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쌍용 코란도, 티볼리와는 다르다 2019-04-01
SSANGYONG KORANDO티볼리와는 다르다. 티볼리와는쌍용의 희망, 신형 코란도가 발매되었다. 차대 기준 4세대에 해당하는 차는 과거와의 접점을 찾는 대신 티볼리로 선보인 새로운 패밀리 룩에 머무르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막상 달려본 차의 달리기는 티볼리와는 많이 다르다. XAV였다면 좋았겠지만 ‘코란도’는 역사가 짧은 국산 모델에서 거의 찾기 힘든 해리티지(heritage: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유산)를 가진 브랜드다. 1969년 신진지프로 시작한 이래 단일모델로 26년을 버틴 1세대, SUV 붐에 맞춰 당대의 디자인 아이콘으로 성공을 거둔 2세대는 둘 다 한국 자동차시장에 한 획을 그은 차였다. 덕분에 코란도라는 차의 이미지를 사람들의 뇌리 속에 뚜렷하게 각인시킨다. 그래서 매끈한 도심형 SUV가 되어버린 3세대는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차였다. 어려울 때 회사를 지탱시켰던 차였지만 이전의 코란도와는 무척이나 다른 모습 때문이었다. 쌍용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2015년 2세대의 이미지를 부활시킨 컨셉트카 XAV는 자신의 유산을 어떻게 키워 나갈지에 대한 방향성과 메시지가 또렷하게 담긴 차였다. 이렇게 멋진 레트로 디자인에 가로배치 전륜구동 플랫폼으로 일상의 편안함을 담아낸다면, 나 또한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생각을 하던 것이 벌써 4년 전의 일이다. 강건한 SUV 이미지는 후면이 더 강하다역대 쌍용차 중 조종성능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그리고 시간이 흘러 코란도의 이름을 이어받은 4세대 모델이 데뷔했다. 쌍용은 모험을 택하지 않았다. 굵은 캐릭터 라인을 집어넣어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신형 코란도는 명백하게 티볼리의 디자인 언어를 물려받은 차다. 최대한 성공의 확률을 높여야 하는 입장에서 이미 시장의 인정을 받은 디자인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 동의한다. 도심형 SUV로서 세련된 모습은 흠 잡을데 없다. 그래도 XAV에 미련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19인치휠은 최고사양인 판타스틱에서만 선택가능코란도의 이름도 이제 4세대 째다커진 티볼리 같은 차일까?신형 코란도는 현재의 자동차 트렌드를 담기 위해 많은 부분에서 신경을 쓴 차다. 쌍용차로서 최초의 시도가 많이 보인다. 풀 LCD 계기판이나 센터콘솔의 대형 모니터에도 불구하고 그 배치 방식에는 최신 모델의 유니크함이 없다. 급진적인 방법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세인 플로팅 모니터 정도는 적용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기능적으로 모자란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계기판은 세련된 디자인과 선명한 해상도 덕분에 보기에 즐겁고, 인포테인먼트는 카플레이는 물론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제대로 지원한다. 특정 브랜드를 앞세우지 않았지만, 오디오는 시판 쌍용차 중 가장 농밀한 사운드를 내보냈다.최신 모델이지만 대시보드의 구성 방식은 올드하다. 플로팅 모니터만 넣었어도……아이신제 6단 자동 변속기는 일상 영역에서는 아주 훌륭하지만, 패들시프트를 쓰는 적극적인 운전에서는 반응이 느리다. 2010년 즈음의 현대 & 기아차를 타는 것 같다. 슬슬 8단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되었다. 준중형에 탑재하기에는 애매한 2.2L 엔진을 대신하는 1.6L 엔진의 첫 인상은 아이들링 소음이 낮다는 점. 동급에 동 배기량 엔진을 얹은 투싼이나 스포티지와 비교해도 처지는 느낌이 없다. 동급 최강의 성능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1.6L 디젤 엔진일 뿐이다. 딱 생각한 만큼 가속되며,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성능에 대한 아쉬움이 커진다. 1.5톤이 조금 넘는 차를 움직이는데 모자람이 없는 정도다. 급차선 변경 같이 출력이 필요해지는 상황에서는 가속에 관성이 붙을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필요하다. 과거 2.2L 엔진의 애매한 출력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출력을 뽑아내는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결과다. 배기규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도입한 요소수(SCR) 시스템이 엔진의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만약 디젤 스캔들이 터지지 않아 LNT(희박질소포집) 방식에 머물 수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출력은 어려웠을 것이다. 통풍과 열선 기능에 럼버 서포트도 기본출력이 모자라게 느껴지는 이유는 높아진 섀시의 완성도 탓도 있다. 티볼리의 경험은 떨쳐내도 무방하다. 비교하기가 좀 미안할 지경으로 잘 움직인다. 코란도C 대비 115kg 가벼워진 차는 강력한 시장 경쟁자인 투싼과 스포티지와 엇비슷한 수준의 무게가 되었다. 스티어링 휠은 적당한 무게감을 유지하며 도로의 변화에 적응하는 서스펜션의 반응 또한 무척이나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달리는 내내 큰 롤 없이 진득하게 노면에 잘도 붙어 달린다. 특히 고속에서의 범프 처리 솜씨는 정말로 훌륭했다. 쌍용차를 타면서 고속 범프처리를 칭찬하는 날이 올 거라고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섀시 완성도가 엔진 성능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티볼리의 둔탁한 핸들링은 적어도 역량 문제는 아니었던 셈이다. 고출력 엔진이 탑재되면 전체적인 운동성능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다만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이상하다. 제동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데, 끝까지 가서야 제동력이 확 늘어난다.노브를 돌려 설정하는 주행 모드는 노멀, 스포츠, 윈터 세 가지로, 스포츠에 두면 스티어링휠이 살짝 무거워지면서 액셀 페달의 반응도 약간 빨라진다. 단, 초기 가속이 앞으로 몰리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잘 쓰게 되지 않게 된다. 뒷공간은 동급의 통상적인 SUV들 수준. 무릎과 머리 공간은 빠듯함과 여유로움의 딱 중간지점이다딥컨트롤의 실력 쌍용차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능동형 안전 사양은 딥컨트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어떤 이유로 2.5세대 자율주행기능이라 부르는지에 대해서는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적어도 이름값은 한다. 중앙유지보조 기능은 차선 양쪽을 핀볼처럼 튕기며 달리는 것이 아니라 정 중앙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며, 가감속과 정지 후 재출발도 능숙하다. 차선을 읽지 못했을 때는 재빨리 포기해 버리므로 이 시스템에 완전히 의존하면 안된다. 전방 긴급 제동은 개입이 좀 빠른 편이다. 차선변경 시 조금이라도 공간이 충분치 않다 싶으면 알아서 급제동을 하려 든다. 쌍용의 장기인 4륜 구동의 능력은 체험해 보지 못했다. 아이들 스톱&고(ISG)가 2WD에만 들어간다는 이유로 앞바퀴 굴림 시승차만 준비된 탓이다. ISG가 해제되며 시동이 걸릴 때 브레이크 해제가 잽싸게 이루어지 않는다. 급한 마음에 가속 페달을 밟으면 마치 오래 방치된 차를 바로 움직인 직후처럼 '텅'하는 소리 와 함께 출발한다. 시승차만의 문제이기를 바란다.넉넉한 트렁크 공간은 트레이를 이용해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이미 세계의 대중차 시장은 흡수 합병을 통해 몸을 불린 초대형 회사 몇몇에 의해 좌지우지 된지 오래다.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버티는 쌍용은 매우 독특한 존재다. 경쟁사들이 한 해 수백만 대의 차를 찍어낼 동안 쌍용이 지난해 생산한 차는 14만대 남짓.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차도 아닌 일반 대중차를 기술 제휴 없이 엔진까지 직접 개발하고 만든다. 그런게 가능한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한계까지 자신을 갈아 넣는 것이다. 그리고 나온 결과물을 통해 조금씩 몸집을 불린다. 이건 쌍용에게 있어서 생존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나 다름없다. 최고급 사양에 달리는 LCD 클러스터. 10.25인치의 커다란 화면에 각종 주행정보를 세련된 그래픽으로 표시한다도어 트림의 질감은 저렴하다새로운 코란도는 전반적인 완성도와 상품성에 있어서 경쟁 차종을 압도할 수 있는 차는 아니다. 하지만 수백만 대를 찍는 경쟁사와도 충분히 싸워볼 만한 상품성을 채워 넣었다. 다윗과 골리앗이 싸우면 사람들은 대게 다윗을 응원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쌍용의 경우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4세대 코란도가 나오기까지1994년의 일이다. 영국의 로버를 막 합병한 BMW가 맨 처음 착수한 일은 신형 앞바퀴 굴림 플랫폼의 개발이었다. 당시 로버가 가진 거라고는 클래식카 반열에 들어간 미니나 껍데기만 바꾼 혼다차가 전부였던 상황. BMW도 앞바퀴 굴림 플랫폼이 없던 시절이라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후륜구동이던 5시리즈 플랫폼을 전륜구동으로 바꾸는 대 공사 끝에 준대형급의 로버75가 탄생한다. 75의 성공적인 런칭이 끝나면 더 작은 세그먼트를 위한 플랫폼 확장계획도 세우지만, 75는 폭삭 망한다. BMW는 단돈 10파운드에 로버를 벤처 컨소시움에 넘긴 뒤 손을 털었다. 새로운 주인은 막대한 정부 지원금을 방만하게 탕진한 뒤 뒤 회사를 산산조각 낸다. 로버가 남긴 유산을 손에 쥐려 경쟁한 것은 두 회사, 중국 난징차와 상하이차였다. 이들의 경합은 결국 상하이차가 난징차를 합병해버리는 것으로 끝난다. 220V 인버터의 스위치가 보인다아이신의 6단 변속기는 무난하지만 동급차들이 8단 이상 다단화를 진행 중인 점은 고려할 때가 되었다기술과 공장이 있었으니 이걸 흡수해 내 것을 만들겠다는 것이 상하이차의 생각이었겠지만, 어디 세상이 생각대로 되던가. BMW가 손을 떼면서 공백이 생긴 개발작업을 외주처리한 곳은 영국의 레이싱 컨스트럭터 TWR(톰워킨쇼 레이싱).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나 한정판 수퍼카를 만드는 데는 도가 텄지만 양산차 개발은 생초짜였던 그들은, 개발의 전 공정을 3D 데이터로만 진행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겠다는 전대미문의 개발방식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TWR의 도산이였다. 2002년 TWR이 절단나면서 개발 데이터 대부분이 망실되었고 이것은 로버의 신차 개발 계획이 망했음을 의미했다. 1.6L 디젤 엔진은 딱 스펙상의 출력을 낸다주행 보조기능을 위해 각종 센서도 추가되었다만들다가 만 앞바퀴 굴림 플랫폼을 넘겨받았지만, 완성시킬 능력이 없던 상하이차는 갓 인수한 쌍용차를 통해 완성시키려 했다. 쌍용의 개발인력 상당수가 플랫폼 완성에 투입되었는데, 이것이 쌍용에게 꼭 나쁜 일은 아니었다. 프레임 바디 SUV 아니면 족히 30년은 된 후륜 승용차 플랫폼으로 연명하던 쌍용에게 가로배치 앞바퀴 굴림 플랫폼은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였다. 그러던 차에 상하이의 개발요구는 하늘에서 드리워진 동앗줄이었다. 상하이차와 사이에서 오만 잡음이 흘러나오던 와중에도 개발작업을 진행해 2008년 C200이라는 이름으로 파리 모터쇼에 선보인다. 그게 코란도C였다. 쌍용이 처음 시도하는 디지털 클러스터는 각종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표시한다. LCD 화면의 장점을 남김없이 활용했다하지만 그토록 힘들게 만들어낸 차는 회사의 풍파를 거치며 예정보다 몇 년이나 뒤에 나올 수 있었다. 제 타이밍을 놓친 차는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그 플랫폼은 티볼리를 탄생시켜 대도약의 발판이 되었으며, 오늘의 4세대 코란도까지 이어지는 중이다.로버는 이제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지만, 쌍용은 끝까지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다. 6월이면 휘발유 터보 엔진의 코란도가 나온다. 모습을 싹 바꾼 롱휠베이스 모델과 전기차가 뒤를 이을 것이다. 코란도의 재탄생은 이제 막 시작된 참이다. 글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진호
포르쉐 카이엔, 시장의 리더가 말하는 프리미엄 SUV의.. 2019-03-28
PORSCHE CAYENNE 시장의 리더가 말하는 프리미엄 SUV의 본질포르쉐 카이엔은 망해가던 집안을 살린 자수성가의 아이콘이다. 출시 당시엔 혼외자 이상으로 하대를 받았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불과 몇 년 만에 프리미엄 SUV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약간 늦어지긴 했지만, 3세대 카이엔이 최근 한국 땅을 밟았다. 2세대와는 차원이 다른 높은 완성도와 상품성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SUV의 본질을 다시금 재정립하려 한다.외관이 어디가 바뀌었나 물으신다면‘뭐야? 이 차 풀모델 체인지 됐다면서.’ 시승차를 처음 접한 지인들 반응 중 과반수가 이랬다. 전 세대와 뭐가 달라졌는지 알아채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뒤따랐다. 언뜻 봐선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거의 모든 부분이 바뀌었다. 외관을 이야기하면서 2세대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신형 카이엔에게 실례로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카이엔 엠블럼 옆에 터보가 더해졌다면 어땠을까? 벌써부터 설렌다전면부는 카이엔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더욱 강조됐다. 약간 넓어졌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는 사이즈 변화가 상당하다. 전장과 전폭이 75mm, 46mm 늘었다. 더욱 낮고 넓게 자리한 LED 헤드램프나 기존 2줄에서 3줄로 통일성을 갖춘 범퍼 에어 인테이크, 그 상단에 자연스럽게 자리한 LED 주간 주행등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2세대 카이엔의 외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단정함을 바탕으로 한층 강인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측면부는 루프 라인의 변화가 눈에 띈다. 비약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루프 라인 형상이 더 유려하게 바뀌었으며 그에 따른 시각적인 차이 역시 크다. 낮아진 라인만큼이나 그린하우스 주위 볼륨감이 강조되었다.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운 휠 & 타이어는 무려 21인치. 이 휠이 장착되지 않은 신형 카이엔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신형 카이엔의 휠은 총 17가지. 그리고 그 중 가장 멋져 보이는 21인치 휠후면부도 전면부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낮은 위치로 옮긴 LED 리어램프는 그 사이가 이어져 있다. 이는 최신 포르쉐의 대표적인 패밀리룩이다. 뒷 유리의 면적을 줄이면서 마감 처리에 신경 썼고, 테일 게이트에도 2세대에선 볼 수 없었던 볼륨감이 더해졌다. 빨간색 반사판이 플라스틱 부분 상단으로 옮겼으며, 리어 디퓨저는 과거 1.5세대 카이엔 터보에나 적용될 법한 공격적인 디테일이다. 직관성 제외한 모든 면에서 좋아진 실내실내는 신형 파나메라의 변화를 그대로 따른다. 