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 ROVER DEFENDER 정통 오프로더 , 알루미늄 모노코크로 부활하다
2019-11-07  |   5,056 읽음

LAND ROVER DEFENDER 정통 오프로더

알루미늄 모노코크로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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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랜드로버의 정체성을 지켜 온 정통 오프로더 디펜더는 2016년을 마지막으로 단종되었다. 이제 완전히 새로이 부활한 신형 디펜더는 보디 온 프레임 대신 알루미늄 모노코크를 사용하며, 최신 전자제어 시스템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구동계까지 얹는다.


유난히 오래 사랑받는 모델이 있다. 한 이름으로 오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풀 체인지 없이 장수하는 모델 말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꿈같은 이야기다. 요즘은 모델 체인지 주기 6~8년도 길어서 중간 중간 대규모 업데이트로 상품성을 유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로버 미니처럼 니치 모델이면서 강력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랜드로버 디펜더 역시 비슷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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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의 역사를 따지자면 최초의 랜드로버인 시리즈1(194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등장한 90과 110이 사실상 시리즈3의 마이너 체인지에 가까웠다. 시리즈1은 시리즈2와 3로 진화한 후 80년대 대규모 마이너 체인지를 거쳐 90/110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디펜더로 개명한 것은 1990년. 물론 많은 개선과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기본 성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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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가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쫓아 프리랜더를 선보이고 레인지로버를 고급화하는 등 라인업을 갈아엎을 때에도 디펜더는 단종되지 않았다. 무려 2011년에도 업데이트가 있었다. 기아 모하비를 사골이라고 부르지만 디펜더 앞에서는 아직 팔팔한 청춘이다. 차기 디펜더를 예고하는 컨셉트카 DC100 공개 직전에 업데이트된 최후의 디펜더는 포드 듀라토크 엔진과 분진필터 등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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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라면 극한의 주행 테스트는 기본 


하지만 점점 빠듯해지는 안전과 배출가스 규정을더 이상 만족시키기 힘들었다. 결국 2016년을 마지막으로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랜드로버 DNA가 가장 진하게 남은 디펜더의 단종에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지만 90/110부터 따져도 30년이 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정통 오프로더와 최신 기술의 융합

신형의 코드네임은 L663. 오랜만의 풀 모델 체인지인만큼 많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랜드로버 DNA를 보존해야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이런 고민은 외형에 그대로 드러난다. 라인업 신참인 벨라가 공기저항을 고민하다 앞창을 눕히고 뒷부분을 길게 연장한 유선형으로 만들어진 반면 디펜더는 철저하게 직선을 고집한 2박스 디자인이다. 에어로다이내믹에서는 손해를 보겠지만 오프로더라는 뿌리에 충실한 모습이다. 공기저항계수는 벨라의 0.32에 비해 다소 높은 0.38~0.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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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 속에서 매력을 발하는 모델이 바로 디펜더다 


익스테리어는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DC100 컨셉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경사졌던 헤드램프와 그릴 각도를 거의 수직으로 세운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얼굴의 인상이나 박스형 보디 등 많은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다. 차체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휠베이스에 따라 90과 110 두 가지로 나온다. 90의 휠베이스는 2587mm, 110은 3022mm. 화물공간은 110 5인승 기준으로 기본 646L, 5+2인승 기준으로는 231L가 제공되며 5인승의 2열을 접을 경우 최대 2,380L까지 늘어난다. 화물칸에는 최대 900kg 그리고 지붕에도 300kg까지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어지간히 짐이 많아도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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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와 험로를 누비던 랜드로버의 역사는 디펜더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외형과 달리 인테리어는 지극히 현대적이다. 일직선으로 뻗은 대시보드에 와이드 모니터를 심고 완전 모니터식 계기판을 달았다. 인테리어 인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스티어링 휠은 다른 모델에서 그대로 가져와 다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센터 패드를 줄이고 버튼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모습은 화려함보다는 기능적이면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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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형 차체와 각진 보디는 전통적인 오프로더의 특징을 계승한다 


시프트 레버는 크기를 줄이면서 센터 페시아쪽으로 위치를 옮겼고, 로기어를 레버 대신 버튼 하나로 단순화했다. 많은 기능을 터치식 모니터로 통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피비 프로)은 사용이 편해졌고, SOTA(Software over the air)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 센터에 들를 필요 없이 간편하게 업데이트된다. 센터 터널에 나무는 물론 도어에 색상을 입히는 등 장식적인 요소도 늘어났다. 1열 중앙에는 센터 콘솔 자리에 작은 시트를 선택할 수있다. 90은 2열로 5~6명, 110의 경우 2열 외에도 3열 5+2 구성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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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에 따라 90과 110 두 가지 보디로 나온다 


