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응답하라 1984] 새 그라나다와 함께 치른 신고식 2018-07-06
새 그라나다와 함께 치른 신고식  1톤 트럭 한 대쯤의 부품 얻어 ​  지난 달 마감 막바지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매물로 올라와 있는 그라나다를 발견했다. 전라남도 해남에 있다는 차는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으로 봤을 때 지금의 그라나다보다 훨씬 깨끗해 보였다. 차의 상태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1톤 트럭 한 대쯤의 부품을 갖고 있다’는 문구였다. 솔깃한 마음이 드는 순간 손은 벌써 전화기에 가 있었다. “값은 원하는 만큼 드릴 테니 며칠만 기다려달라”는 주문을 하고 마감이 끝난 뒤 전라남도 해남으로 서둘러 내려갔다.​땅끝 마을이 있는 해남은 정말 멀었다. 점심때 서울 여의도에서 출발했는데 깜깜해진 뒤에야 겨우 그라나다의 오너를 만날 수 있었다. 기자는 무엇보다 그가 젊다(28세)는 데 놀랐다. 기자가 그 동안 만난 사람들 가운데 그라나다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대단한 카매니아인 그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작 급한 그라나다는 보지도 못한 채 많은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떠날 채비를 하고 그라나다가 있는 마당으로 나갔다. ​​잇단 트러블로 정신 없이 지나간 한 달마당 한쪽 창고에 그라나다 부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 브레이크 등, 새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 쇼크 업소버와 제너레이터, 클러치와 브레이크 디스크, 디스트리뷰터, 라디에이터……. 그라나다 한 대를 더 만들 수 있을 정도다. 더구나 계기판이나 시거잭, 윈도 스위치 등은 ‘포드 서비스 파트’ 로고가 새겨진, 비닐을 뜯지도 않은 새것이었다. 이것이 꿈일까, 생시일까.​문제는 이 많은 부품을 차에 싣는 일이었다.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트렁크와 뒷좌석, 조수석 할 것 없이 실었지만 반도 못 싣고 차가 가득 찼다. 너무 많은 짐을 실어 낡은 그라나다의 쇼크 업소버가 견뎌낼 지 의문이었다. 결국 트렁크 패널 등 도저히 실을 수 없는 부품들은 1월 마감이 끝난 뒤 가져가기로 하고 서울로 향했다.​‘부드럽고 조용하게 나가는 그라나다의 생생한 엔진’에 감동(?) 받으면서 느긋하게 달리다가 오가는 차도 없는 깜깜한 국도에서 첫 난관에 부딪쳤다. 액셀 페달이 갑자기 바닥으로 꺼져 올라오지 않는 것이다. 예전 그라나다에서도 자주 겪었던 증세인데 걸림쇠가 헐거워 액셀 페달의 케이블이 빠지는 것이 원인이다. 케이블만 다시 끼우면 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보네트를 열어 보았다가 밤에 정비하기 편하도록 환한 램프가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두운 밤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불현듯 ‘한밤중에 자주 엔진룸을 열어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지나갔다.​​​​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다음날, 어제는 괜찮았던 계기판의 수온계가 자꾸 올라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 보네트를 열어 보았더니 냉각팬이 돌지 않았다. 찬바람이 라디에이터를 식혀주는 공랭효과(?)를 기대하면서 집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 힘들게 버텼지만 10분이면 갈 거리를 3시간 넘게 걸려서야 도착했다. 도착한 다음에는 아예 시동이 꺼져 버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엔진오일을 확인해보니 게이지에 오일이 한 방울도 찍히지 않는다. 오래된 차는 실린더에서 오일이 타는 경우가 많아 종종 엔진오일을 보충해야 하는데, 차를 산 지 하루만에 이렇게까지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밤 장거리 고속도로를 달린 후 정비를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주유소에서 엔진오일을 사다가 부었더니 2X는 족히 들어간다. 실린더 벽은 이미 상할 대로 상한 뒤였다.​사고는 이쯤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라나다는 오래된 차라 주유캡에 열쇠 구멍이 있다. 주유소에 갈 때마다 일일이 시동을 끄고 캡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주유 중 엔진정지’ 만큼은 확실하게 지키는 셈. 사건은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캡에 차 열쇠를 꼽고 돌리다가 열쇠가 부러지면서 일어났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황당했고, 무엇보다 그라나다 순정 열쇠가 부러져 속이 상했다. 보조열쇠를 갖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둘이 약속이나 한 듯 부러져버렸다.​​​​​드림카를 좌우에 끼고 사는 행복​ 주인이 바뀌었다고 신고식을 치르는 것일까? 어이가 없어서 주유소에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부러진 열쇠에 순간접착제를 바른 뒤 곧바로 서울 한남동에 있는 찰리 공업사(☎02-793-7919)를 찾았다. 찰리 공업사는 주한미군 정비교관 출신의 윤행근 사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용산의 미8군들이 타고 다니는 희귀한 차도 ‘뚝딱’ 고쳐내는 솜씨로 소문난 곳이다. 비싼 세금 걱정에서 벗어나 있는 주한미군 가족들이 많이 탔던 그라나다쯤(?)은 이 곳에서 간단하게 수리할 수 있다.​냉각팬이 돌지 않았던 것은 전원을 공급해주는 전선이 끊어진 단순한 고장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고장이라기보다는 기자의 실수였다. 그라나다의 전 주인이 따로 냉각팬을 실내에서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를 만들어놓았는데 실수로 그 스위치를 꺼버렸던 것이다. 내친 김에 액셀 페달 케이블도 단단히 고정한 후 서울 이태원에서 40년 넘게 열쇠 일을 한다는 노인을 찾았다. 일반 열쇠가게에서는 그라나다처럼 흔하지 않은 키를 복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곳에서 그라나다의 열쇠와 비슷한 모양을 찾아 ‘깎고 열쇠 구멍에 끼워보기’를 반복한 끝에 어렵게 복사를 했다.​ ​드림카가 한 대 더 생긴 이후 생활은 또 달라졌다. 지난달 그라나다 일기의 제목이 ‘드림 카를 곁에 두고 사는 행복’이었으니 이번 달 제목은 ‘드림카를 좌우에 끼고 사는 행복’이라고 해야 할까? 기자의 꿈은 머리가 허옇게 센 뒤 차고가 딸린 집 뒷마당에서 오래된 그라나다를 고치며 여유 있게 사는 것이었는데, 그라나다 두 대에 부품 걱정도 덜게 되었으니 이런 소망에는 한결 다가선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경제적 여유를 즐길 정도로 나이가 들지 않았고 차고 딸린 집도 없다는 사실이다. 꿈을 위한 소품은 준비되었지만 막상 꿈을 꿀 처지가 못되는 현실이 안타깝다.​욕심 같아서야 두 대의 그라나다 모두 제 모습을 찾아주고 싶지만 일단 그라나다 일기의 주인공을 이번에 새로 산 그라나다로 바꾸기로 했다. 본래 타던 그라나다는 트렁크와 뒷좌석에 부품을 가득 실은 채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놓았다. 예전에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세워져 있는 그라나다의 모습이 항상 안쓰러웠는데, 상태가 조금 더 나은 그라나다가 생기는 바람에 예의 그 자리로 되돌려 버린 것이다. 마음 한 구석이 퀭하도록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찌해볼 여력이 없다. 다음 달에는 새 그라나다의 상태와 성능을 좀더 자세히 알아본 다음 구체적인 보강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레인지로버 SDV8 & 레인지로버 스포츠 SDV6 2018-07-06
LAND ROVER RANGE ROVER SDV8 &  RANGE ROVER SPORT SDV6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상위 모델 두 가지가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새로워졌다. 기함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모두 풀 모니터식 계기판과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더욱 고도화된 주행보조 장비들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른다.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이병주LAND ROVER RANGE ROVER SDV8잘난 친구글 윤지수 기자학창시절 공부 잘하고 운동 잘하는데 잘 놀기까지 하는 친구가 있었다. 빈틈없이 완벽한 모습에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친구. 그런데 웬걸, 막상 친해져 보니 은근 푼수다. 그 완벽한 녀석이 신발 끈 묶을 줄 몰라 쩔쩔매더라. 레인지로버를 타면서 별안간 그 친구가 떠올랐다.못하는 게 없는데레인지로버는 다재다능 우등생이다. 도로 위에서든 밖에서든 제 역할을 다하는 건 물론 공간이면 공간, 승차감이면 승차감 모두 A+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생김새부터 우월하다. 학생이었다면 교실 뒷자리를 독차지했을 거대한 덩치가 우아하기까지 하다. 재규어 XJ가 그랬듯이 리어 오버행을 길쭉하게 늘어뜨려 비율을 여유롭게 다듬었기 때문. 게다가 레인지로버의 전매특허 바닥 선과 지붕 선, 벨트라인 세 개의 선이 뒤쪽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물방울 모양 실루엣으로 클래식한 분위기까지 탐했다. 유려한 스타일 덕분에 공기 저항 계수(Cd)는 0.34에 그친다.실내는 감성으로 가득 찼다. 묵직한 문짝엔 나를 지켜줄 것 같은 든든한 감성이, 가죽 범벅 실내엔 재력을 뽐낼 화려한 감성이, 그리고 높직한 시야엔 다재다능한 오프로더 감성이 스몄다. 여기에 부분변경으로 첨단 감성이 더해졌다. 대시보드 위에 12인치 계기판, 10인치 모니터 두 개가 위아래로 붙은 센터패시아, 10인치 헤드업디스플레이까지 온갖 디스플레이가 덕지덕지 붙었다. 이를 모두 더하면 무려 42인치. 대부분의 버튼이 디스플레이로 통합돼 깔끔하면서도 미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건 반갑지만, 쓰임새가 좋은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좀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사실 시승차를 처음 받았을 때 좀 실망했다. 오랜만에 8기통 가솔린 엔진의 여유로운 질감을 만끽하려 했건만, 디젤 모델 SDV8이 준비되어서다. 그러나 실망도 잠시, 디젤이라도 V8은 달랐다. 별 기대 없이 가속페달을 밟았는데 풍부한 회전질감에 절로 ‘오!’ 감탄이 터져 나왔다. 디젤 주제에 가솔린 V8처럼 바람 부는 듯한 소리까지 내니 괜히 대견하다.오늘날 다운사이징 광풍이 불면서 이 엔진은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V8 디젤 엔진이 되어버렸다. 8기통의 질감과 4.4L 배기량의 넉넉한 힘, 그리고 디젤의 효율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선택인 셈이다. 힘은 충분하다. 75.5kg·m 최대토크가 1,750rpm부터 터져 나와 단 6.9초 만에 2,650kg 덩치를 시속 100km까지 끌어당긴다. 회전 대역이 좁은 디젤 엔진은 고속에서 힘이 빠지기 마련이지만 고속에선 역시나 배기량이 ‘깡패’ 아니었던가. 4.4L 배기량이 만든 339마력 출력으로 시속 190km까지 여유로이 속도를 높이며, 계속 밟으면 시속 220km까지도 문제없다. 제원상 안전최고속도가 218km/h로 적혀있는데도 이후로 가속이 멈추진 않았다.      시속 200km를 넘기는 고속에서 서스펜션은 탄탄하다. 속도가 오르면서 서스펜션이 굳어지는 건 물론, 약 시속 104km를 넘어서면서 높이를 15mm 낮추어 안정감이 세단 못지않다. 이러던 서스펜션이 속도가 느려지면 다시 부드럽게 풀어져 스트로크를 꾹꾹 눌러가며 충격을 거른다. 방지턱 앞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문제없을 정도. 또 고갯길에서는 적극적으로 좌우 쏠림을 잡아낸다. 빠른 속도로 운전대를 꺾으면 조금 눌리는 듯하다가 든든히 버텨 자연스레 코너를 탈출한다. 선회 시 차체 쏠림을 막아주는 다이내믹 리스폰스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한 까닭. 여러모로 만능 서스펜션이라 불릴 만하다. 수리비가 어마어마한 것만 빼면 말이다.명색이 랜드로버인데 오프로드 성능도 빠질 수 없다. 에어서스펜션을 최대한 높이면 평소 높이보다 75mm 올라간다. 일반 상태 최저지상고가 220mm이니 295mm로 올라가는 셈. 웬만한 길에선 바닥 닿을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돌길에서 신경질적으로 튀는 다른 오프로더에 비해 차분한 승차감이 가장 인상 깊으며, 마지막 사진(굴착기 옆 사진)을 찍으러 바닥이 푹푹 파이는 흙탕길을 오를 때도 조금씩 헛바퀴가 돌긴 하지만 멈추는 일은 없었다.완벽하진 않다이런 완벽에 가까운 레인지로버도 신발 끈 못 매 쩔쩔매던 기자의 완벽해 ‘보였던’ 친구처럼 푼수기가 있다. 일단 진동이 적지 않다. 4기통 디젤이 가솔린 버금갈 만큼 진동을 잡아내는 오늘날, 레인지로버 8기통 엔진은 공회전시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물론 8기통인 만큼 그 진동이 심하지 않고, 움직이자마자 사그라들긴 하지만, ‘사막의 롤스로이스’의 명성엔 못 미쳤다. 게다가 이따금 들려오는 공명음도 거슬린다. 주행 중 뜬금없이 안마 기능이 켜지기도 했다. 처음엔 잘못 눌렀겠거니 하고 껐는데, 두 번째 켜질 땐 마치 장난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 따로 버튼이 없어 터치스크린 메뉴를 눌러 꺼야 하므로 운전 중 끄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아직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이는 아마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 있다.마지막 불만은 운전대 위에 붙은 버튼이다. 상황에 따라 모양이 바뀌고 터치 위치를 파악해 반응하는 첨단 버튼이 새로이 들어갔는데, 반응이 시원찮다. 눌러도 묵묵부답이어서 두 번씩 누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센터패시아에 버튼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두 개의 디스플레이로 통합됐다욕심의 결과작은 문제는 아무래도 첨단 기능을 발 빠르게 욱여넣다가 생긴 사소한 실수다. 그만큼 레인지로버는 첨단이 가득하다는 의미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52개의 LED를 조절해 앞차가 있는 곳만 제외한 채 빛을 밝히는 걸 보면 미래에 온 듯 신기하고, 개선된 레이더가 들어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정확히 작동해 든든하다. 