸다. 차가 가속을 내면 곤충의 꽁지처럼 비스듬하게 내려앉은 뒷 꽁지부분의 날개가 자동으로 위치를 바꾸며 바람의 저항을 없애준다. 비행기를 타고 구름 위를 나르는 기분이었다. 온몸을 때리는 바람의 채찍 같은 것, 맞아도 좋았다. 아니 오히려 맞는 것이 더 쾌감이었다. 얼마든지 때려라, 내 온몸이 바람의 채찍에 의해 시퍼렇게 멍든 상처로 뒤덮이도록. 그래서 영원히 바람의 흔적을 기억할 수 있도록. 속도계 끝은 시속 300km까지 표시되어 있었지만 실제 최고속도는 시속 250km 내외였다. 나는 판문점 앞에서 유턴을 해야만 했다. 허가 받은 사람만 출입할 수 있다는 안내판이 아쉽기만 했다. 이대로 북녘땅까지 달릴 수만 있다면. 개성을 지나 평양까지, 그리고 신의주와 압록강까지 포르쉐 컨버터블로 달리면 불과 두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다. 그 짧은 거리를 마음놓고 달릴 수 있는 시기가 언젠가는 찾아올 것이다. 우리 세대가 아니면 그 다음 세대에게라도 그런 순간은 반드시 주어질 것이다. 쏠림 현상 없이 안정감 보이는 코너링 명차, 운전자 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나는 차를 돌려 다시 임진각 쪽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문산 방향으로 진로를 바꿔 통일동산까지 오는 동안 마주치는 차는 거의 없었다. 오직 바람과 늦가을의 차가운 햇빛만이 나와 한몸이 된 포르쉐를 비춰주었다. 뒤쪽에서는 계속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차의 지붕을 씌우면 소리는 많이 약해질 것이지만 그러나 아무리 11월의 늦가을이라고 해도, 바람이 싸늘하다고 해도, 포르쉐 컨버터블을 시승하면서 차의 지붕을 닫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멀리 커브길이 나타났다. 회전할 때의 성능을 보기 위해 액셀 페달을 밟으면서 코너를 돌았다.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였지만 차는 전혀 쏠림 현상 없이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역시 명차는 다른 것이다. 간혹 차들이 드문드문 나타났다. 가물가물 보이던 앞차의 꽁무니가 금방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변경을 하면서 시속 230km의 속도로 달리다가 브레이크를 밟았다. 브레이크는 뻑뻑했지만 성능은 좋았다. 가속도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브레이크였다. 내 손과 발이 이제 슬슬 911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차는 전신의 감각으로 운전해야 한다. 필요 이상으로 긴장할 필요도 전혀 없지만 그렇다고 잠시라도 방심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특히 이렇게 순간가속도가 빠른 차를 운전할 때는 그렇다. 0→시속 100km 도달속도가 6.6초니까 순간가속도가 아주 빠르다고 볼 수는 없다. 1km를 가는 시간이 26초. 통일동산 음식점 앞에서 만나기로 한 <자동차생활> 팀과의 약속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질주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차를 세워 놓고 우리는 마치 해부학 실습시간에 메스를 들고 실습을 하는 의대생처럼 천천히 차를 뜯어보았다. 흰색 포르쉐는 거품을 물고 으르렁거리며 조금 전까지의 질주를 되새김질하고 있었다. 8년 동안 6만마일 밖에 달리지 않았으면 차주들이 가끔씩 드라이브용으로 썼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속을 했는지, 정비불량인지 오일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  포르쉐 카레라2 911은 꼭 한 번 타고 싶었던 차였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감 때문일까? 내가 시승한 포르쉐는 상상했던 것 이상의 질주와 힘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분명히 내 기대가 과다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명차라고 해도 그것을 운전하는 자의 손에 따라 차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차를 운전하는가 하는 것보다는, 지금의 자기 차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가, 그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나는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올드뉴스] 세대 피아트 푼토 유럽시장 영구집권 노리는.. 2019-02-13
세대 피아트 푼토 유럽시장 영구집권 노리는 100주년 기념작지난날 이태리 왕국의 수도였던 토리노는 지난달 또 다른 왕국의 창립 100년 축제로 들떴다. 1861년 이태리 수도로서의 지위는 머지 않아 피렌체, 뒤이어 로마에 빼앗기고 말았다. 한편 1899년 7월 11일 조바니 아넬리를 비롯한 이 고장 명사들이 `파브리카 이타리아노 디 아우토모빌리 토리노`(Fabbrica Italiano di Automobili Torino), 줄여서 `피아트`(FIAT)를 세우기로 뜻을 모으고 서명했다. 그 뒤 토리노는 이태리, 나아가 유럽의 `자동차 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토리노의 20세기는 피아트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때문에 토리노 중심가에는 수많은 깃발이 나부꼈다. 주요한 광장에서는 갖가지 행사가 벌어졌고, 가게 진열장과 유리문에도 기념 포스터가 붙었다. 이 화려한 축제에 빛을 더한 것이 새로운 2세대 푼토였다. 낯익은 스타일이지만 80%가 새 부품 새 푼토, 표준 1.2ℓ엔진의 경쾌함 지금 피아트 그룹은 알파로메오, 란치아, 나아가 페라리, 마세라티까지 거느리고 있다. 한때 80%를 넘는 독과점 상태였지만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 또는 포드와의 합병설이 나돌면서 위기감이 나타나고 있다. 피아트가 헛소문이라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100주년 기념축전을 앞두고 피아트 경영진은 일본 미쓰비시 수뇌부와 토리노에서 만나 GDI 엔진 제공, SUV 공동개발을 논의했다. `땅과 바다와 하늘에서`라고 외치던 피아트 제국이 새로운 세기를 살아남기 위한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는 중이다. 피아트 푼토는 93년 데뷔한 뒤 지금까지 6년간 판매량 300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33만 대의 판매기록을 올린 히트작이다. 이 같은 푼토를 서둘러 모델 체인지한 것도 피아트의 위기감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의 명장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이끄는 이탈디자인의 작품인 초대 푼토는 아직도 매력을 잃지 않았다. 더구나 새차를 처음 보았을 때 구형과 큰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링고토의 본사 앞마당에 늘어선 2세대 푼토를 보는 순간 얼핏 마이너 체인지를 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누오보 푼토는 완전히 새로운 차. 부품의 일부는 그대로 넘겨받아 쓰고 있지만, 전체의 80%는 새로운 부품이다. 닮아 보이는 것은 크기와 휠베이스의 기본 규격이 구형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신형의 길이x너비x높이는 3천800(5도어는 3천835)x1천660x1천480mm이고 휠베이스는 2천460mm이다. 구형은 3천770x1천625x1천450mm에 2천450mm로 별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하면 푼토의 디자인 특징인 옆으로 긴 헤드램프와 세로가 긴 뒤 컴비네이션 램프, 톨보이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형과의 차이가 드러난다. 1세대 푼토는 매끄러운 선을 이루는 해치백이라는 인상이 짙다. 하지만 신형 보디에는 곳곳에 에지가 들어간 선이 쓰이고 있다. 더구나 3도어와 5도어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스타일링을 맡은 피아트 첸트로 스틸레의 피터 파스펜더는 `3도어는 세로선을 강조해 역동적인 효과를 노렸다. 그와 달리 5도어는 수평적인 바탕에 안정감과 우아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푼토는 유럽의 소형차시장에서 피아트를 대표한다. 라이벌은 푸조 206, 르노 클리오, 그리고 도요다 야리스. 시장의 왕좌를 노리는 만큼 구형보다 더 많은 버전을 마련했다. 보디는 3도어와 5도어 2가지. 엔진은 5종, 기어박스 4종, 거기에다 트림 레벨이 6개(기본/SX/ELX/HLX/스포팅/HGT)로 나누어진다. 통틀어 23개 버전이다. 엔진부터 설명하면 출력이 낮은 순으로 휘발유 1.2ℓ SOHC(60마력, 10.4kg·m), 1.2ℓ DOHC 16밸브(80마력, 11.6kg·m), 그리고 1.6ℓ DOHC 16밸브(130마력,16.7kg·m)의 3가지. 디젤 엔진은 1.9ℓ(60마력, 12.0kg·m )와 JTD라는 커먼레일형 1.9ℓ직분사 터보 디젤(80마력, 20.0kg· m) 2종이 있다. 어느 것이나 4기통이다. 지금까지 란치아 Y, 바르케타와 알파로메오 156에 얹혀 성능을 인정받은 제품을 더욱 향상시킨 것이다.  트랜스미션은 수동 5단과 6단(1.2ℓ 16밸브 스포팅에만 달렸다)에다 새로운 토크 컨버터가 달린 무단변속기(CVT)도 마련했다. `스피드기어(Speedgear)`라 불리는 CVT에는 앞뒤로 레버를 움직여 정해진 포지션을 고를 수 있는 게이트를 갖추고 있다. 스피드기어는 6단(1.2ℓ 16밸브 ELX용)과 7단(1.2ℓ 16밸브 스포팅용)의 2종이 있다. 1.2ℓ16밸브 엔진은 4종류의 변속기와 모두 짝을 짓는다는 뜻이다. 1.8ℓ를 얹는 HGT는 3도어뿐이다. 누오보의 정상, 소형의 럭셔리 HGT 7단 CVT를 쓰는 스포팅 스피드기어 지금 피아트 본부와 전시장으로 쓰이는 링고토는 1923년에 완성되었다. 옥상에 테스트 코스까지 만들어 놓은 가히 혁명적인 공장이었다. 100년 축전을 맞아 링고토 앞마당에는 온갖 색깔의 푼토가 줄지어 서 있었다. 앞서 말한 대로 23개에 이르는 버전을 하루에 시승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래서 먼저 푼토의 평균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1.2ℓ 16밸브 80마력 엔진에 수동 5단 기어를 얹은 EXL을 몰고 교외로 달려나갔다. 이 엔진은 란치아 Y에 얹힌 것과 같다.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민첩하고 발랄했다. 그러나 제대로 힘이 나는 것은 3천500rpm부터다. 조금 시끄럽지만 건강한 엔진음을 즐기는 사이에 한계영역인 7천rpm에 도달했다. 이태리 소형차다운 경쾌한 엔진이다. 그와 달리 7단 CVT를 쓰는 스포팅 스피드기어는 인상이 싹 달랐다. 같은 엔진을 얹었지 만 단단한 하체와 CVT 때문에 훨씬 듬직한 느낌을 주었다. CVT는 종전의 전자 클러치식보다 쓰기 쉬웠다. 토크 컨버터가 달려 있어 그립도 있고, 복잡한 거리에서 정지와 출발할 때도 매끈했다. D 레인지의 가속감도 그만하면 괜찮았다. 그러나 이 모델을 시가지에 알맞은 실용 AT라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최신형 CVT라고는 하지만 수동식에 비해 반응이 둔했다. 게다가 시퀀셜 모드에서 셀렉터의 조작이 무겁고 둔해 산뜻한 맛이 없다. ELX의 타이어가 165/70R 14인데 비해 185/60R 14로 광폭인 때문이기도 하다. 바르케타와 같이 1.8ℓ 엔진을 얹은 HGT는 한마디로 어른스러운 차다. 힘과 토크를 갖추고 있는 데다 무게도 1천40kg으로 1톤을 넘는다. 이 모델에만 트랙션 컨트롤이 달리고 장비도 풍부해 2세대 푼토의 럭셔리 버전인 셈이다. HGT는 하체가 스포팅보다 단단하고 타이어도 185/55R 15로 커진다. 코너링도 안정감이 높고 롤링이 적다. HGT와 스포팅은 인테리어도 약간 호사스럽다. 기어 레버와 핸들에 가죽을 감았고, 센터 콘솔에 알루미늄과 같은 광택처리를 해 하위 버전의 값싼 플라스틱 질감과는 차이가 있다. 격에 맞지 않게 멋을 부리려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두 호화 버전을 고르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유럽시장에서 압도적인 다수는 1.2ℓ 표준형이거나 디젤 버전을 고른다. 실내는 구형과 마찬가지로 공간이 넓고 쓸모가 있었다. 알찬 앞자리 공간도 변함이 없고, 운전석 주위에는 작은 물건을 넣을 수납공간이 많다. 뒷좌석도 어른 2명이 타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꼿꼿이 앉게 되어 등받이가 높은 데도 머리공간이 별로 넉넉하지 않은 점은 불만이다. 특히 3도어는 기울기 때문에 뒷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다. 새 푼토는 9월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이태리에서 최고급 버전 1.8ℓ HGT가 2천500만 리라(약1천675만원), 1.2ℓ스포팅 스피드기어가 2천130만 리라(약1천427만원)로 값은 녹녹치 않다. 피아트의 대중적인 야심작 2세대 푼토가 어느 길을 달려갈 지 주목된다. 