프레임 버리고 알루미늄 모노코크로

신형 디펜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면 아마도 보디 온 프레임을 버리고 알루미늄 모노코크로 갈아탄 섀시 구조일 것이다. 랜드로버는 시리즈1부터 알루미늄 보디였다. 대신 강성 확보를 위해 강철 뼈대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소재와 설계기술이 발달해 모노코크로도 원하는 강성 확보가 가능해졌고, 효율 개선을 위해 극한의 경량화가 필요해지면서 점점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은 사라지는 추세다. 디펜더는 전통적인 오프로더 성격을 계승한 모델이지만 이런 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올 알루미늄 모노코크로 갈아탔다. 플랫폼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재규어 F페이스 등에 쓰이는 D7 계열의 파생형으로 D7x로 불린다. 비틀림 강성 29,000Nm/degree로 구형 디펜더에 비해 강성이 3배로, 알루미늄 랜드로버 가운데서는 가장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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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에 주력한 인테리어. 그러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빠짐없이 따랐다


파워트레인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직렬 6기통 3.0L 기반의 MHEV로 400마력의 출력을 낸다. 기존 포드 V6를 대체하는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은 올해 초 레인지로버를 통해 선보였는데, 많은 부품을 인제니엄과 공유한다. 재규어와 달리 랜드로버에서는 처음 쓰는 직렬 6기통이다. 200kWh 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에 에너지를 저장하며 시속 3km 이하로 속도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엔진을 멈추어 연료를 절약한다.


48V 전기 구동식 과급기로 엔진 터보렉을 없앴는데, 수퍼차저를 애용하던 전통에 따라 e수퍼차저(eSC)로 부른다. 다른 메이커의 e터보와 기술적 차이는 없다. 이밖에도 JLR 표준이랄 수있는 인제니엄 4기통 2.0L 터보 300마력과 디젤 두가지가 있다. 디젤 역시 2.0L로 200마력, 240마력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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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노면과 앞바퀴를 보여주는 그라운드뷰 기능


험로 주행을 위한 장비와 기술

구동방식은 상시 4WD 시스템 기본에 8단 자동이 달린다. 여기에 2단 트랜스퍼 기어를 조합하고 센터와 리어에 액티브 로킹 디퍼렌셜을 달았다. 차체는 앞뒤 오버행을 줄이면서 보디를 높게 달아 진입각 38° 탈출각 40°는 물론 28°의 브레이크오버 각도를 확보했다. 파워트레인과 구동계는 터레인 리스폰스2 시스템이 통합 제어하며 물길을 건널 때(최대 900mm)에는 전용 프로그램이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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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 중앙에 작은 시트를 넣을 수 있다 


섀시 자체의 능력과 최신 전자장비의 조합은 다양한 도로 환경에 최적의 적응력을 제공한다. 여기에 클리어사이트 그라운드뷰가 시야를 확보한다. 운전자가 볼 수 없던 노즈 아래 노면을 카메라로 찍어 앞바퀴 각도와 함께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띄우기 때문에 아슬아슬한 낭떠러지나 극한의 록크롤링도 외부 도움 없이 운전자 혼자 도전할수 있다. 모니터식 리어뷰 미러인 클리어사이트 리어뷰와 함께 신형 이보크에서 선보인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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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장식적인 요소가 늘었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에 옵션으로 에어 서스펜션 장착이 가능하다. 과격한 사용을 감안해 단조 스틸 서브프레임과 강인한볼 조인트, 부시를 사용한다. 하드코어 오프로드 주행을 감안해 최대 7t의 수직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했다. 전자제어식 에어 서스펜션은 초당 500번 컨트롤하며 오프로드에서는 최저지상고를 75mm 끌어올린다. 별도의 리프트 모드가 있어 145mm까지 높일 수 있다. 또한 타이어는 18인치부터 최대 22인치까지 준비됐다. 22인치 타이어는 외경 815mm로, 랜드로버 가운데 가장 큰접지면적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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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주행등을 링 타입으로 디자인했다.


가장 랜드로버다운 모델

전 세계 오지에서 활약했던 랜드로버의 역사는 디펜더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제 시대는 변해 대다수 SUV가 온로드용으로 진화해 버렸다. 바뀐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도 랜드로버는 오프로더라는 뿌리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최근 들어 도심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SUV를 주로 만들었지만 랜드로버가 여전히 최고의 오프로더임을 선언하는 모델이 바로 신형 디펜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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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형 보디나 로기어가 달린 4WD 시스템뿐 아니라 엔진 흡기 위치를 높이는 스노클과 다양한 전용 옵션, 액세서리까지 꼼꼼히 준비했다. 한편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최신 IT 기술도 충실하게 담아냈다. 과거를 존중하되 머무르지는 않고, 철저히 미래지향적인 가운데 향수를 자극한다.

게다가 가장 랜드로버다운 모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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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랜드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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