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기획

2013 오토상하이 - 중국도 이제는 친환경이 대세 2013-06-11
중국을 대표하는 상하이와 베이징모터쇼는 매해 서로 번갈아가며 열린다. 이 중 1985년을 시작으로 홀수 해마다 개최되는 오토상하이는 요즘에 와서 범접할 수 없는 규모를 뽐내며 세계 5대 모터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단순히 커다란 규모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오토상하이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시장의 커다란 규모와 앞으로도 계속될 시장의 잠재력을 들 수 있다.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중국 브랜드의 차들만 나온다면 그다지 큰 이슈를 끌어내지 못하겠지만, 중국 시장의 규모와 가능성을 알고 있는 세계 여러 브랜드들이 앞다퉈 새차와 컨셉트카를 줄줄이 내놓음으로써 모터쇼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지난 4월 20일 프레스 데이를 시작으로 21일부터 29일까지 9일간 열린 2013 오토상하이 역시 커다란 전시 규모와 다양한 신모델의 출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110대의 월드 프리미어, 1,300대의 전시차이번 모터쇼의 주제는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better life)으로, 모터쇼 볼거리의 척도가 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110대였다.널리 알려져 있듯이 오토상하이는 그 규모가 엄청나다. 행사장인 신국제박람센터(상해신국제박람중심)는 실내가 20만㎡, 실외가 5만㎡에 이르는 커다란 규모를 자랑한다. 참고로 얼마 전 서울모터쇼가 열렸던 일산 킨텍스의 전시면적은 총 10만㎡이다. 단순 계산으로 서울모터쇼의 2.5배 크기이지만 직접 느낀 ‘대륙의 위엄’은 이보다 훨씬 컸다. 총 17개로 나뉜 전시관은 출품작들을 구경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해도 모두 지나는 데 1시간 정도가 걸린다. 모터쇼 취재를 마치고 난 뒤 양쪽 엄지발가락에 잡힌 물집이 그 규모를 말해준다. 아울러 모터쇼에서 받은 자료들은 백팩이 터질 듯 채워졌고, 프레스 데이에 방문했음에도 사람들로 가득 찬 전시관은 맘 편히 어깨 펴고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북적거렸다.한편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모터쇼 하면 떠올랐던 ‘짝퉁차’는 쏙 들어간 분위기다. 물론 여전히 대놓고 베낀 모델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중국 브랜드들이 내놓은 독자모델들의 디자인과 품질감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예컨대 체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코로스가 그렇다. 코로스는 체리와 이스라엘 코퍼레이션의 합작사로 유럽에 수출되는 중국차다. 단, 브랜드 뿌리는 중국에 두되 경영진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은 BMW와 폭스바겐, 볼보, 오펠, 사브, 재규어 등에서 ‘능력자’들만 골라 데려왔다. 이들이 이번 모터쇼에서 내놓은 코로스 ‘3’는 1.6L 엔진을 얹는 소형 세단으로, 세아트를 떠오르게 하는 단정한 겉모습에 실내는 폭스바겐 느낌이 물씬하다. 손끝에 느껴지는 내장재의 재질감과 조립 품질도 훌륭해 중국차의 발전이 새삼 느껴진다. 코로스 3는 올 하반기 중국 판매를 시작으로 유럽에서도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성공은 가늠할 수 없지만,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친환경에 상대적으로 둔감했던 중국이지만 이번 모터쇼에서는 자국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눈에 띄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환경 보호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내연기관 머플러가 뱉는 CO₂도 감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다소 어설프지만 중국 브랜드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개발한 친환경차를 선보였다. 중국 브랜드 중 친환경차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BYD(비야디)는 하이브리드 모델 ‘진’을 선보였고 SAIC(상하이자동차)는 순수 전기차인 로위 E50을 내놨다. 하지만 중국 브랜드들이 내놓은 친환경 모델들은 대부분 구체적인 제원이나 시스템에 관한 소개를 생략해 일부 의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이와 달리 포르쉐와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명 브랜드들은 제대로 만든 친환경차를 내놓았다. 포르쉐는 마이너체인지를 거친 뉴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를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였다.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이 차는 V6 3.0 수퍼차저 엔진에 95마력을 내는 모터를 더해 시스템출력 416마력을 낸다. 연비는 유럽 기준 L당 32.2km. 폭스바겐은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했던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L1을 아시아 프리미어로 내놨고 월드 프리미어로 크로스블루 쿠페 컨셉트를 선보였다. 지난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선보였던 크로스블루의 쿠페라이크 버전 SUV로 크로스블루의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대신 가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얹어 33.3km/L의 좋은 연비를 낸다.한국 브랜드로는 현대와 기아가 중국 현지화 모델을 선보였다. 기아는 중국 독자 브랜드인 ‘화치’를 출범하며 컨셉트카 화치-1을 공개했다. K3를 베이스로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게 디자인한 준중형차다. 현대는 준중형차 사이즈에 고급감을 높인 미스트라를 선보였다. 한국 남양연구소와 중국 북경연구소가 함께 중국 소비자를 철저히 분석해 만든 모델이다. 아울러 쌍용은 렉스턴 W를 런칭해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폴로는 어디서 만들어지나? 2013-05-24
폭스바겐의 본사와 메인 공장은 독일 하노버 인근 볼프스부르크에 자리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군수공장으로 전용되기도 했지만 국민차 프로젝트 비틀의 생산 본거지로 재기하면서 오늘날 폭스바겐의 성지로 꼽힌다. 폴로 역시 초기에는 골프와 함께 이곳에서 생산됐다. 하지만 현행 폴로는 그렇지 않다. 폴로는 구형인 4세대부터 더 이상 볼프스부르크에서 만들지 않을뿐더러 아예 독일 공장에서 생산되는 않는다. 현행 5세대 폴로는 스페인,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브라질, 러시아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국내에 들어오는 폴로는 스페인 팜플로나 플랜트에서 생산된다. 이곳은 폴로에게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비견되는 성지다. 출시 이후 팔린 1,300만여 대의 폴로 가운데 600만 대 이상이 팜플로나에서 만들어졌다. 폭스바겐 그룹은 최근 ‘앞으로 5년 동안 팜플로나 공장에 7억8,500만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듈 생산(MQB) 방식으로 만들어질 차세대 폴로와 가지치기 모델을 위한 설비 투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폭스바겐은 1984년 2세대 폴로부터 팜플로나에서 생산해오고 있다. 스페인 세아트 합병을 성사시킬 당시 칼 한 회장이 노조의 반대를 물리치고 인수 2년 만에 폴로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을 추진한 결과다. 슈투트가르트의 다임러-벤츠보다 15% 이상 임금이 높은 볼프스부르크의 고비용 구조로는 폴로의 채산성을 맞추기가 힘에 부쳤다.하지만 스페인산 초창기 폴로는 품질이 검증되지 않았었다. 게다가 그룹 차원에서 플랫폼 통합 전략을 전개하기 시작하며 능력 있는 지휘자가 필요했다. 폭스바겐 왕국의 제왕 피에히는 GM 출신 호세 이그나시오 로페즈, BMW 출신 베른트 피세츠리더 등 그가 삼고초려해 영입한 인재들을 모두 이곳에 보냈다. 독일산보다 뛰어난 스페인산 폴로를 만들기 위해서다. 최근 다임러-벤츠의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볼프강 베른하르트 역시 폭스바겐 시절 이곳을 거쳤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스페인산 폴로는 600만 대 이상 만들어지며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폴로의 디자인은 쥬지아로? 2013-05-24
야무진 차체 강성을 연상시키는 두툼한 D필러로 상징되는 1세대 골프는 이태리 카로체리아 이탈디자인의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그려냈다. 골프의 대히트에 감명받은 수많은 메이커가 그에게 돈 보따리를 들고 달려갔고 우리나라의 현대 포니 역시 그렇게 탄생했다. 그렇다면 폴로는 어떨까? 폴로의 원조격 아우디 50은 독일 카 디자이너 클라우스 루테(Claus Luthe)가 그렸다. 1967년 등장한 로터리 엔진의 NSU RO 80을 통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카 스타일링’을 양산차 부문에 처음 도입한 주인공이다. 폭스바겐이 NSU를 아우디에 합병시키며 자연스레 소속을 옮긴 그는 첫 작품으로 50을 내놓았다.조르제토 쥬지아로출시와 동시에 해치백 소형차의 표준이 된 폭스바겐 골프클라우스 루테아우디에서 날개를 단 것처럼 보였던 클라우스 루테는 1976년 돌연 BMW로 이직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당시 폭스바겐 그룹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는 이태리 카로체리아의 디자인에 크게 의존했다. 폴로 역시 클라우스 루테의 아우디 50 디자인을 베르토네가 손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세대 100을 개발할 때는 쥬지아로가 외관을 맡고 그는 실내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아우디를 떠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던 셈. 참고로 BMW로 옮겨 수석 디자이너로 맹활약하던 루테는 1990년 마약중독자인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살해하는 비극적인 사건을 일으키며 자리에서 물러난다. BMW는 1994년에야 후임 수석 디자이너를 임명하는데 그가 바로 크리스 뱅글이다.   
