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라이프스타일

눈보라 헤치며 알래스카를 달리다 ‘2004 로키.. 2004-05-19
국내 탐험여행 전문가 8명이 2003년 11월 27일∼2004년 3월, 120여 일간 쌍용 무쏘 스포츠를 타고 ‘로키-안데스 아메리카 대탐험’에 나섰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 시작해 캐나다∼미국∼멕시코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의 최남단 칠레의 푼타아레나스에 이르기까지 판아메리칸 하이웨이 7만8천800km를 달리는 대장정이다. 탐험대(팀장 함길수)는 쌍용이 협찬한 무쏘 스포츠 2대를 타고 15개국 100여 개의 도시를 누볐다. 그 여정을 6회로 나누어 싣는다. 지난 10여 년간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했던 탐험여행 동지 8명이 다시 뭉쳤다. 아메리카 대륙의 등뼈 구실을 하는 로키와 안데스 탐험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2004, Rocky-Andes America’ 대탐험은 15년간 탐험여행을 해온 필자에게도 녹록치 않은 도전의 대상이었다. 2003년 11월 27일 SBS 방송팀과 함께 알래스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앵커리지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항공화물로 미리 보낸 무쏘 스포츠 두 대가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통관수속을 마치고 엔진 시동을 걸었다. 드디어 출발이다. 북극권에서 한국 젊은이 만나 밤새 이야기 나눠 11월 말 알래스카의 주도 앵커리지는 며칠 전 내린 폭설로 눈꽃 세상이었다. 수은주는 영하 15℃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다. 게다가 첫날부터 대원들의 팀워크와 화합이 최상이었다. 눈 덮인 도로를 차들은 스노 체인도 없이 잘 달리고 있었다. 타이어에 스파이크가 달려 있어 시속 80km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무쏘 스포츠는 서울서 준비해 온 스노 체인을 걸고 시속 80km로 달렸다. 도중에 체인에 이상이 생겨 도로 한 켠에 정차하고 있는데 뒤차가 우리의 정치신호를 못 보고, 뒤늦게 피하다 눈에 처박히고 말았다. 대원들은 무척 놀랐으나 현지인들은 별것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체인을 정비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하지만 조금 전 사고로 인해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알래스카 중부 도시 페어뱅크스로 방향을 잡고, 개썰매의 고장인 와실라를 향해 출발했다. 도로는 생각보다 잘 포장되어 이었다. 앵커리지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북미 최고봉 매킨리. 대원들은 앵커리지에서 승용차로 2시간 30분 가량 달려 북쪽의 토킷나(Tolkeetna)시에 도착, 8인승 경비행기에 올라 매킨리의 만년설을 향해 쌍발기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해발 6천194m의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는 인간을 압도하는 위용을 자랑한다. 비행기의 고공비행이 시작되었다. 빙하 지역을 지나자 이내 깎아지른 암벽과 깊이 1천260m의 빙하로 채워진 계곡, 디날리 국립공원을 감상하며 신비의 세계로 돌진한다. 대원들은 6천m 상공에서의 쾌감과 아찔함을 동시에 느끼며, 두통에 구토를 하기도 했지만 필자는 북미 최고봉의 짜릿한 감동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매킨리를 출발하여 알래스카 제2의 도시로 향하는 길은 멀게만 느껴졌다. 눈보라 치는 빙판길의 앵커리지 페어뱅크스 구간은 처음 찾은 대원들에게는 가혹한 시련이었다. 페어뱅크스의 도착과 동시에 다음날 진입할 북극권(Arctic Circle)으로의 비행 일정을 체크하고 체나 핫 스프링스로 떠났다. 이곳은 알래스카 최고의 온천과 오로라 캠프, 개썰매 및 경비행기 투어로 유명하다. 쌍발기 프로펠러의 둔탁한 엔진 소리와 함께 탐험대는 새하얀 천지를 박차고 올라 북극으로 기수를 돌리고 있었다. 신이 빚어 놓은 동토의 대지를 한 마리 새가 되어 날고 있었다. 알래스칸 오일 파이프라인이 동토 위를 지나고 있다.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날아간 지 1시간 반 만에 드디어 북극권 라인에 자리한 원주민 마을 비버크릭 빌리지의 공항 활주로에 사뿐히 랜딩했다. 강한 바람과 한기가 살을 애는 듯 했다. 대원들은 원주민 클리포드 애덤스의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마을로 향했다. 7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우체국, 학교, 마을회관, 공동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빠짐없이 들어서 있다. 최초로 이 마을에 이주한 일본인 프랭크 야스다가 살던 통나무집을 지나 클리포드의 아담한 집에 도착한 탐험대는 작은 오두막집에 들어서서 영하 40℃의 추위에 언 몸을 녹였다. 야스다는 1년에 30여 마리의 곰을 잡고, 연어와 무스 사냥으로 겨울 식량을 준비한다고 한다. 다음날 야외 온천과 얼음 동굴을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하려는데 한국의 젊은이들이 서빙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놀라움과 반가움이 앞섰다. 그 날 밤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한국의 젊은 이상은 패기에 넘쳐 있었다. 우리는 김치찌개를 앞에 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다. 델타 정션에서의 밤샘은 탐험대의 일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내륙으로 들어오면서 추위는 더욱 심해졌다. 어둠이 내리는 오후 4시를 기점으로 영하 30℃를 오르내리는 혹한 때문에 자동차 동파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무쏘는 튼튼한 벤츠 엔진을 얹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짐짓 위로하며 잠을 청했다. 걱정했던 대로 이른 새벽 엔진이 멈추어 있었다. 여러 차례 시동을 걸어 보았지만 심장은 살아나지 않았다. 엔진에 따스한 이불을 덥고, 오래 예열을 한 다음에야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은 일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드디어 마의 삼각지대인 알래스카-캐나다 국경지대와 캐나디언 로키의 전초기진인 밴프, 제스퍼 구간의 결빙도로 탈출 드라이브가 시작되었다. 도로는 얼어 있고, 포장도로의 아스팔트 구간이 나타나면 블리자드가 몰아치곤 했다. 4WD로 전환해 시속 80km 정도로 달려야 했다. 이따금 오가는 거대한 유류 수송트럭들과 화물트럭이 눈보라를 일으켜 시야를 가렸다. 눈보라 속에서 촬영을 마치고 방송팀이 탄 2호차 안데스가 시속 100km 이상의 속력을 내면서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2호차가 시야에서 벗어났지만 빙판과 겹겹이 쌓인 눈 탓에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2호차가 눈밭으로 굴러 버렸다. 도로 밖으로 굴러 떨어진 차를 보자 숨이 막혔다. 우선 대원들을 안심시키고 스노 체인을 걸어 견인을 시도했다. 수 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차를 끌어 올리기에는 힘이 부쳤다. 포기하려는 순간 하이웨이 제설차가 우리의 차 앞에 멈추어 섰다. 체인을 건 채로 무리한 탈출을 시도한 탓에 브레이크 장치에 고장이 났다. 결국 토잉카(래커)를 불러 왔던 길을 되돌아가 차를 정비해야 했다.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방송대원과 탐험대원간의 업무협조와 무전교신 체제를 전면 수정해야 했다. 캐나다 최북단 유콘 테리토리를 향해 전날 2호차의 브레이크가 고장난데다 밤새 기온이 영하 40℃로 내려가 무쏘 스포츠의 심장은 또 다시 멎어 있었다. 인근 정비소로 두 차를 견인해 녹인 후 시동을 걸기로 했다. 불을 뿜는 송풍기를 돌린 지 40여 분, 무쏘는 잠에서 깨어난 듯 힘찬 엔진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차 부속이 없어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로키 B팀과 합류할 때 수리하기로 하고 브레이크 오일만 점검한 채 캐나다의 유콘으로 부지런히 출발했다. 알래스카 미국 국경을 통과해 캐나다 국경 지대인 비버크릭을 지나 화이트호스로 향하고 있었다. 앨버타주의 캐나디언 로키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최소한 2박 3일간 논스톱 주행을 해야 한다. 오전에 차 정비로 시간을 허비한 탓에 오후 4시경 캐나다 국경을 통과했고, 화이트호스는 밤 10시는 되어야 도착할 듯 하다. 거리는 800km. 해가 너무 짧아 하이네스 정션(Haines Junction)에서 밤을 맞게 되었다. 클루아니 국립공원은 해발 790m의 마운틴 로간이 당당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내일 아침에는 유콘의 장엄한 산악풍경을 만나게 되리라. 대자연의 가없는 원시성에 감탄하며 유콘을 떠나 브리티시 컬럼비아로, 다시 미국의 해안지대인 스케그웨이로 기수를 돌렸다. 예상에 없던 또 한 번의 미국 국경을 통과해 목적지 스케그웨이(Skagway)에 당도했다. 작은 항구 도시에서 이튿날 페리에 차를 싣고 이동하게 된다. 제넬른 헤이거의 호스텔에서 팀원들은 오랜만에 와인 잔을 기울였다. 제넬른의 도움으로 몬티라는 어부를 소개받고, 다음날 10시경 출항을 하기로 했다. 그의 배를 타고 알래스카의 빙하와 바다표범, 고래를 구경할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2시간 30분간 거친 바다를 달려 하인스에 도착했다. 북구의 그린란드와 같은 이국적인 풍경에 감탄하며, 대원들은 코스트 마운틴의 장엄한 노을빛 하늘과 가없는 바다, 하늘을 찌를 듯 한 장대한 산맥에 몰입되었다. 어부들의 밝은 웃음, 동토의 대양 위에 봄을 기다리며 희망을 노래하는 범선들…. 알래스카 남단 협곡에 자리한 이 작은 마을은 자유와 희망을 찾는 알래스카의 프론티어이자 대륙을 향한 염원이며, 바다를 향한 타오르는 눈빛이다. 바닷길 달려 캐나다 내륙 로키로 태평양과 바다 위 군도가 모여 또 하나의 알래스카를 탄생시켰다. 이름하여 알렉산더 아키펠라고.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와 태평양에 둘러싸인 알렉산더 군도는 신비의 섬 제국이다. 알래스카에서 미 내륙 본토 혹은 캐나다 내륙으로 진입할 때 고단하고 지리한 육로 대신 알래스카 마린 하이웨이(Alaska marine Highway)를 선택한다. 알칸(Alaskan highway)이 내륙의 동맥이라면 알래스칸 마린 하이웨이는 해양 하이웨이다. 사실 캐나다 유콘의 화이트호스를 출발해 와슨 레이크, 포트 넬슨, 도슨 크릭을 지나 캐나디언 로키의 심장 밴프로 향하는 길은 로키의 시작을 알리는 3천m급 산맥의 융기와 함께 한다. 고단한 여정과 험로, 그리고 지루한 환경은 로키를 만나기도 전에 사람을 지치게 한다. 우리 탐험대는 바다를 선택했다. 험준한 산맥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알래스카 대양의 찬 공기와 거친 바다가 그리웠다. 페리의 갑판에 무쏘 스포츠 두 대를 올렸다. 스케그웨이를 지나 주도 주노, 피터스버그, 렌젤에서 한고비 쉬고 나면 마린 하이웨이의 동맥 케치칸이다. 그리고는 내륙의 시작점인 프린스 루퍼트에 이르게 된다. 페리가 대양을 가르고 있다. 오전 8시 대원들과 페리의 갑판에 섰다. 캐나다 서부해안을 끼고 내려오는 해안도시는 포근한 풍취를 풍기고 있었다. 이른 아침 고기잡이 어선들의 분주함이 삶의 희열과 희망을 느끼게 한다. 또다시 대륙으로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해발 4천m급 로키가 기다리는 밴프로의 장도가 시작된 것이다. 알래스칸 마린 하이웨이를 오가는 페리 ‘타쿠’와 이별이다. 대양을 뒤로 하고 로키산맥을 향해 탐험대는 전진하기 시작했다. 프린스 루터트에서 프린스 조지를 향하여 힘차게 액셀을 밟는다. 장장 8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야 했다. 하지만 탐험대의 목표는 로키의 심장 제스퍼와 애드먼턴이다. 밤 10시가 되어서야 겨우 프린스 조지에 닿았다. 건강을 염려해 쉬어 가자고 했지만 대원들은 제스퍼까지 내처 달려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로키의 심장부를 향해 주유소도 모텔도 없는 무인지경의 옐로 헤드 하이웨이를 4시간 동안 달려 장쾌한 롭슨 마운틴을 넘자, 우리의 안식처이며 로키의 중심부인 제스퍼가 탐험대를 맞이했다. 이때가 새벽 3시. 무스와 여우, 산양 등 다양한 산짐승들의 밤 외출 장면이 눈 앞에서 연출되었다. 드디어 2004 로키 안데스 아메리카 대탐험의 핵심 줄기인 로키의 허리에 온 것이다. 영하 30∼40℃의 혹한으로 매섭던 알래스카를 출발한 지 12일 만이다. 로키의 등줄기를 타고 내려온 대원들의 투지와 노고에 새삼 감사를 했다. 장거리를 달려온 대원들은 낙원 같은 에드먼턴의 도시에서 그동안의 여독을 풀기로 했다. 휴식은 보다 나은 도약을 예고한다. 로키를 배경으로 한 에드먼턴 사람들의 삶은 어떠할까? 시도 때도 없이 눈이 오는 엄동설한에도 쾌적한 삶과 쇼핑이 가능하도록 상점과 호텔, 유원지, 인공호수까지 유리 돔으로 덮인 세계 최대의 몰을 탄생시켰다. 바로 ‘웨스트 에드먼턴 몰’(WEM)이다. 빙점 아래의 한겨울에도 WEM에서는 수영복을 입고 파도풀을 즐기고, 모형 잠수함과 돌고래쇼를 구경한다. 스케이트장에서 얼음을 지치다가도 해변이 그리워지면 비치의 파라솔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남국의 정취를 즐기기도 한다. 영하의 도시 에드먼턴에 이상향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마침내 파란 하늘이 열렸다. 로키에 입성하는 탐험대를 축복하는 듯 눈부신 태양이 로키의 산중턱에서 내리비치고 있었다. 촬영팀과 대원들은 춤추듯이 로키산자락의 신비의 계곡, 말린 캐년을 향해 달려갔다. 북미대륙을 서쪽 연안 지대와 중부 대평원으로 가르는 거대한 산맥 로키의 심장부를 향한 진군이 시작되었다. 캐나디언 로키의 거점이 되는 제스퍼와 밴프 구간의 아이스 필드 파크웨이가 이번 로키 대장정의 하이라이트다. 유구한 시간의 흐름과 지속적인 빙하 활동이 환상적인 자연을 완성해냈고, 그 빙하시대의 자취가 콜롬비아 아이스필드다. 숨겨진 비경, 애서배스카 폭포를 만나기 위해 아이스 필드 파크웨이에 올랐다. 눈을 의심케 하는 로키의 장쾌한 산줄기들이 인간을 위협이라도 하듯 그 웅대함과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며,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다. 영하 20℃의 겨울임에도 멀리서 폭포소리가 들려온다. 과연 어떤 형체의 폭포일까 생각하며 다가간다. 선웹터 강과 애서배스카 강이 합류하여 수량이 증가한 물줄기가 단단한 암반 사이의 좁은 수로를 뚫고 빙하가 녹아서 흘러 내리듯 거친 물줄기를 쏟아낸다. 폭포 주변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다양한 각도에서 폭포와 로키산맥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폭포와 빙하 그리고 거대한 호수에 이르기까지 로키의 신비한 베일을 벗겨내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유구한 대자연의 교향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개썰매 경주 ‘유콘 퀘스트’와 랑데부 축제 북극.. 2004-05-19
유콘 지방의 북쪽 엘도라도가 도슨시티. 우리는 북극권에 있는 이 도시에서 6개월을 보낸 뒤 마침내 떠나기로 결심했다. 대평원과 퀘벡, 동해안으로 달려가자! 화이트호스에서 정남을 향해 떠났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겨우 100km를 갔을까. 엔진이 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새 엔진 올 때까지 두 달 기다려 실은 알래스카의 북극해를 떠나 남쪽으로 갈 때 계속해서 이상한 소리가 우리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페어뱅크스에는 르노를 아는 정비사가 없었다. 그래서 엔진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달렸다. 규칙적으로 ‘딱딱’하는 소리가 났지만 엔진 출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몇 주일 혹한이 몰아닥쳤다. 한때 도슨시티는 5일 연속 영하 40℃를 밑돌았다. 추위 앞에 엔진이 풀이 죽은 듯 했다. 우리는 눈보라 속에 세닉을 세워 두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시동을 걸었다. 엔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제일 가까운 마을에서 정비사를 불러다 실린더를 검사했다. 압력이 아주 낮았다. 타이밍 벨트에 고장이 났을까? 손을 대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제발 어떤 밸브가 일그러지지 않았기를 빌었다. 너무 외딴 곳이어서 세닉을 가까운 도시 화이트호스로 끌어가기로 했다. 남쪽으로는 2천km가 넘는 에드먼튼에 이르기까지 도시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출발지점으로 되돌아갔다. 아주 큰 골칫거리가 된 기계고장 때문이었다. 화이트호스에는 약 15개 서비스센터가 있었지만 우리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북아메리카에서 르노가 판매를 중단한 지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르노의 최신 모델을 손질할 사람도, 부품도 없었다. 지평선을 아무리 바라보아도 제일 가까운 르노 딜러는 멕시코 국경 너머에 있었다.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르노를 팔지 않는 땅에 와서 궁지에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가령 인도와 네팔에서도 비슷한 곤경에 빠졌다. 그러나 이곳에는 사방에 차가 돌아다니지만 우리를 도우려는 사람이 없었다. 정비사가 겁을 먹고 있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문제가 일어나면 변호사가 끼어 드는 일이 잦다. 전문 직업인들은 점점 몸을 사리고, 곤경에 빠질 일은 아예 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를 도우려고 선뜻 나설 사람이 없었다. 10일간 수소문한 끝에 드디어 아일랜드계 정비사가 우리를 도우러 왔다. 엔진 상부를 뜯어내고 타이밍 벨트가 온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실린더 헤드가 망가져 있었다. 캠샤프트의 통로 주변이 심하게 닳았다. 르노 본사의 고객서비스 기술진은 우리에게 새 엔진을 보내겠다고 회답했다. 엔진이 올 때까지 2개월 동안 우리는 그 자리에 묶이게 되었다. 좋은 음식 먹고 안마까지 받는 경주용 개들 이 무슨 불운일까. 우리는 북극권에서 한겨울의 추위에 갇히게 되었다. 평균기온 영하 25℃에 하루 낮은 4시간뿐이었다. 낙원과 같은 섬들과 청록색 석호가 있는 남부 태국에서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그러나 두려움은 금방 사라졌다. 이 지방에서 벌어지는 한해 최대의 행사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유콘 퀘스트. 세계에서 가장 힘든 개썰매 경주였다. 화이트호스 거리와 신문에는 온통 개썰매 선수들의 무용담으로 가득 찼다. 올해 출전하는 팀은 30개.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 화이트호스까지 1천600km를 지원도 받지 않고 달려야 한다. 개썰매 선수들은 눈보라를 뚫고 얼어붙은 호수, 빙판길과 눈 덮인 산마루를 달려간다. 썰매에는 개를 먹일 육류와 연어 자루, 난로와 비상장비를 싣는다. 하얀 눈과 빙판길을 달릴 최소한의 식량과 장비만을 실어야 한다. 중간에 체크포인트는 8개뿐이다. 길게는 300km에 이르는 스테이지를 통과하기 위해 개들의 체력을 가장 알맞게 안배해야 한다. 5∼6시간마다 개를 세우고 먹이를 주고 상처를 치료한다. 필요하면 마사지도 해주어야 한다. 특히 발과 발톱을 꼼꼼히 살핀다. 개들은 모두 헝겊으로 만든 작은 부츠를 신고 있다. 날카로운 얼음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구실을 한다. 경주 코스의 중간지점은 도슨시티. 모든 팀이 36시간의 의무 휴식을 지켜야 한다. 추운 날씨에도 작은 도시에 구경꾼이 북적댄다. 신문과 TV 보도진이 몰려든다. 선수들이 쉬는 동안 개를 돌볼 전문 사육사들도 대기하고 있다. 얼어붙은 강을 따라 천막이 늘어서 있었다. 탐광꾼들의 천막이 있는가 하면 장비를 모두 안에 두고 장작 난로를 피우고 있는 덫사냥꾼들의 천막도 있었다. 다른 쪽에는 길다란 천막에 개를 넣어 두었다. 몸값이 비싼 운동선수들처럼 개들도 좋은 음식을 먹고, 안마를 받았다. 시끌벅적한 각종 콘서트로 오두막 열병 씻어내 도슨시티에서 푹 쉰 뒤 개썰매들은 다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갔다. 매서운 추위 속에 달려가야 할 거리가 800km 남짓 남아 있었다. 결승점인 화이트호스에 도착하면 엄청난 상이 기다리고 있다. 동시에 이 고장에서 겨울철에 두 번째 중요한 행사가 벌어진다. 바로 랑데부(RendezVous). 길고 긴 겨울철에 북극권 주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른바 ‘오두막 열병’이라는 폐쇄공포증이다. 통나무집에 갇혀 있다가 꼭 필요할 때만 밖에 나가 빙글빙글 돌다가 미쳐 버린다. 이런 착란증을 겪은 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광부와 덫사냥꾼들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랑데부의 주요 목적은 오두막 열병을 털어내는 데 있다. 한 주일 내내 이 도시는 황금을 찾던 골드러시 시대로 되돌아갔다. 가게 주인들은 가게에 전통 장식을 걸어 놓았다. 날마다 저녁이면 프렌치 캉캉 무용수들이 이 술집에서 저 술집으로 돌아다니며 춤을 추었다. 각종 콘서트가 벌어졌다. 심지어 ‘미스 랑데부’ 선발대회도 열렸다. 차 대접이나 책읽기 등으로 경쟁을 시키고는 가장 뛰어난 아가씨를 골랐다. 축제 마지막 날 시내 중심가에서 경쟁이 벌어졌다. 전기톱 최고수를 뽑기도 하고, 밀가루 포대를 실은 썰매로 유콘에서 힘이 가장 센 개를 고르기도 했다. 어떤 행사를 하든 배경에는 컨트리 뮤직이 흘렀다. 담배 연기 자욱한 술집에는 날마다 밤이 늦도록 컨트리 음악이 울려 퍼졌다. 그래서 유콘에서 마지못해 보내게 된 겨울은 우리게 좋은 기회가 되었다. 세계 일주여행을 떠난 지 벌써 4년. 그래도 여행을 하면 놀라운 일이 끊이지 않는다!
