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EP GRAND CHEROKEE 미끈한 디자인·탁월한 오프로드 주파력
2004-01-19  |   47,873 읽음
국내에서는 프레임 보디에 4WD 구동계를 얹은 차를 가리켜 ‘지프형차’라고 한다. 몇 년 전에는 간단하게 ‘지프’라고 했지만 지프 상표권을 갖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에서 이의를 제기해 지프형차로 바뀌었다. 이처럼 오프로드 주행에 필요한 기능을 갖춘 SUV의 대명사 지프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함부로 쓸 수 없는 귀한 이름이다.
2차대전 직전 윌리스 오버랜드사에서 개발한 지프는 전쟁기간 여러 분야에서 대단한 활약을 보였고, 종전 후 CJ(Civilian Jeep) 시리즈로 양산되었다. 윌리스사는 숏보디인 CJ와 함께 1949년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롱보디 스테이션 왜건을 더했다. 스테이션 왜건은 63년 ‘왜고니어’ 이름을 달고 나와 롱보디 SUV의 시조가 되었다.
이후 차체를 키운 그랜드 왜고니어와 빅 체로키가 등장했고, 74년 2도어 풀사이즈 모델 체로키가 데뷔했다. 체로키는 84년에 사이즈를 줄이고 지붕을 낮춰 SUV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켰다. 체로키를 바탕으로 안팎을 고급스럽게 다듬고 고급화시킨 모델이 그랜드 체로키로 93년 데뷔했다.
초기 그랜드 체로키의 개발 코드명은 ‘Z’, 현재 팔리는 모델은 99년 등장한 WJ다. 2001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체로키는 디자인을 손보고 이름도 리버티(국내명 체로키)로 바꾸어 완전히 다른 차가 되었다.
데뷔한 지 5년째로 접어든데다 뉴 레인지로버, 포르쉐 카이엔, 폭스바겐 투아렉 등 럭셔리 SUV가 쏟아져 나오면서 그랜드 체로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프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오프로드 성능은 아직도 특출하고,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로 무장한 럭셔리 SUV임에는 틀림이 없다.
국내에는 92년부터 팔리면서 다양한 모델이 굴러다니고 있다. 그동안 외관은 크게 바뀌지 않았으나 꾸준히 성능을 개선하고 편의장비를 더했다. 차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올 하반기 등장할 벤츠 뉴 M클래스(2005년형)와 같은 섀시를 쓰게 된다.

ERIOR
그랜드 체로키는 정통 SUV이면서도 매끈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최저지상고가 210mm로 상당히 높지만 차고는 1천710mm로 국내에 팔리는 국산·수입 SUV를 통틀어 포르쉐 카이엔(1천699mm)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모서리를 둥글리고 윈드실드가 가파르게 누워 늘씬한 인상이다. 앞쪽에는 지프의 상징인 7개의 수직 그릴이 서 있고, 좌우에 클리어 타입의 커다란 헤드라이트가 박혀 있다.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외모를 가졌다.
옆모습은 사다리꼴 휠하우스가 지프의 혈통임을 보여준다. 오버펜더와 사이드 가니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벨트라인이 적당히 높아 단정하다. 뒤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둥글어지는 지붕선이 전체 분위기를 날렵하게 해준다. 지붕이 높지 않아 루프 랙에 캐리어를 달아 스키나 스노보드를 싣기에도 편하다.
동급 SUV 중에서는 큰 편에 속하는 17인치 휠에는 235/65 R17 전천후 타이어를 끼워 온로드는 물론이고 오프로드에서도 무난한 달리기를 보인다. 하지만 열선이 들어간 검정색 사이드 미러는 럭셔리 SUV에 어울리지 않게 수동식이다.
