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자동차상식

터무니없이 적은 보험금, 손해사정사에게 맡기자 2017-10-26
터무니없이 적은 보험금, 손해사정사에게 맡기자손해사정사는 보험계약자나 교통사고 피해자의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고 보험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의뢰인은 서류준비 등 복잡한 업무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되고, 보험금을 적게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요즘에는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렵다보니 졸업 후 진로가 뚜렷한 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 인기 있는 학과 중에는 보험계리학과나 자동차손해보상학과처럼 처음부터 보험회사 취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곳도 있고, 자동차학과, 금융보험학과와 같이 보험회사 업무에 도움이 되는 학과도 있다. 사실 보험회사는 관련 전공자보다는 실무에 필요한 자격증이 있는 지원자를 더 원한다. 여러 종류의 자격증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보험계리사와 손해사정사를 가장 선호한다. 이 자격증이 있는 직원에게는 월 10~20만원의 자격증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정도로 높게 평가한다. 특히 상품개발이나 보험심사를 담당하는 보험계리사는 자격증만 있으면 취업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시험이 어려워 선발인원이 적으며 준비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반면 보험사고를 조사하고 보험금 산정 업무를 하는 손해사정사는 연 500명 정도 뽑기 때문에 학생들도 열심히 준비하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손해사정사는 보험종목에 따라 재물손해사정사, 차량손해사정사, 신체손해사정사로 분류하며 자동차보험은 신체손해사정사와 차량손해사정사가 담당한다. 신체손해사정사는 사망이나 부상으로 인한 인적 피해액을 산정하고, 차량손해사정사는 차량 파손과 같은 물적 피해액을 산정한다. 따라서 신체손해사정사는 대인보상직원, 차량손해사정사는 대물보상직원으로 취업하는 데 유리하다.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는 손해사정사보험회사에 취업이 안 되더라도 개인 손해사정사무소를 운영할 수 있다. 이들을 독립손해사정사라고 하는데, 보험계약자나 교통사고 피해자의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고 보험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법적으로 정해진 수수료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보험금의 10%를 받는다. 간혹 업무 난이도가 높거나 보험금액 규모가 큰 사건은 의뢰인과 손해사정사가 별도 협의하여 정하기도 한다. 의뢰인 입장에서 보면 수수료가 들더라도 서류준비 등 복잡한 업무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되고, 보험금을 적게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단, 손해사정사에게 업무를 위탁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보험금을 얼마 이상 받아주겠다며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손해사정사는 피하는 것이 좋다.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보험사기로 함께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병실로 찾아와서 영업하는 사람들 중에는 손해사정사가 아닌 브로커도 많다. 따라서 금융감독원 홈페이지를 통해 정식 등록된 손해사정사가 맞는지, 해당 보험종목에 대한 손해사정 자격을 갖고 있는지 확인한 다음 위임계약서를 작성하기 바란다. 손해사정사의 역할과 업무범위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손해사정사는 보험금을 대리청구하거나 약관상 기준을 현저히 벗어난 방식으로 산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의뢰인에게 불필요한 소송이나 민원을 유도해서도 안 되고, 보험회사와 직접 합의절충을 할 수도 없다. 