비록 국내 판매되는 레인지로버 중 가장 저렴한 시승차엔 차선이탈 방지 장치도 없었지만.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밖에서 볼 때 멋질 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52개 LED가 자유자재로 조작돼 신기하다.국내 판매되는 레인지로버 중 가장 저렴한 보그 SE 모델이지만 시트만큼은 편안하기 그지없다총 383.8km를 주행하면서 연비는 리터당 7.87km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8.0km/L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결코 높은 효율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2.6톤을 넘는 거구와 4륜구동을 고려하면 그나마 디젤이어서 이 정도라도 나온 거다. 다소 가혹했던 시승 환경보다 더 부드럽게 주행한다면 리터당 10km까지는 도전해볼 만하겠다.레인지로버는 완벽하진 않다. 그러나 그 빈틈을 사소하게 만들 매력이 가득하다. 기름기 좔좔 흐르는 호사스러운 분위기와 여유로운 승차감, 다재다능한 공간과 성능까지. 게다가 레인지로버는 ‘SUV의 S클래스’로 비견될 만큼 최고를 상징한다. 신발 끈 못 묶고 달걀부침도 제대로 부칠 줄 모르지만, 밖에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잘난 친구가 갑자기 떠오른 이유다. LAND ROVER RANGE ROVER SPORT 스포츠에서 새 길을 찾다 글 이수진 편집장   레인지로버 스포츠. 왠지 초록색 타원 랜드로버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여기에는 브랜드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있다. 물론 스포츠(Sport)는 매우 흔하게 사용되는 명칭. 강력한 엔진과 서스펜션 튜닝만 했다면 어떤 모델이라도 붙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차는 레인지로버의 스포츠 버전이 아니다. 모델명 자체에 대놓고 ‘스포츠’를 붙이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최소한의 플랫폼에 다양한 모델을 파생시켜야 하는 랜드로버의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첨단 기능을 꼼꼼하게 챙기다이 차의 뿌리는 2004년 디트로이트에서 공개했던 레인지 스토머 컨셉트다. 디스커버리3를 납작하게 누르고 오버펜더를 더한 듯한 컨셉트카의 외모는 발표 당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브랜드 역사상 첫 컨셉트카였을 뿐 아니라 역사상 전례가 없던 스포츠 지향 랜드로버였으니 말이다. 직선을 강조한 2박스의 전형적인 보디 형태임에도 지붕을 납작하게 누르고 걸윙 도어를 달아 멋을 낸 이 차는 기존 랜드로버와 다른 매력을 추구하는 시험작이었다.직선을 살린 새로운 헤드램프와 범퍼 디자인이 구형과 확실히 구별된다브레이크 램프 발광면도 달라졌다 같은 해 등장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컨셉트카에 비해 다소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강력한 V8 수퍼차저 엔진을 얹고, 디스커버리 플랫폼 기반에 짧은 휠베이스와 액티브 롤바로 달리기 성능을 다듬었다. 포르쉐 카이엔, BMW X5 등을 의식한 고성능 랜드로버의 출현이었다. 2013년 풀 모델 체인지를 통해 2세대로 진화한 랜드로버 스포츠는 더욱 날렵한 외형을 손에 넣었다. 이보크를 통해 시도된 차세대 디자인은 2012년 레인지로버를 거쳐 레인지로버 스포츠에도 이어졌다. 외형뿐만 아니라 내용물도 레인지로버와 공통되는데, 알루미늄 차체를 받아들인 덕분에 구형보다 무게를 180kg이나 줄일 수 있었다. 2세대로 진화를 통해 많은 것이 바뀌었음에도 시장의 빠른 흐름은 이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기계적인 부분의 완성도야 더할 나위 없음에도 각종 전자장비의 진화가 너무나 빠르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관련 소프트웨어, 스마트폰과의 연결성 등은 차를 쉽게 구식으로 보이게 만든다. 차선보조장치, 스마트 크루즈 같은 운전보조 장비들이 엮어내는 반자율 운전 장비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나 고급차를 지향하는 메이커라면 많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마이너 체인지에 열심인 모양세다. 레인지 로버 스포츠의 이번 업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시승차에 오르니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디지털 방식의 신형 계기판과 트윈 모니터를 갖춘 센터 페시아다. 풀 LCD 계기판은 평소에 아날로그 미터를 그래픽으로 구현하면서도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정보를 화면에 띄운다. 대시보드에 자리 잡은 10.2인치 와이드 모니터는 터치 조작에 각도 조절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래쪽에 모니터 하나를 더했다. 최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디자인을 깔끔하게 만들 수 있는 대신 직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독립된 모니터가 있으면 공조장치나 시트 등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을 보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외형적인 변화는 크지는 않지만 구형과 확실하게 구별된다. 범퍼와 흡기구 형태를 다듬는 것은 마이너 체인지의 기본 레퍼토리. 헤드램프에서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약간 타원형에 가까웠던 구형에 비해 직선적이고 납작한 주간주행등이 날렵하고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보기에도 멋질 뿐 아니라 야간주행에서는 전방 차 유무나 코너링에 따라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V8 엔진을 얹은 SVR에는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픽셀 레이저 LED 램프가 달린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형태 자체는 그대로 두면서 발광면의 형상을 새롭게 다듬었고, 배기관을 납작하게 만들어 앞뒤 이미지를 통일했다.멋과 고급스러움, 기능성을 겸비한 인테리어 시승차는 V6 3.0L 직분사 디젤 터보 엔진을 얹은 SDV6 오토바이오그래프 다이내믹.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발휘한다. 비슷한 배기량의 가솔린 V6 3.0L 수퍼차저(340마력)에 비해 출력은 살짝 낮지만 강력한 토크를 앞세워 성능면에서는 오히려 앞선다. 0→시속 100km 가속 7.3초로 0.1초밖에 뒤지지 않으면서 최고시속이 255km로 한참 앞서고, 연비나 환경성능에서는 당연히 비교되지 않는다.강력한 토크를 자랑하는 V6 직분사 디젤 엔진8단 AT와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이 다양한 주행환경에 대비한다 스포츠라는 이름에 걸맞은 달리기 성능 요즘 랜드로버의 주행감각에서는 털털거리고 휘청거리던 옛 오프로더 냄새를 찾아보기 힘들다. 온로드를 더 잘 달린다는 말은 아니다. 비포장 돌파능력이 여전히 클래스 최강이면서도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잘 달릴뿐더러 매끄러운 승차감까지 아우른다. 평소에는 그저 조용하고 안락한 고급 SUV일 뿐. 하지만 터레인 리스폰스를 켜고 비포장길에 들어서면 잠시 접어두었던 본 실력을 금세 드러낸다. 그런데 이 차는 이름부터가 스포츠. 산허리를 타고 도는 구불거리는 와인딩 로드에 들어서면 새로운 매력을 드러낸다. 무게중심이 높은 SUV라는 태생적 한계는 지울 수 없지만 1세대보다 가벼워진 덕분에 한결 경쾌하다. 브레이크 조작에 재빠르게 속도를 줄이고 코너에서는 끈끈하게 그립을 유지하는 모습에서는 큰 덩치와 2.4톤에 육박하는 무게를 무색하게 한다. 이렇게 높은 운전석 위치에서 즐기는 코너링이 조금 어색하지만 바닥에 손닿을 듯 낮은 일반 고성능차들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선다. 단점도 있다. 터치식으로 바꾼 스티어링휠 스위치는 디자인이 깔끔한 대신 조작감이 확실치 않아 적응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린다.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는 IT 장비를 자동차에 매끄럽게 통합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차선 유지 같은 운전보조 시스템의 작동도 동급에서는 평범한 수준.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레인지로버에 비해 리어 오버행이 짧고 뒤창이 더 누워있다 
제네시스 G80 디젤 2.2D H-TRAC, 럭셔리 .. 2018-07-05
GENESIS G80 DIESEL 2.2D H-TRAC럭셔리 디젤을 탄다는 것부산모터쇼가 열리는 벡스코로 향하는 길, 차 한 대에 다 큰 남자 넷이서 복작거렸다. 다들 멀쩡한 자기 차 놔두고 한 차에 올라탄 데엔 까닭이 있다. 저마다 일일 사장님을 자처하며 오른편 뒷자리에 엉덩이 좀 붙여보기 위해서다. 과연 그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을까?A.M. 06:40휴일 이른 아침, 서울 외곽 한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 한눈에도 묵직한 남자 넷이 모여 있다. 그 옆엔 더욱 묵직한 잿빛 세단이 한 대 서 있다. G80 디젤을 바라보는 사내 넷 모두 안면에 흡족한 미소를 띤다. 저마다 머릿속에는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준대형 세단의 상석에 앉은 모습이 떠다닌다. 외관상으로는 가솔린 모델과 전혀 구분이 안 가는 쌍둥이 외모다. 범현대家 자제답게 귀티가 흐른다. 혹 헷갈릴까 싶어 부모가 붙였을 은색 2.2D 이름표 정도만 다를 뿐. 해가 머리 위에 오기 전, 부산에 도착해야 하는 일정이라 서둘러 G80에 올라탄다.얼굴에서 가솔린과 디젤을 구분하긴 어렵다A.M. 08:00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떠느라 잠이 부족했던 게 분명하다.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은 쇼퍼 역의 동료 기자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단잠에 빠졌다. 한 시간 쯤 지났을까? 하나, 둘씩 잠에서 깬다. “어라, 내비게이션 컨트롤러가 없네?” 잠에서 깬 포토그래퍼가 실내를 뒤져보던 중 중대한 차이점 하나를 발견했다. 가솔린 모델에서 기어 노브 뒤편에 있던 다이얼식 내비게이션 컨트롤러와 자동주차 보조 장치를 찾아볼 수 없다. 주행 중 일일이 손을 뻗어 스크린을 터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실로 굉장히 유용한 편의기능이다. 또한 전방 시야를 놓칠 일도 없기에 안전한 주행을 돕기도 한다. 일단 한번 아쉬운 점이 발견되자 봇물 터지듯 간증이 이어진다. 묵묵히 전방을 보던 동료 기자는 “잠깐씩 차가 멈춰 서 있을 땐 영락없는 디젤차라는 게 와 닿는다”며 거들었다. 아이들링 시 소음과 진동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다만 속도가 높아질수록 그런 불만 요소는 점차 사그라든다. 실내 소음 저감장치(Active Noise Cancelation, ANC)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소음과 반대되는 위상의 음파를 쏨아내 실내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가솔린에 비하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크다. 이 때문인지 원래 있던 렉시콘 프리미엄 오디오(17 스피커) 대신, 스피커 7개의 단출한 오디오가 달렸다. 디젤 모델에서 동급 가솔린 모델의 실내 감성을 바라는 건 욕심인가 보다.가솔린 모델과 같은 듯 다른 실내. 우드 트림이 이젠 약간의 촌티를 풍긴다A.M. 10:30운전자 교대 시간이다. 잠시 휴게소에 들러 제 역할을 다한 동료 기자와 자리를 바꿔 앉는다. 뒷자리에 앉아 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실내 감성을 빼앗아 간 건 그렇다 치자. 그래도 운전 재미는 챙겨줬겠지 싶어 가속성능을 확인해 본다. 2.2L 디젤 엔진의 토크를 이용한 초반 가속이 나쁘지 않다. 다만 무게 탓인지, 아니면 다소 힘이 부족한 엔진 때문인지 시원한 가속이 힘들다. 그래도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고 있으면 부지런히 속도계 바늘을 올려주긴 한다.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G80 디젤의 역할은 딱 여기까지인 듯 하다. 또 하나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승차감. 물론 시트 품질은 나무랄 데 없다. 그런데도 만족스러운 착좌감이 달리기 시작하면 이내 원인 모를 불편함으로 바뀌어 계속 몸을 비틀게 된다. 운전이 금방 질려서 몸이 더 빨리 피로를 느낀 것 같다.P.M. 12:10휴일인데도 생각보다 고속도로 흐름이 원활해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다. 촬영지를 찾기 위해 좀 더 돌아다니니 총 459.3km를 달렸다는 정보가 계기반에 떴다. 트립 연비는 L당 13.4km. 대부분 고속도로를 달린 가운데 시내 주행은 전체 거리의 10% 남짓이었다. 실내에는 넉넉한 성인 남자 넷(몸무게로 치면 다섯에 육박)과 트렁크에 온갖 촬영장비와 짐까지 실려 있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수시로 스포츠모드에 두고 달렸다는 사실도 함께. 이를 고려한다면 공인 연비(고속도로 기준) 14.1km/L과 비교해 꽤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3.3 가솔린의 고속도로 공인 연비 10km/L를 떠올린다면, 2.2 디젤은 연료 효율 측면에서 확실한 메리트를 가진다.P.M. 03:45숙소에 짐을 풀고 택시를 잡아 행사장으로 향한다. 머릿속으로 가솔린 3.3 H-TRAC 프리미엄 럭셔리(프레스티지 트림 바로 아래)와 비교해 본다. 가격은 2.2D가 150만원 더 높지만 저렴한 연료비에 50% 가까이 월등한 연비를 고려했을 때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고 봐야 할까? 그래도 준대형 세단 덩치에 최고출력 202마력의 2.2L 엔진이 달린 건 뭔가 부족하다. 이왕 디젤 엔진을 달 거였다면 좀 더 강력한 엔진을 달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까지 미친다.P.S. G80 DIESEL IS...G80 디젤은 작년 출시한 G70 디젤 이후 제네시스의 두 번째 럭셔리 디젤 모델이다. 제네시스가 G80 가솔린이 잘 팔리는 가운데 꾸역꾸역 디젤 모델을 내놓은 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거다. 우선 위에서 알 수 있듯이 디젤의 기특한 연료 효율이다. 여기에 요즘 독일 프리미엄 차들이 가솔린에 밀리지 않는 디젤 라인업을 충실히 갖춰 놓은 것도 한몫한다. 한마디로 ‘가성비 좋은 수입 럭셔리 세단’에 지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다. 취지는 좋았다. 다만 연비 빼곤 가솔린 모델보다 모든 게 아쉬웠다. 그래도 준대형 세단으로서 필요한, 달리고 서고 도는 기본기에 ‘있어빌리티’(있어보이는 능력)까지 기본 장착된 차를 찾는 실속파라면 이 차가 꽤 잘 맞을 수도 있겠다. 이왕이면 신형을 기다리는 걸 추천하지만.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
