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독특함이 전부가 아니다
2019-05-29  |   79,613 읽음

CITROEN C5 AIRCROSS SUV

독특함이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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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잠깐의 어색함을 이겨낸다면 그 이후로는 이 차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이 차의 남다름은 단순히 차명에 그치지 않는다. 안팎에 그득한 시트로엥 고유 디테일은 패션 아이템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으며, 프랑스 차 특유의 차진 주행성능은 평범한 SUV들과 완벽히 선을 긋는다. 각자 남다름을 내세우는 수많은 SUV가 양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트로엥 뉴 C5 에어크로스 SUV는 남들과는 다른 독특함이 결코 틀린 게 아님을 증명한다.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아진 게 몸으로 와 닿지만, 마무리가 허술하게 느껴지는 점도 적진 않다. 프랑스 차답다.


정말이지 심오한 생김새

처음엔 잠깐의 일탈 정도로만 여겼다. 시트로엥은 2010년을 기점으로 디자인의 틀을 깨는 과감한 시도를 거듭해 왔다. 만약 이런 시도가 단순히 한두 차례에 그쳤다면, 시트로엥 디자인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두 단어로 디자인을 쉽게 설명하는 게 불가능한 몇 안 되는 자동차 메이커다. 그렇다 보니 시트로엥의 디자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과 노력을 모두 요구한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 역시 크게 갈리는 편이다. 뉴 C5 에어크로스 SUV도 매한가지다. 평범한 모습을 찾는 게 불가능하다. 그나마 색상 조합이 평범해 보인다. 주를 이루는 외장 색상, 부를 이루는 검정 플라스틱이 다목적성을 충족시키는 보통 SUV의 모습을 따른다. 다만 남다름을 내세우는 시트로엥 차답게 눈에 띄는 디테일이 정말 많다. 먼저 전면부의 핵심인 크롬 라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롬 라인은 LED 주간주행등을 감싸고 있으며 시트로엥의 상징인 더블 쉐브론 엠블럼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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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렵게 생겼다.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전폭이 좁은 차는 아니지만, 크롬 라인을 일직선으로 더하면서 시각적으로 넓어 보인다. 유려하게 다듬은 사각형을 곳곳에 더한 점도 눈에 띈다.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하단부 포인트, 뒷유리와 트렁크 리드, 주유구, 머플러 팁 등에 이 디자인을 녹여 냈다. 그에 반해 전반적인 차체 형상은 볼륨감이 한껏 강조된 형태이다 보니 각진 디테일이 더욱 돋보인다. 최신 시트로엥임을 증명하는 에어 범퍼 역시 도어 하단부에 자리 잡고 있다. 앞 범퍼 하단부와 에어 범퍼, 루프랙에 더해진 포인트 컬러는 흰색과 빨강 두 가지로 나뉘며 디자인에 활력을 더한다. 현대 투싼과 크기가 대동소이하지만, 시각적으로는 한 체급 위인 싼타페에 버금가는 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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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퍼 상당수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한 건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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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형을 강조한 디테일이 실내 곳곳에 녹아 들었다 


그러나 옥에 티가 있다. 리어 범퍼가 그렇다. 언뜻 봐서는 리어 범퍼 전체가 검정 플라스틱인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검정 플라스틱은 범퍼 테두리에만 할애했고, 상당수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했다. 표면 처리 방식 차이에 따른 이질감이 크게 느껴진다. 선크림을 바른 직후 또는 화장이 들뜬 것 마냥 후면부에서 유독 이 부분만 눈에 들어온다. 유독, 이 디테일이 거슬리는 이유는 순정 사양이 아닌 어설픈 튜닝을 한 것처럼 보인다는 데 있다. 만약 앞 범퍼 하단부를 똑같이 마감했다면 통일성을 살릴 수 있다는 취지로 어느 정도 이해할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전면부에는 이런 디테일이 빠져 있다. 혼란스럽다.