손해사정사가 합의에 개입하거나 중재를 하면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현행법에서 손해사정사는 합의금과 관련된 어떠한 협의도 보험회사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과한 측면도 있지만, 어쨌거나 현재 규정으로는 손해사정사의 보험금에 대한 의견은 서면으로만 보험회사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변호사법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변호사와 손해사정사의 업무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피해자를 대리하여 가해자 또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역할을 한다. 때로는 소송 제기 전이나 소송 진행 중에도 보험회사와 합의절충을 할 때가 있다. 이때는 약관상 지급기준보다는 소송 예상판결액을 기준으로 협상한다. 이런 방식을 ‘특인’(특별승인) 또는 ‘지급조정’이라 부른다. 대개 특인금액은 예상판결액의 80~90%에서 결정된다. 그러다보니 보험금을 많이 받으려면 무조건 변호사에게 일을 맡겨야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누가 수임했느냐는 크게 고려치 않고, 지급기준금액이 예상판결액보다 현저히 적다고 판단되면 자체적으로 특인 절차를 진행한다. 설령 변호사나 손해사정사가 개입되지 않았더라도 지급기준금액과 예상판결액의 차이가 크면 특인을 거쳐 합의금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비싼 수수료를 들여가며 제3자에게 맡기기에 앞서 보험회사와 절충을 한 뒤, 그래도 보험금이 적다고 생각되면 그때 전문가와 상의해도 늦지 않다.​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기준’ 없는 자동차보험금 지급 기준 2017-10-16
‘기준’ 없는 자동차보험금 지급 기준 보험업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크다. 다친 정도가 비슷하면 보험금도 거의 같아야 하는데 피해자 거주 지역과 보험사에 따라 합의금에 차이가 나는 등 보험금 산정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보험업계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일관되고 명확한 보험금 지급기준을 세워야 한다.  ​​보험업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크다. 특히 보험금 산정기준이 가장 큰 문제다. 실제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 관련 민원 중 보험금산정 불만이 67.3%로 가장 많다. 피해자의 요구액을 무조건 맞춰줄 수는 없겠지만 일관되고 합리적인 지급기준이 있다면 민원이 이렇게 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친 정도가 비슷하면 보험금도 엇비슷하게 지급해야 하는데 피해자의 거주 지역과 보험사에 따라 부상합의금 지급 차이가 심하게 난다. ​2016년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상해등급 8급에서 14급까지의 경상 피해자 평균합의금은 87만3,000원, 지역에 따라서는 최저 72만원부터 최대 95만원까지 23만원의 차이가 나고, 보험사별로 보면 최저 79만원에서 최대 91만원까지 12만원 차이가 난다. 보험금 산정요소인 피해자의 소득, 과실, 부상 정도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편차가 큰 편이다. 지역별로 보험금 차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금 산정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약관상 보험금 산정항목은 ‘1.위자료, 2.휴업손해, 3.치료관계비와 4.그 밖의 손해배상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위자료는 상해등급에 따라 산정하고 '그 밖의 손해배상금'은 통원 1일당 8,000원을 지급하는 정액형 항목이기 때문에 기준이 명확하다. 치료기간의 범위 내에서 지급한다는 모호한 단서가 있긴 하지만 휴업손해도 세법상 입증된 수입감소액의 85%를 지급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합의금 명목으로 지급되는 ‘향후치료비’ 개선이 시급하지만 치료관계비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치료관계비는 병원에서 실제 치료한 병원치료비와 앞으로 치료받을 향후치료비를 말한다. 이 중 병원치료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적정성을 심사한 후 병원으로 지급하지만, 향후치료비는 지급기준도 없고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기 때문에 사실상 합의금을 맞추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통계를 보더라도 2016년 기준 경상자 평균향후치료비는 63만4,000원으로 합의금의 73%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치료비가 없으면 합의가 안 될 정도다. 향후치료비는 지역에 따라 최저 53만원부터 71만원까지 18만원 차이가 난다. 