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몬데오 2.5 속이 알차고 맛있는 김치 같은 차
2004-03-02  |   36,767 읽음
1996년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인 이후 IMF 이전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었던 포드 몬데오는 잠시동안의 공백기를 보내고 2001년에 새 모습으로 탈바꿈한 신형 모델로 다시 등장했다. 이후 2.0X 엔진을 얹은 두 개의 모델이 판매되며 포드의 막내둥이 역할을 해왔지만, 잠재력에 비해 예전만큼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번에 많은 부분을 개선한 2004년형 모델이 수입되면서 추가된 몬데오 2.5는 커진 심장과 성숙해진 모습으로 막내티를 벗으려는 포드의 노력이 엿보이는 모델이다.
포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미국 브랜드로 각인된 탓인지, 몬데오 역시 미국차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몬데오는 국내에 수입되는 포드 브랜드의 차 중 유일한 유럽산이다.

겉모습에서 돋보이는 유럽차 감각
실내 고급스럽고 마무리도 좋아져


몬데오에서 무엇보다 유럽차 느낌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겉모습이다. 선이 살아있으면서도 양감을 지닌 몬데오의 차체는 포드의 디자인 테마인 ‘뉴 엣지 디자인’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2004년형 모델로 넘어오면서 안개등을 비롯한 앞 범퍼 부분과 세부적인 장식에 변화의 손길이 더해졌다. 원형이던 안개등은 헤드라이트를 축소시켜 뒤집어 놓은 듯한 역삼각형 모양으로 바뀌었고, 2.5 모델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 둘레와 도어 핸들 등에 크롬 장식을 더했다.
언뜻 보았을 때 차의 인상이 진지해진 느낌이 드는데,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운 휠과 타이어 때문이다. 원피스 형식의 10 스포크 알로이 휠에는 테두리 부분에 볼트모양의 장식이 더해졌다. 타이어는 225/40 R18 사이즈의 콘티넨탈 스포트컨택트2. 패밀리 세단에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낮은 편평비에 접지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스포츠 타이어다. 범상치 않은 성능을 지녔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5 모델은 기아(Ghia) 버전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모델이고,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고성능 튜닝 모델인 ST220을 제외하면 몬데오 라인업에서 가장 강력한 모델이기도 하다. 겉모습에서는 2.0 모델과 차이를 느끼기 힘들지만, 뒷 범퍼의 검은 띠에 숨겨진 파킹 센서나 사이드 미러 아래에 있는 커티시 램프, 랜드로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앞 유리 열선 등은 고급 모델다운 편의장비다.
운전석에 앉아 실내를 훑어보면 과연 이 차가 정말 포드에서 만든 차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디자인 흐름은 물론이고 마무리나 세부 처리에 이르기까지 독일산 승용차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깔끔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디자인도 독일차를 연상시키는데, BMW와 폭스바겐, 아우디를 두루 거친 포드의 디자인 책임자 J. 메이스의 영향이 미친 덕분이다.
고급스러워진 내장재도 주목할 만하다. 1993년에 데뷔한 구형 몬데오와는 비교하기가 무색할 정도이고, 2000년에 나온 마이너 체인지 전의 모델과도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핸들과 센터페시아, 대시보드 등에 많지 않게 배치된 짙은 우드 그레인은 검은색 내장재와 잘 어울려 실내 분위기를 차분하게 해준다. 일부 버튼들에는 구시대의 값싸 보이는 흔적들이 남아있지만, 전체적인 고급스러움에 파묻혀 직접 손을 대기 전까지는 알아채기가 어렵다.
포드 엠블럼과 비슷한 타원형의 아날로그 시계도 분위기 연출에 한몫 한다. 시계의 시간조절용 바늘은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릴 때에 빨간색으로 반짝거려 이모빌라이저가 작동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인대시 방식의 6CD체인저와 오디오는 소니 제품. 다양한 음장효과와 밝은 음색, 간편한 조작법은 물론, 실내 디자인과 어우러지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은 소니의 다른 제품들과 이미지를 같이 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실내는 천장과 필러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은색으로 처리되어 있다. 시트는 가죽재질로, 미끄러짐이 적고 몸을 가볍게 잡아주는 약간 단단한 쿠션을 지녔다. 앞좌석에는 5단계로 온도조절이 가능한 열선이 내장되어 있다. 1단계로도 충분히 따뜻해서, 추운 겨울 실외에 차를 세워놓은 경우가 아니라면 5단계까지 온도를 높일 필요는 없을 듯하다. 뒷좌석에서는 가족용 세단으로서의 실용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접이식 센터 암레스트에는 컵홀더가 달려있고, 트렁크에 있는 레버를 이용해 6대 4 비율로 등받이를 나누어 접을 수 있다.
엔진룸에는 레이스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코스워스와 공동개발한 듀라텍 V6 2.5X 170마력 엔진이 자리잡고 있다. 이 엔진은 몬데오의 아랫급 모델인 포커스의 고성능 버전 ST170에도 얹히는 것으로,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크기에 비해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엔진 옆의 댐퍼 마운트 주변에는 스트럿 바가 보기에도 튼실하게 자리잡고 있다. 형태만 놓고 보면 철판을 넓게 프레스한 구조라서 스트럿 빔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치밀한 회전감과 토크감 돋보이는 엔진
운전재미 뛰어나지만 낮은 연비 아쉬워


