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4] 렉서스 LS430 vs 벤츠 S430 vs BMW 740IL
2018-05-09  |   79,886 읽음

렉서스 LS430 vs 벤츠 S430 vs BMW 740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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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럭셔리 세단이 한데 모였다. 사치스러울 만큼의 호화로움에 눈이 부시고 검증된 성능이 가슴을 두드린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차가 아닌 만큼 맞이하는 태도부터 조심스럽다. 이름 하나 하나에서 메이커의 자존심을 느껴본다. 어쩌면 명차로 기억되어질 작품일 수 있다.


시승차 모두에 얹힌 V8 엔진은 V6 엔진을 단 일반 고급차와의 차별을 의미한다. 배기량 4.3ℓ는 고급 세단의 국제 표준인 듯한 기분마저 든다. 최고급차이니 만큼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이나 메이커마다의 지향점도 고려해야 한다. BMW와 벤츠로 양분된 국내 고급차시장에 미칠 렉서스의 영향력도 관심거리다.

 렉서스 LS430

기름칠을 한 듯한 부드러움으로 정숙성의 극치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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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에 대한 느낌은 호기심에 가까웠다. 장인의 경험 어린 감각보다는 전자장비로 꾸며지는 고급차의 추세를 만든 주인공. 유럽의 명차들을 긴장하게 한 매력은 무엇이고 국내에서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21세기 일본의 차 만들기 수준을 알고 싶었다. LS430은 11년만에 풀 모델 체인지된 새차다. LS400에 비해 배기량을 늘리고 덩치를 키웠다. 한결 부드럽게 둥글려진 모습이지만 최고급 세단다운 중후함은 오히려 향상되었다. 수백, 수천 번 컴퓨터로 검토한 디자인은 공기저항계수를 0.25로 낮추었다.

렉서스가 LS430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그릴과 헤드램프의 조화를 이룬 곡선미다. 하지만 위쪽으로 부풀려진 헤드램프와 일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두툼한 범퍼와 몸매가 이루어내는 모습에서 구형 벤츠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일본차를 비아냥거리는 말 중에 `모방은 있지만 카리스마는 없다`는 얘기가 있다. 이것 저것 다른 차들의 장점만을 흡수한 탓에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색깔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본차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요즘 미국시장의 분위기 앞에선 괜한 독설일 뿐이다. 실키 식스 엔진을 자랑하던 BMW가 8기통 DOHC 엔진을 개발한 것도 렉서스의 영향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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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430의 운전석은 전자왕국 일본의 느낌이 그대로 드러난다. 복제가 불가능한 전자식 키와 시동을 켜면 나타나는 계기판 바늘(빛을 발하는 붉은색 바늘이 너무 아름답다), 타고 내리기 편하게 스스로 움직이는 스티어링 휠 등 렉서스가 최초로 도입, 혹은 발빠르게 대처한 전자장비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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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성은 명성 그대로다. 시동 여부의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다. 도요타의 NVH 정책이 얼마나 완벽한지를 절감하는 순간이다. 액셀 페달의 감각은 독일차와 조금 다르다. 페달의 유격이 깊고 초기 반응이 예민하다. 차는 부드럽게 출발하고 정확히 선다.

경쟁차에 비해 소프트한 서스펜션이 안락감을 더한다. 극도로 억제된 엔진음과 진동은 주행중에도 변함이 없다. 관절마다 잔뜩 기름칠을 한 것 같은 부드러움은 벤츠와 또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비포장길을 달릴 때 콕피트 어디선가 가끔씩 스프링 소리가 난다. 아 , 도요타와 잡음은 연결이 되질 않는다. 시승차만의 문제일 것이다.