[올드뉴스] 2000년형 시보레 임팔라 2019-02-11
2000년형 시보레 임팔라 루미나의 뒤를 이어 다시 부활한 풀사이즈 세단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새 모습으로 등장한 시보레 임팔라(Impala)가 `2000년형`이라는 이름을 달고 드디어 미국시장에 나왔다. 중형세단 루미나를 대체하며 새롭게 부활한 임팔라는 일찍이 1958년에 데뷔해 40년간 1천300만 대가 팔린 장수모델이다. 58년에 나온 1세대 임팔라는 뒷모습이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펼친 듯 날렵하고 긴 풀사이즈 세단으로, 데뷔 첫 해에 8가지 모델을 40만7천200대나 생산했을 만큼 인기가 높았다. 이후 65년에 발표된 2세대 모델은 보디의 돌출부분을 없애 미끈하게 다듬은 모습으로 100만 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72년에 등장한 3세대 모델은 앞이 넓고 뒤가 좁은 형태의 직선 디자인으로 시리즈 판매량 1천만 대를 돌파하면서 포드의 갤럭시를 제압하는 `미국 최대판매 풀사이즈 세단`으로 명성을 더했다. 80년대 이후 임팔라는 몇 번의 디자인 변화를 더 거쳤지만 인기가 점점 시들해졌다. 94년에 유선형 모델이 나와 새롭게 부활하는 듯했지만 모델 수집가들이 관심을 갖는 외에는 별다른 판매실적 없이 96년에 슬그머니 단종되어 버렸다. 그러다가 이번에 2000년형 모델로 다시 컴백한 것이다. 미드 사이즈로 분류되었던 루미나와 달리 풀 사이즈 세단인 신형 임팔라는 원형 테일램프와 그릴 중앙을 가르는 크롬바, 예리한 보디 라인 등이 65년형 모델의 디자인 특징을 이었다는 평을 받는다. 스포티함과 중후함을 겸비한 유선형 차체 넓은 6인승 실내에 칼럼식 자동기어 달아 새 임팔라는 97년 신형 코베트를 디자인했던 잔 카펠로의 작품이다. 스포츠카를 다듬었던 손길이 닿아서인지 2000년형 임팔라를 얼핏 보면 스포츠카의 박진감이 느껴진다. 앞 뒤 보디의 굴곡이 인상적이고, 특히 4개의 원형 램프를 박아넣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와 그 위에 긴 브레이크등을 달아 스포츠 세단 같은 느낌을 준다. 넓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디자인은 60년대의 첨단차들이 즐겨 쓰면서 한때 유행했던 것이다. 요즘은 대부분의 차가 양쪽 코너에 컴비네이션 램프를 분리해 달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임팔라의 대형 테일램프는 오히려 `역유행`을 이끌어내는 개성으로 보이기도 한다. 임팔라는 날렵하고 기민한 스포츠카의 이미지 외에 세단의 중후함과 어느 모델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개성 강한 유선형 보디를 지닌 것도 특징이다. 경쟁모델로는 포드 토러스와 다지 인트레피드, 도요다 캠리 XLE 등과 한 급 위의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 머큐리 마키스 등이 꼽힌다. 시승은 LA에 있는 대형 딜러 `버만트 시보레`의 김용승 부사장의 협조로 이루어졌다. 버만트 시보레는 현대자동차의 독점딜러인 `LA시티 현대`와 기아자동차 독점딜러인 `기아 하우스`를 산하에 거느리고 있을 정도로 미국의 한인 자동차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는 곳이다. 시승차는 자주색 일반형으로, 고급형인 LS 모델도 있지만 은회색 보디라 사진이 잘 안 나올까봐 일반형을 택했다. 임팔라 일반형은 V6 3.4ℓ 180마력, LS는 V6 3.8ℓ 200마력 엔진을 얹어 동력성능이 다르고 외관상으로는 LS모델이 리어 스포일러 등으로 더 스포티하게 치장했다. 요즘 미국의 여러 주에서 경찰순찰차로 쓰는 2000년형 임팔라는 모두 3천800cc 엔진을 얹은 LS 모델로 0→시속 60마일(약 96km)을 8.5초에 끊고 최고시속 200km를 낸다. 운전석 도어를 열었다. 실내가 무척 넓고 시원스런 인상을 준다. 제원을 살펴보니 차체크기가 길이×너비×높이 5천80×1천854×1천461mm로 토러스, 인트레피드, 캠리 등의 경쟁차보다 크고 실내도 헤드룸과 레그룸, 숄더룸 등이 훨씬 여유있다. 트렁크도 동급차 가운데 가장 넓어 골프채 5세트를 넣고도 공간이 남아돌 정도다. 임팔라는 앞에 60:40 분리형의 3인승 벤치타입 시트를 얹은 6인승과 독립식 좌석을 단 5인승 모델 두 가지가 있는데, 시승모델은 6인승 시트를 얹은 것이었다. 6인승은 스티어링 휠에 칼럼식 시프트 레버를 달아 가운데 앉는 승객의 레그룸을 확보했고, FF방식의 구동계를 써 플로어 중앙 공간이 더욱 유용하다. 한편 앞좌석 중앙시트는 둘이 탈 경우 암레스트 겸 콘솔박스―컵홀더가 2개 달림―로 활용할 수 있다. 계기판은 중앙에 커다란 원형 속도계를 배치하고 그 아래 시프트 레버의 위치를 알려주는 디지털식 오도미터를 달았으며 왼쪽에 연료 게이지, 오른쪽에 엔진 온도계를 둔 모양새다. 계기를 모두 커다란 원형으로 만들어 운전할 때 눈에 잘 들어오고, 오른쪽 온도계 밑의 디지털 계기에서는 그때 그때 운전에 필요한 정보들이 뜬다. 편의장비로는 on/off가 간편해진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10만 마일 무보수 냉매를 넣은 에어컨, 실내 곳곳에서 전원을 유용하게 끌어 쓸 수 있는 파워 아울렛, 틸트 기능이 있는 스티어링 칼럼, 듀얼 에어백 등이 있다. 기본형인 V6 3.4ℓ 엔진으로 180마력 내 부드럽게 달리지만 거친 매력도 엿보여 시승코스는 딜러가 있는 버만트 애버뉴에서 동쪽의 윌셔 블러바드 방향으로 달려 다운타운 쪽에 있는 유서깊은 매카더 공원에서 촬영까지 마치는 것으로 잡았다. 한여름이 지나서인지 하늘 높이 솟아오르던 매카더 공원의 수중분수는 멈춰 있었지만, 백조들이 두둥실 노닐고 있는 호수 위로 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평화로워 보였다. 사진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가까이 뻗어 있는 101번 프리웨이와 굴곡진 도로 등에서 다양한 주행 테스트를 한 번 더 해볼 수 있었다.  V6 3.4ℓ 180마력 엔진을 얹은 시승차는 시동을 건 순간부터 무척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출발할 때의 느낌도 아주 부드럽고 시속 40마일(약 64km) 안팎으로 달리는 동안에는 엔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프리웨이에 올라타 급가속을 해보니, 처음에는 약간 거친 반응을 보이다가 시속 60마일(약 96km)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쾌적한 주행상태를 유지했다. 급가속할 때의 약간 터프한 맛이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 젊은층한테는 오히려 매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네 바퀴 모두에 독립식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을 적용한 임팔라는 승차감이 매우 안락했다. 또한 앞 뒤 모두 디스크 타입으로 네 바퀴 ABS를 단 브레이크는 급제동 때 우수한 제동력을 보이지만 중속에서의 감속효과는 오히려 떨어지는 편이다. 고속도로에서 브레이크가 약간 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 불안하기도 했다. 스티어링 휠은 저속에서 매우 부드럽게 움직이지만 순간 가감속을 할 때 갑자기 무뎌지는 반응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2000년형 임팔라의 특성을 요약하면 순한 양이나 사슴 같은 느낌보다는 역시 야성적인 매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충만해 있는 독특한 유선형의 차체도 그렇지만, 부드럽고 조용한 달리기 속에 순간순간 터프함을 내비치는 운동성능이 그런 느낌을 준다. 현재 GM에서는 시보레 임팔라의 주요 타깃을 연간 5만∼5만5천 달러를 버는 소득층으로 보고 판매전술을 세우고 있다. 한국에 수입될 경우에는 진취적이고 활동적인 장년층에게 인기를 얻지 않을까 생각된다.
[올드뉴스] 대우 매그너스, 레간자와 체어맨 사이를 잇.. 2019-02-08
올드뉴스 추억의 자동차 - 대우 매그너스대우 매그너스 레간자와 체어맨 사이를 잇는 준대형 고급차EF 쏘나타, 그랜저 XG 등 현대자동차가 독주하고 있는 중형차시장 판도를 바꿀 대우의 새차 매그너스가 12월 2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매그너스는 라틴어로 `위대한(great)`, `귀족적인(noble)`, `강력한(mighty)` 등의 뜻을 지녔고 `성공한 사람을 위한 고품격 중형차`를 목표로 탄생했다. 97년 초 레간자 개발이 끝나면서 곧바로 윗급 모델 개발에 들어간 대우는 24개월간 2천200억 원을 들여 새 중형세단 매그너스를 완성했다. 레간자를 디자인한 이탈디자인과 공동작업을 통해 완성한 매그너스의 개발 컨셉트는 `감출 수 없는 자신감`. 품격과 파워, 안전성, 편의성 등에서 동급 중형차를 넘어선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해외 경쟁모델로는 도요다 캠리, 혼다 어코드, 폴크스바겐 파사트 등을 선정해 벤치마킹했다. 부품업체가 초기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협력업체 참여공학과 동시공학을 이용해 개발기간(24개월)과 개발비용(2천2백억 원)을 줄인 것도 특징이다. 개발을 끝낸 뒤에는 영국 마이라에서 주행성과 핸들링, 내구성, 소음 테스트를 했고 밀브룩에서 내구성 테스트, 호주 엘리스 스프링스에서 기후 테스트를 거쳤다. 또한 미국 델파이와 독일 길렛에서 브레이크와 배기 테스트를 하는 등 총 주행거리 200만km의 가혹한 테스트를 통해 품질을 검증했다. 대우는 매그너스를 연간 14만 대 생산하고 매월 6천 대를 판매해 레간자(연산 6만대)와 함께 중형차 내수시장 점유율을 5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스타일 매그너스는 레간자의 다이내믹한 스타일에 품격을 더한 모습이다. 앞모습은 대우 고유의 라디에이터 그릴로 단장했고 독수리 눈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이미지의 헤드램프를 달았다. 넓어진 트렁크 리드에는 직선과 곡선으로 힘과 품격을 잘 조화시켰다. 매그너스의 사이드 캐릭터 라인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에지 스타일로, 칼로 자른 듯한 날카로운 선이 인상적이다. 동급 최대의 길이(1천990mm)를 자랑하는 실내는 중대형차 수준으로 고급화했다. 베이지색 시트와 트림, 고급 우드 그레인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투톤 컬러 내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계기판은 최근 국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3개의 원형 미터기를 달아 스포티하다. 메커니즘과 정숙성 엔진은 2.0 SOHC와 DOHC, 두 가지다. 2.0 DOHC 엔진은 최고출력 148마력, 최대토크 19.6kg·m/4천rpm와 최고시속 206km(수동)를 낸다. 신형 엔진(SC-1)에 맞게 새로 개발된 4HP 16 자동변속기는 변속충격을 줄였고, 변속감을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어댑티브 시프트 컨트롤(Adaptive Shift Control) 기능을 적용해 내구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변속기 오일 교환이 필요 없어 경제적이다. 2001년 상반기부터는 2.5ℓ급 XS6 엔진을 얹어 북미와 서유럽지역에 본격적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매그너스는 맥퍼슨, 멀티링크 타입의 앞뒤 서스펜션과 넓은 휠베이스, 트레드로 설계되어 직진과 코너링 때의 주행안정성이 높다. 또 중대형차에 쓰이는 인터미디어트 드라이브 샤프트를 적용해 직진안정성이 뛰어나다. 정숙성에도 큰 신경을 썼다. 국내 최초로 10중 구조 대시 패널과 7층 구조의 바닥 방음제를 써 소음이 들어오는 것을 최대한 막았고 유압식 엔진 마운팅과 원 벨트 시스템을 적용, 진동과 소음을 크게 줄였다. 안전성 튼튼한 차체구조로 짜여진 매그너스는 152회의 대차(臺車) 충돌실험(Sled test)과 98회의 실차 충돌실험 등 모두 250회의 충돌 테스트를 통과했다. 유로 NCAP 테스트, 북미 NCAP 테스트에서 각각 만점에 해당하는 별 네 개와 다섯 개를 받을 수 있는 든든한 안전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개발된 타원형 고강도 임팩트빔과 고장력 보강판을 도어에 설치해 측면 충돌 안전성을 높이고 앞좌석 사이드 에어백(2.0D 로얄 선택)을 저압팽창식으로 설계해 노약자와 어린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사고위험을 줄였다. 운전석 에어백은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달았다. 파우더 슬러시(Powder Slush) 공법을 쓴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재질이 부드러워 충돌사고 때 상해를 입을 확률이 낮다. 2.0D 로얄은 전자식 시트벨트 프리텐셔너를 기본으로 달아 더욱 안전하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급출발 사고에 대한 예방책으로는 차가 급출발할 때 자동으로 연료공급이 차단되는 퓨얼 컷오프(fuel cut off)와 브레이크를 밟아야 변속이 되는 BTSI(Brake Transfer Shift Interlock)를 적용했다. 그리고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의 간격을 최대한 넓혀 실수로 인한 사고가능성도 줄였다. 이밖에 전자식 ABS와 TCS(2.0 로얄 기본)도 준비했다.  편의장비와 값 매그너스에는 깨끗하고 쾌적한 운전을 위한 청청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이 시스템은 1단계에서 정차, 서행이 반복되는 도심구간 매연의 실내유입을 막는 자동 외기차단 시스템과 외기온도 표시장치, 전자동 에어컨(2.0D 디럭스 이상 기본)으로 쾌적한 실내공기를 유지하며 2단계에서는 먼지와 매연은 물론 냄새까지 거르는 필터로 공기를 여과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향기를 내는 공기청정기(2.0D 디럭스 이상 기본)로 실내 구석까지 청청공간을 만들어 준다. 선택품목인 AV 시스템은 5.8인치 와이드 화면을 통해 라디오, TV, CD 플레이어 등을 조절할 수 있고 고가도로와 지하차도까지 탐색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핸들 오디오 리모컨도 준비했다. 이밖에 여닫을 때 손이나 물체가 끼면 자동으로 다시 열리는 전동식 선루프와 자외선을 차단하는 솔라 컨트롤 글라스 등을 선택품목으로, 개스식 후드 리프트, 핸드폰 등 전기장치를 이용할 수 있는 파워잭, 오토 도어록 등을 기본으로 갖추었다. 매그너스는 2.0 SOHC, DOHC 기본형과 DOHC 디럭스, 로얄 등 모두 4종류로 나온다. 값은 기본형이 1천285만 원(2.0 SOHC), 1천385만 원(2.0 DOHC)이고 디럭스는 1천445만 원, 로얄은 1천690만 원이다. 