폴로의 시작은 골프 축소판? 2013-05-24
폭스바겐 폴로는 B세그먼트에 속하는 소형차로 1975년 처음 데뷔했다. 이보다 1년 앞선 1974년 C세그먼트에서는 골프가 나왔다. 폭스바겐 골프는 오늘날 해치백 소형차의 표준으로 입지를 굳힌 모델이다. 따라서 이보다 작은 체급의 폴로가 골프를 축소해 만든 차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골프와 폴로는 출발 자체가 다르다. 독일 국민차인 딱정벌레차 비틀의 후계 모델로 폭스바겐이 개발한 골프와 달리 폴로는 원래 아우디가 만들었다. 당시 아우디는 치프 엔지니어 루드비히 크라우스(Ludwig Kraus)의 주도로 개발한 80, 100이 연달아 히트를 친 상황이었다. 자연히 엔트리급 소형차에도 눈을 돌렸고 골프 데뷔 3개월 뒤 B세그먼트의 앞바퀴굴림 소형차 아우디 50을 출시했다.루드비히 크라우스‘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를 추구한 루드비히 크라우스는 모기업 폭스바겐의 간섭을 배제한 독자노선을 고집하던 인물이다. 추측이지만 비틀 기반의 공랭식 엔진, RR 플랫폼을 오랫동안 주무르던 폭스바겐 기술진이 180도 레이아웃이 뒤집어진 가로배치형 앞바퀴굴림 소형차 골프를 개발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본때를 보여줄 각오로 아우디 50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아우디 50은 골프보다 작은 B세그먼트로 나왔다. 동일 모델 이중개발에 따른 비용 낭비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만약 골프와 똑같은 C세그먼트 소형차를 아우디가 개발하겠다고 나섰다면 프로젝트 승인이 불가능했을 것이다.아우디의 바람과 달리 폭스바겐은 6개월 뒤 50을 가져다가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차가 바로 폴로다. 이 과정에서 루드비히 크라우스는 은퇴를 하게 되고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로 오늘날 폭스바겐 그룹 감독이사회 의장에 오른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그의 후임이 된다. 폴로의 탄생 과정은 경주차 917과 관련해 수세에 몰리며 포르쉐에서 퇴출된 피에히가 폭스바겐 그룹 산하 아우디에 합류하게 된 일종의 나비효과(?)인 셈이다. 폴로의 원조 모델인 아우디 50은 단종 때까지 3년 동안 18만여 대가 생산됐다.3도어 스타일의 앞바퀴굴림 소형차 아우디 50
WRC 평정한 랠리계의 새로운 강자 2013-05-24
폭스바겐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디젤 엔진을 얹은 투아렉 랠리카로 다카르 랠리를 3연속 제압한 후 WRC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폭스바겐 워크스는 이미 1980년대 WRC에서 활약한 바 있다. 골프 GTI 랠리카로 몇 번인가 시상대에 오르기는 했지만 당시 WRC는 아우디와 란치아, 푸조의 전성기였다. 90년대 들어 모터스포츠에 큰 의욕을 보이지 않았던 폭스바겐은 2011년부터 S2000 클래스의 스코다 파비아로 랠리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쌓는 동시에 폴로를 바탕으로 한 랠리카 개발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WRC 2회 챔피언에 빛나는 노장 카를로스 사인츠와 세바스티앙 오지에 등 경력 풍부한 실력파 드라이버들이 함께했다. 그리고 2012년 10월 포드 출신의 J-M 라트발라까지 영입해 팀 체제를 갖추었다.2011년부터 적용된 새로운 월드랠리카 규정은 소형차를 바탕으로 4WD 구동계 추가를 허용함으로써 메이커들의 워크스 진출 문턱을 낮추었다. 아울러 1.6L 터보 엔진은 직경 33mm 에어 리스트럭터가 달려 출력을 300마력 정도에서 제한했다. 폴로 R WRC는 규정에 맞추어 롤케이지로 캐빈룸을 보호하고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에 ZF 댐퍼를 달았다. 차체 크기는 길이 3,976mm, 너비 1,820mm, 높이 1,356mm로 양산형에 비해 138mm 넓고  97mm 낮다. 변속기는 6단 시퀸셜, 규정에 따라 센터디퍼렌셜은 달지 않았고 타이어는 미쉐린을 장착한다. 0→시속 100km 가속을 단 3.9초에 끝내고 최고시속은 200km에 달한다.현재 폴로 R WRC는 워크스인 모터슈포르트를 통해 J-M. 라트발라(핀란드)와 S. 오지에(프랑스), 폭스바겐 모터슈포르트Ⅱ를 통해서는 노르웨이 출신의 젊은 드라이버 A. 미켈센을 투입하고 있다. 개막전 모나코에서는 로브에 밀려 오지에가 2위를 차지했지만 2전 스웨덴부터 4전 포르투갈까지 4연승을 휩쓸며 초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해는 경주차 세팅과 운영 노하우를 쌓고 내년부터 타이틀에 도전한다던 기존 계획을 수정해야 할 상황. 에이스 라트발라가 부진하지만 스웨덴 4위, 포르투갈 3위로 약간씩 페이스를 올리고 있으므로 데뷔년도 더블 챔피언도 결코 꿈은 아닐 것이다.