지역별 합의금 편차가 2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향후치료비의 의해 합의금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치료비의 지급기준이 불명확한 것도 문제지만 교통사고 당사자 과실이 있어도 치료관계비는 전액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약관조항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본인의 과실비율 만큼 치료비를 부담하는 것이 공평한 손해액 분담과 실손보상의 원칙에 부합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기준이 없다. 이렇게 운영하는 이유는 과실이 많은 사고 당사자도 최소한의 치료는 받을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사회보장적 기능이기 때문인데, 문제는 병원치료비 뿐만 아니라 향후치료비에도 이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과실이 많은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보험금을 더 많이 받아가는 불합리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럼 향후치료비를 없애면 문제가 모두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합의금이 지금의 1/4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관련 민원이나 소송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손해배상금 분쟁을 줄이고 신속한 보상처리를 하는 것이 약관 지급기준의 본래 목적인데 그 취지는 사라지고, 변호사를 쓸 형편이 안 되는 사람만 손해를 보는 문제가 생길 우려가 크다. 그렇다면 자동차보험금 지급기준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지급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소송 판결보다 낮은 위자료 지급액을 현실화하고 향후치료비는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소송에서는 성형수술, 골절부위 금속고정물 제거, 신체마비 환자의 생명유지, 뇌 손상 환자의 향경련제 등 꼭 필요한 치료에 대해서만 향후치료비를 인정하고 있다. 적정 치료기간에 대한 기준도 마련되어야 한다. 사실 보험회사가 향후치료비를 지급해가면서 합의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 얼마만큼 병원치료비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원하면 1년이고 2년이고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차라리 향후치료비를 주고서라도 마무리하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향후치료비는 지급하지 않고 치료비를 포함해 총 120만엔 한도 내에서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경상 피해자에 대해서는 적정 치료기간과 보상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보험연구원은 현행 향후치료비 지급 관행이 계속된다면 과소 또는 과대보상의 위험이 커져 자동차보험제도의 최종 목적, 즉 ‘피해자 보호 취지’가 훼손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험소비자 보호는 물론이고 보험회사 업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투명하고 명확한 보험금 지급기준이 신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한국GM 디자인센터, “우리가 이 정돕니다” 2017-10-12
CHEVROLET DESIGN PROGRAM“우리가 이 정돕니다”꽁꽁 숨겨왔던 한국GM 디자인센터가 공개됐다. GM 철수설이 불거진 상황에서 갑자기 공개한 이유가 빤히 보이지만, 디자인센터의 영향력 하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은 글로벌 GM 디자인센터 중 넘버 2니까.​​​​​“볼트 EV를 저희 손으로 그렸습니다.” 지난 9월 6일 언론에 공개된 한국GM 디자인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자랑스레 꺼낸 얘기다. 그들을 볼트 EV를 비롯한 스파크, 트랙스 등 이곳에서 빚은 모델들, 그리고 첨단장비를 소개하며 한국GM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무시라도 당했던 것처럼.​세계에서 두 번째이날 공개된 한국GM 디자인센터는 전세계 6개의 GM 디자인센터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GM 안에서 한국GM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GM이 오펠 브랜드를 매각하면서 어부지리로 올라선 2등이긴 하지만, 그만큼 한국GM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결과물인 볼트 EV와 트랙스, 아베오, 스파크 등 소형차 외에도 캐딜락과 뷰익 등 다양한 브랜드 디자인 개발에 한국GM이 손을 뻗치고 있는 이유다.