급가속을 시도하면 차는 무서울 만큼 빠르게 돌진한다. 시속 100km 도달시간 6.2초의 성능은 가히 압도적이다. 그 상황에서도 엔진음은 아련하기만 하다. 추월을 한 뒤에도 너무 빠르게 맞닥뜨리는 앞차 탓에 재빨리 브레이크를 밟는다. 최고급차에 시속 200km는 무덤덤하기만 하다. 넘치는 자신감에 가슴이 뿌듯해진다.

지나치게 조용한 차는 운전자를 주변과 격리시킨다. 창문을 여니 그제서야 들리는 소음이 반갑기까지 하다.

 벤츠 S430

완벽 그 자체, 벤츠를 알려면 최고급 차를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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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가 만들면 다른가?`라는 질문에 대답은 항상 `그렇다`였다. 벤츠가 재채기를 하면 다른 메이커들이 감기에 걸린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달라진 벤츠를 볼 때마다 늘 마음에 차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벤츠의 새 모델은 어색함으로 다가왔다. 구형 S클래스가 그랬고 새로워진 C클래스나 S클래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예전에도 그랬듯 시간이 흐르면 점점 익숙해지고 마침내는 유행을 리드한다. 벤츠만의 저력이다.

너무 크고 자원낭비적이라는 비판 때문이었을까? 신형 S클래스의 변화는 파격에 가깝다. 구형을 볼 때 탱크가 연상되었다면 지금의 모습은 물찬 제비다.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와 곡선이 지나친 프론트 그릴이 아쉽지만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우아하면서도 유연한 실루엣에서 단점을 찾기 어렵다. 차 전체가 한 덩어리의 무쇠같이 단단해 보이는 감각은 벤츠만의 재주로 보인다.


비싼 차이기에 조심스레 문을 여닫는다. 너무 조심했던 걸까? 문이 완전히 닫히질 않았다. 그러나 힘들여 다시 닫을 필요가 없다. 마치 로보캅처럼 스르르 알아서 저절로 닫히기 때문이다. 눈이 동그래지는 순간이다.

S430의 모든 전자장비는 광섬유로 연결되어 오작동과 고장을 예방한다. 시속 40∼160km에서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며 앞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디스트로닉 에어 서스펜션과 4단계 전자제어 가변 댐퍼를 조합시켜 감쇄력을 조절하는 에어메틱, ABS나 ESP로 부족해 설치한 제동력 보조장치인 BAS 등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은 첨단장비와 안전장치가 곳곳에 숨어 있다.

검은색 바탕에 반짝거리는 우드 그레인과 크롬 장식으로 멋을 살린 실내에서 화사함마저 느낀다. 벤츠의 매력은 무뚝뚝함에 있다던 얘기는 옛말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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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S430의 V8 4천266cc 엔진은 279마력짜리다. 새로 개발한 3밸브 트윈 스파크 시스템을 써 성능과 내구성이 뛰어나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방식 4링크로 알루미늄과 단조강을 써서 반응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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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출발이 고급스럽다. 그러나 발 끝에서 느껴지는 힘은 넘칠 만큼 강하다. 유혹을 이기지 못해 액셀 페달을 밟는 순간 S430은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간다. 통쾌하면서도 응집된 가속력과 억제된 소음, 어느 순간에서도 잃지 않는 안정감에서 최고급차의 진수를 느낀다. 아무리 거칠게 몰아도 차는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운전 재미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스스로 알아서 해주는 코너링과 완벽에 가까운 브레이크, 흐트러짐 없는 핸들링과 쾌적한 실내공간까지 모든 것이 기대치를 넘어섰다. 타이어와 서스펜션이 만들어내는 충격흡수 능력 또한 경쟁차 중 최고다. 
C클래스를 두고 `작아도 벤츠`라는 말이 있지만 진정한 벤츠를 알기 위해선 최고급 모델을 타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BMW 740iL 
호화+스포티 감각으로 세계 최고의 핸들링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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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모든 차들은 스포티하다. 크기에 상관 없이 일관되어온 스포티함은 세계 최고의 핸들링이라는 평가와 함께 BMW의 모든 차들을 스포티하게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7시리즈의 스포티함은 독특하다. 호화스러움을 겸비한 스포티 감각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BMW는 세계 프레스티지카 시장에서 날렵한 이미지로 승부한다.


