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뉴 프리랜더 소형 SUV의 왕자
2004-02-06  |   37,261 읽음
1877년 영국 자전거 메이커로 출발한 스탈리 서튼은 같은 해에 회사 이름을 로버로 바꾸고 모터사이클을 만들기 시작하다가 1904년부터 자동차 메이커로 변신했다. 긴 세월 동안 영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재편성되고 통합하는 여파를 받아 레일랜드 그룹에 소속되어 1970년대부터 국영기업의 길을 걷기도 했다.
그 이후 로버와 랜드로버로 나눠지면서 일본 혼다와 손을 잡았다가 66년 BMW에 매수되었다. 그런데 다시 2000년에 이르러 랜드로버는 미국 포드에게 매각되었다. 그리하여 현재는 재규어, 애스턴마틴과 함께 포드 산하에 있다. 오늘날의 랜드로버는 SUV 붐을 일으킨 네바퀴굴림의 상징적인 개척자로서 2차대전 종전 뒤 실로 55년이란 역사를 자랑하는 전문 메이커다.

97년 등장 후 처음으로 마이너 체인지
앞 범퍼와 그릴 바꾸고 편의장비 더해


랜드로버 라인업에서 가장 컴팩트한 SUV는 97년 등장했다. 이름하여 프리랜더. 그러나 크기는 제법 커서 5도어 ES모델은 국산차인 현대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다. 최고급 모델인 ES는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스타일로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옛날에는 자연 풍경과 동화하려고 은녹색 칠을 한 SUV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요즘에는 자연 속에서보다는 도심에서 사용하는 기회가 더 많아서 남의 눈에 튀어 보이기 위해 붉은 색이 가장 많이 생산된다고 한다. 영국의 고집스런 제작태도가 반영되어 이 차가 처음 출시된 이후 기본장비에는 변함이 없고, 다만 매년 조금씩 안팎을 개량해 더 편리한 차로 선보이고 있다.
차의 크기를 싼타페와 비교해보자. 프리랜더의 길이×너비×높이는 4천450×1천800×1천800mm이고, 싼타페는 4천500×1천800×1천675mm다. 따라서 프리랜더는 길이가 싼타페보다 짧지만 높이가 커서 실내공간에 여유가 있다. 게다가 운전석 앞의 패널이 아주 낮게 깔려 있어서 앞좌석 시야가 넓어 참으로 ‘전망대 차’를 모는 기분이다. 새 모델은 대시보드 위쪽에 컵홀더를 마련하는 등 편의장비를 개선한 것이 눈에 띈다.
외형에서는 앞 범퍼와 그릴이 새로워졌고, 뒤의 백업 라이트를 범퍼에서부터 뒷바퀴 위의 펜더가 트렁크쪽으로 구부러진 양쪽 면 위로 옮겨 붙여 눈에 잘 띄도록 했다. 또 17인치 크기의 휠로 바뀐 것도 인상적이다.
이 차에 얹은 엔진의 출력이 177마력이니 힘찬 주행감도 느낄 수 있으리라. 뉴 프리랜더에는 디젤 엔진도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차의 V6 2.5X 엔진은 그 옛날 로버75에 썼던 것을 프리랜더용으로 튠업한 것인데 이 정도 출력이면 오프로드와 온로드에서 충분한 주파성능을 낼 수 있다.
좌석은 보통 승용차 것보다는 좌고(坐高)가 높아서 보다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고, 좌석이 위로 붙어 있어서 차안에 들어가 앉으면 사방을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더욱이 앞 시야도 넓기 때문에 마치 도로를 지배하는 왕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차는 V6 엔진의 넉넉한 힘으로 미끄러지듯이 부드럽게 출발한다.
두툼한 운전대의 휠 감촉이 좋다. 눈앞의 계기판도 이전과 약간 달라졌다. 구형은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큰 원을 그리며 중앙에 자리잡고 앙쪽 구석에 연료계와 온도계가 작은 원으로 박혀 있었는데, 신형은 연료계와 온도계가 가운데로 자리를 옮겨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뉴 프리랜더에는 또 한가지 딴 차에 없는 장치가 있다. 차를 멈추고 있는 동안 음료수 컵이나 서류를 놓고 일을 볼 수 있게끔, 운전석과 조수석 앞에 50×20cm 정도 크기의 판을 달아 필요할 때 테이블 구실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참으로 신선하고도 고마운 배려다.

