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뉴스] 미쉐린 서티스
2019-02-26  |   35,279 읽음

올드뉴스 추억의 자동차 - 미쉐린 서티스


미쉐린 서티스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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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있어서 흔히 통용되는 법칙 아닌 법칙 중에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는 것이 있다. 엔진의 경우 고출력을 얻으려면 연비를 잃어야 하고, 서스펜션의 경우 높은 코너링 성능을 얻으려면 승차감을 잃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칙들은 대충 들어맞기 마련이다. 

타이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 코너링 및 제동력이 높은 스포츠형 타이어는 연비와 승차감이 좋지 않고, 연비와 승차감이 좋은 타이어는 스포츠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겨울철 달리기에 적합한 타이어는 여름철이나 일반 노면에서는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다양한 주행환경에 가장 처음, 그리고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타이어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타이어야말로 결코 완벽한 제품이 나올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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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차를 구입할 때에 끼워져 나온 이른바 OEM 타이어는 수명이 상당히 길다. 그리고 국내 주행조건을 일정부분씩 골고루 충족시켜주는 말 그대로의 범용타이어다. 이 때문에 차를 구입하고 몇 년이 지나 차를 바꿀 때까지 한 번도 타이어를 교환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운전자가 타이어의 성능을 실감할 정도로 민감하지 않아 OEM 타이어에 만족하는 경우도 많다. 


모든 주행요소 고려한 OEM 타이어 

애프터마켓용은 값과 성능 다양해 


그러나 OEM 타이어는 가장 폭넓은 도로환경과 차, 운전자를 모두 고려한 제품이기 때문에 공통분모는 클지 몰라도 성능면에 있어서는 만족의 깊이를 추구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다양한 애프터마켓 제품들이 개발, 시판되고 있다. 분명히 OEM 제품과 애프터마켓 제품들에는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미미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환경에 맞춘 제품과 폭넓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 같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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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범용타이어라도 마찬가지다. 보다 편안한 승차감, 보다 적은 소음을 제공하는 제품들이 시중에는 많이 나와 있다. 값도 성능과 품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다른 부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타이어 역시 바꿔보기 전에는 그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 좋은 신발을 신어야 발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타이어도 마찬가지여서 좋은 타이어를 신어야 차에게도 무리가 덜 가고 타는 사람도 편안하다. 문제는 신발을 바꿔 신기 전에는 이 편안함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은 타이어를 자의든 타의든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이다. 이번 타이어 시승은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독자들을 위한 것이다.이번에 시승한 미쉐린 서티스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모델이다. 해외에서는 1년 전쯤부터 시판되고 있으며, 소형차에 알맞게 개발된 실용성 높은 모델이라고 한다. 제품 라인업은 일반적인 국산 경차에서 기본급의 중형차까지 소화할 수 있는 범위로 분포되어 있다. 판매되는 제품의 스펙을 살펴보면 타이어 폭은 155에서 205mm까지, 편평비는 60에서 70, 휠 지름은 13인치에서 15인치까지 분포되어 있고 모두 HR급으로 최고시속 210km의 속도까지 견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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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표면을 살펴보면 중앙을 기준으로 안쪽과 바깥쪽의 트레드 패턴이 비대칭으로 되어있다. 트레드 패턴이 비대칭이라는 것은 안쪽과 바깥쪽의 트레드가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말이다. 안쪽 트레드는 블록이 분리된 형태로 되어 있고 바깥쪽 트레드는 안쪽이 결합되고 바깥쪽이 분리된 형태를 띠고 있다. 안쪽보다 바깥쪽의 접지면적이 넓고 형상도 고속형에 가깝다. 그루브는 방향성도 띠고 있어 배수에도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패턴만으로 본다면 안쪽은 승차감과 소음감소를 중시하고 바깥쪽은 접지력과 코너링 성능을 중시한 모양이다. 전반적으로는 직진주행보다는 잦은 코너링을 중시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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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멀리서 타이어 표면을 보면 안쪽으로부터 바깥쪽으로 가느다란 사이프가 연결되어 있다. 사이프의 모양은 안쪽과 바깥쪽이 다른데, 안쪽은 블록을 세 개로, 바깥쪽은 두 개로 나누고 있다. 횡압력과 함께 타이어의 온도가 높아져 블록이 팽창하게 되면 바깥쪽의 사이프가 닫혀 굵은 그루브쪽은 거의 평평하게 된다. 

