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현지시승] 람보르기니 아벤 타도르 SVJ
2019-11-22  |   11,693 읽음

인종차별주의자 마저 경외하게 만드는 람보르기니 

LAMBORGHINI AVENTADOR S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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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벤타도르 SVJ를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볼로냐 일대에서 시승했다. 아벤타도르의 최종형인 SVJ는 ALA 공력 시스템과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해져 공기저항과 열 스트레스를 줄여 시종일관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게다가 V12 6.5L 자연흡기 엔진의 맹렬한 회전 질감과 싱글 클러치 기어박스의 전율을 경험하면 EV 수퍼카 시대를 거부할 수밖에 없게 된다.


희망은 좋은 것

이탈리아에서 람보르기니를 만났다. 무려 아벤타도르 SVJ(이하 SVJ)다.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꽃의 도시 플로렌스를 뒤로하고 렌터카를 타고 볼로냐로 향했다. 목적지는 산타가타 볼로네제에 위치한 람보르기니 본사 인근 호텔. 일생일대의 기회라 SVJ를 만나기 앞서 최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루틴이 필요했다. 보통은 이탈리아의 석양을 바라보며 지방주를 입에 털어 넣는다. 굉장히 교양 없고 야만적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여행지에 오면 빨리 취하는 걸 즐긴다. 더욱이 장거리 운전을 한 직후라 술부터 찾게 된다. 그런데 다음 날 SVJ를 타야 하니 술을 단 한 모금도 안 마시게 된다. 그건 환상적인 수퍼카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어마어마한 고성능 차를 다루기 위해서는 컨디션 조절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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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 시스템 작동상태를 실시간 클러스트로 확인할 수 있다 


잠들기 전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내일은 하루 종일 먹구름이다. 비가 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하필 운명의 날에 좋았던 날씨가 나빠지니 짜증이 났다. 푹신한 침대에 몸을 파묻었는데 시승차 생각에 잠이 안 온다.


모든 아벤타도르를 타보았지만 하드코어 퍼포먼스 최종 버전인 SVJ라서 더그런 듯하다. 이건 마치 캠퍼스나 직장 내 최고의 퀸카와 온종일 데이트할 수있는 찬스와도 같다. 대부분의 사람은 흠모하는 걸로 그치지만 간혹 염원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때는 뇌에 도파민이 거의 풀로 채워져 온 우주를 다 가진 기분이 된다. 그래서 사람은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해야 한다고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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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그립을 선사하는 스티어링 휠, 고정식 패들 시프터의 타격감 역시 예술이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가 절친 레드에게 보내는 편지에 “희망은 좋아, 좋은 것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라는 구절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 딱어울리는 말이다. 그래서 SVJ는 뮤즈와도 같다. 이 차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 물론 세상에는 SVJ보다 더 비싼 한정판이 많지만 SVJ 만큼 멋지고 자극적인 차는 무척 드물다. 람보르기니의 전통성과 집념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차 제원표와 가격만 줄줄 외우는 사람들에게 SVJ는 그저 평범한 수퍼카일 수도 있다. 실제 타 볼 수 없는 사람 기준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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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그린 하우스. 도어 트림은 모두 카본제


첫 만남

아침이 밝았다. 7시에 조식을 하러 내려갔다. 3성급 호텔로는 드물게 메뉴가 다양하다. 보통 이탈리아 3성급 호텔 조식은 질의 차이가 상당하다. 리뷰와 평점에 혹해서 선택을 했다가 실망하는 때가 많다. 그런데 이 호텔은 메뉴가 다양할 뿐 아니라 맛도 기대 이상이다. 특히 에스프레소는 산미가 없는 지독히 진하고 쓴맛이라 정신이 번쩍 들어 취향에 맞았다. 기분 좋게 호텔을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람보르기니 본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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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타에 위치한 람보르기니 본사는 무채색 건물로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걸작을 내놓는 메이커라 그런지 데스크의 직원마저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로 채워졌다. 안내를 받으며 시승차 서류에 사인을 하는 평범한 과정인데도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얼마 전 한국에서 람보르기니를 시승했는데 본고장에서 SVJ를 볼 생각을 하니 갑자기 감개무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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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접실에서 센테나리오의 포스터를 구경하고 있는데 담당자 릴리가 마중을 나왔다. 릴리 역시 끝내주는 미녀였다. 그녀는 박물관과 팩토리 투어 안내까지 자처해 박물관과 공장 구석구석 정보들을 기자에게 알려줬다. 1,700대 한정인 SVJ 쿠페와 로드스터 라인업은 완판되었지만 생산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아벤타도르 자체가 수작업이 대부분이기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출고를 기다리는 오너의 마음은 희망고문에 가깝지 않을까. 한참 대화를 하는데 흥미롭게도 그녀의 남자친구가 람보르기니 오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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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커플은 아니다. “맙소사. 남자친구 차가 람보르기니라고! 맘에 들어?” 물어보니 손사래를 친다. 일상적으로 편하게 타는 차는 아니니 말이다. 그래도 최근에 타본 아벤타도르 S의 시트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SVJ 사면 전동 시트 옵션 꼭 넣을 거야.”라고 하니 그제서야 릴리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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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보다 커진 사이드 덕트 안에 대용량 라디에이터가 자리 잡았다. 디자이너는 분명 뼈를 깎는 고통으로 입체적인 디자인을 완성시켰을 것이다 


사옥 밖에서 묘한 매트 그린 컬러의 SVJ가 대기하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는데도 흡사 살아있는 맹수 같다. 건너편에 주차된 우라칸 에보, 우루스와는 차원이 다른 아우라가 주변 모든 차를 단숨에 평범하게 만든다.