[올드뉴스] 91년형 포드 토러스 SHO 2019-02-01
91년형 포드 토러스 SHO 남모르게 즐기는 나만의 스피드 페라리는 천천히 달려도 경찰의 시선을 끈다. 화려한 모양새가 제한속도를 지키며 달릴 차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와 달리 빨리 달려도 보이지 않는 차가 있다. 강력한 엔진을 얹은 평범한 4도어 세단이 그렇다. 이 차들은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바람이 났다. 이런 고성능차로 남모르게 즐기는 스피드는 색다른 매력이다. 이런 차를 `양의 탈을 쓴 늑대` 또는 속어로 `슬리퍼`(SLEEPER)라고 한다. V6 3.0ℓ DOHC 엔진 220마력 내 고급차 만들기 위해 애쓴 흔적 많아 포드 토러스는 미국에서 가장 평범한 차 중 하나다. 자가용은 물론 렌트카, 택시로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85년 데뷔 이래 현재까지 400만 대 이상이 팔렸고, 86년 `올해의 차`로 뽑혔으며, 92∼96년 승용차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켰다. SHO는 이런 평범한 보디 안에 강력한 엔진을 얹었다. 겉에서는 전혀 알아볼 수 없지만 내면에는 운전자만이 알 수 있는 고성능이 넘친다. 토러스 전체의 이미지를 높이고, 소수의 젊은 수요에 응하기 위해서 태어난 SHO가 처음 선보인 것은 88년 말이다. 일반 토러스가 140마력인데 SHO는 220마력 엔진을 얹어 사람들의 흥미를 끌었다. 시승차는 1세대의 마지막 해인 91년형이다. 공기저항계수 0.33의 충격적인 유선형 보디로 데뷔하자마자 인기를 끈 모델이다. 프론트 그릴을 포드 마크로 처리해 패밀리 세단으로는 대담한 모습을 보여주고, 사이드 스커트도 독특한 개성을 살려 멋지다. 2개의 머플러는 범퍼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SHO가 일반 토러스와 구분되는 것은 뒷범퍼에 음각으로 새겨진 `SUPER HIGH OUTPUT`의 약자 SHO라는 글자뿐이다. SHO의 핵심은 V6 3.0ℓ 엔진에 있다. 모터사이클 메이커인 야마하(야마하는 MR2 같은 차의 엔진을 도요다에 제공해 왔다)가 F1 엔진을 기초로 디자인한 것으로 DOHC 4밸브로 이루어낸 220마력의 고출력이 앞바퀴를 굴린다. 이때만 해도 미국차에는 4밸브가 흔치 않았다. 원래 포드는 V6 벌칸 엔진의 4밸브 개발을 야마하에 의뢰했으나 이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야마하는 토러스 스페셜 모델을 위한 V6 3.0ℓ를 제안하게 된다. 터보도 아닌 차에 l당 73.3마력은 대단한 수치다. 실린더마다 2개의 인테이크로 공기를 공급하게 한 시스템으로, 저속을 위한 긴 것과 고속용의 짧은 것으로 구성된 인테이크 러너가 4천rpm 아래서는 긴 것만 열리고 고속에서는 2개 모두 열려 중저속에서 충분한 토크를 이루어낸다. 레드존이 7천300rpm에 이르는 엔진은 흔치 않다. 보네트를 열면 꿈틀거리는 가로배치 엔진의 위용이 볼 만하다. 포드가 설계하고 마쓰다에서 만든 수동 5단 트랜스미션 역시 미국 세단에서는 흔치 않은 것이다. 시승차의 실내는 넉넉하다. 대시보드는 부드럽고 안정된 모습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질감 좋은 검은색 플라스틱은 스포티하다. 운전석 에어백만 갖추었고, 자동 에어컨은 미국차답게 강력하다. 코인트레이와 컵홀더가 편리하고, 두 겹의 선바이저와 화장거울은 재치가 넘친다. 각종 스위치마다 이름이 새겨져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사물함을 갖춘 센터콘솔은 쓸모가 크지만 미국차 특유의 엉성함도 느껴진다. 토러스는 평범한 차지만 SHO에는 많은 장비를 써서 고급차로 만들려고 애쓴 흔적이 많다. 시속 140마일까지 표시된 속도계, 8천rpm으로 표시된 타코미터가 일반 토러스와 다른 점이다. 레이스카 떠올리는 통쾌한 엔진음 시트가 스포티한 드라이빙 부추겨 220마력은 요즘 기준으로 대단한 수치는 아닐지 모르지만 수동기어와 함께 강력한 힘을 낸다. 0-시속 96km 가속이 6.6초, 당기는 기어마다 내뻗는 재미가 넘친다. 시프트 레버는 운동거리가 조금 길고 건들거리지만 미국차의 터프함으로 봐줄 만하다. 클러치 페달은 약간 무거운 느낌이 들지만 SHO는 손에 익을수록 속도를 더한다. 액셀 페달의 반응이 힘차고, 중저속에서의 토크가 만족할 만한 힘이다. 최고출력이 6천200rpm에 표시된 차를 즐기기 위해 고회전으로 달려보지만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5천rpm을 넘는 순간 엔진음이 레이스카를 떠올리는 통쾌함으로 바뀌지만 너무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닐까 망설여진다. 필요할 때 큰 힘을 내는 차는 저속에서 여유가 있고 배기음은 평범하게 느껴진다. 연비는 140마력인 일반 토러스와 같다고 했다. 속도를 올려 보았다. 조금 덜렁이는 느낌이 과속을 자제하게 한다. 바람소리가 크고 꽉 짜인 맛이 덜하지만 대중차를 손본 모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값에 어울리는 성능은 된다. 만족스러운 핸들링은 운동성능이 좋아진 90년대의 미국차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SHO는 표준형 토러스의 서스펜션에서 부싱과 엔진 마운트를 바꾸고 스프링을 단단한 것으로 바꾸는 데 그쳤다. 그런데도 스티어링 휠의 민감한 정도가 요즘 스포츠 세단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달리기에 쏠쏠한 재미를 준다. 선더버드 SC에서 가져온 운전석 시트는 미국차에 드문 인체공학형으로 편하다. 전동식으로 움직이는 럼버 서포트와 사이드 볼스터가 몸을 꼭 잡아준다.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부추기는 자세가 나만이 즐길 수 있는 SHO의 또다른 면이다. SHO는 많은 전문가의 극찬을 받았지만 판매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92년 말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이 추가되었지만 판매량은 여전히 늘어나지 않았다. 카 매니어가 좋아하는 차와 많이 팔리는 차는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SHO는 3세대인 오늘에 이르러 엔진이 V8 3.4ℓ로 바뀌고(야마하 엔진이 아니다) 자동기어만 나오지만 판매량은 계속 적다. 최신형 SHO는 AT 때문인지 발진가속이 느리고 움직임이 둔해 진정한 SHO의 매력은 오히려 오늘 시승한 1세대 모델이 더 크다. 야마하 엔진의 덕이 컸던 것이다. SHO가 토러스 4세대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소식이다. 토러스가 흔치 않은 서울 거리에서 SHO는 평범한 차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형제차인 세이블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차가 이렇게 달릴 줄 생각도 못할 것이다. 일본 야마하 엔진으로 미국 머슬카를 즐기는 나만의 시간이 좋았다. 
