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7에서 확인한 SUV 시장의 고급화
2019-04-05  |   54,079 읽음

BMW X7에서 확인한 SUV 시장의 고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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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압적인 외모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나아 보인다


지난달 말, BMW의 새로운 SUV인 X7을 시승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X 라인업 최초로 붙이는 7이라는 숫자는 지금까지 BMW가 만들었던 어떤 SUV보다도 고급 차임을 뜻합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BMW는 1999년 X5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SUV 전쟁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랜드로버 같은 고급 SUV가 존재했습니다만 X5를 도화선으로 아우디 Q7, 포르쉐 카이엔 같은 라이벌이 속속 등장했습다. X5 이전에는 오프로더의 고급 버전이 있었다면 X5 이후에는 프리미엄 시장 자체가 SUV로 확장되었습니다. 다른 말로 SUV 시장이 급격하게 고급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SUV 시장의 폭발적 증가에 힘입어 프리미엄 SUV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X5는 어느덧 4세대로 진화했고, BMW의 X 라인업은 일곱 형제가 되었지요. 가장 마지막 합류한 것이 맏이인 X7입니다. 

201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컨셉트 X7 I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디자인이 공개되었을 때는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거대하고 각진 키드니 그릴에 비해 얇은 헤드램프, 범퍼 양옆에 올라붙은 흡기구가 너무 위압적이었습니다. 지나치게 큰 그릴과 너무 얇은 헤드램프는 비율이 어긋나 보였지요. 그래서 솔직히 실물을 보기 전까지는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실물이 사진보다 월등히 나아 보였습니다.  

최근 SUV 시장의 고급화 경쟁은 그 끝을 짐작할 수 없습니다. 벤츠, 아우디나 볼보같은 전통적인 경쟁자는 물론이고 포르쉐, 벤틀리 같은 브랜드까지도 뛰어들었습니다. 오죽하면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 페라리까지도 SUV를 개발할까요. BMW X7은 지난해 공개된 롤스로이스 컬리난과 기존 X5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역할도 겸합니다. 그래서인지 거대한 키드니 그릴이 롤스로이스 그릴을 닮아 보이는 것은 착각일까요? 제트엔진 터보팬 느낌의 거대한 휠, 거기에 파란색의 레이저 램프가 어우러지니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 도로에 나서면 무척이나 튀어 보일 것 같습니다. 


분명 X5보다 크고 풀사이즈이기는 하지만 미국 시장용 대형 SUV처럼 거대한 느낌은 아닙니다. 게다가 카본을 포함해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는 CLAR 플랫폼 덕분에 무게도 많이 늘지 않습니다. 차선이 없는 테스트 트랙인 데다 발걸음마저 경쾌하다 보니 큰 덩치를 실감하기 힘듭니다. 매끄러우면서도 롤링을 허락하지 않는 에어 서스펜션, 큰 차체를 안정적으로 다잡는 서스펜션은 265마력의 M30d를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만듭니다. 다음에는 M50d나 V8 가솔린 버전을 타고 제대로 달려보고 싶어졌습니다. 아울러 아름다운 그래픽의 계기판과 크리스털 시프트 레버의 차가운 질감도 여유를 가지고 음미해보고 싶습니다. 

X7의 등장은 SUV 시장의 고급화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습니다. 사실상 주문제작 모델인 컬리난과 벤테이가, 우루스 등을 제외한다면 양산형 SUV로는 끝판왕이기 때문입니다.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X7을 보고 있자니 또 한번 SUV 고급화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몇 년 후에는 BMW X7과 아우디 Q9, 포르쉐 카이엔 상위 모델을 모아 비교 시승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9-04-05 14:47:20 카라이프 - 시승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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