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 시승기 3회] “푸조 서비스센터, 제가 한 번 가보겠습니다”
2018-05-16  |   104,741 읽음

롱텀 시승기 3회


푸조 208 G Line


“푸조 서비스센터, 제가 한 번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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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를 산다고 했을 때 만류했던 주변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는 A/S였다. 악명 높은 푸조·시트로엥의 A/S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서비스가 나빠 차를 안 산다는 댓글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푸조를 타 보지 않은 사람들도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풍문으로 들어 알고 있다. 그래서 직접 가봤다.


자동차를 구입할 땐 정말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가격과 성능은 물론이요 편의사양, 디자인, 브랜드 인지도 등도 따지게 된다. 좀 더 깊이 고민한다면 금융상품이나 중고차 감가도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A/S다. 더구나 국산차보다 서비스 인프라가 빈약한 수입차를 선택한다면, 자신의 생활권 내에 충분한 서비스망이 갖춰져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첫 번째 연재에서 밝힌 대로 나 역시 208을 구입할 때 중요시 여겼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서비스였다. 그도 그럴 것이 푸조의 서비스센터는 말 그대로 악명 높다. 구매 전부터 ‘A/S 때문에 차의 이미지를 깎아 먹는다’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다. 푸조에 관한 기사라도 찾아보면 댓글 창에는 온통 서비스에 대한 내용밖에 없었다. 보증기간이 끝난 구형 모델이라면 사설 정비소에서 관리하는 편이 훨씬 저렴하니 정식 서비스 품질이 어떻든 상관없지만, 새 차를 사는 입장에서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작 푸조 오너들에게 물었을 때는 서비스에 관한 특별한 불만이 없다. 208 구입 전 푸조, 시트로엥을 타는 지인 두어 명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은 생각보다 서비스가 나쁘지 않다는 얘기였다. 동호회에서도 특정 서비스센터가 불친절하다느니 하는 불만은 종종 보였지만, 적어도 서비스 자체에 대한 불만이 ‘명성’만큼 많지 않았다.

물론 이미 208에 꽂힌 뒤에 관련 글을 찾아봐야,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차량 구매의 당위성도, 브랜드와 모델 선택의 당위성도 이미 다 ‘답정너’가 아니던가. 결국 진짜 서비스가 어떤지는 직접 부딪쳐보기 전까진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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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벚꽃구경은 회사 앞 도로에서 하는 걸로 만족했다


소문의 푸조 서비스센터를 가다

그래서 결국 차를 사고 서비스센터를 직접 가 봤다. 새 차를 사면 뭔가 고장 날 때까진 서비스센터를 갈 일이 없을 것 같았지만, 구입 3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두 번이나 다녀왔다. 첫 번째 방문은 초기불량 확인을 위한 2,400km 정기점검이었다. 출고 후 일정 거리를 달린 뒤 차량에 특별한 초기불량이나 결함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내가 찾은 곳은 양평동의 강서 서비스센터다. 5시리즈를 타고 종종 BMW 서비스센터를 방문했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 그려진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으리으리한 3층 건물에 깔끔한 상담공간이 마련돼 있고 커피를 마시며 통유리 너머로 내 차가 작업 중인 모습을 내려다보는 곳이었다. 그런데 강서 서비스센터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뜨악’이었다. 좁은 뒷골목에 불쑥 솟은 가건물 안에 리프트가 몇 대 놓여있었다. 수입차 정식 서비스센터라기보단 동네 카센터 같은 분위기였고, 그나마 외벽에 붙어있는 푸조 엠블럼이 서비스센터임을 알아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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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운전석 뒷문에 깊은 ‘문콕’을 냈다. 동승자 하차 후 주차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

단순한 점검 작업이니 반신반의하며 차를 입고시켰다. 그리고 강원도 여행을 다녀온 뒤로 시트에서 종종 삐걱대는 소리가 나 그 부분을 함께 봐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다”라는 답변을 듣는 건 아닐지 걱정했다. 정말 나는 차를 잘못 산걸까? 친구들의 만류를 들었어야 했나?

낡은 안마의자에 30분가량 앉아있으니 점검이 끝났다는 전화가 왔다. 초조한 마음으로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내가 들은 첫 마디는 예상을 깼다. “잡소리 되게 심하던데,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겠어요. 영상 촬영했으니 보증접수 해드릴게요.” 국산차 서비스센터를 가도 보증수리 한 번 받으려면 미케닉과 한참 실랑이를 벌이기 마련인데, 별달리 묻지도 않고 선뜻 보증수리해 준다고? 조금 전까지 근심이 가득했던 스스로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모든 게 순조롭게 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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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를 냈던 시트 프레임. 우려가 무색하게 곧바로 보증수리를 받았다

점검을 받고, 이틀 뒤 보증접수가 완료돼 부품을 주문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시트 프레임 재고가 없어 프랑스에서 부품이 오는 데 2주가량 소요된단다. 당장 운행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니 기다리겠노라고 답했고, 2주가 조금 넘어 부품이 도착했다. 얼마 뒤 다시 한 번 서비스센터를 방문했고, 3시간 정도 소요된다던 작업은 1시간 30분 만에 마무리됐다. 교체한 부품을 확인시켜주고, 새 부품에 문제가 없는 걸 체크한 뒤 바로 출고했다. 이렇게 208의 첫 보증수리는 아주 깔끔히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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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리어 스포일러를 직구했다. 부품값보다 배송료가 비쌌지만, 밋밋했던 뒷모습에 근사한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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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3개월 만에 주행거리가 8,000km를 돌파했다. 연말까지 3만km는 거뜬히 타겠다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 개선할 부분도 있어

푸조 서비스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대기시간이다. BMW는 정기점검이라도 한 번 예약하려면 2~3주 정도 대기하는 건 기본이요, 예약한 시간에 방문해도 두어 시각 더 기다려야 했다. 점검 한 번 받는데 반나절은 훌쩍 지나가기 마련이었다. 반면 푸조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센터와 시간을 예약할 수 있다. 내가 방문한 강서 서비스센터는 통상 예약 시점에서 일주일 정도 뒤부터는 원하는 시간을 예약할 수 있다. 또 입고와 동시에 내 차를 손봐주니 일정에 차질도 없었다. 시간을 쪼개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기다림이 없다는 건 매우 큰 이점이다. 다만 주말에는 작업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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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과는 달리 서비스는 친절하고 정확했다. 개인적으로는 신차의 보증 서비스를 매우 중요시하는데, 불량에 대해 곧장 보증수리를 해 준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데, 서비스센터도 그런가 보다. 동호회나 장기 보유 오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지방 고객들로부터 제기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방은 딜러사나 제휴 공업사가 교체되면서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수도권에서도 성수동과 과천의 직영 서비스센터를 제외하면 딜러사 교체 등으로 수시로 서비스센터가 새로 생기고 사라진다. 이번에 방문한 곳도 오는 10월께 강서지역 신규 딜러사가 서비스센터를 오픈하면 사라질지 모른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노력이겠지만, 대다수 고객은 너무 잦은 변화를 싫어한다는 것도 알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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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뻘인 206 해치백을 만났다. 다음 달에는 이 녀석에 대한 이야기를 할 테니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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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이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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