혼다 어코드 2.0T SPORTS, FAMILY? SP.. 2018-07-03
HONDA ACCORD 2.0T SPORTSFAMILY? SPORTS!패밀리 세단이 스포츠 세단이 되어 돌아왔다.혼다 어코드는 만듦새 좋지만 일본 3사의 중형 패밀리 세단 중 하나라는 인식만이 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10여 년 전 쯤 당시로선 파격적인 디자인의 8세대와, 실내 구성 빼고는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이 나쁘지 않았던 9세대 모두 종합적으로 무난했다. 이번엔 많이 다르다. 10세대 신형 어코드는 안팎, 그리고 심장부까지 달라졌다.외적 영역대체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요즘 일본 메이커 디자인 사이에서 혼다 신형 어코드는 조금 더 대중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혼다는 일본차 특유의 ‘작위적인 미래’ 분위기가 비교적 옅은 편에 속한다. 토요타, 닛산에 비하면 좋은 뜻에서 덜 미래지향적이다. 그래서 신형 어코드의 얼굴을 처음 봤을 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세련된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헤드램프와 그릴, 공기흡입구가 모두 한 테두리 안에서 놀며 정갈한 분위기를 낸다. 살짝 옆에서 보면 그릴이 위부터 아래로 깎인 모습이다. 옆모습은 패스트백 디자인을 따른다. 덕분에 재미없는 중형 세단에 그치지 않는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트렁크까지 가로지르는 캐릭터라인은 벤츠 CLS를 닮았다. 이런 디자인 특성에 따라 뒷좌석 헤드룸은 여유 있는 레그룸 공간에 비해 다소 손해를 보지만 앉은키가 큰 편이 아니라면 불편한 느낌은 없을 정도다. 뒷모습에서는 작년 출시된 신형 시빅의 ‘C'자 테일램프가 보인다. 볼보 S90 엉덩이도 떠오른다. 시빅이 준중형 세단인 만큼 젊은 감각으로 3D 입체감을 부여했다면 어코드는 중형 체급에 어울리게 좀 더 진중하게 스타일링됐다. 스타일리시함은 유지하면서 보수적 감각의 연령대도 수긍할 만큼 안정적인 마무리다.내적 영역실내는 정갈하기 그지없다. 대시보드는 좌우 대칭을 이루며 수평적인 구조를 띤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를 돌출형으로 만들어 현대차가 채택 중인 플로팅 모니터를 떠오르게 한다. 좌우대칭에 정갈하기까지 한 레이아웃이다왜 나눠 놨는지 모를 기존의 듀얼 모니터보다 훨씬 직관적이며 사용도 편하다. 3미터 방식으로 냉각수 속도계가 지나치게 컸던 계기판은 단정한 듀얼 타임으로 바뀌었다. 공조 장치 컨트롤러는 기존 버튼식을 다이얼 방식으로 바뀌고 대부분의 버튼은 터치 스크린 속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울러 오딧세이에 들어간 버튼식 시프트 레버를 도입했다(1.5T는 기존과 동일). 투박하고 굵은 기어 노브가 사라진 건 물론, 주차 브레이크 역시 버튼으로 바뀌며 센터콘솔부에 여유공간이 생겼다. CVT를 때문에 적극적인 변속 개입이 불가능했던 9세대와 달리 이번엔 10단 자동변속기를 채용, 스티어링 휠엔 스포츠 세단의 기본이랄 수 있는 패들 시프트가 기본으로 장비된다(1.5T는 상위 트림에만 적용). 최신 모델답게 기존 4스포크 타입 대신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달아 실내 인상을 바꾸었다. 그리고 또 하나,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어코드 개발진이 그 어느 때보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는 증거다.기어 노브와 레버식 주차 브레이크를 없애 공간감이 산다동적 영역시승차는 세 가지 파워트레인 구성 중 가장 출력 좋은 2.0L 터보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단 2.0T 스포츠 모델. 기존 V6 3.5L 자연흡기를 대체하는 엔진이다. 최고출력 256마력으로 충분한 힘에 최대토크 역시 37.7kg.m로 2리터 가솔린 엔진 치고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을 보인다. 지난해 공개된 10세대 시빅을 시작으로 혼다는 신형 모듈러 플랫폼을 도입했다. 이번 어코드 역시 같은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다. 성격은 판이하다. 작년에 탄 신형 시빅이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며 노멀 세단으로 남았던 것과 비교하면 신형 어코드는 확실히 재밌는 차다. 당연한 얘기지만 스포츠 모드에 두고 달리면 10단 변속기임에도 5~6천 rpm을 넘나들며 최고출력을 뽑아낸다. 함께 들려오는 배기 사운드까지 곁들인다면 평범한 중형 세단이란 생각은 저 멀리 사라지고 만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양평과 이천을 오가는 왕복 90km 남짓의 구간. 직선로 위주로 짜인 코스 덕분에 아주 쉽게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상당히 이르게 고속 영역에 도달하는 건 둘째 치고, 고속 주행 중에도 불안하지 않은 승차감이 만족스러웠다. 시승차에 들어간 액티브 컨트롤 댐퍼 시스템이 주행 상황과 노면에 맞게 감쇠력을 조절한 덕분이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런 시승이었지만, 직선로 위주로 코스가 짜인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승을 앞둔 프리뷰 세션에서 언급한 신형 어코드의 장점은 초고장력강판과 고기능 접착제 등을 통한 보디 강성 향상이었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갈 때 얼마나 안정감 있고 튼튼하게 버텨주는지, 하체는 코스를 따라 어느 정도로 진득하게 붙잡는 지 살펴볼 새가 없었다. 간혹 램프를 진출입하는 정도로는 체크하기 어려웠다. 더 자세한 코너링 시 감각은 시승차를 받아야겠지만 이 정도 시승으로도 신형 어코드는 스포츠 세단이란 수식이 아깝지 않다. 그간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혼다 센싱을 더해 안전까지 챙긴 중형 세단으로 거듭났다. 글 김민겸 기자  사진 혼다코리아
푸조 5008 GT 2.0, 비밀번호 437 2018-07-02
PEUGEOT 5008 GT 2.0비밀번호 437알뤼르 1.6은 빠지는 거 하나 없는 잘난 구성을 자랑했지만 시원한 가속감을 느낄 수 없어 답답했다. 이 꽉 막힌 체증을 뚫는 데엔 단 세 자리 숫자면 충분하다.매번 새로운 아이콕핏5008 GT의 실내 레이아웃은 당연히 1.6 알뤼르와 같은 구성이다. 외관에서 느끼지 못한 감흥을 실컷 보상받고도 남는 고마운 실내다. 운전자를 위하는 푸조 아이콕핏(i-Cockpit)이 정점을 찍었단 사실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머리로는 당연하다고 알고 있음에도 운전석에 앉으면 왜 그리 실실 거리게 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신형 푸조 SUV의 실내는 고만고만한 생김새의 센터패시아와 센터콘솔부를 우려먹는 다른 메이커에게 조용하지만 강한 일침을 날린다. 기능적 측면도 뛰어나다. 주행 중 급히 비상등을 켜야 할 때도 토글스위치 방식은 길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손쉽게 버튼을 찾게 해준다.푸조 아이콕핏이 정점에 다다른 실내토글스위치와 그립감 좋은 기어 레버계기판은 풀 스크린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심플함을 살린 재래식 다이얼도 좋지만 파격적인 레이아웃에 발맞춘다는 점에서 보면 이 역시 수긍할 만하다. 풀 스크린 방식을 쓰는 만큼 취향에 맞게 세팅이 가능하다. 개인, 최소, 주행, 다이얼 등 메뉴에 따라 화면을 달리한다. 시트는 알뤼르 1.6과는 확실히 다른 실내 감성에 일조한다. 가죽과 알칸타라, 그리고 누빔과 비슷한 바느질에서 스포티함이 묻어난다.GT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알칸타라 시트총 4가지의 계기반 레이아웃이 가능하다GT가 놓친 또 하나의 감성다른 메이커와 비교하면 나름 고성능이라고 붙여놓은 GT 배지가 조금은 낯뜨거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본 모델과 차이는 상당하다. 배기량이 437cc 늘어남에 따라 출력이 60마력이나 높아졌다. 알뤼르 1.6과 비교하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발현되는 엔진회전수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그 갭을 알아채긴 쉽지 않다. 1.6L에선 이미 한껏 힘을 쥐어짰을 타이밍에 GT는 한창 남아도는 출력과 토크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만족스러웠음에도 좀 더 많은 아드레날린이 필요했던 차에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눌러봤다. 별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1.6L에선 일반 모드와 스포츠 모드 간 변화가 확연했지만 GT는 그렇지 않다. 물론, 회전수는 높게 가져가지만 굳이 부스트 버튼이 필요할까 싶다. 오히려 변화량으로 치면 알뤼르 1.6쪽이 더 극적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모드 간 변화가 한창 들떴던 마음을 시무룩하게 만든다.푸조가 일으킨 인지 부조화GT 2.0은 알뤼르 1.6에 비해 모든 치수에서 차이 나는 신발을 신는다. 타이어의 너비가 235mm로 10mm 넓고 편평비 역시 기존 55에서 50으로 바뀌었다. 휠 역시 19인치로 기존보다 1인치 커졌다. 이 모두가 GT에 걸맞은 스포티한 주행을 위함이다. 그럼에도 이뤄낸 친환경적인 변화는 두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스포티함과 친환경? 일견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GT 2.0의 도심 연비는 알뤼르 1.6보다 조금 손해를 보는 수준에 그치고 고속 연비는 리터당 1km 가까이 상회하며 복합 연비는 12.9km/L를 기록한다(알뤼르는 12.7km/L). 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다. 푸조는 고성능 차를 오히려 엔트리 모델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신기(神技)를 부렸다.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 기껏 점수를 쌓아 올리고도 허무하게 무너뜨리는 우를 범하고 만다.모든 게 보다 스포티해진 휠과 타이어푸조 SUV는 역시 2.0L가 옳은 답이다어딘가 서툰 진화푸조라고 변화의 바람이 안 불 리 없건만, 지금 소유 중인 2세대 308에 익숙한 나머지 반자율주행 기능이 있을 거라곤 생각을 못 했다.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차선이탈방지시스템 버튼이 보인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활성화해본다. 앞차를 긴밀히 따라가며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에선 ‘푸조 = 핸들링’ 공식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반자율주행에서 가장 신뢰도 높아야 할 차선 유지 기능이 금방 무너졌다. 차선을 밟는 건 물론, 종종 침범해서 차선을 변경하는 모습까지 보였다.자체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간 음성 간섭을 고려하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요즘 나오는 차들은 운전 중 라디오를 듣고 있다 해도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가 나올 때는 잠시 뮤트(Mute) 기능을 활성화하곤 한다. 자칫 라디오 방송에 심취해 있다가는 제때 차로를 바꾸지 못하거나 과속 단속에 걸릴 수 있겠다.놀라지 마세요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듯, 5008도 꽤 큼직한 티가 몇 가지 있다. 급기야는 운전 중에 식겁하고 마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창 양양고속도로를 달리는 와중에 계기판에 ‘차량을 닫으십시오’란 문구가 뜬다. 뭐라고? 어디가 열렸다고? 아까 트렁크 문을 잘못 닫았나? 운전 중 생길 수 있는 돌발 요인은 원천 차단하는 성격이라 보조석에 올려둔 가방에도 안전띠를 채우는 내가 실수를? 혼돈의 카오스가 된 상태로 급히 갓길에 차를 댔다. 점검 결과는 이상 無. 무슨 뜻이었을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앞차와 간격이 좁은데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문구와 함께 앞차를 추돌하는 듯한 그림이 함께 떴다. 그렇다. 앞차와 거리가 가깝다는 뜻의 ‘CLOSE'를 ’닫으라‘고 해석한 게 분명했다. 세상에.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승차를 받고 나서 시동을 걸려는데 뜬 메시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시동을 건다’. 이번 메시지는 번역을 잘 했지만 존댓말이라는 한국의 문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2박 3일 시승은 참으면 그만이지만 매일같이 보아야 할 오너들의 컨디션이 걱정되는 게 괜한 오지랖은 아닐 거다. 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
[응답하라 1984] 링컨 LS 2018-06-29