​행사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볼트 EV 디자인 과정에서도 그 역량을 엿볼 수 있었다. 볼트 EV는 쉐보레의 미래 비전이 담긴 상징적인 모델로, 한국GM 디자인센터가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디자인 과정을 주도한 차다. 쉐보레 브랜드의 미래가 한국에서 그려진 셈.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신차는 각 디자인 스튜디오가 모여 경쟁하지만, 볼트 EV는 시작부터 한국GM에 맡겨진 특별한 사례”라며, “한국GM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거의 역대 최단 기간에 스타일을 완성해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이 디자인을 주도한 만큼, 스컬프팅 팀이 깎은 볼트 EV 클레이 모델과 각종 목업(mock-up) 모델도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볼트 EV 클레이(Clay) 모델. 기계가 3D 데이터를 바탕으로 거칠게 깎은 후, 사람의 손으로 세부적인 마무리를 한다​​이어 널찍한 야외 품평회장을 지나 도착한 곳은 컬러 & 트림 팀(이하 CMF팀). 자동차의 색깔과 소재, 그리고 마감재를 개발하는 팀이다. 이들은 3~4년 후의 시장 흐름을 미리 예측하고 새로운 소재를 찾는 등의 역할을 한다. 볼트 EV의 새하얀 내장재와 오래된 트랙스를 신차로 탈바꿈시킨 실내 소재 등이 이들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결과물은 스파크의 코랄 핑크 페인트다. 김홍기 컬러 & 트림 디자인팀 팀장은 “스파크의 분홍색 페인트는 처음엔 본사의 반응이 미지근했지만, 1세대 스파크의 모나코 핑크가 인기를 얻으면서 2세대인 코랄 핑크까지 이어졌다”며, “코랄 핑크는 셔벗을 먹다가 생각해낸 색깔로, 컨셉트는 분홍색 페인트에서 광을 조금 줄인 귀여운 색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파크 같은 경차는 한국GM이 가장 잘 아는 분야이기 때문에 컬러 선택에서 한국GM CMF 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 컬러 & 트림 부서. 다양한 색깔과 소재를 연구하고 3~4년 후의 트렌드도 정밀하게 분석한다​코랄 핑크 컬러의 스파크. 디자이너가 셔벗을 먹다가 생각해냈다고 ​​마지막 코스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주얼라이제이션 디자인 팀이다. 화려한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첨단장비로 미래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팀이다. 2D로 시작된 자동차 디자인을 알리아스 등의 3D 프로그램으로 구체화하고, 디자인 최종 결과물을 꾸미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이날 강조된 건 3차원 입체 증강현실 기술이다. 이 기술로 디자인 모형을 만들기 전, 마치 직접 보는 것처럼 가상으로 차를 체험해볼 수 있다고. 가상으로 차를 보며 신차의 단점과 오류를 미리미리 수정해 실제 모형 제작 과정에서의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게 목표다.​​VR(가상현실) 장비를 이용해 차를 살펴보고 있다 ​​여전히 분주한 분위기한국GM 디자인센터는 지난 2002년 설립된 후 이날 최초로 언론에 공개됐다. 그만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GM 철수설에 한국GM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한국GM 디자인센터는 이런 소문에 아랑곳 않고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한쪽에선 차세대 SUV로 보이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인 상황. 디자인센터 분위기만 보면 철수설은 사실무근 같았다.​ 부임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선 카허 카젬 한국GM 신임 사장​​​한편, 이날 카허 카젬 한국GM 신임 사장은 부임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다. 그는 “한국GM 사업과 관련된 많은 기사와 소문을 확인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업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전세계 쉐보레 시장 중 다섯 번째로 큰 최적의 시장이며, 한국GM은 생산과 디자인 연구개발 측면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글 윤지수 기자 사진 한국GM​
버스 뒤에 두고 운전하지 마세요 2017-09-28
