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뉴스] 벤츠 1호차 세계최초의 자동차가 간다
2019-03-08  |   155,371 읽음

벤츠 1호차 세계최초의 자동차가 간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517_8696.jpg

현재 전 세계에는 5억 대 이상의 자동차들이 65억의 인구를 위해 가지가지 용도에 따라 달리고 있다. 바로 이 자동차 때문에 우리 인류는 지구상의 2천만 종이 넘는 생물들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세계의 200개나 되는 각 나라는 이 자동차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경제와 문화 혜택을 입고 국력을 자랑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5억 대가 넘는 자동차의 정점에 서 있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차는 1886년에 발명되었다. 인류가 이른바 문명 문화적 생활을 하게 된 5천 년 역사에서 거의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말 등에 업힌 교통수단이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는 것은 새삼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세계최초의 자동차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공인된 것으로는 1886년 칼 벤츠가 최초로 특허를 얻은, 휘발유로 움직이게 한 3륜차가 출발점이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00_2608.jpg

같은 해에 칼 벤츠가 살고 있던 독일의 만하임에서 불과 10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칸스타트의 고틀리프 다임러도 휘발유를 사용한 내연엔진을 얹은 4륜차를 독립적으로 발명해 특허를 얻으려고 했었는데 벤츠가 간발의 차로 특허를 얻어냈다. 


1886년, 칼 벤츠가 최초의 자동차 내놓아 

비슷한 시기에 다임러도 4륜차 개발해 


벤츠의 3륜자동차 특허는 1885년 1월 29일 독일특허번호 37435호로 등록된 `Fahrzeug mit Gasmotorenbetrieb(휘발유엔진이 부착된 차)`로 명실공히 세계최초의 `자동차 탄생증명서` 가 된 셈이다. 이 차는 1886년 여름 만하임신문에 처음으로 일반 관중 앞에서 시승기회를 가졌다는 보도가 실렸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09_0895.jpg

특허등록 경쟁에 진 다임러의 심경은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사실인즉 휘발유 엔진의 개발은 다임러가 마이바라는 기술자의 도움을 얻어 1883년 8월에 최초로 완성했고 1885년에는 2륜차에 얹어 실용화까지 성공했지만 아쉽게 특허등록 경합에서 한 발자국 늦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자동차 실용화에 성공한 최초의 사람이란 영예는 이 두 사람이 공동으로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들이 선망하는 차 메르세데스 벤츠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그것은 그대로 자동차의 역사가 되었다. 그러나 다임러와 벤츠는 처음부터 협력관계에 있지는 않았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15_9217.jpg

다임러는 슈투트가르트 공과대학을 졸업했고 가스 모토렌 파브릭 도이체라는 회사의 공장장으로 취임한 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벼운 휘발유 엔진의 개발을 주장하다 회사측과 대립하게 되자 학생시절부터 친했던 마이바하와 함께 그 회사를 떠나 슈투트가르트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 칸스타트에 연구실을 차렸다. 여기서 앞서 말한 대로 1883년 8월에 드디어 세계최초의 휘발유 엔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1885년에는 나무로 만든 2륜차에 얹어 실용화시킨 끝에 이듬해 4륜차를 완성시켰던 것이다. 


한편 칼 벤츠도 만하임에서 연구에 몰두한 끝에 1883년 10월 벤츠사 라인 가스모터공장을 설립해 1884년에는 최초의 전기점화장치를 가진 2사이클 가스엔진 제작을 시작했다. 이것을 3륜차에 응용해 1885년에 완성하고 1년 뒤에 일반공개에 성공한다. 이것이 독일정부의 공식특허(37435호)를 얻었다는 의미에서 3륜차를 파텐트 모토 바겐(Patent Motor Wagen), 즉 특허취득자동차로 오늘날까지 그대로 불리게 되었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32_6495.jpg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33_1384.jpg

칼 벤츠는 이렇게 세계최초의 자동차 발명가로서의 영광을 안았지만 그의 행로는 그렇게 순탄치 않았다. 그는 교육도시이기도 하고 교역과 가공기술로 유명한 독일의 바덴공국 수도인 칼스루에에서 1844년에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열차기관사였다. 칼이 두 살난 아기였을 때 아버지는 탈선한 기관차를 레일 위에 다시 얹는 작업을 하다가 그만 감기로 인한 폐렴으로 세상을 떴다. 