Car Life with MGB(4), 정식 번호판을 .. 2019-02-01
Car Life with MGB(4)정식 번호판을 위해임시 번호판 유효 기간 20일이 모두 끝날 무렵, MGB 전기 계통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나라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망가져 있던 비상등과 다른 전기적인 부분 점검은 예상보다 복잡했다. 얼키설키 얽혀 있는 배선을 보고 있자니 깊은 한숨이 나왔지만, 능숙한 정비사 손을 만나니 아무런 문제도 아니었다.수입차가 우리나라 도로를 달리려면 인증을 통과해 정식 번호판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올드카를 포함해 다양한 차종을 보기 힘든 이유가 이 복잡한 과정 때문이다. 서류 준비는 둘째 치더라도 까다로운(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배기가스 규제까지 맞추려면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기만큼이나 어렵다. 현재 국내 법률상 자동차 수입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복잡한 과정은 물론 무턱대고 수입해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려보내거나 그대로 폐차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생각보다 빈번하게)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삿짐으로 들여오면 조금은 탄력적인데 MGB를 이렇게 들여왔다. 그러나 이삿짐으로 들어온다고 해도 인증 과정이 쉽지는 않다. 기본적인 자동차 종합검사와 배출가스 검사까지 마치려면 빨라야 2주, 길면 몇 개월이 걸릴지도 모른다. 도로를 주행하기 위한 기본 장치가 제대로 달려 있는지 확인하는 종합검사는 그렇다 쳐도, 배출 가스 기준을 맞추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1960년대든 1950년대든 생산 연도에 상관없이 등록 기준 연도의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는 게 손쉬울 리 없고, 이것저것 손봐 어렵사리 인증을 통과해도 제 성능을 낼지 의문이다. 그나마 1980년대에 만들어진 MGB는 좀 나은 편이다. 그 이전에 만들어진 차에게 지금의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라는 법규는 그야말로 ‘사형선고’에 다름없다. 일본의 경우 이런 모순을 막기 위해 일정 연식이 지나면 자동차 세금이 할증 된다. 미국이나 유럽 역시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규제는 하되 누구나 타당하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정책은 갖추고 있다. 도로를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차가 오래됐다고 ‘무조건 금지, 내지는 불가능’을 깔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나름의 합리적인 타협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골치 아픈 전기 계통 원인을 찾다 인증을 받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비상등 수리였다. 방향지시등과 비상등 연결이 따로 되어 있어 배선을 찾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가장 먼저 확인한 곳은 자동차의 전기를 배분하는 퓨즈 박스. 퓨즈 박스 역시 찾기가 어려웠는데 의외로 간단한 구성 때문에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동반석 방향 보닛 안쪽에 자리 잡은 퓨즈 박스는 작은 크기에 덜렁 4개의 퓨즈와 2개의 예비 퓨즈만 품고 있었다. 게다가 전선도 요즘 차와 달리 얇고, 색깔도 일정치 않아 퓨즈 박스를 찾는 일이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일단 찾은 뒤로는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너무 작아서 지나치기를 몇 번. 요즘 차에 있는 퓨즈 박스의 6분의 1도 크기도 되지 않는 퓨즈 박스   소닉모터스포트에 처음 작업을 의뢰했을 때 그쪽에서는 배선도를 먼저 찾아 놓았다. 인터넷에 있는 정비 매뉴얼 중 전기 부분을 따로 출력했는데 담당 정비사는 “생각보다 복잡해서 배선도로 찾기보다 검사기로 찾는 게 훨씬 빠를 것 같습니다”라고 얘기했다. 자동차에서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이 바로 배선과 하네스다. 요즘 차들은 배선 뭉치만 해도 만만치가 않다. 예전 차들이 간략하다고는 하지만 정리가 되어있지 않아 오히려 더 복잡하다. 더군다나 영국차의 고질병으로 불리는 전기계통은 메두사의 머리만큼이나 난잡했다. 오래된 배선은 연결 부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통전 테스트에만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 덕에 다른 작업에 필요한 배선들도 찾아 표시해 둘 수 있었다. 다행인 점은 출고 때와 거의 변함없는 비교적 온전한 배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변에 오래된 차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보자면 엉망인 배선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래 배선을 찾는 대신 작업자 편의대로 여기저기 배선을 연결했다가 나중에 전기적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다. 대부분은 자연광 헤드램프나 오디오 같은 장치를 달면서 전기를 아무렇게 연결하는 게 원인이다. MGB는 배선을 찾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복잡하지 않은 곳에 릴레이가 있어 비상등과 방향지시등을 수리할 수 있었다. 고장 원인은 낡은 배선과 크고 작은 합선, 과전류로 인한 릴레이 손상이었다. 릴레이는 국내 부품 중에 맞는 것을 찾아 교체했다. 크기와 용량이 비슷하면 굳이 오리지날 부품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배선 상태가 좋지 못한 곳은 알맞게 보수했다주로 릴레이 연결 부위, 배선과 배선이 연결되는 부위의 노후가 심하다  다행히 릴레이는 구하기 어렵지 않았다. 기존 릴레이는 대부분 접합 부위가 녹거나 손상되어 제 역할을 못했다자동차 종합 검사에 필요한 전기 등화 장치가 모두 정상 작동하는 걸 확인한 후 전면 유리 균열을 수리하고 인증 전문 업체로 차를 옮겼다. 20일 동안 사용했던 임시 번호판은 구청에 반납하고 임시로 가입한 책임 보험도 끝냈다. 종합검사와 인증은 전문 업체에 의뢰했다. 개인이 직접 신청하기 번거롭고, 혹시나 불합격할 경우 정비나 후처리, 재인증 신청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여름을 함께 시작했던 MGB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잠시 떠나보냈다. 이제 인증 통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올림픽대로를 달리던 중 화물차에서 떨어진 돌에 맞아 균열이 생긴 유리도 고쳤다  글, 사진 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취재 협조 라라클래식, 소닉모터스포트
[올드뉴스] 64년형 벤츠 220S 시승기 2019-01-31
올드뉴스 추억의 자동차 - 64년형 벤츠 220s ​64년형 벤츠 220S 화려한 클래식카의 추억 1959년은 자동차의 황금기였다. 이때는 내가 좋아하는 차가 많았다. 영국에서는 군침 흐르는 재규어 Mk II가 거리를 누볐다. 59년은 미니가 발표된 해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는 우주선 같은 시트로엥 DS19가 미래를 알렸다. 미국에서는 캐딜락 엘도라도가 하늘 높이 꽁지날개를 폈다. 오늘의 시승차 벤츠 220S는 그때 독일의 자존심을 알린 차였다. 독일차만의 품질로 최고급차의 위치를 다지던 때다. 2차대전이 끝난 후 독일은 빠른 경제회복을 이루고 있었다. 벤츠는 마샬 플랜의 주요한 수혜자였다. 50년대 말에는 구매력이 살아나 자동차에 수요가 커졌다. 테일핀 스타일의 벤츠로 유명해 직렬 6기통 124마력 엔진 얹어 품질 좋은 차 벤츠는 독일의 신흥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100명이 사면 95명이 다음에도 벤츠를 골랐다. 어떤 이는 벤츠를 산 뒤 아우토반을 60마일 달린 후에야 아내를 태우지 않고 온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벤츠의 인기를 알리는 상징적인 농담이다. 2차대전이 끝난 후 세계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는 얼마간 전쟁 전의 모델을 만들었다. 벤츠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쟁 후 금형이 남아 있던 170시리즈를 만들었다. 그후 여유를 갖게 되자 처음 만든 모델이 모노코크 보디의 180시리즈다. 59년 180시리즈의 둥근 보디에서 탈피해 각진 보디로 새로운 시대를 알린 것이 W111 보디의 오늘 시승차 220S이다. 어째 표현이 요즘 듣는 얘기와 별로 다르지 않다. 220S는 완전히 새로운 보디로 펜더가 둥근 30~40년대 스타일과 차별되는 밋밋한 측면을 내세웠다. 50년대 미국 자동차 디자인을 휩쓴 테일핀을 가진 벤츠로 유명했다. 오늘의 S시리즈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모델이다. 220은 같은 보디로 나중에 4기통의 190시리즈가 만들어지고, 크롬치장이 화려한 300 모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엔진과 러닝기어는 구형 220시리즈에 쓰던 것을 손질했다. 220S는 트윈 카뷰레터를 써서 124마력을 내고, 220 SE는 연료분사장치를 얹어 약 135마력을 낸다. S는 "수퍼"를, E는 연료분사를 뜻한다. 이때 벤츠의 모델 넘버는 앞의 숫자가 배기량을 뜻하고 뒤의 영어 이니셜은 뜻이 여러 가지다. 연도별 모델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 벤츠 부품을 청구할 때는 섀시 넘버를 쓰게 했다. 62년형부터 앞바퀴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달았다. 59년부터 65년까지 생산된 220S 중 오늘 시승한 차는 64년형이다. 시승차의 밝은 살색은 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컬러다. 우리 나라에서는 한때 르망이 이 색을 칠했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 차는 몇 년 전 국내에 머물던 미국인의 것을 인수받았다. 우리 나라에서 버텨온 차가 아니라 미국에서 들여온 클래식카다. 어릴 적 본 듯한 이 차는 오래된 차라는 감각에 혼동이 생기게 한다. 35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70년대의 벤츠와 크게 차이나지 않아 언제나 벤츠는 그 모습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동그란 헤드램프가 위아래로 달린 것은 미국 수출형이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의 법은 동그란 헤드램프만을 허용했다. 원래 독일차는 전체를 한 장의 타원형 유리로 덮는 개성적인 모습이었다. 벤츠만의 그릴은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자랑이다. 요즘 벤츠에 비교하면 훨씬 위아래로 크고 긴 모양이 공기저항을 염려하기보다는 권위를 내세웠다. 프론트 그릴이 보네트에 달린 차는 당시의 벤츠밖에 없을 것이다. 악어 입이라 불리던 보네트는 그후 세계의 모든 고급차들이 베꼈다. 그 결과 요즘은 소형차도 보네트에 그릴을 달고 있다. 라디에이터 캡 모양 위의 세 꼭지 별 벤츠 마크가 화려하다. 자랑스러운 세 꼭지 별은 휠 커버를 비롯해 얼른 눈에 띄는 것만도 8개나 된다. 보네트를 열면 정비가 쉬워 보이는 엔진룸이 반갑게 나타난다. 듀얼 카뷰레터는 6기통 엔진의 파워를 예감하게 한다. 보네트의 굴곡은 보네트와 펜더가 합쳐지는 모양으로 40년대 형태와의 이별을 고한다. 옆면이 밋밋한 차는 새로운 스타일이었다. 철판이 유난히 두터워 보이는 것도 벤츠만의 숨은 비결이다. 어릴 적 기억에 유난히 단단해 보이던 벤츠는 잔잔한 충격이었다. 두 겹의 범퍼가 단단한 감각을 더한다. 펜더 끝이 아니라 중간에 달린 백미러는 현실적이다. 앞창 모서리가 굴곡진 덕분에 가능한 위치였다. 옆창이 각진 것은 전체적인 인상을 날카롭게 한다. 넘치지 않지만 적지도 않은 크롬장식이 화려하다. 벤츠에 날개가 달린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래서인지 220S는 "핀테일"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미국차를 닮았다는 사실이 독일차의 자존심을 건드렸는지 W111(W110과 W112 포함)의 수명은 길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의 시승차는 더욱 귀한 존재다. 바퀴구멍의 곡선도 50년대 미국차의 라인을 따른다. 앞뒤 유리가 랩어라운드인 것이나, 뒤 번호판 뒤로 숨어 있는 연료주입구도 미국풍이다. 도어의 여닫힘이 벤츠 아니면 안될 감각이다. 어쩌면 요즘 벤츠보다 이 시절 차의 감각이 더 뚜렷했는지 모른다. 도어핸들의 자물쇠 뭉치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오차를 허용할 수 없는 설계다. 자동 4단의 칼럼식 기어 달아 조금 무겁지만 여유롭게 달려 220S의 실내는 낯설지만 곧 익숙해진다. 향수를 달래는 분위기에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저 멀리 나간 앞유리가 시원하다. 앞 유리창을 휘감는 나무장식은 통나무로 만들었다. 검은색 대시보드 비닐과 어울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이룬다. 당시에는 대시보드를 덮은 비닐조차 사치였다. 손으로 빙빙 돌리는 삼각창에는 낭만이 가득하다. 수직으로 선 속도계가 낯설다. 커다란 흰색 스티어링 휠은 안으로 크롬 링을 달아 옛 향기가 넘친다. 가는 림의 감촉이 너무 좋다. 벤츠는 스티어링 휠 지름이 큰 것으로 유명했다. 왜 그런가 하는 질문에 단순히 계기판을 보기 쉽도록 했다는 대답이었다. 2개의 링 사이로 계기판을 보면 그 말이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크롬, 크롬, 크롬이 넘친다. 번쩍이는 장식이 화려한 클래식카다. 글로브 박스 위 크롬선이 50년대 다이너스 식당 테이블 장식을 떠올리게 한다. 헤드램프를 비롯해 와이퍼, 초크, 라이터가 모두 같은 모양의 스위치로 되었다. 