‘빛 좋은 개살구’

실내는 눈으로 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쁘고 고급스러우며 무엇보다 화려하다. 소재도 적당히 조화를 이룬다. 확실히 동급 차종에서 볼 수 없는 섬세한 디테일이 실내 곳곳을 휘감는다. 그간 프랑스 차 실내는 늘 군더더기가 없는 간결한 디자인과 구성을 통해 미니멀리즘과 실용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평범했고 무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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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고급스러움과 화려함이 공존한다


특히 사용되는 소재는 전혀 고급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뉴 C5 에어크로스 SUV의 실내는 그런 과거 인식을 뒤바꾸기에 충분하다. 나파 가죽과 블랙 하이그로시, 크롬, 플라스틱 소재를 센스 있게 배치했다. 단, 마감 솜씨가 좋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의 마감 차이가 크다. 일부는 손이 베일 정도로 날카로운 곳도 있다. 이런 유별남마저 프랑스 차답지만.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다양한 테마를 통해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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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통상 같은 그룹 내 동일 사양에서 레이아웃과 그래픽이 동일한 경우가 많지만, 푸조와 시트로엥은 다르다. 푸조는 텍스트 기반 정보를 깔끔하게 보여주고, 시트로엥은 그래픽을 강조한다. 8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통해서는 오디오, 공조 장치,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등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며, 수입차에서 중요한 한글화도 어색한 점이 없었다. 다만 터치스크린 반응이 살짝 늦다. 초기 스마트폰과 요즘 스마트폰 사이 정도의 반응 속도라 가끔은 답답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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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치 터치스크린은 반응이 살짝 느려 아쉽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실내에도 사각형이 두루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의 각스포크와 시트에 각인된 패턴, 에어 벤트, 보기 좋게 마무리된 센터 터널, 큼지막한 버튼 등은 철저히 사각형 디자인이다. 특이하거나 돋보이는 장점도 있다. 2가지를 꼽자면 우선 최고 트림인 2.0 샤인에는 주차 센서를 포함한 전후방 카메라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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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인 2.0 샤인에는 19인치 ARIT 휠이 장착된다 


비록 화질은 아쉽지만, 기능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후방카메라 작동 시 물체가 가까워지자 탑뷰 기능을 바로 지원하는 게인상적이다. 그렇게 큰 차는 아니어도 이런 소소한 배려 덕분에 주차가 쉬웠다. 그리고 일반적인 SUV와 달리 뒷좌석 시트 배열이 3분할된 점도 눈에 띈다. 덕분에 실내 공간 활용성 역시 좋을 수밖에 없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80L이며, 2열 폴딩 시에는 1,630L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참고로, 현대 투싼은 기본 513L, 최대 1,530L이니 충분한 비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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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크기 대비 넉넉한 적재 공간을 갖췄다


시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좀 있다. 시트로엥이 핵심 사양으로 내세우는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는 탄성과 압축성이 뛰어난 고밀도 폼을 시트 중앙 및표면에 적용해 노면으로부터 전달되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시트의 편안함에 대해 시트로엥은 ‘마치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대치가 높아지게 되는 건 당연지사. 실제로 경험해 보니 편한 건 맞다. 동급 차 시트에 비해서는 신경 쓴 티도 많이 나고 몸에 가해지는 부담도 적다. 그러나 특출 나고 빼어나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다. 화려한 시트 형상 대비 그리 뛰어난 편안한 수준은 아니다. 거실 소파에 대한 필자와 시트로엥의 생각이 조금은 다른가 보다. 또한 뒷좌석은 리클라이닝 각도가 거의 없다시피 해 불편함과 답답함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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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이 제법 서 있다. 성인 남성은 불편할 수 있겠다 


편의사양 구성도 아쉽다. 가격을 생각했을 때 더 그렇다. 기본형(3,943만원)의 경우 편의장비가 빈약하다. 시승차는 나파 가죽 시트와 운전석 메모리 시트, 앞좌석 마사지 기능을 포함한 200만원 옵션이 추가로 달렸다. 결국 시승차는 가격이 4,934만원으로 5,00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조수석은 수동으로 일일이 돌려 조작해야 하고 여름용 통풍 시트나 겨울을 위한 뒷좌석 열선 시트는 아예 없다. 이는 사실 푸조와 시트로엥 전체의 문제이자 아쉬운 부분이다.


빼어나게 잘 달린다

국내에 출시된 뉴 C5 에어크로스 SUV의 파워트레인은 디젤 2가지다. 직렬 4기통 1.5L 터보와 4기통 2.0L 터보로, 변속기로는 아이신제 8단 자동변속기가 준비됐다. PSA에서 핵심 파워트레인이라 친숙하게 느껴진다. 제원상 성능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kg·m로, 1.7톤의 힘을 다루기에는 충분한 힘이다. 아이신 자동변속기에 대해서는 무미건조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지만, 시승차를 경험해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 별도의 수동 모드가 달렸지만 자동 모드에서 반응이 빠르고 기민하다. 동일한 파워트레인이라도 메이커의 세팅 기술과 매칭 역량에 따라 결과물은 완전히 달라진다. 푸조와 시트로엥은 이런 면에서 특출한 메이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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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부드러운 변속감이 전부가 아니다. 기민한 8단 아이신 자동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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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친숙하게 느껴지는 2.0L 디젤 엔진. 충분한 힘을 갖췄다


