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뛰는 디자인, KIA K5
2020-01-10  |   19,898 읽음

심장 뛰는 디자인

KIA K5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394_8562.jpg

기아 디자인 혁신의 시작이었던 K5가 3세대로 진화했다. 세단과 쿠페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보디라인과 강렬한 얼굴은 전작들의 매력을 뛰어넘는다. 쏘나타와 플랫폼부터 파워트레인, 각종 기술을 공유하며 음성인식을 통해 대화하듯 조작이 가능하다. 심장 박동을 형상화한 램프 디자인도 멋지지만 달리기 성능과 첨단 기능도 나무랄 데 없다.


K5가 기아에서 가지는 의미와 존재감은 남다르다. 90년대 콩코드와 크레도스를 거쳐 현대 소속이 된 후 쏘나타 플랫폼을 활용한 로체가 그 뒤를 이었다. 당시의 기아 디자인은 도저히 좋게 보아주기 힘들었다. 완성도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굳이 개성을 살리려 터치를 하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무너뜨리기 일쑤였다. 당시 국산차의 디자인은 그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못하던 때였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09_0412.jpg

그렇다 보니 2010년 등장한 K5는 충격이었다. 뜯어보면 로체 후기형과 닮았으면서도 디자인 완성도는 훨씬 높았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라인은 당시 국산차 중 최고였다. 감성품질이나 성능 등에서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쏘나타 YF에 약간 뒤쳐졌지만 외모가 주는 매력은 거부하기 힘들었다. 레드닷 디자인 수상 뿐 아니라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

2015년 2세대에서는 기본 감성을 유지한 채 약간의 터치를 더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전 디자인이 워낙 인기였기에 예상했던 결과다. 그래서인지 2세대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소 보수적인 변화, 쏘나타의 반격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요즘 세단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패밀리카로서의 지위를 SUV가 급격히 잠식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중형 세단들은 쿠페 느낌의 매력적인 디자인이나 펀 투 드라이브 등다양한 매력을 담아내기 위해 애쓴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09_1327.jpg 


높은 기대감을 만족시키는 디자인

기아 디자인 혁신을 주도해 온 K5는 시장의 기대감과 눈높이 역시 높기 마련이다. 2세대의 변화가 다소 보수적이었기에 이번 3세대가 어떻게 바뀔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기대를 뛰어넘었다. 전반적인 완성도는 물론 개성, 세련미까지 단연 돋보인다.


얼굴에서 느껴지는 인상은 기존 K5와 전혀 닮지 않았다. 노즈 선단은 예각으로 꺽어 날카롭게 다듬었고 헤드램프와 노즈는 납작하게 눌러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그릴은 호랑이 코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비늘 같은 패턴을 사용했다.  프리런칭 행사에서 본 하이브리드형은 기본형과 그릴 패턴이 달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심장 박동(Heart Beat)을 연상시키는 주간주행등. 헤드램프 아래쪽에서 시작해 급격하게 아래위로 꺽이다가 보닛 라인을 따라 위로 뻗어나간다. 범퍼의 형태는 수중익선(Hydro Foil)이 파도를 가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설명인데, 다소 장황하고 과도한 표현이지만 실제 차를 보면 굳이 문제 삼고 싶지 않을 만큼 멋지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09_306.jpg 


보디는 루프라인 뒤쪽을 조금 더 연장했다. 2세대가 아주 짧은 트렁크 리드가 있었다면 3세대는 거의 일직선으로 떨어져 패스트백 같은 몸매다. 이번에도 A필러부터 루프, 뒤창을 연결하는 굵직한 크롬 몰딩으로 차체 라인을 강조했다. 2세대보다 전장 50mm, 휠베이스는 45mm 늘어났으며 폭도 늘어났다. 반대로 전고는 20mm 낮아져 전체적으로 와이드&로 느낌을 강조했다. 좌우를 연결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달라진 부분. 중간에 브레이크 등을 점점이 박고 양 끝을 꺽은 형태는 K7을 연상시킨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09_4452.jpg

강렬한 인상의 램프 디자인  


꼼꼼한 인테리어, 똑똑한 AI

인테리어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쏘나타와 비슷한 듯하면서 다르다. 일단 디지털 클러스터와 와이드 모니터, 에어벤트 위치 등 기본 레이아웃은 비슷한 편. 스티어링 휠은 보다 스포티한 3스포크 D컷 디자인이고 대시보드 형태도 조금 더 입체적이다. 대시보드 중앙에 우드 패턴 장식은 진짜 나무는 아니지만 생생한 느낌을 주고, 도어 트림의 날개처럼 튀어나온 돌출부는 조금 어색하다. 변속 스위치는 버튼이 아니라 로터리식. 휠을 돌려 R, N, D, 중앙에 버튼을 누르면 파킹 모드다. 그 아래로 스타트-스톱과 오토 홀드, 전자식 파킹 스위치를 놓았고, 시트 히터/통풍은 레버,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는 로터리식으로 만들어 운전하면서 손가락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게 배려했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09_5449.jpg

