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CT6, 아는 사람은 안다. 이 차가 정말 좋은 차라는 걸
2019-07-01  |   66,026 읽음

CADILLA CT6, 아는 사람은 안다.

이 차가 정말 좋은 차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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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상징하는 대표 고급 메이커 캐딜락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고리타분하고 올드한 이미지였다.그런데 CT6를 내놓으면서 한층 세련되고 건강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플래그십에 걸맞게 캐딜락의 모든 노하우를 담았다. 그리고 이번 부분 변경 신형에서 비로소 완성형에 도달했음을 실감했다.


독일차가 주류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근래까지 미국차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유는 미국차가 갖고 있는 헐렁함 때문이다. 멀미를 유발하는 출렁거리는 승차감과 꼼꼼하지 못한 마감 품질, 자동변속기의 잦은 슬립으로 효율 역시 떨어졌다. 일본차가 미국에서 잘 팔리는 이유와도 상통한다. 값은 싸고 고장이 적은데다 마감 품질까지 좋은 일본차에 비해 미국차가 좋은 평가를 받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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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코크 보디와 MRC 댐퍼의 조화는 S클래스 부럽지 않은 승차감을 손에 넣었다 


GM에 속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다. 오일쇼크 이전까지 최고의 호황기였던 캐딜락은 호화로움과 각종 첨단 기술을 집약시켜 전성기를 구가했다. 엘도라도 3세대는 50년대 출시했는데 놀랍게도 당시 양산차 최초의 에어 서스펜션, 메모리 시트, 파워윈도우, 자동 트렁크 개폐 기능이 들어갔을 정도로 자동차 역사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메이커로 늘 입에 올랐다. 하지만 오일쇼크 이후부터는 섀시 공용화(GM J 플랫폼)와 풀사이즈 세단에 느닷없는 앞바퀴 굴림 도입 등 그간 쌓아온 명성을 조금씩 갉아먹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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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 레이아웃이 정말 예쁘다. 좋은 소재도 아낌없이 썼다. 시트의 용적은 넓고 레그룸 역시 여유 있어 도심 속 정체 구간에서도 편하다 


늘어난 프레스티지 디스턴스

캐딜락은 2012년에 풀사이즈 세단 XTS를 선보이더니 4년만인 2016년, 새로운 기함 CT6를 공개했다. CT6는 XTS보다 길고 넓을 뿐 아니라 플릿우드 이후 무려 20여년 만에 등장하는 뒷바퀴 굴림 캐딜락 세단이었다.

이번 시승차는 플레티넘 트림으로 외관은 기존과 비슷하지만 많은 부분이 다르다. 크레스트 그릴, 작아진 엠블럼, 선명하게 굴곡진 후드, 스포티한 범퍼, 와이드 슬림 램프 등으로 바뀌었다. 이전에도 군더더기 없는 좋은 디자인을 보여줬지만, 부분 변경된 이 차는 F 세그먼트 최고의 디자인이 되었다. CT6가 등장하기 전 캐딜락 세단은 한 동안 앞바퀴 굴림 기반 플랫폼이었다. 덩치만 컸을 뿐 비율과 성능 등 아우라가 다소 부족했다. 이런 연유인지는 몰라도 판매 부진까지 이어져 CT6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하지만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린 후륜 기반의 CT6가 출시되면서 F 세그먼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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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세그먼트에서 가장 잘생긴 듯한 크레스트 그릴. 엠블럼을 섬세하게 다듬어 기존보다 더 세련되었다 


이 차의 최고 장점은 1억 안팎으로 대형 세단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격은 라이벌 대비 저렴하지만 성능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소재는 뛰어나다. 실내는 손닿는 대부분이 최고급 가죽으로 덮였다. 알칸타라도 눈에 보이는 부분만 쪼가리로 덧입히는 게 아닌 천장과 필러를 뒤덮었다. 아마 이 가격대에서 가죽과 알칸타라를 이만큼 많이 사용하는 건 CT6가 유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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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보다 얇고 가늘어진 헤드램프. 전면 팬더를 감싸는 수직형 주간주행등을 달아 전폭이 넓어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캐딜락 모델 중 가장 예쁘다. 일부 촌스럽다고 평가받는 우드 그레인은 실제로 보면 그런 생각이싹 사라진다. 브라운 계열 우드는 화사한 실내 색상과 제법 잘 어우러지며 시간대별 햇빛에 따라 달라지면서 마음을 따듯하게 해준다.


V6 자연흡기, MRC, 하이드라매틱

시동을 거니 V6 3.6L 직분사 엔진이지만 정숙하게 깨어난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떨림이나 진동은 느낄 수 없었다. 노말 모드에서 회전수를 상승시켰다. 이 차에 들어간 자연흡기 엔진은 배기 통로가 터보에 막혀있지 않아서인지 사운드가 일품이다. 최고출력 334마력을 내는 심장은 6900rpm까지 빠르게 도달하면서도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후륜 조향 지원으로 3m가 넘는 긴 휠베이스와 5m를 넘는 덩치에도 불구하고 유턴과 코너 탈출이 쉽다. 다소 오버스티어의 성향이지만 극적이지 않아 다루기는 어렵지 않다. 시승차는 AWD 시스템이 탑재되어 상시 앞바퀴에도 토크를 배분해 안정적인 트랙션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1/1000초 단위로 반응하는 MRC 댐퍼가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 편안함을 준다. 이댐퍼는 에스컬레이드에서 이미 최고의 승차감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런데 MRC 댐퍼와 모노코크 보디를 결합하니 S 클래스, 플라잉 스퍼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거친 노면을 저속으로 달릴 때는 약간 꿀렁이는 느낌이지만 조금이라도 속도를 올리면 낭창낭창하면서도 자세를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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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과 각 필러 모두 알칸타라를 입혀 고급감을 담았다. 1-2열 모두 헤드룸이 여유 있어 답답하지 않고 개방감까지 뛰어나 쾌적하다