버스 뒤에 두고 운전하지 마세요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해 버스가 승용차를 덮치는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초보운전’이나 ‘아이가 타고 있어요’가 인쇄된 스티커 대신 ‘버스 다가오지 마세요’, ‘버스는 싫어요’ 등의 문구가 들어간 스티커를 제작해 붙여야 할 판이다. 되풀이되는 고속도로 버스 참사, 예방책은 없는 것일까?​​​얼마 전,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뒤에서 다가온 버스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추돌하면서 승용차에 타고 있던 두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원인은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사고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최근 유사한 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작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도 비슷한 사고로 앞서가던 승용차에 타 있던 세 사람이 모두 사망하였고, 몇 달 전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 근방에서도 비슷한 사고로 승용차 탑승자 모두가 사망했다.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사고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앞서가다 받힌 승용차는 종이가 구겨지듯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피해 자동차 모델의 안전성 논란도 불거졌다. 하지만 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작스럽게 다가와 추돌하면 어떤 차종도 무사할 수가 없다. 특히 졸음운전으로 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여서 추돌강도는 더욱 크다. 버스는 범퍼 높이가 높아서 승용차를 타고 넘어가기 쉬워 더욱 위험하다. ​AEBS 장착 의무화하고 벌칙규정 마련해야왜,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되는 것일까? 대통령까지 관심을 가지고 대처방안을 언급하였건만 끔찍한 사건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참사를 막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부분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하드웨어적으로 버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할 경우 작동되는 비상자동제동장치(AEBS)의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게 장착할 수 있으나 대당 700~80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흔쾌히 부담할 버스회사는 많지 않을 터. 따라서 정부가 나서서 상당 비용을 부담하고 새로운 신차뿐만 아니라 기존 차량에도 이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즉, 운전자의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버스운전자의 근무조건은 OECD 국가 중 최악의 강도를 자랑한다. 이들은 운행시간과 조건에 쫓기어 쉴 시간이 없다. 운전은 잠깐이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쉬는 시간 없이 하루 종일 운전하는 현재의 근로조건에서 반복적인 졸음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선진국과 같이 2시간 연속 운전 후 의무적으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제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드문 실정이다. 여론에 밀려 법규만 만들어 놓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이행되는지 살펴보는 철저한 관리감독이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 규정을 어겼을 경우에 적용할 엄격한 벌칙조항을 마련해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럽의 경우 법정 휴식시간 보다 1분이라도 덜 쉬면 엄청난 벌금을 부과해 해당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로 엄격한 벌칙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비상자동제동장치 탑재 의무화와 휴식시간 미준수에 대한 벌칙규정 정립으로 대규모 인명살상이 가능한 대형 이동수단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구축함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필자는 항상 강조한다. 