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전기차 가격이 절반에서 시작된다면?
2018-11-08  |   2,481 읽음

중고 전기차 가격이 절반에서 시작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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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중고 시장으로 유입되는 중고 전기차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 중고 전기차의 가격을 산정하는 데 있어 합당한 기준이 있기는 한 걸까?


글 김필수


일반적으로 중고차 가격은 연식, 주행거리, 옵션, 색상, 사고 유무, 그리고 침수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3년 정도 타면 신차 가격 대비 약 50% 정도로 가격이 형성되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내구성의 향상으로 60% 선까지 높아졌다. 물론 국산차와 비교해 고가 수입차는 감가상각이 크기에 더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수입차를 선호하는 일부 소비자의 경우 신차보다는 중고차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딜러사가 직접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사례가 많아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고 전기차의 등장

최근 들어 중고차 업계에 새로운 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기존 가솔린, 디젤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는 오랫동안 쌓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합당한 가격을 산출할 수 있다. 반면, 최근 보급되기 시작한 친환경차의 경우는 조금 얘기가 다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올해부터 소량만 민간에 판매가 이뤄졌기 때문에 중고차 거래가 일어나기까진 아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차는 중고 시장에 물건이 풀린 지 20년이 넘은 만큼 이미 어느 정도 안정된 중고차 거래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모터가 일부 추가된다는 특성으로 중고차 가격산정 시에도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는 편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인기를 더하고 있는 전기차다. 전기차는 국내에서 올해에만 28,000대, 내년엔 33,000대가 예상되는 데다 추세에 따라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내후년 초에는 국내 누적 전기차 대수가 10만 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중고 전기차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객관적인 가격 산정 시스템은 아직 이런 흐름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과 변속기가 없고 그 역할을 배터리와 모터가 대신한다. 부품 수는 내연기관차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며, 가격은 내연기관차 대비 약 2배다(이 중 약 40~50%는 배터리 가격이라는 특징이 있다). 즉,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상이한 부분이 많아 객관적인 가격산정 모델을 구축하기 쉽지 않고, 참조할 수 있는 기존 정보도 부족하다. 이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격 산정 기준의 이원화

관건은 배터리다. 배터리는 전체 찻값에서 그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건 물론이고 연식이 오래되면 성능이 크게 약화되는 특성이 있어 신뢰성까지 고려한 객관적 가격 산정이 어렵다. 여기에 각종 부품에 대한 객관적 요소는 물론, 시장의 반응과 수요도 생각해야 한다. 여러모로 중고차 가격 산정이 어려운 모델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안정되고 신뢰성 높은 시장이 형성된 일본의 경우도 전기차 가격 산정모델에 고민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노후 중고 전기차의 폐기 시 발생하는 배터리 재활용 장려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리튬 등 고가의 원료가 많은 만큼 다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관련법을 정리하면서 신차 구입 시 보조금이 큰 만큼 폐기 배터리를 지자체장의 소유로 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결국 전기차 배터리는 개인 소유가 아닌 공공재 성격을 띠게 되는 것이다.

배터리가 결부된 상황에서 중고 전기차 가격 산정에 어려움이 생겨난다면 아예 배터리를 배제하는 방향도 생각해볼 수 있다. 배터리를 제외하는 만큼 중고 전기차 가격을 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4천만원짜리 전기차라면 처음부터 2천만원으로 시작해 감가상각처리하면 거래자가 느끼는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지 않을까? 게다가 배터리를 제외한 모터와 인버터 등 컨트롤러 시스템에 기반한 가격 산정은 크게 어렵지 않다. 물론 초기에는 하나하나 산정모델을 새롭게 고민해야 하지만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머지않아 좋은 산정모델이 자리 잡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고 전기차가 앞으로 미래 중고차 시장에서 중요한 플레이어로 활약하리라는 데는 이견을 달기 힘들다. 이미 자동차 산업의 주류로 편입된 전기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중고 전기차가 중고차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수밖에 없다. 새롭게 등장한 중고 전기차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한 중고 전기차의 타당하고 객관적인 거래 모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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