이 변화를 두 가지로 요약하자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향연과 절반 이상 줄어든 버튼이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달리면서 대시보드 형상도 그에 걸맞게 쭉 뻗은 수평 형태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전방 시야 확보가 용이해진 것은 생각지도 못한 큰 장점이다. 그리고 헤드램프 조작 레버가 자취를 감췄다. 버튼으로 대체된 게 낯설지만, 직접 사용해 보니 이보다 더 편할 수 없었다.상당수 기능을 디스플레이에 집중한 결과, 버튼 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실내 버튼 간소화는 조명 점등 방식에도 이어진다. 바람직한 변화다포르쉐만의 개성이 두드러지는 계기판에는 엔진 회전계 겸 속도계를 중심으로 좌우 각각 7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더해졌다. 평상시에는 기존 포르쉐와 마찬가지로 5원형 클러스터를 유지하지만, 우측에 네비게이션 지도를 띄울 경우에 한해 우측 2개의 원이 하나로 합쳐진다. 개인적으로 LCD 클러스터의 이점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정보 제공이라 생각했지만, 신형 카이엔은 포르쉐의 배려가 지나치다 못해 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이 과잉 친절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12.3인치 디스플레이다. 지금껏 경험한 터치 방식 디스플레이 중 가장 많은 정보와 기능을 제공한다. 각 기능을 하나씩 나열해 설명하는 데만도 하루 종일 걸릴 것이다. 약간 오버하자면, 볼보의 센서스와 르노삼성의 S-LINK를 하나의 시스템에 몰아넣은 것 같다. 기능상으로는 복잡해도,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세련되고 보기 좋았다. 폰트 역시 깔끔함이 돋보였고, 각 기능 작동에 따른 그래픽 역시 세밀하게 구현되어 있었다. 그리고 센터터널에 위치한 감압식 버튼은 조작감이 명확하다. 단 실내에 적용된 소재 중 상당수가 지문에 취약하다는 건 감안해야 될 부분이다.자동차 마니아 입장에서 침이 줄줄 흐를 수밖에 없는 구도정말 많은 기능들을 조작하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복잡하다그 외 실내 주요 구성은 정말 만족스럽다. 스티어링 휠은 포르쉐답게 손에 착 감기는 맛이 훌륭했고, 버튼 역시 간결하게 구성되었다. 시승차에 달린 18웨이 어댑티브 스포츠 시트는 몸을 정말 편안하게 지지해주는데, 2세대 대비 그립감이 배 이상은 나아졌다. 사이드 볼스터는 물론 허벅지를 좌우를 조이는 기능까지 별도로 갖추고 있어 스포츠 드라이빙 시에도 어지간한 버킷 시트보다 만족스러웠다. 착좌감에 대한 만족감은 뒷좌석도 마찬가지다. 1.5세대 카이엔 GTS에 최초로 적용되었던, 허벅지 지지부를 부각시킨 뒷좌석이 신형에도 그대로 달렸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 GTS급 고성능 모델을 타는 것처럼 느껴져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옵션으로 제공되는 어댑티브 스포츠 시트. 60만원이니 안 넣을 이유가 없다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어느 좌석에 앉던지 말이다. 크기가 늘어난 만큼 실내 공간은 더욱 풍요롭게 느껴진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달리면 실내 공간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이 정도 크기가 되면 그런 문제는 사소하게 느껴진다. 적재 공간 역시 늘었다. 신형 카이엔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2세대 대비 100L 늘어난 770L다.정말 이상적인 배치가 아닐 수 없다. 변속기의 P 버튼 위치 빼고정말 출중해진 상품성, 옵션질은 여전필자가 자동차에 관심을 가진 이래 포르쉐의 상품성을 칭찬하게 될 날이 올 줄 정말 몰랐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포르쉐는 발 아래 깔리는 매트를 옵션으로 따로 선택해야 할 정도로 기본 상품성이 바닥이었다. 그러나 신형 카이엔은 포르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좋아졌다. 3세대로 바뀌며 개선된 것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옵션 선택에 있어 상당히 신중하고 민감한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추어 포르쉐 코리아가 기본 상품성을 개선했기 때문이다.이는 북미형과 단순 비교했을 때 더 빛을 발한다. 북미형에서 옵션으로 제공되는 컴포트 액세스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파워 스티어링 플러스, 오토 디밍 미러, 전 좌석 열선 시트 등이 한국형에는 전부 기본으로 달린다. 물론 그만큼의 가격을 지불해야 하지만 2세대 한국형과 비교하면 칭찬받아 마땅한 변화다.물론 그렇다고 포르쉐 특유의 사악한 옵션질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건 아니다. 신형의 기본 가격은 1억 20만원, 시승차 가격은 1억 4,160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시승차 선택 사양 중 앞 유리 열선이 눈에 띈다. 옵션 가격은 70만원. 해당 옵션을 선택해야만 변속기 좌측에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따로 적용된다. 그 외에도 슬레이트 그레이, 모하비 베이지 투톤 실내 및 고급 가죽 마감(550만원), PASM(Porsche Active Suspension Management) 기능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520만원),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21인치 휠 & 타이어(530만원), 헤드업 디스플레이(210만원), 리어 액슬 조향 기능을 지원하는 파워 스티어링 플러스(290만원) 등 각 옵션 비용이 상당히 묵직하다. 그런데 한 편으론 정말 얄미운 것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옵션들이라는 점이다. 막장 드라마를 ‘저게 말이 되냐’고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 심정이 이럴까 싶다. 욕은 하지만, 수긍하게 되는 것 말이다. 포르쉐라는 브랜드의 막강한 인지도, 그 이름이 가진 힘 때문일 것이다.완벽하게 정제된 주행 성능이밖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우디 Q7,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과 폭스바겐 MLB 에보 플랫폼을 공유하고, 차체를 스틸과 알루미늄으로 만들면서 2세대 대비 65kg을 덜어냈다. 엔진 라인업도 새로워졌다. 뛰어난 효율과 경제성을 갖췄지만 수많은 구설수 및 논란이 제기되는 디젤 엔진은 아예 제거하고, E-하이브리드로 대체한다. 2세대에도 E-하이브리드가 있었지만 당시는 디젤을 대체하는 존재는 아니었다. 시대적인 흐름상 자연흡기 엔진 역시 사라졌다. 2세대까지만 해도 기본형과 고성능 GTS에 자연흡기 엔진이 있었다. 마니아 입장에서는 씁쓸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변화다. 그 결과 신형 카이엔은 카이엔과 카이엔 E-하이브리드, 카이엔 S, 카이엔 터보, 카이엔 터보 S E-하이브리드로 구성된다. 변속기는 2세대와 같은 아이신제 8단 팁트로닉 S다.현재 국내에는 기본형 카이엔만 출시됐다. 아우디에 두루 쓰이는 V6 3.0L 직분사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엔진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제원상 0→100km/h 가속 6.2초(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적용 시 5.9초), 최고속도는 245km/h다.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준수한 성능이라고 말한 데에는 요즘 이에 버금가거나 높은 성능을 내는 엔진이 정말 많고, 더욱이 이 차가 포르쉐이기 때문이다.신형 카이엔에 탑재된 엔진은 말 그대로 적당한 성능을 갖췄다솔직히 시승 직후, 성능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기는 힘들었다. 정말 딱 예상한 수준이다. 주행 모드 설정에 따라 반응성이 조절되며, 특히 스포츠 플러스에서 보여주는 엔진의 즉답성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수동 변속 시의 반응도 훌륭하다. 그렇다고 해도 시원스럽다거나 호쾌하다고 말하기엔 부족하다. 대신 엔진 회전수에 상관없이 속도를 쉽사리 올리고, 쭉 뻗은 고속도로에서는 200km/h를 간단히 넘길 수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첫인상은 그리 좋진 않았지만, 타면 탈수록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성능 대비 밋밋한 사운드 때문에 체감 성능이 낮게 느껴진 점도 분명 있었다. 상위급 트림이라면 이런 아쉬움은 덜할 것이라 생각한다.신형 카이엔을 타면서 느껴지는 2세대와의 가장 큰 차이는 완벽하게 정제된 주행 성능에 있었다. 2세대에서 느껴지던 불규칙함 혹은 신경질적인 반응이 전혀 없었다. 속도에 관계없이 정말 매끈하게 달린다. 묵직하단 표현보다는 노면을 완벽하게 다스리면서 달린다고 말하고 싶다. 주행 속도와 주행 모드 관계없이 완전히 네 바퀴가 노면과 일체화되어 달리는 느낌은 자칭 또는 타칭 프리미엄 SUV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형 카이엔만의 고유 영역이다. 정말 잘 정제됐다. 속도 관계없이 매끄럽고 부드럽게 때론 역동적으로 달린다운전자가 과격하게 채찍질 했을 때에도 포르쉐라는 태생을 여실히 드러낸다. 빠른 속도로 선회 시 뒤가 흐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적극적인 구동력 배분과 그에 따른 반응을 보여줬다. 절대로 가벼운 차가 아님에도 코너에서의 반응은 영락없이 가벼운 차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제어조차도 이런 특성과 일맥상통한다. 제동은 의전 운전에 도가 튼 운전자처럼 반응하면서도 가속할 때는 킥 다운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 운전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건 맞지만, 때론 깨방정을 떠는 것처럼 느껴져 다소 부담스러웠다.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제동은 정말 완벽하게 해내지만, 가속 시 서툰 티를 낸다생각보다 좋은 실주행 연비생각지도 못한 장점 중 하나는 예상을 웃도는 실연비였다. 공인연비는 복합 7.3km/L(도심 6.9km/L, 고속도로 8km/L)로 처참한 수준이다. 그런데 실제 운전하며 확인한 실연비는 도심 7km/L 중반, 고속도로 12km/L로 편차가 컸다. 가벼워졌다고는 해도 공차중량이 2,135kg에 달하고, 시승차에는 21인치 타이어가 달려 있기에 쉽사리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무엇일지 곰곰히 따져 봐도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에너지공단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니 타이어 사이즈가 무려 285/35 ZR22였다. 이건 앞 타이어이고 뒷 타이어는 315/30 ZR22였을 것이다. 덕분에 운전하는 입장에선 괜히 기름값 아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신형 카이엔은 정말 좋은 차다. 굳이 열심히 설명하지 않아도 타본 사람들은 쉽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족이 높을수록 마음 속 공허함도 커졌다. 시승 당시엔 그 이유를 몰랐다. 그러나 시승차를 반납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니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다. 카이엔을 타면 포르쉐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는 건 필연이다. 다만 이게 본편이라기보다는 데모 버전처럼 느껴지는 게 문제였다. ‘상위 트림이면 더 좋지 않았을까’ 란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시승차를 반납하고 나면 이 차에 대한 욕구가 어느 정도 사그라들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공허함과 소유욕, 물욕은 완전히 별개라는 사실을 이번에 뼈저리게 알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갖고 싶어졌다. 만약 하늘이 그런 행운을 내려준다면 이번에 타본 카이엔보다는 경험해보지도 못한 카이엔 터보를 망설임 없이 고를 것이다. 글 최하림(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최진호
[올드뉴스] 중후한 남성의 멋을 풍기는 세단 기아 옵티.. 2019-03-22
중후한 남성의 멋을 풍기는 세단 기아 옵티마 LS솔직하게 말해 나는 차를 좋아하지도, 잘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그것도 ‘여자’가 타보고 느끼는 대로 적는 것도 가치 있는 시승기가 아닌가 생각해 용기를 내본다. 내 차는 기아 옵티마 LS다. 이전에 타던 차는 현대 EF 쏘나타 GVS였는데 사정이 생겨 차를 처분하게 되었다. 그 후 아는 분으로부터 옵티마를 사게 되었다. 현대 EF 쏘나타 타다 기아 옵티마로 바꿔 연비 좋아 유지비 적게 들고 가속력 시원 우선 차를 받은 직후에는 남성적이고 무게감 있는 옵티마가 맘에 들지 않았다. 전에 타던 EF 쏘나타는 부드러운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는데(솔직히 지금도 EF 쏘나타는 무척 예뻐 보인다) 옵티마는 처음 나올 때부터 중후한 남성의 멋을 논하는 ‘남자 차’였기 때문이다. 옵티마를 처음 탈 때엔 EF 쏘나타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서인지 승차감도 중형차다운 안정감이 적은 듯했다. 하지만 지금은 EF 쏘나타를 탈 때는 몰랐던 다른 장점들을 느끼고 있다. 가장 좋은 점은 연비가 잘 나온다는 점이다. 운전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EF 쏘나타에 비해 연비가 훨씬 좋아서 경제적인 면에서 나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부드럽게 꾸준히 속도가 올라가는 EF 쏘나타와 달리 단시간에 빠르게 속도가 오른다는 것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속도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신호대기를 하다가 출발할 때 다른 차보다 잽싸게 속도를 내는 옵티마 덕분에 조금이나마 재미를 맛보고 있다. 특히, 여성운전자라고 무시하며 따라오던 옆차를 제칠 때는 통쾌할 정도다. 하지만 일정 속도가 붙은 다음 다시 가속이 될 때는 약간 힘을 덜 받아 좀 아쉽기도 하다. 운전할 때 시야 확보가 유리하다는 점에서는 남성차로 불리는 옵티마가 여성에게도 썩 잘 어울리는 차라고 할 수 있다. 전에 타던 EF 쏘나타는 골목길에서 커브를 틀 때 도는 쪽으로 시야 확보가 좀 어려웠다. 넓은 차체를 감당하지 못해 주저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였다.  이런 부분은 EF 쏘나타의 차체와 좌석이 낮은 게 이유일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지금 타는 옵티마는 차체와 운전석이 조금 높으므로 키가 작은 여자들에게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느끼는 부분도 있다. 바로 코너링인데, 여러 전문가들의 시승기에선 코너링이 안정감 있다고 소개돼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EF 쏘나타와 달리 굽은 길을 달릴 때는 차체가 많이 쏠린다. 특히, 다리를 건너려고 램프를 올라갈 때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다. 크게 흔들리지 않고 코너를 돌아나가는 EF 쏘나타는 차가 한 덩어리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옵티마는 바퀴와 차체가 따로 노는 듯한 기분을 준다. 정확한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으나 옵티마를 몰 때 불안함이 좀더 크다. 마지막으로 좌석이 좀 좁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동생들을 뒷자리에 태울 때 약간 좁다고 불평을 듣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이 내가 8개월 동안 옵티마를 타면서 느낀 점들이다.