주변에 큰 차를 두지 않고, 같은 부류의 차종 속에서 안전하게 운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운전을 하다가 주변에 버스 등 큰 차가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추월하거나 거리를 두어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고속도로를 비롯해 진행속도가 높은 도로의 경우 이러한 운전 습관이 더더욱 필수적이다. 하지만 안전운전 습관만으로는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따르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차라리 ‘버스는 주변에 다가오지 마세요’라는 스티커를 붙이는 게 더 나은 방법인 걸까?​글 김필수​
엔진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2017-09-15
엔진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두근두근 고동치고, 우렁차게 포효하며, 뜨거운 온기를 품는다. 수만 개의 부품이 맞물려 움직이는 자동차는 이미 물건이라기보단 하나의 생명체다. 그리고 이 생명의 원천이 바로 엔진이다. 차가운 쇳덩이에 온기를 불어넣는 자동차의 심장, 엔진에 얽힌 이야기다.​​​최초의 자동차가 전기차였다면 어땠을까. 차가운 모터와 함께 우리의 열정도 식었을지 모른다.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배기관을 타고 흐르는 깊은 울림과 뜨거운 온기가 우리를 차라는 물건에 더욱 빠져들게 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가 자동차를 단순히 탈것으로만 여기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보닛 아래서 박동하는 엔진 때문이 아닐까.​레오나르도 다빈치, 엔진을 그리다 이런 아이러니가 따로 없다. 현대 공학의 결정체라 불리는 엔진의 기원은 한 예술가로부터 그려졌다.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 등 걸출한 작품을 그려낸 르네상스 회화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머릿속에서 말이다.​​​​레오나르도 다빈치 자화상​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미래라도 보고 온 게 아닐까. 석유는커녕 석탄조차 생소했던 1509년, 그는 실린더 안에서 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을 고안한다. 공기와 연료를 압축하지 않고 그대로 태우는 구조로, 증기기관 개념조차 없었던 당시로서는 무척이나 파격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생각은 실현되진 않았다. 당시 이를 실현한 기술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연료도 없었기 때문. 실제로 내연기관이 등장한 건 그로부터 200여 년이나 흐른 1794년의 일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각이 200년의 시간을 앞선 셈이다. 참고로 다빈치는 1482년 태엽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고안하기도 했다.​​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 중 하나. 이런 식으로 엔진의 기원도 그렸다​그렇다면 현대적인 엔진의 기원은 언제일까. 여기서 또 자동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차, 칼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1886)이 등장한다. ‘페이턴트(특허)’라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공식적으로 가장 먼저 특허를 출원한 4행정 가솔린 엔진 차다. 비록 실제 최초의 4행정 엔진을 만든 건 1876년 니콜라우스 오토였고, 이를 차에 얹은 건 1885년 고트리프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가 먼저지만 말이다. 이 때문에 칼 벤츠와 고트리프 다임러는 특허권을 두고 끊임없이 다툰 앙숙 관계였다고.​​​페이턴트 모터바겐을 위에서 본 모습. 뒤쪽에 1기통 954cc 엔진이 얹혔다​​컴퓨터, 엔진을 완성하다‘컴퓨터식 엔진’. 80~90년대 자동차 광고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던 말이다. 이제 아무도 쓰지 않지만 이 단어는 엔진 역사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컴퓨터, 즉 전자제어를 만난 엔진은 그동안 불가능했던 것들을 차근차근 실현했다. 오늘날 직분사 엔진, 가변식 터보도 모두 전자제어의 토대 위에 빚어진 것들이다.​​89년 현대 엑셀 TV 광고. 전자제어 엔진인 걸 강조하고 있다​엔진은 원래 태어날 때부터 불안했다. 