권토중래를 꿈꾸며 캐딜락 CTS 2013-05-15
한때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캐딜락. 하지만 요즘 미국인들은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유럽산 고급차와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일본차에 푹 빠져 있다. 아메리칸 프리미엄의 상징적 존재였던 캐딜락은 일본과 유럽 라이벌 사이에 끼어 있는 사면초가 신세. 신형 CTS는 막강한 경쟁자들 틈바구니에서 캐딜락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야심작으로 6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되는 미드사이드 프리미엄 세단이다. 캐딜락의 세계전략 모델캐딜락의 위세는 어느 시장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때 캐딜락의 간판 모델이었던 스빌과 그 후속 STS는 이제 중국용 SLS로 그 명맥이 남아 있고, STS와 DTS를 통합한 신형 기함 XTS는 중국 시장 비중을 늘리기 위해 캐나다 외에 상하이를 생산지로 삼았다. 한편 대형 트럭을 베이스로 태어난 풀사이즈 SUV 에스컬레이드는 너무나 미국적이어서 세계 시장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결국 전세계를 아우르는 캐딜락의 해외전략 모델은 새로운 콤팩트 클래스 ATS와 신형 CTS 그리고 사이즈를 줄인 크로스오버 SRX로 압축된다. 오펠 오메가를 그대로 가져왔다가 실패작으로 끝난 카테라를 교훈삼아 캐딜락은 어설픈 유럽화가 아닌, 보다 완성도 높은 중형 세단 CTS를 2003년 선보였다. 이른바 아트&사이언스로 불리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는 날카로운 직선과 시원한 면을 조화시켜 고급스러우면서도 첨단 이미지를 담은 것이 특징이었다. 약간 단순한 상자형이었던 1세대, 칼날처럼 날카롭게 날을 벼렸던 2세대 CTS를 지나 3세대는 아트&사이언스라는 큰 명제를 유지하면서도 차분하고 고급스럽게 진화했다.3세대는 차체 길이가 127mm, 휠베이스 역시 3cm 늘어났기 때문에 단단한 덩어리 같던 2세대에 비해 길쭉하고 날씬한 느낌을 준다. 신형의 크기는 BMW 3시리즈와 5시리즈 사이. 3시리즈의 가격에 5시리즈에 근접한 큰 차체를 제공한다는, 이른바 ‘덤’ 전략으로 보인다. 강성한 독일 브랜드와의 맞대결을 피하면서 실리는 챙기겠다는 의도다. 더 넓고 두드러져 보이는 그릴은 크롬 테두리를 둘렀고, 세로로 연장한 헤드램프에는 새로운 주간램프를 추가했다. LED 주간램프는 프론트 펜더와 보닛 경계선을 따라 수직으로 길게 자리잡았는데, 1960년대 미국차의 전형적인 테일핀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요소다. 많이 달라진 얼굴에 비해 뒷모습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삼각형의 C필러와 세로로 선 직사각형 램프, 보조 브레이크 램프 등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범퍼 일체식으로 디자인한 머플러팁 정도가 눈에 띄는 차별점.2세대 CTS의 인테리어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지만 신형은 더욱 업그레이드되었다. 대시보드는 T자형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두고 센터페시아 조작계를 V자 형태로 둘러싸듯 디자인했다. 대시보드와 도어의 우드트림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요소. 우드 외에 카본과 알루미늄 등 다양하게 준비했고, 수제작 풀 세미 아닐린 가죽시트도 선택 가능하다. 20웨이 방식 운전석과 통풍/히팅 기능, 센터콘솔의 전동식 컵홀더, 자동 주차 브레이크 등의 편의장비가 추가되었다.팝업식이던 모니터는 센터페시아 상단에 고정하고 에어벤트를 그 위에 얹었다. 계기판은 12.3인치의 고화질 모니터로 대체해 아날로그 계기판을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방식. 기본은 속도계를 중앙에 두고 좌우에 타코미터와 수온/연료 게이지를 두었지만 베이식부터 퍼포먼스까지 네 가지 레이아웃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또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UE의 8인치 모니터와 새로운 스위치 디자인 덕분에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조작계가 되었다. 태블릿 PC 느낌의 터치 조작 방식은 물론 USB와 SD 메모리를 통한 확장도 가능하다. 오디오는 기본 7스피커부터 13스피커의 서라운드 시스템까지 모두 보스 제품.ATS의 전신인 BLS는 사브 9-3의 캐딜락 버전이었던 데 비해 ATS는 CTS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FR 세단이다. 이 두 가지 전략 차종 모두 새로이 알파 플랫폼에서 태어났다. 소형부터 중형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플랫폼은 가벼우면서 주행안정성이 뛰어나고, FR과 4WD 탑재가 가능하다. 물론 CTS 역시 뒷바퀴굴림을 기본으로 네바퀴굴림이 준비되었다. 강력한 V6 트윈 터보와 신형 플랫폼CTS는 처음부터 FR 레이아웃을 고집해왔지만 이번에는 몇 가지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우선 경량화와 무게배분을 위해 알루미늄 파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도어를 알루미늄으로 바꾸어 전체적으로 경량화한 덕분에 BMW 5시리즈에 비해 90kg 정도 가볍다. 아울러 서스펜션 파트는 앞쪽에는 알루미늄을, 뒤에는 대부분 스틸을 사용했는데, 이는 무게배분을 정확히 50:50으로 맞추기 위함이다.파워트레인에는 캐딜락 최초로 V6 트윈 터보 레이아웃이 사용된다. 기존 CTS-V의 V8을 대체하는 CTS V스포트용이다. 3.6L 배기량으로 최고출력 420마력, 최대토크 59.5kg·m를 뿜어내며 소형 터빈 2개를 사용해 저회전부터 반응성을 개선한 덕분에 최대토크의 90%를 2,500~5,500rpm 영역에서 발휘한다. 시속 97km 가속시간은 4.6초.기본형 CTS에는 4기통 2.0L 터보 272마력과 V6 3.6L 자연흡기 321마력 엔진을 얹는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 기본이지만 패들시프트가 달린 8단 자동도 준비되어 있다. 성능뿐 아니라 연비도 1.5% 개선한다.경량화된 섀시와 이상적인 무게배분을 바탕으로 캐딜락은 앞 멀티링크 맥퍼슨과 뒤 5링크 디자인의 서스펜션에 ZF제 스티어링 시스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기술을 더해 CTS를 강력한 드라이빙 머신으로 다듬었다. 자성유체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감쇠력을 제어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달리기 성능을 수준 높게 양립시킬 수 있는 기술.  클래스 최강을 목표로 태어난 3세대 CTS는 기존 디자인을 더욱 세련되게 다듬으면서 최신 기술을 투입, 한층 높은 완성도로 태어났다. 2세대에서 월등히 진화되었음은 분명하지만 경쟁해야 할 모델들이 아우디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는 물론 렉서스의 주력 모델이라는 점이 큰 문제. 캐딜락은 과연 아메리칸 드림의 아이콘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구름 위의 질주, 푸조 208 T16 파이크스 피크 2013-05-15
구름 위의 질주. 매년 7월 미국에서는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독특한 자동차 경주가 열린다. 콜로라도 주 파이크스 봉우리를 오르는 전통의 힐클라임 경주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이다. 올해는 프랑스에서 강력한 도전자가 참가를 예고해 벌써부터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980년대 말, 발터 뢸과 아리 바타넨이라는 명 드라이버를 투입,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푸조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7회 WRC 챔피언에 빛나는 세바스티앙 로브가 208 T16 파이크스 피크를 몰고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푸조와 로브의 새로운 도전1916년 시작된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은 로키산맥의 동쪽 끝자락, 파이크스 봉우리를 오르는 약 20km 구간에서 열린다. 표고 2,862m에서 4,301m 지점까지 이어지는 약 20km의 오르막 코스에는 156개나 되는 코너가 존재한다. 예전에는 거의 대부분 비포장이었지만 최근 아스팔트로 포장되었다.지방에서 열리는 소규모 경기에 갑자기 유럽산 랠리카들이 몰려드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은 1980년대의 일. WRC 그룹B 규정에서 태어난 몬스터 랠리카들이 규정 폐지를 계기로 파이크스 봉우리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우디 콰트로가 82~87년, 푸조 405 터보가 88~89년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일명 ‘몬스터’로 불리는 일본인 타지마 노부히로가 가장 눈에 띄는 존재였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스즈키 에스쿠도를 타고 6연패했을 뿐 아니라 2011년에는 마의 10분벽을 깨고 9분51초278의 신기록을 수립했다.