네모난 아날로그 시계가 잘 어울린다. 워셔액과 상·하향등 조절은 바닥의 버튼으로 한다. 주차 브레이크는 케이블식이다. 클래식카에 복고풍은 당연하다. 비상등이 없는 것도 주목할 일이다. 도어의 삼각창이나 윈도는 모두 수동식이다. 이 차에 전자식 편의장비는 아무 것도 없다. 그저 달리는 데 필요한 기본장비만 있어 마음이 편하다. 전자장비가 아닌 기계적인 구성만으로 좋은 차를 만들던 시대였다. 가볍게 움직이는 수동식 윈도의 부드러움에서 벤츠의 저력이 느껴진다. 시트쿠션 아래에는 스프링을 달아 푸근한 기분이 그만이다. 배만 잠그는 시트벨트도 제 것이다. 그러고 보면 벤츠는 오래 전부터 안전에 남달랐다. 이미 51년에 충돌 때 엔진이 밑으로 밀려나게 해 승객의 부상을 막고 53년에는 크럼플 존을 만들었다. 59년 안전벨트를 최초로 단 차도 벤츠다. 뒷자리는 시트쿠션이 높아 앉는 자세가 편하다. 헤드 레스트가 없는 앞자리 너머로 시야가 탁 트였다. 헤드룸과 무릎공간도 고급차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쏘나타에 견줄 만하다. 시동을 거는 손에 가벼운 전율이 느껴진다. 99년에 몰아보는 64년 차가 흥분을 일으킨다. 이래서 클래식카를 즐길 것이다. 엔진은 금방 걸리고, 에어컨은 상당히 센 바람을 불어댄다. 가운데로 모인 와이퍼는 요즘 미니밴에서 볼 수 있는 모양이다.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굴곡진 보네트의 개성과 세 꼭지별의 위풍이 당당하다.  트랜스미션은 자동 4단이다. 당시 미국차에는 자동 2단 기어가 많았으니 역시 벤츠는 그때도 남달랐다. 칼럼식 시프트 레버는 게이트식으로 움직여 처음에는 조작이 쉽지 않다. 레버를 당기고 밀며 굴곡진 길을 따라 오르내려야 한다. 조금 무거운 듯 하지만 220S는 여유롭게 달린다. 차는 손에 익을수록 속도를 더한다. 상아를 닮은 하얗고 커다란 스티어링 휠은 아주 매력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220S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당시 모노코크 보디나 독립식 서스펜션은 흔치 않았다. 어릴 적에는 튼튼한 벤츠가 프레임도 없는 차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었다. 이 차는 덩치가 크지만 한때 유럽과 아프리카 랠리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 62년 유러피언 랠리 챔피언이다. 랠리에서 얻은 노하우로 리어 액슬(스윙 액슬) 가운데에 수평으로 스프링을 달아 코너링 성능을 좋게 했다.  문득 본지에 몇 해 전 벤츠 시승기를 썼던 가수 김창완씨의 추억이 생각난다. 어릴 때 벤츠를 얻어 탄 그는 승차감의 극치를 느껴보기 위해 목의 힘을 완전히 빼고 머리를 덜렁이던 경험을 얘기했다. 벤츠가 출발하고 정지할 때 얼마나 목이 흔들리나 실험해 본 것이다. 그와 나의 나이가 같다면 그때 그 차는 220S임에 틀림없다. 59년 우리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아련한 분위기가 좋았던 드라마 "은실이"의 장낙도 사장 차도 이 차였다. 시승차와 달리 헤드램프가 한 개였으니 아마 190이나 200 모델이었을 것이다. 벤츠를 시승하면서 은실이를 생각하는 이유를 나도 모르겠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파이오니어 S 4WD, 가장 현.. 2019-01-30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파이오니어 S 4WD가장 현실적인 가장의 드림카쌍용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이자 국내 유일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가 1년 만에 새로운 트림 ‘칸’을 추가해 돌아왔다. 렉스턴 스포츠가 스타일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각광받았다면, 렉스턴 스포츠 칸은 적재성과 실용성을 더욱 강조한 알짜배기 모델이다. 용도에 따라 후륜 서스펜션이 2가지로 구성되며, 그 중에서 파워 리프 스프링이 장착된 차를 시승했다.렉스턴 스포츠도 크기만 놓고 봐서는 어디 가서 작다는 소리를 들을 차가 아니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은 아예 거기서 벌크업을 해버렸다. 이제 덩치는 명실공히 미국제 풀사이즈 픽업에 버금갈 정도다.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전장 310mm, 휠베이스 110mm, 전고 45mm가 늘어났다. 특히 핵심인 적재함의 크기가 300mm 늘어나 길이 1,610mm, 너비 1,570mm가 됐다. 휠베이스가 늘어남에 따라 실내 공간이 더 넓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칸은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짐칸 확장에만 철저히 할애했다. 적재함 크기만 놓고 봤을 때는 미국 중형 픽업트럭에 가까운 구성이다.칸의 진가는 적재함을 열었을 때 드러난다. 렉스턴 스포츠 대비 24.8% 더 커졌다첫 인상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국산차 중 손에 꼽힐 정도로 큰 덩치 때문이다. 시승에 앞서 제원을 확인했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실물을 접하자 우람한 풍채에 바로 압도당한다. 특히 5,405mm에 달하는 전장이 압권이다. 국산차 중 가장 전장이 긴 제네시스 EQ900L 리무진(5,495mm)보다 조금 짧은 정도다. 폭은 1,950mm에 높이는 1,885mm(샤크핀 안테나 장착 기준)나 된다. 덕분에 어느 곳에 주차하더라도 앞으로 튀어 나와 있거나 위로 돌출된 모습이다 보니 눈에 안 띄게 주차하는 게 불가능하다. 시승하기 전엔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장점이다.외관에 집중된 칸 전용 디테일1114렉스턴 스포츠 칸을 위한 디자인 차별화는 외관에 집중됐다. 적재함이 길어지면서 밸런스가 무너질까 걱정했지만, 비율은 훨씬 좋아졌다. 렉스턴 스포츠도 작지 않았지만, 이쪽은 실내 공간을 유지하면서 적재함을 맞춘 까닭에 차의 실제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반면 렉스턴 스포츠 칸은 늘어난 적재함 덕분에 더 늘씬해졌으며, 시각적으로도 더욱 안정감이 느껴진다.  모름지기 픽업트럭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상적인 비율에 가깝다.실내는 렉스턴 스포츠와 같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 그래픽, 블랙 헤드라이닝만 다를 뿐렉스턴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적재함 좌측 편에는 파워 아울렛이 위치해 있다그 외에 디자인 차별화는 소소한 편이다.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짓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새로워졌다. 가로 형태의 크롬 그릴이 심플한 앞모습을 만들던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크롬 테두리를 하나 더 두르고 폭포가 떨어지는 형상의 수직형 디테일로 더 화려해졌다. 파르테논 그릴이라고 부르는데, 대주주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를 떠올리게 하는 새 모습은 적응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후면부에 더해진 ‘KHAN’ 엠블럼과 최대 적재량을 나타내는 700kg 스티커 또한 칸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칸 전용 엠블럼과 최대 적재량 스티커실내는 렉스턴 스포츠 그대로다.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 그래픽이 바뀐 점, 옵션으로 제공되던 블랙 헤드라이닝이 기본 적용된 게 변화의 전부다. G4 렉스턴에서 시작된 수평 레이아웃은 넓은 차폭만큼이나 실내를 커보이게 만들고, 9.2인치 HD 스마트 미러링 네비게이션과 버튼이 큼지막해서 운전 중에 다루기 쉽다. 대시보드 하단부에 더해진 스티치는 트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식이다. 플래그십 SUV인 G4 렉스턴에 비해서 실내의 품질감이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픽업트럭이라는 차급을 생각하면 딱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단, 이런 풍채를 자랑하는 차에 전방 센서의 부재는 이해하기 힘들다. 좁은 골목을 가지 않더라도 오래된 건물이나 지하주차장에서는 곤혹스럽다. 앞범퍼 끝을 가늠할 수가 없는 차의 형태 때문이다.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 큰 차를 다루기 위해서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 게다가 전후방 센서도 필수적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최상위 트림에는 이미 전방 센서가 적용 중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에도 옵션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옵션 사양인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전방 센서를 달 수 없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소비자를 생각한 다양한 선택지트림 라인업을 4가지로 구성했다. 승차감을 중시하는 프로페셔널은 후륜 서스펜션에 다이나믹 5링크 서스펜션이 장착되고, 적재성을 우성한 파이오니어에는 파워 리프 서스펜션이 달린다. 최대 적재량은 프로페셔널이 최대 500kg, 파이오니어는 최대 700kg이 가능하다.후륜 리프 스프링이 달렸지만 승차감이 꽤 편하다. 바다 위를 순항하는 요트 느낌이 난다렉스턴 스포츠의 트림이 4개였던 것을 생각하면 트림이 간소화된 건 맞다. 그러나 기본 사양 구성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고, 옵션에 따라 개인 취향에 딱 맞는 선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X 트림은 렉스턴 스포츠의 트림인 어드밴처, S 트림은 프레스티지와 엇비슷한 구성이다. 기본 트림 기준 렉스턴 스포츠 칸과 렉스턴 스포츠와의 가격 차이는 다이나믹 5링크 서스펜션 기준 232만원-322만원으로 의외로 차이가 크지 않다. 픽업트럭 자체의 이점과 스타일에 집중한다면 렉스턴 스포츠를 고르는 게 맞겠지만, 조금이라도 물건을 적재할 일이 있다면 렉스턴 스포츠 칸을 고르지 않을 이유도 없다.파워트레인 자체는 렉스턴 스포츠와 동일하다. 직렬 4기통 2.2L 디젤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기본 구성되며, 6단 수동변속기는 없다. 티볼리를 제외한 쌍용차 전 라인업에 쓰이는 주력엔진으로 배기량 대비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 물론 차급과 체급을 생각해볼 때 수치상 성능은 분명히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렉스턴 스포츠 대비 공차중량이 85kg 늘어났기 때문에 성능에 대한 갈증이 크지 않을까 염려됐던 것 또한 사실이다.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티내지 않으면서 엔진을 최대한 서포트 해준다충분하진 않지만 부족함 없이 달리게 해주는 2.2L 디젤 엔진그런데 실제로 운전해보면, 의외로 속도를 꾸준히 올려 나간다. 출발에 이은 가속은 무거움과 답답함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가속이 수월하게 이루어진다.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기보다는 최대 토크 구간에 머무르는 편이 덜 답답하다. 엔진 성능이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변속기는 그리 비범해보이진 않지만 엔진의 성능을 원활히 뽑아낼 수 있도록 매순간 티 나지 않게 제 역할을 수행한다. 시승차는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리프 스프링이 달린 파이오니어 S. 편안한 승차감과는 거리가 있을 법한 구성이지만, 의외로 승차감이 편하다. 무거운 차체와 17인치 휠 타이어의 조합은 승차감에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요트처럼 둥둥 떠다니면서 다니는 주행질감은 탑승자 입장에서는 편안하다. 다만 노면이 형편없는 도로에서는 프레임 바디 특유의 불편한 승차감을 감내해야 한다. 요란하게 튀는 가운데서도 타이어의 트랙션은 유지된다. 서스펜션이 무른 것 같지만, 제 기능을 잘 해낸다는 소리다. 리프 스프링으로 이렇게까지 승차감이 편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더 비싼데 적재 용량까지 적은 프로페셔널을 살 이유가 없어 보였다. 속도감응형 스티어링 휠은 100km/h를 넘어서면서 갑작스럽게 무거워지는데, 저속에서 느껴지는 가벼움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다 보니 아예 다른 차를 타는 것 같다. 구동 방식을 설정하는 다이얼은 있지만 별도의 주행 모드는 없다. 브레이크는 2.2톤의 무게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고, 지치는 기색 없이 큰 덩치를 다스리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이런 부드러운 주행 특성과 큰 차체에 적응된 뒤부터는 그다지 큰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크기를 다시금 실감하게 되는 것은 차에서 내리고 난 뒤의 이야기다.17인치 휠 & 타이어가 기본이며 옵션으로 20인치도 가능하다지극히 실용적, 더욱이 착한 가격렉스턴 스포츠 칸은 오랫동안 쌍용이 쌓아온 노하우가 잘 녹아든 차다. 자동차의 기본기, 픽업트럭의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완성도에 딱히 흠잡을 구석이 없다. 가격마저 착하다. 가격표를 보며 고민하게 만든 것 또한 신선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쌍용차 두고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차는 구매자 입장에서 이런 저런 옵션을 넣고 빼며 생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만큼 상품성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쌍용차의 계획은 렉스턴 스포츠 칸에 머무르지 않는다. 칸의 플랫폼을 활용해 현행 G4 렉스턴보다 더 큰 플래그십 SUV를 만들 계획이다. 거듭 나오는 상품성 높은 차를 경험하다 보니 후속 플래그십 SUV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지나 이렇게까지 훌륭한 차를 만들 수 있게 된 쌍용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다.글 최하림 사진 최진호
