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뉴스] 링컨 타운카, 호텔 소파에 앉아 거리를 달리는 느낌
2019-04-05  |   80,981 읽음

올드뉴스 추억의 자동차 - 링컨 타운카


링컨 타운카 호텔 소파에 앉아 

리를 달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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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2위 자동차 메이커인 포드는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다른 회사보다 생산대수를 늘리는 싸움을 벌이는 데 주력해 왔으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하는 과제를 안고, 좀더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현지공급과 싼 노임을 사용하려고 호주, 브라질, 독일, 인도 및 남아프리카 등 전세계에 공장을 세우면서 분투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다른 자동차 메이커도 마찬가지이고, 아울러 각 나라의 군소업자들을 병합하면서 그 나라의 소비자까지도 끌어들이기에 모두 현안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론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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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우리나라에 일찍부터 토러스와 머큐리 세이블 등 중형차를 아주 저렴한 값으로 공급해 왔다. 특히 토러스는 한때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떨친 차로 우리나라에서도 값에 비해 넓고 성능 좋은 가족용 승용차로 제법 인기를 끌었다. 나는 5∼6년 전에 <자동차생활>에 토러스 시승기를 쓴 것이 포드 자동차와의 마지막 인연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GM 캐딜락과 함께 미국 최고급차 상징 

추억이 서린 링컨 시승에 반가움 앞서 

미국에서 만드는 최고급 차종으로 쌍벽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GM의 캐딜락과 포드의 링컨 시리즈다. 링컨은 오랫동안 미국 대통령의 공식 승용차로 채택되었던 역사가 있고, 35대 대통령인 존 F. 케네디가 바로 이 링컨의 오픈카를 타고 행렬하던 도중에 1963년 오스월드의 총탄에 그만 쓰러지고만 이력도 갖고 있다. 바로 이 무렵의 링컨은 스타일이 일직선으로 ‘쭉’ 뻗은 데다 앞 그릴과 뒤 백업라이트의 절묘한 디자인이 나를 사로잡고 놓지 않았다. 그래서 존 F. 케네디가 사고를 당한 1963년, 나에게도 이 링컨과 얽힌 사연이 있다. 1962년에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곧 수도 워싱턴에 있는 해군천문대에 취직을 했다. 그 때까지 약 6년 동안 1951년형 뷰익 중고차를 몰고 다녔는데 고장이 속출해서 고생 꽤나 했다. 학생신분으로 어쩔 도리가 없었으나 취업으로 생계 걱정이 없어진 뒤 드디어 나도 새차를 구입했다. 그 차가 소형차인 머큐리 코멧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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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동안 코멧을 끌고 다니다가 앞서 말한 링컨의 스타일에 ‘홈빡’ 빠진 나는 포드 딜러에 가서 내 차를 링컨으로 바꿨다. 너무나도 호화찬란한 외형과 내부시설 그리고 안락한 좌석과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승차감에 취해 신나게 운전하며 다녔다. 약 일주일이 지나자, 내가 근무하던 해군천문대의 직속상관이 “조 박사, 나 좀 보자”고해 그의 사무실로 갔다. 


“자네 요사이 링컨을 끌고 다니는데 자네 차인가?” 

“네.” 

“그래, 우리 천문대의 대장도 시보레를 타고 다니는데…….” 


이 말에 나는 얼굴이 ‘화끈’해졌다. 나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 아닌가(취직 초년생 주제에 말이다). 


“네, 잘 알았습니다.” 


나는 그의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그 길로 링컨으로 바꿨던 포드 딜러에게 달려갔다. 다행히도 내가 트레이드인(trade in)했던 코멧이 아직도 팔리지 않고 그대로 있었기에 200달러를 더 주고 코멧을 다시 찾아 갖고 돌아왔다. 당황해서 나의 등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던 일이 이제는 40년 전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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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추억이 서린 링컨 2002년형을 시승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나로서는 정말로 감개가 무량한 차였지만 스타일은 역시 내가 한 때 소유했던 링컨보다는 못한 것 같다. 하기야 21세기 자동차 디자인의 추세가 그러한 것인데 나는 아직도 구태의연한 골동품이어서 그 옛날의 향수를 못 버리는가 싶다. 


링컨 승용차 중에서 제일 큰 덩치 자랑 

쭉 뻗은 차체 전통 오늘날까지 지켜와 

여기서 독자의 편의를 위하여 ‘링컨’이란 이름이 붙은 차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대략 설명하고 지나가련다. 


