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 GT, 라인업 확장의 끝은 어디인가?
2019-06-28  |   41,508 읽음

McLAREN GT

맥라렌, 라인업 확장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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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수퍼카 브랜드로 자리 잡은 맥라렌은 꾸준히 신차를 선보이며 모델 라인업을 확장해 왔다. 최신작 GT는 브랜드 최초로 시도하는 본격 그랜드 투어러. 섀시와 파워트레인은 기존 모델과 상당부분 공유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과 다재다능함을 더했다. 


F1 명문팀 맥라렌이 양산차 부문 맥라렌 카즈를 설립한 것이 1985년. 첫 작품 수퍼카 F1을 선보였을 때나 메르세데스와 손잡고 SLR 맥라렌을 완성했을 때도 지금 같은 수퍼카 브랜드로 성장할지 예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사명을 2010년 맥라렌 오토모티브로 바꾸고 이듬해 MP4-12C를 출시한 후에도 꾸준히 신모델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보강해 이제는 엔트리급 540S부터 수퍼카 720S와 세나, 하이브리드 수퍼카 스피드테일까지 다양한 모델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맥라렌은 트랙25라는 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7년간 18대의 신차를 예고했다. GT는 그 중 네 번째 모델로, 브랜드 최초로 시도하는 본격 그랜드 투어러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브랜드 최초의 본격 그랜드 투어러

스포츠카 브랜드에게 있어 그랜드 투어러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모델이다. 퓨어 스포츠카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면 그랜드 투어러는 실질적으로 널리 사랑을 받는 캐시카우 같은 존재. 페라리의 경우만 보아도 그렇다. 250GTO나 F40이 널리 알려진 대표 모델이지만 정작 북미 시장을 발판으로 브랜드가 크게 성장하는 데 기여한 것은 캘리포니아나 수퍼아메리카 같은 GT 계열이었다. 페라리 그랜드 투어러 혈통은 550 마라넬로와 612 스칼리예티를 거쳐 오늘날 812 수퍼패스트와 GTC4루쏘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은 퓨어 스포츠카라 해도 높아진 기술을 통해 수준 높은 안락성을 제공한다. 기존 맥라렌 일부 모델들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 GT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 신차는 기획 단계부터 그랜드 투어러로 만들어졌다. 칼날 같은 스포츠성을 조금 둥글려 안락함을 확보하면서도 여전히 빠르고 동시에 실용적이다. 현재 맥라렌의 스포츠와 수퍼 스포츠, 얼티미트 시리즈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완전히 새로운 라인업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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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레이아웃은 다른 맥라렌과 다르지 않지만 한층 고급스럽고 안락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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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만의 개성이 넘치는 리어 펜더와 흡기구 


새 차는 철저히 맥라렌이면서도 새롭고, 클래식 그랜드 투어러의 특징까지 담아냈다. 디자인 디렉터인 롭 밀벨은 기존 맥라렌에 비해 시각적으로덜 강렬하게 디자인했으며, 성능 목표나 공력 요구사항이 비교적 덜 까다로워 깔끔한 디자인이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GT에 원한 것은 단순하고 간결하며 대담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얼굴은 하이브리드 수퍼카인 스피드테일을 닮았다. 측면 실루엣 자체는 570S 등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길이가 4,683mm로 늘어나고 전고가 살짝 높아졌다. 측면 흡기구도 새롭다. 길쭉한 삼각형의 기존 흡기구와 달리 거의 수직에 가까운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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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도 기존 맥라렌들과는 차별화된다 


여기에 맞추어 리어 펜더를 부풀리고 날카롭게 각을 잡았다. 한편 연장된 리어 오버행 위쪽으로 고정식 윙을 더했다. 측면 실루엣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노즈 각도다. 쿠페에 비해 평평하게 바뀌어 한층 길고 늘씬해 보인다. 덕분에 차별화된 그랜드 투어러만의 우아한 실루엣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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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즈가 평평하고 리어 오버행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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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력 요구조건은 조금 완화되었다 