내비게이션을 세팅하고 상태 점검을 마쳐 이제 떠나면 된다. 도어를 열고 콕핏에 앉았다. 쿠션이 없는 버킷시트는 홀드성이 뛰어났다. 볼스터는 호화롭게 가죽으로 마감했다. 그 외의 부분은 알칸타라다. 도어트림은 모두 카본제다. 제아무리 비싼 수퍼카라도 이렇게 전체를 카본으로 해주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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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하겠다고 SVJ의 후미를 바짝 붙여서 좇아가는 순간 인생이 고달파지니 피하는 게 상책 


레이시스트를 ‘분노조절 잘해’로 만드는

시동을 거니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우렁찬 사운드를 토해낸다. 클러스터 그래픽 디자인은 센테나리오에서 그대로 갖고 왔다. 드라이브 모드를 우선 스포츠로 고정했다. 낮은 지상고를 리프팅 해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창문을 내려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정문 출구에서 좌측 도로로 빠져 긴 직선로로 들어섰다. 낮 온도는 22℃로 간헐적으로 햇빛이 비쳤다. 이곳 사람들은 분명 람보르기니를 숱하게 볼 텐데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다운 시프트로 백프레셔 사운드를 내니 다들 그렇게 좋아한다. 국내에서는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많아 피하게 되는데 반면 여기는 되려 축복하는 분위기다. 어디를 가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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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덕트를 통해 리어윙으로 공기가 들어간다. 상황에 따라 플랩을 조절해 뒤쪽 슬롯으로 공기가 빠져나간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여기 오기 전까지 시트로엥 C1 렌터카를 타고 시골동네를 달릴 때면 가끔 인종차별적인 대우를 받을 때가 있었다. 메이커 초청 일정에서는 느끼기 힘들지만 유색인종이 홀로 외딴곳을 여행할 때는 누구나 쉽게 경험하게 된다. 한 번은 시에나 근처 시골 스낵바에서 음료 주문을 하는데 치아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청년이 계속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말을 걸었다.


못 알아들으니 폰을 건네서 번역기에 입력을 하게 했다. “일본인, 당신은 여기를 전부 사야만 웃을 수 있습니다.” 순간 욱하는 마음에 욕을 퍼붓고 가게를 나왔던 적도 있었다. 백인 전체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상황을몇 번 경험해보니 눈빛과 기운만으로도 인종차별주의자를 알아보는 감각이 생겨났다. 반면 SVJ를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굉장히 달랐다. 더군다나 평민의 삶을 살아왔던 기자로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존재 자체가 축복인 이차는 속 좁은 인간들의 눈마저 선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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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역시 다운포스와 공기저항 모두 최적화 시켰다. 게다가 비싼 차답게 깜박이가 토파즈를 박아놓은 듯하다 


원정에서도 환호 받는 존재감

스낵바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한참을 이동하는데 어느새 마라넬로다. 마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바르셀로나 거리를 배회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어 길을 재촉했다. 그런 와중에도 동네 사람들은 다들 넋 놓고 이차를 바라본다. 마치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거리에서 메시를 발견하고 몰려와 사진을 찍어대는 그런 느낌이다. 한참을 흉포한 맹수를 다뤄서 그런지 허기가 느껴져 주차가 용이한 길거리 케밥집에 들어갔다. 이 차를 소유한 사람은 주차가 편한 곳만 갈 것 같다. 흥미롭게도 SVJ는 옥탄가가 높은 고급유만 먹지만 정작 오너는 스낵바에서 파니니, 케밥으로 때울 때가 많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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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에 앉아 케밥을 먹는데도 음식 맛은 관심에 없다. 이 차가 주는 마음의 풍요는 고통마저 감내하고 즐기는 경지로 이끈다. 커피를 마실 때조차 눈 밖을 벗어나면 불안하기에 담배를 안 피우는데도 쌀쌀한 카페 밖 테라스에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럼에도 행복하다.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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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람보르기니에만 허락되는 SVJ

사실 모터스포츠에 뚜렷한 족적이 없는 람보르기니지만 양산형 스포츠카만큼은 늘 최고였다.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랩타임 기록이 좋은 차 기준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최근 고성능 차의 지표로 여겨지다 보니 람보르기니 역시 그에 걸맞은 성능으로 개선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SVJ는 양산차 최고속 랩타임 기록을 세워서(포르쉐 GT2 RS MR이 지난해 갱신했지만 양산차는 아니다) 멋과 성능 모두를 양립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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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갑작스럽게 뛰어들어도 강력한 제동력으로 차를 금세 멈춰 세운다


