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한정판, 페라리들
2019-04-30  |   13,045 읽음

희귀한 한정판 

페라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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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스페셜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원오프 주문제작, 혹은 극소수의 한정생산 모델을 내놓고 있다. 페라리 창업 초창기만 해도 아직 코치빌더가 존재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주문 제작이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량생산 체제가 일반화되고 관련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코치빌딩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한동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일본인 히라마츠 준이치로 주문으로 피오라반티가 디자인한 SP1을 2008년 완성한 이래 점차 다양한 페라리 원오프 모델이 제작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소량생산 모델 사업을 확장하기로 하고 그 첫 작품이 될 몬자 SP1과 SP2를 공개했다. SP는 Special Porject의 약자. F60 아메리카나 J50과 같은 한정생산 시리즈의 맥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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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1 

무엇이든 첫 번째는 특별한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페라리 주문제작 원오프 모델의 시발점이 된 SP1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페라리 클럽 재팬 회장인 히라마츠 준이치로는 2006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피오라반티 스튜디오에 자기만의 페라리 제작을 의뢰했다. 레오나르도 피오라반티는 피닌파리나 제임 시절 수많은 걸작을 만들어 냈던 디자이너로, 그의 포트폴리오에는 데이토나 쿠페와 512BB, 288 GTO, 테스타로사, F40 등이 포함되어 있다. 히라마츠는 피오라반티에게 페라리의 정식 인가를 받을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그 조건이 받아들여짐으로서 마라넬로 공장에서는 거의 반세기만에 완전 주문제작 모델이 만들어졌다. 베이스 모델은 F430. 의뢰는 피오라반티에 했지만 제작과 판매는 모두 페라리를 통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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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AMERICA 45 

미국의 부동산 재벌 피터 칼리코우가 주문한 수퍼아메리카 45는 599GTB 베이스의 원오프 모델. 599GTB의 오픈 버전인 SA 아페르타가 수작업으로 톱을 접어야 하는 반면 이 차는 575 수퍼아메리카와 비슷한 오픈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카본제 하드톱이 B필러 부분을 축으로 회전하며 열리는 방식.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599와 비슷하지만 번쩍거리는 사이드 미러와 도어 핸들, 새로운 고정식 리어 윙 등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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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12 EC

페라리 스페셜 프로젝트 프로그램이 세계적인 팝 스타 에릭 클랩튼을 위해 만든 차로 458 이탈리아를 베이스로 제작했다. 자동차 애호가로 유명한 에릭 클랩튼은 페라리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낸 바 있는데, 페라리가 그런 그를 위해 단 한 대뿐인 페라리, SP12 EC를 완성한 것이다. 페라리 센트로 스틸레와 피닌파리나가 협력한 디자인은 70년대의 걸작 512BB에서 영감을 얻었다. 에릭 클랩튼은 250 SWB와 룻소, 365GTC, 디노 206, 데이토나, 612와 엔초 페라리 등 수많은 페라리를 소유하고 있거나 혹은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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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40 SUPERFAST APERTA

반세기만에 원오프 주문제작 모델 SP1을 완성한 페라리는 이듬인 2009년에 599 베이스의 P540 수퍼패스트 아페르타를 연이어 선보였다. 이 차를 주문한 에드워드 왈슨은 미국 케이블 TV 산업의 선구자인 존 왈슨의 아들. 그는 1968년 영화 <죽음의 영혼>(Spirits of the Dead)에 등장했던 카로체리아 판투치 보디의 황금색 330LMB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를 원했다. 이 차의 특징적인 B필러와 덕테일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광범위하게 카본 복합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20kg 가량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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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275 RW COMPETIZIONE

1965년 르망 24시간에서는 페라리 250LM가 원투 피니시한 가운데 에큐리 프랑코샹팀의 페라리 275 GTB/C가 종합 3위 겸 GT 클래스 우승을 차지했다. 250LM과 같은 엔진에 전용 경량 섀시와 보디를 사용해 4대만 제작되었다. 이 차에서 영감을 얻은 SP275 RW 콤페티치오네는 플로리다 출신의 자동차 수집가 릭 워크맨의 주문으로 제작된 원오프 모델. 275 GTB/C의 가장 특징적인 상어 아가미 모양 배출구(휠하우스 뒤와 B필러)를 재현했을 뿐 아니라 프론트 그릴 크기도 줄여 비슷한 인상으로 만들었다. 노란색 도장은 르망 우승 당시의 에큐리 프랑코샹팀의 색상이다. F12 베를리네타 섀시에 F12tdf 구동계를 조합해 770마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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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ING BERLINETTA LUSSO 

