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525i 혁신을 넘어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는
2004-01-12  |   51,413 읽음
BMW와 벤츠는 영원한 라이벌 관계에 있는 자동차업계의 정상급 차종이다. 그래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언젠가는 BMW 또는 벤츠를 ……’이란 목표를 세우고 주머니 사정이 얄팍한 사람들은 열심히 돈을 모으려고 한다. 벤츠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사회적 성공을 과시하려는 사람들이 선호하고 BMW는 직접 자동차 운전의 감격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들이 타려고 하는 차라고나 할까.

덩치가 커져 뉴 7시리즈를 보는 듯해
인스트루먼트 패널·센터콘솔 간소화


그리고 보니 BMW측은 오너 드라이버의 요구에 맞추려고 노력해 왔다. 딴 모델도 있지만, 승용차는 3, 5 및 7시리즈로 나눠 3시리즈는 젊은이가 좋아하는 스포츠카다운 것으로 만들고, 5시리즈는 좀더 고성능을 요구하는 전문직업인들을 위해 설계한 차다. 그리고 7시리즈는 벤츠의 고급차에 대항하여 내놓은 여유와 품위를 더한 달리는 ‘지상낙원’으로 제작된 차다.
그런데 7시리즈가 2002년에 엄청난 변신을 했다. 아마도 BMW 역사상 이러한 규모의 외모와 기술적인 변화는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때문일까, 나의 아파트 주차장에는 벤츠의 모습은 사라지고 BMW 7시리즈만 여러 대가 즐비하게 서 있게 되었다.
한 해가 지나자 이번에는 5시리즈가 ‘왕창’ 변모한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요사이 유행하는 ‘혁신’이라든가 ‘새시대의 기수’라는 말이 정말로 피부에 와 닿는다는 느낌을 아마도 이 신형 5시리즈를 보면 실감할 것이다.
눈앞에 나타난 뉴 525i를 보니 뉴 7시리즈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크기도 부피도 커져서 옛 모델을 상상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만큼 당당하다. 하기야 길이×넓이×높이를 보면 4천841×1천846×1천468mm이니 옛 모델 E39에 비하여 각각 66, 46 및 33mm나 확대되어 있고, 휠베이스도 2천888mm로 60mm 가까이 연장되었다. 5시리즈와 라이벌격인 벤츠 E클래스의 크기는 4천820×1천820×1천435mm이며 휠베이스는 2천855mm이니 BMW 뉴 5시리즈가 E클래스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것으로 BMW의 옛 모델이 약간 좁다는 불만, 특히 뒷좌석이라든가 트렁크 공간이 좁다는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었다. 그러나 한가지 줄어든 것이 있기는 하다. 차의 무게는 반대로 75kg나 가벼워진 것이다. 강철로 만든 차의 여러 부분을 알루미늄으로 대체시킨 효과인데 그만큼 연료 절약과 출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 틀림없다. 하기야 차를 직접 몰아 보니 그 감촉이 몸으로 느껴졌다.
우선 차의 외관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전조등 디자인이다. 차의 앞 양쪽에 눈썹이 달린 네 개의 헤드램프가 나열되어 있는 모습이 마치 호랑이가 무섭게 노려보는 듯한 인상이다. 여기서부터 펜더를 거쳐 도어부위를 평탄하게 지나, 뒤 트렁크에 이르면 우뚝 솟은 트렁크 양쪽에 테일라이트가 멋들어지게 달려 있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이전 모델보다 시원스럽게 잡혀 있다. 차의 앞그릴과 전조등의 절묘한 조화도 가상하지만 아주 공격적인 분위기가 차의 힘찬 성능을 정지한 상태에서도 미리 알려준다.
실내로 들어가 본다. 틀림없이 실내공간도 넓어졌다. 60mm나 더 길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앞서 말한 뒷좌석의 레그 스페이스가 넓어졌고 옆 방향의 여유도 머리 위의 공간도 충분하다.
또 하나 내가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센터콘솔의 간소화다. 옛 모델은 많은 계기판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운전석에 앉으면 그야말로 항공기 조종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눈앞과 옆에 즐비한 각종 계기의 조작용 꼭지와 다이얼들이 장관을 이뤘지만, 이 뉴 5시리즈에는 거의 모두 사라져 없어졌다.