[올드뉴스] 토요다 시에나 시승기 2019-01-29
올드뉴스 추억의 자동차 - 토요타 시에나토요타 시에나 수수하지만 강한 힘이 넘친다도요다가 만든 본격 미니밴 시에나는 크라이슬러가 독점(크라이슬러 캐러밴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GM과 포드가 그 나머지를 양분하고 있다)하다시피 한 미국 미니밴시장에서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인기모델이다. 미니밴시장에서 시에나의 인기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지난 97년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프로토타입으로 선을 보인 시에나는 세단을 베이스 한 캡포워드 형태의 보디, 7인승에 앞바퀴굴림, 운전석쪽 뒷문의 슬라이딩 도어 등 정통 미니밴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갖췄다. 83년 등장한 크라이슬러 캐러밴이 제시한, 미니밴의 공식과도 같은 요소들이다. 겉모습은 크라이슬러 캐러밴 닮아 슬라이딩 도어 트랙 눈에 거슬려 도요다는 91년 데뷔한 뒷바퀴굴림 원박스카인 프레비아(일본명 에스티마) 대신 중형 세단 캠리의 섀시를 이용해 시에나를 만들었다. 제작과정에서 정통 미니밴의 기준에 따라 캐러밴의 스타일과 장점을 도입했다. 포드가 에어로스타를 버리고 캐러밴을 닮은 윈드스타를 내놓은 것과 같은 경로다. 캐러밴을 참조하다 보니 개성이 없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시에나는 97년에 7만5천 대가 팔렸다. 독주하는 크라이슬러(같은 해 57만여 대 판매)에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도요다가 미니밴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기에는 충분한 반응이었다. 이후 캐러밴 군단(타운 앤드 컨트리, 다지 캐러밴, 플리머드 보이저), 포드 윈드스타와 경쟁하는 모델로 자리잡게 된다. 시승차는 미국에서 개인이 들여온 시에나 LE다. 시에나는 기본형 CE와 최고급형 XLE가 있고, LE는 그 중간급이다. 7인승에 V6 3.0ℓ 엔진과 메커니즘이 같고 편의장비에 따라 차급이 구분된다. CE는 운전석 뒤쪽에 슬라이딩 도어를 갖춘 4도어고 LE는 2개의 슬라이딩 도어, XLE는 슬라이딩 도어가 전동식이란 점이 다르다. 시에나는 미국 켄터키주 조지아스톤 캠리 라인에서 만든다. 여기서 캠리의 형제차인 렉서스 ES300과 아발론, 그리고 왜건형 렉서스 RX300이 생산된다. 이 라인에서 나오는 차들은 V6 3.0ℓ DOHC 휘발유 엔진을 같이 쓰고, 4개의 캠샤프트에 24밸브인 V6는 흡배기 모양에 따라 출력이 조금씩 다르다. 시에나는 194마력으로 캠리보다 4마력 높고, 렉서스보다는 19∼29마력 낮다. 경쟁차인 캐러밴이나 윈드스타보다는 45마력 높다. 시에나는 캠리의 섀시를 248mm 늘려 길이×너비×높이가 4천910×1천860×1천710mm로 그랜드 캐러밴보다 길이 160mm, 휠베이스 130mm가 짧지만 엔진성능이 뛰어나 미국에서는 그랜드 캐러밴과 같은 급으로 친다. 전체적인 모습도 캐러밴과 비슷하다. 프론트 그릴에 도요다 엠블럼이 없다면 캐러밴으로 착각할 정도로 닮았다. 군더더기 없는 말끔한 유선형 보디는 묵직한 느낌을 준다. B필러 뒤쪽으로 기둥이 보이지 않게 두 장의 유리를 이어 붙인 옆모습도 깨끗하다. 그러나 슬라이딩 도어의 트랙홈이 현대 스타렉스나 포드 윈드스타처럼 보디 옆면으로 노출되어 눈에 거슬린다. 기아 카니발이나 캐러밴이 유리창과 보디 틈에 교묘히 트랙을 숨겨놓은 것과 비교된다. 전체적으로는 매끈한 선이 살아 있고, 차체가 낮아 포드 윈드스타처럼 부풀어 보이지 않고 수수하면서 단단해 보인다. 앞방향 시계 좋고 실내는 아늑해 뗄 수 있는 2, 3열 시트 활용성 커 앞바퀴굴림의 시에나는 차체가 낮아 올라타기 편한 차라는 생각이 든다. 차에 오를 때 승용차처럼 허리를 숙이거나 원박스카처럼 다리를 들 필요도 없이 가볍게 의자에 앉을 수 있다. 구동축이 하체 아래로 지나가는 뒷바퀴굴림차에서는 생각치도 못할 일이다. 대시보드 위에 넓은 공간을 두는 캠포워드 스타일 때문에 운전석은 낮지만 전방 시야가 넓다. 대시보드의 폭이 줄면 앞유리창이 운전석쪽으로 밀려 들어오고 시야도 좁아진다. 실내는 플라스틱으로 감싸 부드러운 분위기다. 은은한 실내등은 아늑함을 더한다. 대시보드는 운전자가 보기 좋게 얼굴쪽으로 향해 있어 스위치를 조작하기가 쉽다. 천장에는 오버헤드 콘솔함이 있어 선글라스를 넣을 수 있다. 수동기어차가 없는 시에나는 기아 카렌스처럼 칼럼식 기어를 쓴다. 카렌스의 것보다 세련된 모양이고, 윈도 브러시 레버가 스티어링 휠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혼동할 염려도 없다. 스티어링 휠에는 오디오 조절 스위치와 크루즈 컨트롤러가 달려 이어 쓰기 편하다. 칼럼식 기어를 써 앞좌석의 레그룸이 넓어졌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상당히 넓은 공간이 생겼다. 서류가방이나 쇼핑백을 두기에 적당할 듯하다. 운전석 시트 옆면에는 작은 그물망 수납함이 있어 작은 물건을 보관하기 편하다. 그물망 옆의 팝업식 컵홀더를 접으면 뒤쪽으로 이동하는데 불편이 없다. 시트는 편안하고 푹신하다. 앞좌석과 3열은 쿠션이 달린 캡틴형이고, 3명이 앉는 2열은 벤치형이다. 벤치시트는 앞으로 접으면 테이블이 된다. 승객석은 성인이 타도 레그룸과 헤드룸에 여유가 있어 넉넉하다. 2열 천장과 3열 양 옆에도 에어컨 송풍구를 달아 어느 자리에 앉아도 덥지 않게 했고, 3열 창문 아래에는 12V 파워잭이 있어 핸드폰 잭을 꽂거나 전자게임을 즐길 수 있다. 컵홀더와 병 수납함도 16개나 되어 뒷좌석 승객에 대한 꼼꼼한 배려가 돋보인다. 3열 뒤칸에도 골프백 2개 정도가 들어가는 화물공간이 있어 짐을 넣기도 넉넉하다. 시에나는 풀플랫이 안된다. 짐을 실을 때 시트를 접기보다는 아예 떼어내 버리는 미국인들의 습관에 맞춘 것이지만 우리에게는 낯설다. 3열을 떼면 5인승 밴이 되고, 2인승 화물밴으로 만들려면 2열 벤치시트까지 몽땅 들어내면 된다. 2열 벤치시트를 3열과 바꾸거나 옵션으로 캡틴형 시트를 달 수도 있다. 시트에 바퀴가 달려 자리를 옮기기는 어렵지 않지만 벤치형은 무게 13.5kg에 부피도 커 두 명이 힘을 합해야 한다. 직진 주행성과 가속성이 뛰어나고 코너에서 언더스티어와 롤링 일어나 도로에서 시에나는 부드러운 달리기 성능을 보였다. V6 엔진은 800~5천900rpm 사이를 매끈하게 오르내린다. 힘에 여유가 있고 부드러운 주행감각이 조금 과장하면 대형 세단에 버금간다. 미니밴이지만 세단을 타는 느낌이다. 부드러운 주행성능은 실키 V6 엔진에서 나온다. 정숙성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도요다의 엔진은 비단결처럼 부드럽게 돌아가고, 같은 배기량의 미니밴 중 최고의 성능을 보인다. 최고속도는 시속 180km로 캐러밴(170km)을 훌쩍 따돌리고 윈드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0→시속 100km 가속은 10초로 경쟁차보다 2∼3.5초 앞선다. 초기 가속은 좀 더디지만 3천500∼4천500rpm에 이르면 시원하게 뻗어나간다.  서스펜션은 안티 롤바로 보강한 스트럿형과 토션바가 달린 트레일링암형이다. 하체가 단단해 직진주행 때 불안감이 없다. 또한 노면의 잔진동을 모두 잡아내 안락한 승차감까지 보장한다. 그러나 코너링에서는 차체 앞부분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언더스티어와 차체가 흔들리는 롤링이 일어난다. 앞바퀴굴림 미니밴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반응이고, 과속으로 코너를 도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 시에나는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이 길고, 차체 측면에 사이드 임팩트 바를 달아 안전성에 합격점수를 줄 만하다. 국제도로교통안전협의회(NHTSA)에서 실시한 충돌 테스트에서 도 최고점수인 별 다섯을 받았다. 여기에 ABS 센서와 함께 타이어 공기압 변화에 따른 휠 속도를 측정, 계기판에 알려주는 공기압 경고 시스템이 작은 불안감까지 없앤다. 시에나와의 한나절 열애는 끝났다. 매끄러운 모습에 반하고, 안락한 승차감에 빠진 시간이었다. 평소에는 편안하고 안락하다가 가속할 때는 본성을 드러내며 운전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오는, 친구 같고 애인 같은 모습이 세단 같은 정통 미니밴 시에나의 성공비결인 듯하다.
폭스바겐 아테온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2019-01-28
VOLKSWAGEN ARTEON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페이톤이 사라진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CC 후속을 더욱 크고 고급스럽게 만들면서 이름까지 바꾸었다. 아테온은 과연 왕관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을까?CC가 아테온이 되었다. 그냥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다. 커진 차체는 새로운 패밀리룩 디자인을 도입하고 고급스러워졌다. 페이톤이 사라진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아테온이 페이톤을 대체하는 모델은 아니다. 그렇다고 CC의 단순진화형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폭스바겐의 새로운 라인업 정책을 짐작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이 아테온이다. 페이톤 단종으로 달라지 입장CC가 개발되던 때만 하더라도 파사트 가지치기 모델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6세대 파사트와 동일한 휠베이스에 약간 길고 낮고 넓었으며 사다리꼴의 그릴 디자인, 사각형과 원을 조합한 헤드램프 형태 등 디자인에서 유사점도 많았다. 한국에서는 그냥 CC였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파사트 CC로 불렸다. 메르세데스 벤츠 CLS가 유행시킨, 쿠페형 세단 보디를 아래 차급에 도입했다는 점이 이색적이었다.  당시 폭스바겐은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의 주도 아래 브랜드 고급화에 힘쓰던 시기. 대중차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과 경쟁하는 최고급 세단 페이톤을 런칭했다. 따라서 기존 소형차 라인업 사이에는 큰 갭이 존재했다. 폭스바겐은 이 허전해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파사트를 서둘러 고급화하는 한편, 새로운 성격의 CC를 투입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폭스바겐의 이 원대한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다. 그룹 내에 아우디, 벤틀리, 부가티 등 고급 브랜드가 즐비한 상황에서 이름 자체가 ‘국민차’인 폭스바겐의 무리한 고급화는 시장에서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있었다. 페이톤은 2002년 태어나 페이스리프트만을 거치며 2016년까지 연명했는데, 드레스덴에 건설했던 초호화 유리 공장에서 14년간 고작 8만4천여 대가 제작되었다. 드레스덴 공장은 이제 골프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 기함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원래 니치카였던 CC 후속은 브랜드 기함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도입함은 물론 이름도 아테온으로 개명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차가 되었다. 물론 가격으로는 투아렉이 더 비싸지만 랜드로버라면 모를까, SUV를 기함이라 칭하기에는 뭔가 꺼림칙하다. 아테온은 새로운 기함이라는 의미 외에도 디젤 게이트 이후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하는 폭스바겐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더 커진 차체에 새로운 디자인 페이톤은 조금 보수적이기는 해도 고급스럽고, 잘 만들어진 차였다. 다만 폭스바겐 엠블럼을 단 고급차를 원하는 고객이 많지 않았을 뿐. 브랜드 이미지 바꾸기는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아테온은 크게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가격에 CC보다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폭스바겐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아테온을 실제로 보면 낮고 넓은 덩치에 우선 놀라게 된다. 동급 차종에 비해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CC나 파사트에 비해서는 상당히 커졌다. 길이, 너비, 높이 4860×1870×1450mm에 휠베이스 2840mm. 파사트보다 확실히 커져 휠베이스의 경우 페이튼과 비교해도 4cm(SWB 기준)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시장에서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한계까지 아슬아슬하게 키웠다는 느낌이다. 넓고 낮아졌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앞모습디자인은 2015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등장한 스포츠 쿠페 컨셉트 GTE를 거의 그대로 살렸다. 헤드램프와 그릴을 일체화하면서 그릴 가로바와 주간주행등을 연결한 새로운 얼굴이 포인트. 신형 티구안이나 파사트가 새 디자인 요소를 비교적 보수적으로 받아들인 데 비해 아테온은 컨셉트카의 과감한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도입했다. 대형 그릴과 5각형의 흡기구가 조합된 앞모습은 카리스마와 속도감이 넘친다. 보디라인은 쿠페보다는 세단과 패스트백의 중간정도로 보인다. 이런 종류의 자동차는 매끈하고 스포티한 루프라인과 뒷좌석의 헤드룸 공간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 겉보기만 아름답게 만들다가는 뒷좌석 승객의 희생을 강요하게 되니 말이다. 