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30Ci clubsport “Welcome to the SMG’s mental game!”
2004-01-13  |   40,696 읽음
키드니 그릴 안에서 그렁대는 엔진, 바리톤의 풍성한 음색을 쏟아내는 트윈 머플러, 로켓처럼 뛰쳐나가 가뿐히 시속 200km를 타고 넘는 가속……. 자그마한 체구에 폭발적인 성능을 담은 BMW의 컴팩트 쿠페―지난해 12월 국내 상륙한 330Ci 클럽스포츠―를 만나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이 토해내는 파워풀한 몸놀림에 몸서리쳤다. 그리고 한나절은 족히 ‘SMG’의 손맛을 잃지 않으려 발버둥쳤다. SMG(Sequential Manual Gearbox)는 BMW가 자랑하는 트랜스미션 메커니즘의 하나. AT와 수동 트랜스미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영리한 친구와 만날 때의 주의사항은 오직 하나뿐이다. 상대의 심리게임에 휘둘리지 말고 냉정하게 ‘포커 페이스’를 유지할 것!

엔지니어의 숨결 남아 있는 강직한 스타일링

모델 체인지가 멀지 않은 4세대 3시리즈(E46)의 시승은 ‘할 말, 안 할 말’이 적당히 추려져 있는 뻔한 만남일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쿠페 버전인 데다 BMW M 디비전의 손길이 닿은 ‘클럽 스포츠 패키지’까지 갖추고 있다는 데에서 상황 반전. 더구나 그 동안 정규 시승차로는 만나볼 수 없었던 SMG 옵션이라는 소식은 만사 제쳐두고 나서야 할 이유로 충분했다.
330Ci의 전체적인 실루엣은 도어가 2개뿐인 것 외에는 세단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보디 패널의 거의 대부분을 새로 디자인할 만큼 대대적인 수술을 거쳤다. 너비가 18mm 늘어난 대신 길이는 17mm 짧아졌다. 길게 누운 윈드 스크린과 납작한 루프, 스포츠 서스펜션을 더해 키가 31mm나 줄었다지만 운전석 시트에 몸소 앉아보고 스티어링 휠을 낚아채 몸놀림을 확인하기 전까지 체형 변화의 득과 실을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7시리즈가 우람하게 뒤바뀌고 ‘핸들링 머신’ 5시리즈마저 파격적인 모습으로 변신한 지금, 3시리즈 쿠페의 선 굵고 강직한 스타일링은 되려 반갑기만 하다. 날카롭게 치켜 뜬 눈매, 크기를 키운 키드니 그릴은 330Ci가 엔지니어의 강한 입김으로 보수적인 느낌을 물씬 풍겼던 과거의 BMW와 크리스 뱅글식 ‘디자인 혁신’의 과도기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시승차로 선보인 330Ci 클럽스포츠는 쨍한 햇살보다 선명한 금속성의 청옥색 보디와 공격적인 에어로 다이내믹 액세서리로 도로의 이목을 잡아끈다. 대형 흡기구를 갖춘 프론트 범퍼에 삐죽 내민 입술처럼 달린 스포일러, 더블 스포크 디자인의 17인치 경합금 휠 사이를 채우고 있는 사이드 스커트, 뒤창으로 나지막이 엿보이는 날개 모양의 리어 스포일러……. 차창 밖 운전자들은 M3 스타일로 꽃단장하고 굵직한 배기음을 노면에 뿌려대는 BMW의 컴팩트 쿠페를 보고 그저 “때깔 좋은데”라며 감탄하거나 “거추장스럽게 시끄럽다”고 툴툴거렸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정말 모른다. 단단한 시트에 앉은 운전자가 수동 변속기를 처음 다루는 초보 운전자처럼 언덕길에서 ‘스르륵’ 미끄러지는 쿠페를 다잡느라 쏟아지는 시선에 아랑곳할 여유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운전자를 향해 기울어진 센터페시아와 이를 기준 삼아 양옆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대시보드, 애써 드러나지 않지만 효율적으로 배치된 다양한 편의장비 등 330Ci의 기능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에서 과거 BMW의 보수성을 다시금 떠올린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을 카본 무늬로 장식하고 ‘M’ 로고가 새겨진 풋레스트와 ‘M CLUBSPORT’ 문자를 입힌 문지방을 더해 클럽스포츠 타입의 단장은 마무리.

