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IMA RS, 키트카 진화의 끝판왕 등장!
2019-07-29  |   6,729 읽음

ULTIMA RS

키트카 진화의 끝판왕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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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기 쉬운 양산차 부품을 활용해 차를 직접 만드는 키트카 문화는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영국 스포츠카를 탄생시켰다. 리 노블이 개발하고 테드 말로우가 성장시켜 온 울티마도그 중 하나. 울티마가 최근 공개한 새로운 기함 RS는 1200마력으로 시속 400km 이상이 가능한, 가장 진화된 형태의 키트카다. 


영국의 고성능차 메이커 울티마 스포츠카 설립된 것은 1992년. 그런데 울티마의 시작은 사실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자동차 엔지니어 겸 디자이너인 리노블은 당시 미드십 스포츠카 울티마 Mk1을 만들어 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노블 모터스포츠를 설립한 리 노블은 울티마 외에도 그 섀시를 활용한 다양한 클래식 레플리카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V6 3.1L의 포드 엔진을 얹은 개량형 Mk2의 첫고객이던 테드 말로우는 더 강력한 출력을 원했고, F5000에서 쓰이던 쉐보레 스몰블록 V8을 얹어 울티마를 더욱 강력하게 변모시켰다. 이 합작품은 서킷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사업가인 테드 말로우는 1992년 노블로부터 울티마 Mk2와 Mk3에 대한 모든 권리를 사들여 자동차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울티마 스포츠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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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는 울티마의 새로운 기함이다 


리 노블이 낳고 테드 말로우가 길러낸 울티마

테드 말로우가 회사를 만들기 전, 의외의 고객이 울티마 2대를 주문했다. F1 팀이자 당시 도로용 수퍼카를 기획 중이던 맥라렌이었다. 이 차는 전통적인 수퍼카 강호들을 긴장시킬 만한 걸작이 되었다. 그런데 개발 초기 맥라렌은 테스트에 활용할 마땅한 차가 없었고, 울티마를 주목했다. 섀시 넘버 12, 13의 울티마 Mk2에 각기 알베르트와 에드워드라는 이름을 붙여 맥라렌 F1 개발을 위한 각종 테스트에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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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램프가 바뀌면서 인상이 많이 달라졌다 


테드 말로우는 영국 중부 워릭셔의 롱 이칭턴에 새터전을 잡았다. 그 사이 울티마는 섀시와 디자인을 새로 다듬고 강력한 미국산 V8 엔진을 결합한 Mk3로 진화해 있었다. 울티마 Mk3는 당시 영국차 중에서 가장 빠른 차였다. 이후 등장한 울티마 스포츠와 GTR, 오픈 버전인 스파이더 등은 모두 여기에서 발전한 것이다. 기본 구성과 디자인은 리노블의 작품에서 큰 변화가 없었지만 꾸준한 개선과 진화를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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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에서는 여전히 키트카의 흔적이 보인다 


울티마가 진화했다고는 하지만 30년 전 설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슬슬 신차가 등장할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얼마 전 울티마 RS가 공개되었다. 사진으로 먼저 공개된 RS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를 통해 실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새로운 기함을 통해 울티마는 수퍼카의 영역에서 하이퍼카 영역으로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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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능 AP 브레이크 


외형 비슷하지만 공력 디자인 변화

노면에 바싹 달라붙은 납작한 보디와 전투기 같은 작은 캐노피, 불룩 솟은 펜더와 거대한 윙등 RS의 외형은 90년대 완성된 울티마 특징을 그대로 따른다. 르망 그룹C 경주차를 도로 위에 끌고나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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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이드 미러 디자인은 공력 설계 때문이다 


그럼에도 첫인상이 크게 다른 것은 새로운 헤드램프 디자인 영향이 크다. 사각형이던 기존 울티마와 달리 신형은 삼각형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C자 형태의 일체식으로 만들었다. 새로운 공력파츠 디자인 덕분인지 경주차 느낌이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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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울티마의 특징이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성능은 한층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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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공력적으로 많은 진보가 있었다. 커나드, 리어윙과 에어 덕트 등은 영국의 자동차 관련 전문 시설인 MIRA의 풍동에서 철저하게 다듬어 다운포스와 공력 밸런스, 냉각성능을 높였다. 펜더 윗면에 추가된 공기 출구, 새로운 디자인의 리어 디퓨저는 공기저항은 줄이고 다운포스를 개선했다. 공기저항계수 0.304, 다운포스는 최대 1톤이 넘는다고. 앞쪽 에어 스플리터의 경우 다운포스를 효율적으로 살리도록 섀시에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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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레이싱카에 가까운 내부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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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노즈 바닥 라디에이터를 통과한 공기를 위쪽으로 배출하는 S덕트 디자인이 앞 차축에 추가 다운포스를 제공한다. 필러에 달렸던 사이드 미러 지지대가 아래쪽으로 옮겨진 것도 공기역학적 선택이다. 캐노피 주변을 흐르는 공기 흐름을 개선해 리어윙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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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나드와 대형 윙을 갖추어 강력한 다운포스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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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면을 쓸어담을 것 같은 스포일러 