링컨은 승용차로 LS, 타운카 및 콘티넨탈 세 가지를 만들고 있다. 이밖에 SUV로 내비게이터가 있고, 소형 밴 블랙우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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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LS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경제성을 따져 만든 차로 영국의 재규어 S형의 차대를 이용해 재규어의 V6 3.0L 또는 V8 3.9L 엔진을 얹은 차다. 크기는 길이 ×넓이×높이가 4천925×1천859×1천425mm이고 링컨의 승용차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작아, 값도 5천800만 원대로 가장 저렴하다. 


미국에서 수입된 최고급차를 이 값으로 제공받는다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다. 국산차인 현대 에쿠스를 탈 수 있는 신세의 사람이라면 1천만 원을 더 얹어 수입차 링컨을 타보는 것이 어떨까? 위상이 달라지고 승차감도 달라질 것인데 말이다. 


다음은 타운카인데 이것은 링컨 승용차 중에서 가장 큰 덩치를 하고 있다. 이 차종에는 V8 4.6L SOHC 238마력 엔진을 얹은 이그젝티브와 V8 4.6L SOHC 238마력 엔진을 얹은 카터 등 두 종류가 있고 크기는 5천520×1천990×1천485mm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다음은 컨티넨탈이 있다. V8 4.6L 300마력 DOHC 엔진을 얹은 것으로 크기는 5천296×1천869×1천422mm의 규모이니 LS와 타운카의 중간에 자리 잡은 차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차에는 ABS도 ARS(TCS)도 없고, 파워 스티어링도 쓰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미 대륙에서 신나게 달리는 데만 주력하고 싶은 실용차인 격이다. ‘한때는 링컨 승용차 중에서 특이하게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독특한 차로, 다른 링컨 차의 거의 두 배 가까운 값에 팔렸던 이 콘티넨탈이 왜 이렇게 변신했는가……’ 하고 나는 가슴아팠다. 그리고 이 차만이 유일하게 앞바퀴굴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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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급 SUV로 링컨 내비게이터를 내놓고 있는데 이 차는 V8 5.4L DOHC 엔진을 얹어 300마력의 괴력을 내는 광야의 왕자이다. 그리고 픽업 또는 밴 형식의 링컨 블랙우드 역시 같은 V8 5.4L DOHC 엔진을 얹은 300마력의 차로 길이가 5천593mm로 넉넉해서 다용도 상용차로 쓸모가 많다. 


1998년 항공역학적인 모습으로 변신해 

푹신하고 안락한 미국식 고급차의 진수 

2002년형 링컨 타운카를 시승할 기회를 가진 나는 2001년형보다 더 커진 모습에 놀랐다. 이전 크기는 5천469×1천936 ×1천473mm였는데 말이다. 하기야 링컨은 그 여유 있는 크기를 옛날부터 자랑해왔다. 바로 이 크기가 미국의 상징이기도 했던 것 아니냐 말이다. 


링컨은 1917년에 창설되어 여러 번 시대의 흐름에 따르는 모델 변화를 보이며 진화해 왔었다. 미국 자동차의 황금기였던 1959년, 링컨의 대항마였던 캐딜락이 차의 후미부분을 마치 새의 날개가 뻗은 듯한 요란한 디자인으로 단장한데 비해, 링컨은 철저히 고전미를 지키며 차체를 일직선으로 ‘쭉’ 뻗게 했던 전통을 오늘날까지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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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데뷔한 타운카가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지니게 된 것은 1998년이다. 이때 앞서 말한 직선적인 차체와 그릴 디자인을 대담하게 바꾸어 이른바 항공역학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앞 그릴이 폭포모양으로 되어 있어 인상적이다. 뒤의 테일라이트도 시대의 추세에 맞추어 양쪽으로 붙어 버렸는데, 나는 역시 그 옛날의 직선적인 앞그릴과 단정하게 마련된 테일라이트가 그립다. 이전의 모습을 고집하다가는 살아 남을 수 없는지라, 새로 과감한 변신을 한 것 같다. 


타운카는 링컨의 승용차 시리즈에서는 가장 큰 차지만, 한 수 더 떠서 150mm나 더 길게 만든 타운카 리무진도 있다. 그야말로 거함이라고 말할 만하다. 