낯선 메커니즘과의 조우
세미버킷 가죽시트는 쿠션이 단단한 편이지만 의외로 앉은 느낌이 부드럽고 편안하다. 낮게 드리운 지붕 때문에 시트 높이를 최대한 낮춰도 머리 위에는 포갠 손바닥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밖에 없고 허리를 곧추 세우면 그 정도 공간마저 확보하기 어렵다. 헤드룸은 오히려 보너스처럼 마련된 뒷좌석 쪽이 여유롭다. 쿠션과 등받이를 깊게 파 넉넉하지는 않지만 부족함 없는 공간을 갖췄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성격을 우선한 쿠페임을 감안하면 레그룸도 생각보다 비좁지 않다.
하지만 M 스타일의 스포티한 인테리어나 기능적인 실내에 감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시선은 본능적으로 운전석을 향하고 스티어링 휠의 스포크 뒤로 달팽이 눈처럼 올라붙은 시프트 패들과 ‘R-N-D(+/-)’로 단출하게 구성된 SMG 기어박스를 확인한 뒤에야 슬며시 가슴이 방망이질 치기 시작한다.
SMG는 지난 97년 M3을 통해 처음 선보인 MT 바탕의 세미 AT다. 기계적인 구성은 MT와 같지만 클러치 조작을 전기식 액추에이터가 대신하고 변속 정보도 전자신호를 통해 전해진다. 기어박스에 그려진 (+), (-) 표시를 따라 시프트기어를 아래위로 까딱거리는 것만으로 변속이 이뤄지고 ‘드라이빙’ 모드에서는 일반적인 AT처럼 자동 변속도 가능하다.
낯선 메커니즘에 대한 탐색은 여기까지. MT와 AT의 장점만 골라서 섭취했다지만 몸소 느끼기 전까지 판단은 금물이다. 더구나 SMG의 시프트레버를 다뤄 도로 밖으로 나서면 예측할 수 없었던 색다른 운전감각―결국에는 미리 짐작한 데서 비롯되었던―에 당황하기 십상이다.
330Ci의 육감적인 보네트 아래 감춰진 심장은 어퍼미들 세단 530i와 함께 쓰는 직렬 6기통 3.0X DOHC 231마력 엔진. 이그니션 키를 돌리자 특유의 묵직한 시동음과 함께 작은 차체가 가볍게 몸을 떤다. 출발 때의 부드러운 반응은 영락없이 수동 변속기의 능숙한 반 클러치 조작을 닮았다. 슬며시 발걸음을 옮기다가 활기찬 가속이 시작될 무렵 갑자기 몸이 가라앉는 느낌과 함께 이뤄지는 시프트업.
오토매틱 모드에서 나타난 낯선 반응에 놀라 변속 충격이 크다는 둥, 시프트 반응이 늦다는 둥 혼잣말 속에 액셀 페달을 더욱 깊숙이 눌러댄다면 이미 SMG의 심리전에 휘말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이질감은 소리소문 없이 기어 변환을 마무리하는 자동 변속기의 감각을 기대했거나 수동의 번거로운 변속 동작이 사라졌음을 잊었던 데서 오는 착각에 불과하다. 실제로 SMG의 변속 시간은 0.15초에 불과하고 각 기어간 연결감도 일반 MT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매끄럽다.

