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 시대와 자율운전
2018-10-01  |   21,653 읽음

남북 평화 시대와 자율운전 


지난 9월 중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마감에 한창이던 편집부에도 남북정상회담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전쟁으로 시작해 70년간 적대관계를 유지해 온 남북이 동반자로서 의미 있는 발걸음은 내딛는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순식간에 하나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양국 간의 이해관계뿐 아니라 복잡한 동북아, 나아가 세계정세까지 얽혀 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언젠가 찾아올 평화의 시대를 향해 첫 단추를 끼운 정도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합니다. 앞으로 닥쳐올 많은 난관을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남북 관계가 치열한 대립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방향을 틀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예고됩니다. 우선 철도와 도로 등 교통 기반시설을 통해 대륙과의 연결이 가능해집니다. 한반도는 지도상으로는 아시아 대륙에 붙어있지만 실상 섬나라에 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철도나 도로를 통해 중국이나 러시아에 갈 수 없을 뿐 아니라 비행기조차도 북한 영공을 지날 수 없어 미국을 오갈 때는 제트기류를 거슬러 날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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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화 시대가 정착된다면 차를 타고 중국이나 러시아에 가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는 자율운전 자동차가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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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운전 시대에는 불편한 비행기와 열차 대신 자동차의 효용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아직 남북관계가 거기까지 호전되지는 않았고, 여러 가지 여건상 자동차를 몰고 중국이나 러시아 국경을 넘는 일은 먼 미래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열차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철길 위로만 움직일 수 있는 대신 날씨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많은 짐을 싣고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열차는 배나 비행기에 의존했던 화물을 보다 싸고 안정적으로 유럽까지 실어나를 수 있습니다. 240,000km에 달하는 유라시아 철도에 연결만 된다면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겁니다. 개인적으로 철도 여행을 그리 선호하지는 않지만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죽기 전에 한 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지금도 러시아에 가면 얼마든지 탈 수 있지만 국내 역에서 출발한다면 의미가 남다르지 않을까요? 

남북 대화가 지금처럼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차를 타고 직접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차를 타고 중국까지 가는 여정 역시 그리 녹록지 아닙니다. 38선 인근 개성부터 평양을 거쳐 중국에 인접한 신의주까지만 해도 400km 거리니까요. 지금까지는 남쪽으로 달려 땅끝마을에 다다르면 끝이었지만 북쪽으로는 이제 광활한 대륙의 시작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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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360c는 운전석이 아예 없고 좌석은 침대를 겸한다


그래도 시간만 충분하다면 문제 될 건 없습니다. 앞으로는 자율운전의 시대이니까요. 볼보가 최근 공개한 컨셉트카 360c는 밤새도록 스스로 달리는 차 안에서 편안히 잘 수 있도록 시트가 침대처럼 바뀌는 구조입니다. 완전 자율운전 자동차이기 때문에 운전석이 아예 없는 대신, 실내는 사무실이나 거실, 혹은 침실로 변신이 가능합니다. 비행기가 빠르긴 하지만 번거롭고, 열차 역시 표를 끊고 역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집에서 출발해 원하는 곳 어디라도 갈 수 있지요. 운전에 대한 부담을 자율운전이 커버할 수 있게 된다면 보다 다양한 여행이 가능해질 겁니다.

완전 자율운전 자동차가 시장에 정착하려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10~20년은 필요합니다. 기술발전이 빠르다지만 법 체제 정비나 시장 변화, 가격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넉넉잡아 30년 후에는 완전 자율운전 자동차를 타고 북한을 거쳐 중국과 러시아 땅을 달리는 일이 꿈은 아닐 겁니다.  


편집장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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