오래전부터 PSA의 디젤 엔진은 ‘존재감’이 뚜렷했다. 정지 상태에서 느껴지는 소음과 진동 때문이다. 간혹 화물차를 비교 상대로 언급할 때도 있다. 이 차 역시 그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시동이 걸린 직후나 저속 주행 시에는 소음과 진동이 크다. 그러나 속도가 올라감에 따라 엔진 소리는 잦아들고, 타이어와 풍절음 등 각종 소음이 커져 자연스레 잊힌다. 엔진의 회전 질감이 워낙 매끄러워 고속 주행 시에는 엔진의 존재 자체를 느끼기 힘들 정도다. 전면 이중 유리 역시 소음 차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오랜 기간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활동하며 확보한 기술과 노하우도 무시할 수없다. 기술적으로 그리 특별히 돋보이거나 차별화가 없는 것 같은데도 정작 운전하며 느껴지는 주행성능 및 특색이 분명하고 매력적이라 충격을 받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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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들 시프트 사용이 가능하지만, 자동 모드에서 훨씬 기민하게 반응한다 

  

C5 에어크로스 SUV의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으로 지극히 평범하다. 그런데도 시승하는 내내 서스펜션 구성에 대한 아쉬움을 느낄 수없었다. 지상고가 꽤 껑충한 SUV임에도 약간의 휘청거림만 허용할 뿐 과격한 조작에도 어지간해서는 노면을 놓지 않는다. 일반 도로를 달릴 때도 충분히 즐겁지만, 주행 속도가 높아지거나 코너가 반복되는 곳을 달릴 때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SUV를 타면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프로그램이 바로 그 증거다.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 서스펜션이라는 신기술을 적용했는데, 눌리는 정도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방식이라 효과적으로 노면 진동을 흡수하면서도 핸들링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시트로엥에서는 ‘마법의 양탄자를 탄 듯한 편안한 승차감’이라고 표현한다. 다만 필자가 생각하는 마법의 양탄자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다.

토션빔 리어 서스펜션이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하기에 그다지 유리한 방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면 요철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또한 일부 프랑스 차의 노면을 일시적으로 놓는 듯한 현상도 느낄 수 없었다. 시트로엥의 남다른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자칫 잘못하면 주행 성능과 승차감 둘 다 잃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사이에서 기막히게 잘 조율해냈다.


아낌없이 더한 주행 관련 사양

이 차는 다양한 주행 관련 편의장비도 갖췄다. 능동형 차선이탈 방지, 사각지대 모니터링,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에 이르는 능동형 안전 사양은 물론 키리스 엔트리 및 스타트,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내리막길 주행 보조가 더해진 그립 컨트롤, 주차 보조 및 360° 비전, 운전자 휴식 및 주의 경고에 이르는 다양한 편의 사양을 전 트림에 기본으로 갖췄다. 개수로만 따져도 15가지에 달한다. 그 외 하위 트림인 1.5 디젤과의 사양 차이는 차선중앙유지 기능을 갖춘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 출발과 정지를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 교통신호 인식 기능뿐이다. 정말 손색없는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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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형 안전 사양의 작동은 원활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거리를 섬세하게 조절하고 차선 중앙을 곧잘 유지한다.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미세한 조향을 거듭하기 때문에 매 순간 함께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만 가끔 우측으로 쏠려 주행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정확히 어떤 시점에서 해당 증상이 발견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는 운전 패턴에 따라 작동을 달리하는데,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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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형 안전 사양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낸다 


좋지만 아쉽다

뉴 C5 에어크로스 SUV는 다양한 매력을 갖춘 유명한 지역 특산품처럼 느껴졌다. 특색 있게 생겼고, 감성적으로 동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패키징에서도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파워트레인 궁합은 정말 훌륭하고, 빼어난 주행 성능은 이차가 프랑스 태생임을 짐작케 만든다. 그런데 문득 합당한 가격을 지녔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가격이 조금 높다는 느낌이다. 비슷한 값으로 선택할 수 있는 SUV가 너무 많다. 시승하며 느꼈던 만족과 흥분을 잠시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뉴 C5 에어크로스 SUV는 전반적인 완성도는 높지만, 전 분야를 통틀어서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갖췄다고 보기엔 아직 무리가 있었다. 어디까지나 평균 이상이라는 것이지 최상은 아니란 소리다. 분명 좋은 차지만 그래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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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하림(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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