과거 롤스로이스-벤틀리에 반세기 넘게 공급했던 하이드라매틱 10단 자동변속기는 가히 전통적인 토크컨버터식 자동변속기 중에서 최고라고 할만하다. 다단 변속기의 단점은 너무 부지런하게 변속을 해서 예민한 사람의 경우 거슬리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CT6는 해당되지 않는다. GM 하이드라매틱은 완성형에 가까운 변속기다. 기존의 8단도 상당히 좋았는데, 굳이 바쁘게 움직이는 10단을 얹은 것은 조금이라고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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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6 시트의 부드러운 가죽은 몸을 잘 잡아준다. 의외로 꽤 괜찮은 성능의 안마는 운전 중 뭉친 근육을 풀 때 요긴하다 


가볍고 정교한 알루미늄 섀시와 똑똑한 변속기 덕분에 큰 덩치에도 좋은 연료 효율을 보여준다. 게다가 적극적인 실린더 휴지 기능(Active Fuel Management)까지 더해진 덕분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달려보았다. 150~180km 속도로 타력 주행을 했을 때 L당 14.1km의 연비가 나왔다. 메이커가 표기한 10.9km/L(고속도로)보다 높은 수치다. 소송의 나라 미국에서 자칫 ‘뻥 연비’로 막대한 벌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서 마진을 둔 것 같다. 최근에 타본 F 세그먼트 가솔린 차 중 배기량 대비 상당히 뛰어난 연비다. 실린더 휴지 기능과 하이드라매틱 10단 자동변속기가 제 역할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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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가죽을 입힌 전자식 기어 레버. 눈에 띄지 않는 곳까지 구석구석 가죽을 사용했다 


스포츠 모드로 넣고 수동으로 1단부터 10단까지 순차적으로 변속했다. 패들 시프터는 고급스러운 메탈 재질로 질감이 훌륭해 계속 조작하고 싶어진다. 1억이 훌쩍 넘는 모델 중에는 플라스틱 패들 시프터를 단 차도 있다. 적정 회전수에서 수동 변속을 하니 감쪽같이 변속되는데 충격이나 이질감이 없다. 연비는 과격하게 몰아붙여도 L당 8km 대 아래 떨어지지 않는다. 넉넉한 배기량을 활용하는 엔진 특성상 운전이 쾌적해 장시간 운전에 피로감이 덜하다. 서스펜션까지 잘 움직이니그 뛰어난 운전 질감에 감탄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성이 뛰어나 2열에 있는 사람과도 아주 편하게 대화가 가능했다. 쇼퍼 드리븐카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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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고 안정적인 자연흡기 엔진 


오랫동안 개선한 전자장비

야간 운전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특히 외곽 지역이나 가로등이 없는 도로는 취객이나 야생 동물 등 돌발 상황까지 발생한다. 캐딜락 CT6는 이와 같은 야간 사고를 줄이기 위해 모든 트림에 ‘나이트 비전(Night Vision)’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나이트 비전은 열 감지 장비로 전방 상황을 클러스터를 통해 실시간 화면으로 제공한다. 사람 또는 동물이 있으면 화면에 노란색 마크로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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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은, 막귀를 갖고 있는 기자가 들어도 감동받을 정도다. 34개 스피커는 넓은 CT6 캐빈에서 들을 때 풍성함이 배가 된다 


제아무리 시력이 좋아도 빛이 없는 야간에는 전방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CT6는 이런 문제를 기술로 해결했다. 화면의 넓은 화각은 도로 가장 자리까지 잘 잡아낸다. 시승하는 동아 야생동물이 갑자기 이 차를 덮치는 일은 없었지만, 높은 속도에서도 온기만 감지되면 곧바로 포착하는 능력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군용 기술에서 발전한 나이트 비전은 캐딜락이 업계 최초로 도입해 꾸준한 개량으로 지금 수준까지 발전시켰다. 뛰어난 열 감지 기능은 야간 운전 부담과 사고의 위험을 낮추어 준다. CT6를 약 1,000km 가까이 달리면서 단한 번의 오류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저 신기한 기술이 아니라 오랫동안 개선한 결과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능동적인 전후방 자동 제동장치 역시 타인과 나의 생명을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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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차들 중 아직도 플라스틱 패들 시프터를 채용하는 메이커가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패들 시프터 소재만으로 차의 고급스러움을 더 끌어올리게 된다. 메탈 재질을 사용한 CT6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럭셔리, 디자인, 성능, 안전 등 모든 부문에서 CT6는 F 세그먼트의 레퍼런스로 삼을 만하다. 캐딜락 플래그십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CT6 같은 차만 꾸준히 만들어 준다면 1960년대 롤스로이스, 메르세데스-벤츠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그 시절로의 복귀가 절대 꿈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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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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