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 ROVER NEW FREELANDER 한층 강인해진 얼굴
2004-02-16  |   38,015 읽음
독일이나 미국 또는 일본차를 타 보면 그 나라의 국민성과 문화를 어느 정도 읽어낼 수 있다. BMW·아우디에 오르면 독일 아우토반에서 단련된 스피드와 단단함이 느껴진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차는 꾸밈없으면서도 넉넉한 배기량과 파워를 자랑한다. 얄미울 정도로 꼼꼼하게 갖출 것은 다 갖추는 쪽은 일본 메이커다.
하지만 국적을 잣대로 뭉뚱그린 추상적인 느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메이커도 있다. 영국의 랜드로버가 여기에 속한다. 영국에서 태어난 랜드로버는 군용차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지프나 국내 쌍용차와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랜드로버는 1946년 문을 연 이후 1967년 브리티시자동차홀딩스(BMH), 75년 브리티시레일랜드(BL), 88년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BAE), 94년 BMW를 거쳐 2000년 포드에 이르기까지 수 차례 주인이 바뀌었지만 ‘오프로드 황제’로서의 자존심만은 꿋꿋하게 지켜 왔다.
랜드로버의 변치 않는 뚝심과 자존심은 이 달에 만난 2004년형 뉴 프리랜더에서도 발견된다.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랜드로버는 새롭게 바뀌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온·오프로드에서 경험한 2004년형 뉴 프리랜더는 여러 모로 새로워진 한편, 도로조건에 상관없이 어디서나 야무지게 달려냈다. 시승차는 V6 2.5X 휘발유 엔진을 얻은 최고급 모델 5도어 HSE다.

메탈장식 더하고 스위치 배열 바꿔

1997년 랜드로버 창사 50주년에 발맞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프리랜더가 6년 만에 새 옷을 입었다. 시대가 변해도 고유 디자인을 지키기로 유명한 랜드로버의 특성 때문일까. 마이너체인지 수준의 변화지만 산뜻하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겉모습에서 눈에 띄는 것은 2002년형 레인지로버 이후 랜드로버의 패밀리룩으로 자리잡은 트윈포켓 헤드라이트다. 랜드로버는 프리랜더에도 이 디자인을 써서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레인지로버·디스커버리와 마찬가지로 헤드라이트 아래로 검정색 패널을 덧대 앞 범퍼를 나눈 것이나 범퍼 양쪽에 안개등을 넣은 것도 패밀리룩의 일환으로 볼 수 있겠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범퍼 가드처럼 생긴 두툼한 패널을 덧붙인 것은 뉴 프리랜더만의 개성이다. 뒷모습은 구형과 같지만 보조램프를 양쪽 끝으로 옮겼다. 휠은 16인치에서 17인치로 커졌다. 헤드라이트와 앞 범퍼 디자인에 변화를 준 것만으로도 훨씬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이전보다 듬직한 이미지를 담아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변화의 핵심은 인테리어에서 찾을 수 있다. 교과서적인 T자형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변함 없다. 그러나 계기판의 구성을 바꾸고 메탈장식을 더해 한층 세련된 분위기를 풍긴다. 스위치들도 쓰기 편하도록 자리를 바꾸었다.
계기판은 양쪽에 있던 수온계와 연료 게이지를 타코미터와 속도계 사이로 옮겨 위아래로 배열한 뒤 메탈 분위기의 장식을 덧씌웠다. 차의 상태를 알리는 인디케이터 램프도 계기판에 모아 시인성이 좋아졌다.
센터페시아도 쓰기 편해졌다. 안개등, 비상경고등, 뒷문 와이퍼 스위치를 오디오 아래에서 송풍구 위로 올린 것이 마음에 든다. 또 주차 브레이크 레버 옆에 있던 윈도 스위치를 도어트림에 옮겨 달았다. 운전석과 동반석의 시트 열선 스위치도 쓰기 편하게 올려 놓고, 그 자리에는 재떨이를 새로 넣었다. 오디오는 유명한 하만(Harman)제로 바뀌었다.