뒷모습은 평범한 디자인으로, 스페어 타이어가 트렁크에 들어가 있어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다. 트렁크 바닥이 높고 해치 도어가 크게 열려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다. 리어 윈도는 따로 열리기는 하지만 꽤 높이 달려 물건을 넣기가 쉽지 않다. 뒤 범퍼 아래에는 견인용 히치가 있다. 트레일러용 전기 콘센트도 기본이다. 범퍼 아래에 달린 스키드 패드는 작은 이탈각을 보완해 준다.

INTERIOR
그랜드 체로키의 실내에서 돋보이는 부분이 푹신한 시트다. 특히 앞좌석은 고급 소파를 연상시킬 정도로 편안하고, 너비와 앞뒤 길이가 넉넉하다. 또 지지점이 확실해 몸이 미끄러지지 않는다. 앞좌석 시트는 모두 전동식이고 조절식 열선이 달렸다. 뒷시트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편이다. 센터 암레스트가 없고 4:6으로 나뉘어 접히지만 완전히 평평해지지 않는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단정하다. 요즘 럭셔리 SUV는 온갖 편의장비가 달리면서 많은 스위치가 늘어서 있지만 그랜드 체로키는 깔끔하다. 우드 그레인도 수직으로 곧추선 센터페시아와 도어트림 등 꼭 필요한 부분에만 썼다.
고급 승용차에 달리는 편의장비는 대부분 갖췄다. 온도조절장치는 좌우 따로 조절할 수 있다. 지프 로고가 선명한 스티어링 휠은 앞쪽에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가 있고, 뒤쪽에 오디오 스위치가 자리했다. 익숙해지면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능숙한 손놀림을 할 수 있다.
요즘 차에는 인대시 타입의 6장 CD 체인저가 들어가는 것이 유행이지만 CD가 바뀔 때마다 덜그럭거리는 소음이 난다. 그랜드 체로키는 트렁크에 10매 CD 체인저가 있고, 대시보드의 오디오에 따로 싱글 CD 플레이어가 준비되었다. 180W의 높은 출력을 내는 인피니티 골드 시스템을 써서 음악감상을 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대부분의 전자장비는 오버헤드 콘솔의 스위치로 조절한다. 시동키를 빼도 얼마 동안 헤드라이트가 켜져 길을 비추는 타임 딜레이 기능, 키를 빼면 운전석이 물러나는 이지 액세스 등이 있고, 리모컨으로 문을 열 때 운전석만 열 것인지 아니면 도어 전체를 열지도 선택할 수 있다.
그랜드 체로키는 V8 4.7X 파워텍 엔진을 얹어 4천800rpm에서 238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최신 럭셔리 SUV들이 작은 배기량으로 280마력 이상을 뽑아내는 것에 비하면 출력이 높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최대토크가 40.5kg·m나 되고 차 무게가 현대 싼타페와 비슷한 1.8톤밖에 되지 않아 힘 부족을 느낄 수 없다.
최고시속은 190km로 그리 빠르지 않다. 하지만 정지가속과 추월가속 등은 조금 보태 스포츠카 수준이다. 신호대기에서 출발하면 어지간한 휘발유 승용차는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최고속도까지 거침없이 가속된다.
막강한 가속능력은 독특한 기어비를 가진 자동 5단 트랜스미션 덕분이다. 1.67의 2단 기어비가 빠른 가속을 돕고, 3단에서 2단으로 내려갈 때는 1.50의 기어를 써서 부드럽게 변속된다. 트랜스미션 슬립이 약간 감지되지만 넉넉한 엔진 힘 때문에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그랜드 체로키의 4WD 시스템은 ‘콰드라 드라이브’다. 지프 계열에서 유일하게 풀타임 4WD를 바탕으로 하고, 트랜스퍼 케이스와 액슬을 통해 네 바퀴에 토크를 나눈다. 즉 앞뒤 바퀴의 회전차가 생길 때는 트랜스퍼에서 구동력을 더 보내고, 좌우 바퀴는 앞뒤 액슬에서 나누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한 바퀴만 땅에 닿아 있어도 엔진 출력이 100% 전달되어 차를 움직일 수 있다. 브레이크가 과열되면 쓸 수 없는 다른 SUV보다 뛰어난 점이다.