시동을 거는 순간 들려오는 엔진 소리는 2.0 모델보다 정돈된 느낌이면서도 박력이 느껴진다. 워밍업격인 시내주행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고속도로로 들어서 속도를 높여본다. 회전수를 높일수록 긴장감을 더해가는 엔진음은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는 오른발에 힘을 더 주게 한다. 발끝으로 느껴지는 엔진의 회전감과 토크감은 치밀하고 고르다. 액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 페달은 반발력이 제법 있어서 약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데, 시내를 달릴 때에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정교하게 페달을 조절하며 엔진소리의 변화를 느끼는 맛이 있다.
수동(MT) 기능이 있는 듀라시프트 5 트로닉 자동 5단 기어는 포드에서 새로 개발한 것이다. 특히 핸들 스포크에 붙어있는 변속 스위치는 국내에 들어온 비슷한 차급과 가격대의 다른 모델들에는 없는 것이다. 물론 변속 레버를 이용한 기어 단수 조절도 가능하다. 앞으로 밀면 낮은 단수로, 당기면 높은 단수로 변속되어 랠리카를 모는 기분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레버의 표면이 가죽이 아닌 연질 우레탄 소재라서 손에 닿는 느낌이 썩 좋지는 않다.
국도로 빠져나와 코너링을 염두에 두고 달리기 시작한다. 빠른 속도로 코너 입구에 들어서며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아랫단으로 내린 뒤 다시 가속하며 빠져나오는 과정은 차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해준다. 타이어의 뛰어난 접지력도 일품이지만, 핸들조작과 가감속에 따른 무게중심의 이동에도 자연스럽게 움직여주는 차체는 이 차를 가족용 세단으로만 쓰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주기에 충분하다. 급제동을 해도 차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다. 앞쪽이 심하게 가라앉지 않는 것은 균형 잡힌 서스펜션 세팅 덕분이다. 각도가 큰 코너를 빠른 속도로 가속하며 나올 때나 앞이 무겁다는 느낌이 들 뿐, 차는 가볍게 머리를 움직인다. 2.0 모델도 날카로운 핸들감각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스포츠카의 박력과는 다른 차원의 시원한 달리기다.
다만 재가속 때 가속감이 액셀러레이터 조작을 잠시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나, 기어 단수를 내릴 때에 힘이 약간 끊겼다가 변속이 이루어지는 듯한 느낌은 AT라는 태생의 한계로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익숙해지면 미리 액셀러레이터를 조금 밟아 보완이 가능하지만, 스포티한 운전을 즐기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힘의 공백은 운전재미의 맥을 살짝 끊어 놓는다. 그래도 굽이치는 길에 들어설 때에는 AT 모드에 놓았을 때보다 MT 모드를 선택했을 때의 변속감이 훨씬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기어를 D에 놓은 상태라면 어느 정도 허둥거림을 각오해야 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몬데오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은 연비다. 시승을 위해 과격한 주행을 한 뒤에도 공인연비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는 차들이 있는 반면, 트립 컴퓨터 상으로 나타난 몬데오 2.5의 연비는 평균 약 7.0km/X로 공인연비인 9.3km/X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재미가 커지면 경제성이 작아진다는 자동차의 공식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시승기를 쓰다 보면 차의 느낌과 먹을거리를 연관시키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몬데오 2.5를 몰고 나서 떠오른 것은 김치였다. 김치 맛은 속 맛이다. 갖은 양념이 잘 버무려진 속이 배춧잎 사이사이를 꽉 채운 맛깔스러운 김치같은 차들이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에 늘어나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크지 않은 차체에 다양한 장비들을 실속 있게 갖추고 거기에 스포티함까지 더한 몬데오 2.5 역시 맛있는 김치처럼 반가운 차 가운데 하나다. Z
포드 몬데오 2.5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30×1810×1430
휠베이스(mm) 2754
트레드(mm)(앞/뒤) 1525/1540
무게(kg) 152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170/6000
최대토크(kg·m/rpm) 22.4/4250
구동계 앞바퀴굴림
배기량(cc) 2494
보어×스트로크(mm) 81.5×79.6
압축비 9.8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58.5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
타이어(앞, 뒤) 모두 225/40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3.801/2.131/1.364
0.935/0.685/2.970
최종감속비 3.712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4
0→시속 100km 가속(초) 10.3
연비(km/L) 9.3
Price 3,8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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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서 마무리까지 독일차에 비해서도 손색없는 포드 몬데오의 대시보드등받이를 6: 4 비율로 나누어 접을 수 있는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에는 컵홀더가 달려있다위쪽 스포크에 변속 스위치가 붙어 있는 스티어링 휠소니 인대시 6CD체인저는 실내 디자인과 잘 어우러진다V6 2.5X 170마력 엔진 뒤쪽 좌우의 스트럿 바가 인상적이다40시리즈 스포츠 타이어를 끼운 18인치 10 스포크 알로이 휠범퍼에 그려진 검은 띠에는 파킹 센서가 숨어있다트렁크는 겉보기와 다르게 깊고 넓다몬데오 2.5는 가족용 세단으로만 쓰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만큼 탄탄한 달리기 성능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