링컨 LS 젊어지고 싶은 링컨, 스포츠 세단으로 다시 태어나다​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지난 9월 22일 일본 하코네 후지산에서 링컨 LS의 아시아지역 런칭이 있었다. 일본과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 4개국의 자동차 전문지 기자 및 포드 딜러가 참가한 이 행사는 21일부터 23일까지 일정이 잡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한국에서는 23일이 추석 연휴의 첫날인 데다가 3개의 태풍이 줄지어 북상하면서 20일 저녁부터 굵은 빗줄기를 쏟아부어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21일 아침에 김포공항을 떠나야 했다.제일 먼저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한국팀은 두 시간을 기다려 싱가포르, 홍콩팀과 합류한 뒤 버스를 타고 하코네의 숙소로 출발했다. 도쿄의 교통체증은 서울을 능가할 정도로 심해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 만큼 막혔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온 태풍이 몰고 온 빗줄기는 잠시도 쉬지 않고 이어졌다. 느리고 답답하게 달리는 동안 시간은 흘러 하코네에 도착했을 때는 짙은 어둠과 안개가 모든 시야를 막고 있었다. 하코네는 작고 조용한, 전형적인 온천 휴양지로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가 묵은 야마 호텔에도 외국인보다는 가족 단위로 쉬러 온 일본인 휴양객이 많았다.​첫 번째 글로벌카에 대한 기대 커 곡선 아껴 탄탄한 이미지 만들고다음날 아침 시승에 앞서 제품설명회가 열렸다. 링컨의 첫 번째 글로벌카인 만큼 LS에 대한 포드의 기대가 크기도 하겠지만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수출팀의 열의는 대단했다. 제품 소개와 메커니즘 설명회를 나누어 진행하며 `미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스포츠 세단의 국제적인 표준을 제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BMW나 벤츠와 함께 링컨을 선택 대상에 포함시켜 준다면 다양한 옵션과 적절한 값으로 럭셔리카의 진수를 느끼도록 하겠다`며 후발주자가 가진 약점도 스스로 진단했다.주차장으로 나와 보니 밤새 내린 비를 맞고 차체가 흠씬 젖은 LS 10대가 나란히 서 있다. 곡선미를 살려 풍만하며 부드러운 모습, 화려하게 번쩍이는 수직형 프론트 그릴 등이 타운카나 컨티넨탈과 닮아 십자모양의 배지를 보지 않아도 첫눈에 링컨임을 알 수 있다. 범퍼 아래 공기흡입구가 커다란 사각 격자무늬를 이루고 그 안에 안개등이 박혀 있는 모습은 타운카보다 더 화려한 인상이다. 순간 `역시 링컨은 스포츠 세단과는 맞지 않는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고정되어 있던 링컨에 대한 편견이 첫인상을 장악해버린 것이다.링컨은 포드의 최고급차를 생산하는 디비전으로 캐딜락과 함께 미국 고급차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미국 대통령이 타는 차를 만드는 브랜드답게 점잖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보수적인 상류층 고객을 파고들어 고급세단 시장을 리드한다. 그런데 링컨의 베이식 모델이 된 LS는 링컨의 80년 역사를 뒤집고 스포츠 세단이라는 별종의 신분으로 전세계의 새로운 젊은층을 끌어안으려 하니 그 변신이 쉽게 와닿지 않는 것이다. 컨셉트부터 디자인, 메커니즘까지 `올 뉴(all new)`라는 관계자의 거듭된 소개가 편견 앞에 무력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LS를 다시 살폈다. 새로운 감각을 접하겠다는 열성으로 디자인 본부를 디트로이트에서 LA로 옮겨 만든 차를 그렇게 단순히 평가할 순 없지 않겠는가 하면서 다시 보니, 그랬더니 이번에는 달랐다. 타운카와 닮긴 했지만 곡선을 아끼고 평면적인 직선을 많이 사용해 훨씬 날렵한 인상인 데다가 전체적으로 볼륨이 줄어 풍만하기보다는 탄탄한 이미지다. 프론트 그릴도 더 가늘고 길다. 몸집 부풀리기가 미덕이던 미국 럭셔리카와 달리 최소한의 품격유지용으로 링컨의 흔적을 남겨둔 것이다.​정면보다는 정측면에서 볼 때 LS의 개성이 더욱 뚜렷해진다. 앞뒤 오버행이 짧아 더욱 길게 느껴지는 휠하우스간의 거리가 약간의 음영을 드리우며 매끈하게 뻗어 견고한 C필러와 어울려 있는 폼이 조금의 군더더기도 없이 깨끗하다. 여기에 A필러에서 C필러에 이르는 길고 굴곡진 아치가 더해져 우아하면서 다이내믹하다. C필러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며 꺾이는 선의 흐름 등 마무리의 품질감이 라이벌인 BMW에 견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럭셔리 스포츠 세단으로의 위상은 충분히 갖추었다.​ 심플한 실내, 미국 럭셔리카의 흔적 없어 후지산 오르며 2중 온도조절기 필요 실감이에 비해 뒷모습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커다란 리어램프 위로 가볍게 치켜올라간 트렁크 리드는 에어 스포일러처럼 경쾌하지만 번호판과 범퍼를 두른 크롬은 링컨 마크마저 가려버릴 만큼 지나치게 번쩍거려 눈에 거슬린다. 장식용 크롬의 면적이 넓어질수록 그 차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기자의 취향 때문인지도 모른다. V6와 V8은 타이어 휠의 디자인만 달랐다.​ 5대의 진행 및 서비스, 카메라차를 대동하고 10대의 LS가 시승에 올랐다. 한 차에 두 사람의 시승자가 타고 중간에 차를 바꾸는(왕복 코스에서 V6와 V8을 타볼 수 있도록) 식으로 진행되었다. V8을 먼저 타게 된 기자는 조수석에 앉아 인테리어를 살폈다. 실내는 놀라울 만큼 심플해 겉모습에서 보았던 미국 럭셔리카의 흔적이 전혀 없다.수평으로 놓인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중앙콘솔로 T자를 이루며 흘러 실내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하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 시작된 수평띠가 네 개의 문을 관통해 간결한 인상을 만든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변속기와 스티어링 휠 등에 사용된, `뉴포트`라는 이름의 색을 가진 우드 그레인은 단조로워 지루해지기 쉬운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준다. 스피도미터와 타코미터를 비롯한 주요 기능 게이지와 운전정보는 한눈에 들어오도록 기능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오디오 시스템 컨트롤은 센터 중앙부 온도조절기 위에 있고, 두 시스템 모두 스티어링 휠에서 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어두운 밤에도 잘 보이도록 밝게 처리한 도어 손잡이가 기분 좋은 액센트가 되어 준다.​​8웨이 파워시트인 운전석(조수석은 6웨이)은 탄탄한 감각이다. 좀 딱딱하다 싶은 가죽 등받이에 몸을 밀착시키고 앉으니 비로소 스포츠 세단을 시승하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일찍부터 발달해온 일본인만큼 일본형 옵션으로 맞추어진 시승차에서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지도가 확대 혹은 축소되면서 꾸준히 보여지고 주요 지점에서는 친절한 음성안내도 나온다.​​예정되었던 시승코스는 후지산 국립공원의 해발 2천304m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었지만 그칠 줄 모르는 비 때문에 시계가 나빠 산 중턱을 돌아 내려오는 것으로 코스가 바뀌었다. 후지산은 비와 안개에 싸여 보이지 않고, 시승길은 노폭이 좁은 데다가 커브와 경사가 심해 달리기가 쉽지 않았지만 LS는 흔들림 없이 잘 달렸다.더위를 많이 타는 운전자는 에어컨을 켜고, 추위를 많이 타는 기자는 온도를 올려 각자 조절하면서 2중 온도조절 시스템의 고마움을 실감했다. 또 뒷좌석 승객은 센터콘솔 뒤에 달린 독립식 조절기로 공기의 방향과 양을 조절할 수 있으니, 차갑고 따뜻한 공기가 서로 섞여 중간정도의 온도를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일행의 체질이 달라 어느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덥거나 추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뒷좌석은 6:4 비율로 접을 수도 있다.​​정교한 핸들링 운전에 자신감 줘 2~3단의 킥다운은 신경에 거슬려오후에는 차를 V6로 바꿔 기자가 운전했다. 오른쪽에 달린 스티어링 휠은 링컨에게도 낯선 것이지만 일본에서 운전해본 적이 없는 기자에게도 낯설었다. 재규어 S타입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LS는 긴 휠베이스와 넓은 트레드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뽑아냈음에도 왼쪽 스티어링 휠에 익숙한 기자는 센터 페시아에 걸려 왼쪽 다리를 움직일 공간이 적은 점이 불편했고, 조수석에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대시보드가 밑으로 많이 내려와 두 다리가 갇힌 듯한 기분도 좋지 않았다.LS는 V6 3.0l 24밸브 DOHC 210마력과 V8 3.9l 32밸브 DOHC 252마력 엔진을 얹은 두 가지 모델이 나온다. 이미 성능이 검증된 포드 토러스의 엔진을 베이스로 한 V6 듀라텍 엔진의 최대토크는 28.3kgㆍm/4천750rpm. 높은 엔진회전수에서 고출력을 내는 엔진이지만 비와 커브길과 오른쪽 스티어링 휠에 익숙해질 때까지 중저속으로 가만가만 달려도 차는 생각보다 훨씬 민첩하고 날렵하게 움직였다. 적당한 무게가 느껴지는 핸들링은 상당히 정교해 금세 운전에 자신감을 심어준다. 게다가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FR)이어서 앞뒤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함께 스포츠 세단에 어울리는 단단하면서 믿음직한 승차감을 만들어준다. 앞뒤 서브 프레임을 통합해 51:49의 무게배분을 이룬 LS는 가볍게 나르는 형태가 아니라 신중하고 다이내믹한 운동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ABS도 작지 않은 차체의 제동자세를 잘 잡아낸다. 잠시도 비가 그치지 않아 엔진음이나 정숙성은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이 정도 차에서 정숙성을 논하는 것은 필요 없는 일일 듯하다.​ 트랜스미션은 자동 5단과 수동 5단을 갖추고 반자동 5단을 추가할 수 있는데 시승차는 오토스틱을 겸한 오토매틱 차였다. 변속은 무리없이 이어지지만 2단과 3단 사이의 기어비가 큰 편이어서 킥다운 현상이 나타나는 점은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그 충격이 작지 않아 운전자는 속도나 엔진회전수를 보며 예측할 수 있다 해도 민감한 동승자는 편안하지 못할 것 같다. 조수석에 앉았을 때는 단지 운전자의 운전특성이려니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자동차의 특성이었던 것이다.어느 정도 운전에 익숙해진 다음 셀렉트 시프트로 옮겨 보았다. 시프트 레버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툭툭 치며 변속하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운전재미를 추구하면서도 편리함 때문에 평소에는 오토매틱 차를 타는 기자 같은 오너에게는 LS의 오토스틱이 제격일 듯 싶다. 링컨의 전통을 깬 타코미터의 rpm 레드라인은 오토스틱에서 중요하게 느껴졌다. 변속을 하기는 해도 수동기어와는 달리 이미 정해진 한계 내에서 조절되는 힘이기 때문에 운전에만 몰두하지 않으면 자칫 엔진회전수를 높일 수도 있을 텐데 그럴 때 경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토스틱에서도 2~3단 타임래그는 컸다.​​모든 편의장비는 운전자에게 맞추고 운동성능 즐기기에는 V6도 충분해토메이 고속도로로 들어선 다음부터는 운전이 심심해졌다. 선두차가 절대 추월선으로 들어서지 않은 채 규정속도(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우리가 달린 일본의 국도와 고속도로는 우리 나라 못지않게 규정속도가 낮았다)를 지키는 바람에 속도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몇 번 대열을 추월해 보니 LS가 쓰지 못한 토크를 분출하듯 힘을 냈지만 시승 진행자의 입장을 생각해 다시 얌전히 내 자리로 돌아왔다.라디오를 켜고 알파인의 12웨이 스피커를 통해 잡음 섞인 일본가요를 듣다가 스티어링 휠 위쪽에 비상등 스위치와 나란히 놓인 스위치를 발견했다.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는 이 스위치의 용도가 무엇일까 궁금해서 뒷자리의 링컨 직원에게 물었더니 카폰 스위치라고 한다. 시승차에는 없었지만 옵션으로 선택하면 센터콘솔에 전화기를 넣고 이 스위치를 이용해 수화기를 들지 않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LS의 모든 편의장비는 운전자에게 맞추어져 있었다.참고로 이 차에는 다른 키로는 시동을 걸 수 없는 특수키와 도난방지시스템, 듀얼 및 사이드 에어백, EBD(전자 브레이크 분배시스템), 열선내장 사이드 미러, 빗물감지식 윈드실드 와이퍼 등 다양한 안전 및 편의장비들이 달려 있다. 엔진오일 교환주기도 10만 마일로 경제적이다.다음날 오전, 하코네를 떠나기 전에 프리 드라이브 시간이 있어 전날 운전해보지 못한 V8을 몰고 호텔 근처 아시노코 호수 주변을 잠시 돌아보았다. V8은 V6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직접 쏘아보진 않았지만 대포와 권총이 발사될 때의 차이 같은 느낌. 같은 차체 안에 훨씬 커다란 힘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다이내믹한 운동성능을 즐기기 위한 차라면 굳이 V8을 선택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특히 우리 나라와 일본에서는) V8의 파워를 실감할 도로도 마땅치 않을 것이고, V6 정도면 링컨이 전하고자 하는 스포츠 세단의 컨셉트를 충분히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컨셉트는 바로 `링컨에 대한 편견을 깨버리는 젊은 링컨`이다. 올 초 샌프란시스코의 놀이동산과 국립공원에서 3주간 1만5천 명 이상이 참가한 성대한 시승식을 치르며 미국시장에 데뷔한 LS는 공식 런칭 2개월만에 99년도 주문이 끝났다. 미국에서 만든 미국차라는 점과 BMW 등 라이벌보다 싼 값(V8은 3만5천225달러, V6은 3만1천450달러로 라이벌 모델보다 몇 천 달러 싸다)이 초기수요를 잡는 데 한 몫 했다.링컨이 표방하는 `미국적 럭셔리와 유럽적 다이내믹`에 대한 검증은 미국에서 유럽을 건너뛰어 이제 아시아지역으로 넘어왔다. 우리 앞에 대중차로 다가오는 링컨이 얼마나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될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알 일이다. 국내에는 12월쯤 V6 3.0l 자동 5단 모델이 들어올 예정이다.​ ​ 
폭스바겐 티구안, 고급 차 아닌 좋은 차 2018-06-28