탄탄한 서스펜션과 HDC 성능은 그대로

변함 없어서 좋은 것들도 있다. 그 좋은 예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받쳐 주는 버켓시트와 낮게 깔려 시야확보에 도움되는 대시보드다. 운전석에 앉으면 적당한 시트 높이도 만족스럽거니와 스티어링 휠, 액셀 및 브레이크 페달의 각도를 알맞게 유지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하다. 몸에 맞는 옷처럼 자연스러운 시트는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 쿠션은 적당히 딱딱해 오래 앉아 있어도 허리가 아프지 않고, 운전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은 어른 손아귀에 꼭 맞는 굵기여서 거북하지 않다. 여기에다 대시보드가 낮아 앞이 훤하게 보이니 금상첨화.
도시형 SUV지만 랜드로버 태생답게 오프로드를 고려한 서스펜션 세팅도 매력적이다. 온로드에서는 물론이고 오프로드를 달릴 때도 차체가 앞뒤로 출렁거리는 피칭이나 양옆으로 뒤뚱거리는 롤링이 거의 없다. 온로드의 코너를 고속으로 돌아나갈 때나 오프로드에서 차체가 옆으로 40도에 가깝게 기울었을 때도 운전자를 안심시키는 재주가 일품이다.
가파른 내리막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스스로 속도를 낮추는 내리막 주행장치(HDC)는 4WD 로 기어가 없는 도시형 SUV의 약점을 거뜬히 커버한다. 랜드로버에서 특허를 따낸 이 장치는 BMW X5나 X3에도 달릴 만큼 그 쓰임새가 높다. 얼음판으로 변한 급경사 내리막에서 HDC의 위력은 유감 없이 발휘되었다. 기어레버를 1단에 맞추고 HDC 버튼을 누르면 운전자는 양발을 편안히 내려놓고 핸들만 돌리면 된다. HDC가 자동으로 ABS를 작동시키면서 시속 7km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프리랜더의 AWD는 방금 내려온 내리막을 후진으로 올라가는 운전자의 장난까지 소화하며 한 치의 비틀거림도 없이 시원스레 꼭대기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가장 큰 아쉬움은 방음처리. 고급 오디오를 새로 달았지만 방음처리가 완전하지 못해 고속에서는 음악을 즐겁게 들을 수가 없다. 전동식 사이드 미러가 접히는 부분이 넓어 고속에서 큰 풍절음을 만들어내는 것도 흠이라면 흠이다.
파워 트레인은 바뀌지 않았다. 엔진은 BMW와 공동으로 개발해 2002년형부터 얹은 V6 2.5X 177마력 휘발유와 직렬 4기통 2.0X 111마력 커먼레일 디젤 등 두 가지. 트랜스미션은 BMW제 스텝트로닉 5단 AT다. V형 엔진이어서 아이들링에서의 떨림은 예상했지만 의외로 소음이 커서 신경이 거슬렸다. 걸러지지 않은 엔진음이 실내로 파고들므로 격벽 방음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킥다운을 했을 때 속도는 정상적으로 오르지만 엔진음에 속도감이 무뎌진 탓에 가속이 안 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니 말이다.
몇 가지 아쉬움을 남겨 두었지만 프리랜더의 상품성이 높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대적인 변신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메워 주는 정도의 변화를 꾀한 것이 오히려 랜드로버 고객에게는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랜드로버 팬들은 변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디펜더 고객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고 레인지로버나 디스커버리 모델 체인지 때도 디자인 변경을 최소화해 달라는 주문이 쇄도했다. 프리랜더라면 그 정도가 가장 약하겠지만, 랜드로버만의 전통과 성격이 변질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입장에서 보면 이번 변화는 ‘딱 좋았다’고 생각된다.
시승차 협조 : PAG코리아 (02)3781-3821

도시형 SUV지만 랜드로버 태생답게 오프로드를 고려한 서스펜션 세팅도 매력적이다. 온로드에서는 물론이고 오프로드를 달릴 때도 차체가 앞뒤로 출렁거리는 피칭이나 양옆으로 뒤뚱거리는 롤링이 거의 없다

랜드로버 뉴 프리랜더 5도어 HSE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50×1800×1800
휠베이스(mm) 2555
트레드(mm)(앞/뒤) 1535/1545
무게(kg) 1518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177/6250
최대토크(kg·m/rpm) 24.4/4000
구동계 네바퀴굴림(AWD)
배기량(cc) 2497
보어×스트로크(mm) 80.0×82.8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4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ABS)
타이어(앞, 뒤) 225/5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3.474/1.948/1.247
0.854/0.685/2.714
최종감속비 3.66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82
0→시속 100km 가속(초) 10.1
연비(km/L) 7.7
Price 5,29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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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스위치 배치를 쓰기 편하게 바꾸고 메탈장식을 더해 세련미를 높였다대시보드 위에 새로 마련한 컵홀더주차 브레이크 레버 옆에 있던 윈도 스위치를 도어트림으로 옮겨 쓰기 편하다동력계통은 변함 없어 여전히 경쾌한 달리기 성능을 자랑한다2열 시트를 접으면 넓고 평평한 짐공간이 생긴다2002년형부터 얹힌 V6 2.5X DOHC 177마력 휘발유 엔진16인치에서 17인치로 커진 알루미늄 휠은 정갈하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이다트윈포켓 헤드램프를 달고, 범퍼 장식도 바꿔 더욱 강인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