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에비에이터 유럽차에 가까운 주행감각
2004-02-06  |   42,025 읽음
SUV는 이제 하나의 사회 문화적 현상이다. 도로에 이렇게 큰 차들만 넘쳐나도 괜찮은가 하다가도 어느새 그것을 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BMW, 폭스바겐, 포르쉐는 물론 캐딜락도 SUV를 만드는 세상이니 링컨의 SUV라고 해서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자동차세계의 영역구분은 이제 정말 무의미해졌다는 생각이다.
링컨 에비에이터는 링컨의 첫 SUV는 아니다. 먼저 나온 내비게이터가 풀사이즈 SUV라면 에비에이터는 미드사이즈 SUV라는 점이 차이점. 그런데 실제로 보니 무척 크다는 느낌이다. 경쟁모델인 BMW X5, 렉서스 RX330, 메르세데스 벤츠 M클래스 등과 비교해보아도 큰 편이다. 그렇다면 내비게이터는 얼마나 크다는 것일까. 아무튼 우람한 덩치에서부터 미국 SUV의 특징을 드러내는 듯한데 같은 플랫폼이라는 포드 익스플로러와는 어디 하나 공통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SUV의 고급화 추세에 맞춰 새로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링컨 에비에이터는 과연 어떤 반응을 얻을 것인가.

고급스런 디자인은 차분한 분위기로 절제
넉넉한 실내, 페달 위치도 조절할 수 있어


에비에이터(aviator)는 비행사라는 뜻. 에어로다이내믹한 스포츠 세단이 아닌 SUV의 이름으로는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데 실제 운전석에 앉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원래 비행기 조종석의 위치가 지상에서 매우 높이 자리하기 때문. 전방은 물론 큼직한 사이드 미러를 통해 보는 뒤 시야도 무척 시원스럽다. 사이드 미러 아래쪽에 깜박이 램프를 달아 차선 이동 때 뒤차에게 확실한 신호를 보낸다. 또한 긴 차체에 비하면 백미러로 보는 후방 시야도 괜찮고 후방센서를 통한 경고음이 장애물을 알려주므로 걱정할 것은 없다.
스타일은 투박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오랜 전통으로부터 이어져 온 럭셔리 세단 브랜드의 후광 덕분이다. 무엇보다 두툼하고 넓은 사이드 스텝을 달아 타고 내리기 편해서 좋다. 사이드 스텝은 루프 랙에 짐을 싣고 내릴 때도 도움이 된다. 해치 게이트는 크게 열려 쓰임새가 좋지만 조금 무거운 편이다. 대신 버튼을 눌러 유리 부분만 따로 열 수 있으므로 간단한 짐을 내리고 실을 때 편리하다.
통풍 시트는 안락하고, 다루기 쉬운 파워 시트 스위치는 정확한 운전 포지션을 잡게 해준다. 특히 페달의 높낮이도 따로 조절할 수 있다는 데 놀랐다. 스티어링 휠에 몸을 맞추고 다리가 조금 짧다면 페달을 튀어나오게 하면 된다. 두툼한 센터 터널이 운전석과 동반석을 가로지르며 독립적인 공간 감각을 높여준다. 그 상단에 놓인 센터페시아는 오디오 부분에 덮개를 달아 시각적으로 깔끔하고 전체적인 스위치류를 잘 정돈해 놓았다. 뒷좌석을 위한 공조스위치는 천장 선루프 스위치 아래에 달려 있다. 고급스러움이 너무 튀게 하지 않으려는 듯 심플한 구성이 차분하다. 베이지색 컬러 등에서부터 디자인 포인트가 볼보 분위기가 조금 나는 듯하다. 분리되는 원통형 재떨이는 쌍용 렉스턴에서 보던 것과 같다. 그런데 풋 브레이크 해제 스위치는 너무 아래쪽에 달려 몸을 많이 숙여야 하므로 다소 불편하다.
도어 패널 디자인도 깔끔하다. 파워 윈도 스위치를 센터터널 쪽으로 보낸 결과인데 대신 파워 시트 스위치를 여기에 달았다. 경험상 실제 쓰기에는 아무래도 파워 윈도 스위치가 도어 패널에 달린 것이 좋다. 도어 핸들 옆에는 두툼한 뚜껑을 지니는 수납함이 있는데 마치 금고처럼 듬직하다. 맵 포켓은 앞으로 젖힐 수는 있지만 사이즈가 조금 작다.
2열 시트는 정말 넓고 쾌적하다. 3열 시트는 공간이 그리 좁지는 않은데 무릎을 곧추 세우고 앉아야 하므로 오랫동안 타기에는 무리겠다. 아무래도 보조 시트에 가깝고 짐 싣기 위한 공간으로 비워둬야 할 것 같다. 3열 시트 뒤의 공간 또한 아이스박스를 싣기 어려울 만큼 좁기 때문이다. 물론 2, 3열 시트는 접을 수 있어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가볍게 내모는 V8 4.6X의 넉넉한 힘
비포장길 잘 달리고 승차감도 괜찮아