VOLKSWAGEN TIGUAN고급 차 아닌 좋은 차‘우와’하며 감탄할 포인트는 없다. ‘에잉’하며 실망할 거리도 없다. 그게 이 차의 매력이다.예전 폭스바겐 슬로건 ‘다스 아우토’가 떠올랐다. 영어로 ‘더 카’ 즉 자동차라는 의미처럼 티구안은 기본이 탄탄했다. 화끈한 파워는 없지만 안정되게 잘 달리고, 눈 돌아갈 장식 하나 없는 실내는 빈틈없이 치밀하다. 기본기 좋은 대중차 또는 기름기 걷어낸 고급차 같달까. 그래서 이 차는 고급차라고는 할 수 없다. 그저 잘 달리고 잘 서는 좋은 차다.차갑다. 그래서 차답다폭스바겐 디자이너들은 말 한마디 없이 일하는 게 아닐까? 티구안 스타일에 감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으니 말이다. 교과서처럼 정갈한 비율과 수평적인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차가운 인상. 여기에 철판 성형 기술 과시하듯 날카로이 찍어낸 캐릭터라인과 화려한 LED 그래픽이 더해져 더더욱 기계적인 분위기다. 그 기계다움이 설렘은 없어도, 든든한 신뢰를 준다.그릴과 램프가 하나처럼 연결돼 깔끔하다화려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테일램프. 브레이크를 밟을 때와 주행 할 때 모양이 다르다마찬가지로 실내에도 무표정이 서렸다. 최근 아우디·폭스바겐이 즐겨 쓰는 일자로 이어진 송풍구조차 없는 실내는 그저 뻔하다. 가죽이나 나무 같은 화려한 장식도 없다. 그런데도 값싸 보이지 않는 게 신기할 따름. 비결은 치밀한 마무리와 품질이다. 머리카락 하나 찔러 넣기 힘들 만큼 부품들이 딱 맞게 자리 잡았고, 버튼 조작감도 묵직해 어디 하나 헐렁한 곳이 없다. 흠이 없으니 화려한 장식 없는 실내가 제법 값져 보인다.새로울 게 없는 실내는 만듦새가 좋다커진 차체의 혜택은 뒷자리부터 누릴 수 있다. 이전보다 전체 길이가 55mm, 특히 휠베이스가 76mm 늘어나 2열 공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 키 177cm 표준 체격인 기자가 운전석을 조정한 후 뒤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 한 뼘이 남을 정도. 특히 늘어난 공간을 실용적으로 꾸민 게 반갑다. 1열 시트 뒤에 컵홀더가 달린 큼직한 테이블을 달아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뒷 시트는 4:2:4로 나뉘어 접힐 뿐만 아니라 등받이 각도 조절과 앞뒤 18cm 슬라이딩까지 가능해 공간을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다. 이걸 다 접었을 때 트렁크 공간은 1,665L. 평소 용량은 615L다.18인치나 되는 휠 크기가 비교적 작아 보인다뒷좌석을 위한 꽤 큰 테이블과 제대로 된 컵홀더가 마련됐다뒷 시트가 4:2:4로 접혀, 트렁크 활용성이 좋다든든한 150마력150마력. 과거 현대 테라칸이 커먼레일 직분사 기술을 더한 2.9L 디젤 엔진으로 150마력 출력을 뽑아낼 때 ‘힘이 넘친다’고 표현했었는데, 어느덧 초라한 숫자가 돼 버렸다. 2.0L 배기량 디젤 엔진으로 250마력도 거뜬한 오늘날 150마력이라니, 평범한 숫자에 차를 타기 전부터 김이 빠졌다.150마력 2.0L 디젤 엔진. 일상적인 주행에선 부족함이 없지만, 해외에 판매 중인 190마력, 240마력 버전이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다실제로 티구안 동력 성능은 평범했다. 그래도 기대보다는 경쾌하다. 일상적인 주행에선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1,750rpm부터 34.7kg·m 최대토크가 나오는 까닭에 부족함이 없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시속 100km 정도는 속 시원하게, 그리고 시속 180km까지는 수월하게 속도를 높인다.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밑천을 드러내지만, 그전까지는 최고출력 180~200마력을 내는 동급 SUV와 체감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 제원상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도 9.3초로, SUV 덩치와 출력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편. 아무래도 클러치로 동력을 직접 전하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이전보다 무게를 50kg 줄인 차체가 주효했던 모양이다.시속 180km를 넘는 고속에서 출력 갈증을 키운 건 섀시의 성능이다. 부지런히 돌고 있는 엔진과 달리 승차감은 평온했기 때문. 팽팽하게 조율된 서스펜션이 큰 너울을 빠르게 지나도 출렁이지 않게 잡아내고, 좌우 쏠림도 든든히 억제하니 운전자의 자신감이 줄질 않는다. 그 서스펜션이 제 역할을 하도록 묵묵히 버텨주는 25,000Nm/deg의 고강성 차체도 마찬가지. 단지 오른발만 조급하게 페달을 짓이길 뿐이다.평범해 보이는 옆모습. 헤드램프 위치가 옛날 스포티지처럼 낮은 이유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렇게 뽑아낸 공기 저항 계수(Cd)는 0.31에 불과하다그렇게 달려 강원도 한 고갯길에 도착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속돼 차의 기본기를 파악하기 좋은 코스. 코너를 향해 달리며 힘을 모두 뽑아내도 확실히 150마력 출력은 그다지 무섭지 않다. 이어 브레이크를 밟으며 운전대를 꺾자, 앞쪽이 묵직하게 방향을 튼다. 역시 하체가 아무리 좋아도 SUV는 SUV다. 1,675kg 무게가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지만 큰 키 탓에 날카로운 감각은 없다. 그래도 서스펜션이 롤링은 확실히 잡아내 좌우로 빠르게 하중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허둥대는 시간이 짧고, 연속되는 급제동에도 브레이크 반응이 일정하다. 코너 공략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시종일관 믿음직스럽다. 이러면서도 일상 주행의 승차감까지 만족시키는 게 신형 티구안의 매력이다. 유럽 돌길에서 다져진 하체는 도로 위 잔진동 정도는 가볍게 거르고, 큰 충격은 불쾌하지 않게 둥글려 전달한다. 웬만한 방지턱은 빠르게 넘어도 승객이 깜짝 놀라지 않을 정도. 탄탄한 댐퍼가 충격으로 인한 2차 충격까지 확실히 거르니, 승차감은 부드럽진 않더라도 말끔하다.다만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다. 정차 시 시동을 끄는 스타트 & 스톱 기능이 매우 적극적이어서 공회전 진동을 느낄 새는 많지 않으나, 공회전할 때 진동이 요즘 4기통 치고는 다소 도드라지는 편이며,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애매한 저속에서 이따금 변속 충격을 전했다. 적극적인 첨단티구안은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 주행 보조장치가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간다. 0~시속 160km까지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으로 달리게 해주는 차선이탈방지장치를 켜면 잠깐이나마 운전대를 놓은 채 달릴 수 있다. 실제 도로 위에서도 크게 도는 회전구간 정도는 잘 쫓아가기 때문에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다만 브레이크는 다소 거친 편이다.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이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간다그리고 또 한 가지. 티구안의 스타트 & 스톱 기능은 정차 후 앞차가 출발하면 알아서 시동을 켠다. 대단한 기술은 아니지만 기존에 있는 센서를 활용해 미리미리 시동을 켜니 어색함이 크게 준다.총 452km를 달리는 동안 연비는 리터당 13.1km를 기록했다. 고속 주행할 땐 리터당 18km를 넘기기도 했지만 고갯길을 빠르게 달리고 오랜 기간 세워놓은 채 촬영하면서 연비가 많이 떨어졌다. 그래도 다른 가솔린 차였다면 리터당 10km도 힘들 만큼 가혹했던 환경에서 나름 선방한 수치. 공인연비 역시 리터당 14.5km로 준수한 편이다.티구안은 평범하다. 눈길을 잡아 끌만큼 화려하지 않고, 화끈하게 달려나갈 성능도 없는 평범한 차다. 그런데 뛰어나게 평범하다. 화려함은 없지만 만듦새가 빈틈없고, 화끈하지 않지만 기본기가 탄탄하다. 그 비범한 평범이 타는 이를 매료시키는 티구안의 매력. (폭스바겐 사태 이후) 오랜 자숙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 달 만에 수입차 판매 3위로 올라선 원동력이 아닐까. 글 | 윤지수 기자 사진 | 최진호
[응답하라 1984] 벤츠 뉴 S500 2018-06-27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벤츠 뉴 S500※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 ​​돈도 없는 처지에 벤츠에 집착하며 살아온 나의 반평생은 미국 유학시절 1957년형 벤츠를 본 때부터 시작되었다. 이 무렵이 내게는 하루의 끼니를 때우기도 힘들던 시절이었는데도 검은색의 위풍 있는 벤츠가 큰 덩치의 미국차보다도 단연 멋있어 보였다.벤츠는 캐딜락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고 했지만 `나도 기어코 저 벤츠를 언젠가는 소유해 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오늘날까지 분투해온 것이었다. 생활에 약간 여유가 생긴 30년 후인 1987년, 비록 아직도 벤츠를 살 능력은 없었지만 드디어 1972년형 벤츠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 때의 감격은 제대로 여기에 표현하기 힘들다. 한국에서 대학교수가 벤츠를 처음 갖게 된 감회는 남다른 점이 있었다. 그 이후 79년형, 85년형으로 S클래스만 골라 진급해 왔다. 대형화에 집착한 구형 S클래스 혹평 과거의 실수 인정하고 신형 개발해 벤츠는 외형이 주는 위엄뿐 아니라 운전해 봐야만 진가를 알 수가 있었지만 90년대 들어와 큰 실수를 범했다. 마치 성냥갑을 그대로 키워 놓은 것 같은 초대형화(엔진도 12기통 6.0l 395마력)가 되어 나는 벤츠에 대한 애착심을 잃었고, 그것으로 나와 벤츠와의 인연은 끊어졌다. 90년대 벤츠는 전세계 카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벤츠 애호가로부터도 혹평을 받았다. 때마침 일어난 환경보호문제까지 무시한, 산덩어리 같은 크기의 추한 모습으로 위엄만을 고집했던 벤츠는 매스컴으로부터 비난의 집중포화를 얻어맞았다. 이것은 시대착오였을 뿐만 아니라 사회정의에도 맞지 않는 것이었다. 이 틈을 타서 항상 라이벌의식을 불태웠던 BMW는 크기에 집착하지 않는 매끈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운전감각을 내세워 대성공을 거두었다. 물론 나도 BMW 740iL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벤츠 뉴 S클래스는 과거의 실수를 반성한 기반 위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새 벤츠의 개발담당책임자인 U.푸베르트 박사는 신차 발표회에서 `바로 이전 모델을 타고 있을 때는 비판적인 눈총을 받았었겠지만 이제 여러분은 안심해도 좋습니다. 새로운 S클래스를 타고 달리면 사람들이 선망의 시선을 보내올 것이니까요`라고 했다. 자동차에 관해서는 세계 제1을 자랑하는 벤츠가 이렇게 공식석상에서 과거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새로 내놓은 차에 대한 자신감도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우선 크기로 보자면 S500L의 경우 5천158×1천855×1천444mm로 구형보다 길이가 55mm 짧아지고 넓이가 31mm 좁아지고 높이가 41mm 낮아졌다. 휠베이스도 55mm 짧아졌다. 물론 5m 넘는 거구가 5cm쯤 짧아졌다 해서 크게 눈에 띄지는 않을 것이지만 바로 전 모델까지 그저 호화롭고 크게만 만들어 오던 벤츠가 이제부터 군살을 빼기 시작했다는 데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호화롭던 구형에서 군살 없앤 모습 인생의 여유를 즐기도록 돕는 차 사실 나도 이 차 앞에 섰을 때 실제 크기보다 휠씬 작아 보여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산더미 같은 크기로 군림해온 90년대 모델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다시 말해 이 뉴 S클래스는 자기자신의 성공을 상징하는 도구로 사용해 왔던 구형 모델과는 달리, 이제는 인생에 여유를 즐기게끔 하는 디자인으로 바꾼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날렵하게 앞으로 뻗은 펜더 끝에 달린 라이트와 앞그릴의 모습이 경쾌한 리듬을 준다. 운전대 유리창이 뒤로 크게 누워 있어 공기저항계수(Cd) 0.27이라는, 양산차로는 최저값을 자랑하게 만들었다. 이것만 해도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효과를 더욱 올리기 위해 차 전체의 경량화에도 힘썼다. V6 3.2ℓ엔진을 쓴 S320은 구형보다 300kg 이상 가벼워졌고 전 모델의 평균값을 보아도 210kg의 군살빼기에 성공했다. 이런 군살빼기는 차체의 소형화만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것이다. 구형의 이중유리를 없애고 알루미늄을 엔진 덮개, 앞뒤의 서브 프레임 그리고 차체 앞의 충격을 흡수하는 크래시 박스 등에 사용했기 때문에 연비를 13~17% 정도 높이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내가 오늘 타본 뉴 S500L은 306마력/5천600rpm 엔진을 얹은 모델로 최대토크는 46.9kg.m/2천625rpm이다. 엔진의 스트로크는 84.0mm 그대로지만 보어를 97mm로 늘렸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전 모델에 비해 너무나도 조용했다. 배기개스의 온도를 높이 유지해 촉매를 효율적으로 작동시키는 기통당 3밸브의 레이아웃, 그리고 엔진에 걸리는 부담과 회전수에 따라 두 개의 스파크 플러그에 미묘한 시간차를 두면서 점화해 연소효과를 높이는 이중점화 시스템은 벤츠 특유의 장점이다. 그밖에 S500에만 옵션으로 마련된 새로운 장비가 하나 있다. 이른바 실린더 컷아웃(Cylinder Cut-Out)이라는 장치로 부담이 적은 상태에서는 엔진의 8기통 가운데 4기통은 연료분사가 멈춘다. 그래서 시속 120km에서는 13%, 시속 90km에서는 15%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어 앞서 소개한 경량화로 인한 연료개선과 합치면 무려 30%나 연료가 절약된다는 이야기다. 우리 나라와 같이 휘발유값이 비싼 곳에서 30% 절감은 1년에 2만km를 달린다고 하면 120만 원 이상 아낄 수 있는 효과다. 트랜스미션은 5단 AT로 AT 셀렉터는 D의 위치에서 좌우로 흔들면 D1, D2, D3으로 변속된다.   ​​​에어 서스펜션으로 승차감 뛰어나고 직접 운전해야 즐거움 느낄 수 있어 이 차의 빼어난 특징 중 하나는 앞서 말한 조용한 엔진과 함께 새로 설계한 AIR(Adaptive Intelligent Ride Control) 매틱(matic) 시스템이다. 에어 서스펜션과 4단계 전자제어 가변댐퍼를 조합시킨 것인데, 스트럿에 달린 고무통 속에 있는 공기가 스프링 작용을 한다. 이것이 핸들을 꺾는 각도, 차의 속도, 앞뒤 액슬에 작용하는 차체의 흔들림에 미묘하게 대응, 조정된다. 실제로 차를 타본 사람 외에는 느끼기 힘든, 어떻게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승차감이다. 튀어나온 장애물을 뛰어 넘거나, 웅덩이를 통과하거나, 급커브를 꺾을 때 언제나 승객에게 무한한 안정감을 주었다. 동행한 <자동차생활> 김사장과는 이 차의 우수성에 대해 첫 번째로 승차감, 두 번째로 조용한 엔진을 꼽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을 정도니 말이다. 뉴 S클래스는 벤츠의 기함이다. 없는 것이 없는 장비에 놀랬다. 우선 가죽시트의 앉는 부분에는 무수한 작은 구멍이 뚫려 있고 그 구멍을 통해 겨울에는 가열장치로 엉덩이를 따스하게 해준다. 또한 에어컨 스위치를 누르면 서늘한 바람이 치고 올라온다. 김사장이 `겨울에는 좋지만 여름에 방귀라도 한방 뀌면 그 냄새가 콧구멍으로 곧바로 올라올 터이니 조심해야겠다`고 말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었다.​ ​  계기판의 숫자들이 환하게 보인다. 너무나도 밝게 보여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는 정말로 값진 것이다. ABS, ESP와 ASR 같은 능동적인 안전장치는 물론이고 앞에는 두 개의 에어백, 전후에 4개의 사이드 에어백에다 승차한 사람의 머리를 보호하는 창문 에어백까지 달려 있다. 컵홀더가 곳곳에 달렸고 뒷좌석 사람들을 위해 조명되는 화장용 거울 두 개가 천장에 달려 있다. 에어컨은 네 개의 좌석 모두 취향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천장에 달린 선루프도 이중으로 되어 있고, 유리판으로 된 부분은 뒷면만 올릴 수 있다. 채광과 통풍을 위해 소리 안나게 루프를 열 수 있다.​ ​​앞좌석은 이전 모델과는 아주 다르게 설계되어 있다.