7시리즈에는 리무진을 비롯해 다양한 배기량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740iL은 대표주자로 평가되어진다. 엔진 효율과 전체적인 밸런스, 경제성 등을 종합해 나온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740iL과의 만남은 7시리즈 중 베스트카를 대하는 기분이다.

이제는 전혀 콩팥을 닮지 않은 키드니 그릴과 4개의 원형 램프는 BMW만의 전유물이다. 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BMW만의 강한 이미지는 변화를 소극적으로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BMW는 벤츠와 더불어 자신의 색깔보다 메이커의 색깔이 짙은 차다.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커 입장에서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하는 것보다 나은 디자인은 없기 때문이다.


740iL의 운전석은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맞춤옷처럼 완벽한 운전자세를 만든다. 암팡진 대시보드 덕에 운전자를 중심으로 꽉 짜인 느낌이 만족스럽다. 최고급차인 만큼 우리가 첨단이라고 생각하는 편의장비는 다 갖추었다고 보면 된다. 안 갖춘 것이 있다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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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 첨단 소재로 만들어진 V8 4천398cc 286마력 엔진은 2톤에 가까운 차를 가볍게 움직인다. 0→100km 가속 7초 내외의 기록은 어느 스포츠카에 못지 않다. 가장 편안한 속도는 시속 120∼160km 사이이다. 시속 180km는 너무 쉽게 이르는 속도 영역이라 밍숭맹숭하고 200km를 넘기는 일 역시 예상대로 우습다. 어느 속도에서건 중간 가속이 수월하고 스텝트로닉이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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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 자동기어는 속도 영역을 잘게 나눈 만큼 변속이 부드럽지만 시승차만의 문제일까, 2단에서 3단으로 넘어갈 때 가끔씩 쿨럭거림이 느껴진다. 예전 운전자의 습관을 기억하는 인공지능이 새로운 운전자에 익숙하지 않은 탓일 게다.

 

고속에서도 소음은 차의 상태를 느낄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벤츠나 렉서스에 비하면 시끄러운 편이다. 문제는 경쟁차가 너무 조용하다는 점이다. 나에게 있어 BMW의 엔진음은 스포티함을 부추기는 요소로 받아들여진다.

궁극적인 드라이빙 머신이라는 BMW의 매력은 핸들링에서 비롯된다. 핸들링은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의 기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주행중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변화에 대응하는 조정능력을 말한다. 차의 무게중심 이동, 노면의 상태 등 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많고 이에 대응하는 핸들링의 결정요소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스펜션 지오메트리, 차의 무게중심 위치, 휠베이스의 길이와 너비, 타이어 등이 함께 이루어내는 몸놀림을 말한다. 결국 운전자와 얼마나 교감이 이루어지고 얼마나 정확하게 따라주는가가 핸들링의 평가 기준이다. BMW의 핸들링은 그런 면에서 완벽에 가깝다

 

필로그 
셋 중 하나를 고른다면 나머지 두 차가 아쉬울 것

화려한 시간이었다. 자동차기술이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핸들링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BMW740iL, 내리기 싫을 만큼 완벽했던 벤츠 S430, 정숙함의 극치를 보여준 렉서스 LS430 모두에게서 사치를 누리는 기쁨을 맛보았다. 모든 것이 기준치 이상인 차에서 단점을 끄집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경쟁차에 비해서 부족한 면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고 보면 된다.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한 렉서스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과학적 호화로움이 넘치는 유럽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뒷좌석 편의시설은 값으로 상쇄시키기 어려운 렉서스의 과제다. 
셋 중 하나를 고르라면? 어느 것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겠지만 고르지 않은 나머지 두 차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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