[올드뉴스] 토마토A&P의 투스카니T 2019-03-15
올드뉴스 추억의 자동차 - 투스카니T토마토A&P의 투스카니T 1912년 베르토네, 1915년 기아, 1919년 자가토·스톨라 등 1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이태리 카로체리아에 있어 자동차는 기술의 범주를 벗어나 예술의 장르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자동차생산국이지만 이러한 토양은 취약하기만 하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카로체리아를 표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어 반갑다. 현대자동차의 디자이너로 일했던 30대 중반의 젊은이 4명이 카로체리아의 꿈을 안고 지난 2000년 10월에 문패를 단 ‘토마토(Tomato)A&P’도 그 중 하나다. 지금은 드레스업 튜닝만 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의 퍼포먼스를 갖춘 고성능차를 만드는 완벽한 카로체리아가 이들의 목표다. 지난해 3월부터 6개월 동안 개발해 첫 ‘작품’으로 선보인 싼타페T가 100대 이상 팔리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싼타페T에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새로운 ‘작품’을 준비한 토마토A&P는 지난 3월 투스카니T를 새롭게 선보였다. 싼타페T의 성공적인 데뷔와 비교되기 때문에 좀더 참신하고 뛰어난 디자인이 필요했고, 그 결과 뚜렷한 개성을 가진 투스카니T가 태어났다. 싼타페에 이어 투스카니도 드레스업 바람저항 줄여 가속성능 크게 높아져 토마토A&P가 드레스업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완성차에서 발견되는 디자인의 공백이다. 이들이 주목하는 디자인의 공백이란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을 때 아쉬움이 남는 부분으로, 이를 채우는 디자인 작업으로 ‘T’시리즈를 만들었다. 객관성을 얻기 위해 오너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기본이고, 메이커의 디자이너들로부터 조언을 얻기도 한다. 제작과정은 메이커의 디자인팀과 같다. 오너들과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반영해 클레이(진흙) 모델을 만든 뒤 다시 의견을 모아 수정한다는 점이 다르다. 시승차로 나온 ‘제1호 투스카니T’의 베이스가 된 모델은 수동변속기를 단 2001년형 투스카니GTS. ‘제1호’도 다른 투스카니T와 마찬가지로 가볍고 강도 높은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든 앞뒤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등 토마토A&P의 제품으로 무장했고, 순정 부품 가운데 215/45 17R 타이어와 17인치 휠 그리고 서스펜션만 바꾸었다. 엔진과 실내 편의장비 등은 손대지 않았다. 투스카니T의 앞모습은 전투적이다. 안쪽이 바깥쪽보다 넓어 겁먹은 표정이었던 헤드라이트는 아이라인을 붙여 잔뜩 성난 얼굴이다. 땅에 닿을 듯 낮게 내린 범퍼는 양옆으로 두 개의 공기흡입구를 덧붙여 단조로움을 피했고, 앞으로는 안개등을 넣은 깊고 넓은 검정색 그릴을 넣어 투박함과 세련미를 절묘하게 섞어 놓았다. 두 줄로 깊게 패여 앞 펜더의 송풍구에 함께 닿는 캐릭터 라인의 아랫부분은 사이드 스커트와 일체감을 갖는 몰딩을 통해 두드러져 보인다. 옆구리가 오목하게 들어가 낯설었던 투스카니의 캐릭터 라인이 평범한 직선과 평면으로 덮여 단조로우면서도 간결한 이미지를 준다. 본래 둥글게 마무리된 C필러 가니시에 뾰족한 꼬리를 그려 붙인 작은 변화가 벨트라인과 캐릭터 라인의 평행을 이끌어내 전체적으로 직선미를 갖는다. 여러 곳을 손본 디자인의 변화에서도 투스카니T의 성격을 읽을 수 있었지만 가장 뚜렷한 느낌은 고속으로 달릴 때 얻을 수 있었다. 시속 100km 이상에서 바람의 저항을 크게 받지 않고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직진 가속성능은 투스카니T의 ‘성격개조’로 볼 수 있겠다. 소음도 크게 줄어 시속 120km에서도 타이어와 도로의 마찰음, ‘웅웅’ 거리는 엔진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바람이 보디에 부딪히면서 나는 소음이 크게 줄었다. 바람소리가 작다는 것은 그만큼 저항을 받지 않는다는 증거다. 드레스업으로 차체의 무게가 늘어 엔진 출력이 약해졌을 것으로 짐작했지만 4단과 5단에서의 가속도 막힘 없었다. 우주항공산업에서 주로 쓰는 신소재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의 위력이다. 코너를 돌아나가는 투스카니T의 안정된 자세는 투스카니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약간 무거운 느낌을 주는 스티어링 휠이 운전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궁합이 잘 맞는 215/45 17R 타이어와 서스펜션이 언더스티어를 줄이면서 제 갈 길을 잘 찾아 나간다.  ‘제1호’ 투스카니T의 오너 주영훈(27) 씨에 따르면 토마토A&P의 에어로 파츠를 단 뒤 가속능력이 20%이상 늘었고, 에어로파츠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 시속 140∼150km 이상에서 차체의 안정감이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그가 직접 몰아 본 투스카니T의 최고시속은 235km. 투스카니GTS의 제원표상 최고시속 206km보다 29km나 늘어났다. 투스카니T로 개조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0만 원. 운전자에 따라 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평범함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원하는 투스카니 오너라면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롱텀시승기 제 11회] 푸조208 GT LINE, 1.. 2019-03-15
롱텀시승기 전 시리즈 다시보기롱텀시승기 제 11회 푸조208 GT LINE1년간의 롱텀을 마무리하며차를 산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이제 208에서 비닐을 막 벗겨낸 신차의 설렘은 사라지고 일상을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됐다. 2018년 3월호부터 써 내려 온 롱텀 리포트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결코 흔한 선택이 아니었던 내 생애 첫 신차, 푸조 208과 함께 한 1년을 되짚어 본다.“고객님의 자동차 보험 만기가 도래하였으니 보험료를 조회하신 후 만료 전 갱신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연말 집으로 날아든 우편물 한 통이 새삼스러웠다. 기십만 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속이 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벌써 생애 첫 신차인 푸조 208을 구입한지 1년이 지났다는 데에 깜짝 놀랐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이 진짜였나 보다.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208을 구입한 이유는 명료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연비 좋은 차가 필요한 게 가장 컸다. 하지만 남들 다 타는, 지하주차장에서 내 차 찾아가기도 힘든 흔한 차는 타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와중에 여러 번 시승해봤던 푸조 특유의 주행질감이 마음에 들었고, 강렬한 내·외관 디자인은 그야말로 취향 저격이었다. 결국 현실적으로 조금 더 합리적인 차와 내 마음이 끌리는 차 중 고심한 끝에 후자를 선택했고, 그게 바로 208이었다.1년 간 누적 주행거리는 2만9,800km로, 가뿐히 3만km가 넘으리라던 예상보단 적었다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208의 맛그렇다면 208은 나의 까다로운 기대치를 충족시켰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Yes’다. 하루 왕복 70km에 달하는 출퇴근길에서 사시사철 평균 20km/L 이상의 연비를 유지해줬다. 생전 연비운전 따위는 모르고 내 멋대로 운전했는데도 이 정도였으니 착한 연비는 반박하기 힘들 것이다. 1년간 사용한 총 유류비는 180만원 가량으로, 기존에 타던 BMW 540i로 같은 거리를 달렸다면 최소한 4배 이상의 기름 값을 썼을 것이다.생전 처음으로 연비 좋은 차를 타면서 라이프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다. 원래부터 여행을 좋아했지만 지난해에는 매달 쉬지 않고 열심히 돌아다녔다. 부산을 왕복해도 기름 값이 6만원밖에 들지 않으니 국내에서 장거리 여행을 다녀도 부담이 없다. 1.6L 디젤 엔진의 최고출력은 100마력에 불과하지만 고속도로든 산길이든 큰 부족함을 느끼진 않았고, 도리어 낮은 출력 덕에 빠른 도착보다는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는 드라이브의 맛을 배웠다.겨울이 시작되자마자 윈터 타이어를 끼웠는데, 올 겨울엔 눈이 거의 오지 않았다하지만 연비보다 더 만족도가 높았던 건 운전 재미다. 연비 좋은 차와 운전 재미라니, 이율배반적인 것 같지만 208은 분명 그런 차였다. 전장 4m도 되지 않는 작은 차체, 직결감이 뛰어나고 기어비가 촘촘한 수동 기반의 MCP 변속기, 묵직한 저속 토크로 낮은 출력을 보완하는 디젤 엔진의 절묘한 조합 덕에 지난 1년 간 따분한 통근 길에 운전의 즐거움을 잊지 않게 해줬다.예쁘장한 외모는 또 어떤가! 평범한 회색이었지만 강렬한 디자인과 곳곳에 들어간 GT라인의 포인트 덕에 어딜 가나 예쁘다는 소릴 많이 들었다. 푸조의 상징적인 i-콕핏이 처음 적용된 차인 만큼 미래적이면서도 사용하기 편한 인테리어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질리지 않는다. 더구나 11월에 펌웨어 업데이트를 받은 뒤로 애플 카플레이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만족도는 더욱 높아졌다.11월경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애플 카플레이가 활성화됐다!단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비싼 돈 주고 산 내 차라 예쁜 구석만 보게 되지만, 1년 간 차를 운용하면서 단점이 하나도 없었다고 하면 새빨간 거짓말일 게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차 또한 없으니 말이다.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잡소리다. 208보다 더 오래되고 주행거리도 많은 지인의 국산차를 타 봐도 208보다는 잡소리가 적었다. 물론 저렴한 B-세그먼트 소형차에, 트렁크와 실내 수납공간에 온갖 잡동사니를 바리바리 싣고 다니면서 잡소리를 논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하지만 다른 회사 차에 비하자면 크고 작은 잡소리가 곳곳에서 끊이질 않는 마감품질은 아쉽긴 하다.감가상각도 무시할 수 없다. 푸조, 그것도 비인기차종인 208의 시세는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수준이다. 지금 당장 208을 내다 팔아도 남은 할부금을 변제하기조차 쉽지 않다.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으로 한불모터스의 인증중고차 사업부에서는 주행거리가 짧고 상태 좋은 전시차나 시승차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팔고 있다. 제조사가 시세를 무너뜨리면 제값 주고 산 소비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게 된다. 되팔 때 제값을 받지 못하는 차를 신차로 사고 싶어 하는 소비자는 없다.브랜드에서 이렇다 할 오너십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 것도 불만이다. 같은 돈을 주고 다른 회사 차를 산 사람들은 종종 고객 행사나 이벤트에 초대받기도 하는데, 푸조에서는 지난 1년간 오너들의 충성심을 자극할 만한 행사를 연 적이 없다. 신차발표회 초대라든지, 새로 지은 박물관 견학 기회를 준다든지, 하다못해 푸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라도 보여줄 수는 없는 걸까?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구매 이후의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오너들에게 푸조의 지향점과 가치를 소개하고, 브랜드 가족으로서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했으면 좋겠다.나는 누구에게나 푸조를 추천하지 않는다1년 동안 남들이 사지 않는 차를 타고 다니면서 많은 질문을 받았다. 질문도 제각각이라 가격, 연비, 승차감, 실용성 등등 주변 사람들은 낯선 차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을 나를 통해 해결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역시 “푸조 차는 어때?”라는 질문이었다.솔직히 푸조를 타면 ‘다른 것’들이 너무 많다.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주행감각이나 설계 사상, 퍼포먼스와 실용성 등 여러 부분에서 독일이나 미국차 감성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이 쉬 납득할 수 없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태평양처럼 넓은 수납공간과 단단한 서스펜션, 광활한 실내공간과 통풍시트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푸조를 타면서 고개를 갸웃거릴 일이 많다.하지만 동시에 다른 브랜드가 절대 따라오지 못하는 푸조만의 매력 포인트 역시 확실하다. 어떤 상황에서나 명쾌하고 즐거운 주행 질감과 쫀득한 하체, 센스가 돋보이는 디테일과 사용하기 편리한 탑승자 중심 설계, 회색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개성까지. 이 매력에 공감할 수 있다면 푸조보다 좋은 차는 없다. 규모는 작지만 친절하고 꼼꼼한 서비스 센터와 저렴한 부품 값은 덤이다.그래서 푸조가 어떻냐는 질문에 나는 “무조건 사라고 추천할 수는 없어. 하지만 푸조에 꽂혔다면 고민하지 말고 당장 계약서 쓰러 가.”라고 답한다.지난 1년간 208의 가치를 몸소 확인해 보았다. 그리고 이 차의 매력에 빠져 앞으로도 오랫동안 차를 바꾸지 않고 탈 계획이다. 그리고 다음에는 어떤 차를 사고 싶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차를 바꿀 때쯤 팔고 있는 가장 멋진 푸조가 아니겠냐고 답할 것이다. 푸조는 차에서 내리는 그 순간, 다시 타고 싶어지는 차를 만드는 회사니까.  글 사진 : 이재욱
내연기관 진화의 정점에 서다, 인피니티 QX50 2019-03-12