파이크 스피크 힐클라임은 일반 랠리나 서킷 레이스와는 다른 독특한 환경에서 열린다. 해발 2,000~4,000m로 대기의 밀도가 낮아 출력확보가 어렵고 저속 타이트턴이 많은 데다 계속 오르막을 가속하며 달리기 때문에 앞바퀴 그립 부족에 시달려야 한다. 그래서 무제한 클래스 머신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쓰레받기를 연상시키는 대형 프론트 스플리터와 초대형 리어 윙을 갖추고 있다. 푸조가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을 위해 제작한 208 T16 역시 이런 특징을 따른다.80년대 말 사용된 405 T16은 다카르 랠리용을 개조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소형차 208 플랫폼을 사용했다. 모양은 비슷해 보여도 사실 양산차와는 완전히 다른 전용 머신. 양산 모노코크의 캐빈룸 일부를 잘라내 정교한 롤케이지로 감싸 뼈대를 만들었고, 확연히 넓어진 보디는 모두 카본 복합소재로 제작했다. 앞쪽의 흡기구를 통해 들어온 공기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식힌 후 보닛을 통해 위쪽으로 배출되는데, 경주차에서 자주 활용되는 구조. 또한 저속 다운포스 확보를 위해 초대형 에어 스플리터와 디퓨저 구조를 장비했다. 차체 지붕보다도 한참 높게 배치된 리어 윙은 르망 우승차인 908에서 가져온 것. 지붕에 추가된 대형 흡기구는 이 차가 미드십임을 보여준다. 엔진 제원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V6에 트윈 터보를 얹어 800마력을 낸다는 소문. 무제한 클래스라면 이 정도 출력은 기본이다. T16은 원래 터보 16밸브를 뜻하는 명칭이지만 이 차의 경우 405 T16과 205 T16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뿐이다.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이 유명세를 타면서 미국, 캐나다 외에 프랑스, 영국, 헝가리, 브라질, 스웨덴 등 전세계에서 다양한 참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참가자는 전기차 클래스의 타지마 노부히로와 무제한 클래스의 리스 밀렌. 스즈키를 몰았던 몬스터 타지마는 미쓰비시와 손잡고 E러너라는 전기차를 제작했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를 몰았던 리스 밀렌은 뉴질랜드의 유명 레이서 가문 출신. 올해는 현대 V6 엔진을 얹은 미드십 4WD의 오리지널 머신 PM580T로 참가한다. 이 두 명의 우승 기록을 합하면 무려 17회(클래스 우승 포함)에 이른다. 물론 드라이버의 이름값만 보면 세바스티앙 로브가 압도적. 모터스포츠 역사를 통틀어도 WRC 7회 챔피언에 필적하는 기록은 결코 많지 않다. 로브는 버라이어티한 랠리 무대에도 거의 약점이 없었고 서킷 레이스까지 다양하게 경험했다. 올해 선별출장 후 WRC에서 완전히 은퇴할 예정이지만 개막전 몬테카를로에서 우승했을 만큼 기량도 변함없다. 하지만 파이크스피크는 무척이나 유니크한 경기이며 이곳에서 오랜 세월 갈고 닦은 노하우와 기량을 무시할 수 없다. 로브가 천재적인 드라이빙 테크닉으로 첫 도전의 핸디캡마저 단번에 극복할 수도, 반대로 챔피언의 체면을 구기며 좌절을 맛볼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되었든 올해의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BMW CONCEPT X4 - 더욱 작아진 스포츠 액티.. 2013-05-15
1999년 BMW는 SAV(Sport Activity Vehicle)라는 신조어와 함께 고성능 SUV X5를 선보였다. 유럽풍 디자인과 BMW의 달리기 성능을 결합한 신개념의 프리미엄 SUV였지만 스타일이나 패키징 자체는 기존 SUV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2006년 등장한 X6는 무언가 달랐다. 4도어 SUV에 쿠페의 루프를 얹어놓은 듯한 기괴한 이 크로스오버를 BMW는 SAC(Sport Activity Coupe)라 불렀다. BMW의 실험적 모험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X1과 5시리즈 GT 등으로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하나의 모델을 추가했다. X3를 바탕으로 개발한 SAC의 최신작 X4가 그 주인공. BMW는 오토상하이에서 발표된 컨셉트 X4를 통해 이 차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X3 플랫폼에 X6의 디자인을 더하다BMW는 SUV 시장 후발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산 프리미엄 SUV의 인기 바람을 주도했다. X5 등장 이후 X시리즈는 다양한 라인업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한편 꾸준한 판매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X4는 그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BMW의 야심작. 적당한 크기에 쿠페 느낌의 날렵한 루프 라인과 해치백의 유틸리티성, SUV의 와일드함을 두루 갖춘 신모델이다.X 라인업에도 BMW 네이밍의 규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일반 승용 라인업의 경우 세단이 홀수, 쿠페가 짝수로 분류되듯이 X 시리즈 역시 전통적인 2박스 왜건형 보디는 홀수, 쿠페형 보디는 짝수를 붙이고 있다. X4 역시 X6와 마찬가지로 4개의 도어와 해치백을 지녔고, 루프 뒤쪽으로 부드럽게 내려 쿠페 느낌을 살리고 있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높은 지상고만 제외한다면 옆모습은 3시리즈 GT와 상당히 흡사해 보인다. 순수 쿠페보다는 루프를 뒤쪽까지 부풀렸기 때문에 뒷좌석 헤드룸은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차체 사이즈는 길이 4,648mm, 너비 1,915mm에 높이 1,622m로 3시리즈 GT에 비해 176mm 짧고 87mm 넓으며 114mm 높다. 휠베이스는 X3와 같은 2,810mm.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3시리즈 GT와 비슷해 보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세부적으로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그릴과 연결해 앞트임한 것처럼 보이는 헤드램프. 윗부분을 일직선으로 깎고 아래쪽에 굴곡을 넣어 미묘하게 차이를 주었다. 컨셉트카는 풀 LED 램프에 전통적인 트윈 서클 대신 육각형의 주간주행등을 달았다. 범퍼 양쪽의 대형 오각형 흡기구는 X6의 DNA를 물려받은 부분. 범퍼 아래에 프로텍터까지 갖추어 쿠페의 다이내믹함과 SUV의 터프함을 동시에 추구한다. 흡기구의 독특한 크롬바 디자인은 키드니 그릴과의 통일성을 살렸다. 노즈에서 루프 라인으로 이어지는 실루엣 역시 3시리즈 GT와 닮았으며 D필러에는 BMW의 전통적인 호프마이스터 킨크를 살렸다. 차체가 짧고 높은 지상고에 21인치의 대형 휠/타이어를 갖추었으며 SUV라는 성격에 맞추어 그릴 위치도 약간 높기 때문에 보닛은 보다 평평해졌다. 반면에 짧아진 리어 오버행 덕분에 전통적인 스포츠카 프로포션인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에 보다 가깝다. 사이드 캐릭터 라인에서는 3시리즈 GT와의 차이가 보다 두드러진다. 메인 캐릭터 라인과 별도로 리어 휠하우스를 둘러싸는 또 하나의 라인이 추가되었기 때문. 뒷부분은 6시리즈처럼 리어 윙을 엉덩이에 통합해 디자인했고, L자형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맹수의 눈처럼 날카로운 인상을 뽐낸다. 중간에 삽입하듯 머플러팁을 배치한 리어 범퍼는 앞쪽과 통일성을 살린 모습. 물론 언더 프로텍터 역시 갖추었다.컨셉트 X4는 디자인에 관련된 내용만이 공개되었다. 하지만 X5와 X6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때 양산형 X4가 X3 파워트레인을 거의 그대로 사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X3에는 현재 4기통 2.0L 터보 184마력(20i)과 245마력(28i), 직렬 6기통 3.0L 터보 302마력(35i) 등의 가솔린과 6기통 2.0L 184마력(20d), 3.0L 258마력(30d)과 313마력(35d) 디젤 등 6가지의 가솔린/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에 x드라이브 4WD가 있다. X4는 X시리즈 중에서 가장 스포티한 성격을 가지게 되리라 기대된다. 경쟁모델은 랜드로버의 새로운 인기작 이보크와 포르쉐의 비밀병기 마칸. 특히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게 될 마칸과 성능 경쟁을 벌이게 되므로 자연스레 M 버전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X4는 X6, X5와 X3 등이 만들어지고 있는 미국 스파탄버그 공장에서 내년부터 생산된다.    