실린더에 공기와 연료를 섞어 넣기 때문에 항상 그 비율이 문제였다. 아무리 정밀하게 조정해도 시시각각 틀어지기 마련. 비율이 바뀌면 공기가 남거나 연료가 덜 타 효율이 떨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센서로 파악하고 연료를 분사한 게 전자제어 시스템의 시작이다. 전자제어의 도움으로 실시간으로 공기 흐름을 파악하고 계산함으로써 항상 최적의 비율을 맞출 수 있게 된 것. 컴퓨터는 이렇게 엔진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며 등장했다.연료분사로 시작된 전자제어는 오늘날 자동차의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제어한다. 디젤 엔진의 혁명을 가져왔던 커먼레일(CRDI)이나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VGT), 가변밸브타이밍(VVT), 심지어 하이브리드 장치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밀한 전자제어가 허락한 기술이다. 순수 기계식의 단점을 보완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바탕이 된 셈. 엔진 역사에서 전자제어의 시작은 가히 우리네 역사의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하다.​​​직분사 엔진의 바탕도 결국 전자제어 시스템이다​​공랭식, SOHC, 이제는 자연흡기새로운 게 생기면 무언가 사라지는 법. 스마트폰에 밀려 피처폰이 사라졌고, 핸드폰에 밀려 삐삐가 없어졌다. 엔진도 마찬가지다. 수랭식 엔진에 밀려 공랭식 엔진이 자취를 감췄고, DOHC가 SOHC를 앞질렀다. 이제 터보에 밀려 자연흡기가 사라질 차례다.터보의 영역 확장 비결은 포지션 변경이다. 한때 고성능의 상징이었지만 이제 배기량을 줄이고 출력을 유지하는 효율의 상징이 됐다. 결국 같은 역할이긴 하지만, 쓰임새가 사뭇 달라진 셈. 작은 엔진에 공기를 압축시켜 큰 힘을 내다보니, 엔진은 가벼워지고 기름도 덜 태운다. 낮은 rpm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뿜는 경쾌한 주행감은 덤. 쉐보레 크루즈(1.4L 터보)부터 벤츠 E300(2.0L 터보), 포르쉐 718 박스터(2.0L 터보)에 이르기까지, 대중적인 차와 고급 세단, 스포츠카를 막론하고 모두가 터보를 쓰는 이유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점점 숨통을 조여오는 환경규제 때문이지만.  ​터보는 엔진 다운사이징의 핵심이다​터보는 원가절감 효과도 가져왔다. 값비싼 터보 엔진에 원가절감이라니 앞뒤가 안 맞지만, 볼보의 사례를 보면 이해가 갈 거다. 볼보는 터보의 힘을 빌려 모든 엔진을 4기통 2.0L 엔진 하나로 통합했다. 작은 해치백 V40부터 큼직한 SUV XC90까지 하나의 엔진 블록을 공유한다. 비결은 과급기 튜닝이다. 작은 차엔 하나의 터보를, 큰 차엔 두 개의 터보 또는 터보에 수퍼차저를 맞물려 성능을 조절한다. 가장 강력한 엔진의 경우 무려 367마력에 달해, 6기통 엔진의 영역까지 무리 없이 소화한다. 하나의 블록을 공유하면서 공장 효율 개선은 물론 천문학적인 개발비까지, 볼보는 터보 덕분에 많은 돈을 아끼고 있다. ​이토록 터보의 강점이 많다 보니, 자연흡기가 설 자리는 점점 줄고 있다. 조만간 수랭식 엔진에 밀렸던 공랭식 엔진처럼 시장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자연흡기가 사라지는 속도보다 내연기관 시대가 더 빨리 저물 것 같기도 하다.  ​엔진 개발, 현대차만 하지 않았다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했던가. 우리나라 엔진 역사를 살펴보면 유난히도 현대차의 엔진 개발만 부각되고 있다. 사실 현대차가 최초의 독자개발 알파 엔진 등을 비롯해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건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다른 브랜드도 마냥 손 놓고 있진 않았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태동기를 함께했던 대우와 기아자동차도 걸출한 엔진들을 선보이며 발전을 이끌었다.대우차는 독자개발 엔진을 가장 먼저 출시했다. 1991년 2월 에스페로에 1.5L A15MF 엔진을 달아 출시해 현대 스쿠프(1991. 5)의 알파 엔진보다 3개월 빨랐다. 엔진 개발은 현대차가 먼저지만, 출시는 대우가 한발 앞선 셈. 비록 출시를 서두른 탓에 초기 품질 문제는 있었지만 알파 엔진보다 한발 앞선 DOHC를 사용하고, 저속중심 세팅으로 체감성능을 높이는 등 제법 도전적인 엔진이었다.​​​스쿠프보다 먼저 독자개발 엔진을 얹은 에스페로​한국차 역사상 가장 별난 엔진도 대우 작품이다.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는 가로배치 직렬 6기통 XK 엔진(2.0L, 2.5L)이 그 주인공. 직렬 6기통은 피스톤이 서로 폭발 충격을 상쇄시켜 이론적으로 가장 부드럽지만, 엔진이 가로로 놓이는 전륜구동엔 공간이 부족해 넣기 힘들다. 그런데도 대우차는 실린더 간격을 극단적으로 줄여, 이 엉뚱한 구성을 실현한다. 