홀로 된 그의 어머니는 요리사로 일하면서 칼을 좋은 학교에 보냈다. 그리하여 칼스루에공과대학에 진학을 했는데 그 학교에서 처음으로 페르디난트 레드텐바허 교수의 소개로 증기로 가동하는 내연엔진에 접하게 된다. 바로 이 순간이 그로 하여금 무겁고 거추장스런 증기엔진보다도 더 가볍고 효율이 좋은 엔진을 구상케 한 원인을 만들어주었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48_8876.jpg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49_1388.jpg

1864년 대학을 나온 칼은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1872년 만하임에 벤츠 및 리터라는 회사를 일으킨다. 그러나 사업실적은 좋지 않았고 1878년부터는 2스트로크 엔진 개발에만 매달려 2년 뒤에 완성시켰다. 1881년에 드디어 휘발유엔진회사를 설립했지만 제품이 잘 팔리지 않았다. 거의 빈털털이가 된 칼은 이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그러자 1883년 칼 앞에 그를 재정적으로 돕겠다는 두 사람이 나타났다. 한 사람은 막스로즈, 또 한 사람은 프리드리히 에슬링거였다. 이렇게 해서 만하임의 라인 가스모터 공장이 창설되었고, 여기서 만든 엔진은 잘 팔렸다.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됨에 따라 칼은 다른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60_5972.jpg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60_8539.jpg

그는 엔진만을 생산해 파는 대신 이것을 응용해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다. 그의 집념은 드디어 1885년에 `세계최초의 자동차` 개발성공으로 결실을 맺는다. 이리하여 1886년에 일반에게 공개된 칼 벤츠의 자동차 제1호는 훗날 세계경제와 교통문화에 대혁신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벤츠 1호차 오리지널 모델은 존재 안해 

시승차는 12대 정도의 레플리카 중 1대 


이 역사적인 차의 오리지널은 현재 존재하지 않고 이것과 똑같이 만든 것이 슈투트가르트의 벤츠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것을 다시 복제한 12대 가량의 레플리카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데 그 중의 한 대가 놀랍게도 우리나라 용인에 있는 삼성교통박물관에 보존되어있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72_6918.jpg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73_0372.jpg

현대와 같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그저 자동차를 만들고 팔겠다는 데만 정신을 팔고 있는 와중에서 삼성은 교통문화 보급에도 눈을 돌려 어린이들을 위한 교통질서교육장을 만들었는가 하면 훌륭한 자동차박물관까지 만들어 우리들한테 귀한 차를 볼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주는 점이 대조적이다. 


이 박물관에는 전 세계의 역사적인 명차들이 많이 수집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칼 벤츠가 만든 세계 최초 모델의 레플리카다. 자동차생활사는 정중하게 이 차의 시승을 교통박물관측에 요청한 바 뜻밖에도 쾌히 승낙을 해줘서 나는 꿈에도 그리던 최초의 자동차를 타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86_8322.jpg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887_22.jpg

이 나라의 자동차문화 보급을 위해 지난 20년간 나름대로의 노력을 해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나다. 세계의 명차도 많이 타보았지만 현재 5억 대가 넘는 각종 차의 정점에 서 있는 이 차만은 그 희귀한 존재 탓으로 전시장에서 멀리 보고만 왔었다. 이제 그 꿈이 이뤄지게 되어 설레는 가슴을 안고 나는 삼성교통박물관이 있는 용인 에버랜드로 달려갔다. 


벤츠 1호차를 전시장에서부터 조심조심 끌어냈다. 만들어진 지 20년이 지났지만 보존상태는 아주 좋았다. 이번 시승은 딴 차와는 경우가 다르다. 주행성능을 이야기할 수도 없고, 차 내부의 인테리어며 운전석 앞의 계기판이며 편의시설도 평할 수가 없다. 게다가 엔진의 파워며 서스펜션을 놓고 말할 수도 없고 안전성이며 스타일에 관해서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차는 그저 쳐다보며 그 옛날 116년 전인 1885년에 만들어졌다는 역사적 의미만 생각하며 기계부품과 전체의 조화된 모습에 감탄만 해야 하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909_8061.jpg
 

그러나 시승은 시승이다. 타봐야 하겠단 말이다. 그리고 달려봐야만 시승기가 되잖겠는가 말이다. 달리기에 앞서 우선 외형을 보니 그 당시 이름을 떨친 독일 기술이 교묘하게 총집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어 그 정교함에 우선 놀랬다. 바퀴는 뒤의 것은 앞바퀴 지름보다 두 배는 터 켰다. 타이어 대신 고무를 감고 차가 달릴 때 땅으로부터 받는 충격은 긴 강철판을 겹겹이 붙여서 만든, 그 옛날 마차에도 부착시켰던 엽형(葉形) 스프링 위에 차체를 얹어 놓아 해결했다. 좌석은 2인용으로 나무판 위에 쿠션을 달았다. 