별을 보고 잠들어 새소리에 깨어난다 비박에서 캠핑카.. 2005-07-16
아웃도어에서는 잘 입고 잘 먹고 잘 자야 잘 놀 수 있다. 그래서 야외에 나갈 때는 의·식·주를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옷은 계절과 기능에 맞게 갖추면 되고 먹을거리는 라면이든 꽃등심이든 입맛 따라 고른다. 가장 고민되는 것은 잠자리. 야영장비를 일일이 챙겨 다니는 것은 부피든 가격이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호텔까지는 아니더라도 콘도나 펜션 혹은 휴양림을 많이 이용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안심할 수 있고 마음놓고 쉴 수 있으며 물도 펑펑 쓸 수 있으니 편리하다. 하지만 야영에 비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낭만이 없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자연의 밤바람을 느끼며 잠들고 이른 아침 풀내음과 새소리에 잠을 깨는 기분은 겪어 보지 않은 이는 모른다. 야영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준비를 해야 할 터. 마음에 맞는 스타일을 고르시라. ‘자연노숙’이라 할 수 있는 비박(bivouac)부터 ‘자연 속 호텔’ 격인 캠핑 트레일러까지 다양하다. 비박 비박(bivouac)은 ‘노숙’이라는 뜻의 프랑스 말이다. 쉽게 말하자. 골판지를 깔고 신문지를 덮고 있는 어느 이름 모를 지하도의 노숙자를 떠올려 보자. 바닥에 깔린 골판지를 에어 매트리스로 바꾸고 바람에 팔랑이는 신문지 대신 거위털 침낭을 덮는다. 그리고 지하도의 회색 풍경을 온통 녹색으로 바꾸면 노숙자의 찡그린 인상은 캠퍼의 행복한 표정으로 바뀔 것이다. 사실 비박이란 야외 잠자리의 하나라기보다 아웃도어에서 텐트를 칠 상황이 아닐 때 최소한의 잠자리를 확보하는 것으로 암벽등반이나 종주산행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가장 자연과 가까운 잠자리이기 때문에 요즘에는 하나의 잠자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숙에 비유했다고 해서 비박이 싸게 해결될 수 있는 잠자리는 아니다. 1인용 텐트나 비박색은 20만∼30만 원, 침낭커버만 해도 10만 원이 넘고, 침낭 역시 수십만 원에 이른다. 가장 싸게 잘 수 있는 방법은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판초우의나 은박매트리스를 몸에 두르는 것, 이슬만 피하는 것이다. 텐트 텐트는 야외에 간이집을 지은 꼴로 가장 대중적인 야외 잠자리이다. 돔형과 캐빈형으로 나뉘는데 돔형은 말 그대로 둥근 모양으로 가볍고 튼튼한 대신 높이가 낮아 생활하기에 불편하다. 캐빈형은 통나무집 모양의 텐트로 생활하기 편하지만 무겁고 바람에 약하다. 화창한 날씨에 오토캠핑을 떠난다면 캐빈형이 ‘딱’이다. 요즘에는 높이가 높은 돔형 텐트도 많이 나온다. 텐트를 칠 때는 평평한 곳을 골라 비닐을 깔고(비닐은 지물포에서 파는 김장용 비닐, 비닐과 텐트 사이에 골판지를 깔면 더 좋다) 그 위에 텐트를 친다. 텐트 안에는 야외용 은박 매트리스를 깔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놓는다. 주변의 벌레가 걱정되면 담배 두 개피 희생해서 주변에 뿌린다. 플라이 끈은 팽팽하게 할 것. 플라이 끈 중간부분에 은박지(알루미늄 호일)를 감아 놓으면 쉽게 눈에 띄어 지나는 이들이 걸리지 않는다. 값은 그야말로 천차만별. 돔형이든 캐빈형이든 기본적으로 최소한 20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일명 ‘명품 텐트’로 불리며 캠퍼들을 자극하는 스노우피크 텐트는 6인용 돔텐트가 100만 원이 훨씬 넘는다. 대신 매트리스가 필요 없고, 돔형이지만 천장이 높아 활동하기 편하며 천이 튼튼해 이슬이 스미지 않는다. 텐트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의 용도와 형편에 맞는 텐트를 고른다. 루프텐트 루프텐트는 텐트를 자동차 지붕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차 위에 텐트를 고정시켜 이동 중에는 접고 잘 때만 펴면 된다. 일반 텐트처럼 땅을 고를 일도 없고 돌멩이 쥐고 펙 박을 일도 없다. 게다가 접어도 안에 공간이 있기 때문에 루프 박스로 써도 된다. 루프텐트 안에는 매트리스가 깔려 있어 별도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제품에 사다리가 포함되어 있어 지붕까지 올라가기도 쉽다. 루프텐트의 장점은 마음만 먹으면 집이 ‘뚝딱’ 만들어진다는 점. 낮에 잠깐 눈 붙일 때도 그늘에 차를 대고 잠깐 올라가 편안하게 잘 수 있다. 현재 루프텐트는 이탈리아 수입제품과 국산품이 있다. 수입품의 경우 FRP 유리섬유를 이용해 무겁고 비싼 편. 월드카펜션(www.carpension.com)에서 만드는 ‘카펜션’은 ABS 수지로 만들어 가벼우면서도 저렴하다. 길이는 2m 10cm로 성인이 눕기에 충분하다. 가스식 쇼크 업소버를 이용해 여닫기도 편하다. 종류에 따라 125만∼155만 원. 캠핑카·캠핑 트레일러 캠핑카는 제대로 된 집을 차로 끌고 다니는 개념이다. 커다란 차에 집을 얹으면 캠핑카, 별채의 집을 차에 연결해 끌면 캠핑 트레일러라고 보면 된다. 이 둘을 통틀어 편의상 캠핑카라고 부르자. 앞의 3가지 잠자리 형태에 비해 캠핑카의 매력은 최고의 안락함과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는 점. 캠핑카만 있다면 ‘급한 볼 일’도, 끈적함을 없애는 샤워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다. 물론 오물통을 비우는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캠핑카는 수입하기도 하고 국내에서 만들기도 한다. 국산의 경우도 내장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다. 선택장비에 따라 값은 하늘과 땅 차이. 빌리는 것은 주말 24시간 기준 25만 원선. 캠핑 트레일러를 사려할 때 생각할 점은 차의 견인력. 내 차의 견인력에 맞는 트레일러를 사야 끌고 다닐 수 있다. 트레일러의 무게가 750kg 이상이면 특수면허가 필요하고 이동할 때는 트레일러에 사람이 탈 수 없다는 점도 알아둔다(자세한 내용은 본지 6월호 캠핑카 기사 참조). 글|서승범 기자 사진|박창완 사진팀장
Gallery The best place for t.. 2005-07-15
천지가 불상과 탑이나 '천불천탑'이네 그려 전남 화순 운주사 운주사에는 그 흔한 일주문 하나 없다. 험상궂은 얼굴로 악귀를 쫓는 사천왕도 안 보인다. 대신 곳곳에 널린 듯 서 있는 석불과 석탑들. 어떤 것은 부서져 처연하지만 있는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모두들 이곳에 들른 갑남을녀의 고만고만한 소원들을 안고 있으리라. 해가 저물어 운주사 하늘에 붉은 기운이 돌면 평안과 지혜도 깊어진다.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가 등줄기의 땀을 식힌다 전남 담양 대나무숲 나무도 풀도 아닌 것이 곧기와 푸르기로는 으뜸이요, 고소한 죽순에서 선선한 기운을 전하는 죽물까지 그 쓰임새가 많으니 고마울 일이다. 허나 살아생전 대나무의 미덕은 바람소리,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기운을 가졌다. 세상이 하 수상하여 모르고 뱉는 말, 남에게 상처 주는 말 많으니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에 귀를 씻을 일이다.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넉넉한 개펄 경기도 화성 제부도 ‘제부도’라는 이름에는 개흙의 냄새가 물씬하다. 거무스름하고 미끈미끈하여 유쾌하지 않을지 몰라도 섬 전체를 둘러싼 개펄은 자연의 신비요 넉넉한 보고다. 차가운 개흙이 발가락 사이로 스미는 것을 즐기며 개펄과 놀다 보면 알게 된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물이 개펄에서 살고 있음과 개중에는 우리 입맛에 딱 맞는 것도 제법 있음을 말이다. 얘야, 봉평에 꽃 피었구나. 나들이 가자꾸나 강원 봉평 메밀꽃 메밀꽃은 7월 중순이 되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니 지금이야말로 ‘메밀꽃 필 무렵’이다. 굳이 소설가 이효석의 이름을 빌지 않아도 봉평은 메밀꽃의 고장이다. 게다가 강원도의 한적한 마을인지라 5일장에서는 메밀 인심이 후하다. 입심 좋은 아낙의 농은 덤이다. 슬쩍 발길을 돌려 메밀밭을 향하면 바람을 타고 꽃이 전하는 말이 들릴 것이다. 허허, 돌 구르는 소리 좀 들어보게 경남 거제 학동 몽돌해수욕장 한없이 아름답지만 전쟁의 상흔을 안고 있는 섬 거제. 이 섬을 감싸고 도는 14번 도로. 그 어느 구석, 아늑하게 패인 곳에 동그란 몽돌들이 모여 바다와 경계를 이룬다. 여기에 하얀 포말이 한차례 휩쓸고 가면 돌들은 ‘다라락, 다라락’ 서로를 토닥거리며 부둥킨다. 예쁜 몽돌 골라 가방에 넣을 생각일랑 말고 마음에 몽돌 담아 보다 너그러워졌으면 싶다. 복날 무더위에 뼛속을 스미는 얼음 바람 경남 밀양 얼음골 삼복더위엔 간담이 서늘해지고 북풍한설엔 훈훈한 바람이 나오니 이보다 더 고마울 수 있을까. 그리하여 명의 허 준은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이곳 얼음골에서 들여다보았던 것이다. 때로 휴가도 일인지라 피곤하다면, 하루쯤 혼자 빈손으로 이곳에 들러 여름 땡볕과 휴가 스트레스로 달궈진 몸과 마음을 식혀봄은 어떤가. 말 없이 조용히 있어 더욱 아름다운 섬 전남 신안 임자도 우리나라에는 3천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국립공원의 이름을 가진 섬도 있고 영토분쟁으로 화제가 되는 섬도 있다. 임자도는 꽤 오래 전 간첩단 사건으로 잠시 입방아에 올랐을 뿐 지금은 잊혀졌다. 그저 섬 주민들의 생활 터전일 뿐인 섬, 되려 그래서 더 찾을 만하다. 섬이지만 차로 드나들 수 있는 것도 미덕이라 해야 할까. 산꼭대기에서 한 치 망설임 없이 내리꽂는 폭포 강원도 정선 백석폭포 강원도 정선의 졸두루 마을을 지나 한적한 59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멀리 산꼭대기에서 떨어지는 외로운 물줄기를 볼 수 있다. 봉우리는 갈미봉이고 물줄기는 백석폭포이다. 아니다. 실은 봉우리가 아니라 절벽 위 능선이다. 뭐 어떤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씻어 줄 수 있는 폭포라면 그것으로 족하다.