외형의 묘사는 그만하고 차안으로 들어가 앉아 보기로 하자. 엉덩이가 느끼는 푹신한 감촉! 등을 받쳐주는 등받이 부분의 부드러움은 한 마디로 ‘호텔의 소파 같다’는 표현이 가장 적당하리라. 바로 이 감촉이 벤츠나 BMW 등 유럽의 고급차와는 완전히 다른 미국 특유의 고급차가 주는 감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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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고급차는 좌석이 딱딱한 편이지만 미국차는 안락성을 끝까지 주장한다. 딱딱한 차를 몰면 장거리 드라이브에 졸음이 덜 온다지만, 미국은 개의치 않는다. 고급차는 어디까지나 폭신하고 안락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고급차라는 논리인데 나도 동의한다. 


넓은 실내도 안정감을 더해준다. 운전대 앞의 계기판과 옆의 콘솔에 박힌 편의장치도 제법 차분하게 잘 정돈되어 있어서 분간하기 쉽다. 예전에는 번들번들거리는 크롬으로 도금된 장치가 즐비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이젠 능률화가 돋보이는 배열들이다. 


변속기어는 운전대 축에 달린 컬럼식이다. 나는 미국에 16년간 있는 동안 이 컬럼식을 사용해 왔었기 때문에 아주 반가웠다. 


자 출발이다. 거구를 끄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차는 미끈하고 조용하게 출발했고 ‘푹신’한 좌석은 나를 감싸주었다. 자동차들이 가득 찬 서울의 올림픽대로를 달리는데 이상한 차가 달린다고 생각했는지 여러 차들이 내가 운전하고 있는 링컨 주위에 모여든다. 차를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어서였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이들을 뿌리치는데 하등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만큼 기동성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가속과 차선 바꾸기에 정말로 예민하게 반응해 준다. 마치 소형차를 몰고 있는 기분이다. 자유로에 들어섰다. 차들이 붐벼서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어 겨우 시속 150km 정도에 그쳤다. 


소형차를 모는 듯 뛰어난 기동성 보여 

푹신한 승차감에 ‘천국을 달리는 기분’ 

역시 큰 차는 다르다. 또한 차체 디자인이 항공역학적이어서 그런지 빨리 달릴수록 땅을 핥듯이 꽉 붙어 달린다. 직진성도 아주 좋다. 핸들을 놓고 있어도 차는 곧바로 달린다. 그런데 속도계를 보니 시속 180km까지 밖에 눈금이 없다. 


최고시속을 233마력으로 내려면 시속 200km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할 것이겠으나 이것 역시 미국 고급차 철학이 잘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유럽차는 속도위주지만 미국차는 안락성 위주이기 때문이다. 


안락성에 관련된 서스펜션도 아주 깊이가 있다. 사소한 장애물 같은 것이나 둔덕과 파인 곳을 지날 때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이 편안하게 차를 받쳐준다. 게다가 좌석이 푹신하니 승차감은 좀 과장된 표현을 빌리자면 ‘천국을 달리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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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타운카의 변속기어가 컬럼식이라고 했지만 역시 스포츠타입인 플로어식을 선호하는 사람은 링컨 LS를 택하면 된다. 링컨 LS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재규어의 차대를 이용한 것이어서, 전형적인 미국식 컬럼형식이 아니고 오른쪽 바닥에 변속기어가 붙어 있다. 


코너를 도는 데도 안정감이 있다. 거구의 차체는 급커브를 돌 때도 태연하게 밸런스를 맞춘다. 내가 1963년에 약 일주일동안 갖고 운전하던 링컨의 전통을 40년 후에도 그대로 느낀 셈이다. 


역시 한국에서 이 타운카는 손수 운전하는 경우보다는 사장족들이 뒷좌석에 몸을 싣고 달리는 기회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시승을 마치고 되돌아오는 길에 뒷좌석에 앉아서 P기자에게 운전을 시켰다. 뒷좌석은 탄 사람이 스스로 위치조정을 할 수 있고 좌석의 겨울철을 위한 히팅도 좌우 독립적으로 조정가능하고, 여름철을 위한 냉방조정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충돌에 대비해 좌석 양쪽 옆에 얼굴과 가슴을 보호할 수 있는 에어백이 달려 있다. 물론 푹신한 좌석과 안락하게 받쳐주는 서스펜션 덕택에 뒷좌석에서도 마찬가지로 소파에 앉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이렇게 호화롭고 큰 차인데도 값이 6천850만 원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값의 두 배 이상이나 되는 같은 클래스의 유럽차를 탈 필요가 없다. 링컨은 어디까지나 사장족을 안락하게 편히 모시는 데는, 오히려 유럽차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을 나는 여기에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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