내연기관 진화의 정점에 서다INFINITI QX50혁신적인 심장을 품은 인피니티의 신형 QX50이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272마력의 고출력을 내면서도 L당 10km 이상을 달리는 가변 압축비 엔진 VC-터보는 내연기관 진화의 정점에 서 있다.  닛산 패스파인더를 QX4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던 2002년과 비교하면 인피니티의 현재 SUV 라인업은 3가지로 늘어났고, 작명법도 바뀌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 EX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던 콤팩트 SUV는 QX30에 막내 자리를 내어준 후 집안의 둘째가 되었다. 2세대가 되는 신형 QX50은 외적 변화도 변화지만 내연기관 역사에 기록될 만큼 혁신적인 심장, 가변식 압축비 VC-터보 엔진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출력과 연비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양립시키다구형 QX50은 SUV와 쿠페를 결합한 듯 한 디자인에 뒷바퀴 굴림 기반 구동계를 특징으로 했다. 반면 신형은 앞바퀴굴림 기반으로 신형 플랫폼을 사용했다. 휠베이스는 변화가 없지만 인상은 많이 달라져 SUV라는 카테고리에 더욱 적합해졌다. 덕분에 실내공간이 늘어나고 거주성 또한 개선되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인피니티의 디자인 철학인 ‘강렬한 우아함’을 그대로 녹여냈다. 인피니티의 시그니처 요소인 초승달 모양의 C필러와 강렬한 LED 헤드램프, 크램쉘 타입의 보닛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내는 좌우 비대칭의 대시보드 디자인과 다이아몬드 패턴의 시트가 쿠페를 연상시킨다. 세미 아닐린 가죽, 울트라 스웨이드 등 고급 소재를 수제작 방식으로 세심하게 마감해 고급스러우면서도 개성이 넘친다. 워즈오토에 의해 <2018 베스트 인테리어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이 가능한 2열 시트는 등받이를 6:4로 나눠 접을 수 있어 최대 1,722L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엔진이다. 4기통 가솔린 터보라면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흔한 레이아웃. 하지만 QX50의 심장은 현재 가장 진보된 내연기관 엔진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가변 압축비 기술 덕분이다. 사실 압축비는 가변식으로 만들기 힘든 펙터 중 하나다. 압축비가 높을수록 출력과 효율에 유리하지만 고압축비 터보 엔진은 노킹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런데 닛산은 독특한 방식으로 상황에 따라 압축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세계 최초의 양산형 가변압축비 엔진인 VC-터보를 완성했다. 푸조와 사브 등이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양산은 닛산이 최초다.이 엔진은 2.0L 배기량에 싱글 터보 구성이며 압축비는 고성능이 필요할 때 8:1, 효율이 필요할 때는 14:1로 바뀐다. 대게의 엔진은 엔진 블록과 크랭크샤프트에 의해 압축비가 결정되지만 이 엔진은 커텍팅 로드와 크랭크 샤프트 사이에 독특한 링크 구조를 더해 압축비 변화를 가능케 했다. 이때 배기량도 1,970cc부터 1,997cc까지 바뀐다. 덕분에 얻어지는 성능은 놀랍다. 2.0L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8.7kg·m을 내면서도 L당 10km가 넘는 연비와 km당 167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2WD 기준)을 실현했다. 보통은 효율을 위해 성능을, 반대로 성능을 위해서는 효율을 포기해야 하지만 VC-터보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손에 넣은 것이다.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 갖춰강력한 심장을 품기 위해 신형 플랫폼은 세계 최초로 980MPa의 초고장력 강판(B필러, 충격 흡수 빔)을 썼고 부위에 따라 최적의 소재를 사용해 강성과 핸들링 성능, 승차감의 밸런스를 잡았다. 세이프티 쉴드 기반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충실하게 담아냈다. 운전자에게 최적의 시야를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팅,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은 물론 전반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 전방 비상 브레이크,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이 준비(트림에 따라 다름)되어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에센셜 5,190만원, 센서리 AWD 5,830만원, 오토그래프 AWD 6,330만원(개별소비세 인하 반영)이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인피니티코리아
기아 쏘울 부스터, BUSTER? BOOSTER! 2019-03-11
KIA SOUL BOOSTERBUSTER? BOOSTER!북미에서 해마다 10만 대씩 팔리는 쏘울이지만 국내에서는 영 인기가 없다. 2세대까지만 해도 CUV였던 쏘울은 이제 체급을 약간 올려 소형 SUV화 되었다. 외관은 역대 쏘울 중 가장 잘생겼다. 국내 정서상 2,000만 원대의 CUV 박스카를 선호하지 않는 걸 의식해서일까? 부스터란 이름을 달고 나왔다.2008년 출시 후 해외에서 호평 받았던 쏘울이 3세대를 맞이했다. 이름하여 ‘쏘울 부스터’다. Booster는 영어사전에는 추진 로켓이란 뜻이지만 ‘등 뒤에서 밀어주는 파워풀한 힘’을 연상시키면 될 듯하다. 부스터란 이름을 붙인 이유는 아마도 풀 체인지 3세대에 사용된 파워트레인 덕분에 성능 면에서 일취월장했기 때문인 듯하다. 이 파워트레인은 더 뉴 아반떼 스포츠, 벨로스터, i30 N line, K3 GT와 공유한다. 이미 충분한 개량을 거쳤기 때문에 파워트레인에서는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엔진 라인업은 가솔린 1.6 터보와 EV 두 가지만 있다.레인지로버 벨라의 느낌도 난다실내는 D컷 스티어링으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디자인 트렌드를 따랐다. 3스포크 형태에 좌우 스포크는 하이글로시로 마감해 고급스럽다. 하단 스포크는 다크 실버의 금속 느낌. 좌우 스포크 뒤에 패들 시프터가 있다. 부츠타입의 기어 노브 왼쪽에 위치한 사이드 브레이크는 북미 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방식으로 이번에는 내수 모델에도 사용했다. 운전석 클러스터의 경우 아날로그식 타코미터로 낮에도 가독성이 좋다. 아울러 컴바이너 HUD가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쏙쏙 전달해준다. 시트는 덩치 큰 운전자까지 잘 잡아준다. 시트를 끝까지 내려도 히프 포인트는 높은 편이다. 1열은 통풍시트를 지원한다. 뒷좌석의 레그룸이 넉넉한 편이며 헤드룸 역시 1,615mm 전고를 고려했을 때 딱 알맞은 수준. 트렁크는 기본 364L로 구형 대비 10L 더 확보했다.D컷 스티어링과 곳곳에 하이글로시가 적용되어 고급감을 준다 준수한 연비와 달리기 7단 DCT는 가혹하지 않은 공도에서 적절히 단수를 잘 찾아간다. 제원 상 18인치 휠 기준 연비는 복합 12.2km/L, 도심 11.2km/L, 고속도로 13.7km/L. 에코 모드에 넣고 100km 가량 달리니 이 수치에 근접했다. 과연 부스터란 수식어가 어울리는지 스포츠 모드에서는 최고출력 204마력을 내는 엔진을 한계치까지 몰아붙였다. 가솔린 엔진 특성상 디젤보다 리니어 한 맛이 있다. 공력을 고려한 디자인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시속 180km까지 몰아붙여도 직진 안전성에서 불안함이 없었다. 시속 200km까지도 힘들이지 않고 쭉 올라가지만 이 영역에서는 역시나 직진 안전성이 떨어진다. 어쨌거나 고속 주행을 위한 차는 아니다. 고속에서의 직진 안전성이 좋아졌다제동 성능은 급격한 코너 진입 전과 중간중간 제동을 걸어도 자세가 흐트러짐이 없다. 운전할 때 노면의 소음이나 풍절음은 거슬리지 않는 수준인 반면 뒷좌석은 노면 타는 소리가 상당히 올라온다. 패밀리카에 적합한 구성이지만 장시간 타는 경우 조금 피로할 수 있겠다. 댐퍼는 조금이라도 거친 노면을 만나면 여진을 잘 잡아주지 못한다. 시승차는 18인치 휠이다. 아마 17인치 쪽이 편평비의 영향으로 승차감 쪽에서는 조금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된다. 월드 베스트 셀링에 도전하는 기아 쏘울 부스터는 여러모로 공들인 차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동급 라이벌은 물론 2세대 모델과 비교해도 많은 진화를 이루어냈다. 각 메이커마다 잘 만드는 차종이 있다. 쏘울 부스터는 기아에서 자랑해도 될 만한 차가 아닐까 생각된다.    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올드뉴스] 벤츠 1호차 세계최초의 자동차가 간다 2019-03-08
벤츠 1호차 세계최초의 자동차가 간다현재 전 세계에는 5억 대 이상의 자동차들이 65억의 인구를 위해 가지가지 용도에 따라 달리고 있다. 바로 이 자동차 때문에 우리 인류는 지구상의 2천만 종이 넘는 생물들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세계의 200개나 되는 각 나라는 이 자동차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경제와 문화 혜택을 입고 국력을 자랑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5억 대가 넘는 자동차의 정점에 서 있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차는 1886년에 발명되었다. 인류가 이른바 문명 문화적 생활을 하게 된 5천 년 역사에서 거의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말 등에 업힌 교통수단이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는 것은 새삼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세계최초의 자동차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공인된 것으로는 1886년 칼 벤츠가 최초로 특허를 얻은, 휘발유로 움직이게 한 3륜차가 출발점이다. 같은 해에 칼 벤츠가 살고 있던 독일의 만하임에서 불과 10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칸스타트의 고틀리프 다임러도 휘발유를 사용한 내연엔진을 얹은 4륜차를 독립적으로 발명해 특허를 얻으려고 했었는데 벤츠가 간발의 차로 특허를 얻어냈다. 1886년, 칼 벤츠가 최초의 자동차 내놓아 비슷한 시기에 다임러도 4륜차 개발해 벤츠의 3륜자동차 특허는 1885년 1월 29일 독일특허번호 37435호로 등록된 `Fahrzeug mit Gasmotorenbetrieb(휘발유엔진이 부착된 차)`로 명실공히 세계최초의 `자동차 탄생증명서` 가 된 셈이다. 이 차는 1886년 여름 만하임신문에 처음으로 일반 관중 앞에서 시승기회를 가졌다는 보도가 실렸다. 특허등록 경쟁에 진 다임러의 심경은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사실인즉 휘발유 엔진의 개발은 다임러가 마이바라는 기술자의 도움을 얻어 1883년 8월에 최초로 완성했고 1885년에는 2륜차에 얹어 실용화까지 성공했지만 아쉽게 특허등록 경합에서 한 발자국 늦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자동차 실용화에 성공한 최초의 사람이란 영예는 이 두 사람이 공동으로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들이 선망하는 차 메르세데스 벤츠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그것은 그대로 자동차의 역사가 되었다. 그러나 다임러와 벤츠는 처음부터 협력관계에 있지는 않았다. 다임러는 슈투트가르트 공과대학을 졸업했고 가스 모토렌 파브릭 도이체라는 회사의 공장장으로 취임한 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벼운 휘발유 엔진의 개발을 주장하다 회사측과 대립하게 되자 학생시절부터 친했던 마이바하와 함께 그 회사를 떠나 슈투트가르트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 칸스타트에 연구실을 차렸다. 여기서 앞서 말한 대로 1883년 8월에 드디어 세계최초의 휘발유 엔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1885년에는 나무로 만든 2륜차에 얹어 실용화시킨 끝에 이듬해 4륜차를 완성시켰던 것이다. 한편 칼 벤츠도 만하임에서 연구에 몰두한 끝에 1883년 10월 벤츠사 라인 가스모터공장을 설립해 1884년에는 최초의 전기점화장치를 가진 2사이클 가스엔진 제작을 시작했다. 이것을 3륜차에 응용해 1885년에 완성하고 1년 뒤에 일반공개에 성공한다. 이것이 독일정부의 공식특허(37435호)를 얻었다는 의미에서 3륜차를 파텐트 모토 바겐(Patent Motor Wagen), 즉 특허취득자동차로 오늘날까지 그대로 불리게 되었다. 칼 벤츠는 이렇게 세계최초의 자동차 발명가로서의 영광을 안았지만 그의 행로는 그렇게 순탄치 않았다. 그는 교육도시이기도 하고 교역과 가공기술로 유명한 독일의 바덴공국 수도인 칼스루에에서 1844년에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열차기관사였다. 칼이 두 살난 아기였을 때 아버지는 탈선한 기관차를 레일 위에 다시 얹는 작업을 하다가 그만 감기로 인한 폐렴으로 세상을 떴다. 홀로 된 그의 어머니는 요리사로 일하면서 칼을 좋은 학교에 보냈다. 그리하여 칼스루에공과대학에 진학을 했는데 그 학교에서 처음으로 페르디난트 레드텐바허 교수의 소개로 증기로 가동하는 내연엔진에 접하게 된다. 바로 이 순간이 그로 하여금 무겁고 거추장스런 증기엔진보다도 더 가볍고 효율이 좋은 엔진을 구상케 한 원인을 만들어주었다. 1864년 대학을 나온 칼은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1872년 만하임에 벤츠 및 리터라는 회사를 일으킨다. 그러나 사업실적은 좋지 않았고 1878년부터는 2스트로크 엔진 개발에만 매달려 2년 뒤에 완성시켰다. 1881년에 드디어 휘발유엔진회사를 설립했지만 제품이 잘 팔리지 않았다. 거의 빈털털이가 된 칼은 이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그러자 1883년 칼 앞에 그를 재정적으로 돕겠다는 두 사람이 나타났다. 한 사람은 막스로즈, 또 한 사람은 프리드리히 에슬링거였다. 이렇게 해서 만하임의 라인 가스모터 공장이 창설되었고, 여기서 만든 엔진은 잘 팔렸다.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됨에 따라 칼은 다른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는 엔진만을 생산해 파는 대신 이것을 응용해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다. 그의 집념은 드디어 1885년에 `세계최초의 자동차` 개발성공으로 결실을 맺는다. 