올 여름휴가는 텐트 안에서 보내는 거야! 안 가보면.. 2005-07-15
설악산 장수대 야영장 캠퍼들과 산악인들이 전국 으뜸으로 손꼽는 캠핑명소. 한계령 입구 산자락에 있는 장수대 휴게소 위에 있다. 한국전쟁 당시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전사한 병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59년 당시 3군단장 오덕준 장군이 산장을 세우고 장수대(將帥臺)라 이름지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송림이 시원한 나무 그늘을 만들고, 야영장 사이로 설악산에서 흘러내린 한계천이 물길을 열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장수대 북쪽으로는 설악 서북릉이 솟아 있고, 남쪽으로는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이 나란히 자리했다. 장수대 야영장은 400여 동의 텐트를 칠 수 있다. 입구로 들어가 송림 속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그곳에서 바로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다. 한계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화장실과 취사장이 각 2동씩 마련되어 있다. 한적한 캠핑을 하려면 다리를 건너가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국립공원 설악산관리사무소에서 입장료 어른 1천600원, 어린이 300원을 받는다. 텐트는 하루에 소형(3인 이하) 3천 원, 중형(4∼9인) 4천500원, 대형(10인 이상) 6천 원. 설악산 관리사무소 (033)672-2883, 장수대 분소 (033)463-3476. 설악산 주변에는 장수대 외에 설악동 야영장과 오색 야영장이 있다. 설악동 야영장은 500동의 텐트를 칠 수 있고, 3동의 샤워장과 5동의 취사장을 갖췄다. 오색 야영장은 100여 동의 텐트가 들어가는 임시 야영장.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주차장도 100여m 떨어져 있어 오토캠핑은 어렵다. 장수대에서 대승령 등산길로 1.2km, 40분쯤 오르면 높이 88m의 대승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 야영장 주변으로 한적한 트레킹 코스와 등산 코스가 수없이 널려 있다. 장수대 가는 길은 44번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팔당대교를 건너 44번 국도에 올라 그대로 직진해 홍천, 인제, 원통을 거쳐 한계령 길로 들어가면 된다. 한계령 휴게소를 지나 1km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입구가 보인다. 말골 명사십리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 자리한 유원지다. 말골은 모곡유원지에서 4km 정도 하류에 떨어진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홍천 서쪽 끝의 오지라서 장을 보기 위해서는 나룻배를 타고 춘천으로 나가는 길이 빠르다. 고운 모래알들이 강물 파도에 부딪히면서 울음소리를 낸다는 뜻의 ‘명사’(明沙)와 그 길이가 4km, 십 리에 이른다 해 ‘십리’(十里)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제에서 시작된 홍천강이 넓고 깊어지면서 모곡리와 마곡리 일대의 강가에 은색 모래밭이 만들어졌고, 말골까지 이어진다. 말골의 강에서는 체장 20∼30cm에 달하는 잉어과 민물고기 누치가 잡힌다. 이밖에 쏘가리, 모래무지, 잉어, 끄리 등을 낚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인근 상점에서 낚시도구(견지대 2∼3만 원)와 장작(1단 5천 원)을 살 수 있다.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매년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어른 2천 원, 어린이 1천 원의 요금을 받는다. 그 외 기간에는 무료. 홍천군 서면사무소 (033)434-0031. 명사십리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한 모곡 유원지도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강변에 나무가 있어 그늘을 찾을 수 있고, 주변 민가에서 식수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명사십리에서 강 위쪽으로 올라가면 낚시바위, 배바위 등 절경이 펼쳐지고, 온통 모래로 뒤덮인 남이섬이 나온다. 말골 인근에 임진왜란 때 왕실의 피난처로 쓰였다는 왕터산(해발 400m)이 자리했다. 높지는 않지만 트레킹 코스로 제격. 서울과 양평, 청평을 잇는 3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신청평대교를 건넌다. 394번 지방도를 타고 직진해 청평유원지를 지나 가평군 설악면 신천리, 위곡리를 거쳐 홍천군 서면 모곡리까지 들어간다. 모곡리 한서중학교 앞에서 말골 이정표를 따라 6km쯤 달리면 명사십리다. 연포 오토캠핑장 태안반도 일대는 해수욕장의 천국. 그 중에서도 연포해수욕장은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제격이다. 해수욕을 즐기면서 오토캠핑도 할 수 있기 때문. 충남 태안군 근흥면 도황리에 자리했다. 1985년 문을 연 연포 오토캠핑장은 숙박시설과 유흥가가 있는 중앙해변(로맨스 비치), 청소년 야영장 중심의 해변(고고 비치) 그리고 오토캠핑장(아리랑 비치) 등 해변이 세 개로 나뉘어 있다. 소나무가 그늘을 드리우는 1만4천 평 부지를 갖췄고, 잔디밭 위에 인공그늘막동을 세우는 등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했다. 차 한 대당 13평씩 개인 캠프구역이 주어진다. 해변의 경사가 완만하고 정남향이어서 수온이 다른 해수욕장보다 높다.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고, 썰물 때는 조개나 고동을 직접 잡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변 관광지가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고운 모래와 소나무숲과 더불어 바닷가에 핀 해당화를 볼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기암도 볼거리. 입장료는 1천100원. 텐트는 4∼5인용 한 동을 기준으로 1만 원, 6인 이상 1만2천 원, 10인 이상은 1만5천 원이다. 다른 곳에 비해 요금이 비싼 편이지만 전문 오토캠핑장인 점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다. 연포번영회 (041)674-0909. 연포 오토캠핑장의 단점은 주변에 역사 유적지나 관광명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안흥항에서 유람선(안흥성)을 타고 서해안을 관광할 수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빠져나와 서산 방향으로 좌회전해 32번 국도를 타고 태안 쪽으로 직진한다. 태안에서 2.3km를 달려 왼쪽으로 603번 지방도를 만나면 좌회전. 9.1km를 더 가면 연포해수욕장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 함허동천(涵虛同天) 야영장 강화도의 최고봉 마니산(469.4m) 서쪽 기슭에 자리한 함허동천은 200m나 되는 암반이 넓게 펼쳐진 계곡에 폭포까지 간직한 아름다운 계곡이다. 조선 전기의 승려 기화가 마니산의 정수사를 짓고 그곳에서 수도했다고 해서 그의 호인 함허를 따서 함허동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곡의 너럭바위에는 기화가 썼다는 ‘涵虛洞天’ 네 글자가 남아 있는데,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1988년 국민관광단지로 문을 연 함허동천 야영장은 취사장과 놀이마당, 잔디광장 등이 마련되어 가족 단위 캠핑은 물론 단체 캠핑에도 적합하다. 가장 큰 매력은 산 너머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점. 새해 일출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주차장 위쪽 매표소 근처에 좋은 자리가 많지만 사람들을 피하고 싶다면 상류 쪽으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1천500원이고, 4인용 텐트는 2천 원, 5∼9인용은 3천 원을 받는다. 10인용 이상은 4천 원. 주차는 무료. 함허가 지은 정수사부터 들러 보자. 신라 선덕여왕 8년에 회정대사가 창건하고, 조선 세종 8년에 함허대사가 보수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 깊은 사찰이다. 인근에 동막해수욕장이 자리해 갯벌체험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동막해수욕장의 끝에는 조선시대 요새로 사용했던 돈대가 자리했다. 강화도 해안도로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강화도로 들어가는 길목은 48번 국도가 지나는 신강화대교와 그 아래에 84번 지방도가 지나는 강화제2교(초지대교) 등 두 가지다. 어느 다리를 건넜든 84번 지방도를 타고 마니산이나 참성단 이정표를 따라 남쪽으로 달리면 함허동천 이정표를 볼 수 있다. 대관령 자연휴양림 1988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자연휴양림. 울창한 소나무숲과 맑은 계곡, 바위가 어울러진 대관령 기슭에 자리했다. 휴양림 안에 50∼200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찼다. 백두대간에 자리잡은 대관령 자연휴양림은 연평균 기온이 8℃밖에 안된다. 휴양림 고개 너머에 자리한 숲 속 수련장은 강의실과 숙박시설, 잔디광장, 체력단련실 등을 마련해 청소년 수련시설로 안성맞춤이다. 또 숲을 체험할 수 있는 길과 야생화 정원, 황토 초가집과 물레방아, 숯가마터 등도 색다른 볼거리. 산림문화휴양관 앞에 자리한 금바위폭포에서는 옛날에 사금을 채취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20동의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장이 마련되어 있다. 원목으로 만든 ‘숲 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 15명이 들어갈 수 있는 단체숙소를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1천 원, 어린이 600원. 야영장은 4인 기준 하루 4천 원. 중·소형차는 3천 원, 대형차(25인승 이상)는 하루 5천 원의 주차요금을 내야 한다. 숲 속의 집은 7평형이 하루 4만4천 원, 10평형 5만5천 원. 휴양림 관리사무소 (033)644-8327. 휴양림에서 나와 동쪽으로 20여km만 달리면 경포대해수욕장이다. 25km 떨어진 참소리 박물관은 세계에서 유일한 축음기 박물관이다. 에디슨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축음기에서 현재의 오디오에 이르기까지 4천500여 점의 전시물과 함께 축음기 발전사를 공부할 수 있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유명하고,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정동진역에도 들러 보자. 영동고속도로 강릉IC에서 나와 성산·대관령 방향으로 내려간다. 영동고속도로 옛길을 따라 대관령 방향으로 직진해 왼쪽으로 대관령 박물관을 지나 어흘리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회관 앞에서 오른쪽 비포장길을 따라 700m쯤 들어가면 휴양림에 닿는다. 미천골 자연휴양림 강원도 양양군 서면 황이리 미천골에 자리했다. 7km에 달하는 미천골 계곡은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며 굽이쳐 흐른다. 응복산, 조봉, 만월봉 등 백두대간의 고봉들에 둘러싸인 심산유곡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휴양림 안에는 100평 규모의 오토캠핑장과 신라시대 고적인 선림원지와 불바라기약수터, 재래봉(토종꿀) 보호구역 등이 자리해 문화유적 탐방과 함께 자연교육을 겸할 수 있다. 피서철에는 입장객 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예약하고 간다. 미천골 휴양림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면 인근 서림천과 공수전유원지, 용소골도 추천할 만하다. 미천골 아래의 서림천은 피서철에도 크게 붐비지 않는 한적한 곳이다. 서림천과 이어지는 공수전 유원지와 용소골도 제3의 피서지. 매년 7월 10∼8월 20일에 개장한다. 넓고 평평한 솔밭이 있어 야영하기에 좋다. 미천골 자연휴양림은 입장료 어른 1천 원, 어린이 300원. 주차요금은 하루에 중·소형 3천 원. 2곳의 야영장 이용료는 하루 2천 원, 나무 평상(데크) 위에 텐트를 칠 수 있는 곳은 4천 원이다. 오토캠핑장은 하루 1만 원. 휴양림 관리사무소 (033)673-1806. 휴양림에서 30km 달리면 설악산이다. 법수치마을과 어성전, 오색약수, 오색온천, 낙산해수욕장 등 유명 관광지가 가까운 것이 미천골 휴양림의 매력이다. 휴양림에 잠자리를 마련하고 물놀이를 위해 해수욕장으로 출퇴근하는 것도 색다른 피서법이다. 주변에서 인진쑥, 장뇌삼, 송이, 산채 등 지역특산물도 살 수 있다. 구룡령 정상에서 휴양림 쪽으로 이어지는 56번 국도는 수려한 계곡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 없다. 홍천에서 양양으로 이어지는 56번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구룡령을 넘어 32km쯤 달리면 ‘황이리’라는 마을에 들어선다. 왼쪽에 ‘미천골 공예사’가 있고, 그 오른쪽으로 미천골 자연휴양림을 알리는 대형 안내판이 보인다. 불정동 자연휴양림 경북 북동쪽, 문경새재 남쪽에 자리했다. 행정구역은 문경시 불정동 시유림. 약수산이라 불리는 수정봉(487m) 산자락에 안겨 아늑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수정봉은 숲이 울창하고 맑은 계곡이 흘러 문경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 50동의 텐트가 들어가는 야영장과 14개의 야영 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불정동 자연휴양림의 특징은 놀거리가 많다는 점. 매표소 위에 자리한 청소년수련관에는 게이트볼 광장이 있고, 잔디광장과 체육시설도 갖췄다. 계곡물을 막아 물놀이터도 만들었다. 또 휴양림에서 차를 타고 8km, 10분 정도 나가면 클레이 사격장이 있다. 어른 5천 원, 청소년 3천 원을 내면 MTB도 하루종일 빌릴 수 있다. 계곡 인근 벚나무 아래 긴 나무의자가 놓여 햇빛을 피해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좋을 듯. 14개의 야영데크도 소나무 아래 마련되어 시원하다. 입장료는 어른 1천 원, 어린이 500원. 주차요금은 하루 3천 원(중·소형). 야영 데크는 하루 7천 원, 원두막은 1만 원이다. 휴양림의 통나무집은 하루 기준 6평이 5만 원, 10평 7만 원, 20평은 15만 원이다. 청수년수련관 (054)552-9443, 550-6456. 휴양림에서 20km, 30분쯤 벗어나면 조선시대 영남과 기호지방의 문턱 역할을 하던 문경새재다. 차로 20분쯤 거리에는 문경온천이 자리하고 있다. 문경온천은 지하 774m에서 솟아오르는 칼슘 중탄산 온천수로, 연한 황토빛이 나고 끈끈한 특성이 있어 혈액순환과 피부에 좋다. 수려한 경관과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자랑인 쌍용계곡도 볼거리. 휴양림 건너편에는 약수로 유명한 운암사가 터를 잡고 있다. 문경시에서 3번 국도를 타고 문경새재 방향(북쪽)으로 8km쯤 달리다가 첫 번째 삼거리가 나오면 운암사 이정표에 따라 좌회전한다. 여기서 1.8km 직진하면 불정동 자연휴양림 간판이 보인다. 유명산 자연휴양림 가평군 설악면 가일리에 자리잡은 유명산은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해발 862m의 유명산 입구 계곡 안쪽에 자리해 산이 울타리를 두르고 있다. 참나무가 많은 천연림 지대와 낙엽송, 잣나무 등을 심어 놓은 인공림 지대가 어울려 풍경이 뛰어나다. 기암괴석과 계곡을 따라 완경사·급경사가 조화를 이루는 등산로 주변에는 갈참나무, 단풍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정상에는 고사리와 억새밭이 있고, 지역특산물인 취나물, 고사리, 더덕, 머루와 표고버섯 등이 자생한다. 휴양림에는 야영 데크 21개와 한꺼번에 1천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야영장, 50여 대가 들어갈 수 있는 오토캠핑장이 마련되었다. 휴가철에는 찾는 이들이 많아 피하는 것이 좋다. 수도권에 살고 있다면 평소 주말 나들이 코스로 유명산 휴양림만큼 좋은 곳도 없다. 입장료는 다른 휴양림과 마찬가지로 어른 1천 원, 어린이 300원이다. 야영장은 텐트 1동에 2천 원, 야영 데크 4천 원. 오토캠핑장은 8천 원을 받는다. 주차장은 하루 3천 원. 숲 속의 집은 5평형이 4만 원, 9평형이 5만5천 원이다. 휴양림 관리사무소 (031)589-5487. 가평은 청평유원지, 산장유원지, 명지계곡, 운악산, 현등사, 용추계곡 등 군 일대가 전부 관광지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유명산 옆에 우뚝 솟은 어비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이 어비계곡. 유명산과 아주 가까워 잘 알려진 곳이다. 유명산 동쪽으로는 해발 1천157m 용문산이 이웃해 있다. 약 2km쯤 걸어올라 만나게 되는 용문사와 1천100년을 살았다는 은행나무가 명물이다. 6번 국도를 타고 양수리, 국수리를 지나 양평 시내 초입에 있는 양평군민회관 사거리까지 직진한다. 회관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37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 양평 한화콘도 입구와 중미산 자연휴양림을 지나 유명산 입구에 닿는다. 글│장한형 기자
외로운 바다 짜릿한 낚시 무녀도 갯바위에서 낚시에 .. 2005-07-15