일본 스포츠카의 자존심 - 닛산 GT-R 2013-04-22
한 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영예다. 독일에 포르쉐 911, 미국에 쉐보레 콜벳이 있다면, 일본에는 닛산 GT-R이 있다. 최초의 스카이라인이 선보인 때는 1957년. 스카이라인은 일찌감치 레이스 트랙으로 뛰어들어 본격적으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1964년 제2회 일본 그랑프리에서 스카이라인 GT는 포르쉐의 경주차 904 GTS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펼쳐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스카이라인은 ‘농익은 기술로 완성된 차’라는 이미지로 진화를 거듭했다. 스카이라인의 고성능 버전인 GT-R이 처음 선보인 건 1969년으로, 데뷔 첫해 일본의 JAF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일본 국내 레이스에서 50승을 거두며 전설적인 존재로 거듭났다. 3세대 GT-R은 일본 투어링카 선수권에서 29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4세대는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출전해 국경 너머까지 이름을 알렸다. 스카이라인 GT-R은 어느덧 ‘드림카’를 넘어 일본 스포츠카의 자존심으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 화려하게 부활한 GT-R거품경제 붕괴와 불경기로 11세대로 진화하면서 명맥이 끊겼던 GT-R을 되살린 주인공은 카를로스 곤이다. “GT-R을 반드시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한 후 2005년 도쿄모터쇼에서 GT-R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엔 데 이어 2년 뒤 같은 장소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신형 GT-R은 R35로 거듭나면서 한 핏줄이었던 스카이라인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었다. 이름도 그냥 GT-R이다. 신형 GT-R은 전용 뼈대인 ‘프리미엄 미드십 플랫폼’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무게배분을 위해 엔진은 앞쪽, 변속기는 뒷바퀴 액슬 쪽에 달았다. 카본파이버 재질의 앞뒤 디퓨저를 다는 등 차체 위아래의 공기흐름을 개선해 공기저항계수(Cd) 0.26을 달성했다.심장은 V6 3.8L 트윈 터보. GT-R 매니아 사이에서는 ‘VR38DETT’란 코드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출력은 데뷔 당시 480마력이었지만 이후 꾸준히 높여가는 중이다. 현재 국내 판매 모델은 545마력(6,400rpm), 64.0kg·m(3,200~5,800rpm)를 뿜는다. 닛산 요코하마 엔진 공장에서 엔지니어 한 명이 한 기씩 처음부터 끝까지 손맛을 살려 만든다.변속기는 닛산 최초의 6단 듀얼 클러치(GR6). 다운시프트 때 엔진회전수를 맞추는 기능은 물론 세 가지 오토 모드를 마련했다. 패들시프트로도 변속할 수 있다. 언덕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떼면 2초간 제동상태를 유지하는 기능도 담았다. 변속기 역시 엔진과 마찬가지로 엔지니어가 일일이 손으로 작업한다. GT-R은 아테사(Attesa) E-TS로 네바퀴를 굴린다. 평소 구동력을 100% 뒤쪽에 전하다 노면상태와 접지력, 회전차이에 따라 앞쪽으로 50%까지 옮긴다. 브레이크는 브렘보제. 앞 6피스톤, 뒤 4피스톤 캘리퍼에 지름 380mm의 V디스크를 물렸다. 서스펜션은 빌스타인제 감쇠력 조절 장치를 달아 스위치를 통해 R(고성능), N(노말 세팅), C(컴포트)를 오갈 수 있다. GT-R의 실내는 ‘복잡한 게 첨단’이라는 일본 특유의 만화적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계기판 중앙에는 타코미터, 그 왼쪽엔 시속 340km까지 그려 넣은 속도계가 자리한다. 센터페시아에 박힌 모니터는 스로틀이 열린 정도, 횡G, 변속기 오일압력, 엔진오일과 냉각수 온도를 디지털 그래픽으로 띄운다. 닛산 GT-R의 ‘제로백’은 2.7초. 경험해보기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살벌한 가속이다. 코너링 때 네바퀴는 아스팔트에 접착된 느낌이다. 무게중심이 코너 바깥쪽 뒷바퀴에 실리면 점진적인 오버스티어가 나는데, 대처방법은 간단하다. 가속 페달을 더 밟아주면 된다. 그러면 앞바퀴가 차체를 끌어 슬쩍 라인을 다잡는다. 언더스티어가 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스로틀을 열면 뒷바퀴에 힘이 실려 코너 안쪽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처음에는 특유의 존재감과 피 쏠리는 가속 때문에 잔뜩 위축되기 쉽다. 하지만 금세 익숙해진다. 차가 알아서 다 해주는 까닭에 운전이 쉽기 때문이다. 닛산의 주장처럼, GT-R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몰 수 있는 수퍼카다. 자동차 매니아를 위한 최고의 하이테크 장난감이기도 하다. 닛산 GT-R보디형식 승차정원 2도어 쿠페, 2명●길이×너비×높이 4670×1895×1370mm 휠베이스 2780mm●트레드 앞/뒤 1590/1600mm●무게 1735kg●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파워)●브레이크 V디스크●타이어 앞 255/40 R20 뒤 285/35 R20엔진형식 V6 가솔린 트윈 터보●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3799cc●최고출력 545마력/6400rpm최대토크 64.0kg·m/3200~58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듀얼 클러치)연비 7.7km/L(시내 6.9, 고속 9.1)●에너지소비효율 5등급●CO₂ 배출량 232g/km●값 1억6,530만~1억7,800만원
스파이커 B6 베나터 - 네덜란드에서 온 포르쉐 헌터 2013-04-02
이상과 현실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때로는 자신의 뜻을 굽혀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엔초 페라리는 레이싱 활동 자금을 얻으려 도로용 스포츠카를 만들기 시작했고, 포르쉐는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SUV 카이엔을 개발한 덕분에 918과 같은 실험적인 작품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네덜란드의 수제작 스포츠카 브랜드 스파이커도 지금 그런 모델이 필요한 시기.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B6 베나터는 스파이커 회생을 위한 회심의 작품이다. 스파이커 회생은 내가 책임진다세계 최초의 네바퀴굴림 차를 만들었던 19세기 네덜란드의 스파이커는 지난 1997년 수제작 수퍼카 브랜드로 부활했다. 네덜란드 태생과 네바퀴굴림 외에는 연관성이 전혀 없었지만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오래된 브랜드 네임을 되살리는 것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무척이나 흔한 일. 알루미늄 섀시와 고풍스러운 디자인, 강력한 V8 트윈 터보 엔진의 C8과 C12로 명성을 쌓아왔다. 1년 제작대수가 100대를 넘어본 적이 없던 스파이커는 2006년 GM으로부터 사브를 인수하며 대형 자동차 브랜드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사브에 집중하기 위해 이름을 SWAN(Spyker Cars N.V & Swedish Automobile)으로 바꾸고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수퍼카 부문을 미국 노스스트리트 캐피탈에 매각했지만 아쉽게도 사브는 2011년 말 도산하고 말았다.새로운 주인 노스스트리트 캐피탈 밑에서 심기일전, 다시 달리기 시작한 스파이커는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카드가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베이식 모델의 개발. 