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뉴스] 뉴 코란도 CT 밴 대중화를 향한 2WD 지프의 경쾌한 달리기
2019-04-19  |   41,074 읽음

뉴 코란도 CT 밴 대중화를 향한 

2WD 지프의 경쾌한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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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를 되돌아보면 우리에게 지프는 그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다. 주로 정부기관의 공무를 위한 관용차로 쓰였기 때문에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었다. 그러나 90년대의 지프는 혁신적이었다. 승용차와 맞먹는 승차감과 호화로운 장비를 갖추어 출퇴근은 물론 레저용으로 활용하기에도 손색이 없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코란도 역시 지난 96년 90년대에 걸맞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구형 코란도의 투박한 모습을 버린 혁신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온로드와 오프로드 달리기를 모두 만족시킨 뉴 코란도는 `변하지 않은 것은 이름뿐이다`는 광고로 변신을 강조했다. 


겉모습 똑같고 쌍용 엠블럼 다시 달아 

도시 자영업자를 위해 태어난 2WD 밴 


이후 98년과 99년 2번의 페이스 리프트를 거쳤지만 뉴 코란도의 얼굴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프론트 그릴과 테일램프를 바꾸고 스티어링 휠 모양을 새롭게 하는데 그쳤다. 4WD차의 모델교환 주기가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긴 관례도 있었지만 뉴 코란도의 디자인이 크게 흠잡을 곳 없이 오래 타도 질리지 않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4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2000년형 뉴 코란도 역시 겉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눈에 띄는 변화라면 98년 페이스 리프트 때 잠시 선보였던 가로형 프론트 그릴을 다시 달았다는 것 정도다. 차체가 높아 보이는 뉴 코란도에 가장 안정감 있게 어울리는 디자인 같아 좋아 보인다. 그밖에 엠블럼이 없던 프론트 그릴에 쌍용 마크를 다시 달고, 앞 범퍼가드에는 대우의 영문 로고 대신 `코란도` 로고를 음각으로 새겨 넣었다. 또 왼쪽 펜더에 어색하게 달려 있던 등화관제등은 없애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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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00년형 뉴 코란도에는 겉모습은 같아도 내용이 크게 달라진 모델이 더해졌다. 바로 2WD 방식을 쓰는 뉴 코란도 CT 밴이다. CT란 이름은 도시(City)에서 따온 것으로, CT 밴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짐작이 되듯 네바퀴굴림(4WD)의 쓰임새가 적은 도시 자영업자들을 위해 태어난 모델이다. 

미국의 풀사이즈 밴이나 경트럭에는 2WD 방식을 쓰는 모델이 많다. 높은 지상고와 출력만 갖추면 굳이 4WD가 아니어도 많은 짐을 나르고 험로를 달릴 수 있기 때문에 2WD 모델을 기본으로 4WD 기능을 옵션으로 선택하게 하는 차도 있다. 반면 우리 나라에서는 `지프는 4WD여야 한다`는 공식 아닌 공식이 성립되어 2WD 모델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뉴 코란도 CT 밴이 그 공식을 처음 깼다. 2WD 지프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며 등장한 뉴 코란도 CT 밴을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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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에서 보면 새 모델의 감흥이 거의 없지만 실내로 들어서니 화사하게 바뀐 시트 색깔이 눈길을 끈다. 뉴 코란도의 주고객인 20∼30대를 위해 빨간색을 더해 젊은 분위기를 냈다고 한다. 운전석에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다른 2000년형 모델에 있는 운전석과 조수석 팔걸이는 달리지 않았다. 허리를 똑바로 펴고 운전하는 지프형 차에는 팔걸이가 편리한 장비인데 없으니 허전하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달려야 할 4WD 변환 시프트 레버가 없는 것을 보고 비로소 2WD 모델임을 실감한다. 

운전석 뒤의 적재함은 최대적재량이 500kg으로 4WD 밴과 똑같다. 지프형 밴을 사는 사람들은 많은 짐을 옮기기보다는 안전하게 짐을 옮기기를 원한다. 트럭보다야 못하겠지만 다른 지프형 밴보다 넓고 큰 적재함은 커다란 여행가방 대여섯 개가 들어갈 만하다.


무게 줄고 연비 20% 좋아져 

2WD에 알맞은 기어비 필요해 


CT 밴은 4WD 밴보다 무게가 105kg 가볍다. 1.8톤의 큰 몸집에서 100kg 정도 줄어든 것이 무슨 의미겠는가 할지도 모르지만 같은 무게의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뛰는 것보다 다리에 매달고 뛰는 것이 몇 배 더 힘들다. 

4WD차에는 앞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기 위한 구동샤프트와 허브, 바퀴의 회전수를 조절하는 디퍼렌셜 기어 등이 달려 있다. 하지만 2WD 모델은 이런 장비가 없어 무게가 줄어 연비가 좋아졌다. 공인연비는 수동기어차를 기준으로 14.2km/ℓ다. 4WD 밴보다 20% 정도 좋은 수치다. 몇 달 뒤에 선보일 자동기어차의 연비도 약 12km/ℓ로 좋은 편이다. 메커니즘이 단순해진 덕분에 4WD 밴에 비해 값도 150만 원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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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로 나섰다. 1단을 넣고 액셀 페달을 꾹 밟으면 rpm 게이지가 4천500rpm부터 시작하는 레드존으로 금세 올라간다. 답력이 무거운 액셀 페달은 기어를 1단에 집어넣고 밟으면 밟는 만큼 엔진회전수로 반응한다. 하지만 엔진회전수가 올라가도 속도는 오르지 않는다. 속도계와 상관없이 치고 올라가는 rpm 게이지는 공회전 상태의 느낌과 다른 점이 없다. 디젤차에서 볼 수 있는 1단 기어비의 특징으로 코란도 4WD 모델에서도 느꼈던 점이다. 

1단으로 가속하다 변속을 하기 위해 액셀에서 발을 떼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노즈다이브 현상이 심하게 일어난다. 곧바로 2단으로 변속하면 차는 앞쪽이 울컥 들리면서 튀어나간다. 변속 타이밍을 높게 잡으면 차는 앞뒤로 심하게 요동친다. 1톤트럭 같은 기분이 지워지지 않는다. 1단으로 출발하면 힘이 남아 엔진만 빨리 돌고 2단으로 출발하면 가속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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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만큼은 아니어도 디젤차의 토크를 이용해 저속에서 꾸준히 가속되는 기어비를 설정하면 좋을 듯하다.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힘이 남기 때문에 최종감속비를 조금 낮춰도 좋을 것이다. 2WD에 어울리는 기어비 조정이 아쉽다. 

시속 70km 이상에서 3단과 4단으로 번갈아 달리다 보면 묵직하게 가속되는 맛이 독특하다. 휘발유차만은 못해도 다른 디젤차는 훨씬 앞선다. 4단으로 시속 60∼120km까지 무리없이 달릴 수 있다. 시속 100km를 넘어서면 디젤차답지 않게 잘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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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마칠 무렵 누군가 2WD 코란도에 대해 `군인으로 말하자면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방위병 같은 존재 아니냐`고 말하던 우스개 소리가 생각난다. 2WD 지프가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150만 원 줄어든 차값은 고객에게 한 걸음 다가온 매력이다. 

밴 모델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CT 밴을 얼마나 많이 파느냐에 따라 쌍용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자동차문화에 2WD 밴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느냐, 아니면 코란도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느냐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지프형 2WD 뉴 코란도 CT 밴은 이 분야의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내야 하는 숙제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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