prologue 하나. 날씨가 더워지면서 물이 그리워졌다. 시원하기로 따지면 그늘진 숲의 계곡을 따라갈 곳이 없겠으나, 아직은 햇볕이 따갑지 않아 보는 것으로도 만족할 것 같았다. 대신 관광객 넘쳐나는 바닷가는 곳곳의 쓰레기와 어지러운 소음 때문에 사양하고 싶었다. 그래서 섬을 찾기로 했다. 둘. 그동안 낚시라고는 생수통에 낚싯줄 감아 해본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낚싯대 드리우고 물고기와 밀고 당기는 신경전도 벌여야 낚시를 해봤다고 할 수 있지 않겠나. 그것도 망망대해에 배를 세우고 하는 낚시나 파도가 날름대는 외로운 갯바위에서 해야 제대로 된 낚시일 것 같았다. 셋. 한때 회를 질리도록 먹는 것이 꿈이었다. 어렸을 적 자장면처럼. 하지만 양이 풍부해지면 질을 가리는 법. 이제는 어종을 가리고 양식/자연산을 따지게 되었다. ‘완전자연산’ 물고기의 쫄깃한 느낌은 거부할 수 없었다. 게다가 요즘은 감성돔이 많이 잡힌다고 하니 …. 6월14일 5:00 - 배에 몸을 싣다 전날 서울에서 내려가면서 군산낚시프라자 정재열 사장과 통화를 했다. “언제 찾아뵈면 되겠습니까?” “3시에 오세요.” “네? 지금 4시가 넘었는데.” “내일 새벽 3시요.” 그래서 저녁을 서둘러 먹었다. 이른 잠자리가 어색할까 싶어 소주도 한 잔 곁들였다. 일찍 잠을 청했지만 뒤척거리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금세 울리는 휴대전화 알람. 서둘러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가게 앞이 밑밥을 만드는 낚시꾼으로 붐빈다. 밑밥을 챙겨 배를 타러 떠난 시간은 3시 반 무렵. 재미있다. 기자가 끌고 간 차만 빼고 죄다 SUV다. 정 사장의 코란도 패밀리를 비롯해 갤로퍼, 테라칸, 쏘렌토…. 낚시가 아니라 오프로드 동호회 그룹 주행인 듯한 착각. 군산항에서 일부 배를 태워 보내고 우리는 야미도로 향했다. 고군산군도로 향하는 배가 이곳에서 떠나기 때문이다. 야미도 역시 고군산군도에 속하는 섬이었지만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되어 버렸다. 새만금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아무나 드나들 수 없지만 낚싯배를 타러 가는 것은 괜찮다. 오프로드 랠리 코스 같은 비포장길을 10km 넘게 달려 도착한 야미도. 군산낚시프라자의 지점이 있는 이곳에서 낚시 채비를 꾸린다. 다시 차를 타고 2∼3분 가면 배를 타는 곳이 있다. 시침은 어느새 5시를 가리키고 있다. 해가 뜨진 않았으나 이미 동이 터서 하늘이 파랗다. 6월 14일 5:17 - 서해의 모든 ‘감생이’여 나에게 오라 배에 올랐다. 잠시 후 도시락이 오자마자 배는 출발한다. 잔잔한 물살을 타는 배의 흔들림은 유쾌하기까지 하다. 배가 향한 곳은 고군산군도. 예전에는 고군산열도라 불렀다. 사람이 사는 유인도가 10개여서 그렇게 불렀다는데, 지금은 63개의 섬 중 유인도가 16개란다. 옛날 고려시대에 이곳에 군산진이라는 수군진영이 있었지만 조선 세종 때 진영이 육지로 가면서 군산이라는 이름도 가져갔다. 대신 이곳에는 ‘옛 고(古)’자를 붙여 고군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장 유명한 섬은 신선이 놀았다는 선유도. 선유도와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는 다리가 놓여 마음대로 오갈 수 있다. 배는 대장도보다 더 멀리 떨어진 관리도를 향한다. 감성돔이 잘 잡힌다는 포인트에 낚시꾼들을 하나둘씩 떨어뜨린다. 장소에 따라 물살과 바닷속 지형이 달라 감성돔이 잡히는 수심도 다르다. 그래서 선장 김태선 씨는 포인트마다 수심을 일러준다. “거기는 4m로 하세요. 그리고 너무 멀면 안돼요. 좀더 가깝게 …. 그렇지, 그렇지.” 야미도가 고향인 김태선 씨는 선장생활 30년 가까운 베테랑이다. 낚시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뱃길을 다닌 세월이 세월이다 보니 물고기의 움직임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바다낚시에서 중요한 것은 포인트만이 아니다. 같은 어종, 같은 포인트라도 물이 들고 날 때 다르고 사리(조석의 차가 가장 클 때)와 조금(사리의 반대)이 다르다. 그리고 날씨에 따라서도 물색과 온도가 달라지기 마련. 바다는 평화스러웠다. 가끔씩 오가는 낚싯배의 소리와 수면 위를 오가는 갈매기 소리를 빼면 고요 그 자체였고, 곳곳에 보이는 양식장 역시 평화롭기 그지없다. 이미 자리를 잡은 낚싯꾼들 역시 조용히 물 위의 찌만 바라볼 뿐이다. 여러 섬을 들러 드디어 마지막 목적지인 무녀도에 도착했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파랗던 하늘은 어느새 노랗게 물들어 있다. 해는 떴지만 구름이 많이 낀 탓이다. 갯바위에 내려 낚시 준비를 한다. 낚싯대를 꺼내 바늘을 끼우고 자리를 잡는다. 갯지렁이를 끼우기도 하고 크릴 새우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지렁이 한 마리 혹은 크릴 새우 한 마리로 물고기를 유혹하기엔 약하다. 그래서 크릴 새우와 집어제(물고기가 좋아하는 향을 넣어 물고기를 유인한다)를 섞은 밑밥을 뿌린다. “감생이(감성돔)나 한번 잡아볼까?” 낚시 가이드를 하는 최진규 씨는 기자의 낚싯대를 조립해 주고 나서 감성돔 낚을 채비를 한다. ‘일단 회를 먹고 주변에 인심도 쓰려면 못해도 예닐곱 마리는 잡아야 될텐데, 한 시간에 한 마리씩만 잡아도 충분하겠다’ 싶은 마음에 기자도 덩달아 자신만만. 하지만 조금 전 배에서 들었던 김태선 선장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감성돔은 힘이 좋아서 기술이 없으면 먹이만 먹고 가 버려요.” 그리고 기자는 돌아오는 배에 올라탈 때까지 이 말을 계속 되뇌어야 했다. 6월 14일 7:30 - 잔챙이는 가라, 월척만 오라 가이드를 맡은 최진규 씨 외에도 요즘 낚시의 맛에 빠진 허 원 씨와 부산에서 온 차정석 씨가 함께 자리를 잡았다. 준비를 마치고 낚싯대를 물에 드리우자 사방은 조용해진다. 이제 남은 것은 물고기를 낚는 것. 릴 낚시를 처음 해보는 까닭에 아직 손에 익지 않다. 릴 고정 장치도 익숙하지 않고 미끼를 끼우기 위해 낚시 바늘을 잡는 것도 여의치 않다. 어렵진 않다. 다만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20∼30분 해보면 금방 손에 익는다. “줄을 더 줘요. 더. 더. 더.” ‘이제나 무나, 저제나 무나’ 기다리고 있는데 최진규 씨가 한마디 한다. 그렇게 잡고 있어 봐야 절대 못잡는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미끼도 가장 토실토실한 새우로 끼우고 미동도 않고 있는데…. 최진규 씨의 말은 낚싯줄을 팽팽하게 하지 말고 느슨하게 드리우라는 뜻이었다. 물고기가 입질을 할 때 먹이가 따라 내려가야 물기 때문이다. 줄을 팽팽하게 잡고 있는 기자는 함정만 파고 위장을 하지 않은 꼴인 셈이다. 경치도 좋고 바람도 좋지만 낚시 자체의 스릴은 입질과 손맛이다. 물고기 입장에서야 먹느냐 마느냐가 목숨을 건 결정이다. 그래서 건드려도 보고 입도 대봤다가 ‘괜찮겠다’ 싶으면 덥썩 무는 것이다. 손끝에 전해 오는 간지럼을 참지 못하고 낚싯대를 당기면 물고기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다. 낚아채고픈 유혹을 참고 찌가 물 속으로 쑥 들어갈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참을성이 필요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차정석 씨의 찌가 물 속으로 숨나 싶더니 이내 낚싯대가 휜다.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낸 것은 손바닥만한 노래미. 어류학자의 관점에서 보면 횟대목 쥐노래미과에 속하는 어류이고, 낚싯꾼의 눈에는 게와 새우를 좋아하고 미끼를 깊게 드리워야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이다. 하지만 술 한 잔 꺾기 좋아하는 일반인의 생각에는 육질이 단단하여 횟감으로 그만인데다 작은 것은 뼈째로 써는 ‘세꼬시’감으로 으뜸이다. 노래미를 시작으로 이런 저런 물고기들이 낚싯바늘에 걸려 올라온다. 유독 기자의 찌만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고 수면을 떠돈다. 그래도 욕심은 난다. ‘요런 잔챙이 말고 좀 커다란 놈 안 무나. 잡지에 나오는 50∼60cm짜리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어른 팔뚝만한 놈은 좀 물어 줘야 되는데.’ 그때, 바로 앞에 어른 팔뚝만한 숭어가 모습을 드러낸다. 크기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가장 작은 녀석도 묵직해 뵌다. 최진규 씨가 숭어 낚기에 나섰다. 낚싯대를 거둬 줄을 바싹 당긴다. 감성돔은 깊은 물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수심을 깊게 주지만 숭어는 수면 바로 밑에 있어 미끼가 보일 정도로 수심을 얕게 줘야 한다. 숭어를 낚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에는 숭어를 치어라 하면서 ‘의심이 많아 화를 피할 때 민첩’한 성질을 갖고 있다 했다. 아울러 ‘맛이 좋아 물고기 중 제일’이며 ‘진흙을 먹으므로 백약에 잘 어울린다’고도 썼다. 이로써 숭어를 낚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한 녀석이 미끼를 무나 싶더니 그대로 고개를 돌린다. 밑밥을 계속 뿌려 숭어들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도록 하고 계속 기다린다. 20분쯤 지났을까. 숭어 하나가 미끼 주변을 맴돌더니 미끼를 툭툭 치다가 덥썩 문다. 숭어는 크고 힘이 좋아 자칫하면 낚싯줄이 끊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너무 세게 낚아채면 주둥이가 터지기도 한다. 일단 줄을 감고 다시 풀었다가 또 감는다. 그러다가 숭어의 힘이 좀 빠졌다 싶으면 물 밖으로 끌어낸다. 숭어가 공기를 마시면 힘이 더 빠진다고 한다. 최진규 씨와 숭어의 기싸움은 2∼3분의 실랑이 끝에 최진규 씨의 승리로 끝났다. 뜰채로 건진 숭어는 40∼50cm는 족히 되어 보였다. 6월 14일 9:00 - 내게 손맛을 보여다오 벌을 치는 이들은 동이 트기 전에 벌꿀을 채집한다. 아직 벌들이 잠에서 덜 깨 정신이 없을 때 그들의 먹이를 빼앗는 것이다. 이때는 벌이 잘 물지도 않을 뿐더러 물려도 그닥 아프지 않다. 하지만 해가 뜬 다음은 상황이 달라진다. 웽웽거리는 소리도 클 뿐 아니라 물리면 얼굴 형태가 달라질 정도로 아프다. 같은 이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낚시꾼들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새벽부터 해가 제대로 내리쬐기 전인 9시나 10시 정도까지 그날 잡을 고기의 80∼90%가 잡힌다. 대개 오후 2∼3시에 철수하는데 그때까지는 어렵게 나온 길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아 있는 것이란다. 물고기들의 입질이 한가해지면서 낚시꾼도 덩달아 할 일이 없어졌다. 가끔 낚싯대를 들어 미끼가 아직 붙어 있는지 확인하고, 없으면 새로 꿸 뿐. 한가해지니 배가 고프다. 눈뜬 지 7시간이 지났으니 배가 고픈 것도 당연한 일. 잠시 낚싯대를 놓고 모여 앉아 도시락을 펼친다. 단체로 주문한 도시락인지라 푸짐하진 않지만 배고픔을 생각하면 진수성찬. 이런 뱃속 사정을 알았는지 밥을 꾹꾹 눌러 담았다. 밥을 얼른 먹고 쓰레기를 정리해 놓고 다시 낚시 대형으로 흩어진다. “방해하지 말고 저쪽으로 가요. 아줌마가 있으면 고기들이 오겠어요?” “낚시나마나 고기가 하나도 없구만, 뭘. 나는 봤잖아요. 고기 없어요.” 우리 쪽에 가까이 온 해녀와의 대화다. 10시 넘은 시간이라 이제 고기가 그다지 많지 않다더니 정말인가 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기자는 이제껏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 이리저리 낚싯대를 조금씩 옮기다가 뭔가 걸린 느낌이 들어 잡아당기는데 이 녀석 힘이 보통이 아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가이드에게 도움을 청한다. 가이드는 몇 번 잡아당겨 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수초에 걸렸네요” 하며 툭툭 잡아 당긴다. 릴을 감으니 낚싯바늘에 물고기 대신 수초가 매달려 있다. 물고기가 외면하는 낚싯대 앞에서 기자는 작아진다. ‘잡히지 않아도 좋다. 손맛이라도 보게 해다오.’ 빈 낚싯바늘에 크릴 새우만 축내기를 십수 회. 팔이 아파 겨드랑이에 낚싯대를 끼고 삐딱하게 서 있는데 겨드랑이에 미세한 진동이 전해진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번에는 뭔가 물긴 문 것 같다. 낚싯대를 손으로 잡으니 저 안에서 어떤 녀석인지 입질을 하는 것이 느껴진다. 이내 찌가 물 속으로 사라진다. ‘걸려라!’ 주문을 외며 휙 잡아 당겼다. 올커니, 걸렸다. 저항이 꽤 센 걸 보니 큰 녀석이 아닐까 하는 기대도 든다. 조심조심 릴을 감자 물고기 한 마리가 펄떡거리며 모습을 드러낸다. 노래미다. 크기는 겨우 한 손에 감쌀 정도. 바늘을 빼려 물고기를 잡자 손을 튕겨낸다. 넓은 바다에서 활개치고 다녔으니 얼마나 힘이 좋으랴. 바늘을 깊이 삼켰는지 여간해서 빠지지 않는다. 겨우 잡아 빼서 그물에 넣었다. 그리고 그뿐이었다. 더 작은 치어가 잡혀 다시 놓아준 것을 빼면 손맛만 서너 번 맛보았을 뿐 실적은 형편없다. 허 원 씨도 별 재미를 못 보았다. 최진규 씨와 경력이 오랜 차정석 씨만 이따금씩 물고기를 잡아올릴 뿐이었다. 11시가 넘고 12시가 지나자 햇빛이 뜨거워진다. 그늘 한 점 없는 갯바위에 찌만 바라보고 서 있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우리를 태워 갈 배는 3시에 오기로 되어 있고, 물통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장마철에 귀한 것이 물이듯, 천지가 물인 갯바위에서도 가장 아쉬운 것은 마실 수 있는 물이다. 6월 14일 13:30 - 기나긴 하루가 지나다 수면을 스치는 길다란 은빛의 물고기들. 학꽁치다. 단정하게 생긴 은빛 몸매와 더불어 주둥이가 학의 부리처럼 뾰족하게 튀어나와 학꽁치로 불린다. 성질머리가 급해서 낚싯바늘에서 빼기도 전에 죽어 버린다는 학꽁치이자 일본사람들이 ‘사요리’라 부르며 사족을 못쓴다는 학꽁치이다. 그만큼 맛이 기가 막힌 물고기다. 한가하던 갯바위의 분위기가 다시 고조된다. 학꽁치가 은빛 꼬리를 흔들며 낚싯줄에 매달려 올라오자 탄성이 나온다. 저것이 씹다 보면 저절로 녹아 목구멍으로 사라진다는 학꽁치 아닌가. 아직도 학꽁치들은 우리 앞을 기웃거리고 있다. 최진규 씨가 밑밥을 아낌 없이 뿌리면서 미끼를 던져 보았지만 학꽁치들은 밑밥만 맛나게 먹을 뿐 입질할 생각을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가해진 입질과 따가울 정도로 강한 햇빛, 침이 마르는 갈증은 지루함으로 다가온다. 지겨운 현실을 이기는 방법은 즐거운 상상. 주인공은 우럭이다. 차정석 씨 : “우럭 새끼를 맛나게 먹을라카믄(먹으려면), 살짝 얼려가(얼려서) 올리브유를 살살 발라가(발라) 후라이팬에 놀짱놀짱(노릇노릇하게) 구버가(구워) 소금 살짝 찍으면 마 맛이 끝내준데이.” 허 원 씨 : “우럭요? 우럭은 번개탄 피워 갖고 목장갑 끼고 딱 들고 뜯어야 제맛이요.” 최진규 씨 : “숭어도 맛있어요∼. 여그 숭어는요 비린내도 없어요. 아주 맛나요. 있다가 함 먹어 봐요. 내가 장담한다니까.” 3시가 다 된 시간. 아침 9시에 먹은 밥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오래. 칼과 초장도 준비하지 않았으니 방법은 하나, 배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시간은 기다림이 절실할수록 더디 가는 법이어서 30분이 3시간처럼 느껴진다. 멀리 뿌연 섬의 실루엣 옆으로 배의 모습이 나타난다. 엔진 소리가 우리가 탈 배라고 한다. epilogue - 회를 눈앞에 두고 돌아서다 사실 고군산군도에 왔다면 선유도에 들러 한번쯤 신선이 되어 보는 것이 섬에 대한 예의겠지만, 함께 낚싯배를 타고 가야 하니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하지만 신선이 되지 못한 아쉬움보다 더 컸던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었다. 야미도에 내려 시원한 물 한 모금을 들이키니 시간은 4시를 훌쩍 넘겼다. 하루를 돌이켜보면 바다를 보며 학꽁치의 부드러운 육질이든 우럭의 쫄깃한 육질이든 소주에 곁들이는 것이 맞지만, 취재 일정을 생각하면 이미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최진규 씨는 다른 손님들의 물고기를 다듬어 얼음에 재고는 우리가 잡은 고기들을 손질한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진짜 아쉬운데요, 일정 때문에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회는 한 젓가락 뜨고 가셔야죠. 같이 고생했는데 ….” 바다낚시는 어렵다. 물고기에 따라 낚싯대나 미끼도 달리 해야 되고, 낚는 방법도 달리 해야 한다. 물때도 따져 봐야 되고, 하루 종일 땡볕에 서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외롭다. 거꾸로 그렇기 때문에 낚시의 참맛을 알 수도 있다. 외로움을 달래 주는 것은 오로지 바닷속에서 전해오는 손맛의 유혹뿐이기 때문이다. 취재 협조 : 군산낚시프라자 (063)442-4046 gunsannaksi.com 글|서승범 기자 사진|정진호 기자 초보자 바다낚시 가이드 즐기려면 잘 챙겨라! 낚싯꾼의 세계는 ‘오로지 낚시’다. 그래서 먹을 것도 사람 먹을 밥보다 물고기 밑밥과 미끼를 더 챙긴다. 하지만 바다낚시를 경험하고 싶은 이라면 든든한 먹을 거리와 시원한 마실 거리, 긴 소매 옷을 준비해야 한다. 먹을 거리는 제대로 된 한 끼 밥과 여러 가지 간식거리가 필요하고 마실 거리는 얼려가는 것이 좋다. 긴 소매 옷은 새벽에는 추위를 막고 낮에는 피부가 타는 것을 막는다. 낚시점이나 등산장비점에서 1인용 방석(2천 원) 하나 있으면 엉덩이가 편하다. 갯바위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매너 3가지. 옆 팀 방해 안하기, 조용히 하기 그리고 자기 쓰레기 치우기다. 다른 사람이 낚싯대를 드리운 곳에 낚시를 던지지 않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낚시 예절. 시끄럽게 하면 고기들이 오질 않는다. 물고기가 입질을 할 때는 숨소리도 내지 않는 것이 ‘꾼의 세계’이다. 재미로 읽는 코너 물고기도 물을 마실까? 갯바위에 대여섯 시간 머물다 보면 바닷물이라도 마시고 싶을 만치 목이 마르다. 물 속에 있는 물고기가 부러울 뿐. 하지만 물고기도 갈증을 느낀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의 경우 몸 속의 염도보다 바닷물의 염도가 높기 때문에 삼투 현상에 의해 몸 안의 물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물고기는 입을 뻐끔거리며 바닷물을 마신다. 물론 바닷물의 염분은 아가미로 내뱉고 수분만 흡수한다. 민물고기는 반대. 몸 안의 염도가 물의 염도보다 높아 수분이 몸 안으로 들어온다는 뜻. 그래서 민물고기는 먹이를 통해 염분을 보충한다. TIP 고군산군도 낚싯배가 아닌 일반 여객선을 타고 간다면 군산 여객선 터미널을 이용한다. 하루 4차례 오가며 값은 성인 기준 편도 1만1천 원 안팎. 유람선은 군산항에서 떠나 다시 군산항으로 돌아오는 유람 코스로 코스에 따라 1만5천 원에서 3만 원 사이. 낚싯배를 이용할 경우 비응항이나 내항에서 출발하면 3만∼4만 원 정도, 야미도에서 출발하면 거리에 따라 1만∼3만 원 정도 한다. 이밖에 흑도는 4만 원선, 어청도는 6만 원 정도 한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낚시 뿐만 아니라 선유도를 둘러봐야 한다. 선유도와 다리로 연결된 장자도의 해지는 풍경은 놓치기 아까운 장관이다. 선유해수욕장은 주변에 자잘한 섬들이 많아 높은 파도가 없고 망주봉을 안고 있어 경치가 좋다. 금강하구둑 금강하구둑은 400여 km를 달려온 금강물이 서해로 접어드는 곳. 지난 1990년에 만들었으며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공급은 물론 흙과 모래가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막아 군산항을 보호하고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농경지를 보호한다. 금강하구둑 덕분에 군산과 장항은 이웃이 되었고, 바로 옆에는 철새도래지가 있어 장관을 이룬다. 휴게소 꼭대기에 간이전망대가 있다. 동백정은 동백꽃으로 유명하지만 꼭 철이 아니라도 동백정은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너른 바다를 배경으로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가 일품이며 그 사이로 부는 바람 또한 상쾌하기 때문이다. 바로 옆의 서해안화력발전소 때문에 운치는 덜하지만 소나무숲 산책길은 갔던 길을 다시 오게 만드는 힘이 있다. 동백정 옆에는 홍원항과 서천해수욕장이 있어 포구의 정취와 해수욕장의 관광도 겸할 수 있다. 희리산 자연휴양림 군산에서 금강하구둑을 건너 서천에 오면 희리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희리산은 높이 329m의 낮은 산이지만 늘씬한 해송들이 있어 찾은 이를 반긴다. 희리산 자연휴양림은 여느 휴양림처럼 산막과 야영장이 있다. 휴양림 안에 물놀이장이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7평형 4만4천 원, 21평형 12만 원. 인터넷 www.huyang.go.kr에서 오른쪽 지도의 충청도-희리산자연휴양림 선택. 군산에는 군산버스터미널 근처에 여관이 많다.