이리하여 1886년에 일반에게 공개된 칼 벤츠의 자동차 제1호는 훗날 세계경제와 교통문화에 대혁신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벤츠 1호차 오리지널 모델은 존재 안해 시승차는 12대 정도의 레플리카 중 1대 이 역사적인 차의 오리지널은 현재 존재하지 않고 이것과 똑같이 만든 것이 슈투트가르트의 벤츠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것을 다시 복제한 12대 가량의 레플리카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데 그 중의 한 대가 놀랍게도 우리나라 용인에 있는 삼성교통박물관에 보존되어있다. 현대와 같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그저 자동차를 만들고 팔겠다는 데만 정신을 팔고 있는 와중에서 삼성은 교통문화 보급에도 눈을 돌려 어린이들을 위한 교통질서교육장을 만들었는가 하면 훌륭한 자동차박물관까지 만들어 우리들한테 귀한 차를 볼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주는 점이 대조적이다. 이 박물관에는 전 세계의 역사적인 명차들이 많이 수집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칼 벤츠가 만든 세계 최초 모델의 레플리카다. 자동차생활사는 정중하게 이 차의 시승을 교통박물관측에 요청한 바 뜻밖에도 쾌히 승낙을 해줘서 나는 꿈에도 그리던 최초의 자동차를 타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 나라의 자동차문화 보급을 위해 지난 20년간 나름대로의 노력을 해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나다. 세계의 명차도 많이 타보았지만 현재 5억 대가 넘는 각종 차의 정점에 서 있는 이 차만은 그 희귀한 존재 탓으로 전시장에서 멀리 보고만 왔었다. 이제 그 꿈이 이뤄지게 되어 설레는 가슴을 안고 나는 삼성교통박물관이 있는 용인 에버랜드로 달려갔다. 벤츠 1호차를 전시장에서부터 조심조심 끌어냈다. 만들어진 지 20년이 지났지만 보존상태는 아주 좋았다. 이번 시승은 딴 차와는 경우가 다르다. 주행성능을 이야기할 수도 없고, 차 내부의 인테리어며 운전석 앞의 계기판이며 편의시설도 평할 수가 없다. 게다가 엔진의 파워며 서스펜션을 놓고 말할 수도 없고 안전성이며 스타일에 관해서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차는 그저 쳐다보며 그 옛날 116년 전인 1885년에 만들어졌다는 역사적 의미만 생각하며 기계부품과 전체의 조화된 모습에 감탄만 해야 하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승은 시승이다. 타봐야 하겠단 말이다. 그리고 달려봐야만 시승기가 되잖겠는가 말이다. 달리기에 앞서 우선 외형을 보니 그 당시 이름을 떨친 독일 기술이 교묘하게 총집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어 그 정교함에 우선 놀랬다. 바퀴는 뒤의 것은 앞바퀴 지름보다 두 배는 터 켰다. 타이어 대신 고무를 감고 차가 달릴 때 땅으로부터 받는 충격은 긴 강철판을 겹겹이 붙여서 만든, 그 옛날 마차에도 부착시켰던 엽형(葉形) 스프링 위에 차체를 얹어 놓아 해결했다. 좌석은 2인용으로 나무판 위에 쿠션을 달았다. 좌석 앞에는 수동식 스틱이 수직으로 달려 있는데 한 손으로만 조작하게 되어 있다. 오늘날 스티어링 휠의 원형인 셈이다. 이것을 오른손으로 잡고 좌우로 젖히면서 방향조절을 하며, 나머지 왼손으로는 바로 왼쪽에 솟아오르듯이 뻗쳐있는 속도조절 및 제동을 위한 강철봉을 붙잡아야 한다. 이 차가 달릴 때는 강철봉을 앞으로 뉘이면서 속도를 조절한다. 완전히 뒤로 젖히면 제동이 걸리게 되어 있다. 이 강철봉의 밑 끝에 엔진에서 전달된 회전운동을 받아 돌아가는 축이 있으며 그 축 끝에 달린 톱니바퀴가 돌면서 강철체인으로 뒷바퀴를 굴린다.  강철봉으로 차의 속도를 조절하는 원리는 옛날 정미소에 달려 있는 풀리와 벨트 회전을 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엔진의 회전은 천으로 된 벨트를 통해 좌석 아래에 있는 회전축에 전해지는데 강철봉을 앞뒤로 움직이면 벨트가 팽팽해지거나 느슨해지면서 엔진의 회전력이 강하게 혹은 약하게 전달된다. 다시 말해 풀리에 감긴 벨트의 장력을 조절해 전달되는 회전력을 조절하는 일종의 클러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엔진 부위를 보자. 이 엔진은 1기통으로 이른바 슬라이딩 밸브로 혼합기를 실린더 안에 집어넣고 빼내는 특징을 지녔다. 차 뒤쪽에는 거대한 플라이 휠이 달려 있다. 중앙에는 엔진 실린더가 누워있고 그 위에 냉각수를 넣은 원통이 세워져 있다. 또 하나의 이와 비슷한 크기 원통이 왼쪽에 뉘어져 붙어 있는데 이것이 기화기다. 여기에 공급되는 휘발유 양은 좌석 왼쪽 밑 벽에 달려 있는 밸브를 돌려 조절한다. 엔진 오른쪽에는 배터리가 나무통 안에 들어 있다. 최고출력 0.9마력의 984cc 1기통 엔진 시속 16km 이상으로 서슴없이 달려 엔진 배기량은 984cc, 최고출력은 0.9마력이다. 최대토크는 모르겠다. 이 엔진이 제대로 가동하면 400rpm에서 시속 16km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시속 16km이면 우리들이 평소 가볍게 달음박질하는 속도다. 엔진의 시동은 옆으로 뉘어져 있는 플라이 휠을 돌려서 거는데 플라이 휠이 세워져 있지 않고 뉘어져 있는 이유는 자동차가 달릴 때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원형모델의 엔진에는 신기한 점화장치가 달려 있다. 엔진 속에 뾰쪽한 쇠줄이 하나 돌출해 있는데 석유램프를 이용해 쇠줄의 돌출된 곳을 벌겋게 가열한다. 그러면 실린더 내부에 들어간 쇠줄 역시 가열될 것이고 흡기 행정에서 휘발유가 실린더로 들어오는 순간 달궈진 쇠줄로 인해 점화가 되는 것이다. 레플리카는 배터리와 점화플러그를 이용해 점화되는 방식이다. 우리들은 엔진 가동을 위해 열심히 플라이 휠을 돌렸지만 `풀떡`거리기만 하지 좀처럼 시동이 안 걸렸으나 수십 번의 노력 끝에 드디어 엔진이 가동되었다. 나는 신발까지 벗고 조심스럽게 차에 올랐다. 그리고 왼손으로 잡은 속도조절봉을 앞으로 뉘었다. 그랬더니만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움직인다, 움직여!` 우리들은 모두가 소리치면서 박수를 쳤다. 시속 16km라지만 이 차의 능력은 그것보다 더 빠른 것 같았다. 처음에는 박물관 앞마당만을 빙글빙글 돌다가 나는 결심 끝에 대로로 차를 몰고 나갔다. 박물관의 기술자가 같이 달려나왔다. `달린다, 달린다.` 시속 16km 이상으로 서슴없이 달린다. 하지만 내리막길을 지나 되돌아오는 오르막길에서 차가 `풀럭풀럭` 하면서 숨이 막 끊어지려고 한다. 기술자가 달려와서 기화기의 주유상태를 재빨리 조정하니 다시 언덕길을 너끈히 달릴 수 있었다. `만세!` 우리들은 무슨 큰 일을 해낸 것 같이 모두가 기뻐했다. 역사적인 이 차에 오른 내가 드디어 역사적인 시운전을 마친 셈이다. `정말로 나는 이젠 타보고 싶은 차는 다 타보았구나` 하고 혼자서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푸조 508 GT, 진짜 사자가 되어 돌아온 508 2019-03-06
Peugeot 508 GT진짜 사자가 되어 돌아온 508푸조의 기함이 풀 모델 체인지 되었지만 509가 아니라 여전히 508이다. 이는 새롭게 바뀐 푸조의 작명법 때문. 디자인을 파격적으로 바꾸고 첨단 기능까지 더해 존재감을 단번에 끌어올렸다.차 이름만 가지고는 세대(generation) 구분이 잘 안 되는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에 비하면 푸조는 아주 확실한 작명법을 가졌다. 제품명이 그대로 세대를 뜻하기 때문이다. 맨 앞 숫자가 세그먼트, 가운데는 장르(0은 승용, 00은 크로스오버), 마지막은 세대를 표현했던 푸조의 작명법은 그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불가피했다. 세대 변화를 표시할 자리수가 더 이산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의 끝에 푸조의 새 작명법이 확정된 것이 2012년. 이전까지 세대 구분의 자릿수였던 1자리 숫자는 8을 끝으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으며, 시장의 입지를 강조해야 할 모델, 이를테면 ‘가장’ 싸거나 ‘가장’ 빠른 차에 한해 ‘1’이라는 숫자를 쓰게 된다. 플래그십 508의 후속차량이 509라는 이름을 쓰지 않을 것임은 이미 7년 전에 정해져 있던 셈이다.  최신 푸조의 앞모습은 그대로 담겨있다. 본네트 위에 붙인 508 엠블럼이 이채롭다  변화된 푸조 디자인을 상징하는 차 선대보다 조금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은 착각이 아니었다. 푸조-시트로앵의 소형/중형 모듈러 플랫폼 EMP2(Efficient Modular Platform) 기반으로 만들어진 차는 60mm 낮고 80mm가 짧아진 대신 20mm 넓어졌다. 개성이 넘치다 못해 지나쳤던 407과 몰개성만이 살길인 듯 만든 선대 508을 거쳐 나온 차는, 이제야 비로소 개성의 밸런스를 찾은 모습이다. 좋은 비율을 간결한 선과 면으로 다져놓은 솜씨에서 어쩐지 예전 피닌파리나가 만들던 푸조를 느끼게 된다. 이 균형 잡힌 디자인을 튀어나온 것은 마치 사자(푸조의 로고)의 송곳니 같은 주간 주행등이다. 룸미러로 이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쩐지 자리를 비켜줘야 할 것만 같은 공격적인 인상이다. 앞바퀴 굴림 세단임에도 마치 후륜구동 같은 프로포션이 되어버렸다. 선대에 비해 짧고 낮아졌으며, 휠베이스는 길어졌다루프라인을 낮춘 탓에 뒷좌석은 머리공간이 넉넉하지 않다패스트백인 만큼 뒷시트를 접어 공간을 1,500L까지 확장 가능하다실내는 지금까지의 세단과는 궤를 달리하는 파격의 연속이다. 푸조의 최신 인테리어인 아이콕핏(i-cockpit) 2.0을 테마로 한 대시보드는 그 진보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이례적인 배치방식에 조금 당황하게 된다. 일반적인 차와 달리 스티어링 휠을 통해 계기판을 보지 않는다. 12.3인치의 넓은 LCD 계기판을 대시보드 상단으로 올려붙인 뒤, 시인성에 방해되지 않도록 스티어링 휠의 사이즈를 줄인 것도 모자라 아예 위아래를 납작하게 눌렀다. 스티어링 휠을 통해 계기판을 보지 않는 푸조의 아이콕핏은 처음 대할 때는 좀 당황하게 된다  인테리어는 일반적인 유럽 세단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독특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마치 고성능 스포츠 모델을 연상시키는 것은 스티어링 휠뿐만이 아니다. 형상만 놓고 보면 스포츠성을 잔뜩 강조해 놓은 시트는 막상 앉아보면 생김새와는 판이한 편안함에 한번 놀라고, 예상치 않은 마사지 기능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가죽, 알칸타라와 나무를 빈틈없이 조합한 실내는 구석구석 앰비언트 무드 라이팅이 은은함을 더한다. 이 근사한 인테리어에서 딱 한 가지 불만은 촌티 나는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베젤이 이렇게까지 두꺼운 것은 가로로 긴 10인치 모니터 자리에 8인치 디스플레이를 집어넣은 탓이다. 한국 내비게이션의 해상도에 맞추기 위한 궁여지책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멋진 인테리어에 옥에 티가 되어 버렸다. 베젤이 저렇게 큰 이유는 이게 원래 10인치 와이드 스크린 자리이기 때문이다.한국형 내비의 화면 해상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모양. 개성만점 인테리어에서 유일한 흠이다독특한 실내에 어울리는 독특한 시트. 생긴 것과 다르게 매우 푹신하다변화가 크고 영민한 전자제어식 댐퍼4기통 2.0L 디젤 엔진은 서 있는 동안은 역시 시끄럽다. 아이들링 직후 가속 시 회전 질감도 다소 거칠다. 다만 이런 느낌은 처음 잠깐 동안 뿐,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엔진은 매끄러워진다. 100km/h에서 회전수는 1,500rpm. 엔진의 존재감을 거의 느끼기 힘든 조용하고 느긋한 항속 주행이 가능하다. 가속이 필요할 때는 수치상 출력(177마력, 40.8kg·m)보다 훨씬 경쾌하게 차체를 이끈다. 이 차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지점은 여기서부터다. 주유구 옆에 자리한 요소수 주입구. 푸조는 승용 소형 디젤에 SCR을 도입한 최초의 브랜드 중 하나다신형 508의 탁월한 점은 디자인보다는 확실히 달리기다. 4기통 디젤 엔진의 전륜구동 세단에 대한 선입견은 버려도 된다. 승차감부터 전자제어식 댐퍼의 덕을 톡톡히 보는 느낌이다. 주행 모드 설정에 따른 변화가 클 뿐 아니라, 특히 스포츠 모드는 전자식 댐핑 시스템의 영민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도로 상태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서스펜션의 능력은 주행성능을 크게 끌어올렸다. 크고 작은 충격을 쉴새없이 차단해내면서도 노면 접지력까지 확보했다. 핸들링은 앞바퀴 굴림 디젤 세단에 대한 보통의 기대치를 생각하면 ‘지나칠 정도’로 높게 만들어 놨다. 디젤 게이트의 대혼란도 푸조 만큼은 비켜나갔다. 2.0L 디젤 엔진은 시종일관 두툼한 토크를 낸다 국내에서는 독일의 위세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푸조는 핸들링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갖춘 회사다. 앞 맥퍼슨 스트럿에 뒤 멀티링크라는, 남다를 것 없는 방식을 쓰면서도 이런 달리기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매번 감탄하게 된다.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 덕에 특유의 찰진 조향 감각이 한층 더 조여진 느낌이 강해졌다. 노면 상태와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반응은 중형 세단에서는 단연 톱클래스. 코너링 때마다 네 바퀴를 따라 전해지는 끈끈한 트랙션이 차의 다음 움직임에 대한 확신을 준다. 이 끈덕진 접지력의 타이어가 뭔가 싶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19인치의 미쉐린 파일럿스포츠4다. 수준 높은 타이어와 잘 조여진 하체, 전자식 댐퍼가 어울린 덕에 코너링의 선회와 탈출 속도는 동급 세단 중 최고 수준이다. 속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빠르고 부드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계기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체감속도와 크게 벌어진 실제 속도를 보고 다급히 속도를 줄이는 상황을 여러 번 겪었다. 19인치 휠에 끼워진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스포츠4. 이 차의 즐거운 달리기에 큰 역할을 한다. 마치 송곳니 같은 508의 주간주행등은 앞차의 리어뷰 미러를 통해 보면 꽤나 압박이 느껴진다푸조에 대한 평가를 나락으로 떨어트렸던 변속기 MCP 대신 선택한 아이신제 8단 자동 변속기는 차의 성능 전반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마치 듀얼 클러치 변속기 마냥 동력 전달에 적극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D모드에서의 변속은 영민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지며, 이게 토크 컨버터식임을 느끼게 되는 것은 패들 시프트를 조작할 때다. 