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마치 운전자와 조수석의 사람을 에워싸는 듯한 프론트 패널은 과거의 비즈니스 타입 분위기하고는 전혀 다른 친화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 차에는 스피드 트로닉(Speedtronic)이라는 주행 조정장치가 표준장비로 달려 있다. 옵션으로 달린 데이스트로닉(DTR)은 아주 재미가 있는 장치다. 앞차와의 차간거리를 그냥 유지한 채로 달릴 수 있는 장치로 앞 그릴 안에 설치된 레이더 센서에서 발신된 밀리미터파가 앞차와의 상대속도를 계산하고, 동시에 앞차와의 거리도 계산한다. 계산된 거리 이내로 내 차가 접근하면 필요에 따라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어 있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설정할 수 있는 속도는 시속 40~160km다. 그 이하 또는 이상의 속도로 달리면 이 장치는 작동하지 않는다. 벤츠 S클래스라고 하면 큰 회사 사장이 뒷좌석에 않아 달리는 차라는 인상이 짙지만, 뉴 S클래스는 그와 반대로 직접 핸들을 잡고 운전을 즐길 수 있는 차로 변신했다. 너무나도 미끄럽게 나가는 차다. 이 미끄러움도 구형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출발부터 중고속에 이르기까지 거침이 없다. 시속 150km에서도 조용한 엔진 분위기 좋은 곳에서 쉬는 기분 시승하던 날은 비가 많이 쏟아졌지만 와이퍼도 조용하고 엔진도 조용하고 방음장치도 잘되어 있어서 차바퀴가 빗물을 가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틀어 놓은 에어컨도 조용해 시속 150km로 달리는데도 옆에 앉은 김사장과 낮은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어 다른 차로 시속 70km 정도를 달리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차 길이는 짧아졌지만 실내 크기는 구형보다 37mm나 길어져 뒷좌석에 앉아보니 발을 놓는 공간이 마치 운동장 같은 기분이다. 구형 S클래스는 실내 분위기가 품질 좋은 사무실 가구처럼 차가운 맛을 주었다. 그와 달리 뉴 S클래스는 어깨의 힘을 빼고 분위기 좋은 공간에서 쉬는 듯한 기분을 만들어준다. 뒷좌석에 앉아 권위를 자랑하기보다는 운전하면서 삶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으로 변신한 뉴 S클래스는 높이 평가받을 만했다.​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좌석과 암레스트에 사용된 가죽의 촉감이 이 차의 값에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플라스틱 재료로 만든 것 같은 질감이 옥의 티같이 아쉬웠다. 또 한 가지 지적하자면 뒷좌석에 앉은 사람은 그저 편안하다는 것밖에는 아무 것도 즐길 수 없다는 점이다. 고급 국산차도 뒷좌석 중간의 암레스트 뚜껑을 열면 라디오, 이동전화, 심지어 안마장치까지 달려 있는데 몇 억대의 이 차에는 별다른 장치가 없다. 앞좌석 뒤에 신문을 꽂아두는 주머니 하나가(이것은 딴 싸구려차에도 모두 있는 것이다) 덜렁 달려 있을 뿐이다. 그런 불만 말고는 편안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달렸다. 빗길이어서 고속시험은 못해 보았지만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때의 안정감과 쾌적성은 딴 차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우수하다. 시속 220km로 달리면서도 시내를 달릴 때와 똑같은 오디오 볼륨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빗길의 접지감각도 최고였다. 이 뉴 S클래스 때문에 BMW로 떠난 내 마음이 다시 벤츠로 돌아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볼보 더 뉴 XC40 , 다시 태어난 미니멀리스트 2018-06-26
VOLVO XC40 BORN AGAIN MINIMALIST가장 치열한 프리미엄 SUV 시장에 볼보 XC40이 뒤늦게 합류했다. 스웨디시 미니멀리즘이 빚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시장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SUV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세단과 해치백의 입지는 줄고 있지만 SUV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나라와 브랜드를 막론하고 벌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주목한 자동차 회사들은 저마다 매력적인 신형 SUV를 앞다투어 내놓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격전지가 된 프리미엄 콤팩트 SUV 시장은 2010년대 들어 형성됐다. BMW X1을 시작으로 아우디 Q3, 벤츠 GLA 등 입지가 확고한 독일 3사가 탄탄한 영토를 확보했으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렉서스 NX, 재규어 E페이스가 여심(女心)을 겨냥한 캐릭터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융합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장 늦게 뛰어든 볼보는 XC40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만 했다. 수많은 경쟁 모델과 중첩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대의 프리미엄 콤팩트 SUV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XC90, 중형 XC60에 이어 볼보의 SUV 라인업을 완성하는 차로써 브랜드의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볼보가 표방하는 XC40의 전략 ‘스웨디시 미니멀리스트’(Swedish Minimalist)는 바로 이러한 고민을 거쳐서 만들어졌다. 스웨덴 방식의 미니멀리즘으로 만든 콤팩트 SUV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심플 이즈 더 베스트미니멀리즘에 충실한 외관은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지양했다. 그 결과 시원하게 뻗은 파팅 라인과 똑 부러지게 빚은 차체의 양감에 시선이 집중된다. 각종 홍보자료에 등장하는 XC40의 대표 컬러가 흰색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단순함 속에 녹아든 조형미를 보여주기에 가장 좋은 컬러여서다. 차체는 비교적 큰 덩어리로 구성된다. 19인치 대구경 휠을 품은 넉넉한 휠하우스와 큼직한 도어 덕분에 사진보다 더 크고 당당해 보인다. 특히 든든한 인상을 전달하는 C필러는 XC40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자리 잡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뒷문은 벨트라인을 꺾는 기교를 통해 C필러가 더욱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고 독창적인 조형미도 부여한다. 전체 크기(길이×너비×높이 4425×1875×1640mm)는 경쟁 모델 중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아 스포티지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XC40는 길이가 55mm 짧지만, 20mm 넓고, 높이는 5mm, 휠베이스는 30mm 여유롭다. 큼직한 19인치 휠과 넉넉한 휠하우스를 강조하여 당당한 인상으로 빚었다측면은 큼직한 덩어리로 구성하고 장식적인 요소는 지양했다실내로 들어서면 ‘심플 이즈 더 베스트’(Simple is The Best)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화려한 치장을 하지 않고도 볼보의 프리미엄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그중 백미는 큼직한 송풍구와 9인치 터치스크린 그리고 몇 개의 버튼으로 간결하게 구성한 대시보드다. 다른 볼보와 마찬가지로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주행 관련 버튼, 공조기는 터치스크린에 통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밀조밀하게 짜인 디자인 덕분이다. 시승차인 R-디자인 트림의 경우 도트 패턴이 새겨진 알루미늄 실내 장식이 시각적 밀도를 높였고, 새로운 형상의 시프트 레버, 스웨이드와 나파가죽이 혼방된 시트, 펀칭 가죽을 감싼 차 열쇠가 풍부하고 고급스러운 질감을 뽐냈다. 아울러 도어트림 내부와 카펫에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섬유(펠트)에 오렌지 컬러를 사용해 밝고 역동적인 XC40만의 개성을 살렸다. 역슬랜트 노즈로 구현한 XC40의 패밀리룩창의적인 공간 활용과 사용자를 배려한 흔적도 실내 곳곳에 녹아있다. 노트북을 꿀꺽 삼키는 대형 도어 포켓, 조수석 아래에 위치한 서랍식 수납함, 센터콘솔의 휴지통은 주된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했음을 알 수 있다.동급 최고수준의 휠베이스를 자랑하는 만큼 실내 공간 역시 동급에서 가장 넓다. 상위 차에 버금가는 실내 높이와 너비 그리고 무릎 공간을 확보한 덕분에 키가 큰 성인 남자가 뒷좌석에 앉아도 넉넉하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460L이며 60:40 비율의 2열 폴딩을 통해 최대 1,336L까지 늘어난다. 또한 트렁크 바닥 아래에 숨은 수납공간과 별도의 쇼핑백 후크를 달아 다양한 짐을 실용적으로 수납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460L이며, 60:40 비율의 2열 폴딩을 통해 최대 1,336L까지 늘어난다새로운 소형 플랫폼 CMA차체 대비 넓은 실내공간이 가능했던 데는 볼보의 새로운 소형차 전용 플랫폼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의 도움이 컸다.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성능을 내기 위해 네 개의 바퀴 간격을 벌리면서 낮고 넓은 차체 자세를 만들었다. CMA 플랫폼의 몇몇 특징은 SPA 플랫폼(60시리즈, 90시리즈)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서로 닮아있다. 향후 등장할 XC40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고려해 차체 중앙에 배터리팩을 품을 수 있도록 플랫폼 설계의 유연성을 확보한 점이 가장 비슷하다. C필러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통해 더욱 강인해 보이는 차체 반면 하체 구성은 살짝 다르다. 앞은 맥퍼슨 스트럿, 뒤는 코일스프링을 조합한 멀티링크 방식. 뒤에 플라스틱 리프스프링을 채용한 SPA 플랫폼과 비교하면 훨씬 보편적인 설계다. 엔진은 실린더와 주요 부품을 공유하는 3기통 1.5L 터보, 4기통 2.0L 터보, 2.0L 디젤을 얹는다. 출력에 따라 156마력 T3(1.5L 터보), 190마력 T4(2.0L 터보), 247마력 T5(2.0L 터보)의 가솔린 세 가지와 150마력 D3(2.0L 디젤), 190마력 D4(2.0L 디젤)의 두 가지 디젤로 나뉜다. 이와 맞물린 변속기는 모두 아이신에서 공급하는 8단 자동이다. 국내에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0.6kg?m을 발휘하는 4기통 2.0L 엔진과 상시 네바퀴굴림 방식을 조합한 T4 AWD가 먼저 출시됐다. 전체적인 주행 질감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는 탄탄한 승차감과 깔끔한 핸들링이 빚은 전형적인 도심형 SUV의 감각이다. R-디자인 트림인 시승차는 약 10% 더 단단한 스프링과 모노 튜브 리어 댐퍼, 롤링이 적은 두터운 안티 롤 바를 채용했으며 여기에 피렐리 P제로 타이어를 조합해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구현했다. R-디자인 트림의 시승차는 10% 더 단단한 스프링과 모노 튜브 리어 댐퍼, 두터운 안티 롤바, 여기에 피렐리 P제로 타이어를 장착하여 스포티한 주행 감성을 만들었다 펀칭가죽을 사용한 R-디자인 스티어링휠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볼보의 철학은 XC40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조향 보조, 브레이크 제어를 활용한 지능형 안전 시스템(인텔리세이프)을 탑재한 점은 다른 라이벌보다 돋보이는 경쟁력이다. 도로 이탈과 정면충돌 위험이 감소하도록 조향 보조와 브레이크 제어를 통합한 충돌회피 지원 기능, 자동 긴급 제동(시티 세이프티), 운전자의 피로를 경감해주는 반자율주행(파일럿 어시스트)과 평행주차, 직각주차를 지원하는 자동주차 시스템(파크 어시스트 파일럿)이 전 트림에 기본이다. 이렇듯 탄탄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지난 3월에는 ‘2018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었고 누적 계약 8만대를 돌파하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볼보의 성장 견인할 핵심 모델생산은 벨기에 겐트(Ghent)에 위치한 볼보 공장에서 맡는다. 1965년부터 볼보를 생산해온 유서 깊은 공장으로 XC60, V40, S60, V60 등을 생산해왔다. 최근에는 XC40의 밀려드는 주문으로 인해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를 12만5천대까지 확대 할 전망이다. 앞으로 CMA 플랫폼을 사용하는 볼보의 전기 스포츠카 폴스타 2와 자매회사 링크&코의 신차도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한편 볼보는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XC40과 V60을 ‘구독’할 수 있는 이용 프로그램 ‘케어 바이 볼보’(CARE BY VOLVO)를 시행 중이다. 이용방법은 핸드폰 요금을 결제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24개월 약정으로 보험, 유지보수비용이 포함된 국가별 단일 요금만 한달에 한 번 지불하면 된다. 고객은 리스나 렌터카와 달리 중도 해지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고, 자동차 회사는 소유에서 이용으로 달라지는 자동차 구매 방법 변화에 적절히 대응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생산은 벨기에 겐트(Ghent)에 위치한 볼보 공장에서 맡는다새로운 시대의 볼보 라인업은 이제 XC40의 등장으로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매력적인 모델 라인업을 바탕으로 올해 볼보 글로벌의 1/4분기 매출은 작년 대비 14.1%나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전 세계적인 SUV 열풍에 힘입어 XC 라인업이 성장을 견인한 덕분에 전년 대비 판매가 49%나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은 고객의 문턱을 넓힌 XC40으로 인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스웨덴 감성의 미니멀리즘이 빚은 프리미엄 콤팩트 SUV는 다양한 고객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해 보인다. 미니멀리즘에 충실한 인테리어 글 이인주 기자사진 최진호