휴가철 안전한 자동차여행을 위한 체크포인트 미리 점.. 2005-07-12
무더위가 본격화되는 7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고 마음은 이미 바다나 강으로 떠난 지 오래다.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바캉스를 갈 생각에 들뜬 기분은 7월이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들뜬 기분에 자칫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올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음의 체크포인트를 꼭 기억하도록 하자. 할인점에서 용품 구입과 정비를 한번에 해결 바캉스를 떠나기 앞서 먼저 할 일은 자동차 점검이다. 먼저 엔진 오일과 브레이크 오일, 변속기 오일 등의 상태와 양을 체크해본다. 오일이 부족하다고 바로 차가 서지는 않지만 그대로 놔두고 장거리를 달리다 보면 엔진에 고장을 일으켜 수리비가 만만찮게 들 수 있다. 또한 황사로 인한 먼지나 비가 내리는 길을 달릴 때 더러워지기 쉬운 앞 유리를 닦아주는 워셔액도 확인해보고 부족하면 채워 넣자. 워셔액이나 엔진 오일은 자동차 용품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밖에 여름용 시트커버, 발수 코팅제, 그리고 햇빛 가리개 등과 같이 바캉스 길에 필요한 자동차 용품들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도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 타이어 상태도 출발 전에 확인하자. 타이어 공기압은 너무 낮거나 높지 않게 규정치(30∼34psi)에 맞춰 채운다. 공기압이 맞지 않은 상태로 장거리를 달리면 심한 편마모가 일어나 타이어를 교환해야 할지도 모른다. 만약 타이어가 많이 닳았거나 편마모된 상태라면 미리 교환하는 것이 안전하다. 타이어 교환 때는 휠 얼라인먼트도 꼭 확인하도록 한다. 떠나기 준비도 바쁜데 자동차와 관련된 워셔액이나 타이어 점검을 위해 용품점과 정비소를 두 번이나 다닐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이 있으면 대형 할인점의 자동차 코너를 방문하자.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할인점에서는 바캉스 시즌을 맞아 자동차 용품 할인 행사와 더불어 간단한 자가정비를 도와준다. 대부분 용품과 정비코너를 한 곳에 같이 두는 곳이 많아 용품 구입과 안전점검을 한번에 끝낼 수 있다. 다음은 효율적인 짐 챙기기 요령이다. 요즘 7∼9인승 SUV가 부쩍 늘었다지만 여전히 세단형 승용차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차들은 SUV나 미니밴에 비해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작기 때문에 많은 짐들을 싣는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보통 트렁크에 넣고도 모자라 차 안 여기저기에 쑤셔 넣으면 짐 때문에 정작 사람이 비좁게 앉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피하기 위해 우선 트렁크의 잡다한 자동차 용품을 정리한다. 꼭 필요한 공구 등만 남겨두고 여행에 쓸모가 없는 것은 깨끗이 치운다. 다음으로 도착한 후 꺼내는 순서를 생각해 짐을 싣는다. 캐리어를 사용하면 승용차도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보통 루프 캐리어는 선반형과 파이프형이 있는데, 선반형은 디자인이 투박하고 무겁긴 하지만 짐이 많이 들어가 실용적이다. 파이프형은 루프라인을 따라 달린 두 개의 봉에 짐을 얹는 제품이다. 이러한 루프 캐리어는 루프랙에 쉽게 달 수 있고, 루프랙이 없는 차라면 별도의 키트를 붙여 고정한다. 이밖에 지붕에 얹는 루프 박스는 다양한 짐을 수납하기에 좋은 제품이다. 지붕에 갖가지 물건을 얹는 게 불안하다면 트렁크에 붙이고 끈으로 고정시키는 트렁크 캐리어도 꽤 유용하다. 루프 캐리어만큼 많은 짐은 실을 수 없지만 웬만한 여행용 가방 같은 것을 올려두기에 좋다. 용품점 등에서 살 수 있는 캐리어는 보통 스웨덴과 일본, 프랑스에서 수입한 제품을 비롯하여 국산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10만∼40만 원 정도 들이면 구입에서 설치까지 끝낼 수 있다. 2가지 코너링 원칙으로 가족이나 친구 등을 태우고 떠나는 길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보통 운전을 하다 보면 난코스를 만나게 되는데 운전중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미리 익혀보자. 강원도처럼 유난히 급커브가 많은 국도에서는 몇 가지 주의할 운전 요령이 있다. 특히 초보 오너에게는 눈앞의 굽은 길이 그리 만만치 않다. 먼저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방법부터 알아보자. 안전하게 커브를 돌아나가려면 양손이 엇갈리지 않는 요령이 중요하다. 먼저 한 손은 스티어링 휠을 아래로 당기고 다른 한 손은 위로 올려주는 ‘논 크로싱’ 조작법을 익혀두자. 이 방법은 주로 스티어링 휠을 수직으로 나누었을 때 왼쪽은 왼손이, 오른쪽은 오른손이 잡는다는 기분으로 다루면 무난하다. 스티어링 조작법을 익혔다면 이제 코너링의 두 가지 원칙인 아웃-인-아웃과 슬로 인-패스트 아웃을 살펴보자. 아웃-인-아웃은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 내가 빠져나갈 라인을 먼저 찾는 것이다. 차가 코너를 따라 돌 때에 밖으로 나가려는 특성을 원심력이라 하는데 회전반경을 크게 하면 원심력을 줄여 안전하게 코너를 공략할 수 있다. 방법은 코너에 들어서면 먼저 길 바깥으로 차를 튼 다음 코너 중간에서는 안쪽으로 붙이고 코너를 빠져 나올 때 다시 바깥쪽으로 달리는 것이다. 구불구불 코너가 연속적으로 이어진 곳은 첫 번째 코너를 빠져 나올 때 너무 바깥으로 붙으면 다음 코너에서 차를 제어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때는 도로의 중앙에서 곧바로 다음 코너의 바깥쪽을 찾아야 안전하게 코너를 빠져 나올 수 있다. 이는 최대한 직선에 가까운 라인을 타기 위한 방법으로 원심력을 줄여 스티어링 휠을 최대한 작게 틀면서 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월은 집중호우 및 소나기가 내리는 일이 많다. 비가 내려 미끄러운 길에서는 절대 서행해야 한다. 도로 위에 묻어 있는 기름기가 비와 섞이지 못해 표면에 뜨게 되므로 타이어의 접지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급한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는 충분히 속도를 줄이고 코너 중간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액셀 페달도 완전히 직선로에 들어선 다음 한 박자 느리게 밟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가 중심을 잃고 도로 중간에서 돌아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상태에서 빗물 등이 고여 있는 곳을 발견했다면 브레이크나 액셀 페달의 조작 없이 그대로 빠져나가는 것이 최고의 안전운전이다. 급한 내리막길에서는 꼭 엔진 브레이크를 쓴다. 긴 내리막길에서 풋 브레이크를 계속 밟으면 제동력이 약해져 자칫 브레이크가 한순간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내리막 정도에 따라 2∼3단으로 바꾸면서 엔진 브레이크와 함께 브레이크 페달도 조금씩 나눠 밟아 속도를 줄인다. 자동변속기가 달린 차 D레인지에서 오버드라이브 스위치를 끄거나 기어를 3단에 놓는다. 만약 경사가 심할 경우 2와 L레인지로 바꾸어 넣으면 안전하게 내리막길을 빠져 나올 수 있다. 도로 폭이 좁거나 왕복 2차선 도로가 대부분인 국도는 때에 따라서 앞지르기를 해야 할 경우가 있다. 이때는 중앙선이 점선으로 그어진 구간만 추월이 허용되므로 상대방 차와의 거리와 속도에 맞춰 재빨리 추월을 끝내야 한다. 앞차의 속도를 미리 생각하고 마주 오는 차의 거리를 계산해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면 왼쪽 방향 지시등을 켜 앞차에게 앞지르겠다는 뜻을 전하고 기어단수는 달리던 속도보다 한 단 낮춰 순간가속으로 앞질러 나간다. 보험회사별 긴급번호를 미리 알아둬야 운전중 차가 고장 나거나 도로 중간에 멈춰 섰다면 비상등을 켜고 도로 한쪽에 차를 세운다. 운전자 공구에서 삼각 표지판을 꺼낸 후 충분한 거리를 두고 차 뒤쪽에 세워 고장 차가 서 있음을 알려야 한다. 삼각 표지판을 세울 때는 뒤따르는 차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안전사고에 주의한다. 차를 세운 후 자동차 메이커나 보험회사(표1) 등이 운영하고 있는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하고 운전자나 승객이 갑자기 몸에 응급상황이 일어나면 119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한다. 사고가 났을 때는 즉시 차를 세우고 사상자부터 확인한다.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사고가 경미하다면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후송한다. 부상이 크거나 목 허리 등을 다친 때에는 움직여서는 안 되고 그대로 119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린다. 구호조치를 끝낸 뒤에는 사고를 목격한 증인을 확보하고 사고차들의 최종 위치 등의 증거를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노면에 표시해둔다. 사상자가 없는 단순한 물적 피해만 일어난 사고는 보험회사에 사고처리를 위임하거나 운전자끼리 합의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그렇지 않은 사고는 반드시 경찰서에 신고해야 뒤탈이 없다. 운전을 오래하다 보면 졸음이 쏟아지기도 한다. 특히 휴게소 등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바로 출발했다면 식곤증으로 졸음운전을 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보통 운전자들은 껌이나 사탕 등을 먹거나, 오디오 볼륨을 높여 졸음을 참아가며 운전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졸음운전은 사고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시간을 충분하게 잡아 출발하도록 하고, 목적지에 가는 도중 졸리면 휴게소에 들러 잠깐 동안 차 안에서 눈을 붙인 뒤에 다시 출발하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기본이다. 이때 갓길에 차를 세우고 자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필요한 용품을 사고, 자가정비도 모두 마쳤다. 여기에 운전의 요령까지 익히고 보니 어느새 들뜬 마음에 자신감이 넘친다. 이제 즐겁게 바캉스를 떠나는 일만 남았다. 모처럼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는 길,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좀더 주의를 기울이자. Z Tip 달리는중 차에 이상이 생겼다 - 손쉽게 할 수 있는 자동차 정비법 운전중 타이어 점검 운전중 타이어 점검은 음악을 끄고 틈틈이 창문을 열어 타이어의 소음을 점검해본다. “틱틱” 거리는 소리가 타이어 쪽에서 난다면 타이어에 이물질이 박혀 있다는 증거다. 이때는 안전한 장소에 차를 세우고 소리의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못이나 파편 등이 있다고 바로 빼버리면 바람이 급하게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만일 펑크가 나서 움직일 수 없다면 스페어 타이어로 바꿔준다. 먼저 차를 세워둔 상태에서 렌치를 이용해 휠 볼트를 한번 풀어준 후 잭을 꺼내 차체를 들어올리고 휠 볼트를 완전히 풀어낸 후 스페어 타이어를 끼운다. 한편 용품점에서 파는 타이어 펑크용 접착액도 급할 때에 요긴하게 쓰인다. 타이어의 펑크난 부분에 접착액을 넣어 메꾸는 방식인데 임시 방편임을 명심해야 한다. 와이퍼 고장 주룩주룩 비가 오는데 와이퍼가 움직이지 않는다. 이때는 와이퍼를 돌리는 모터가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먼저 퓨즈박스를 열어 퓨즈가 끊어지지 않았는지 점검해보고 끊어졌다면 예비퓨즈로 갈아준다. 모터는 도는데 와이퍼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와이퍼 끝의 나사가 풀려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렌치로 조여준다. 응급조치로 비눗물 등을 앞유리창에 바르면 어느 정도 발수 효과를 볼 수 있어 빗물이 유리창에서 잘 흘러내린다. 배터리 방전 야영지에서 차를 세워둔 채 랜턴이나 전기 제품을 시거잭에 꽂아 쓴다면 배터리가 방전될 수 있다. 다행히 다른 차가 있다면 점퍼 케이블을 이용해 충전한다. 케이블을 연결할 때는 두 차의 배터리에 +극은 +극끼리 연결하고, 상대방 차의 -극에 연결한 선은 방전된 차의 엔진 블록에 연결하면 된다. 시동이 걸리면 가속페달을 조금씩 밟아주면서 10분 이상 공회전을 시켜 배터리를 충전시킨다. 도움 받을 차가 없다면 수동기어 차의 경우엔 밀어서 시동을 걸 수 있다. 시동키를 ‘ON’ 위치에 두고 기어를 1단이나 2단에 넣은 후 클러치를 밟고 있다가 차가 움직여 탄력이 붙었을 때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서 클러치를 떼면 된다. 다만 내리막 길 등에서는 위험하므로 평지에서 하는 것이 좋다. 오버히트 내리쬐는 햇볕에 장시간 달리다 보면 수온계가 올라가고 보닛에서 김이 날 때가 있다. 이렇게 엔진이 오버히트(과열) 했을 때는 되도록 그늘 밑에 차를 세우고 보닛을 열어 엔진을 식혀야 한다. 냉각팬이 돌면 시동을 켜 놓고, 돌지 않으면 꺼서 식히는 것이 좋다. 엔진이 식은 후 냉각수의 양이 부족하면 수돗물로 보충해준다.
“풀처럼만 농사되었으면 벌써 부자되고도 남았지” .. 2005-06-22
단양시내에서 남한강변을 따라 도담삼봉을 향하는 길.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해가 뜬 덕인지 밭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쁘게 오가는 자동차와 유유히 흐르는 강물 사이에서 흙을 매만지는 사람들. 차머리를 돌려 강변으로 내려섰다. 저 만치에 꽤 오래됨직한 자전거가 서 있고 손잡이에는 하얀 잠바가 걸려 있다. 바로 옆, 열 평이나 될까말까 하는 밭에는 노부부가 밭일에 한창이다. 이순에 농사를 시작하다 “옥수수란 놈이 비료를 많이 먹어요.” 밭두둑을 덮은 검은 비닐 사이로 키 작은 순들이 나란히 나왔다. 옥수수다. 이성복(69세) 씨는 순과 순 사이에 구멍을 내고 요소 비료를 넣고 있다. 바로 옆 더 작은 밭에는 손가락 두어 마디만 한 것들이 자라고 있다. 얼마 전 뿌린 양대콩이다. 아내 김옥분(69세) 씨는 양대 주변에 파릇한 잡초들을 뽑고 있다. 비료를 넣고 김을 매는 이들의 손길이 마치 손주 녀석에게 밥을 떠 먹이고 잠자리를 봐주는 듯 하다. 이성복 씨가 나고 자란 곳은 구 단양, 지금의 단성면이다. 1985년 충주댐이 만들어지면서 살던 마을이 수몰되어 지금의 단양으로 옮겨왔다. 비료를 주던 손을 잠시 쉬고 담배를 빼어 물었다. 집 하나하나와 골목골목까지 또렷하게 생각나는 마을이 그립다. 스스로 떠나온 것이 아닌 까닭에 더욱 그렇다. 고향이 멀면 날을 잡아 찾고 이북이라면 통일을 기다리겠건만, 물 속에 갇혀 버린 고향 마을은 찾아 갈래야 방법이 없다. 김옥분 씨가 이곳으로 시집온 것은 1957년, 그의 나이 스무 살 때였다. 여섯 살 때는 어머니와 함께 일본에 징용 가는 아버지를 보며 함께 울었고 전쟁 때는 경북 상주로 피난 가서 아버지와 함께 곶감 장사를 하기도 했다. 매운 시집살이와 4남매를 키우면서 보낸 세월이 벌써 반 백 년이 되었다. 칠십 평생 가슴에 묻어 둔 것들이 많아 속은 까맣게 타버렸단다. 이 말을 하면서도 호미를 쥔 손은 여전히 바쁘고 얼굴은 무심하여 남의 얘기를 하는 듯하다. 이 부부가 농사일을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 20년 넘게 식당을 하다가 자식들 뒷바라지가 거의 끝나 손을 털었다. 하지만 늘 뒤돌아볼 겨를 없이 바쁘게 살았던 탓인지, 놀리던 몸을 쉬자 병이 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소일거리 삼아 농사를 시작했다. 땅은 남한강변의 수자원공사 땅을 빌렸고, 돈 벌 욕심 없이 그저 먹고 자식들한테 인심 쓸 만큼만 짓기로 했다. 마늘이 유명한 단양인지라 마늘도 좀 심었고, 그밖에 이런저런 것들을 조금씩 심었다. 남는 것은 단양장(1, 6일장)에 나가 팔아 용돈에 보태기도 한다. 자식들과 손주들이 보고 싶지 않은지 물었더니 손주들은 군대 갔고, 자식들은 지난 어버이날에 왔다 갔다고 한다. 올해 오십이 된 큰 아들과 중학교 교사인 딸, 또 그 밑으로 아들 둘을 두었지만 모두 객지에서 살고 있다. 그래도 자주 볼 수 있으니 다행이라며 자식자랑은 아니하듯 계속된다. 다만 한 가지 남은 걱정은 내년에 마흔이 되는 막내 아들. 아직 미혼이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계집애들이 서로 전화질이더니, 나이 많으니까 주변에 여자가 없습디다.” “성질이 지랄 같아서 가만있으면 병 납디다” 날마다 밭일을 나오는 것은 아니다. 힘이 들거나 다른 일이 있으면 하루 거르기도 하지만, 오래 쉬지는 않는다. 아니 쉬지 못한다. 몸이란 일을 하다가 쉬면 병이 나고 농사일이란 끝없는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날도 피곤해서 쉬다가 점심 들고 낮잠이 오질 않아 밭에 나와 풀을 뽑았다. 풀은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다. 김옥분 씨는 가벼운 타령조로 흥얼거린다. ‘풀 농사∼ 지었으면∼ 나는 진즉에 부자가 되었지∼.’ 곧 칠순을 바라보는 이 부부의 손이 닿으면 흙은 고운 갈색 속살을 드러낸다. 도시에서처럼 시간을 정해 두고 하는 일이 아니라 손놀림과 표정에는 여유가 있다. 팔아 이문을 남겨야만 할 이유가 없으니 계산이나 조급함이 끼어들 틈이 없다. 부부는 말이 없다. 늘 함께 일을 하기에 말할 필요가 없다. 이따금씩 부는 상쾌한 강바람을 타고 대화가 독백처럼 이어질 뿐이다. 헌데 이 어색한 대화가 편안하기 그지없다. 옆으로 맑은 물과 푸른 산을 둘러 두고 접하니 사람도 닮는 모양이다. “이 씨네는 그 아들래미 어떻게…, 결혼 시키기로 했대?”“… …” “… …” “몇 시여? 밥 때 안되었어?” “… …” “… …” “아이고, 배고파서 일 못하겠다. 밥 먹으러 갑시다.” “… …” “… …” “어, 그려….” 글│서승범 기자 사진│최진호(프리랜서 사진작가)
해변가에서 즐기는 쫄깃한 맛 제철 맞은 계화도 백.. 2005-06-22
전북 변산 일대에서는 계절마다 주꾸미, 대하, 도다리, 숭어, 바지락, 오징어, 갑오징어, 낙지 등 미식가를 유혹하는 특급 자연산 물고기가 지천으로 널린다. 조개만 해도 바지락, 노랑조개, 피고막, 동죽, 백합 등 조개 전시장 같다. 그 중에서도 요즘 변산의 특산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이 계화도 앞바다 갯벌에서 잡히는 백합조개다. 바닷가에 사철 널린 것이 엄지손가락만 한 바지락이라면, 봄부터 가을까지 잡히는 백합조개는 요즘이 제철이다. 씹히는 맛 일품, 회로도 먹을 수 있어 계화도 앞바다를 비롯한 새만금 갯벌에서만 전국에서 팔리는 백합의 약 80%가 나온다. 백합 채취를 전문으로 하는 계화리 어민수도 400여 명에 이른다. 백합은 여느 조개와 달리 물때를 가려 잡는다. 백합은 ‘조개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같은 갯벌이라도 포구에서 멀리 떨어진 수심이 깊은 곳에 서식한다. 바지락 같은 대부분의 어패류가 얕은 갯벌에 사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래서 백합은 물이 많이 들고 나는 사리 물때의 일주일 전후에 집중적으로 잡는다. 물때가 안 맞으면 마을 주민들은 3∼4톤짜리 자그마한 선외기(엔진이 배의 본체 밖에 매달려 있다고 해 선외기로 불린다)를 이용해 멀리 떨어진 갯벌로 나간다. 수심이 낮은 갯벌은 물이 많이 들어오는 조금 때도 일부 바닥을 드러내고, 마을 주민들은 바로 그 갯벌가에 배를 정착해 놓고 백합을 채취한다. 백합을 잡기 위해선 도구도 필요하다. 물이 쓰면 섬마을 아낙들마다 쟁기처럼 생긴 ‘그레’를 들고 나가 갯벌을 긁는다.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껍질의 백합이 모습을 드러낸다. 크기에 따라 대합, 중합 ,소합 등으로 나뉜다. 백합은 한겨울에는 깊은 곳에 꼭꼭 숨어 버려 봄부터 늦가을까지 잡는다. 서울에서는 대합조개로 불리지만 계화도 현지에서는 백합 혹은 생합이라고 한다. 백합은 구이, 탕, 죽에 이르기까지 어떤 음식으로 조리해도 깊고도 진한 맛이 일품이다. 씹히는 맛도 바지락과는 비교가 안된다. 지글지글 석쇠에 구워낸 백합구이 맛은 도시에 흔한 조개구이와 차원이 다르다. 흔히 패류는 여름철에 회를 삼가지만 깊은 바다 깨끗한 물에 사는 백합은 예외다. 부안에서 백합조개 맛은 계화회관(063-584-3075)이 가장 유명하다. 특히 백합조개에 계화도 간척지의 무공해 쌀을 넣어서 끓인 백합죽이 값도 싸고 맛있다. 6천 원. 백합탕, 백합회, 백합구이도 판다. 2∼3인분 기준 2만 원이다. 한편 계화도 포구를 찾으면 산지가격으로 백합을 살 수 있다. 값은 1kg에 소합 3천 원, 중합 5천 원, 대합 1만 원 정도. 그러나 생산량에 따라 가격은 유동적이다. 글·사진│이경택 기자. 10여 년간 여행레저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이 땅을 사랑하고 이 땅의 맛이 그리워 전국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저서로 , , , , 등이 있다.