SVJ는 Super Veloce Jota의 약자로 매우 빠른 이오타라는 뜻이다. 최초의 이오타는 1970년에 미우라 P400을 바탕으로 딱 한 대만 제작되었다. 당시 FIA의 경주차 규정 부칙 J조항에 맞추어 개발된 이오타는 레이스 활동보다는 미우라 성능 개선을 위한 선행연구 목적이 컸다. 이탈리아어는 J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스페인어에서 비슷한 모양의 이오타를 가져왔다. 이오타는 람보르기니 모터스포츠 활동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듬해 사고로 대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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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할 때는 꼭 브루스 웨인이 된 것 같다. 운전자의 또다른 페르소나 SVJ. 콕핏에 있으면 과거 따위는 지워진다 


사실 미우라를 이야기하려면 전설적인 엔지니어이자 테스트 드라이버였던밥 월레스를 빼놓을 수 없다. 람보르기니의 원년 멤버인 그는 350GT의 생산을 돕는 미케닉에 불과했다. 그런데 람보르기니 실세들에게 눈에 띄어 수석 테스트 드라이버 겸 개발 담당자로 승진했다. 당시 람보르기니의 성능 테스트는 대부분 고속도로와 외곽의 와인딩 로드에서 이루어졌다. 때로는 인근 서킷을 가기도 해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테스트 드라이버들과도 비공식 경쟁이 빈번히 벌어졌다고 전해진다. 회사의 전폭적 지지를 받던 월레스는 1965년에 파올로 스탄자니와 함께 미우라(P400)를 개발해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P400에 이어 성능을 높인 S, SV가 순차적으로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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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십 수퍼카의 타이트한 엔진룸은 방열이 가장 중요하다 


이오타 역시 밥 월레스에 의해 만들어졌다. P400을 기반으로 출력을 높이고 무게를 덜면서 공력 성능 키트까지 더해 멋진 외관을 자랑했다. 이 차는 도로용이지만 앞서 서술한 부칙 J의 규정을 충족시켰다. 그 멋진 모습에 반한 고객들의 염원으로 P400 SV를 기반으로 한 SVJ가 극소수 제작되었다. 이차는 총 5대만 만들어져 희소가치가 높다. 디아블로에도 SE30 이오타가 있었지만 SVJ라는 이름은 미우라에서만 존재했다. 지금의 아벤타도르 SVJ가 사실상 미우라 SVJ에 이은 2번째 적통인 셈이다. 그 상징성과 가치는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페르소나, SVJ

신데렐라의 마법이 풀리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처럼 SVJ의 반납 시간이 임박했다. 키를 데스크에 건네고 본사 근처 마을에서 낮에 봤던 사람들 앞에서 기자의 민낯을 보여주려니 괜히 신경이 쓰였다. 있는 척하지 말자가 기자의 좌우명이었는데 SVJ는 든든한 빽이나 절세 미녀와 같아 옆에 둘때 자랑하고픈 욕구가 용솟음쳤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동안 수퍼스타의 하루를 체험했다. 그 자극은 매우 강렬했다. 이 차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없지만 12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이 차와 함께 하면서 수많은 영감과 특별한 경험을 얻었기에 너무나도 값진 경험이었다. 가르침이나 깨달음은 책이나 스승의 가르침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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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비현실적인 SVJ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건네는 파란색 약과 같다


복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볼로냐 역에서 코르사 모드로 바꾸고 액셀 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볼로냐 역 앞은 많은 인파의 시선이 이 차에 쏠렸다. 게다가 거리는 전부 회랑이라서 배기 사운드는 한껏 증폭되었다. 신호 대기 중스위스 번호판을 단 458 스페치알레 오너가 갑자기 차에서 내려서 사진 찍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SVJ와 함께 할 때면 세상은 한없이 여유롭고 친절했다. 목적지를 다시 산타가타 람보르기니 본사로 찍고 외곽 도로를 탔다.


완연한 가을 해가 지면서 노을빛이 대지를 적셨다. 캐빈 안에도 석양이 묻어 황홀한 광경을 연출했다. 이국땅, 수퍼카의 성지, 람보르기니 본진이 있는 곳에서 SVJ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로또 복권과 비슷한 확률이 아닐까. 하지만 어느덧 마법이 풀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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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 가을은 낙엽을 보면 그저 싱숭생숭하고 고독하고 외로운 기억밖에 없었다. 게다가 머나먼 타국에서 인종차별까지 겪으니 그 외로움과 설움은더 증폭이 되었다. 그런데 아벤타도르 SVJ를 몰고 볼로냐 일대를 떠들썩하게 다니고 나니 나쁜 기억은 어느새 모두 사라져 버렸다. 환상적이면서도 황홀한 기억으로 가득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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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맹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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