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은 걸작을 되살리다 - 원작과 오마주
2013-03-15  |   14,211 읽음

폭스바겐 비틀 - 가장 매력적인 벌레



비틀, 혹은 벅(Bug)이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차의 정식 명칭은 폭스바겐 타입1이다. 펜더와 루프 라인이 마치 3개의 반원을 겹쳐놓은 듯한 단순한 형태지만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하는 귀여움과 친근함으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원래 히틀러의 명령에 따라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개발한 국민차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었던 비틀의 초창기 모습은 무척 엉성한 모양새였다. 때문에 타트라나 간츠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들과 달리 비틀은 홀로 살아남아 포드 모델 T를 제치고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차가 되었다. 2003년 7월 30일 멕시코에서 생산이 종료될 때까지 무려 2,153만 대가 제작되었다.
소형 패밀리카의 역할은 오래전에 골프에게 넘겨주었지만 비틀 디자인은 1997년 컨셉트1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해 지금의 뉴비틀이 되었다. 디자인을 중시한 레트로 디자인 모델 뉴비틀은 쿠페형과 컨버터블 두 가지 보디로 개발되었고, 골프 플랫폼을 사용해 구동계를 FF로 변경했다. 2세대는 루프 라인을 연장해 비좁았던 뒷좌석 거주성이 한층 개선되었다.


포르쉐 911 - 50년간 진화중



1963년 태어난 911은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는다. 첫 모델 356의 확장형으로 리어 엔진 리어 드라이브 구동계와 수평대향 엔진을 이어받았으면서도 작은 뒷좌석을 더한 쿠페형으로 기획되었다. 아버지이자 창업자였던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사망 후 회사를 이어받은 장남 페리(페르디난트 안톤 에른스트) 포르쉐는 911이라는 희대의 걸작을 탄생시킴으로써 포르쉐의 성공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이 되었다.
디자인은 페르디난트의 손자이자 페리의 아들 부치(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가 담당했다. 개구리눈처럼 툭 불거져 나온 헤드램프는 356 후기형과 많이 닮았으면서도 루프에서 뒷범퍼로 이어지는 라인을 날렵하게 처리해 한결 매끈하고 매력적인 몸매로 완성했다. 911은 지금까지 다섯 번의 큰 모델 체인지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부치 포르쉐의 911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98년 등장했던 996이 헤드램프를 크게 고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지금의 991은 오히려 초창기 911의 이미지에 더 가까운 얼굴로 바뀌었다.


람보르기니 미우라 - 오마주의 나쁜 예



람보르기니의 최고 걸작을 꼽으라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카운타크와 미우라 사이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직선적인 라인과 잭나이프 도어로 시대의 아이콘이 된 카운타크와 유려한 보디 라인에 독특한 팝업 램프를 가진 미우라는 당대 경쟁차와는 비슷한 점을 찾아보기 힘든, 개성 넘치는 스포츠카들이었다. 이렇게 극명하게 특징이 갈리는 두 대지만 모두 마르첼로 간디니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카운타크보다 한발 앞서 1966년 등장한 미우라는 350GTV 등 초창기 람보르기니의 흉측한 몰골을 단번에 잊게 할 만큼 매력적인 디자인과 함께 미드십 가로배치 V12라는 독특한 레이아웃까지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았다. 덕분에 섀시 개발에 난항을 겪었고 생산대수도 750대에 불과했지만 덕분에 지금은 값비싼 귀한 몸으로 대접받는다.
그 탄생 40주년이 되는 2006년, 람보르기니는 미우라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하지만 옛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을 뿐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너무나 평이한 작품이었다. 40주년이라는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양산화에 대한 기대 섞인 이야기 따위는 단 한마디도 없이 조용하게 모습을 감추었다.


미니 - 걸작품의 무한 복제



무려 10가지가 넘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던 영국의 걸작 소형차 미니는 현재 독일 BMW 소속이다. 1994년 로버를 사들인 BMW는 소속 브랜드 중 미니만을 성공시켰다. 1950년대 유럽 석유파동 때 개발된 미니는 작고 실용적이면서도 4명이 탈 수 있는 차였다. 하지만 40년 넘게 기본 설계를 유지하다 보니 현대의 시장 요구와 법규를 따를 수 없었고, 결국 2000년 10월 생산이 중단되었다. 누적생산대수는 530만 대.
미니의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 게다가 쿠퍼 버전의 화려한 랠리 전적에 주목한 BMW는 이 차를 현대적으로 되살리기로 했다. 신형은 클래식 미니를 닮은 매력적인 외모와 경쾌한 달리기 성능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BMW는 영국 옥스퍼드에 새로운 공장을 지어 신생 미니의 본거지로 삼았다. 미니를 독립 브랜드로 유지하기 위해 기본형 해치백과 컨버터블 외에 4도어 클럽맨과 쿠페, 로드스터, 컨트리맨과 패이스맨 등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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