‘진하게’살아 있음을 느낀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숲.. 2005-06-22
독도│ 동해의 먼 동쪽 수평선에 외로이 떠있는 섬, 국토의 막내 독도는 한국인이라면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찾아가 봐야 할 여행지다. 2005년 3월 말 독도 입도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되면서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찾는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울릉도 도동항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항하는 (주)독도관광해운의 삼봉호는 거센 파도를 헤치며 동으로, 동으로 내달리다 2시간 30분 만인 오전 10시 무렵 동도 선착장에 닿는다. 동도 선착장에는 울릉군청으로부터 입도 허가를 받은 70명만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잘 지켜지질 않는다. 선장의 안내방송에도 아랑곳 않고 일부 여행객들은 독도땅을 두 발로 밟아 보려 애를 쓰고 ‘입도’ 허가를 확인해야만 하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필자가 찾았을 때는 미처 입도 허가를 받지 못하고 울릉도에서 출발한 나머지 140명은 갑판으로 올라가 눈으로나마 우리 국토의 동쪽 지킴이 독도에게 안부를 물었다. 독도 방문객들은 선착장에 내려 심호흡을 한 다음 동도와 서도의 풍경을 부지런히 두 눈에, 카메라에, 뜨거운 가슴에 담는다. ‘홀로아리랑’이나 ‘독도아리랑’ 같은 노랫말이 계속 입가에 맴돈다. 독도를 찾은 여행객들은 먼저 괭이갈매기들로부터 대대적 환영인사를 물었다. 여행자들은 삼형제굴바위를 비롯해서 장군바위, 탕건봉, 서도, 서도의 어민숙소, 동도, 동도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대한민국 동쪽 땅끝’이라는 글자가 각인된 표지석 등을 하나하나 찍어 간다. 삼삼오오 흩어져서 독도의 자갈밭도 거닐어 보고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에 두 손을 적셔 보기도 한다. 숱한 아쉬움을 남긴 채 삼봉호는 약 20분만에 선착장을 떠나 동도의 남쪽 해안을 돌아서 서도의 북쪽 해안을 순회한 뒤 울릉도로 향한다. 독도 선착장에 남겨진 경비대원들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한 배는 동도의 명물인 독립문바위를 돌아간다. 울릉도의 코끼리바위(공암)처럼 큰 구멍이 뚫린 바위다. 갈매기들은 거센 맞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연신 유람선 뒤를 따라온다. 동도와 서도가 모두 시야에 들어오는 바다로 들어서자 갈매기들도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독도와 조금이라도 더 길게 만남의 인연을 간직하기 위해 삼봉호 갑판을 지켰던 여행객들은 독도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쯤 갑판을 내려가 선실 의자에 기대어 꿈인지 생시인지를 확인한다. DATA 지역번호 : 경북 054. 강원 033 홈페이지 : 울릉군청 www.ulleung.go.kr 문의 :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790-6393. 독도 유람선 삼봉호를 운영하는 회사는 독도관광해운(791-8111 www.dokdotour.com)이다. 가는 길 : 경북 포항∼울릉도, 강원 묵호∼울릉도 선편문의는 대아고속해운(포항 054-242-5111, 묵호 033-531-5891)으로 한다. 서울의 대아여행사(02-514-6766)에서도 선편예약을 받는다. 독도박물관 : 독도 방문을 전후로 여행객들이 반드시 들러볼 곳은 도동의 독도박물관이다. 이곳은 1997년 8월 8일 개관한 국내 유일의 영토박물관이다. ‘독도 및 조선해를 둘러싼 관련자료를 발굴·수집·연구하며 그 결과를 전시·교육·홍보함으로써 일본의 독도 영유권 및 일본해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와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동시에 국민의 영토의식과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건립목적을 두고 있다’고 안내자료는 밝힌다. 제1전시실에는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증명하는 우리나라와 일본, 러시아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제2전시실의 전시주제는 일본의 ‘무주지선점론’(無主地先占論)과 ‘일본해’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는 데 두고 있다. 제3전시실에는 독도의용수비대가 독도를 사수하는 활약상, 푸른울릉도독도가꾸기모임의 활동상, 일본의 집요한 침략근성과 우리의 대응과정 등을 보여준다. 박물관 옆에는 해돋이 관광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다. 이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가면 도동항과 도동읍 일대, 성인봉에서 흘러내린 능선 등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도동항에서 87.4km 떨어진 독도도 보인다. 독도박물관(www.dokdomuseum.go.kr) 관람 문의 (054)790-6432∼3. 신정, 설날 및 추석연휴에는 휴관한다. 우성횟집(물회, 791-0092), 향우촌(울릉약소, 791-8383), 99식당(약초해장국, 791-2287), 두꺼비식당(오징어내장탕, 791-1312), 산마을식당민박(산채전, 791-4643), 동은식당(따개비칼국수, 791-6200) 등. 대아리조트(054-791-8800), 울릉마리나관광호텔(791-0020), 울릉호텔(791-6611), 울릉비치호텔(791-2335), 칸모텔(791-8600), 바다거북모텔(791-0303), 울릉황토방모텔(791-0098), 수궁장(791-3662) 등. 승봉도│ 해당화가 곱게 피는 섬, 승봉도. 인적 드문 해변은 검은머리물떼새와 도요새 차지다. 옹진군 자월면 소속의 섬으로 안산시 대부도의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뱃길로 1시간 20분 거리에 있다. 그리 길지 않은 바닷길 유람 끝에 만나는 승봉도는 이일레해수욕장이라는 넓디넓은 해변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섬을 사랑하는 이생진 시인의 시집 한 권 배낭에 담고 도시를 탈출해 보는 것도 좋겠다. 승봉도 해안 곳곳에는 해당화가 만발, 매일매일 갈매기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섬 북쪽의 부채바위 해안에서부터 동쪽 끝의 부두치 해안에 이르기까지 진분홍색 해당화가 무리 지어 피어나 승봉도가 얼마나 아름다운 섬인지를 색채로 증명하고 있다. 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노래에도 나와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해당화. 그러나 몸에 좋다는 엉뚱한 말이 퍼지고 나서 해당화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해안 지방 여행 중에 좀처럼 만나 보기 힘든 꽃이었으나 봄의 승봉도 바닷가에서는 지천으로 피어나 여행객에게 놀라움을 안겨 준다. 승봉도 해당화를 보려면 먼저 선착장에서 이일레해수욕장 입구를 지나 섬의 동쪽 끝에 있는 ‘부두치’라는 곳까지 가본다. 시멘트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비포장 숲길을 조금 더 달려 오른쪽으로 열린 길을 따라가면 부두치. 안내판 같은 것은 세워져 있지 않다. 모내기가 한창인 논과 해변의 경계를 이루는 길다란 둔덕에 해당화가 줄지어 피어 있다. 그 사이사이로 갯완두, 모래지치 같은 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부두치 북쪽의 삼형제바위 해변가도 해당화 밀집지대. 고운 연두빛 잎사귀 틈바구니에서 살짝 고개를 내민 분홍빛 해당화, 누룽지 비슷한 누런빛을 띤 모래해변, 멋진 형상의 바위, 그리고 파란 바닷물과 인천으로 향하는 외항선들. 승봉도가 아니고서는 만나 보기 어려운 평화의 메시지들이다. 섬 북쪽 해변 중앙 부근의 부채바위 해변 역시 해당화가 집단으로 자라는 언덕이 논밭과의 경계를 대신해 준다. 그 바닷가에서 주말여행에 나선 가족들은 동요 한 곡을 부른다. 장수철이 노랫말을 쓰고 이계석이 곡을 붙인 ‘바닷가에서’라는 동요다.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갈매기 한두 쌍이 가물거리네/물결마저 잔잔한 바닷가에서/저녁놀 물드는 바닷가에서/조개를 잡노라면 수평선 멀리/파란 바닷물은 꽃무늬 지네/모래마저 금같은 바닷가에서.’ DATA 지역번호 : 032 홈페이지 : 옹진군청 gun.ongjin.incheon.kr 마이승봉도 www.myseungbongdo.co.kr 문의 : 자월면사무소 880-2606 가는 길 : 승봉도행 배편으로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우리고속훼리(887-2891∼3)의 여객선을 이용한다. 차를 갖고 승봉도에 들어가려면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 가서 대부해운(886-7813∼4)의 카페리를 타는 것이 편하다. 섬 안에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은 없다. 배가 승봉도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민박집들은 승합차나 경운기를 몰고 선창까지 마중 나온다.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까지 가는 길은 ①영동고속도로 월곶나들목→77번 국도→오이도 입구→시화방조제→대부도→방아머리 선착장 ②서해안고속도로 비봉나들목→306번 지방도→화성시 남양동→서신면-대부도→방아머리선착장. 이일레해수욕장 : 고구마처럼 생긴 승봉도의 남쪽 해변에 자리했다. 대이작도, 사승봉도, 상공경도 같은 섬들이 파도를 막아 물결이 잔잔하다. 백사장 길이는 800m 정도,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낮아 어린아이들과 함께 지내기에 안전하다. 해변에 지하수를 끌어올려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어져 있다. 해수욕장 양끝은 갯바위지대. 주민들은 여기서 반찬거리용 조개를 캔다. 자월도 : 승봉도와 대이작도 북쪽에 있는 자월도는 자월면사무소가 들어앉은 섬. 이 섬에서는 메밀을 많이 재배해 9월∼10월 초에 방문하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이며 마을 뒷산에 하얗게 메밀꽃이 만발한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자월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은 선착장에서 서쪽으로 한 굽이 돌아가면 만나는 장골해수욕장. 자월초등학교 앞에는 장골보다 작지만 역시 모래가 곱고 물이 깨끗한 큰말해수욕장이 있다. 국사봉(166m)에 오르면 자월도, 승봉도, 이작도, 덕적군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선창휴게소(활어회, 831-3983), 파라다이스식당(닭볶음, 832-1034), 도깨비식당(솥뚜껑삼겹살, 매운탕 831-3572) 등. 승봉도동양콘도(832-1818), 바다풍경민박(831-0305), 바다사랑민박(834-3737), 언덕위하얀집(831-6753), 사계절민박(832-3558), 해오름민박(831-3857) 등. 대관령 옛길│ 숲이 아름다운 계절, 영동고속도로를 달린다. 횡계나들목을 빠져나가면 도암면 소재지로 들어서기 직전, ‘대관령 옛길’이라는 표지판을 만난다. 이 표지판의 옛길이란 지금의 영동고속도로가 닦이기 이전의 옛날 영동고속도로 횡계-강릉 구간을 뜻한다. 그러나 진짜 ‘대관령 옛길’이란 대관령 고개 너머 반정이라는 곳에서 시작되어 대관령박물관 옆으로 이어지는 5.9km의 숲길이다. 대관령 휴게소 권역을 빠져나가 내리막 꼬불꼬불한 길을 얼마 가면 신사임당 사친시비를 만난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외로이 서울 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초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던 바로 그 한시이다. 시비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반정이라는 곳에 다다른다. 여기서부터 대관령 옛길 트레킹이 시작된다. 안내판에는 지도와 함께 ‘반정∼김시습 시비(1.3km)∼주막터(1.6km)∼원울이재(2.1km)∼대관령박물관(0.9km)’이라고 거리 표시가 되어 있다. 넉넉잡아 1시간 30분 걸리는 길이다. 그러나 일행 중 한 사람이 차를 갖고 반대편으로 마중을 가면 ‘옛길만나가든’(033-641-9979)이라는 식당 주차장까지 차를 끌고 갈 수 있으니 거리는 4.4km로 줄어든다. 옛길 옆으로는 강릉 남대천으로 흘러 드는 계곡이 이어진다. 물푸레나무, 박달나무, 신갈나무, 산벚나무, 소나무 등에서 뿜어내는 신록의 훈향이 여행자들의 어깨와 머리 위에 소복이 내려앉는다. 몸과 마음이 한결 가뿐해진다. 식당에서 나가 옛길의 종점이라 할 대관령박물관으로 내려가기 전 왼편의 작은 길로 접어들면 대관령휴양림(033-641-9990)에 닿는다. 여기서 다시 한번 삼림욕의 재미에 푹 젖어볼 수 있다. 산림문화휴양관 앞으로는 금바위폭포가 시원스레 물줄기를 쏟아낸다. 폭포의 길이는 17m. 옛날 대관령 중턱에서 캐낸 금덩어리를 이곳 금바위에서 찧고 갈아 순금으로 제조했으며 그때 금가루가 폭포에 떨어지면서 찬란한 빛을 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하얀 바위들만 보일 뿐이다. 대관령 옛길의 종착역 자리에는 대관령박물관(033-640-4482)이 들어서 있다. 실내 전시실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네 방위를 수호하는 사신의 이름이 달려 있고 선사유물, 민속유물 등 1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야외 전시장에도 물레방아, 석물, 솟대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DATA 지역번호 : 033 홈페이지 : 강릉시청 www.gangneung.go.kr 문의 : 강릉시청 (640)5125∼7, 강릉시 종합관광안내소 1330, 강릉역 안내소 640-4534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456번 지방도→옛 대관령휴게소→반정→대관령박물관 대관령양떼목장 : 삼양대관령목장과 더불어 2000년대 들어 유명해진 곳이다.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서쪽 사면에 들어선 대관령양떼목장은 영화나 드라마, CF 촬영장소 등으로 애용된다. 몇 년 전 양의 해를 앞두고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몰려와 이곳에서 양떼와 일출사진을 찍어 갔다. 가수 윤도현이 등장하는 감기약 광고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목장의 능선과 풀밭, 여기저기 만발한 민들레와 철쭉, 아름다운 목가적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양떼. 하나같이 평화롭고 꽉 막힌 도시인의 가슴을 활짝 열게 만든다. 양들에게 건초 주기 체험도 이채롭다. 문의 335-1966 오죽헌 : 대관령 옛길 여행은 강릉시 죽헌동의 오죽헌(640-4457) 방문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신사임당과 아들 율곡 이 이가 태어난 집이다. 강릉 지방으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빠짐없이 찾는 오죽헌은 보물 제16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바로 옆에 시립박물관도 들어서 있다. 주문진항 : 바다와 포구, 어시장과 횟집들이 생각난다면 경포호와 경포대해수욕장, 그 위쪽의 연곡해수욕장이나 주문진항으로 가본다. 경포대에서 주문진항까지는 해안도로가 이어져 굳이 7번 국도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항구의 고깃배와 갈매기, 좌판에서 어물을 파는 상인들의 외침. 어느 것 하나 신선하지 않은 것이 없다. 주문진항 약간 위쪽의 소돌항으로 가면 아들바위를 볼 수 있다. 이 바위에서 기도를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어 신혼부부들의 발걸음이 잦다. 강릉시내 임당동 사거리 근처의 전원일기(646-3733)는 곤드래나물밥을 비롯해, 산채비빔밥과 더덕구이가 전문. 대관령옛길 하산 종착지에는 옛길만나가든(641-9979)이 있다. 산채비빔밥과 한방토종닭 요리가 주무기. 주문진항 아래 연곡해수욕장의 영진횟집(662-7979)은 주민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횟집이다. 회를 시키면 나오는 곁음식과 밑반찬이 푸짐하다. 호텔현대경포대(651-2233), 주문진가족호텔(661-7400), 관광펜션휴심(642-5075), 래미안관광펜션(642-5955), 썬캐슬관광호텔(661-1950) 등. 글·사진│유연태 국어교사, 신문기자 등을 거쳐 현재 전업 여행작가로 활동 중. 지도만 봐도 즐거운 남자다. 캐논 필카와 디카, 현대 투싼과 함께 매주 이 땅을 누비고 다닌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KBS 2TV ‘색다른 오후’(금)에 고정출연 중.