[응답하라 1984] ​기아 비스토 2018-06-22
​기아 비스토 밀레니엄 4단 AT 마티즈 CVT와 대결하는 경차시장의 새 주역​※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반짝거리는 헤드램프가 깜찍하다. 테일램프는 클리어 타입. 보조제동등이 들어간 리어 스포일러가 경쾌한 뒷모습에 포인트를 더한다.’노란색 비스토 밀레니엄의 작은 변화를 살펴보면서 새로움을 느낀다. 비스토 데뷔 1년만에 추가된 밀레니엄은 비스토 큐 버전의 실내외를 고급화하고 4단 AT를 옵션으로 갖춘 모델. 여러 모로 참신한 비스토 밀레니엄(4단 AT)을 타고 용인 에버랜드에서 하루를 보냈다.​메탈 그레인과 가죽 씌워 실내 고급화아토스 플랫폼으로 개발된 비스토는 귀여운 스타일과 야무진 몸매로 경차 삼색대결에 뛰어들었다. 키는 아토스와 마티즈의 중간. 아토스의 아킬레스건이 된 높은 키를 낮추고 뒷부분을 경사지게 만들어 스포티한 모습을 장점으로 내세웠다.여기에 더해진 비스토 최고급형 밀레니엄은 안팎을 두루 다듬어 경차 고급화를 꾀한 모델이다. 4단 AT의 경쟁상대는 잘나가는 경차 마티즈 스포츠 CVT. 밀레니엄은 보디컬러 리어 스포일러와 백미러, 크롬도금 도어핸들, 머플러 테일 트림, 투톤 알루미늄휠로 옷을 갈아입고, 고광도 헤드램프로 눈화장을 했다. 허리선에 두른 검정 몰딩은 그대로지만 백미러 아래쪽에 밀레니엄 데코레이션 테이프를 붙여 아랫급 모델과 차별화했다.   수수하던 실내도 조금 달라졌다. 센터 페시아에 메탈 그레인을 입혀 깔끔해졌고 핸들과 변속레버, 사이드 브레이크 손잡이에 씌운 가죽은 감촉이 부드럽고 손에 잘 잡힌다.경차 기준으로 볼 때 실내공간은 여유 있고, 운전자세는 편안하다. 앞뒤 시트 모두 높이조절식 분리형 헤드레스트가 달린 것도 돋보이는 장점이다. 뒷시트가 5:5로 접히고 더블폴딩 기능도 갖춰 공간활용성이 뛰어나다.​​​매끄러운 가속과 제동성능 기대 이상밀레니엄 모델과 함께 나온 4단 AT의 성능은 어떨까? 용인 에버랜드 근처의 도로에서 달리기 실력을 체크해 보았다. 비스토에 얹힌 800cc 4기통 3밸브 엔진은 최고출력 54마력/6천rpm, 최대토크 7.4kg·m/4천rpm. 출력면에서 마티즈보다 2마력 앞서지만 눈에 띄는 차이라고 보기 어렵다.​일본 자트코(JATCO)제 4단 AT는 가속 초기에 조금 굼뜬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이어지는 변속이 매끄럽고 시속 80km까지 꾸준하게 뻗는다. D레인지의 중간가속은 조금 힘에 부치지만 그리 답답하지는 않다. 2레인지로 킥다운해 몰아 붙이면 경쾌한 달리기 성능을 맛볼 수 있다.0→시속 200km 가속 테스트에서 비스토 4단 AT는 14초대의 기록을 냈다. 수동기어보다 1초 정도 느린 실력이다. 차급을 뛰어넘는 성능을 욕심 내는 것이 아니라면, 비스토 4단 AT의 달리기성능은 합격점이다. 답답하고 소음이 컸던 3단 AT에 비해 한결 조용한 것도 마음에 든다.​아토스와 같은 메커니즘을 사용하지만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이 매우 만족스럽다. 길게 굽이치는 용인 근처 지방도로에서 보여준 안정된 자세에 믿음이 간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제동성능 역시 나무랄 데 없다. 여러 차례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야무진 운동성능에 부드러움을 더한 비스토 밀레니엄 4단 AT는 대우 마티즈[ CVT에 맞설 기아의 신무기로 손색이 없다. 시장에서 맞붙게 될 마티즈 스포츠 CVT(699만 원)와 비스토 밀레니엄 4단 AT(685만 원)의 값 차이는 14만 원.요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연비는 비스토 4단 AT 17.8km/X, 마티즈 CVT 23.8km/X(LA 4모드 기준)로 마티즈가 앞선다. 그러나 실용연비는 둘 다 15km/X대 안팎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4단 AT와 CVT 중에서 어떤 트랜스미션을 고를 것인가는 고객의 선택에 달려 있다. 둘 다 매력이 넘치는 모델이어서 외모로 우열을 가리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2라운드에 들어간 경차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아 비스토 밀레니엄 4단 AT의 주요 제원​​
최첨단 주행을 향한 세 가지 승부 2018-06-21
Autonomous Driving Test최첨단 주행을 향한 세 가지 승부가장 똑똑한 세 대의 세단이 모였다. 자존심 높은 이들을 어렵사리 불러낸 만큼, 오늘 자리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려야만 한다. 대결 종목은 반 자율주행 기술이다. <자동차생활>은 2016년 9월호에서 반 자율주행을 주제로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BMW 7시리즈의 비교를 진행했다. 양산차중 가장 똑똑한 두 차를 통해서 미래 주행기술을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기사에서는 E클래스의 차선유지 능력과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의 완성도를 더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반 자율주행을 바라보는 두 브랜드의 시각이 다른 데 따른 결과”라며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7시리즈의 원인을 함께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 제조사에서 주장하는 차의 기술과 이를 실제 도로에서 적용했을 때의 차이점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최근 출시한 세 대의 세단을 같은 주제로 다시 모았다.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점검해보기 위해서다. 빠르게 진화하는 반 자율주행 기술자율주행 기술은 그 수준에 따라 L0부터 L5까지 6단계로 나뉜다. L0는 운전자 주행, L1은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또는 조향 보조 기능(둘 중 하나만 지원), L2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조향 보조가 결합한 자율주행, L3는 제한된 도로 조건에서의 자율주행, L4와 L5는 모든 조건에서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 시판 중인 양산 차를 포함해 2년 전 기사와 이번에 모인 차 전부 다 L2에 해당한다. 물론 같은 L2여도 최근에 출시한 차가 더 똑똑하다. 완만한 코너에서조차 차선을 벗어나는 예전 차와 다르게 작년에 나온 차는 그런 현상이 눈에 띄게 적다. 또한, 몇 달이나마 나중에 나온 모델일수록 조금 더 매끄럽게 주행한다. 2년 전 기사에 동원된 차보다 발전됐으리라 기대하는 이유다. 기자는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가장 최신차 위주로 비교 모델을 선정했다. 원래는 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S클래스 부분변경 모델과 6시리즈 GT, 지난달 출시한 기아 K9을 부르려 했다. 그런데 BMW 측에서는 5시리즈의 반 자율주행이 BMW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주장에 펼쳤고 이 의견을 반영해 선수를 교체했다. 반 자율주행 평가는 조향 보조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대부분 차가 능숙한 실력을 뽐내지만 비교적 신생기술인 조향 보조는 차마다 실력 편차가 큰 편이다. 따라서 변별력 높은 평가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K9과 S클래스는 난이도가 높은 내부순환로에서도 운전자의 도움없이 스스로 주행했다코너를 능숙하게 대처하는 S클래스와 미흡한 5시리즈시승 코스는 굽이진 코너를 비교적 빠른 속도로 달리는 서울 내부순환로 성산-종암 구간과 직선 위주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시흥 구간 및 올림픽대로로 구성했다. 성산램프로 진입한 세 대의 차는 시속 75km의 속도에 맞춰 반 자율주행을 시작했다. 점심시간 이후의 도로는 적당한 교통량과 원활한 흐름을 보였지만 일부 막히는 구간도 존재했다. 반 자율주행 테스트를 하기에 가장 알맞은 조건인 셈이다. 홍은동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곡선 구간에서는 세 대의 차 모두 쓸만한 조향 솜씨를 뽐냈다. 대체로 차로 가운데를 유지했으며 한쪽 차선으로 붙어서 주행하는 현상도 없었다. 이들의 승부는 정릉-길음 구간에서 갈렸다. 이곳은 간선도로에서 보기 드물게 급격히 굽은 코너가 연속되어 있다. 여기서 5시리즈는 첫 번째 코너를 돌 때부터 바깥쪽 차선에 가까이 붙어서야 조향을 시작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다음 반대 코너를 만나자마자 조향 보조가 해제됐다. 다른 두 차보다 조향 보조의 지원 각도가 완만했으며 조향 속도도 빠르지 않았다.S클래스는 조향 보조와 관련된 스위치를 한 곳에 몰아넣었다5시리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조향보조 기능을 한 곳에 배치했다 코너에 진입 전 스스로 감속하는 K9S클래스와 K9은 같은 곳에서 사람이 운전하듯 자연스럽게 빠져나갔지만 운전 패턴은 살짝 달랐다. S클래스는 차의 예상 경로를 미리 파악한 듯 유연하게 코너를 통과했고 K9은 차로 중앙을 따라 정확하게 돌아나갔다. 부드럽게 주행하려는 벤츠와 기계적이지만 정확한 K9의 미묘한 거동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한편 국내 지도 데이터를 이용하여 코너를 만나기 전부터 스스로 감속하는 K9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국내 주행환경에서 태어난 국산차의 장점이 빛났다. 결론적으로 두 차는 내부순환로를 달리는 동안 운전자의 조향을 단 한 번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뗐을 때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 시간은 S클래스와 5시리즈가 30초에서 1분 사이, K9은 2분 30초에서 3분 사이였다. 세 차 모두 근접 차량 여부와 주행속도, 코너의 곡률에 따라 다음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 시간이 달라졌다. 이때 조향 보조 기능을 연장하려면 가볍게 스티어링휠을 살짝 흔들면 된다. K9 레이더 센서는 실제 라디에이터 그릴처럼 보이도록 디테일에 신경 썼다K9의 직관적인 크루즈 컨트롤러5시리즈는 조향 보조를 유지하는 시간이 30초에서 1분 사이로 짧은 편에 속한다만약 여러 차례 경고 뒤에도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으면 세 차 모두 기능이 해제되고 마는데 이에 대한 대처는 차마다 다르다. S클래스는 계기판의 경고 화면과 경고음을 함께 띄우고 차의 속도를 서서히 줄인다. 운전자가 운전을 지속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여기고 안전한 정차를 도우려는 것이다. 5시리즈는 경고 화면과 함께 경고음을 발생하며 여기에 짧은 급브레이크를 통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한다. 5시리즈는  조향보조가 해제되면 경고화면과 경고음을 함께 알리고 급브레이크를 짧게 잡는다졸음운전을 하는 경우라면 확실한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반면 K9은 한 번의 경고음 발생 없이 조향 보조가 조용히 풀린다. 이런 방식은 경우에 따라서는 운전자가 조향 보조가 지속되는 것으로 착각하여 사고가 날 우려도 있다. 아직 K9은 운전자 행동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듯싶다. 스티어링휠을 조향하는 힘은 K9이 가장 강했고 두 독일차는 비교적 약하게 개입했다. 이는 차에 대한 통제권을 운전자가 갖고 있어야 한다는 독일 제조사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S클래스는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으면 차의 속도를 서서히 줄인다벤츠는 수십년 간의 고집을 버리고 크루즈 컨트롤 위치를 스티어링휠 스포크로 옮겼다.능숙한 실력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고속도로로 옮긴 세 대의 차들은 시속 100km로 속도를 높였다. 직선으로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에서는 운전자가 개입할 여지가 극히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기자의 이러한 기대와 달리 세 대의 차는 성남톨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돌발 행동을 펼쳤다. 차선이 버젓이 그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 대의 차가 동시에 옆 차로로 넘어갔다. 원인은 고속도로 노면에서 찾을 수 있었다. 판교IC 부근은 콘크리트 노면에 흰색 차선인데다 대낮의 햇빛이 더해져 차선과의 구분이 어려웠다. 아울러 희미하게 그어진 차선 역시 추가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어디까지나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른단 사실을 몸으로 체험한 순간이다. 올림픽대로에 진입한 뒤로는 간헐적으로 정체 구간을 만났다.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도로 상황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미묘한 실력 차이를 파악하기 좋은 조건이었다. 세 대의 차는 가속과 감속을 능숙하게 이어 갔다. 그래도 급제동만큼은 S클래스가 가장 정교하고 부드러웠다. S클래스는 차간 거리를 감지하는 레이더 센서가 그릴에 부착되었다정체 구간과 급하게 감속하는 상황에서는 S클래스의 대처가 가장 능숙하다끼어드는 차를 대처하는 능력은 S클래스와 K9이 비슷했다. 차로에 절반 이상 진입했을 때부터 차를 인식하고 거리를 조절했으며 이를 안전하게 대처할 확률은 S클래스가 다섯 번 중 두 번, K9은 다섯 번 중 세 번 정도였다. 5시리즈는 이 구간에서도 대처 능력이 떨어졌다. 차로 안에 80% 이상 진입했음에도 앞 차를 인식하지 못한 채 차간 거리를 좁혔고, 완전히 진입한 뒤에야 속도를 줄였다. 이런 상황을 완벽히 소화하는 차는 최소 L3 단계의 반 자율주행 자동차다. 아직 L2 단계는 정체상황에서 끼어드는 차를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운전자의 능동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범퍼 하단에 부착된 5시리즈의 차간거리 센서는 오염에 취약한 위치에 있다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모든 주행 상황을 종합하자면 S클래스와 K9의 실력이 가장 뛰어났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는 국내 한정이다. S클래스는 국내 법규와 지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어 일부 기능을 막아둔 상태다. 대표적인 예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로를 스스로 바꾸는 기능이다.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S클래스의 반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앞선다. L3 단계라 주장하는 아우디 A8이 시판된다면 결과는 또 달라지겠지만. 