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3 GT, 굿바이 ‘아방스’
2019-01-09  |   48,538 읽음

KIA K3 GT

굿바이 ‘아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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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단언컨대 객관적으로 아반떼 스포츠보다 잘생겼다.


‘외모 몰아주기’라면 대성공이다. 아반떼 스포츠는 호불호가 갈리는 삼각형을 더해 인상을 잔뜩 찡그린 반면, K3는 GT를 선보이며 더욱 준수하게 거듭났다. 모두가 알고 있듯 이 둘은 같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관계. 성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답은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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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강내유’에서 ‘외강내강’으로

K3는 역동적인 외모와 달리 너무 평범하게 달려 아쉬웠다. 게걸스레 공기를 빨아들일 것 같은 범퍼를 달고 겨우 123마력이라니······ 하지만 GT는 다르다. 멋스러운 외모 아래 204마력을 내는 1.6L 터보 엔진을 얹어 속 빈 강정 속을 가득 채웠다. 이미 고성능이었던 외모는 휠과 그릴 등 몇 가지 포인트만 더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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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스타일이 LED 램프라는 걸 자랑하는 듯하다


백미는 5도어다. 뒷유리를 눕힌 쿠페 실루엣 아래 높게 올라붙은 디퓨저와 늘씬한 화살 모양 테일램프, 그리고 듀얼 머플러까지. 해치백을 먼저 디자인하고 세단을 나중에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멋질 뿐 아니라 조화롭다. 개발 과정에서 기아 디자이너 사이에 이미 멋지다고 입소문이 자자했을 정도. 오로지 GT로만 판매되기에 세단보다 고성능 이미지도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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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니까 붉은 포인트로 열정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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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도어 모델 화살 모양 테일램프가 세단보다 더 빨라 보이게 바뀌었다


그래서일까? 기아차가 준비한 시승차는 모두 5도어뿐이었다. 시승차를 받자마자 거두절미하고 트렁크부터 열었다. 신형 K3 5도어는 난생처음이었으니까. 일단 엉덩이(리어 오버행)를 길쭉하게 내민 패스트백 스타일답게 트렁크 바닥이 꽤 깊다. 천장이 누워있어 수치상 용량은 세단보다 74L 적은 428L에 머물지만, 6:4로 나뉘어 접히는 시트를 활용하면 공간 활용성은 세단에 비할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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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L 용량 트렁크. 큼직하게 열리는 문짝과 6:4로 나뉘어 접히는 뒤 시트가 매력이다


실내 변화는 소소하다. 볼스터를 키운 버킷시트, 밑동을 자른 D컷 운전대, 곳곳에 박아 넣은 GT로고 정도가 눈에 띈다. 고성능 모델답게 좌석 높이가 더 낮아지길 바랐건만, 높이는 일반 세단과 차이 없다. 시트 높이를 최대한 낮게 조정해도 키 177cm 기자의 머리와 천장 사이에 주먹 하나가 안 들어간다. 나중에 서킷에서 헬멧 쓰고 앉으면 다소 답답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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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 전용 D컷 운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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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스터를 키우고 가로 패턴 튜블러 쿠션이 들어간 GT 전용 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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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77cm 기자가 앉으면 여유롭진 않아도 어디 하나 닿는 곳은 없다 


검증된 성능으로

시동을 걸면 1.6L 터보 엔진이 나지막이 기지개를 켠다. 스마트스트림 1.6이 그랬듯 공회전은 놀랍도록 정숙하다. 머리 받침에 머리를 기대도, 운전대를 잡고 있어도 4기통 엔진은 시동 꺼진 듯 진동하나 전하지 않았다. 나중까진 장담할 순 없지만 새 차 때 정숙성만큼은 흠잡을 데 없다.

그러나 움직이기 시작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그르릉거리며 고성능을 뽐낸다. 주행모드 컴포트에서 페달을 강하게 밟지 않았음에도 평범한 차가 아님을 드러내듯 거친 숨소리를 내쉰다. 두 개로 나뉜 배기구가 마냥 폼은 아니었던 모양. 만약 이걸로도 부족할 땐 변속기를 스포츠 위치로 당겨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켜면 스피커를 통해 제법 역동적인 소리를 더한다.

GT답게 서스펜션은 팽팽하다. 그러나 촐랑대진 않는다. 노면 정보를 빠짐없이 전달하되 큰 충격이든 작은 충격이든 날카롭지 않게 둥글린다. 특히 잡소리 하나 없는 섀시가 서스펜션을 단단히 붙들어 가벼운 무게가 무색하게 거동이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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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속은 거침없다.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부리나케 저단 기어를 물어 돌진한다. 그 과정이 체감상 보통 차보다 반박자 빠른 수준. 엔진이 1,500rpm부터 4,500rpm까지 27.0kg·m 최대토크를 쏟아내면서 1.4t 언저리의 덩치를 가뿐히 이끈다. 성인 남성 세 명을 채운 채 시속 100km를 순식간에 돌파하고도, 어느덧 바늘은 200을 가리켰다.

이미 아반떼 스포츠로 뽐냈던 솜씨는 여전하다. 파워트레인 한계점에 다다른 최고속도에서도 불안한 기색은 없다. 특히 일반 K3보다 단단히 조인 스프링과 댐퍼가 고속 충격에 흔들리는 순간을 짧게 줄이고, 기어비를 조정한 운전대는 스포츠 모드에서 적당히 무거워지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높인다. 204마력의 최고출력이 넘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든든한 타이어도 한 몫 한다. 고급 4계절 타이어를 끼웠던 아반떼 스포츠와 달리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가 선택사양으로 추가됐다. 고성능 타이어를 신은 200마력대 해치백이라니, 당장 트랙이든 고갯길이든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지만 준비된 시승코스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고속주행뿐이라 코너링 성능을 평가할 만큼 느껴볼 수 없었다. 예상컨대 아마 아반떼 스포츠가 그랬듯 잘 달릴 테다. 일반 K3와 달리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도 챙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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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 전용 18인치 휠. 미쉐린 타이어에 눈이 간다


이어지는 고속도로에서는 첨단 운전자 보조기능을 맛볼 수 있었다. 일반 K3가 그랬듯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방지 장치가 들어가며, 출시와 함께 안전구간 자동감속 기능이 들어갔다. 쉽게 말해 과속 단속 카메라 앞에서 알아서 속도를 줄이는 기능이다. 안 그래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조차 없는 아반떼 스포츠 오너가 배 아픈 상황에, 최신 기술까지 더해 차이를 더더욱 벌려 놨다.

자유로에서 경기도 남양주까지 총 76.7km를 달리는 동안 트립컴퓨터상 연비는 L당 11.6km. 고속주행 구간 위주였지만 간간이 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내달린 걸 감안하면 L당 11.9km 공인 연비에 대한 기대치만큼의 결과가 나왔다.

K3 GT는 일상을 달리는 고성능 차로 손색없었다. 가벼운 덩치와 204마력 출력은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는데 충분하고, 현대-기아차 장기인 넓은 공간과 묵직한 승차감이 작은 패밀리카로 쓰기에 부족함 없다. 아반떼 스포츠와 대비되는 준수한 스타일도 마찬가지. 가격은 시작가 1,993만원, 가장 비싼 5도어 풀-옵션 시승차는 2,798만원이다. 단, 개인적으로 5도어 모델에 수동변속기를 넣을 수 없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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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수 기자 

사진 이병주 기자,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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