카로체리아 투링은 1926년 이탈리아에서 문을 연 코치빌더의 명가. 1966년에 문을 닫았지만 근래에 되살아나 전통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의 보디를 새롭게 다듬은 베를리네타 룻소는 64년형 250GT 베를리네타 룻소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고전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이다. 격자형 그릴과 원형 브레이크 램프, 보디 색상 등이 반 세기 전 룻소와 쏙 빼어 닮았다. 알루미늄을 수작업으로 다듬는 전통적 제조법을 고집하기 때문에 완성까지는 최소 6개월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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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60 AMERICA

미국은 페라리 초창기 성장에 크게 기여한 시장. 미국 진출 6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페라리는 2014년에 F60 아메리카라는 한정 모델을 선보이며 10대 한정 생산하기로 했다. 페라리는 275 GTS4 NART 스파이더를 시작으로 365 GTC/4, 수퍼아메리카 같은 미국 시장용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F60 아메리카는 F12 베를리네타를 바탕으로 새로운 탈착식 지붕을 얹고 차체 곳곳에 미국 국기를 새겨 넣었다. 파란색 바탕에 흰색 줄무늬는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미국을 상징하는 색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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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50

페라리에게 있어 북미와 중국 외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 바로 일본이다. 지난 2016년, 일본에 페라리가 수입된 지 5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다. 이곳에서 공개된 스페셜 모델은 일본(Japan)과 50년의 의미를 담아 J50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488 스파이더를 기반으로 페라리 센트로 스틸레에서 완성한 디자인은 일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308 GTS에서 영감을 얻었다. 운전석 뒤 투명한 커버를 통해 들여다보이는 엔진은 V8 3.9L 트윈터보. 3억엔 가량의 가격표가 붙어 10대가 한정 생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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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38 DEBORAH

지난해 콘코르소 델레간차 빌라데스테에서 공개된 원오프 페라리. 488 GTB를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보디를 씌우는 데 18개월이 걸렸다. 데보라 레드라 불리는 3층 구조의 메탈릭 레드 색상이 오묘한 매력을 뽐낸다. 얇은 헤드램프는 J50과 닮았고, 뒷 창 대신 3개의 슬릿이 있는 엔진 커버를 씌웠다. F40과 308 GTB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주장과 달리 오히려 란치아 스트라토스를 떠올리는 모습이다. 이 차의 주문자는 스위스 페라리 딜러이자 레이싱팀을 운영하고 있는 로니 카셀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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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2 TRS 

TRS는 두말할 것 없이 테스타로사의 약자. 붉은 머리카락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V12 엔진 윗부분에 붉은 페인트를 칠한 데서 유래되었다. 최강 오픈톱 모델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에 따라 2014년 완성된 F12 TRS는 F12 베를리네타를 바탕으로 지붕을 타르가톱으로 바꾸고 시트 뒷부분에 2개의 페어링을 더했다. 아울러 보닛에 투명 창을 달아 붉은 흡기 포트와 엔진 헤드가 들여다보이게 만들었다. 파워트레인은 양산차 그대로여서 최고출력 740마력, 최고시속 340km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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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MM SPECIALE

이 차는 2016년에 공개되었지만 헤드램프 디자인만 보면 최근 등장한 F8 트리뷰토를 떠올리게 한다. 영국 고객의 주문에 따라 458의 고성능형 458 스페치알레를 베이스로 제작된 458MM 스페치알레다. 차체는 비앙코 이탈리아라는 흰색 도장에 이탈리아 국기를 연상시키는 3색 라인을 넣었다. 언뜻 보면 458을 살짝 다듬은 것 같지만 측면 흡기구나 공력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458과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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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GIO

페라리가 스포츠카 메이커로 자리매김하는데는 피닌파리나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거칠었던 외모의 초창기 페라리는 피린파리나의 손을 거치면서 세련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피닌파리나는 2013년 제네바에서 세르지오 피닌파리나(1926~2012)를 기리는 의미에서 컨셉트카 세르지오를 선보였는데,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기념해 페라리는 이 차를 6대 생산하기로 했다. 베이스 모델은 458. 양산형은 컨셉트카와 달리 윈드 실드와 타르가 톱을 갖추었며, 300만 달러의 가격표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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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3JC

흰색 바탕에 앞부분만 파랗게 칠한 독특한 색상 조합의 SP3JC는 영국의 클래식 페라리 딜러인 탈라크레스트의 창업자 존 콜린스의 주문에 따라 제작되었다. F12tdf를 바탕으로 1950~60년대 페라리 로드스터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다. V12 780마력 엔진과 서스펜션은 F12tdf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보디를 바꾸었는데, 보닛 일부분에 투명 창을 달아 엔진이 들여다보이게 한 점도 특이하다. 2014년 시작된 프로젝트는 디자인에만도 2년이 걸렸으며 완성까지 3년 반을 소모했다. 


 이수진 편집장

사진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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