다만 베이식 모델이라고 해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뜻이지 결코 아무나 사서 탈 수 있는 염가형은 아니다. 이 차의 정식 명칭은 B6 베나터 컨셉트. 우선 기존의 C, D, E에 이은 B라는 명칭은 이 차의 등급을 가늠케 한다. 6은 엔진 기통수를 뜻하며 베나터(Venator)는 라틴어로 사냥꾼이라는 의미다. 20세기 초 등장한, 제공 전투기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헌터 파이터를 뜻한다.B6 베나터의 디자인은 기존 스파이커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거대한 타원형 그릴과 C8 에일런론을 닮은 삼각형 헤드램프가 우선 눈에 띈다. 부드럽고 완만한 보디 라인은 공통되지만 파도치듯 리어 범퍼를 넘어가는 라인은 B6만의 특징적인 요소. 도어는 보기에 멋지지만 실용적이지 않은 걸윙 대신 일반적인 도어 방식으로 바꾸었다. 이름에서 연상되듯 이 차에는 항공기 디자인 요소를 많이 채용했다. 우선 캐빈룸을 덮은 그린하우스는 파노라마 루프를 덮어 마치 전투기 캐노피를 연상시킨다. C필러에서 루프 라인을 따라 알루미늄 소재를 띠처럼 둘렀고, A필러는 검게 처리해 이런 느낌을 더한다. 매끈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보기에도 멋있지만 사실 공기역학적 특성을 철저하게 고려한 디자인. 트윈 서클 형태의 리어 램프는 노란색 링 속에 빨간 램프를 방사형으로 배치했는데, 마치 애프터 버너를 켠 제트엔진 노즐처럼 불타오른다. 고전적 느낌의 멀티스포크 19인치 휠은 이름마저도 ‘터보팬’이다. 스파이커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화려한 인테리어는 베이식 모델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네덜란드 리히텐부르데에 위치한 왕립 가죽공방의 리타노 가죽은 아름답고도 풍부한 색상을 자랑한다. 아울러 최고급 클래식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러싱 처리된 알루미늄(turned aluminium)을 썼다. 나란히 늘어선 스위치와 빨간 커버를 씌운 시동 스위치, 공중에 떠 있는 듯이 달린 시프트레버도 모두 항공기 콕피트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B6 베나터는 알루미늄 섀시 미드십에 V6 375마력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를 세로로 얹고 뒷바퀴를 굴린다. 지금까지 아우디 엔진을 사용했으므로 S4에 사용되는 V6 3.0L 직분사 수퍼차저가 유력해 보이지만 아직은 공식 정보가 없다. 알루미늄 섀시 외에 보디 패널을 카본으로 제작해 전체 무게를 1.4톤 아래로 낮출 예정. 차체 크기는 길이 4,347mm, 너비 1,882mm에 휠베이스 2,500mm다. 평범한 성능 vs 개성적인 디자인과 희소성헌터 파이터는 항공기의 여명기인 20세기 초, 적의 정찰기를 격추시키기 위해 생겨난 존재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빠르게 발전해 지금의 제공전투기가 되었다. 자동차와 항공기를 함께 만들었던 옛 스파이커의 역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이름인데, 과연 누구를 격추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는 이름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차의 예상가격은 12만5,000~15만달러(약 1억3,700만~1억6,500만원)로 포르쉐 911 터보와 비슷하며 페라리 458 이탈리아를 밑돈다. 375마력의 평범한 출력이긴 해도 철저한 수제작 미드십 스포츠카이고, 기존 스파이커 모델들의 가격대를 고려한다면 파격적인 설정임에 틀림없다. 스파이커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이들이 경쟁자로 포르쉐 911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다만 911 카레라와 비슷한 성능에 911 터보와 맞먹는 가격을 납득할 고객들이 얼마나 있을지가 관건. 그들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아이덴티티, 수제작차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스파이커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 튜닝 시장의 새바람 - 도쿄오토살롱 2013-04-17
일본 최대의 자동차 튜닝 관련 전시회인 도쿄오토살롱의 광고에 나오는 말은 매년 똑같다. ‘사상 최대의 참가업체 수, 역대 최대 규모’ 등 늘 이번 행사가 최고라는 말이다. 이제 그런 문구가 식상할 법도 한데 ‘최대, 최고’란 말은 올해 행사에도 어김없이 사용되었다. 행사 규모가 매년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것은 전시차량 대수나 총관객수 등 객관적인 지표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800대 이상의 차들이 전시되었고 행사 기간인 지난 1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 동안 28만2,659명의 관람객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대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튜닝할 베이스 모델의 부재한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일본의 튜닝카 시장은 이젠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축되어 있다. 특히 계속되는 경기침체는 안 그래도 바닥을 치고 있는 튜닝업계에 더욱 찬바람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도쿄오토살롱은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아마도 완성차 메이커들이 주축이 된 일반적인 모터쇼와 달리 도쿄오토살롱이 지닌 다양성 때문일 것이다.무슨 말인고 하니, 몇몇 완성차 메이커들이 분위기를 이끄는 보통의 모터쇼와 달리 오토살롱은 일반인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수많은 자동차 관련 개조업체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살려 참가하는 만큼 관람객 입장에선 볼거리가 많다. 엔진출력과 스피드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하드코어적인 튜닝카는 물론이고 일본 경차를 즐겨 개조하는 경차튜닝 전문업체, 상용밴을 캠핑카 등 용도별로 다양하게 개조하는 상용밴 개조업체, 심지어 완성차 메이커들의 순정용품까지 전시된다. 일본 내수 튜닝카 시장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도쿄오토살롱에서 나온 다양한 튜닝 스타일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의 튜닝 트렌드가 될 만큼 행사 자체의 위상은 결코 낮지 않다. 그러나 ‘튜닝카’ 하면 떠오르는 건 으레 스포츠카의 성능을 극대화한 하드코어 튜닝카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스타일의 스포츠카 베이스의 튜닝카들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튜닝하기에 적당한 가격대의 스포츠카들이 거의 사라지고 설상가상으로 친환경차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과거 튜닝카의 단골 소재였던 토요타 코롤라 레빈이나 닛산 실비아 같은 차가 지금은 거의 없다. 이로 인해 타격을 받은 것은 바로 튜닝업체들이다.