중앙부에는 배수력을 높이기 위한 3개의 굵은 그루브가 자리잡고 있다. 이 그루브 안에는 각각 다른 모양의 요철이 있어 그루브에 돌이 끼는 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흙길을 달린 뒤 살펴보니 역시 그루브 안은 깨끗했다. 하지만 돌의 크기도 제각각이니 모든 환경에서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겠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그루브와 블록의 경계가 둥글게 처리되어있다. 이는 횡압력으로 인해 경계부분이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블록과 타이어 내측면 사이의 밀림을 막아준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실지로 국산차량에 장착되는 OEM 타이어나 애프터마켓용의 평범한 타이어들보다 부드러운 곡면으로 처리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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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 때 타이어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측면부, 즉 사이드 월이다. 바깥쪽으로 집중되는 힘을 버텨주고 효과적인 접지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츠용 타이어에는 매우 단단한 사이드 월이 채용된다. 그러나 범용 타이어에서 스포츠용 타이어만큼의 든든한 사이드 월은 승차감을 해치는 역효과를 일으킨다. 미쉐린 서티스는 바깥쪽 트레드 홈의 깊이가 2단계로 되어있다. 안쪽은 깊게, 바깥쪽은 얕게 되어있어 타이어 가장자리의 지지력을 높여준다. 사이드 월 외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하여 승차감과 코너링 성능을 고루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출고 때와 같은 크기 제품 슈마에 달고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뛰어난 성능 보여 


일단 타이어를 두루 살펴본 뒤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했다. 시승차로 마련된 99년식 슈마에는 출고 때 달려나온 185/65R 14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짧은 시간 동안 타이어의 특성을 살펴본다는 것은 무리지만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마른 노면, 젖은 노면을 골고루 경험해보았다. 특히 필자가 시승 코스로 자주 이용하는 자유로와 인근의 지방도를 고루 달리면서 다른 타이어를 단 차들과 차이점을 느끼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우선 승차감에 있어서 범용타이어로는 비교적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다. 약간 무른 듯한 재질과 진동흡수를 위한 내부처리 때문인 것 같다. 평범한 타이어들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실내로 들어오는 패턴 노이즈는 약한 편이다. 로드 노이즈와 구별하기 어렵지만 고른 노면에서는 특정 속도대에서 느껴지는 약한 소리 외에는 타이어로 인한 소음이 거의 없다. 

굴곡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도로에서는 제법 우수한 접지력을 보인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타이어의 미끄러짐은 어느 정도 억제되는 느낌을 주어 안정적인 코너링을 할 수 있다. 살짝 젖은 노면의 급한 커브를 약간 빠른 속도로 들어서도 그립턴이 가능할 만큼 횡방향으로의 미끄러짐은 크지 않았다. 제동 때의 느낌도 좋은 편이다. 공기압과 차의 서스펜션 성격에 따라 좌우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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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젖은 노면에서의 달리기 때는 약간 놀란 면도 있었다. 고인 물 위를 지날 때 의외로 배수가 잘 되어 빠른 속도에서 타이어가 물 위로 뜨는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패턴만으로 짐작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타이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독자들에게 가장 관심 가는 부분은 ‘값’일 것이다. OEM 타이어만큼 가격이 싼 타이어는 거의 없다. 값이 비슷하다면 모르긴 해도 비슷한 성능과 품질의 타이어일 것이다. 처음 얘기했던 말과 반대로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 보다 나은 제품을 얻으려면 보다 많은 지출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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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서티스는 범용타이어로서는 비교적 우수한 성능을 지녔다. 일반 도심에서의 주행도 고려했겠지만 다양한 도로조건을 맞닥뜨릴 수 있는 국도나 지방도를 많이 달리는 차에 적합할 듯 하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국산 경차, 소형차 및 중소형차를 대상으로 한 제품인 만큼 적정한 값에 팔릴 예정이라고 한다. 약간 무른 재질을 보면 수명에 대한 우려도 생길 수 있겠지만, 값 대비 성능이라는 측면을 생각해 본다면 고려해 볼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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