오프로드 성능은 지프의 혈통을 이은 차답게 아주 뛰어나다. 접근각은 SUV 중에서도 높은 36.7도, 뒤쪽 이탈각은 약간 작은 28.6도다. 저회전에서 큰 토크가 나오는 엔진과 3.73으로 꽤 높은 최종감속비, 여기에 로 기어비 2.71까지 더해져 오프로드 주파력은 나무랄 데 없다.
앞뒤 리지드 액슬에 코일 스프링 서스펜션을 써 온로드 승차감과 핸들링은 다른 승용형 SUV에 비해 조금 뒤지는 편. 하지만 뒤쪽에 삼각형 센터 링크가 달려 끈끈한 접지력을 보인다. 안전장비로는 ABS와 제동력 배분장치, 듀얼 및 커튼식 사이드 에어백 등이 기본으로 달린다.

CHASE GUIDE
그랜드 체로키는 국내에 최고급형인 리미티드 모델이 들어온다. 한때는 직렬 6기통 4.0X 엔진의 라레도 모델도 수입되었지만 지금은 중고차 시장에서나 볼 수 있다. 리미티드는 풀옵션 모델로 6천280만 원에 팔린다. 크라이슬러의 부품회사 모파(Mopar)가 만든 순정 액세서리(범퍼 가드, 사이드 스텝, 루프 캐리어 등)를 이용해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
크라이슬러는 수입차 업계 최초로 엔진계통의 주요 부품과 드라이브 샤프트, 클러치, 변속기, 앞뒤 차축 등 드라이브 트레인에 대해 7년/7만 마일(11만5천km)간 보증수리를 해준다.
2003년 1∼11월 그랜드 체로키는 138대가 팔려 SUV 중에서 RX330(594대), BMW X5 3.0(372대), 포드 이스케이프 3.0(236대), 닷지 다코타(214대)에 이어 판매 5위(138대)를 했다. 매월 꾸준하게 10∼20대가 팔린 셈이다.
오는 2월부터는 같은 그룹의 벤츠에서 만든 2.7X 커먼레일 디젤 모델이 들어온다. 배기량이 줄어들고 디젤 엔진을 얹어 값을 조금 내릴 전망이다. 유력한 경쟁자는 랜드로버 TD5 ES(고급형 6천780만 원), 벤츠 ML270 CDI(6천980만 원) 등이다.
중고차 시장에는 2003년형부터 구형인 1994년형까지 다양한 모델이 나와 있다. 값도 천차만별이어서 2002년형 리미티드의 경우 3천만 원대 중반∼4천만 원대 초반에 팔린다.
취재차 협조 :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02)2112-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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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분위기의 실내. 편의장비가 충분하면서도 스위치들이 많지 않아 깔끔하다시트 메모리 버튼이 달린 운전석 도어트림전자장비 옵션나침반과 기온타이어 공기압푹신한 시트는 몸을 편안하게 감싸준다앞좌석에 비해 뒷좌석 편의장비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헤드유닛에서 트렁크에 달린 CD 체인저(10장)를 조절한다럭셔리 SUV답게 좌우 온도를 따로 조절할 수 있다트렁크 높이가 적당해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다무게가 가볍고 토크가 좋아 가속력이 상당히 뛰어나다V8 4.7X 파워텍 엔진은 최고출력 238마력을 낸다210mm의 최저지상고를 갖춰 지프의 맏형다운 오프로드 능력을 자랑한다연료탱크를 보호하는 스키드 패드를 달아 거친 험로를 달려도 부담이 적다항상 네 바퀴를 굴리는 풀타임 4WD 방식으로 왼쪽이 로 기어 레버다17인치 휠을 끼우고 온로드와 오프로드 겸용 타이어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