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4] 르노삼성 SM3
2018-07-13  |   125,200 읽음

르노삼성 SM3 

다소곳한 외모에 깜짝 놀랄 체력이 숨어 있다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2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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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르노삼성이 승용차 시장에서 제2의 반란을 꿈꾸며 개발한 준중형 세단 SM3의 생산 준비를 마치고 전문지 기자단을 불러 제주도에서 시승 행사를 연 것이 바로 태풍 루사가 상륙하기 하루 전날이었다. 하마터면 거센 비바람에 발이 묶여 호텔 안에서 돌하루방 신세가 될 뻔했던 그 곳에서 몰아본 SM3은 분명 강력한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아직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바로 그 날 발효 직전의 태풍과 같은 차였다.

다음날 제주 고산지방에 도착한 루사는 강철도 휘어버린다는 초속 56.7m의 괴력으로 그 지역 최대 순간풍속 기록을 경신했다는데, SM3이 노리는 목표지점은 어디쯤일까? 테스트 드라이브에 동행한 르노삼성의 제롬 스톨 사장은 “현재 아반떼 XD가 70% 이상을 차지해 독점하다시피 한 준중형 시장에서 신진 SM3의 목표는 우선 25%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함께 공개된 SM3의 값은 아반떼 XD+20만 원 수준. 엘란트라 시절부터 실력과 신뢰를 쌓아온 현대의 1등차가 경쟁대상이라면, SM3의 실가치는 차값을 훨씬 뛰어넘어야 한다. 르노삼성이 성공의 계단을 차근히 오르느냐, 날개가 꺽인 채 변방의 메이커로 추락하느냐. 어쩌면 그렇게 중요한 의미가 달린 한판 게임에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수수한 디자인에 색깔로 개성 담아 
제주도에서 몰아본 SM3은 6가지 모델 라인업 중에서 가장 고급형인 LX 수동변속기 모델이고, 서울에 돌아와 같은 모델 자동변속기 차를 다시 시승해 봤다. 오르막이 많고 변화무쌍한 한라산 주변 도로와 자유로, 도심을 오가며 달려본 두 번의 시승이 준 느낌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었다. 경쟁 모델인 아반떼 XD를 한자리에 불러모으지는 못했지만, SM3에 대한 모든 평가는 여러모로 XD를 의식한 결론이다.

우선, SM3의 겉모습에 대해서는 누구와도 충돌할 일이 없을 듯하다. 르노삼성은 워낙에 튀는 구석 없이 무덤덤한 닛산 실피를 큰 변화 없이 받아들였다. SM5와 형제차임을 강조하기 위해 프론트를 비슷하게 손질하고 ‘너무 심심하다’는 기분만 없애는 정도에서 테일 램프를 발랄하게, 사이드에 보디 컬러 몰딩을 산뜻하게 그어놓은 수준이다. 차체를 커 보이게 하려고 애쓴 흔적이나 소형차일수록 지나친 ‘장식 집착’의 증세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모르는 사이 너무 비대해지고 생김새도 과장되어버린 아반떼 XD와 비교하면 오히려 다소곳한 자연미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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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난한 얼굴에는 누구도 열렬한 찬사나 악에 받친 비난을 쏟아붓지 않는다는 것이 대중차인 이 차에는 장점이 될 수 있다. 디자인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은 단박에 ‘팽’하고 돌아서기보다 다른 면에서 장점을 찾으려 하기 쉽다. 한편 이 차를 살 때 아주 신중히 선택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보디 컬러다. 나쁘게 말해 ‘몰개성하다’고도 할 수 있는 SM3 스타일은, 놀랍게도 색깔에 따라 제각각의 표정과 이미지를 띤다. 길을 가다 마음에 드는 SM3을 발견하면 그 색깔이 무엇인지 기억해 둘 것! 다음날 도로에서 만난 다른 SM3은 실망을 안겨줄지 모른다.