이것은 바로 변속기어 뒤에 달려 있는 만능의 i드라이브(iDrive) 장치 덕분이다. i드라이브는 2002년에 처음으로 7시리즈에 달려 등장했을 때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혁신적인 장치였고 드디어 뉴 5시리즈에도 부착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얹은 i드라이브는 이전보다 더 개량된 것이다. 가장 큰 차이는 i드라이브 장치 뒤에 메뉴 버튼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이것만 누르면 어떠한 조작과정 중에서도 즉각 원상태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또한 i드라이브를 돌리고, 누르고 또 슬라이드시키는 조작과정에서 슬라이드는 7시리즈의 경우 8방향으로 하게 되어 있던 것이 뉴 5시리즈는 동서남북 4방향으로 간소화되었다. 즉 슬라이드 조작을 내비게이션, 공기조절, 오디오 및 전화의 네 기능에만 대응시켜 나같이 머리가 나쁜 사람도 쉽게 다룰 수 있게 개량했다.
한 가지 난점은 남아 있는데, 라디오 방송 선국 같은 것은 이 차의 매뉴얼을 잘 읽어야만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한 스위치는 독립시켜 놓았다는 것도 한편으로는 불편하다. 예를 들어 오디오의 메인 스위치는 아무런 표식도 없이 검게 달려있다. 이 존재를 알지 못하고는 제 아무리 i드라이브를 돌려도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지난 5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 전해
브레이크의 제동력과 페달의 감촉도 최고


자, 차를 굴려보자. BMW 뉴 525i는 직렬 6기통 2천494cc 엔진을 얹고 있으며 최고출력 141마력에다 최대토크 24.5kg·m이란 탁월한 성능을 갖고 있다. 0→시속 100km 가속 8.7초, 최고시속은 233km이다.
이 정도의 예비지식을 갖고 차를 끌고 나갔다. 그런데 이 차는 스티어링이 딴 차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스티어링에 자유도가 거의 없이 탄탄하게 조여놨기 때문에 길에 나서기 위해 핸들을 꺾으면 눈앞 차의 코가 재빨리 같이 움직인다. 다시 말해 핸들과 차체의 연동감이 아주 밀착되어 있어서 이 차를 운전하려면 큰 차가 아닌 소형차를 몰고 있는 감각이란 말이다.
운전자와 차체가 그야말로 일체가 된 기분에다가 조작반응이 빨라 자전거를 운전하고 있는 착각마저 든다. 그러나 차는 편안하게 곧바로 운전자가 요구하는 대로 달리고 가속하고 틀림없이 멈춘다.
한번 자유로의 앞길이 뚫려서 마음껏 가속페달을 밟았더니 시속 100, 150, 200km 가까이까지 순식간에 속도가 올라간다. 요동도 없고 엔진 소리도 없다. 이것이 바로 BMW의 진면목이 아니겠는가. 고성능차의 대명사인 BMW, 특히 이 뉴 5시리즈를 타는 쾌감은 과거의 5시리즈와는 또 차원이 다르다.
이번에는 코너링 시험을 많이 해봤다. 이 차가 달고 있는 225/55 R16 크기의 타이어 성능을 여지없이 끌어내는 더블조인트 스트럿과 멀티 링크식 서스펜션, 다이내믹 드라이브 장치가 잘 부합되어 노상에서 속도가 지나치거나, 고의적으로 자세가 흔들리도록 조작해도 미끄러지는 소리 하나 없이 땅을 꽉 붙잡고 핸들을 꺾는 만큼의 각도로 움직인다. 강력한 옆쪽으로의 원심력은 느낄 수 있지만 롤링이 거의 없고, 마치 경주차와도 같이 코너링을 해낸다. 이 차의 DSC(Dynamic Stability Control)가 교묘하게 개입해 주는 덕분이다.
앞뒤 바퀴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를 갖춘 데다가 알루미늄 캘리퍼가 달려있는 브레이크의 제동력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의 반응감촉도 최고다. 그러니 어떤 경우에도 믿을 만한 성능을 갖춘 셈이다. 뉴 5시리즈에는 또 브레이크 패드의 마멸상태를 감시하는 센서까지 달려 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E60형 뉴 5시리즈는 BMW의 기함인 7시리즈를 능가하는 새로운 기능을 만재하고 있어서 BMW 5시리즈 매니아들을 더욱 열광시켜줄 뿐 아니라 틀림없이 이 해의 베스트셀러가 될 것으로 믿는다.
나의 여식은 지난해 여름에 구형인 525i를 구입했고, 나 자신은 아직도 새차같이 달리는 1994년형 740iL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않다면 이 차를 사고 싶다는 충동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Z


BMW 뉴525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841×1846×1468
휠베이스(mm) 2883
트레드(mm)(앞/뒤) 1558/1582
무게(kg) 150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6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192/6000
최대토크(kg·m/rpm) 24.5/35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494
보어×스트로크(mm) 89.9×84.0
압축비 10.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0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225/5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3.392/2.408/1.486
1.000/0.830/3.100
최종감속비 3.026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33
0→시속 100km 가속(초) 8.7
연비(km/L) -
Price 7,57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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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525I를 시승한 아폴로 박사BMW 뉴 525i는 롤링이 거의 없고 마치 경주차와도 같이 코너링을 해낸다직렬 6기통 2천494cc 141마력 엔진우뚝 솟은 트렁크 양쪽에 달린 테일라이트가 멋지다만능의 i드라이브 장치 덕분에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센터콘솔이 간소화되었다가속페달을 밟았더니 순식간에 시속 200km 가까이 내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