재깍 시작되어야 할 다운시프트가 한 템포 쉰 다음에야 일어나기 때문이다. 빠르게 달릴 때조차 그냥 D 모드에서 엔진의 토크로 밀어붙이는 쪽이 낫다. 아이신의 8단 변속기는 MCP따위와는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로 성능이 좋다일상주행이 대부분인 세단이지만, 브레이크는 그 이상을 감당하게 만들어져 있다. 제법 빠른 페이스로 산길 와인딩을 왕복해 보았지만, 페이드로 성능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페달 답력이 초반에 지나치게 몰려 있어 시내에서는 좀 익숙해져야 하지만, 막상 페이스를 올릴 때는 강약을 조절하기가 쉬운 믿음직한 제동성능을 보여준다.세단이지만 리어 윈도우가 모두 개폐되는 패스트백 모델이다. 브레이크등의 움직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전동식 테일 게이트는 버튼 대신 발을 범퍼 아래에 가져다 대는 것으로 열 수 있다반자율 주행 (Semi-autonomous Drive)의 매력이처럼 운전이 즐거운 차이지만, 508GT는 운전하지 않을 때도 여전히 즐거운 차다. 운전을 ‘시킬’ 때는 그 즐거움이 최고에 달한다. 본격적인 자율주행의 바로 전단계인 반자율 주행을 지원하는 차는 스스로 가감속과 스티어링을 통제하면서 달린다. 마치 핀볼처럼 차선의 이쪽저쪽을 튕기며 달리는 차선이탈방지(LKA, Lane Keeping Assist)와 비교하면 이 차의 차선 중앙 유지(LPA, Lane Positioning Assist) 기능은 두 배 가격의 프리미엄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장치를 활성화하고 난 뒤에 할 일은 스티어링에 손을 얹은 채 전방을 주시하는 정도. 정해진 차선에서 주변 차량의 흐름에 따라 알아서 속도를 조절하며 차선의 한가운데를 꾸준히 물고서 달린다. 돌발적으로 끼어드는 차조차 능숙하게 처리해 낸다. 직접 운전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저속 브레이크가 약간 거친 정도일 뿐, 고속도로라면 크루징은 물론 정체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운행을 맡기게 되니 운전 피로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진다. 법규상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는 완전 방임 모드는 허용하지 않지만, 현재 양산차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기대할 만하다.  새로운 508은 중형 세단 시장에서 옅어졌던 푸조의 존재감을 단박에 끌어올리기에 모자람이 없는 차다. 숨은그림찾기 마냥 장점을 찾아야만 했던 선대 모델에 비하면 뚜렷한 디자인과, 빠질 것 없는 최신기능으로 무장했으며, 무엇보다도 자동차를 조작한다는 본연의 즐거움에 놀라울 정도로 충실하다. 지금과 같은 섀시에 더 자극적인 파워트레인이 올라간다면, 훨씬 운전하기 재미있을 것이다. 국내도입을 확신할 수 없지만 실제로 R모델이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2.0L 디젤 엔진만으로도 이렇게 즐겁게 달릴 수 있는 세단을 타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글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진호
[올드뉴스] 하이브리드카 혼다 인사이트 2019-02-28
올드뉴스 추억의 자동차 - 혼다 인사이트하이브리드카 혼다 인사이트 세계최고의 연비 35km/X를 자랑하는1997년 12월 일본의 도요다가 세계 최초로 이른바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았다. 그 이름은 ‘프리우스’. 이 차는 4기통 1.5X 엔진과 30kw의 교류모터로 앞바퀴를 돌리는 소형 승용차다. 휘발유 엔진으로 전기를 일으켜 모터를 돌리면서 동시에 엔진의 힘도 같이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문자 그대로 혁신적인 하이브리드카다. 나는 일본에 가서 이 차를 시승하고 그 놀라운 체험기를 <자동차생활>에 썼다. 길이×넓이×높이가 4천275×1천695×1천490mm에다 휠베이스는 2천550mm로 전체 차 크기보다 비교적 길게 잡은 까닭에 처음 볼 때는 보통 차보다 무언가 균형이 잡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따라서 실내공간은 아주 넓었고 뒷좌석 아랫부분에 니켈수소전지가 크게 자리잡고 있었으나 트렁크 크기도 그리 희생되지 않아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엔진으로 가동하던 차가 정지하면 엔진은 자동적으로 스톱이 된다. 새로 발진하면서 저속으로 달릴 때까지는 전지모터가 동력을 제공하고 어느 정도 가속이 붙으면 엔진이 시동되면서 모터와 함께 구동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약간은 발진이 느린 감은 있지만 0→시속 100km 가속을 16초대로 달리니 충분한 가속력을 지닌 셈이며 같은 클래스의 차들과 동등한 가속능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단지 소리 없이 발진하기 때문에 느린 느낌이 든다. 길을 달리다 정지신호를 받을 때마다 엔진이 멈추고 모터로 발진하기 때문에 진동도 소리도 없이 미끄러지듯 출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속으로 달리기 시작하여 시속 120km까지는 안정되게 달리지만 시속 130km부터 140km에 이르면 엔진소리가 너무나도 요란한 것이 단점이었으나 연비가 1X당 20km! 도심에서 달려도 15km는 나오는 경제성에 놀랐던 기억이다. 공기역학에 신경 쓴 보디 디자인 눈길 그런데 이에 도전하여 혼다가 프리우스보다도 한수 위인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았다. 그 이름은 인사이트(Insight). 인사이트란 영어로 통찰력, 안식(眼識)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 혼다는 ‘세상의 움직임을 깊이 포착하여, 환경기술과 달리는 즐거움을 주는 관찰능력을 가진 차’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으로 이렇게 명명했다고 한다. 이 차의 최대 특징은 1X당 35km라는 세계최고의 연비다. 지난달 일본에 가서 이 차를 처음 보았을 때 연비가 20∼25km 정도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자료를 읽고 나서 정말 놀랬다. 세계적으로 3X의 연료로 100km를 달리는 연비가 아주 좋은 차의 개발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른바 ‘3X카’로 아주 작은 차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길이 4m안팎의 보통 소형차로 1X당 33km 이상을 달리게 하는 데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이것은 보통상식으로는 아주 힘든 일이지만 혼다는 하이브리드카에서 세 가지 요건을 최대한 연구하고 합리화시켜 35km/X를 실현시켰다. 그 첫째는 혼다의 이른바 IMA 시스템이라는, 배출가스가 거의 없는 린번 VTEC 엔진과 이것을 효율적으로 가속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고성능 모터의 조합이다. 둘째는 소형차이지만 경차급 정도의 차 무게를 경량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구현시킨 것이다. 세 번째는 세계 최고수준의 공력성능을 실현시킨 점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 차의 디자인은 참으로 참신했다. 공기저항계수(Cd) 값이 0.25라니 놀랬고, 차 무게도 820kg라 하여 또 한번 놀랬다. 특히 차체 디자인은 공력성능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차의 전면을 통과한 공기는 앞창을 넘어 천장을 지나 뒤 창문을 통과할 무렵이면 그냥 미끄러져 나가지 않고 거품모양으로 변형해 차의 안정성을 방해하게 된다. 혼다 인사이트는 뒤창을 마치 차 지붕의 일부처럼 이어서 연장시켜 공기를 흘러 보낸다. 차의 옆 도어를 통과하는 공기도 마찬가지다. 이것도 뒷바퀴를 커버한 차체가 일직선으로 뒷 범퍼와 미끈하게 연결되었기 때문에 공기 거품이 일어날 여지가 없다. 정말로 대담하고도 멋들어진 폼이 아닐 수 없다. 조작과 인식 편리한 인스트루먼트 패널 차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우선 좌석이 넓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공간에는 사이드 브레이크 하나만 있을 뿐, 변속레버가 앞으로 놓여있어 그만큼 좌석 크기가 여유 있고 등받이가 넓고 높다. 장거리 운전도 고급차 못지 않게 편안하게 할 수 있겠다. 운전석에 앉은 순간, 모든 조작성과 인식성을 하나로 집중시켜 일체화시킨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인상적이다. 눈앞에 자리잡은 계기판, 에어컨 히터, 파워윈도 그리고 도어 미러의 스위치까지도 몽땅 운전자의 앞과 양손 가까이 자리잡고 있단 말이다. 게다가 계기판도 특이하다. 특히 속도는 큰 디지털 표시로 눈에 들어오게 만들어 아주 인상적이다. 그 숫자의 크기가 너무나 커서 고속으로 달릴 때는 과속한다는 위협신호같이 착각될 정도다. 자, 여기서 차가 달릴 때는 어떻게 이차의 모터와 엔진이 작동하는가 알아보자. 출발은 모터가 담당한다. 가속하면서 엔진에 부하가 걸릴 때는 모터가 5.0kg·m까지 토크를 낸다. 이 저속토크는 1.5X 휘발유 엔진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어서 모터는 멎고 엔진만으로 달리지만 속도가 낮아지면 자동적으로 모터가 작동하면서 연료소비를 억제한다. 그런데 보통차는 감속하면 발생한 에너지를 그냥 버리는데, 이 차는 이 에너지를 IMA배터리 충전에 사용한다. 정지하면 엔진의 아이들링을 자동적으로 스톱시켜 불필요한 연료소비를 막는다. 이렇게 모터와 엔진이 저속, 고속 때의 임무를 교묘하게 분담하며 승차감은 미끄럽게 그리고 연료절약은 최대로 효과 있게 수행하는 것이다. 혼다 인사이트가 보여주는 이 같은 모터와 엔진의 콤비네이션을 혼다 IMA시스템이라 한다. 우선 엔진은 3기통 1.0X 린번 VTEC로 경량화에 주력한 결과 양산 1.0X 엔진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볍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카는 엔진의 에너지효율이 낮은 저속영역에서 모터만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모터를 대형화시켜야 하고, 따라서 큰 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하게 되어 차 무게가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혼다 IMA시스템에서는 엔진과 트랜스미션 사이에 아주 얇은 DC 모터를 부착시켜 항상 엔진이 주동력으로 구동하며 모터는 주행 상황에 따라 보조동력으로 사용된다. 그러므로 배터리는 그냥 소형을 쓰며 따라서 차 전체의 무게 감소에도 도움이 되었다. 배터리는 니켈메탈 수소화물전지(Ni-MH)를 썼다. 가벼운 무게로 뛰어난 가속능력 보여 차를 끌고 나섰다. 정말로 시동을 걸고 저속으로 달릴 때까지는 너무나 조용하여 차를 모는 감각을 전혀 못 느낀다. 게다가 이 차는 변속기어를 사용 않고 두 개의 활차(滑車, pulley)를 금속벨트로 연결하여 파워를 굴림바퀴인 앞바퀴에 효율 좋게 전달하는 무단변속 AT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모터에서 엔진으로 동력이 이전하는 과정에서도 나는 아무런 변동느낌을 받지 않았다. 이 차는 아주 매끄럽게 그러나 확실한 주행실력을 보인다. 속도를 낮추어 몇 번이고 정지를 반복해 보았으나 역시 모터와 엔진과의 동력 이전은 구별할 수 없었다. 속도를 내 보았다. 이 차의 최고속은 엔진의 최고출력이 70마력인 것을 감안할 때 아마도 시속 160km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나는 제한된 도로에서 시속 130km밖에는 낼 수가 없었으나 밟고 있는 가속페달에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또한 그 시속 130km까지 올라가는 시간이 짧아 다른 소형차 보다 가속능력이 뛰어난 것 같았다. 이것은 아마도 820kg라는 놀랍도록 가벼운 차 무게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시 말해 이 차는 한번 속도가 붙은 다음에는 스포츠카로 착각될 면모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접지감각도 좋다. 소형 앞바퀴굴림(FF)차는 미끄러운 길에서 급제동을 걸거나 출발을 하려면 뒷바퀴가 불안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이 차는 안정된 출발과 정지를 보여주었다. 아마도 비교적 길게 잡은 차체의 길이 3천940mm에 휠베이스 2천400mm인 덕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하나 놀란 것이 이 차의 탁월한 회전반경이다. 4.8m 밖에 안되니 어지간한 도로에서는 가볍게 U턴을 할 수 있다. 나도 몇번이고 이 U턴을 즐겼다. 아주 가볍게 민첩하게 해낸다. 앞서 이 차는 820kg의 경차급 무게라고 했는데 이것은 철의 1/3 밖에 안 되는 비중을 가진 알루미늄을 골격구조와 차체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강성이 떨어지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여러 가지 성형기술을 구사하여 모든 방위에 대해 좋은 충돌 안전성능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전면 충돌은 시속 55km, 측면 및 후면 충돌은 시속 50km의 테스트를 통과했으니 다른 차 수준 이상의 충돌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상세한 지도 갖춘 내비게이션 시스템 안전장비도 여러 가지를 갖고 있다. ABS는 물론 급제동 때 브레이크의 답력을 더욱 돕는 브레이크 어시스트를 썼고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에어백이 있다. 앞 방향에서 강한 충격을 감지하면 안전벨트를 재빨리 감아서 사람을 확실하게 자리에 잡아매는 3점식 프리텐셔너(pre-tensioner)도 달려 있다. 그리고 머리부분 보호를 위하여 앞창 위에는 두툼한 보호 인테리어가 마련되어 있다. 이밖에 여러 개의 편의 시스템도 있다. 그 중에서 내 눈길을 끄는 것은 6인치 와이드 화면으로 된 혼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축척이 다른 두 개의 지도로 표시할 수 있는 트윈맵(twin map), 3D(입체)맵으로 일본전국의 상세한 지도가 들어 있고 경로탐색과 예정시간, 음성가이드 등의 유도기능까지 지니고 있다. 이것은 4개의 채널을 가진 TV로도 전환이 가능하다. 게다가 CD플레이어, 카세트테이프, AM/FM 라디오 시스템도 완비되어 있다. 트렁크 스페이스도 139X나 되는 여유 만만한 크기이다. 나는 이 차를 몰면서 참으로 좋은 세상에 태어났다고 새삼스럽게 느꼈다.  
