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740e 시승기
2018-07-30  |   95,501 읽음

BMW 740e

INTO THE G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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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시리즈로 환경 이슈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 BMW. 이번엔 일반 모델에 전기모터를 곁들인 i퍼포먼스를 내놨다. 740e는 보다 초록빛을 띤 지구를 열망하고 있었다.


이번 시승은 다른 때보다 조금 더 부푼 기대감 속에서 이뤄졌다. BMW 최고급 세단과 친환경을 엮은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올봄 탔던 M760Li에서 그 까닭을 찾을 수 있다. V12 6.6L 엔진을 얹었기에 환경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저 멀리 내려놔야 탈 수 있는 모델이다. 스릴 넘치는 운전 재미와 친환경 지수는 아쉽게도 반비례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740e 엉덩이에 붙은 레터링은 똑같은 숫자 7로 시작하지만 엔진 실린더 개수는 M760Li의 1/3인 4개에 그친다. 여기에 출력을 보조하는 전기모터가 달렸을 뿐이다. 완전히 상반된 성격의 차를, 더욱이 무지막지했던 7시리즈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타려니 기대와 동시에 의구심도 자리 잡고야 말았다.


BMW 하이브리드의 과도기

친환경을 내세우는 7시리즈는 이전에도 있었다. 5세대 7시리즈 중 하나였던 ‘액티브 하이브리드 7’이 그것. 여기엔 V8 엔진과 전기모터가 들어갔다. 당시 BMW의 친환경 차 기술력은 차치하고서라도 생색내기용으로 만들었던 터라 전기모터의 역할은 아주 미미했다. 엔진을 도와 차체 구동력 일부를 담당하기도 했지만, 전기모터만 써서 달리는 경우는 없었다. 최고출력 20마력, 최대토크 16.3kg.m가 전기모터 단독으로 낼 수 있는 힘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비루한 힘의 모터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자리하며 이따금 힘을 보조할 뿐이었다. 그래도 당시 동급 모델과 비교해 연료 효율과 배출가스를 15% 가까이 개선했으니 친환경은 친환경이었던 셈. 액티브 하이브리드 7에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란 부제가 들어간 까닭이다. 그렇다 해도 이미 8기통짜리 터보 엔진부터가 친환경과는 상당히 멀었다. 하이브리드 효율에 크게 자신이 없으니 굳이 액티브란 단어를 가져다 쓴 속내가 뻔히 보였다.


싱그러움을 담다

이번 740e부터는 친환경 차로서의 모양새가 나오기 시작한다. M퍼포먼스가 그러하듯, i퍼포먼스 역시 전기차 라인업 i시리즈를 흉내 낸다. 액티브 하이브리드 시절보다는 훨씬 그럴싸해서 순수하게 전기모터만 쓸 수도 있게 됐다. 전기모터 단독으로 낼 수 있는 힘 역시 최고출력 113마력에 달하기 때문이다. 기존 8기통 엔진에서 무려 4개의 실린더를 덜어낸 점도 고무적이다. 이번엔 전기모터도 어중간한 위치가 아닌, 8단 자동변속기 내부에 단단히 자리 잡으며 엔진과 동등한 위치에서 동력 배분을 위한 호흡을 맞춘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이제는 꽤 익숙해진 파워트레인인 만큼 740e를 어떻게 갖고 놀아야 하는지는 높은 확률로 예상 가능하다. 주행 모드를 따로 조작하지 않은 자동 e드라이브 모드 상태에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수시로 최적의 호흡을 맞춘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가, 그것도 웬만큼 속도를 올리는 경우만 아니면 육중한 차체를 오롯이 혼자 전담한다. 물론 스포츠 모드에 두면 연료를 태우면서 출력을 우선시하는 경향으로 바뀐다. 운전석 쪽 앞바퀴 펜더에 자리한 커넥터를 통해 배터리를 완충한 상태라면 맥스 e드라이브 모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온전히 전기모터만 작동시키면서 시속 14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배터리만 사용해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최대 26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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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앞바퀴 펜더에 충전용 콘센트가 자리한다



퍼포먼스와의 완벽한 타협

740e를 선택한 오너라면 그 누구보다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하는 마음이 클 거다. 거기다 대형세단으로 BMW를 골랐다는 건, 요즘 그 성향이 많이 희석됐다지만 소싯적에 좀 달려봤다는 뜻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평소엔 얌전히 달리더라도 당길 땐 또 당겨야 하는 게 BMW I퍼포먼스 오너들의 성향이다.

스포츠로 주행모드를 바꾸면 계기판 색깔부터 달라진다. 평온하기만 하던 파란색 스크린이 빨간색으로 바뀌며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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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에서 친환경을 뜻하는 파란색이 아낌없이 들어갔다


이후에는 하체 세팅과 스티어링 휠 감각이 M760Li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마치 힘만 절반으로 줄어든 M760Li를 타는 기분이다. 사실 M760Li의 경우, 주어진 출력을 온전히 활용하기 힘들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740e를 타는 게 그리 손해 보는 게임도 아닌 셈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5.4초. 최고출력이 같아 직접 비교 모델이 되는 740Li와 비교해 불과 0.2초 뒤지는 수준이다. CO2 배출량은 1/3 넘게 줄어들고 공인연비 또한 리터당 1.5km 늘어난다. 740Li와 비교해 불리한 건 상대적 대배기량 엔진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주행 질감과 롱바디 모델의 여유있는 뒷공간 정도다. 고효율과 고성능의 양립을 요구하는 요즘 시장 상황에서 이 정도까지 해냈다면, 군말 없이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는 게 인지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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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이 7시리즈 L모델에 비해 좁은 게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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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의 건강한 자연과 함께 하는 라운딩

블루마운틴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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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멍게비빔밥 


친환경을 내세운 740e 화보의 배경이 된 곳은 싱그러운 녹색 빛깔을 담아 차와 잘 어울리는 블루마운틴CC.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세계적 골프 코스 디자이너인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를 맡았다. 사람이 가장 쾌적함을 느낀다는 해발 700m 이상(클럽하우스 기준 765m)의 강원도 홍천 산자락에 자리하며 국내에 드문 켄터키블루, 벤트 & 패스큐 품종의 잔디가 드넓은 코스를 메우고 있다. 홍천 내 청정 지역에서 키운 농작물과 유기농 식자재만을 고집하는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은 많은 골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글 | 김민겸 기자  사진 | 최진호 협조 | 블루마운틴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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