완벽한 야외 나들이 요령 프로가 가르쳐 주는 2005-06-22
베테랑 캠퍼 홍의빈 씨의 기고로 6월호부터 연재하는 ‘엔조이! 아웃도어’에서는 오토캠핑이나 가족 나들이 요령을 생생하게 전하기로 한다. 주5일 근무제 확대로 레저인구가 부쩍 늘어난 요즘, 이 연재가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필자 홍의빈(사진) 씨는 1964년 서울 출생으로 일본문부과학대신인증 최고캠프디렉터 자격을 갖고 있다. 현재 김옥길의 고사리어린이캠프 총감독을 맡고 있으며, 동호인들을 모아 한국캠핑협회를 발족시키겠다는 꿈을 갖고 사는 정열의 남자다. 언제, 누구와 함께, 어디로 떠날까? 나들이 가서 노는 것보다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과정이 더 재미있다고 했던가. 차를 몰고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명승지를 둘러보는 여행이라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본격적인 아웃도어 레저를 즐기려면 꼼꼼한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기억에 남는 나들이는 철저한 준비의 결과. 맛있는 음식 레시피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 몇 가지, 깨끗한 시트 몇 장을 챙겨 가면 먹을 것, 잠자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맨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누구와 함께 어디로 갈 것인가? 가족 나들이 : 어린이를 생각해서 안전하고 쾌적하게 숙박할 수 있는 곳을 고른다. 화장실과 욕실이 갖추어진 펜션이나 콘도가 알맞다. 커플끼리, 친구끼리 : 친구끼리 자유로운 여행을 생각한다면 휴양림이나 바닷가의 오토캠핑장을 권하고 싶다. 5∼10명 이상이면 펜션을 빌려서 바비큐로 흥겨운 기분을 낼 수도 있다. 커플 여행은 휴양림의 한적한 분위기도 아주 좋다. 파트너가 이런 여행이 처음이라면 펜션이나 콘도처럼 설비가 갖추어진 곳을 이용한다. 낚시, 등산 등 취미파 : 취미활동이 주인 만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특징이 있다. 낚시인 경우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캠핑장비에 각별히 힘쓰고, 등산은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에서 지정한 캠핑장을 이용한다. 음식의 조리형태에 따라 준비물이 달라진다. 직화로 구이를 해먹을 수 있는 곳이라면 바비큐 그릴을 준비하고, 콘도나 펜션에 머물 때는 준비물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침구가 준비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주변의 맛난 음식점과 볼거리를 인터넷을 뒤져 확인해 둔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편리한 여행을 돕는 용품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Enjoy Outdoor Planning 일정표 짜기 목적은 하나, 즐겁게 다녀오는 것이다. 휴가기간 줄곧 야외에서 생활하면 여독을 풀지 못한 채로 일상생활을 해야 하므로 좋지 않다. 장소와 일정을 정한 다음 숙소예약,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물품 확인, 주변의 관광정보, 도로사정, 지역의 별미 등을 철저하게 준비한다. 인터넷 검색은 필수이고 가이드북과 지도를 챙겨 간다. 경험자가 있으면 어드바이스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달 목적지는 수안보온천을 지나 문경새재 조령관문(제3관문) 입구에 자리한 이화여대의 수안보 금란정. 서울 기점으로 1박 2일 코스다. 첫날은 관광을 중심으로 하고, 오후 3시 정도에 숙박장소에 도착해 저녁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출발과 도착 짐칸에는 무겁고 부피가 큰 박스류를 먼저 싣고 그 위에 나머지 짐을 올려 놓는다. 쓸데없는 지출을 하지 않도록 차안에서 먹을 간식거리와 음료수는 따로 준비해 간다. 여행지는 수안보에 있는 금란정이다. 이화여대 총장을 지냈던 김옥길 선생이 공직에서 은퇴한 후 10년간 살았던 곳으로, 문경새재의 조령관 입구에 있다. 가는 길에 월악산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미륵사지에 들러 불상을 보기로 했다. 불상의 얼굴부분만 희게 빛난다는 소문을 확인해 보려고 한다. 전망이 좋은 곳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오후 3시경 금란정에 도착한다. Enjoy Outdoor Cooking 프렌치 토스트 바게트로 만드는 간단한 아침식사 - 재료 바게트빵 , 계란 3개, 소금, 후추, 마가린, 설탕 - 만드는 법 1. 빵을 먹기 좋게 자른다. 2. 계란을 풀어서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3. 빵에 푼 계란에 적셔 프라이팬에 구워낸다. 4. 설탕이나 시럽을 뿌려 먹는다. 프루츠 초코 초코 모자가 귀여운 후식 - 재료(4인분) 초콜릿 100g, 딸기 12개, 바나나 2개, 스트로 12개 - 만드는 법 1. 큰 냄비에 물을 붓고, 초콜릿을 담은 작은 스테인리스 그릇을 넣어 중탕해서 녹인다. 2. 과일은 먹기 좋게 잘라 스트로를 꽂는다. 3. 과일을 녹인 초콜릿에 찍어서 굳힌 다음 내놓거나 초콜릿에 찍어 먹는다. 초콜릿에 밥 짓기 : 가장 쉬우면서 가장 어려운, 야외생활의 기본 - 재료(4인분) 쌀 4컵(작은 것) - 만드는 법 1. 냄비에 쌀을 넣고 3회 정도 씻는다. 2. 깨끗한 물에 30분 정도 담가 둔다. 3. 물의 양은 손가락의 1마디보다 조금 많은 정도가 좋다. 청주를 조금 부어 두면 맛이 더 좋다. 쌀과 물은 양으로 하면 된다. 쌀을 물에 불리지 못했을 경우는 쌀과 물의 비율을 1 : 1.2로 맞춘다. 4. 김이 나면 불을 조금 줄이고 내부압력이 내려가지 않도록 뚜껑에 무거운 돌을 올려 놓는다. 5. 김이 멈추면 약한 불로 뜸을 들인다. 5분 후에 불을 끈다. 이때 타지 않도록 주의한다. 밥 지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이 물과 불의 조화. 물은 쌀보다 조금 많게, 불리지 않고 지을 때는 20% 정도 물을 더 잡는다. 밥짓기가 싫을 때는 즉석밥을 준비해 간다. 집에서 밥을 가져가도 좋다. 햇반 등을 현지에서 살 수도 있다. 흰밥뿐만 아니라 현미밥, 부피가 큰 햇반이 다양하게 팔린다. 비프스튜 야외에서의 최고 영양식 - 재료(4인분) 쇠고기 양지살 400g, 적포도주 80cc 감자 3개, 양파 3개, 당근 1개 양송이 5개, 양배추 1/4통 샐러리 1단(없어도 괜찮다) 토마토퓨레 2컵(케첩을 사용해도 된다) 월계수잎 3장, 버터, 올리브오일 스테이크소스 40ml, 소금, 후추, 밀가루 약간 - 만드는 법 1. 고기를 4cm 정도 사각으로 썬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밀가루 옷을 입힌다. 2. 버터와 올리브오일을 큰 냄비에 두른 뒤 고기를 구워 노릇노릇해지면 적포도주를 붓고 저어 준다. 여기에 물 5컵, 토마토퓨레 2컵, 월계수잎 2장을 넣고 중간불로 40분 정도 끊인다. 3, 4. 야채는 크게 썰어 준비하고 프라이팬에 한 번 볶은 다음 끓인 소스에 넣어 1시간 정도 더 끓이고 스테이크소스를 넣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해서 먹는다. 스튜는 조금 많이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데워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캠프에서 친구와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누다가 출출할 때 먹을 수 있는,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 여기에 곁들여 바게트라도 준비하면 맛있는 밤참이 된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도 스튜가 있으면 식사준비가 필요없다. 비프스튜는 최고의 영양식이면서 간편식인 셈. 어린이에게 가르쳐 주세요 식칼은 위험한 도구가 아니랍니다 야외요리의 즐거움은 여럿이 협력하는 데 있다. 어린이라고 빠질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요리는 식칼의 사용법에서 출발! 식칼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알면 위험하지 않다. 잘 들지 않는 식칼이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식칼은 싼 것보다는 묵직한 것을 고르도록 한다. 손잡이가 잘 쥐어지고, 손가락의 힘이 잘 전달되는 것이 좋다. 어린이에게는 조금 작은 것을 준다. 어린이가 식칼을 사용할 때는 딱딱한 것을 썰게 해서는 안된다. 당근, 호박 등을 자르게 한다. 요리방법에 맞춰 자르는 법도 가르쳐 준다. 가르친 다음에는 위험한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완전히 어린이에게 맡긴다. 자신감과 경험을 가진 아이가 다음에는 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감자나 당근 껍질을 벗기는 도구의 사용법도 가르쳐 주는 등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만들어 준다. 아이들에게 식칼 사용법을 가르쳐 위험을 막는다. 1. 식칼 밑에 손을 두지 않는다. 재료를 누르는 손은 고양이 손. 2. 다 쓴 다음에는 칼날이 자신을 향하지 않도록 놓는다. 3. 식칼을 갖고 걷지 말고, 칼날이 사람을 향하게 하지 않는다. Enjoy Outdoor Goods 무엇을 사고 어떤 것을 준비할까? 나들이 용품을 살 때는 ‘비일상적’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야외 나들이에 필요한 물건은 비일상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소품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어떨까. 사서 가져갈 것, 집에서 챙겨 갈 것, 현지에서 조달할 것으로 구분해 체크 시트를 만들어 본다. 1. 사야 할 것 : 랜턴, 버너, 텐트, 매트, 침낭, 배낭, 코펠, 탁자, 의자, 아이스박스 등. 2. 집에서 가져갈 것 : 식기, 그릇, 물통, 의류, 시계, 전등, 의약품, 세면도구 등. 3. 현지에서 조달할 것 : 숯, 땔감, 휴대용 가스 등. 꼭 구입해야 할 물건 중 하나는 랜턴과 버너다. 랜턴과 버너 고르기 랜턴과 버너는 야외생활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탈일상적인 도구다. 랜턴은 조명용이다. 휴양림의 밤은 어둡기 때문에 이동할 때나 실내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무드에도 한몫 한다. 버너는 조리용이다. 장작이나 숯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별도로 버너를 준비해 가면 커피나 아침식사, 라면을 조리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 가스용과 휘발유용이 주류를 이룬다. 가스용 버너나 랜턴은 그림과 같은 2가지의 가스 카트리지를 사용한다. 조작이 간단하지만 바람과 저온에 약한 단점이 있다. 휘발유식보다 화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최근에는 이런 약점을 보완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휘발유용은 백색 휘발유를 쓴다. 화력이 좋고 바람과 저온에 강하다.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불편한 것이 흠. 무연 휘발유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도 나온다 버너는 화구가 2개인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대가족이나 그룹이 사용하면 좋다. 캠프장에서는 버너 외에 바비큐 그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화구가 1개인 제품도 괜찮다. 1구짜리는 휴대성이 좋다. 같은 연료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베테랑 캠퍼는 랜턴을 2개 갖고 다니는데 1개는 탁자에 놓고, 훨씬 밝은 다른 한 개는 조금 떨어진 곳에 놓아 벌레를 유인한다. 하지만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 텐트나 실내에 모기장이 있기 때문에 80∼100룩스면 충분하다. 랜턴은 유리섬유로 된 망을 심지로 사용하는데, 이곳에서 밝은 빛을 낸다. 처음에 라이터불로 완전히 태워 흰색으로 변한 다음에 쓴다. 충격에 약하므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또한 버너와 랜턴은 뜨겁기 때문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조심한다. 버너와 랜턴은 같은 연료를 사용하는 제품을 사야 번거롭지 않고 연료낭비를 줄일 수 있다. Enjoy Outdoor Play, Skills 아이들과 함께 야외 나들이를 떠났다면 재미도 있고 공부도 되는 놀이를 함께 해본다. 엄마, 아빠 혹은 친구들과 짝을 맞춰 즐거운 시간을 가져 본다. 아래에 소개하는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놀이 두 가지는 자연도감을 준비해서 나뭇잎과 나무를 확인하는 것이 포인트다. 놀이1 내가 사랑한 나무는? 준비물 : 안대나 손수건, 2인 1조 눈에 안대를 하고 3바퀴 정도 제자리에서 돈 다음 술래를 지정한 나무로 인도하고, 1분간 만져 보도록 한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뒤 3바퀴 정도 돈 다음 안대를 벗고 자신이 만진 나무를 찾는다. 나무를 찾으면 그것을 자신의 나무로 이름 짓고, 물을 조금 부어 주며 다시 찾아올 것을 약속하고 사진을 찍는다. 놀이2 나뭇잎 카드 맞추기 준비물 : 손수건, 검정 봉투 여러 가지 나뭇잎을 2개씩 10가지를 모은다 20개의 나뭇잎 중 10개는 검정봉투에 넣고 10개는 바닥에 손수건 위에 올려 놓는다. 손수건을 중심으로 두 사람이 2m 거리에 마주서게 한 다음 사회자가 검정 봉투에서 꺼내는 나뭇잎과 같은 것을 먼저 집는 사람이 이긴다. 이때 손수건과 나뭇잎을 흩뜨리면 실격. 10가지 잎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다. 수를 줄여도 상관없지만 6개 이상은 되어야 재미가 있다. 잠자리와 시트, 이렇게 준비하면 좋아요 야외 나들이에서 가장 불편한 것이 취침용 이불, 요, 베개가 아닐까? 깨끗한 잠자리에서 자고 싶지만 이러한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는 곳은 드물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개인용 취침 시트를 준비하는 것이다. 일류호텔 침대에 있는 면 원단의 흰색 시트는 부피도 얼마 안되고, 다목적으로 쓸 수 있어 안성맞춤. 원단을 파는 곳에서 흰색 면을 사서 싱글일 경우 가로×세로 120×210cm로 1인당 2장을 만든다. 베개 시트의 경우 80×50cm로 좀 넉넉하게 만들면 큰 베개도 들어간다. 사용방법은 한 장을 요 위에 깔아 네 귀퉁이를 아래로 넣어 고정시킨다. 그 위에 또 한 장을 깐 다음 이불을 올린다. 시트 사이로 몸을 뉘면 쾌적하게 잠들 수 있다. 수옥정과 조령관문 충북 괴산군 연풍면 소조령(작은 새재)과 이화령(큰 새재) 사이에 있는 수옥정은 200여 년 전, 충청감사 조정철이 이름 붙였다는 8각 정자다. 이에 따라 이 일대의 계곡을 수옥정 계곡이라고 한다. 수옥정 계곡은 길이가 짧은 것이 흠이지만 수옥폭포의 멋진 자태가 아쉬움을 달래 준다. 높이 20m의 암벽을 타고 시원스런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그 아래에는 연못이 넓게 파여 있다. 수옥정 계곡 일대는 고려 말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숨어 있었던 곳이다. 수옥폭포 인근의 조령관문(영남 제3관)은 조선 숙종 34년(1708년)에 쌓았다. 그 후 불에 타고 홍예문만 남았던 것을 1976년 복원했다. 조령관문은 충북과 경북의 도계에 자리해 있으며, 이 관문을 지나 옛 새재 길을 따라가면(자동차 통행금지) 경북 땅의 영남 제2관인 조곡관과 영남 제1관인 주흘관으로 이어진다(6.5km, 걸어서 1시간 30분). 월악산 미륵사지 석불 수안보에서 연풍으로 가다 언덕 하나를 지나면 월악산국립공원 입구간판을 볼 수 있다. 이 길로 5분 정도 들어가면 미륵사지 주차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약 5분 걸어가면 오래 전에 소실되어 석조물만 남아 있는 미륵사지 석불을 만난다. 미륵사지에는 보물95호인 5층 석탑과 96호인 석불입상이 있고 지방유형문화재 19호인 석등과 33호인 3층 석탑이 있다. 이곳의 석불은 국내 유일의 북쪽을 바라보는 불상으로 얼굴이 유독 희게 빛난다 해서 하나의 불가사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사찰은 고려 초기인 11세기경에 창건되었다가 고려 후기인 고종 때 몽고병의 침입으로 소실되었고, 사찰 이름은 미륵대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금란서원(금란정) 이대총장과 문교부장관을 지냈던 김옥길 여사가 80년 퇴직 후 서울에서 내려와 살던 집이다. 유독 이 지역의 산세가 선생의 고향인 맹산과 비슷하다고 여겨 자리 잡았으며 돌아가시기 전까지 10여 년간 지낸 한옥이다. 수안보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으며 조령관문 입구에 자리해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자주 들리기도 한다. 이곳에는 이화여대 수련관도 있어서 단체로 오는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이렇게 찾아가세요 영동고속도로 여주에서 시작되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괴산IC에서 수안보 방향으로 가다가 조령관문 이정표를 따라간다(2시간 소요). 부산이나 전라도에서는 중부고속도로 증평IC에서 괴산-연풍-수안보 방향으로 가다가 수옥정 이정표를 보고 가면 금란정과 조령관문, 수옥정을 만날 수 있다. 글│홍의빈 사진│임근재 기자