닛산 더 뉴 엑스트레일 4WD 테크 시승기 2019-02-28
닛산 더 뉴 엑스트레일 4WD 테크본점을 압도하는 분점의 힘오프로더 이미지를 버리고 안팎이 완전히 도심형으로 거듭난 엑스트레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현지화 등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편안한 시트와 똑똑한 4WD 시스템이 더할 나위 없이 믿음직스럽다. 탄탄한 기본기는 평범한 차일거라는 선입견을 부수어 놓기에 충분했다. 도심형 SUV의 본점으로 여겨지지는 않지만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가 되었다. 지금 SUV시장의 맹렬한 팽창은 거의 폭발 수준이다. SUV가 없는 세상은 이제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게 현실. 지금의 SUV는 승용차에 버금가는 편안함, 미니밴의 뛰어난 공간 활용성과 다목적성, 부족함 없는 힘을 갖춘 파워트레인 등 모든 장르의 특징과 장점을 두루 갖춘 승용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SUV가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기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밀레니엄 시대에 접어든 2000년만 하더라도 SUV는 어디까지나 틈새시장에 머무는 차였다. 험로 주행에 초점을 맞춘 덩치 큰 차는 쓰임세가 정해져 있다는 오래된 인식이 아직은 시장에 강하게 남아 있었다.하지만 SUV 시장은 온로드용과 오프로드용으로 분화가 이루어지며 본격적인 성공궤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두 차량의 컨셉트는 언뜻 보기엔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 구분이 명쾌하다. 온로드 SUV는 도심 내에서의 사용 및 실용성, 오프로드 SUV는 험로 주파 및 견인 능력에 중점을 둬 제작된다. 최초의 온로드형 SUV는 기아가 만든 스포티지가 맞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온로드형 SUV 시대의 막을 올린 차를 토요타 RAV4로 판단하고 있다. 토요타 RAV4는 출시 이후 공고하게 자신만의 자리를 잡았고, 이후 혼다 CR-V와 미쓰비시 아웃랜더 등의 참여를 이끌어 낸 SUV 시장의 기준(본점) 같은 존재다. 토요타 RAV4의 흥행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수많은 도심형 SUV가 출시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닛산의 도심형 중형 SUV 엑스트레일(미국 판매명 로그) 역시 이 시장 흐름에 편승하는 차다. 밀레니엄 시대의 막이 오른 2000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데뷔했고, 일본을 시작으로 태국과 인도네시아, 미국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출시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차가 남달랐던 점은 온로드이면서 오프로더를 연상시키는 다부진 외관이었다. 유려하면서 날렵한 외관을 자랑하던 경쟁자들 사이에서 선 굵은 남성미를 자랑하는 차는 대번에 고객의 주목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큰 성공으로 이어졌고, 출시 이후 지금까지 누적 판매대수 600만 대를 돌파한 닛산 대표 베스트셀러로 자리 매김하기에 이른다. 사실 닛산코리아는 공식 출범 이후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면서 꽤 오랫동안 엑스트레일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실제 출시까지는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이번에야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더 뉴 엑스트레일(이하 엑스트레일)은 그동안 이어져온 닛산코리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증명한 차였다. 시승차는 국내 출시 사양 중 최고 트림인 4WD 테크다.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엑스트레일의 역사를 인생에 비유한다면 3세대 출시가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의 시간 차이가 있지만, 형제 차였던 닛산 로그와 완벽히 같아진 시점도 이 때부터였다. 2013년 처음 공개된 3세대는 르노―닛산의 모듈 플랫폼 CMF-CD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CMF-CD 플랫폼은 캐시카이(미국 판매명 로그 스포츠)를 시작으로 르노 에스파스, 닛산 카자르, 르노 탈리스만(국내 판매명 르노삼성 SM6)에 이르기까지 르노 닛산 그룹 내에서도 중추에 해당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커먼(Common/공통) 플랫폼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차급과 크기에 구애받지 않는 범용성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모듈러 플랫폼. 폭스바겐의 MQB라고 이야기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사실 3세대는 출시 당시 이전 엑스트레일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추구하면서 제법 큰 논란이 일었다. 2세대까지는 높은 완성도와 상품성을 갖춘 오프로더 이미지를 강조한 도심형 SUV였지만, 3세대를 기점으로 외관까지 다른 도심형 SUV처럼 매끈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른 지금, 디자인에 대한 논란은 완전히 수그러들었다.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이었기 때문이다. 3세대가 출시된 이후 판매량이 늘어나 누적 판매대수 600만대 달성 역시 이 무렵 이뤄졌다. 엑스트레일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거머쥔 시점은 3세대가 출시된 지 1년만인 2015년부터다. 당시 시장의 리더였던 CR-V보다 1,100대 가량 많은 약 697,7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나며 2016년에 79만대, 2017년 87만대, 2018년에는 전 세계 시장에서 88만대를 판매하기에 이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엑스트레일, 로그 판매량 포함 기준)’란 수식어가 따라붙은 것도 이 때 부터다.국내에 출시된 엑스트레일은 3세대 출시 이후 3년 6개월 만에 안팎을 다듬은 부분변경 모델이다. 2017년 이뤄진 부분변경의 주안점은 소소한 디자인 리터칭과 상품성, 완성도 보완이다. 외관과 실내는 닛산의 색채를 더 진하게 만들었다. 편의사양의 보강 및 능동형 안전 사양 도입은 최신 모델에 요구되는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딱 필요한 시점에 이뤄진 변화다.강인함과 묵직함 돋보이는 외관소소한 디자인 변화는 전면부에 집중됐다. 큰 틀은 3세대의 것을 유지하되 최신 닛산에서 볼 수 있는 패밀리룩을 충실히 재현했다. 특히 3세대 대비 각진 디자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구현했다. 제일 먼저 그릴 크기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닛산을 대표하는 V 모션 그릴을 헤드램프 하단부와 넘버 플레이트까지 이어지도록 크기를 키우고, 블랙 하이그로시를 더해 세련되게 마무리했다. 그릴 크기가 커지면서 닛산 엠블럼 주위를 감싸는 크롬 몰딩도 두꺼워졌다. LED 주간주행등의 위치나 점등 방식은 3세대와 같지만 헤드램프가 할로겐에서 LED로 바뀌면서 눈매가 한층 또렷해진 점 또한 매력이다.참 신기하다. 밖에서 보면 커 보이는데 운전하며 느끼는 차폭은 생각보다 훨씬 작게 느껴진다그리고 능동형 안전 사양 도입에 따라 전방감지 레이더가 닛산 엠블럼 위로 포개어졌다. 이전의 엠블럼을 생각하면 마치 폰트의 굵기를 확 키운 것 마냥 생동감이 느껴진다. 안개등은 크롬 몰딩으로 마감된 원형에서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된 사각형으로 바뀌었고, 벌집 모양의 상하 그릴 패턴은 상단은 그대로 유지한 채 하단을 직선으로 마무리하면서 단정해졌다. 능동형 안전 사양의 핵심인 레이더를 센스있게 엠블럼에 녹여냈다. 위화감 없는 모습이 꽤 보기 좋다차이가 두드러지는 전면부와 달리 측면부와 후면부의 디자인 차이는 숨은그림찾기 최고 난이도에 수준의 변별력을 요구한다. 측면부 변화 단 한 가지, 사이드 스커트에 추가된 크롬 몰딩이다.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휠 디자인이 바뀌지 않은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물론 3세대 측면부를 돋보이게 만드는 필러와 휠 아치를 감싸는 굴곡진 라인은 부분변경 모델에도 그대로 적용됐으며, 이 차의 무뚝뚝한 측면부를 제법 유려하게 장식한다. 후면부 변화는 디테일이 강조된 LED 테일램프와 범퍼 하단에 더해진 긴 크롬 몰딩 딱 두 가지다. 그러나 이런 작은 변화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과거 엑스트레일 외관의 특징이었던 강인함, 묵직한 덩어리감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교체  부분변경이 이뤄졌음에도 휠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했다할로겐에서 LED 램프로 바뀌면서 눈매가 한층 또렸해졌다도심형 SUV의 본질 알려주는 실내실내는 매우 단순하다. 디자인이나 구성만 놓고 봐서는 좀 지루하다 싶을 정도니까. 2019년 신형 모델에 비해 화려함이 덜하고 편의사양 구성에 있어서도 특별함을 느끼긴 어렵다. 앞좌석만 달린 열선시트나 2개 슬롯을 마련해둔 운전석 메모리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 게이트 등의 구성은 정말 요즘 나오는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단순하다. 이 단출한 실내의 장점은 조금 시간을 지나야만 알 수 있다. 실내 품질 자체는 높다. 소재라고는 소프트 터치 방식의 대시보드 및 도어트림, 스티어링 휠과 시트 등에 사용된 가죽, 센터 페시아와 기어 노브에 데코레이션 개념으로 더해진 블랙 하이그로시가 전부다. 좋은 점은 그 감촉이다. 소프트 터치, 가죽 소재의 질감이 훌륭하다. 손으로 만졌을 때 느껴지는 두 소재의 고급스러움은 럭셔리의 지표가 되는 독일차와 비교해도 손색없으며, 한 단계 윗 급인 무라노와도 다르지 않다. 화려한 디자인에 비해 소재의 품질이 형편없는 경쟁 차들에게 교훈을 안겨주는 듯하다. 닛산 차를 타며 실내 품질을 칭찬하게 될 줄 몰랐다. 소재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운전석 좌측에 핵심 기능들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을 빼곡히 배치해 뒀다기본기 또한 훌륭하다. SUV를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투박한 차의 측면부는 고스란히 실내와 적재 공간 확보로 이어졌다. 특히 승객석과 적재 공간의 구분을 분명하게 하면서도 많은 공간을 뽑아낸 것은 현대-기아에 버금갈 정도다. 국내에서는 5인승만 판매되지만 해외에서는 7인승 선택도 가능하다. 실차를 접하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7인승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만한 크기다. 한국에서 판매가 꾸준하게 이뤄진다면 7인승 사양도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탑승 공간과 적재 공간의 구분이 상당히 명쾌하다. 적재 공간은 기본 565리터이며, 시트를 접으면 1996리터로 늘어난다적재 공간에 마련된 수납함의 활용성이 상당히 뛰어나다. 진심으로 라이벌들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시트의 편안함에 있어서 엑스트레일은 동급 차종 중 가장 뛰어나다. 닛산에서 이야기하는 무중력 시트(Zero Gravity Inspired Seat)는 명칭만 놓고 보면 일본 마케팅 특유의 오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반감은 30분 이상 앉아보면 금세 뒤집어진다. 편안함의 차이가 여실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등을 움켜쥐기 보다는 푹신한 착좌감을 갖춘 쇼파처럼 몸 전체에 가해지는 부담을 고루 분산시킨다. 1열과 2열 모두 편안한데, 2열은 뒤로 젖혀지는 각도가 꽤 커서 어느 좌석에 앉건 편안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요즘 자동차 실내를 보면 차급을 막론하고 사이드 볼스터를 과하게 키운 버킷 시트 형상이 나오는 분위기다. 보기에 만족스럽고 시선을 끌지만, 정작 앉았을 때 편안함과 거리가 먼 시트가 많다. 엑스트레일은 그런 허세 충만한 시트와는 격이 다르다. 공간의 넉넉함, 시트의 편안함에서 자동차의 본질 그리고 도심형 SUV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닛산이 이야기하는 무중력 시트는 직접 앉아봤을 때 그 진가를 체험할 수 있다하지만 본질에 충실한 차라도 현지화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글화가 이뤄지지 않은 계기판 디스플레이나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부재가 그렇다. 엑스트레일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존에 판매된 캐시카이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순정 시스템에 화면을 추가한 매립 방식이다. 마감 자체는 순정과 다를 바 없지만 실제 사용해 보면 국산 애프터마켓 제품과 유사한 물건이란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직관적인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디오 조작은 터치스크린을 써야 하지만 매립 관련 기능은 물리버튼이 있는 식이다. 과거 오디오 튜닝카에서 보았음직한 조잡한 UI도 거슬린다. 계기판의 한글화나 완성도 높은 순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도입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은 닛산코리아가 엑스트레일 출시를 계기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후에나 가능해질 것 같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UI, 호환성에 있어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큰 차체에서 느끼는 작은 차의 기쁨파워트레인은 전 세계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당히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직렬 4기통 1.6L MR16DDT(유럽 한정)와 2.0L MR20DD 하이브리드 엔진, 직렬 4기통 2.5L QR25DE 엔진 외에 1.6L & 2.0L의 디젤 엔진에 이르기까지 엔진 라인업만 5가지. 함께 결합되는 변속기도 6단 수동, 6단 자동, X트로닉 CVT(무단변속기)까지 총 3가지에 이른다. 다만 국내에는 직렬 4기통 2.5L QR25DE에 CVT 단일 구성만 판매된다. 이미 알티마 2.에 소개된 바로 그 조합이다. 이 엔진은 제원상 172마력/6,000rpm, 24.2kg.m/4,400rpm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이는 알티마 대비 8마력, 0.3kg.m가 감소한 수치다. 수치상 성능은 지극히 평범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실제로 타보면 숫자는 까맣게 잊게 된다. 생각 이상으로 여유롭게 느껴지고 속도를 곧잘 끌어 올린다. 무엇보다 발놀림이 가볍게 느껴진다. 엑스트레일 4WD 테크의 공차중량은 1,670kg로, 차급과 크기에 비해 가벼운 편에 속한다. 파워트레인은 알티마에서 보던 것과 동일하지만 엑스트레일의 성격과 무게 등에 맞추어 다듬었다가벼움은 빠른 반응과 경쾌한 운동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특히 운전하면서 느껴지는 크기나 차폭이 실제에 비해 작게 느껴지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장점이다. 대시보드 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넓은 시야까지 가세하니 처음 타는 차임에도 오래 운전한 듯 편안하다. 제원상 현대 싼타페에 육박하는 덩치지만, 체감되는 크기는 투싼에 비견될 정도였다.과거의 무단변속기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부드러운 주행 질감, 뛰어난 효율 등 장점이 분명하지만, 반응이 늦고 엔진회전수와 따로 노는 이질적인 가속감 등 단점 또한 너무 뚜렷한 것이 한계로 여겨졌다. 그러나 닛산에 탑재된 자토코의 엑스트로닉 CVT는 이런 단점을 대부분 극복했다. 무단변속기처럼 반응하는 시점은 D 모드에서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뿐. 수동 모드를 활성화하면 7단의 가상 기어를 갖춘 자동변속기로 탈바꿈해 빠른 반응은 물론, 적극적인 엔진 브레이크까지 가능하다. 