국내에서 가장 효용성 높은 반 자율주행 차는 K9이다. 특히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과속 단속 카메라와 코너 앞에서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모습은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했다. 반면 5시리즈는 차선 인식률이 낮고 차로를 이탈하는 경우도 잦아 이들과 비교하기 민망할 만큼 부족해 보였다. 아울러 앞차를 쫓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보니 앞차가 엉뚱하게 움직이면 그마저 똑같이 흉내를 내곤 했다. 앞차를 쫓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때기 어렵다이러한 실력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BMW는 그동안 쌓아둔 기술력이 적지 않고 이를 연구하는 서플라이어와도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 반 자율주행 장비(전방 레이더 센서와 두 개의 카메라)도 질과 양적인 면에서 세 차가 비슷하다. 수집한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은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후발 주자인 현대자동차가 양산차에서 빠르게 쫓아온 것을 보면 단지 이 때문만은 아닌듯싶다. 기자는 자율주행을 바라보는 제조사의 철학이 그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인 현 시점에서는 여전히 자동차가 운전자의 통제 아래에 있어야 안전한 게 현실이다. 조향 보조 유지시간을 짧게. 조향 감도를 약하게 함으로써 운전자의 꾸준한 개입을 요구하는 시스템 특성에서 운전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제조사들의 철학과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시각에서 보자면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른 5시리즈가 오히려 운전자에게 가장 안전한 시스템이 아닐까. S클래스와 5시리즈는 각각 스마트폰과 리모트키를 통해 운전자 탑승없이도 전진과 후진이 가능하다글 이인주 기자 사진 최진호, 이병주 
[응답하라 1984] 아폴로박사의 카리포트, 리무진 B.. 2018-06-15
아폴로박사의 카리포트 152 천국에 온 느낌을 주는 리무진 BMW L7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BMW란 `Bayerische Motoren Werke`의 약칭이다. 강력한 엔진, 스포츠카 같은 승차감에 효과적인 브레이크를 지닌 차의 대명사와도 같은 BMW는 벤츠와 쌍벽을 이루는 독일의 자랑이다.​BMW는 자동차에 미친 사람이 타는 차고, 벤츠는 자동차를 자랑하고 싶은 사람의 차라고도 한다. 다시 말해 BMW는 손수 운전대를 잡고 차를 몰아 보는 쾌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라면, 벤츠는 그 차에 올라탄 자신을 과시하는 데 보람을 느끼는 차다. 그래서 BMW는 자동차를 모는 다양한 계층, 연령과 광기(狂氣)에 가까운 애호가들의 취향에 맞추어 다양한 모델을 내놓고 있으며 근래에는 더욱 세분화된 느낌이다.​널리 알려진 대로 BMW는 차종을 3, 5, 7의 세 가지 시리즈를 기본으로 나누고 있다. 이밖에 스포츠형 쿠페와 카브리올레인 M과 Z시리즈도 만든다.지난해 나온 L7 타고 사장족 기분내 파티션 버전은 뒷좌석 독립성 높여 우선 젊은이들은 3시리즈로 BMW에 입문한다. 60년대에 나온 전설적인 모델 BMW 2002로 시작된 스포티 컴팩트카의 역사를 이어받아 지금은 아주 성숙해진, 젊은이들을 위한 최고의 스포츠 세단으로 키워졌다. 현재 4기통 1.6ℓ에서 6기통 2.8ℓ까지 다섯 종류나 되는 엔진을 얹은 316, 318, 320, 323, 328이 있다.​최신형 4기통 1.9ℓ 118마력의 엔진을 얹은, 컴팩트한 BMW 318i는 최고시속 206km로 달리면서 나는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스포티한 핸들링, 확실한 주행성능, 승차감 좋은 서스펜션에다가 작은 체구치고는 지나칠 정도의 강력한 엔진을 달았으니 젊은 층에게는 둘도 없이 매력적인 차일 것이다. 값이 비싼 것이 유일한 결점이다.​3시리즈의 윗급인 5시리즈는 벤츠 E클래스와 라이벌이다. 실내공간과 품질, 그리고 조금 열세였던 안전성도 이제는 차이가 없어졌다. 5시리즈에는 6기통 2.0ℓ에서 V8 4.0ℓ까지 여러 엔진을 쓴 520, 523, 525, 528, 530, 540 등 여섯 가지 모델이 있다.​5시리즈도 3시리즈와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좀더 무게가 있어 보이기 때문에 액션을 좋아하는 30~40대의 연령층에 적당하리라 본다.​BMW의 최고급모델인 7시리즈는 프레스티지카다. 현재는 6기통 2.5ℓ에서 V12 5.0ℓ까지 여섯 종류의 엔진을 쓴 725, 728, 730, 735, 740, 750 등이 있다. 7시리즈는 차체가 길어져 액션보다는 중후한 핸들링과 멋을 자랑하는, 벤츠 S클래스에 대항하는 모델이다. BMW는 차의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벤츠보다 가볍다는 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년에 L7이라는 모델을 내놓았다. V12 5천379cc 326마력 엔진을 쓴 750을 37cm나 더 길게 뽑은 리무진으로 내부의 치장도 엄청나게 호화롭게 꾸몄다.​이 차는 확실히 운전하는 사람 아닌 뒤에 탄 사람을 위해 만든 것이었기에 뒷좌석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작년에 L7이 처음 나왔을 때 나와 <자동차생활>의 김사장하고 같이 뒤에 앉아 잠시나마 대기업의 사장족 같은 기분을 맛본 적이 있었다.​새로 나온 L7 파티션 버전은 앞뒤 좌석 사이에 방음 및 차광기능의 유리 파티션을 설치하고 커튼을 달아 뒷좌석 승객에게 독립적인 안락함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파티션을 달면서 바뀐 부분은 뒷좌석 가운데 차지했던 전화와 송풍구, 컵홀더, 각종 조절장치 등이 모니터 패널과 접이식 암레스트로 분산되어 승차인원이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난 점이다. ​​BMW는 이밖에도 M3, M5 등 시리즈별로 고성능 버전을 따로 만든다. M3는 3.2ℓ 321마력 엔진을 얹은 차다. M5는 84년 처음 데뷔했고 지난해 3세대 모델이 나왔다. 540i의 V8 4.4ℓ DOHC 엔진을 개조해 400마력을 낸다.​Z3는 1.9, 2.0, 2.5, 2.8, 3.2ℓ 엔진을 얹은 컨버터블로 독일차 중 처음으로 007 영화에 본드카로 나오기도 했다. 윗급인 Z8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공식 데뷔했고 시판에 앞서 올해 말 007 19탄 `The world is not enough`에 본드카로 나온다. 생산 중단된 8시리즈는 쥬지아로가 디자인한 럭셔리 쿠페로 한 동안 인기를 끌었다.​이렇게 다양한 차종을 내놓고 있는 BMW는 우리 나라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3, 5시리즈의 판매호조로 지금은 벤츠를 앞서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형차 7시리즈 판매에서도 의욕적으로 각종 행사를 통해 홍보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나는 이번에 새로 나온 L7을 탈 기회를 가졌다.​ ​​범고래를 닮은, 뛰쳐나갈 듯한 늘씬한 차체 5m 넘는 거구지만 소형 스포츠카 모는 기분 `쨍`하니 맑고 높은 가을하늘 아래 나타난 검은색 BMW L7은 너무나도 멋있었다. 7시리즈보다 무려 37cm나 더 길게 뽑았으니 마치 범고래 같은 느낌이었다. 거침없이 일직선으로 흐르는 차체의 선을 옆에서 보노라면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한 인상을 받는다.​​​​10월 하순에 일본에 가서 도쿄 모터쇼에 전시된 세계의 내로라하는 신형차들을 다 보았다. 21세기를 대비해 메이커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으나 BMW는 여전히 고전미가 흐르는 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극치의 아름다움을 BMW L7이 보여주고 있다.​나는 감격했다. 값을 물어보니 2억4천900만 원이라! 나는 이 차값에도 감격해야만 했다. 말이 억이지, 억이라는 숫자는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다. 예를 들자면,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가 약 1억5천만km다. 이 거리를 자동차로 달려보자. 시속 100km로 매일 24시간 쉬지 않고 지구에서 태양까지 달리면 얼마만큼의 시일이 걸릴까? 계산을 해 보면 173년이나 걸린다!​BMW L7의 차값이 2억 원이라 치고 이 2억 원을 1천 원짜리 한 줄로 도로에 깔아 보자. 과연 어느 정도의 길이가 될까? 무려 30km나 된다. 매일같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수백~수천억 원의 돈은 상상할 수 없는 물리적인 양이라는 얘기다.​자, L7 이야기로 돌아가자. 우선 차안으로 들어가 앉은 첫 인상은 옛날의 좌석감각과는 다르게 아주 딱딱해졌다. 미국차 같은 안락한 쿠션이 없어졌다. 예전에 벤츠가 그랬는데 BMW도 얇은 방석 하나를 깔고 앉은 기분의 좌석으로 만든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장거리를 뛸 때 졸지 않게 하려는 배려인 것 같다.​호화로운 우드 트림으로 고급감을 더한 내부장치는 지나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아 호감이 간다. 핸들의 크기도 조금 작아졌다. 이것도 팔놀림을 너무 크지 않게 해 피로감을 줄이려 한 것이겠다. 눈앞 속도계의 눈금은 시속 240km까지 그려져 있으니 최고시속이 230~240km쯤은 나온다는 뜻이 아닐까?​​​ ​​가벼운 엔진소리와 함께 출발했다. 이 차는 이른바 리무진 클래스인데도 발놀림이 가볍다. 2톤 이상이나 되는 체구지만 V12 5천379cc 326마력 엔진은 차를 경쾌하게 끌어준다. 올림픽도로로 나섰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BMW 특유의 `부-웅`하는 소리와 함께 미끄러지듯이 속도가 올라간다. 순식간에 시속 150km를 넘기자 `삐삐…`하는 소리가 난다. 이 차에는 속도경고장치가 달려 있어 스스로 최고 제한속도를 정하는 것이었다.​ ​​길이가 5천374mm나 되는데도 소형 스포츠카를 모는 기분이다. 뒤에 따라오던 카메라맨 차를 순식간에 따돌리고 자유로와 연결되어 있는 행주대교에 이르렀다. 도로가 약간 붐볐지만 이리 저리 비껴 나가는 기동성도 스포츠카 기분이다.​`부-웅`하며 독특한 소리를 내면서 가속되는 느낌을 자유로에 들어서서 몇 번이고 반복해 맛보았다. 다른 차들로 붐비는 가운데 시속 200km를 내는 데도 차체는 까닥 없고 음악과도 같은 소리와 함께 비단 위를 굴러가는 기분으로 단숨에 가속된다. 벤츠 S클래스를 몰 때는 황소 같은 힘이 느껴지며 가속되었는데 이 BMW는 바다 속을 누비는 돌고래같이 매끈하게 가속된단 말이다.​​ ​ 운전의 묘미를 만끽하게 해주는 자동 5단 트랜스미션에는 이른바 ATM(Adaptive Transmission Management)라는 시스템과 BMW 고유의 스텝트로닉(Steptronic)이라는 것이 달려 있다. ATM은 운전자가 기어를 D에 놓고 가속 페달을 밟음에 따라 항상 적절하게 그의 취향에 따르는 반응을 해준다.​그리고 스텝트로닉이라는 장치는 여기에다가 수동식 드라이빙의 쾌감까지 제공해준다. 기어변속기의 D 위치에서 바로 옆 왼쪽의 M으로 레버를 옮긴 다음, 그 레버를 +로 적혀 있는 위쪽으로 치면 수동변속기처럼 3단, 2단으로 변속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다시 아래의 -으로 치면 기어가 내려가는 쾌감을 느낄 수 있고 레버를 D 위치로 옮기면 자동변속 시스템으로 되돌아온다.​​​EDC 시스템이 안락한 승차감 제공 뒷좌석 위주여서 운전석은 불편해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파워 스티어링의 감도 조절을 서보트로닉(Servotronic)으로 한다는 것이다. 차가 느리게 간다던가 아주 험악한 길을 갈 때, 또 고속으로 달릴 때는 스티어링 휠에 느껴지는 파워의 감도가 다를 수 있지만, 이것은 어떤 도로와 속도에서도 일정한 감각을 주니까 불안요소를 해소시켜 준다.​이 차에는 EDC(Electronic Damper Control) 시스템이 있어 포장, 비포장도로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으로 진동을 막아주며, 미끈하게 달리면서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빈차이건 승객이 5명이 되건 간에 수압식 자동 수평유지장치가 차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한다.​이렇게 최고의 직진, 접지감과 안락한 승차감을 운전자와 뒷좌석에 앉은 사람에게 제공하지만 한 가지 옥의 티가 있다. 운전자의 등받이가 어느 각도 이상은 넘어가지 않는데 그 각도가 너무나도 제한되어 있어 약간 불편하다는 것이다. 하기야 이 차는 운전하는 재미와 쾌감보다는 뒷좌석 위주로 꾸민 차니까 더 말할 것이 없겠다.​뒷좌석에 앉은 사람에게는 정말로 최고의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우선 이번에 나온 L7은 매년 300대밖에 만들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선택된 사람에게만 제공된다. 두 가지 옵션이 있는데 하나는 4인승으로 만들어 뒷좌석에는 두 사람밖에 탈 수 없게 되어 있다. 이 차의 뒷좌석 가운데에는 라디오, 전화, 에어컨 및 TV 등을 위한 콘솔이 가로지르고 있다.​​​​​이와 다른 5인승은 뒷좌석에 세 사람이 탈 수 있게끔 넓고 긴 좌석이 놓여 있다. 그 대신 운전석과 뒷좌석을 완전히 차단하는 파티션 즉, 유리로 된 칸막이가 있다. 뒤에서 버튼 하나를 누르면 `스르르…`하고 올라가고, 또 하나의 버튼을 누르면 유리 칸막이에 커튼이 옆으로 `스르르…`하면서 닫히게 되어 운전석과 뒷좌석이 완전히 격리된다.​이렇게 되면 뒷좌석에 애인이나 이쁜이를 태우고(마누라하고는 차안에서까지 그럴 이가 없겠지만) 별의별 사랑행각을 벌일 수 있는 그야말로 도청, 감청장치도 없는 안전한(?) 공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기야 꼭 이런 일에만 쓰일 필요는 없겠고 비밀이 요구되는 정담(政談)이나 상담(商談)을 하는 데도 둘도 없이 편할 것 같다. 이 차에는 이동전화뿐 아니라 TV와 팩스까지 구비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돈이 만능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나는 일은 역시 돈 많은 사람들이 독차지하게 마련인가 보다.​그런 사랑행각을 벌이다가 혹시 충돌사고가 날 경우에도 걱정할 것이 없다. 에어백이 도어에도 달려 있고 창문 위에도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자동차가 어떤 각도에서 부딪쳐 굴러 떨어져도 사방이 쿠션으로 둘러 싸여 있으니까 이 차의 뒷공간은 그야말로 완전히 안전한 천국이라 아니할 수 없으리라.​시승하고 돌아오는 길에 딴 사람에게 운전을 부탁하고 뒷좌석에 앉아 보았다. 유리 칸막이도 해보았지만, 필요한 애인이 옆에 없어 허공만 안고 되돌아 왔다.​​​BMW L7 파티션의 주요 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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