버튼식인 쏘나타와 달리 K5는 회전식 시프트 노브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장비가 센터 콘솔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무선충전기다. 세로로 넣는 방식인데, 작은 문을 만들어 꽂아 넣으면 거칠게 운전하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을 확실하게 잡아 준다. 공간 활용에 유리할 뿐 아니라 조금 큰 기기를 충전할 때를 위해 홀더 부분을 분리할 수 있게 만든 것도 마음에 든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09_6264.jpg

인포테인먼트용 대형 모니터  


대화하듯 조작하는 음성인식 기능은 카카오와 손잡고 만들었다. ‘창문 열어줘’나 ‘시원하게 해줘’ 같은 말을 알아듣는다. ‘창문 절반만 열어줘’ 같은 복합적인 명령은 아직 처리가 힘들지만 AI 발전 속도를 볼 때 다음 세대 K5에서는 충분히 구현 가능하지 않을까? 운전하면서 시선과 주의을 분산시키지 않는것만으로도 음성인식 기능은 유저 인터페이스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내비게이션 조작도 한결 편해졌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면 주차 후 최종 목적지까지 증강현실을 통해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심각한 길치인 기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이밖에도 실시간 날씨에 따라 화면을 바꾸는 테마 클러스터와 실내 공기 질을 능동 제어하는 공기청정 시스템 등 인터렉티브 기술에 많은 공을 들였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09_7675.jpg

버튼과 노브 등 형태를 달리해 손가락으로 쉽게 구분된다  


성능 좋은 플랫폼과 터보 엔진의 만남

이 차의 뼈대는 알려진 대로 현대 3세대 플랫폼. 스마트스트림 엔진 라인업 역시 쏘나타와 공유한다. 따라서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자연스런 핸들링과 민첩한 반응, 탄탄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전동 파워 시스템은 랙 구동형(R-MDPS). 한 박자 느린 조향 반응이나 급제동 시 출렁거리는 피시테일, 급격한 하중이동 같은 것들은 옛이야기가 되었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09_8721.jpg

세로로 꽂아 넣는 충전 거치대는 안정적이고 공간 활용성도 좋다  


시승차의 파워트레인은 1.6L 직분사 터보 엔진에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 최신 스마트스트림 엔진으로 180마력의 최고출력과 27.0kg·m의 토크를 내면서도 연비는 13.2km/L(18인치 기준)나 된다. 2.0 자연흡기에 비해 두터운 토크를 1500~4500rpm의 넓은 토크 영역에서 발휘하기 때문에 저rpm부터 머뭇거림 없이 호쾌하게 가속한다. 사실 스펙 자체는 구형과 거의 변함이 없지만 연비가 개선되었다. 고성능과 연비를 이 정도로 양립시킬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가변밸브 시스템인 CVVD 덕분이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09_973.jpg

넉넉한 트렁크  


캠샤프트 안에 특이한 링크 기구를 삽입해 캠의 회전 각속도를 조절, 동일 회전수에서도 밸브 여닫히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사운드인데, 새로운 CVVD의 링크구조 때문인지 특이한 소음이 들린다. 귀에 거슬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 꾸준히 사용할 기술인만큼 사운드 튜닝에도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410_1629.jpg

스마트키로 좁은 공간에서 전후진 원격 조작이 가능하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후방 교차 충돌방지, 안전하차 보조, 후측방 보니터 등 최신 운전보조 기능을 빠짐없이 갖추었고 스마트폰으로 문을 여는 디지털키와 원격 주차보조 시스템(RSPA)도 갖추었다. 원격시동은 물론 문을 열 수 없을 만큼 좁은 공간이라도 RC카 운전하듯 버튼을 눌러 차를 움직일 수 있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라면 유독 거친 운전자가 많다는 K5에 대한 인상이 더 악명을 더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젊은 스피드광을 유혹할 만큼 멋진 외모이기에 붙은 이미지일 터. 하지만 당분간은 여기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렇게 멋진데 잘달리기까지 한다면 누구라고 잠시 속도의 마력에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


a36c6c4d26cae48b8e9da47d55498037_1578645567_4133.jpg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현대자동차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