좌석 앞에는 수동식 스틱이 수직으로 달려 있는데 한 손으로만 조작하게 되어 있다. 오늘날 스티어링 휠의 원형인 셈이다. 이것을 오른손으로 잡고 좌우로 젖히면서 방향조절을 하며, 나머지 왼손으로는 바로 왼쪽에 솟아오르듯이 뻗쳐있는 속도조절 및 제동을 위한 강철봉을 붙잡아야 한다. 이 차가 달릴 때는 강철봉을 앞으로 뉘이면서 속도를 조절한다. 완전히 뒤로 젖히면 제동이 걸리게 되어 있다. 이 강철봉의 밑 끝에 엔진에서 전달된 회전운동을 받아 돌아가는 축이 있으며 그 축 끝에 달린 톱니바퀴가 돌면서 강철체인으로 뒷바퀴를 굴린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916_0348.jpg
 

강철봉으로 차의 속도를 조절하는 원리는 옛날 정미소에 달려 있는 풀리와 벨트 회전을 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엔진의 회전은 천으로 된 벨트를 통해 좌석 아래에 있는 회전축에 전해지는데 강철봉을 앞뒤로 움직이면 벨트가 팽팽해지거나 느슨해지면서 엔진의 회전력이 강하게 혹은 약하게 전달된다. 다시 말해 풀리에 감긴 벨트의 장력을 조절해 전달되는 회전력을 조절하는 일종의 클러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엔진 부위를 보자. 이 엔진은 1기통으로 이른바 슬라이딩 밸브로 혼합기를 실린더 안에 집어넣고 빼내는 특징을 지녔다. 차 뒤쪽에는 거대한 플라이 휠이 달려 있다. 중앙에는 엔진 실린더가 누워있고 그 위에 냉각수를 넣은 원통이 세워져 있다. 또 하나의 이와 비슷한 크기 원통이 왼쪽에 뉘어져 붙어 있는데 이것이 기화기다. 여기에 공급되는 휘발유 양은 좌석 왼쪽 밑 벽에 달려 있는 밸브를 돌려 조절한다. 엔진 오른쪽에는 배터리가 나무통 안에 들어 있다. 


최고출력 0.9마력의 984cc 1기통 엔진 

시속 16km 이상으로 서슴없이 달려 


엔진 배기량은 984cc, 최고출력은 0.9마력이다. 최대토크는 모르겠다. 이 엔진이 제대로 가동하면 400rpm에서 시속 16km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시속 16km이면 우리들이 평소 가볍게 달음박질하는 속도다. 

엔진의 시동은 옆으로 뉘어져 있는 플라이 휠을 돌려서 거는데 플라이 휠이 세워져 있지 않고 뉘어져 있는 이유는 자동차가 달릴 때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926_0793.jpg
 

원형모델의 엔진에는 신기한 점화장치가 달려 있다. 엔진 속에 뾰쪽한 쇠줄이 하나 돌출해 있는데 석유램프를 이용해 쇠줄의 돌출된 곳을 벌겋게 가열한다. 그러면 실린더 내부에 들어간 쇠줄 역시 가열될 것이고 흡기 행정에서 휘발유가 실린더로 들어오는 순간 달궈진 쇠줄로 인해 점화가 되는 것이다. 레플리카는 배터리와 점화플러그를 이용해 점화되는 방식이다. 


우리들은 엔진 가동을 위해 열심히 플라이 휠을 돌렸지만 `풀떡`거리기만 하지 좀처럼 시동이 안 걸렸으나 수십 번의 노력 끝에 드디어 엔진이 가동되었다. 나는 신발까지 벗고 조심스럽게 차에 올랐다. 그리고 왼손으로 잡은 속도조절봉을 앞으로 뉘었다. 그랬더니만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932_4335.jpg
 

`움직인다, 움직여!` 우리들은 모두가 소리치면서 박수를 쳤다. 시속 16km라지만 이 차의 능력은 그것보다 더 빠른 것 같았다. 처음에는 박물관 앞마당만을 빙글빙글 돌다가 나는 결심 끝에 대로로 차를 몰고 나갔다. 박물관의 기술자가 같이 달려나왔다. 


`달린다, 달린다.` 시속 16km 이상으로 서슴없이 달린다. 하지만 내리막길을 지나 되돌아오는 오르막길에서 차가 `풀럭풀럭` 하면서 숨이 막 끊어지려고 한다. 기술자가 달려와서 기화기의 주유상태를 재빨리 조정하니 다시 언덕길을 너끈히 달릴 수 있었다.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942_6141.jpg
87ad0ead43b56d0aee41df0dd5c458bd_1552031942_7417.jpg


`만세!` 우리들은 무슨 큰 일을 해낸 것 같이 모두가 기뻐했다. 역사적인 이 차에 오른 내가 드디어 역사적인 시운전을 마친 셈이다. `정말로 나는 이젠 타보고 싶은 차는 다 타보았구나` 하고 혼자서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