야생화와 함께 보낸 소백산 1박 2일 거친 자연에서.. 2005-06-22
Prologue : 소백산을 향하다 이번 여행에서 함께 하고 싶었던 3개의 키워드가 있다. 야생화, 산 그리고 텐트. 야생화를 볼 수 있고 야영장이 있는 산을 찾다가 한국야생화연구소 김태정 소장의 권유로 소백산으로 정했다. 단양 쪽에서 오르는 천동계곡 코스에는 관리사무소와 비로봉 중간쯤에 야영장이 있고, 오르는 길에 갖가지 야생화들이 있어 이번 여행의 대상지로 더 없이 좋았다. 지난 5월 11일 소백산으로 향했다. 꽃을 보러…. 5월 12일 오전 : 가슴 졸인 대가로 선물받은 촉촉한 산공기 계획은 이것이 아니었다. 어제 출발했을 때 생각은 일찍 도착해 야영장에서 1박을 하고 새벽같이 산을 올라 하루 종일 꽃을 찾고, 보고, 감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단양 접어들어 내리기 시작한 비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굵어졌다. 게다가 바로 옆 남한강의 도담삼봉과 석문에서 써버린 시간이 제법 되었다. 하여 다음날 산행을 먼저하고 내려와 야영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뉴스에서는 비가 오후부터 갤 것이라고 했다. 밤새 가슴 졸였으나 아침부터 이슬비는 여전히 추적거리고 있다. 고수교를 지나 천동계곡에 들어서자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제얼굴을 드러내지 않아 미덥지 않다. 차를 대고 텐트와 먹거리 등을 챙겨 산행에 나선 것은 10시가 조금 못된 시간. 야영장까지 1시간 반 거리라 했다. 야영장에서 정상인 비로봉까지 역시 1시간 반 거리이니 그리 빠듯한 시간은 아니다. 배낭 끈을 몸에 맞게 조이고 걷기 시작한다. 칸트는 산책과 사색을 즐겼고, 아인슈타인은 걸으면서 상대성 원리를 생각해냈다지만 기자는 기사 쓸 생각을 한다. 다리가 아파 오면 ‘왜 사서 이 고생을 하나’부터 ‘야생화는 식물원에도 많은데…’까지 온갖 잡생각을 한다. 그러나 길가에 보일 듯 말 듯 피어 있는 야생화를 보는 순간 ‘그래, 이거야!’하는 느낌이 올 것을 알기에 발걸음을 계속 옮긴다. 오르는 길의 공기는 차갑고 촉촉하다. 널찍하게 닦인 등산로는 구불구불 S자로 이어지지만 길 양쪽으로 늘어선 침엽수들은 하늘을 향해 곧추 서있다. 그 사이의 공간을 메우고 있는 것은 물안개. 간밤에 내린 비의 여운과 천동계곡의 물이 만든 작품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간밤에 가슴을 졸인 것이 아깝진 않다. 얼마나 올랐을까. 길 왼편에 노란 꽃이 모습을 드러낸다. 야생화를 보고 싶어 왔을 뿐, 아는 것이 없으니 이름은 모른다. 휴대용 야생화 도감을 꺼내 ‘봄에 피는 노란색 꽃’을 뒤져보니 ‘염주괴불주머니’와 닮은꼴이다. 길쭉한 꽃 모양이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에 홀로 피지 않고 떼로 핀 모습까지 영락없다. 헌데 바닷가에 피는 꽃이라 되어 있다. 그렇다면 ‘산괴불주머니’일 것이다. ‘산괴불주머니.’ 이름은 또 뭐람. 야생화 이름은 대개 생김새나 쓰임새에 따라 붙여진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며느리밥풀꽃’은 붉은 꽃에 박힌 두 개의 하얀 점이 쌀 두 톨을 물고 있는 혀 같아 붙은 이름으로, 며느리의 서글픈 이야기가 담겨 있는 꽃이다. 산괴불주머니 역시 마찬가지다. 옛날 오색의 비단 헝겊 조각들을 모아 수를 놓은 노리개를 괴불주머니라고 했다고 한다. 게다가 열매가 염주와 같으니 염주괴불주머니가 되었을 것이고, 산에 피는 것을 산괴불주머니라 불렀을 것이다. 꽃이름 하나 제대로 알기도 어렵지만, 그만큼 재미는 쏠쏠하다. 5월 12일 오후 : 찾으라, 보일 것이니 야영장에 도착한 것은 일정(2시간)보다 20분 늦은 12시 20분. 자리를 골라 텐트를 후다닥 치고 점심을 해먹었다. 짐을 정리하고 가볍게 배낭을 꾸려 나선 것은 2시 반. 아침에는 예술영화의 한 장면처럼 온통 시야가 뿌옇게 흐렸지만 이제는 햇살이 간혹 비치기도 한다. 그림자가 지는 것이 이리 반가운 때도 드물다. 등을 짓누르던 짐이 없어지니 몸은 가뿐하다. 비로봉에 오르는 길은 돌계단으로 이어지다가 능선을 만나 산책로 같은 평탄한 흙길로 이어진다. 정상부에는 나무계단이 끝도 없이 연결되어 지친 다리를 더 지치게 한다. 오늘 산행의 목적은 정상이 아니라 야생화임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나무 울타리가 둘러진 돌길. 힘들다고 숨만 ‘꺽꺽’ 내쉬며 가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고생길이지만 길 밖 점점이 피어 있는 꽃을 보고 가면 그리 힘들지 않다. 저만치 꽃이 보이면 돌계단 서너 개쯤은 가볍게 뛰어 올라도 문제없다. 야생화는 화려하지 않다. ‘나 여기 피었네’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불러 모으지 않는다. 그저 바람결에 흐르다가 꽃씨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온힘을 모아 꽃을 피워내면 그 뿐이다. 다만 먼길 마다 않고 찾아온 손님을 맑은 얼굴로 맞이해 찾은 이를 기쁘게 한다. 돌계단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정상 오르는 길에 꽃이 있느냐 물었다. 어떤 이들은 없다 하고 어떤 이들은 형형색색의 꽃을 보았다 말한다. 돌계단길 중간중간에는 길 양옆으로 하얗고 노란 꽃들이 점박이처럼 박혀 있다. 하얀 꽃 중 눈에 띄는 것은 덩굴개별꽃. 5개의 하얀 잎이 별모양으로 펼쳐진 모양새가 영락없는 별이다. ‘개’는 꽃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통 크기가 작을 때 붙이는 접두어다(박스기사 참조). 줄기가 바닥으로 기는 습성이 있어 이 꽃은 덩굴개별꽃이 되었다. 또 하나의 흰꽃은 모데미풀. 꽃잎을 대신한 하얀 꽃받침들이 줄기 아닌 잎 바로 위에 활짝 펴있고 그 위에 노란 수술들이 또 하나의 꽃처럼 올라앉은 모습이 예쁘다. 하얗고 노란 꽃들이 익숙해질 무렵 저만치 보이는 보랏빛의 함초롬한 꽃을 보고야 말았다. 이름은 모르지만 꽃을 감상할 때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감상할 만큼 감상하면 ‘그런데 얘는 무슨 꽃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수순이다. 다시 책을 펼쳐 보니 모양새로 미루어 현호색인 듯하다. 생김새는 아까 보았던 산괴불주머니와 비슷하지만 파란 꽃색 탓인지 창백해 보인다. 돌계단이 끝나면 얕은 둔덕 넘어 능선길이 시작된다. 산책하듯 거닐며 꽃을 감상해도 되니 마음이 편하다. 취재도 취재거니와 어렵게 만난 야생화가 반가워 사진을 찍으려니 꽃 핀 곳이 거의 그늘이다. 이 꽃들이 모두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그저 서쪽으로 넘어가려는 해가 잠시나마 꽃에 비춰지길 바랄 뿐이다. 발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다. ‘야생화 천지’라고 하긴 뭐하지만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야생화가 눈에 띄기 때문이다. 어렵게 찾은 소백산이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철이 돌아오면 이 꽃들도 다시금 꽃을 피울 것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다시 오겠다’ 생각하며 비로봉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5월 12일 늦은 오후 - 13일 오전 : 야생화를 신록에 맡기고 돌아서다 다시 돌아온 야영장. 해가 완전히 넘어가진 않아 그저 어둑어둑할 뿐이지만 인적 없는 야영장은 정적 속에 계곡의 물소리만 울리고 있다. 하늘의 구름은 달을 삼킨 지 오래, 등 하나 달리지 않은 야영장이기에 해가 떨어지면 칠흑 같은 어둠에 덮일 것이다. 가스등을 밝히고 소박한 주안상을 차려 고된 몸을 달래 본다. 이튿날 아침. 텐트 색이 화사하게 보이는 것을 보니 바깥에는 해가 뜬 모양이다. 문을 열어 보니 땅에 난 풀마다 짙은 그림자가 져 있다. 간만의 햇살이 반가워 밖에 나와 밤새 굳은 몸은 이리저리 놀려 본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짐을 꾸려 출발하기로 한다. 다시 짐을 꾸려 보니 간밤에 먹은 음식물 만큼 텐트가 이슬을 머금어 무게는 별반 다르지 않다. 내려오는 길, 뭐가 아쉬웠는지 뒤를 돌아보게 된다. 농담(濃淡, 짙고 옅음)진 신록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잘 가라고 손을 흔드는 듯하여 속으로 웃고 내려왔다. Epilogue : 꽃을 친구 삼아 떠나는 여행길 얼음을 뚫고 꽃대를 올려 꽃을 피워내는 복수초부터 시작된 꽃의 향연은 갖가지 색의 꽃을 선보이며 6월로 넘어가고 있다. 전국의 산들이 철쭉제로 몸살을 앓는 동안, 자연은 어디선가 또 다른 생김과 색을 가진 꽃들을 피울 것이다. 저리 예쁜 꽃을 보면 ‘자연은 우리의 어머니’라는 말을 실감난다. 언젠가 길 떠날 마음이 있다면 조그만 야생화 도감 하나 챙겨 작고 예쁜 꽃을 여행길의 친구로 삼기 바란다. 꽃을 모르고 사는 것은 꽃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꽃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야생화 이름, 어렵지 않아요 꽃이름에 붙어 있는 몇 가지 말의 뜻만 알아도 그 꽃의 특성을 반 정도는 알 수 있다. 한 번만 들으면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으니 알아두었다가 써먹어 보자. 사는 곳을 뜻하는 말이 있다. ‘갯’은 갯벌이나 계곡에서, ‘골’은 습한 골짜기에서 자란다는 뜻이다(갯개미취, 골사초). ‘구름,’ ‘두메’가 붙으면 높은 산지에서 산다는 의미(구름패랭이, 두메투구꽃). 이밖에 ‘벌(벌판),’ ‘물,’ ‘돌,’ ‘바위,’ ‘산,’ ‘섬’ 등은 말뜻 그대로이다(물봉선, 돌단풍, 바위구절초, 섬백리향). ‘참’은 진짜를 뜻하는데 참나리, 참바위취처럼 보통 크고 눈에 잘 띄는 꽃에 붙는다. 반면 ‘나도,’ ‘너도’는 비슷하지만 다르게 생긴 꽃에 붙고(나도바람꽃, 너도골무꽃), ‘개,’ ‘뱀,’ ‘새’ 등은 품질이 낮거나 작고 모양이 다른 것에 붙는다(개쑥부장이, 뱀딸기). 갈퀴나물이나 끈끈이주걱처럼 식물기관의 모양을 따기도 하고 가는잎구절초나 가시오갈피처럼 특성을 말해주기도 한다. 키가 큰 식물에는 ‘큰,’ ‘왕,’ ‘말,’ ‘수리’ 등이 붙고(말나리, 수리취) 작은 것에는 ‘각시,’ ‘땅,’ ‘애기,’ ‘왜,’ ‘좀,’ ‘병아리’ 등이 들어가기도 한다(애기현호색, 왜솜다리, 좀꿩의다리, 병아리난초). 이밖에 ‘선’은 선가래나 선괭이밥처럼 반듯이 서있는 식물을 뜻하고 ‘눈’은 눈양지꽃, 눈범꼬리처럼 누워 있는 식물을 가리킨다. ‘광대’는 광대의 옷처럼 울긋불긋한 꽃이름에 붙는다. 참고서적 : 허북구, 박석근, 나문심, 박재옥 저 야생화 보러 가자 꽃은 날짜가 아니라 날씨를 보고 핀다. 날씨는 중부와 남부 지방이 다르고 평지와 산지가 다르다. 높이라면 보통 해발 100m마다 1℃씩 낮아지기 때문에 산지가 평지보다 늦게 피고 늦게 진다고 보면 맞다. 또한 늦봄에 피는 야생화들은 대개 5, 6월에 걸쳐 핀다. 야생화를 보러 굳이 목적지를 정할 필요는 없다. 전국 어디를 가나 도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꽃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중에서도 가볼 만한 곳을 꼽으면 소백산과 축령산, 금대산, 선자령 등이다. 축령산은 휴양림안 산책로변에 야생화가 많고 선자령 역시 야생화로 유명한 곳이다. 이 즈음 금대산은 야생화 천지다. 야생화는 자연생태에서 펴야 제맛이지만 식물원을 찾는다면 강원도 평창의 자생식물원을 꼽을 만하다. 1천2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보고인 셈이다(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종류는 모두 4천300여 가지라고 알려져 있다). 주의할 것. 식물자원 보호를 위해 삼각대를 이용할 수 없다. 참고사이트 : www.kbotanic.co.kr 야생화 찍기·알기·기르기 찍기 사진의 기본은 빛이다. 빛은 오전이 좋다. 맑은 날 오후의 빛은 너무 강하고 저녁 무렵에는 붉은 빛이 감돈다. 또 밝은 색의 꽃을 찍는다면 노출보정 기능을 통해 +EV 쪽으로 설정한다. 배경이 어둡다면 -EV. 만약에 꽃이 환하고 배경이 어둡다면 측광모드를 ‘spot 측광’으로로 정한다. 뷰파인더의 가운데 지점을 기준으로 노출이 결정되기 때문에 꽃부분은 정상노출, 주변배경은 어둡게 나와 꽃이 살아난다. 이밖에 꽃을 한가운데 놓고 45도 각도에서 찍으면 너무 단조롭다. 가운데를 피하고 각도도 높은 곳 낮은 곳에서 여러 가지로 찍어 본다. 접사모드와 발광금지모드, 아웃포커싱은 기본. 마지막, 접사사진이 예쁘긴 하지만 꽃이름을 알기 위해서는 잎과 줄기의 모양도 있어야 한다. 알기 야생화 도감을 준비하자. 포켓용은 가지고 다니기 편하고 커다란 것은 정보가 많아 좋다. 도감만으로 이름을 알기는 쉽지 않다. 모양이 비슷한 꽃들이 있기 때문. 이럴 때는 인터넷을 이용한다. ‘야생화’로 검색되는 몇몇 사이트에 들어가면 야생화 이름을 묻는 코너가 있다. 꽃이름을 알고난 후 게시물의 제목을 꽃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예의다. 기르기 야생화는 말 그대로 자연에서 자라는 꽃이지만 곁에 두고 보고 싶다면 잘 골라서 심는 것도 방법이다. 예쁜 것을 좋아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어서 예쁘고 쉽게 기를 수 있는 꽃을 골라야 한다. 원추리, 옥잠화, 인동, 비비추, 금낭화 등은 음양건습을 특별히 가리지 않아 기르기 편하다. 처음 심은 후 7일은 뿌리가 자리를 잡는 기간이기 때문에 매일 아침 물을 준다. 뿌리가 자리를 잡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주면 되며 거름은 1년에 한 번, 봄에 주면 된다. 특별히 습지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물빠짐이 좋은 산모래와 부엽토를 섞는 것이 좋다. 양재동 꽃시장이나 강원도 오대산 근처의 자생식물원 등에서 야생화를 살 수 있다. TIP 소백산 산행 소백산(비로봉 1,439m)은 강원, 충청, 경상도에 걸쳐 있고 온화한 산세와 능선부의 툭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야생화를 보러 소백산을 찾는다면 기본적인 산행준비를 잘 해야 한다. 한낮에 무덥다 해도 산 속의 밤은 춥다. 야영을 한다면 매트리스와 침낭이 필요하다. 천동계곡 코스 중턱에 있는 천동야영장에는 조명시설이 전혀 없으므로 랜턴이나 가스등을 챙기고 배터리나 연료도 넉넉하게 준비한다. 천동야영장은 조만간 휴식터로 바뀔 예정이라고 하니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다. 소백산 북부사무소 (043)423-0708 돌계단 길은 쉽게 지치기 때문에 보폭을 좁히고 내려오는 길에는 무릎과 발목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앞꿈치부터 딛는다. 간식거리를 넉넉하게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npa.or.kr) 오른쪽 지도에서 ‘소백산’ 선택. 주변 볼거리 남한강물이 땅을 휘돌아 감는 곳, 그 물줄기 한가운데 뾰족한 바위 봉우리 3개가 사이 좋게 솟아 있다. 도담삼봉. 삼봉 정도전이 누각을 짓고 시를 읊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하지만 그 누각은 1972년 수해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다시 지은 것 역시 1990년 수해로 훼손되어 마루와 기왓장을 새로 보수했다. 예전엔 물이 얕아 바짓가랑이를 걷고 물길을 건넜지만 충주댐을 만들면서 물이 깊어졌다. 건너편 마을은 도담리, 현재 열 서너 가구가 살고 있다. 도담삼봉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팔각정에 오르면 전망이 좋다. 예서 조금 더 가면 석문이 나온다. 거대한 바위에 갖가지 나무들이 뿌리를 내려 가을이면 가히 ‘바위무지개’라 할 만 하겠다. 잘 곳와 먹을 곳 단양읍내에 대명콘도(www.daemyungcondo.com )가 있다. 800개가 훨씬 넘는 객실에 물놀이 테마파크 아쿠아월드를 갖추고 있어 아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기타 다른 숙박업소는 단양군청 홈페이지 상단의 ‘문화관광-숙박안내’ 참조. 호텔, 펜션, 민박 등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다. 맛난 먹을거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단양은 육쪽마늘이 유명하다. 석회암 토질인 까닭에 아리한 맛이 덜하고 저장성이 좋다. 단양읍내에는 마늘솥밥으로 인정받는 집이 있다. 장다리식당. 마늘솥밥 정식은 1만 원, 특정식은 1만5천 원이다. 보쌈이나 육회 등 맛난 먹거리와 20여 개에 달하는 밑반찬이 상에 오른다. (043)423-6660 글l서승범 기자 사진l최진호(프리랜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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