가속력·승차감 좋고 달릴 때 피로감 덜해
반사도가 70%나 높아진 새 헤드램프 달아


이 차에는 동급의 딴 차에서는 볼 수 없는 스텝트로닉 커맨드 시프트 5단 기어가 달려 있어, 미끄러운 노면이나 거친 땅 위도 문제없이 달리며 스포츠카 같은 기분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뉴 프리랜더는 비스커스 커플링을 통해 구동력을 전달하는 풀타임 4WD 장치로 앞바퀴와 뒷바퀴의 구동력을 매끄럽게 변화시켜 오프로드 및 온로드 주행성능을 높여주고 있다.
접지감각에 힘마저 느껴지는 이 차 특유의 기동성은 험하고 미끄러운 산길을 오르내리고 커브를 돌 때 진가를 발휘한다. 또한 전자식 트랙션 컨트롤(ETC), 전자식 제동 분배장치(EBD), 4채널 ABS 등이 안전운전을 돕는다.
이제는 문산으로 가는 자유로도 교통량이 많아졌고 속도감시 카메라가 거의 500~1천m 간격으로 달려 있어서 제대로 속도를 낼 수 없다. 그 대신 차들을 이리저리 비껴나가는 추월 및 조작 시험을 많이 해볼 수 있었다. 앞을 가로막은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많은 차들과 난폭운전을 하는 트럭 등과 싸우는 재미도 각별했다.
이것도 뉴 프리랜더의 탁월한 기동성과 제동력 덕분에 가능했다. 순발력을 얻기 위해 저속에서 힘껏 가속 페달을 밟으면, 마치 사자가 먹이를 향해 뛰어 달리는 기분을 직감할 수 있다. 엔진이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면서 박차고 나선다. 운전대에 앉은 나의 등받이에 전해지는 가속충격이 기분 좋다. 얻고자 하는 가속이 이뤄지면 엔진은 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속도를 더 내는 데만 전념한다. 이 일련의 과정이 국산 SUV에서는 맛볼 수 없는 쾌감이다.
두터운 좌석 두께 때문에 오랜 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이 덜할 것이고, 서스펜션도 네 바퀴 모두 스트럿 방식을 써서 차대를 고루 떠받쳐 아주 편안하다.
코너링 테스트를 몇 번이고 해봤다. 급커브와 완만한 커브길 모두 탄탄하게 정복한다. 특히 급커브 코너링에서는 차가 심하게 기울어도 하등의 흔들림 없이 가는 길을 잘 붙잡아준다.
한 가지 더 특기할 것은 랜드로버사가 내놓은 고급형인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급에 쓰고 있는 콤플렉스 리플렉터 헤드램프가 이 뉴 프리랜더에도 쓰이고 있는 점이다. 이 램프의 반사경을 자세히 보니 그냥 고반사경(高反射鏡)이 아니라 복잡한 각도의 줄무늬가 그려져 있어 더 넓게 밝게 비춘다. 구형보다 반사도가 70%나 높아졌다고 한다. 야간운전 때 눈이 어두운 노인이나 초보 또는 부녀자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
선루프는 채광과 통풍 두 가지 용도에 맞게 커버를 열어 실내를 환하게 하거나 환기를 위해 투명 창문까지 활짝 열어제칠 수도 있다. 비록 모습은 영국식으로 약간 보수적이지만, 이 차가 지닌 장비는 최고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한다.
이제는 도심 운전이 주류가 되는 추세에 걸맞게 아주 컴팩트하지만 넓고 편안한 실내공간을 갖추고 안전성과 기동성이 높은 랜드로버 뉴 프리랜더는 역시 55년간의 노력과 전통의 산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 Z

랜드로버 뉴 프리랜더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50×1800×1800
휠베이스(mm) 2555
트레드(mm)(앞/뒤) 1535/1545
무게(kg) 185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177/6250
최대토크(kg·m/rpm) 24.4/4000
구동계 상시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497
보어×스트로크(mm) 80.0×82.8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4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ABS)
타이어(앞, 뒤) 모두 225/5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3.470/1.950/1.250
0.850/0.690/2.710
최종감속비 3.66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82
0→시속 100km 가속(초) 10.1
연비(km/L) 7.7
Price 5,54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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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뉴 프리랜더를 시승한 아폴로 박사뉴 프리랜더는 치고 나가는 가속력이 좋고, 네 바퀴 독립형 서스펜션을 써 승차감이 편안하다트윈 포켓 타입 헤드램프는 반사율이 70% 높아졌다깜찍하게 디자인된 테일램프앞모습은 범퍼와 그릴을 바꿔 새로운 이미지를 낸다다부진 느낌을 주는 뒷모습2열 시트는 필요에 따라 6: 4로 접을 수 있다조수석(사진)과 운전석 아래에 테이블을 마련했다뉴 프리랜더의 실내. 계기판 디자인을 바꾸고 센터페시아에 메탈 장식을 더했다트렁크는 그리 넓지 않지만 실용성이 좋다225/55 R17 타이어정숙성이 돋보이는 V6 2.5X 177마력 엔진뉴 프리랜더는 코너링 실력이 뛰어나다. 급커브에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차체를 잘 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