특유의 경쾌한 핸들링에 파괴력까지 더해

신경전을 끝내고 세미 AT의 감각이 몸에 익을 즈음부터는 변속 포인트에서 액셀 페달을 뗐다가 다시 밟는 매뉴얼 방식의 습관이 되살아나고 운전 재미도 배로 늘어난다. 그리고 시퀀셜 모드로 원하는 엔진회전수를 골라 쓸 지경이 되면 330Ci의 숨겨둔 ‘비공’(秘攻)이 눈을 뜨기 시작한다.
더블 바노스 시스템을 얹은 6기통 3.0X 엔진은 더 이상 이르지 못할 성역이 없다는 듯 2천rpm부터 레드존에 가까운 6천rpm까지 매끄럽고 재빠르게 상승해간다. 스트레스 없이 치솟는 엔진 반응에 감탄하며 스티어링 휠의 시프트 패들을 부지런히 누르다 보면 속도계 바늘은 어느새 시속 200km 언저리까지 올라가 있고 시속 210km까지도 통쾌한 가속이 이어진다.
맹렬한 달리기 못지않게 돋보이는 부분이 나무랄 데 없는 고속 안정감. 탄탄하게 담금질한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속도가 오를수록 도로를 집어삼킬 듯 찍어누르며 작은 차체를 지면 가까이 당겨두려 한다. 거친 노면의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올곧게 자세를 다잡는 BMW 쿠페의 발놀림은 벤츠의 묵직한 안정감과는 또 다른, 혈기왕성한 마초 근성에 가깝다.
반응이 즉각적인 실키식스 유닛과 동력손실이 적은 SMG 세미 AT, 스포츠 서스펜션을 버무린 330Ci의 핸들링은 특유의 경쾌함에 파괴력까지 더한 느낌. 시속 80km로 파고드는 급코너를 흔들림 없이 감아나가고 어지간해서는 주행안정 프로그램(DSC)이 개입할 틈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기어박스 왼쪽에 마련된 스포츠 버튼과 DSC 스위치를 길게 누르면 변속 반응이 빨라지고 모든 주행보조장치가 작동을 멈춰 리어 휠에 쏟아지는 활화산 같은 트랙션을 만끽할 수 있다.
330Ci 클럽스포츠의 값은 8천590만 원. 3시리즈 형제 중에는 비교할 대상이 없거니와 위급 세단인 530i(8천850만 원)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만만찮은 값이지만 헤드룸은 좁고 실내에는 그 흔한 컵홀더조차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330Ci의 운전석에 남겨둔 여운을 거두어들이기가 쉽지 않다. 값 대비 가치? 가슴팍에 내리꽂힌 소형 쿠페의 강렬한 달리기, 영특한 SMG 기어의 짜릿한 손맛이 가물가물해진 뒤에야 생각해볼 일이다.

BMW 330Ci 클럽스포츠의 장단점
장점
·성역 없는 엔진 반응과 맹렬한 가속
·SMG 시퀀셜 모드의 짜릿한 손맛

단점
·앞좌석 헤드룸이 좁다
·컵홀더가 없다
BMW 330Ci 클럽스포츠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88×1757×1369
휠베이스(mm) 2725
트레드(mm)(앞/뒤) 1471/1483
무게(kg) 143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6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231/5900
최대토크(kg·m/rpm) 30.6/35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979
보어×스트로크(mm) 84.0×89.6
압축비 10.2
연료공급/과급장치 -
연료탱크크기(L) 63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쿠페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225/45 ZR17, 245/40 Z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
⑤/⑥/?
4.350/2.500/1.660/1.230
1.000/0.850/4.040
최종감속비 2.930
변속기 6단 세미 AT
Performance
최고시속(km) 250
0→시속 100km 가속(초) 6.5
연비(km/L) -
Price 8,59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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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G 패들 시프트는 밀어서 다운, 당기면 시프트 업이 되는 방식. 쉽게 손에 익지 않지만 민첩한 변속 반응만큼은 일품이다330Ci 클럽스포츠는 특유의 경쾌한 핸들링에 파괴력까지 더한 느낌. 시속 80km로 덤비는 급코너가 두렵지 않다기능적인 구성에 세련미와 스포티함을 더한 인테리어. 부족한 앞좌석 헤드룸이 아쉽다BMW 소형 쿠페의 달리기에는 헤어나오기 어려운 독한 매력이 있다크리스 뱅글식 혁신의 과도기를 보여주는 날카로운 크세논 헤드램프직렬 6기통 3.0VX 231마력 엔진60:40 비율로 나뉘어 접히는 뒤 시트 등받이로 적재공간의 여유까지 챙겼다225/45 ZR17 사이즈의 컨티넨탈 타이어. 뒤쪽에는 너비 245mm짜리 신발을 신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