가죽과 나무를 섞어 만든 스티어링 휠은 무척 화려한 모양이다. 가죽의 바느질도 촘촘한 게 품질감이나 마무리가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다. 자동 5단 기어 레버는 세로로 각진 모양이 공격적이다. 기어가 ‘철컥’ 들어가는 느낌도 대형 SUV의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비행사라는 에비에이터의 이름을 수긍하게 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달리기 성능에 있었다. V8 4.6X DOHC 302마력 엔진의 파워를 얕본 것은 아니지만 2.3톤에 가까운 차체를 이렇게 가볍게 내몰 줄은 몰랐다. 발진 가속에서부터 무게를 느낄 수 없는 움직임은 어떤 환경에서나 넉넉한 힘으로 도로를 압도해나갔다. 특히 톨게이트를 지나며 풀 드로틀을 시도했을 때는 마치 스포츠 세단처럼 날렵하게 뻗어나가며 본선에 합류했다. 덩치만 크고 털털거리는 차는 아닌 것이다.
시속 120km에 이르는 것은 그야말로 잠깐이다. 시속 160km 부근에서도 휘청거리거나 하는 움직임 없이 안정감 있게 내달렸다. 시속 100km 정도는 매우 느리게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 시속 130km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바람 소리가 조금 크게 들렸다.
넉넉한 힘은 추월가속도 여유 있게 해낸다. 순발력이 부족하다면 힘든 부분인데 41.5kg.m의 강력한 토크가 뒷받침해주는 덕분이다. 더욱이 3천250rpm이라는 적절한 엔진회전수에서 터져 나와 가속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풀타임 4WD의 안정감은 비포장도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굴곡이 많은 험로에서 균형을 잃지 않음은 물론 승차감을 크게 해치지도 않았다. 서스펜션은 생각보다 단단하고 노면충격을 잘 걸러준다. 그러고 보니 전반적인 주행감각이 유럽차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다만 경사가 급한 코너에서는 아무래도 주의가 필요하다. 무게중심이 높고 앞뒤의 균형감각도 세단에 비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링컨 에비에이터는 전반적으로 미국차답지 않은(?) 품질감과 유럽차와 비슷한 주행감각이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면서도 유럽차보다 저렴한(?) 차값이 또 하나의 매력. 가격경쟁력은 분명한 장점이 될 것 같다. 다만 덩치가 큰 만큼 조금 떨어지는 연비는 감안해야 할 부분. 어떻든 큰 기대 없이 나간 맞선 자리에서 의외로 끌리는 기분이랄까. 헤어지는 순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는 여운이 남았다. Z

링컨 에비에이터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10×1880×1815
휠베이스(mm) 2889
트레드(mm)(앞/뒤) 1545/1555
무게(kg) 2270
승차정원(명) 6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02/5750
최대토크(kg·m/rpm) 41.5/325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4601
보어×스트로크(mm) 90.2×90.0
압축비 10.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85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245/6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3.220/2.290/1.540
1.000/0.710/3.070
최종감속비 3.73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09
0→시속 100km 가속(초) 10
연비(km/L) 6.0
Price 7,69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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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은 투박하면서도 고급스런 이미지를 준다. 라디에이터 그릴 위 링컨 엠블럼이 포인트V8 4.6X DOHC 302마력 엔진. 넉넉한 파워와 토크가 인상적이다2, 3열 시트를 접어 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하다풀타임 4WD는 거친 노면을 잘 타고 넘는다실내는 화려하면서도 심플한 구성이다3열 시트 뒤의 공간은 좁은 편이다여유가 배어나는 공간으로서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