특히 수동 모드 시에 살짝 변속 충격을 더하는 ‘연출’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토크 컨버터식 자동변속기와 구분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을 정도다. 엑스트로닉 CVT는 이게 무단변속기인지 일반 자동변속기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작동특성을 가졌다시승차에 탑재된 인텔리전트 4×4i는 명칭에 걸맞은 빠른 반응을 자랑한다. 구동력 배분 여부는 계기판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평상시에는 거의 전륜 구동에 가깝게 동력을 배분한다. 사실 도심형 SUV 중 상당수가 험로 주파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지라, 이 차 역시 ‘4WD 코스프레’ 수준의 전륜구동일 것이라 섣부르게 넘겨짚었다. 그런데 실제 시승을 하면서 인텔리전트 4×4i의 기민함에 크게 감동하게 된 일이 있었다. 기온이 낮아 노면 상태가 좋지 않 을 때, 감속이 충분치 않아 코너에서 네 바퀴가 쭉 밀려나기 시작했다. 스티어링 휠이 반대로 돌아갈 정도로 거동 변화가 심하게 일어나는 찰나의 순간, 뒷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면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코너를 빠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이 차는 필요한 순간에 어떻게 구동력을 배분해야 할지를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꼭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나서주는 차가 더욱 믿음직스럽게 보이기 시작했다.인텔리전트 4X4i는 이름에 걸맞게 구동력 배분을 할 줄 안다또렷이 느껴지는 닛산 특유의 운전 재미편안하다 못해 나긋나긋한 반응을 보이는 서스펜션 셋업은 다분히 이 차의 컨셉트를 짐작하게 해준다. 말랑한 하체가 편안한 시트, 넉넉한 실내 공간과 맞물리니 경쟁 차종을 타면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진득한 안락함에 빠지게 된다. 운전자 입장에서 타기에도 편안하지만, 운전대를 맡기고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앉았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 배 이상으로 높다. 주행 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롤링도 상당히 커지지만, 그게 거동 변화나 주행 안정성 저하로 연결되진 않는다. 평상시엔 한없이 무른 것 같아도, 막상 스포츠 드라이빙에서는 생각 이상으로 잘 버텨낸다. 주행성능을 비유한다면 정말 뛰어난 탄성을 갖춘 푸딩처럼 느껴진다. 승차감과 주행 성능을 훌륭하게 양립시킨 닛산의 기술력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한편,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은 상당히 가볍다. 한때는 맷돌을 돌리는 듯 무거움이 특징이던 닛산차지만, 엑스트레일은 과거 국산차를 떠올릴 만큼 가볍다. 가벼운 조향감은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도심이나 골목,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데는 좋지만 고속 주행 시엔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엑스트레일은 저속과 고속에서의 조향 차이가 분명하다. 앞서 언급한 불안함의 여지를 완전히 차단한 셈이다. 특히 조향 조작에 따른 반응이 빠르고 극적이다. 그리고 이 점 역시 차 크기를 컴팩트하다고 느끼게 되는 요인 중 하나다.인텔리전트 모빌리티라는 명칭 아래 적용된 다양한 능동형 안전사양은 요즘 나온 신차에 걸맞은 구성이다. 사각지대 경고, 후측방 경고, 비상 브레이크, 차선 이탈 방지, 차간 거리 제어 기능을 갖춘 크루즈 컨트롤, 섀시 컨트롤에 이르는 각 기능에 인텔리전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능동 안전 사양을 전 트림에 기본으로 갖춘 점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른 일본 SUV와 비교되는 엑스트레일만의 강점이다. 다만 기민한 반응을 보여준 4×4i에 비해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기술은 그렇게까지 영리하진 않다. 차간 거리 제어 기능은 앞 차의 차선 변경 혹은 설정 주행 속도 차이가 클 경우 급작스레 속도를 올렸고, 차선 이탈 방지는 말 그대로 차선 이탈 방지를 막는 시스템일 뿐으로, 스티어링이 느슨해지면 마치 핀볼처럼 양차선 사이를 튕기듯이 달린다. 차선의 정중앙을 물고 달리는 최신 사양 차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하다. 지나치게 솔직해서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다. 주행 시 탑승자가 느끼는 N.V.H 성능이 그러하다. 운전자, 동승자가 판단하는 속도와 실제 주행하는 속도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적어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깔끔하게 차단해 내진 못했다. 다만 이는 다른 가솔린 사양 SUV와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로, 디젤 SUV와는 비교할 수 없이 조용하다. 나지막한 소음을 깔고 달리는 항속주행의 매력은 가솔린 SUV인 이 차가 가지고 있는 특권이다. 기본기를 갖춘 좋은 차자동차는 직접 보거나 타보기 전에는 섣부른 판단을 지양하는 게 맞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다. 그런데 가끔씩 그 사실을 망각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더욱이 여러 자동차를 경험하는 입장에서는 판단력이 흐려질 여지가 많다. 뒤늦은 양심고백을 하자면, 엑스트레일에 대한 필자의 생각 역시 그랬다. 정말 타기 전에는 몰랐다.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튀는 것 싫어하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한없이 평범한 차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혼자 넘겨짚었기에 시승하며 느낀 만족감과 마음 속 울림은 더 크게 다가왔다. 엑스트레일은 경쟁력 있는 신차 도입을 간절히 염원해왔던 닛산 코리아와 소비자들을 위해 마련된 깜짝 선물 같은 존재다. 이제는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순항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이제 닻을 올리고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글 최하림 사진 최진호
[올드뉴스] 미쉐린 서티스 2019-02-26
올드뉴스 추억의 자동차 - 미쉐린 서티스미쉐린 서티스 시승기자동차에 있어서 흔히 통용되는 법칙 아닌 법칙 중에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는 것이 있다. 엔진의 경우 고출력을 얻으려면 연비를 잃어야 하고, 서스펜션의 경우 높은 코너링 성능을 얻으려면 승차감을 잃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칙들은 대충 들어맞기 마련이다. 타이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 코너링 및 제동력이 높은 스포츠형 타이어는 연비와 승차감이 좋지 않고, 연비와 승차감이 좋은 타이어는 스포츠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겨울철 달리기에 적합한 타이어는 여름철이나 일반 노면에서는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다양한 주행환경에 가장 처음, 그리고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타이어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타이어야말로 결코 완벽한 제품이 나올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새차를 구입할 때에 끼워져 나온 이른바 OEM 타이어는 수명이 상당히 길다. 그리고 국내 주행조건을 일정부분씩 골고루 충족시켜주는 말 그대로의 범용타이어다. 이 때문에 차를 구입하고 몇 년이 지나 차를 바꿀 때까지 한 번도 타이어를 교환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운전자가 타이어의 성능을 실감할 정도로 민감하지 않아 OEM 타이어에 만족하는 경우도 많다. 모든 주행요소 고려한 OEM 타이어 애프터마켓용은 값과 성능 다양해 그러나 OEM 타이어는 가장 폭넓은 도로환경과 차, 운전자를 모두 고려한 제품이기 때문에 공통분모는 클지 몰라도 성능면에 있어서는 만족의 깊이를 추구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다양한 애프터마켓 제품들이 개발, 시판되고 있다. 분명히 OEM 제품과 애프터마켓 제품들에는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미미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환경에 맞춘 제품과 폭넓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 같을 수는 없다. 같은 범용타이어라도 마찬가지다. 보다 편안한 승차감, 보다 적은 소음을 제공하는 제품들이 시중에는 많이 나와 있다. 값도 성능과 품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다른 부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타이어 역시 바꿔보기 전에는 그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 좋은 신발을 신어야 발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타이어도 마찬가지여서 좋은 타이어를 신어야 차에게도 무리가 덜 가고 타는 사람도 편안하다. 문제는 신발을 바꿔 신기 전에는 이 편안함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은 타이어를 자의든 타의든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이다. 이번 타이어 시승은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독자들을 위한 것이다.이번에 시승한 미쉐린 서티스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모델이다. 해외에서는 1년 전쯤부터 시판되고 있으며, 소형차에 알맞게 개발된 실용성 높은 모델이라고 한다. 제품 라인업은 일반적인 국산 경차에서 기본급의 중형차까지 소화할 수 있는 범위로 분포되어 있다. 판매되는 제품의 스펙을 살펴보면 타이어 폭은 155에서 205mm까지, 편평비는 60에서 70, 휠 지름은 13인치에서 15인치까지 분포되어 있고 모두 HR급으로 최고시속 210km의 속도까지 견딜 수 있다. 타이어 표면을 살펴보면 중앙을 기준으로 안쪽과 바깥쪽의 트레드 패턴이 비대칭으로 되어있다. 트레드 패턴이 비대칭이라는 것은 안쪽과 바깥쪽의 트레드가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말이다. 안쪽 트레드는 블록이 분리된 형태로 되어 있고 바깥쪽 트레드는 안쪽이 결합되고 바깥쪽이 분리된 형태를 띠고 있다. 안쪽보다 바깥쪽의 접지면적이 넓고 형상도 고속형에 가깝다. 그루브는 방향성도 띠고 있어 배수에도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패턴만으로 본다면 안쪽은 승차감과 소음감소를 중시하고 바깥쪽은 접지력과 코너링 성능을 중시한 모양이다. 전반적으로는 직진주행보다는 잦은 코너링을 중시한 느낌이다. 약간 멀리서 타이어 표면을 보면 안쪽으로부터 바깥쪽으로 가느다란 사이프가 연결되어 있다. 사이프의 모양은 안쪽과 바깥쪽이 다른데, 안쪽은 블록을 세 개로, 바깥쪽은 두 개로 나누고 있다. 횡압력과 함께 타이어의 온도가 높아져 블록이 팽창하게 되면 바깥쪽의 사이프가 닫혀 굵은 그루브쪽은 거의 평평하게 된다. 중앙부에는 배수력을 높이기 위한 3개의 굵은 그루브가 자리잡고 있다. 이 그루브 안에는 각각 다른 모양의 요철이 있어 그루브에 돌이 끼는 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흙길을 달린 뒤 살펴보니 역시 그루브 안은 깨끗했다. 하지만 돌의 크기도 제각각이니 모든 환경에서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겠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그루브와 블록의 경계가 둥글게 처리되어있다. 이는 횡압력으로 인해 경계부분이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블록과 타이어 내측면 사이의 밀림을 막아준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실지로 국산차량에 장착되는 OEM 타이어나 애프터마켓용의 평범한 타이어들보다 부드러운 곡면으로 처리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코너링 때 타이어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측면부, 즉 사이드 월이다. 바깥쪽으로 집중되는 힘을 버텨주고 효과적인 접지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츠용 타이어에는 매우 단단한 사이드 월이 채용된다. 그러나 범용 타이어에서 스포츠용 타이어만큼의 든든한 사이드 월은 승차감을 해치는 역효과를 일으킨다. 미쉐린 서티스는 바깥쪽 트레드 홈의 깊이가 2단계로 되어있다. 안쪽은 깊게, 바깥쪽은 얕게 되어있어 타이어 가장자리의 지지력을 높여준다. 사이드 월 외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하여 승차감과 코너링 성능을 고루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출고 때와 같은 크기 제품 슈마에 달고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뛰어난 성능 보여 일단 타이어를 두루 살펴본 뒤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했다. 시승차로 마련된 99년식 슈마에는 출고 때 달려나온 185/65R 14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짧은 시간 동안 타이어의 특성을 살펴본다는 것은 무리지만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마른 노면, 젖은 노면을 골고루 경험해보았다. 특히 필자가 시승 코스로 자주 이용하는 자유로와 인근의 지방도를 고루 달리면서 다른 타이어를 단 차들과 차이점을 느끼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우선 승차감에 있어서 범용타이어로는 비교적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다. 약간 무른 듯한 재질과 진동흡수를 위한 내부처리 때문인 것 같다. 평범한 타이어들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실내로 들어오는 패턴 노이즈는 약한 편이다. 로드 노이즈와 구별하기 어렵지만 고른 노면에서는 특정 속도대에서 느껴지는 약한 소리 외에는 타이어로 인한 소음이 거의 없다. 굴곡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도로에서는 제법 우수한 접지력을 보인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타이어의 미끄러짐은 어느 정도 억제되는 느낌을 주어 안정적인 코너링을 할 수 있다. 살짝 젖은 노면의 급한 커브를 약간 빠른 속도로 들어서도 그립턴이 가능할 만큼 횡방향으로의 미끄러짐은 크지 않았다. 제동 때의 느낌도 좋은 편이다. 공기압과 차의 서스펜션 성격에 따라 좌우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다. 완전히 젖은 노면에서의 달리기 때는 약간 놀란 면도 있었다. 고인 물 위를 지날 때 의외로 배수가 잘 되어 빠른 속도에서 타이어가 물 위로 뜨는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패턴만으로 짐작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타이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독자들에게 가장 관심 가는 부분은 ‘값’일 것이다. OEM 타이어만큼 가격이 싼 타이어는 거의 없다. 값이 비슷하다면 모르긴 해도 비슷한 성능과 품질의 타이어일 것이다. 처음 얘기했던 말과 반대로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 보다 나은 제품을 얻으려면 보다 많은 지출이 있어야 한다.  미쉐린 서티스는 범용타이어로서는 비교적 우수한 성능을 지녔다. 일반 도심에서의 주행도 고려했겠지만 다양한 도로조건을 맞닥뜨릴 수 있는 국도나 지방도를 많이 달리는 차에 적합할 듯 하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국산 경차, 소형차 및 중소형차를 대상으로 한 제품인 만큼 적정한 값에 팔릴 예정이라고 한다. 약간 무른 재질을 보면 수명에 대한 우려도 생길 수 있겠지만, 값 대비 성능이라는 측면을 생각해 본다면 고려해 볼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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