튜닝업체는 어쩔 수 없이 완성차업체들의 상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튜닝카 시장은 심플하면서도 가격이 적당한 튜닝 베이스 모델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아직 튜닝업체 중에는 요즘 유행하는 하이브리드는 물론이고 전기차나 연료전지차 같은 하이테크 차를 튜닝할 정도로 기술력이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수많은 군소 튜닝업체들이 원하는 차는 이젠 정말 보기 힘들어진 적당한 가격의 심플한 스포츠카인 것이다. 86과 BRZ로 다시 불붙은 튜닝 시장이처럼 튜닝 시장에 불을 지필 차들이 좀처럼 등장하지 않던 중 지난 2011년 말부터 튜닝업체들의 관심을 끌 만한 차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스카이 액티브 디젤 엔진으로 인기가 높은 마쓰다 CX-5나 일본 경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혼다 N BOX 및 N one, 그리고 토요타 FT86과 스바루 BRZ가 그들이다. 이 차들은 데뷔 전부터 시장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고, 시판 후에도 안정된 판매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토요타 FT86과 스바루 BRZ의 등장은 적당한 가격대의 FR 스포츠카를 갈망했던 카매니아들과 튜닝업체들을 모두 흥분시키고 있다. 토요타 FT86과 스바루 BRZ는 인기 만화 ‘이니셜 D’를 계기로 세계의 스포츠카 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하치로쿠’(86)를 모티브로 탄생한 차다. 따라서 이들은 스포츠카 팬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연구한 뒤 탄생됐다. 일본 스포츠카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인 ‘튜닝하기 쉬울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토요타 FT86의 경우 경주차나 튜닝 베이스차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소위 깡통 모델로 통하는 2.0 RC 모델이 나오고 있다. 2.0 RC는 에어컨, 오디오 등 일반적인 차에 당연히 달려 나오는 장비를 빼 값을 낮췄다. 그 흔한 알루미늄 휠도 장착하지 않은 채 스틸 휠을 달고 있으며 범퍼는 도색도 하지 않고 나온다. 달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만 갖춘 완전한 튜닝 베이스차인 셈이다.이렇게 튜닝업체와 매니아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토요타 FT86/스바루 BRZ는 도쿄오토살롱에서도 그 인기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먼저 토요타는 TRD, TOMS, GRMN, 모델리스타 등 4가지 브랜드의 튜닝 86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그리고 주최 측이 특별히 마련한 ‘86 & BRZ WORLD’ 부스에서는 랠리나 드리프트 경주를 위해 개조된 수많은 86과 BRZ를 볼 수 있었다. 특히 ‘튜닝카 갤러리’ 부스에 나온 전시차의 90% 이상이 토요타 FT86과 스바루 BRZ였다. 한마디로 이번 도쿄오토살롱은 86과 BRZ의 축제라고 할 만큼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기다리고 기다리던 토요타 FT86과 스바루 BRZ의 등장에 흥분하는 카매니아들과 튜닝업체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튜닝 베이스카의 부재로 고심하던 업계에 던져진 두 차는 그래서 더욱 의미가 각별하다. 그러나 도쿄오토살롱이 온통 이들 차들로 도배되다보니 아쉬운 감도 없지 않다. 보다 나은 성능이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튜닝을 하는데 튜닝의 재료들이 모두 같은 차들이니 단조로울 수밖에……. 데뷔한 지 좀 오래되었지만 마쓰다 로드스타나 혼다 CR-Z, 닛산 퍼어레이디 같은 차는 여전히 튜닝카로서 매력이 크다. 그러나 업체 입장에선 불황에서도 팔릴 만한 차들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런 트렌드는 결국 튜닝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인 ‘다양성’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 전성기 때 도쿄오토살롱 행사장을 수놓았던 수많은 종류의 현란한 튜닝카를 생각하면 저절로 ‘아~ 옛날이여’란 말이 입 안에서 맴돌게 된다. 86 Modellista & 86 TRD Griffon토요타는 86 Modellista(위)와 튜닝부품 개발을 위해 테스트용으로 만든 86 TRD Griffon(아래) 등 10개의 튜닝 컨셉트 모델을 내놓았다 AERO-Y요코하마타이어는 기술개발을 목적으로 만든 EV 컨셉트카 AERO-Y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젠 전기자동차도 오토살롱의 단골 전시차가 되었다 MAZDA ATENZA마쓰다 부스에 전시된 신형 아텐자의 튜닝 모델. 화려한 오렌지 컬러와 과격하지 않고 절제된 익스테리어 튜닝으로 눈길을 끌었다 NISSAN DELTAWING 닛산은 지난해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데뷔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델타윙의 일본 첫 공개장소로 도쿄오토살롱을 택했다 빨간색 내외장이 인상적인 86 MODELLISTA Concept. 토요타 86이 베이스다 구형 토요타 86의 인기도 일본에서는 여전하다 토요타 부스에 전시된 TOM’S N086V 컨셉트. 수평대향 엔진이 아닌 V6 3.5L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400마력을 자랑하지만 아직 실주행은 불가능한 컨셉트 모델이다주최 측이 설치한 ‘튜닝카 갤러리’ 부스에 전시된 토요타 86 튜닝카 토요타의 GAZOO 레이싱 팀은 5월에 열리는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레이스에 렉서스 LF-A와 토요타 86(사진)로 출전할 예정이다 튜닝카 갤러리에 전시된 또 다른 토요타 86 튜닝카 일반 튜닝업체들의 부스에 전시된 토요타 86 튜닝카 8 토요타 86과 스바루 BRZ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튜닝 베이스 모델이다 아바르스 500C를 베이스로 180마력 튜닝 엔진을 얹은 아바르스 695 에디치오네 마세라티. 전세계 499대 한정 모델이다 포르쉐의 경주차 718 RSK 스파이더의 레플리카 모델 1980년형 팬더 J82 모델. 외관은 원래 스타일이지만 기존의 재규어 6기통 대신 렉서스용 V8을 얹어 최신 모델처럼 잘 달리는 클래식카를 추구했다 굿이어타이어 부스에 전시된 쉐보레의 클래식 콜벳 수퍼 GT에 참전하는 무겐 CR-Z GT 경주차 닛산은 쥬크(사진)와 신형 노트의 드레스업 모델을 전시했다 귀여우면서도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혼다의 무겐 레이싱 N-ONE 컨셉트 지난해 르망 24시간에서 아우디에 지긴 했으나 많은 주목을 받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경주차 TS030 하이브리드 마쓰다가 르망에 돌아온다! 내년 마쓰다는 SKYACTIV-D 엔진의 서플라이어로서 오랜만에 르망에 복귀할 예정 혼다 부스에서는 2012년 포뮬러 일본 출전 모델이 전시되었다 요코하마타이어가 전시한 마쓰다 RX-7. 어드반 A050 타이어를 장착해 호주 WTAC에 참전했다 1957년형 포르쉐 356 스피드스터의 레플리카 모델을 전기차로 개조한 튜닝카. 최고시속이 180km나 된다 일본 내수 시장에서 토요타 프리우스에 이어 늘 승용차 판매 랭킹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토요타 아쿠아의 튜닝 모델. 이런 하이브리드 튜닝카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혼다는 단종된 지 오래된 S2000용 튜닝 부품들(스포일러, 17인치 훨, 스포츠 시트 등)을 Modulo Climax의 이름으로 출품해 S2000 오너들의 갈채를 받았다 토요타 부스에 전시된 86 x style Cb 컨셉트. 86답지 않은 매끈한 앞모습이 인상적이다 요코하마가 수퍼 GT300 레이스에 공급하고 있는 어드반 A005 타이어를 장착해 2012년 수퍼 GT 300클래스에서 시리즈 챔피언이 된 ENDLESS TAISAN 911 경주차
50년의 혼을 담은 투우소 - 람보르기니 베네노 2013-04-22