일상적인 주행을 고려해 최저지상고를 110mm로 높였을 뿐 아니라 리프트 모드에서는 130mm까지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진입각 13°가 확보된다. 주차장이나 속도 방지턱에 차체가 손상되지 않도록 해준다.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540, 570 등과 크게 다르지 않아 모니터식 계기판과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스위치 레이아웃도 빼어 닮았다. 굳이 다른 부분을 찾자면 센터 터널의 변속 버튼 앞쪽 패널이 평평하게 바뀌었다는 것 정도. GT 전용으로 디자인한 전동 파워 시트는 열선이 들어갔고, 장거리 여행에서의 안락함과 스포츠 주행에서의 홀드 성능에 균형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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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고성능이면서도 장거리를 안락하게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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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성과 안락함의 균형을 잡은 전용 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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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스 루프가 개방감을 제공한다


실내는 나파 가죽과 알칸타라 등 고급 소재를 정성스럽게 다듬어 사용했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그대로지만 알루미늄 장식과 시프트 패들을 가지고 있다. 스위치에도 정교하게 가공된 알루미늄 파츠를 사용해 블랙 하이글로시 트림과 대비시켰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내비게이션과 블루투스, 미디어 스트리밍, DAB 오디오, 시리우스와 음성인식 기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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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으로 준비된 B&W 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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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버튼 주변의 디자인이 약간 달라졌다 


아울러 B&W의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옵션으로 준비했다. 미드십 레이아웃이지만 앞 150L 포함 570L의 수납공간도 확보했다. 뒤창은 해치 게이트처럼 열 수 있어 엔진룸 위 공간에 골프백이나 185cm짜리 스키 플레이트 같은긴 물건을 실을 수 있다. 전동식 파워 시스템이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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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합계 570L의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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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은 줄었지만 토크밴드는 넓어져 

M840TE 엔진은 맥라렌의 기본 심장인 M838T의 발전형. 모든 맥라렌은 한 뿌리의 심장을 사용한다.

4.0L 배기량의 이 엔진은 720S에서 72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GT에서는 터보차저를 작은 것으로 바꾸어 출력을 620마력으로, 토크는 64.3kg·m로 줄이는 대신 보다 넓은 토크밴드를 확보했다. 최대 토크의 95%를 3000~7250rpm 사이에서 발휘한다. 어느 회전수에서나 토크감 넘치는 엔진은 그랜드 투어러의 기본 소양 중하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엔진 마운트 강도를 낮추어 소음과 진동을 억제했다. 덕분에 컴포트 모드에서는 역대 맥라렌 중 최고의 정숙성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변속기는 7단 시퀸셜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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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맥라렌과 비교하면 살짝 무겁고 엔진도 토크 위주 세팅이지만 성능은 여전히 강력하다. 최고시속 326km, 0→시속 100km 가속 3.2초에 시속 200km까지 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뼈대는 맥라렌 특유의 모노셀Ⅱ를 투어링카용으로 개조한 모노셀Ⅱ-T. 카본 배스터브 섀시를 바탕으로 카본 상부 구조물을 더한 모노코크 구조다. 알루미늄이나 스틸 섀시를 쓰는 동급 GT에 비해 한결 가볍고 높은 강성을 자랑한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스티어링도 GT 성격에 맞추었다. 알루미늄제 더블 위시본 서스페션은 프로액티브 댐핑 컨트롤 기술로 승차감과 고성능을 모두 잡았다. 서스펜션을 통해 노면 정보를 읽어 들여 순식간(2ms)에 감쇠력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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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트와 스포츠, 트랙의 세 가지 모드가 제공되는데,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과 함께 제어된다. 타이어는 피렐리의 협력을 얻어 전용 피렐리 P제로를 완성했다. 브레이크 시스템 역시 하드코어 주행 뿐아니라 도심에서의 일상적인 주행 상황을 고려했다.

GT는 16만3천 파운드(2억4천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새로운 매력을 지닌 맥라렌이라는 말은 새로운 라이벌과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페라리, 포르쉐는 물론 벤틀리와 애스턴마틴까지 상대해야 한다. 럭셔리 시장에서 명성이 자자한 존재들이다. 서킷과 수퍼 스포츠 분야에서는 높은 명성을 가진 맥라렌이지만 럭셔리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맥라렌의 브랜드 파워가 어디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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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맥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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