인테리어는 기존 울티마와 다르지 않다. 대시보드와 롤바는 가죽으로 감쌌지만 아래쪽에는 금속 패널과 리벳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지극히 키트카 다운 모습. 아날로그 감성 넘치는 속도계와 타코미터 아래에는 전압계와 유온계, 연료계가 자리 잡았고 엔진 시동 버튼을 따로 두었다. 그래도 스티어링 휠안에 사용 빈도가 높은 깜박이와 클랙슨, 와이퍼, 비상등, 램프 버튼을 배치했다. 보조석 앞에는 모니터를 달아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조작을 돕는다. 에어컨, 후방 카메라, 블루투스를 통한 스마트폰 연결 등 있을 것은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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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팩트한 캐노피를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1,200마력까지 가능한 쉐비 V8 OHV 엔진

엔진은 쉐보레 V8 OHV로 LS 계열(LS3/LS7/ LSA)과 직분사 방식의 LT 계열(LT1/LT4/LT5)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출력으로 보면 430마력부터 1,200마력까지 있다. 엔진 튜닝에는 이번에도 오토바이오닉스의 도움을 받았다. 그들이 제공하는 패키지에는 엔진은 물론 연료와 냉각 시스템, 흡배기, 배선 등이 포함된다. 특히 스테인리스 스틸 파이프를 용접한 등장(等長) 배기관은 보기에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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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수동 6단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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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넓은 사이드실


수퍼차저 과급되는 6.3L LT5는 기본 상태에서 800마력, 6.8L의 튜닝 버전에서 1,200마력의 괴력을 뿜어낸다. 그런데 RS는 기존 모델과는 달리 엔진을 뺀 상태에서는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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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아날로그식 계기판 


전체적인 성능과 완성도를 위해 엔진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직분사 방식의 LT 계열은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켜 많은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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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패널과 리벳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LT5 엔진을 얹은 RS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97km 가속에 2.3초, 쿼터마일 가속에 9.2초가 걸리고 최고시속은 400km를 넘는다. 기본형인 430마력짜리 LS3를 선택해도 0→시속 97km 가속 3.3초에 최고시속 288km가 가능하다. 변속기는 포르쉐의 수동 6단을 트랙스액슬 방식으로 배치했다. H 패턴의 완전 수동으로 울티마 RS에는이 한 가지 선택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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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롤바가 운전석을 감싼다


키트카에 적합한 강관 스페이스 프레임 고집

조금 의외인 것은 섀시다. 직경 38mm 튜브를 용접한 전통적인 강관 스페이스 프레임이다. 카본 섀시가 일반화된 수퍼카 시장에서 지나치리만큼 보수적인 선택. 하지만 이 차가 키트카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잊으면 안된다. 울티마는 완성차로도 판매하지만 부품 상태로 구입해 오너가 직접 조립할수 있다. 그렇다 보니 전용 시설이나 특수 장비가 필요한 조립방식보다는 전통적인 구조를 고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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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 판매를 고려해 고전적인 강관 프레임 방식을 고집했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이며 조절식 댐퍼를 갖추었다. 범프와 리바운드, 높이 세팅 2조절이 가능하다. 속도방지턱에 소중한 립스포일러를 부수지 않기 위해 앞쪽에는 유압식 리프트 키트를 옵션으로 마련해 두었다. 브레이크는 AP제 322mm V디스크와 4포드 캘리퍼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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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쉐보레 V8 OHV 엔진을 준비했다 


보다 강력한 엔진으로 하드코어 주행을 할고객이라면 옵션인 362mm 디스크와 6포드 캘리퍼를 고르면 된다. 19인치 원피스 단조 휠에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2 혹은 파일럿 스포츠 4S(옵션) 타이어를 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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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은 430마력부터 1,200마력까지 가능하다


울티마 RS를 스파이더 버전 없이 쿠페형만 나온다.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본형 키트가 BMW M3 신품과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준으로 66,000달러(7,800만원). 엔진과 선택 옵션에 따라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공장 조립에도 추가 금액이 필요하다. 하지만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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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구조의 디퓨저 


키트카의 진화가 보여주는 정점

울티마를 탄생시킨 리 노블은 지금도 자신의 브랜드(Noble)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스카리와 아리네라, 페닉스 등 다양한 브랜드의 스포츠카 개발을 주도한 유명인사. 리 노블의 초기 걸작인 울티마는 그의 손을 떠나 독자적으로 진화해 왔으며 그 혈통은 울티마 레볼루션으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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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리어윙을 장비하고 있다 


키트카라고 하면 개인 차고가 있고, 정비부터 개조 까지 직접 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한 대신 저렴한 가격에 자동차를 직접 완성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영국에서 발전해 온 키트카는 다소 느슨한 법규와 문화적 배경이 있어야 가능한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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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 스포일러 파손을 막기 위한 유압 리프터가 옵션이다


게다가 완성차 부품을 적당히 짜 맞추다 보니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최신 울티마 RS에서는 그런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개인이 조립할 수 있는 구조와 설계이면서도 정교한 공력 디자인과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제공한다. 키트카 진화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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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진 편집장 

사진 울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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