시트 안락하지만 뒷좌석은 좁아 
옅은 브라운 가죽시트에 초콜릿색 대시 패널, 자연스러운 무광 우드 그레인으로 꾸민 실내도 수수하고 단정하다. 무엇보다 내장재 품질이 좋다. 선글라스 케이스와 이중 센터 콘솔, 뒷좌석 암레스트 등은 기본이 된지 오래. 좁은 공간 탓인지 센터 페시아에 단 컵홀더(XD는 센터 콘솔 앞에 있다)는 위치가 나쁘고 원터치로 잘 밀려나오지도 않아 실용성이 떨어진다. 위아래로 조절할 때 통째로 움직이는 운전석 왼쪽 송풍구도 거슬리는 점(나머지는 다 조절 창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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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센터 콘솔 상단에 핸드폰 연결 코드를 만들고 오디오와 연동으로 쓰게 만든 핸즈프리 장치와, 스티어링 스포크 사이에 간단한 기능만 담아 금방 안보고도 조절할 수 있는 오디오 및 전화 조절 스위치는 마음에 든다. 오디오 음질도 상당히 좋고 3, 9시 방향에 엄지손가락을 끼우도록 굴곡을 낸 4스포트 가죽 스티어링 휠은 모양보다 잡았을 때 꽉 쥐어지는 맛이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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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3의 가죽시트는 앞뒤 모두 질감이 좋고 쿠션도 적당해 안락감이 뛰어나다. 그러나 뒷좌석의 협소함은 어쩔 수 없는 단점. 헤드룸은 아반떼 XD와 비슷하고 오히려 시트에 앉았을 때 등이 더 편하고 개방감도 좋지만 앞좌석에 롱다리 남자라도 앉으면 무릎을 거의 시트 사이에 끼워야 할 판이다. 아반떼라고 뭐 그리 넉넉할까마는 이 정도 사이즈의 차에선 작은 차이도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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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룸은 충분히 넓다. 가운데에 빨랫줄처럼 걸어 자잘한 물건을 담아둘 수 있는 그물망이 있고, 왼쪽 코너에 6매 CD 체인저를 선택해 얹을 수 있다. 최근 새로 바뀐 아반떼는 운전석에서 트렁크를 열면 고급 수입차들처럼 도어가 저절로 끝까지 열리는데, 그런 것까지 따를 필요는 없다. 엔진룸은 역시 구형이라 그런지 레이아웃이 어지럽지만 배선을 깔끔히 정리해놓고 사이공간이 넓어 정비하기는 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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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서스펜션과 핸들링이 인상적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거니 아이들링 음이 고요하다. 밖에서 듣던 엔진음은 좀 큰 편이었는데, 실내 방음처리를 꽤 잘한 모양이다. 액셀 페달로 발을 옮겨 부드럽게 출발. SM3는 앞 뒤 옆 시야가 모두 좋아 복잡한 시내 길을 빠져나가기가 한결 수월하지만 출발가속이 굼떠 마음을 급히 먹으면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시속 40km 이하의, 앞뒤 다투는 긴장된 도로에서는 AT의 OD 스위치를 꺼두는 것도 한 방법. 사이드 브레이크 앞에는 겨울 빙판길에서 미끄러짐을 줄여주는 ‘스노’ 버튼도 달려 있다. 

자유로에 올라서자 드디어 진가가 드러났다. 열린 도로에서 탄력을 받은 SM3은 시속 60km 이후로는 잦은 가·감속과 꾸준한 직진주행, 여러 차선을 넘나드는 추월가속도 거침없이 해낸다. 한껏 스포티하게 달리려면 최대토크가 나오는 4천400rpm을 전후해 3천~5천500rpm 사이를 유지해야 하는데, 엔진 회전에 따라 수시로 ‘부앙~’ 하며 치솟는 엔진음을 내내 들어야 하는 것이 문제다. 음색이 약간 거칠면서도 경박하지 않고 깊은 맛이 나 기자는 일부러 방방거리며 그것을 즐긴 편이지만, 제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시끄러운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차가 부드러운 달리기에 ‘꽝’인 것은 아니다. rpm을 마음껏 쓸 때처럼 통쾌함을 느끼기는 힘들지만, 고회전만 아니면 실내 정숙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하체 움직임이 좋아 어떤 형태의 달리기든 믿음직하게 몸을 맡길 수 있다(참, 제주도 고산지대를 달리며 느낀 것이지만 SM3은 오르막길에서 제일 약하다. 역시 저회전 토크의 문제로 경사가 심한 곳에선 MT도 별 소용없다).

SM3의 가장 큰 장점이고 아반떼 등의 경쟁차를 압도하는 점은 완벽에 가까운 핸들링이다. 작은 차급에 ‘날개 단 듯한’ 발랄함을 선사하고 싶었을까? 오히려 SM5보다 단단하게 세팅된 듯한 서스펜션은 차체의 작은 흔들림조차 용서치 않을 기세이고,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반복해 틀면서 차를 아무리 흔들어대도 네 바퀴는 바닥을 움켜쥔 힘을 절대 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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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마력의 심장보다는 차의 관절과 근육 하나 하나가 다 튼실해 건강한 느낌. 국산차에서 흔치 않은 특성을 발견하고 나니, 시속 160km를 넘어서는 고속 질주를 그만두고 자연히 코너가 많은 주변 국도로 숨어들게 되었다. 완만한 커브 길을 시속 100km 이상으로 감고 달릴 때의 맛이라니!

르노삼성은 ‘럭셔리 준중형차’니 ‘뛰어난 안전성’이니 하는 속빈 말로 이 차를 홍보할 필요가 없다. 요즘은 더 아랫급 차들도 고급을 생명으로 알고 운전석 에어백 정도야 기본장비로 단다. 기술의 평준화로 자동차들의 실력이 다 고만고만해진 시장에서 이제 메이커들은 자사 차의 모자란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그 모두를 상쇄시킬 만큼 자신 있게 내걸 수 있는 강점 하나로 스스로를 홍보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기자가 타본 SM3의 경우, 그 하나가 핸들링이다.


르노삼성 SM3의 장단점

장점

 -동급 최고의 핸들링. 감각적인 보디 컬러

 -안락한 시트. 좋은 브랜드 이미지

단점

 -개성 없는 스타일. 좁은 뒷좌석

 -저회전에서 부족한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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