아테온은 C필러를 최대한 뒤로 연장해 트렁크 끝단에 연결하고, 커다란 해치 게이트를 달았다. 비율로만 보자면 아우디 A7과 비슷하지만 세단 느낌이 조금 더 강하다. 18인치 알메어 블랙 휠은 쿠페형 보디와 잘 어우러진다페이톤보다 화려함을 덜하지만 폭스바겐다운 고급스러움을 잘 보여주는 인테리어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와 장비들인테리어 역시 컨셉트카 디자인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왔다. 요즘 고급차에 유행하는 모니터식 계기판은 폭스바겐에서 액티브 인포 디스플레이라 부르는데, 깔끔한 디자인과 높은 시인성을 제공한다. 좌우 에어벤트를 이어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장식선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3개의 로터리식 공조장치 스위치 디자인과 시프트 레버는 폭스바겐에서 매우 익숙한 모습. 센터패시아의 8인치 모니터는 좌우에 터치식 스위치로 깔끔함을 살렸다. 다만 터치식의 특성상 조작감은 좋지 않다. 최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Discover Media Infortainment System)은 음성인식 내비게이션과 TPEG 교통정보는 물론 앱 추가나 스마트폰 미러링을 통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모니터식 계기판을 도입했다프레스티지 트림에는 다인오디오 스피커가 달린다인포테인먼트 모니터에서 조절식 댐퍼의 강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차폭이 충분한 만큼 거주공간은 넉넉하다. 시트는 타이트하게 조이지는 않고 적당히 안락하게 운전자를 감싼다. 뒷좌석은 레그룸이 넉넉해 175cm인 기자가 충분히 다리를 뻗어 앉아도 될 정도로 여유가 넘친다. 옆이나 앞뒤로는 충분한 반면 헤드룸은 여유롭지 못한 편. 뒷좌석의 경우 등을 꼿꼿이 새우면 정수리가 천장에 살짝 닿는다. 쿠페형 루프라인을 추구하는 거의 대부분의 모델이 가진 문제점이다. 해치 게이트는 화물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전동식을 여닫을 수 있게 만들었다. 발로 차는 듯한 동작으로 열 수 있다. 화물공간은 기본 563L에 시트를 접으면 1,557L까지 늘어난다. 디젤 엔진 하나뿐인 아쉬움엔진은 직렬 4기통 2.0L 직분사 터보 디젤 한 가지. 190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둥글고 휠하우스까지 덮는 보닛은 열었을 때 엔진룸을 온전히 드러낸다. 요즘 디젤 엔진에 대한 이미지가 예전 같지 않은데, 가솔린 선택권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아테온의 덩치를 움직이기에는 충분한 힘을 내 7.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고 239km/h가 가능하다. 다만 초반의 굼뜬 반응은 날렵한 외관에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꽤 답답하다. 2.0 TSI 엔진 버전을 꼭 한번 타보고 싶어졌다. 190마력을 내는 디젤 엔진은 좋은 연비와 충분한 성능을 내지만 초반 반응이 조금 아쉽다구동계는 듀얼 클러치식 7단 DSG와 앞바퀴굴림 단일 구성. FF에 롱 휠베이스라면 운동성능의 한계가 분명하다. 다만 전자식 디퍼렌셜록(EDL)과 XDS(Cross Differential System)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해 준다. 스티어링 각도와 차체 움직임을 실시간 감시해 좌우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XDS는 액티브 디퍼렌셜의 FF 버전. 코너 곡률과 진입 속도를 보고 ‘이 정도면 언더스티어가 나겠구나’하는 상황에서도 마치 레일 위를 달리는 것처럼 앞머리를 코너 안쪽으로 밀어 넣는다. 코너 안쪽 브레이크만 잡아 인위적으로 요잉을 만들어내는 덕분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서스펜션이었다. 충격 흡수 능력이 최고급 세단에 필적할 만큼 나긋나긋하면서도 물렁거리거나 휘청거리는 느낌은 아니다. 특히 속도 방지턱을 넘을 때는 어지간한 고급차들도 ‘턱’ 걸리는 느낌이 나기 마련이지만 아테온은 신기하리만큼 이런 느낌을 잘 억눌러 버린다. 드라이브 모드에서 기본 제공되는 에코, 컴포트, 노멀, 스포츠 모드 외에 댐퍼와 조향, 구동계, ACC와 코너링 라이트까지 커스텀 설정도 가능한데, 이때 댐퍼(DCC)는 슬라이드바 방식으로 감쇄력을 미세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최고 수치로 설정해도 롤링이 약간 줄고 노면 정보다 조금 더 세심하게 전할 뿐 스포츠 모델 수준으로 단단해지지는 않는다. 서스펜션 세팅은 전반적으로 고급차 느낌에 주력했다.   사각지대를 감시하는 사이드 어시스트 플러스는 사이드 미러 안팎에 경고용 LED를 달았다. 단순히 불을 키는데 그치지 않고 충돌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더 강하게 깜빡거려 운전자에게 확실하게 경고한다. 이밖에도 시속 30~160km 속도 영역에서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장치인 레인 어시스트 등 다양한 주행보조장비를 갖추었다. 폭스바겐의 새로운 고급차 실험실제로 타보기 전까지는 단순히 CC의 후속 모델로 짐작했지만 의외로 다른 차였다. 다소 무리했던 페이톤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 새롭게 정의한 폭스바겐 고급차다. 그렇기에 덩치를 무리하게 키우지 않고, 근엄한 대형 세단보다는 세련되고 날렵한 쿠페형 이미지를 씌웠다. CC의 차급을 키우는 형태가 되었지만 굳이 새로운 이름을 붙인 것도 이해가 된다. 니치 모델이었던 CC와는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차는 새로운 폭스바겐 패밀리룩과 뛰어난 승차감을 갖춘 완전히 새로운 폭스바겐 고급차로 완성되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5천만원 대 중반에 너무나 강력한 라이벌이 즐비하다는 사실. BMW 3시리즈를 위시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표 모델들은 덩치는 작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졌다. 반면 더 큰 차체에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얹은 토요타 아발론은 가격이 천만원 가까이 싸다. 폭스바겐의 고급차 실험, 혹은 도전이 이번에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JAGUAR I-PACE 재규어, EV 시대로의 질주 2019-01-24
JAGUAR I-PACE 재규어, EV 시대로의 질주재규어의 첫 EV 전용 모델 I-패이스가 한국 땅을 밟았다. 새로운 디자인과 플랫폼, 강력한 성능에 최첨단 안전기술로 무장한 미래형 재규어다. 400마력의 시스템 출력으로 막강한 성능을 뽐내면서도 90kWh 배터리팩으로 333km를 달린다. 요즘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누가 뭐래도 EV다. 최고의 화제성을 가졌지만 아직 보급까지 많은 문제가 남아있는 자율운전 자동차와 달리 제법 오랫동안 미래 자동차 동력원으로 주목받아 온 EV는 이제 완전히 현실의 세계로 내려왔다. 사진 속 컨셉트카가 아니라 직접 구입을 고민해야 하는 수준으로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메이커들의 발걸음 또한 빨라졌다. BMW는 친환경차를 위한 브랜드 i를 이미 운용중이며, 벤츠도 별도 브랜드 EQ의 첫 양산차가 될 EQC를 최근 공개했다. 얼마 전까지 EV는 엔진을 제거하고 트렁크에 배터리팩를 얹는 수준이었지만 요즘은 플랫폼 개발 단계부터 모터와 배터리 탑제를 고려해 설계된다. 이제 국내에서도 완전 EV 모델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온전히 EV로 태어난 첫 번째 재규어얼마 전 국내에서 런칭한 재규어 I-패이스는 프리미엄 EV 시장의 뜨거운 격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하이브리드 도입에 소극적이던 재규어는 전기차를 조기에 도입하는 쪽으로 노선을 잡았다. 엔진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랜드로버에는 하이브리드가 있지만 재규어는 아예 이 과정을 건너 뛰어 EV 전용 모델을 개발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I-패이스. 기존 모델의 EV화가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된 완전 신형 재규어다. 심장부터 남다른 I-패이스는 브랜드의 전통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그 결과 개성 넘치는 재규어가 탄생했다. 이 차는 EV이기에 엔진과 변속기 위치, 프로펠러 샤프트 자리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일단 엔진을 위한 넓은 공간이 필요가 없어 극단적인 캡포워드 디자인이 가능해졌다. 노즈에서 앞창까지 거의 일직선을 이루어 얼핏 원박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뒷부분은 더 특이하다. 거의 스포츠카라고 해도 될 만큼 뒤창을 눕히는 한편 끝부분을 높은 위치에서 수직으로 꺾어 내렸다. 극단적으로 짧은 앞뒤 오버행, 바짝 올라붙은 엉덩이 등 특징적인 측면 실루엣은 재규어 75주년을 기념해 선보였던 하이브리드 수퍼카 컨셉트 C-X75에서 영감을 얻었다. 하이브리드 수퍼카 컨셉트와 전기 SUV는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지만 펜더라인과 대구경 휠, 엉덩이 라인에서 유사점을 찾아낼 수 있다.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직관적인 인테리어2016년 등장했던 I-패이스 컨셉트 디자인은 거의 변화가 없다I-패이스의 덩치는 결코 작지 않아 길이 4,700mm에 너비 1,895mm이고 휠베이스는 2,990mm. 그런데 1,560mm에 불과한 높이는 이 차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만든다. E-패이스보다도 무려 9cm가 낮아 전통적인 SUV 프로포션에서 벗어나 있다. 그러면서도 J자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과 E타입에서 물려받은 그릴 디자인, F-타입을 빼어 닮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현행 재규어의 디자인 특징을 철저하게 따른다. 공기역학적으로 많은 공을 들어 0.29의 뛰어난 공기저항계수를 손에 넣었다. 낮은 지붕과 날렵한 루프라인이 한몫 거들었으며 타고 내릴 때만 튀어나왔다가 달릴 때 보디에 착 달라붙는 도어핸들로 돌출물을 최소화했다. 그릴 안에 여닫히는 액티브 베인은 필요에 따라 완전히 닫을 수도, 열어서 흡입된 공기를 보닛 후방을 통해 앞창 쪽으로 흘려보낼 수도 있다. 액티브 베인은 앞에서 유입된 공기를 앞창 쪽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급스럽고 미래적인 인테리어SUV치고 낮은 차체는 승하차시에 이점이 된다. 일부 대형 SUV처럼 기어오른다는 느낌이 아니라 딱 적당한 위치에 시트가 있다. 실내는 3m에 육박하는 휠베이스와 넓은 폭 덕분에 넉넉한 거주성을 자랑한다. 캡포워드 디자인으로 보닛이 거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며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기본으로 달려 개방감이 좋다. 3m에 근접하는 휠베이스가 여유로운 뒷좌석을 제공한다계기판은 완전 모니터식. 대시보드 중앙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외에 그 아래쪽에 별도로 또 하나의 터치식 모니터를 마련했다. 시승차의 경우 중앙에 원형 미터를 두고 좌우에 운전관련 보조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맵을 설정해 놓았는데, 인포테인먼트용 모니터에 맵을 띄울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넉넉한 사이즈였다. 좌우에 원형 미터를 갖춘 전통적인 레이아웃도 가능하다.   센터 페시아는 볼보의 센터스택 디자인처럼 뒷부분이 비어있는 구조. 시프트 레버가 필요 없는 전기차의 이점을 살려 컨트롤 패널 뒤쪽으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공조 스위치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조작이 간편하다. 회전식 노브는 중앙에 LCD 모니터가 달려 직관적이다. 이 노브를 누르거나 당겨 올리면 가운데 있는 모니터가 설정 온도/팬/통풍과 히팅 시트 메뉴를 순차적으로 띄우는 방식. 주요 조작은 이것만으로도 가능하며 바람 방향이나 히터 위치(등받이, 쿠션) 등 더 세부적인 세팅은 두 개의 노브 사이에 있는 터치식 모니터를 사용한다. 간결함과 직관성의 밸런스를 잘 잡아냈을 뿐 아니라 노브 둘레에 재규어 특유의 로젠지 패턴을 넣어 디테일까지 신경 썼다. 터치식 모니터에서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시프트 레버가 사라진 자리에 수납공간이 생겼다HSE 트림에 제공되는 윈저 가죽 시트는 로젠지 패턴을 레이저 커팅했으며 등받이는 문스톤 알칸타라로 제작했다. 날렵한 루프라인에도 불구하고 뒷좌석 헤드룸은 여유가 있다. 또한 날카로운 각도로 깍인 뒤창에도 불구하고 트렁크 공간 656L를 확보했는데, 바짝 올라붙은 엉덩이 덕분이다.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453L까지 늘어난다. 엔진과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달리기 때문에 보닛 아래에도 27L의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좌우 앞좌석 사이에 마련된 10.5L 공간은 컵홀더와 작은 선반을 조립식으로 짜 맞추어 용도에 따라 활용이 가능하다.  400마력을 내는 트윈 모터 구동계이 차에 쓰인 D7e 플랫폼은 재규어 XE와 F-패이스, 랜드로버 밸러 등과 공통부분이 있지만 전기차 버전이기에 뒤에 e가 붙는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LG 리튬이온 배터리 셀 432개는 36개의 모듈로 묶어 바닥에 평평하게 깔았다. 대부분의 EV 전용 모델이 이 레이아웃을 선호하는 것은 실내 공간 확보가 쉽고 무게중심을 낮출 수 있기 때문. 동력은 개당 200마력을 내는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 2개를 앞뒤 중앙에 배치해 네바퀴를 굴린다. 