람보르기니의 탄생 비화는 자동차 역사를 통틀어도 손꼽힐 만한 드라마틱한 스토리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자동차 매니아였던 페루초 람보르기니가 자기 소유 페라리의 문제점을 엔초 페라리에게 따졌다가 핀잔만 듣자, 분에 못 이겨 직접 스포츠카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람보르기니가 언제나 페라리의 라이벌로 인정받아왔고,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의 대결구도를 흥미진진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온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충격적 디자인의 50주년 기념작람보르기니는 질곡의 삶을 살아왔다. 2차대전 후 트랙터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196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람보르기니를 설립, 이듬해인 1963년 토리노모터쇼에서 첫 작품 350GTV를 공개했다. 1966년 걸작 미우라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지만 볼리비아 쿠데타로 정권이 뒤집혀 트랙터 계약이 백지화되면서 자금난에 빠지자 트랙터 부문을 피아트에, 자동차 부문을 스위스의 조지 헨리 로제티에게 매각했다. 70년대 오일쇼크와 BMW로부터 위탁받았던 M1 생산 차질에 의한 계약 파기 등 악재가 겹쳐 결국 1978년에 도산. 정부 관리하에 들어갔다. 이후 람보르기니는 프랑스인 밈란을 거쳐 크라이슬러, 말레이시아 메가테크를 전전하다가 지난 1999년이 되어서야 아우디 산하에서 자리를 잡았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신파가 아닐 수 없다.독일 기업에 인수된 람보르기니를 이젠 이탈리안 수퍼카가 아니라며 외면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래도 아우디는 두 가지 큰 장점―뛰어난 기술력과 막강한 자금력―이 있다. 안정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 람보르기니는 의욕적으로 라인업 확충에 나섰다. 80~90년대 20년간 겨우 4개 모델(카운타크, 디아블로, 잘파, LM002)로 버텼음을 생각해보면 장족의 발전이다. 또한 21세기는 고성능과 친환경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데, 아우디의 기술력은 더할 나위 없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창업 5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람보르기니는 오직 3대만 제작하는 수퍼카 베네노를 들고 나왔다. 2012년 컨셉트카 세스토 엘레멘토와는 또 다른 모습의 파격적인 미드십 수퍼카다. 이 차의 내용물은 사실 아벤타도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껍데기만 바꾼 아벤타도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창업 50주년 기념작을 그리 허술하게 만들었을 리 없다.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철저하게 다듬어 람보르기니의 정수를 담아냈다.우선 디자인은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 기괴하면서도 파격적이다. 카운타크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의 충격에 견주어도 크게 뒤지지 않아 보인다. 어린 자동차 매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애니메이션 ‘사이버 포뮬러’의 오우거가 실제 만들어졌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V12 엔진을 얹기 위해 앞으로 당겨진 운전석과 노즈부터 꽁무니까지 완만하게 휘어지는 옆 라인 등 기존 람보르기니의 레이아웃을 답습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V자 형태의 뾰족한 노즈 아래에는 거대한 흡기구와 윙이 자리잡았고, 헤드램프는 펜더를 따라 세로로 디자인했다. 기존 모델들과 구별되는 새로운 얼굴은 르망 레이싱카를 떠올리게 한다. 보닛 위와 앞 펜더 뒤에는 에어 아웃랫이, 도어 뒤와 그 바로 위, 뒷바퀴 위쪽에는 대형 흡기구가 있고 엔진 위에도 뜨거운 공기를 배출하는 배기구가 설치됐다. 한마디로 베네노의 카울에는 어느 한 부분 멀쩡한 곳이 없다. 엔진 커버에는 중앙선을 따라 테일핀(샤크핀)이 솟아나와 리어 윙 지지대가 되는데, 르망 경주차의 그것과 매우 닮았다. 급브레이크 때 효율과 뒷부분 안정성을 높일 뿐 아니라 선회시 추가적인 다운포스를 만들어준다.삼각형과 육각 허니컴을 사용한 뒷부분은 세스토 엘레멘토의 디자인을 차용했다. 사각 배기관 4개는 중앙에 모으고, 양옆 디퓨저에는 거대한 수직핀을 2개씩 배치해 공기흐름을 조절한다. 아벤타도르의 것을 확대한 듯한 거대한 Y자 형태의 테일램프는 앞쪽 데이타임 램프 디자인에도 사용되었다. 앞 20, 뒤 21인치 피렐리 P제로 타이어는 둘레에 터빈처럼 배출구가 달린 카본림과 결합되며 경주차와 비슷한 센터록 방식으로 고정한다. 뼈대부터 보디까지 카본파이버를 사용하는 베네노는 인테리어에서도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모노코크를 그대로 드러낸 인테리어는 시트와 헤드라이너 등에 람보르기니 특허 소재인 카본 카본스킨을 사용해 대시보드 윗면과 시트 쿠션을 제외하고는 온통 카본 투성이다. 시프트레버 없이 후진과 중립 버튼만 있고 변속동작은 모두 플리퍼로 조작한다. 공조 스위치 디자인은 아우디의 흔적이 느껴지는 부분. 전투기 무장버튼처럼 시동 스위치 위에 씌운 빨간색 커버가 재미있다. 완전히 새로 디자인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경주차용에서 영감을 얻어 커다란 부채꼴 타코미터와 디지털 속도계, G미터 등으로 구성된다. 아벤타도르의 심장을 갈고 닦다엔진은 아벤타도르용을 개량한 V12 6.5L. 흡기 효율과 레드라인을 높이고 고성능 배기 시스템을 더하는 한편 아우디의 최신 열관리 기술을 도입해 최고출력이 기존 700마력에서 750마력으로 높아졌다. 뒷바퀴 바로 앞에 달린 ‘LP750-4’라는 배지는 세로배치 엔진, 750마력, 네바퀴굴림을 뜻한다. 역시 아벤타도르에서 가져온 ISR(Independent Shifting Rods)은 그라지아노 트랜스미쇼니가 만드는 수동 기반의 7단 자동변속기. 싱글 클러치임에도 변속 시간이 50ms에 불과하다. F1이 40ms, 엔초 페라리 SMT가 150ms이니 얼마나 빠른 변속인지 알 수 있다.아벤타도르보다도 125kg이 가벼운 1,450kg의 무게는 마력당 하중비를 1.93kg으로 끌어내렸다. 더욱 강력한 출력과 재빠른 변속기 덕분에 0→시속 100km 가속이 2.8초. 최고시속은 355km에 이른다. 베네노라는 이름은 람보르기니의 전통에 따라 투우소에서 따왔다. 역사상 가장 흉폭한 투우소 중 하나였던 베네노는 1914년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투우사 호세 산체즈 로드리게즈와의 대결을 통해 유명해졌다고. 투우소는 항상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것으로 그 사명을 다하지만 람보르기니 베네노는 화려한 자태와 강렬한 성능을 도로 위에서 마음껏 펼쳐보이게 될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단 3대만 제작된다는 사실. 프로토타입이자 테스트카인 전시차는 회색 바탕에 레드/그린/화이트의 3색 선을 넣었는데 이탈리아 국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그래픽이다. 이 차의 시리얼 넘버는 0. 이미 주인이 정해졌다는 3대의 양산형은 레드/그린/화이트 세 가지 색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 칠하게 된다. 그가 누구이든 간에 390만달러(약 43억원)를 지불할 능력을 지닌 행운아들이다. 이런 행운을 가지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길 위에서 우연히 베네노와 마주치게 될 꿈같은 행운을 손꼽아 기다려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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