시스템 출력 400마력에 시스템 토크는 71kg·m. 이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2,285kg에 달하는 차체를 4.8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로 가속시킨다. 강력한 모터 구동 시스템은 독자 개발했는데, 재규어는 포뮬러 E의 세 번째 시즌(2016-17)부터 워크스팀으로 참전하며 다양한 EV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모듈화시켜 바닥에 깔고 세심하게 관리한다2개의 모터로 400마력을 발휘하는 I-패이스는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자랑한다400마력+4WD라는 단일 구동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차는 고성능 SUV를 표방한다. 재빠른 응답성의 알루미늄제 앞 더블 위시본, 뒤 일테그랄 링크 서스펜션은 물론 높낮이와 감쇄력을 조절하는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HSE)이 승차감과 고성능의 균형을 잡는다. 재규어 드라이브 컨트롤은 에코, 노말, 다이내믹 모드를 제공하며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액셀 조작에 보다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아울러 코너링 때 좌우 바퀴 브레이크를 독립 제어하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기본으로 달렸다. 액셀 페달을 떼었을 때 회생제동 강도는 2단계로 조절이 가능해 거의 원 페달처럼 운전이 가능하다. 모터가 발전기로 바뀌며 엔진 브레이크처럼 작동하게 되는데, 이쪽을 많이 사용할수록 에너지 효율면에서 유리하다. 기계식 브레이크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덤. 전기차를 처음 운전하는 사람은 오른발 움직임에 따라 울컥거리는 감각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모두가 익숙해져야 하는 EV의 특성 중 하나다.이밖에 눈길이나 진흙, 풀밭, 얼음 등 미끄러운 노면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전지형 프로그래스 컨트롤(ASPC)과 EV400 퍼스트 에디션에 달리는 어댑티브 지형반응(AdSR)은 그립이 불안정하거나 극도로 낮은 환경에서도 안정성과 트랙션을 제공한다. 처음 봤을 때는 온로드 전용 고성능 SUV라는 인상이었지만 50cm의 도하능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다재다능함에 놀라게 된다.   철저하게 관리되는 90kWh 대용량 배터리충전은 I-패이스를 운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재규어는 이 차를 구매할 오너들이 전기차를 처음 소유할 것으로 판단해 운용상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이렇게 선택된 90kWh의 대용량 배터리는 금속 케이스로 철저하게 봉인한 후 액체 냉각 시스템으로 온도를 관리한다. 히터가 배터리를 혹사시키지 않도록 히트펌프를 사용해 외부에서 열에너지를 끌어 모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에너지 과소비를 줄였다. WLTP 기준으로는 1회 충전 주행거리 470km인데 어째서인지 국내 기준으로는 333km로 많이 줄었다. 그래도 여전히 넉넉한 용량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I-패이스는 일반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경우 1시간 충전해 11km 정도를 달린다. 밤새 충전하면 평균 통근거리 60km는 커버할 수준. 재규어 공인 월 박스를 설치하면 시간당 35km가 가능하다. 2시간 충전으로 70km를 달린다는 말이다. 50kW 급속 충전기에서는 90분 만에, 100kW 급속충전기에서는 40분 만에 배터리 용량 80%를 채울 수 있다. 아직은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할 수 없지만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는 만큼 충전소 문제 역시 차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있었던 국내 시승 행사에서는 짧고 평이한 코스 구성이라 I-패이스의 성능을 제대로 맛보기는 힘들었다. 사실 코스가 좋았다고 해도 윈터 타이어(금호 윈터크라프트 WS71) 낀 상태라 제 성능을 끌어내기는 힘든 상황. 다만 지난해 8월 미국 라구나 세카 서킷에서 양산 전기차 최고속 랩타임인 1분 48초 18을 기록한데서 퍼포먼스를 짐작해볼 수는 있다. 1분 47초 62를 기록했던 테슬라 모델S P100D가 브레이크 개조를 받은 것과 달리 이 차는 양산형 그대로였다. 스바루 WRX STi에 근접하고, 포르쉐 911 카레라S(997)에 앞서는 기록이다. 이 강력한 성능을 매끈한 노면이나 서킷에서 뿐 아니라 다양한 노면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I-패이스의 큰 강점이자 매력이다. 재규어는 포뮬러E 활동 외에도 EV 양산차 원메이크인 I-패이스 트로피를 기획중이다  차와 승객을 지키는 다양한 첨단 기능다양한 편의 기능과 첨단 주행보조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어댑티브 크루크 컨트롤과 차선유지 어시스트를 활성화시키면 짧은 시간이지만 운전자 없이도 스스로 달리도 코너를 돈다. 충돌 위험을 감지하면 차를 세우고, 사각지대를 섬세하게 모니터링 한다. 스스로 주차하며, 정차 상태에서 문을 열 때는 오토바이 등의 접근을 알려 승객의 안전을 지킨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와 연동시키면 충전과 플러그 상태 등도 원격으로 확인할 수도 있는데, 인터넷 연결과 앱 설치를 통해 다양한 확장이 가능한 이 차는 별도 심카드를 설치할 경우 무선으로 소프트웨어를 항상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한다. IT 기기 비중이 늘어나는 요즘,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가격은 특소세 인하 미적용 상태에서 기본 SE가 1억1,040만원, HSE가 1억2,470만원이고 퍼스트 에디션은 1억2,800만원이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재규어 코리아
르노 삼성 sm6 프라임, 단짠 세단 2019-01-14
RENAULT SAMSUNG SM6 PRIME단짠 세단달고 짠 음식은 중독성 강한 맛으로 인기가 좋다. SM6 프라임 역시 단내와 짠내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르노삼성 중형 세단 SM6가 어느덧 출시한 지 3년이 다 되어간다. 출시 초기, 중형 세단 부동의 1위 타이틀을 지닌 현대기아차의 아성을 위협하며 주목받았다. 출시 직후인 2016년 3월 판매량을 보면 SM6는 6,751대가 팔려나가며 같은 기간 5,906대를 기록한 쏘나타를 크게 앞질렀지만, 이젠 모두 옛날얘기가 되었다. 현 시점에서 판매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르노삼성이 SM6 프라임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부내나는 외관SM6 프라임을 보고 있자니 르노삼성 전시장을 찾았던 작년이 떠올랐다. 가까운 지인이 중형 세단을 뽑아 만족스럽게 운용하는 모습을 보고 “어디 나도 한 번?”이란 생각에 견적이나 받아볼 요량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처음 생각했던 트림과 옵션은 온데간데없이 최상위 트림의 풀옵션 견적서를 받아 나왔다. 지금 딱 모든 조건이 맞는 대신 외장 컬러만 타협하면 바로 출고 가능한 재고가 딱 한 대 남아있다는 보충 설명과 함께. 다른 건 차치하고서라도 상위 트림으로 갈 수밖에 없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램프 구성이었다. 낮은 트림에서는 버젓이 램프 커버가 자리하고 있음에도 안쪽에 LED가 빠져있어 반쪽짜리 미등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낮은 트림을 구매한 후 애프터마켓을 통해 나머지 반쪽을 완성하는 소비자도 꽤 있었다.LED 라이팅 패키지가 적용됐다  패키지 적용으로 테일램프도 끊김없이 끝까지 발광한다  SM6 프라임은 외관에서 GDe 엔진이 얹힌 상위 버전과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성비 SM6’라는 별명이 붙었기에 램프 구성이 아쉬울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이는 쓸데없는 우려에 지나지 않았다. SM6 프라임은 완전한 뒤태를 완성하는 LED 라이팅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어 외관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확실한 유인책으로 작용한다(SE 트림에서 적용 가능). 굳이 외관에서 드러나는 상위 트림과의 차이점을 꼽자면 다소 저렴해 보이는 휠뿐이다. 이 역시 18인치 투톤 알로이휠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과감히 덜어낸 실내 구성을 그나마 덜 티나게 하는 블랙 인테리어  짠내나는 인테리어‘프라임(PRIME)’은 대체로 ‘최고의, 뛰어난’을 의미한다. 축구에서 우리나라의 K리그1 격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파트 거래 시 인기 지역 또는 호재 때문에 붙은 웃돈을 일컫는 프리미엄 역시 다 여기서 비롯한 용어다. 갑자기 영어 강의를 하는 건, 실내로 들어서면서 ‘프라임’이란 단어의 용례에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의 변화다. 기존 모델은 공조기 조작부를 뺀 거의 모든 부분을 터치스크린 속으로 옮겨 놨었다. 이번 모델은 대시보드 한가운데를 가득 채우던 터치스크린을 빼고 딸깍거리는 버튼과 반 이상 크기를 줄인 LCD 모니터를 넣었다. 베젤 소재 역시 하이글로시 플라스틱에서 저렴해 보이는 무광 플라스틱으로 대체됐다. 여기엔 S-Link 대신 일반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간다. 센터 콘솔 상단 구성도 달라졌다. 기어 노브 아래에는 인포테인먼트 메뉴를 조작할 수 있던 원형 다이얼이 사라지고 500원 짜리 동전 두세 개 겨우 들어갈 법한 수납공간으로 대체됐다. 개방감을 중시하는 탓에 바로 지붕을 올려다본다. 썬루프가 보이질 않는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SM6 프라임에서는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는 고급진 옵션이다.상대적으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GDe 버전 SM6가 아른거리지만, 그렇다고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건 아니다. 많은 부분에서 고급감을 덜어냈을 뿐, 꼭 필요한 편의장비는 갖추고 있다. 우선 PE, SE 트림 모두 앞 유리에 열 차단, 차음 기능이 기본이다. R-EPS 방식 프리미엄 스티어링 시스템도 공통 적용 사항. 시승차였던 SE 트림에는 열선 스티어링 휠, 크루즈 컨트롤, 하이패스 기능 내장 전자식 룸미러, 그리고 뒷좌석 열선 시트까지 탑재된다. 그러고 보니 아까 찾아본 영단어 프라임은 ‘주된, 기본적인’이란 뜻도 갖고 있었다.좀체 수납이 어려운 센터 콘솔부. 싼 티는 덤이다  넉넉한 레그룸, 컵홀더 달린 팔걸이, 그리고 열선 시트까지 마련된다 감쪽같은 주행감실내에서 확연한 차이점을 보이지만 진짜 변화는 딴 데 있다. SM6 프라임이 기존보다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던 주요 원인은 편의장비를 덜어낸 데 있지 않다. 완전히 달라진 파워트레인 구성이 주효했다. 기존 SM6 2.0L는 GDe 직분사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이었다. 반면 SM6 프라임에는 2.0L CVTC Ⅱ 엔진과 무단변속기(CVT)가 얹힌다. 지난달 출시한 신형 말리부가 CVT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현대기아차 역시 무단변속기가 달린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을 쓰는 것과 같은 기조다. CVTC Ⅱ 엔진은 SM5용 엔진의 개량 버전이다. 이를 통해 기존 SM6의 150마력이던 최고출력은 140마력으로, 20.6kg.m의 최대토크는 19.7kg.m로 살짝 낮아졌다. 엔진 구성도 단출해 보이지만 실력이 모자라진 않다  GDe 엔진이 얹힌 SM6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괜찮은 궁합을 보이며 효율과 운전 재미를 위한 세팅에 주력했던 기억이 있다. 수동 변속 기반의 자동변속기 적용으로 빠른 업시프트가 가능하며 경쾌한 핸들링은 SM6를 단순한 패밀리 세단으로만 머물지 않게 했다. SM6 프라임은 파워트레인이 바뀐 만큼 주행감 역시 약간의 차이를 둔다. SM6 프라임은 닛산 알티마에도 들어가는 자트코의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를 쓴다. 새로울 거 없는 얘기지만 무단변속기도 이젠 자동 변속기 같은 변속감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낸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7단 기어를 설정해 변속감을 제공하는 것. 기어비가 단수별로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때에 따라 알맞게 기어비를 조절하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엔진은 한없이 평범한 2.0L 가솔린 엔진이더라도 변속기가 끊임없이 ‘열일’을 하려는 게 몸으로 느껴졌다. 무난한 일상 주행에서는 별 감흥 없이 굴러갔지만, 급가속을 하고자 할 때엔 엔진회전수를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있는 힘을 한껏 끌어낸다. 단단한 느낌의 서스펜션은 잘 조율된 조향감의 스티어링 휠과 조화를 이룬다. 이 때문에 GDe 버전 SM6와의 수치상 차이는 실용 주행 영역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감성은 비슷하되 경제성을 노린 이번 변화 내용을 반길 소비자가 꽤 많을 것 같다. SM6 프라임은 그 이름처럼 기본에 충실하고 흠잡을 데 없는 가성비 세단으로 다시 태어났다.운전대 뒤에 음량 조절 및 음원 선택 기능이 숨어있다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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