덕분에 회전 질감과 정숙성만큼은 동시대 현대-기아차의 엔진을 훨씬 웃돌았다. 단, 비싼 제작단가와 성능을 높이기 힘든 얇은 실린더 간격 탓에 매그너스와 토스카에만 쓰이고 단명한다.​ ​대우 XK 엔진. 중형 세단에 직렬 6기통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넣었다​기아는 한때 ‘기술의 기아’라고 불렸을 만큼 엔진 개발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물이 T8D 엔진과 J 엔진. T8D 엔진(1994. 12)은 현대 베타 엔진(1995. 3)보다 먼저 등장한 중형급 엔진으로 가변흡기 등 당시 최신기술이 탑재되어 1.8L 이상의 성능을 냈다. 엘란에 얹힌 가장 강력했던 T8D 하이스프린트 엔진의 경우 최고출력 151마력과 최대토크 19.0kg·m의 성능을 냈을 정도. 게다가 7,200rpm까지 고회전이 가능해, 아직도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선 명기로 회자된다.​​기아 1.8리터 T8D 엔진. 마니아들 사이에서 명기로 회자된다​​ 최초의 국산 디젤 엔진도 기아의 손으로 태어났다. 국산 최초 독자개발 엔진이 나왔던 1991년 이듬해 1992년 JS(2.7L) 엔진이 출시된 것. 현대의 고유 디젤 엔진이라 불릴 만한 A엔진(2.5L)이 2002년 나온 걸 감안하면 당시 기아의 기술 자립에 대한 열망을 엿볼 수 있다. JS 엔진은 첫 엔진이었음에도 당시 쓰던 마쓰다 엔진보다 뛰어난 성능으로 기아 봉고의 주력 엔진으로 쓰였다. 이후 개선을 거듭해 현대차에 인수된 후에도 계속 J 엔진(2.9L)이라는 이름으로 20여 년간 장수한다.이렇듯 현대, 기아, 대우차는 간발의 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며 독자엔진 개발 경쟁을 펼쳐왔다. 비록 지금은 현대자동차 그룹만이 남았지만, 이때의 기술 경쟁이 지금의 한국차 위상을 만드는 토대가 됐다. ​​​​기아차가 개발한 J 엔진. 사진은 현대 테라칸에 얹은 엔진이다​​유별나지만 멋진 괴짜들괴짜가 세상을 바꾼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4기통 엔진도, 더 나아가 마차 타던 시절 등장한 증기기관도 처음엔 다 괴짜였다. 이들은 다행히 주류로 올라 괴짜가 아닌 선구자로 인정받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너무 앞서갔거나, 너무 과감해 괴짜로 남은 엔진들의 이야기다. “작은 차에 거대한 엔진을 달면 빨라질 거야.” 어릴 적 이런 생각으로 작은 차에 트럭 엔진을 넣는 상상, 한번쯤 해봤을 거다. 그런데 100년 전 사람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나 보다. 1911년 등장한 피아트 S76은 이런 상상의 ‘끝판왕’이다. 4m도 채 안 되는 작은 차체에 직렬 4기통 28.5L 거대한 엔진을 욱여넣었다. 한 실린더당 용적은 롤스로이스 팬텀의 배기량보다도 큰 약 7.0L. 피스톤 하나가 움직일 때마다 차체가 덜컹덜컹 튈 정도로 강력했다. 그리고 그들의 상상은 실현됐다. 피아트 S76은 300마력의 강력한 출력으로 당시 미지의 속도였던 시속 216km 신기록을 세운다. 이후 최고속도 기록은 깨졌지만, 아직까지도 역사상 가장 큰 자동차 엔진으로 남아 있다.​​​자동차 역사상 가장 큰 엔진을 얹은 피아트 S76​치열한 속도경쟁의 장, 모터스포츠에서도 과한 승부욕이 가끔 엉뚱한 결과물을 낳는다. 그렇게 탄생한 엔진 중 하나가 1966년 등장한 BRM H16이다. H16 엔진은 수평대향 8기통 1.5L 엔진 두 개를 위아래 ‘工(공)’자 모양으로 붙인 방식. 포뮬러 1 규정이 갑자기 1.5L에서 3.0L로 늘어나며 만들어진 괴작이다. 이 엔진이 생소한 데서 알 수 있듯 꼼수의 결과는 완전히 실패했다. 두 개의 엔진을 붙여놓으니 무겁고 무게중심이 높은 건 물론, 구조가 복잡해 고장도 잦았다. 경기만 나갔다 하면 리타이어하기 일쑤. 결국 이 엔진은 1967년 V12 엔진으로 대체된다. ​​​그래도 이 엔진들은 반켈 엔진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반켈 엔진, 즉 로터리 엔진은 피스톤 모양부터 달라진다. 아예 일반 엔진과 기초부터 다른 구조였다. 상하운동하는 피스톤 대신 회전하는 로터가 들어간다. 원리는 세모 모양 로터가 땅콩모양 연소실 속을 회전하면서 생기는 빈 공간을 통해 흡입-압축-폭발-배기 4행정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것. 삼각형 로터가 연소실 내벽과 만나며 만들어지는 3개의 빈 공간에서 4행정 중 세 가지가 동시에 이뤄진다. 덕분에 회전이 매끄럽고 배기량 대비 출력도 높다. 게다가 가볍기까지 하니 경주차 엔진으로 최고인 셈. 실제로 1991년 르망 24시에서 로터리 엔진을 얹은 마즈다 787B 경주차가 일본차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고질적인 내구성 문제는 마쓰다의 집념 어린 개발로 많이 해결됐지만, 점점 심해지는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지금은 자동차 시장에서 퇴역했다. ​​​​마쓰다 RX-8의 로터리 엔진 절개 모습. 세모난 로터가 땅콩 모양 연소실 안에서 회전한다​​친환경 전기차 시대, 내연기관이 사는 법‘자동차=내연기관’은 자동차 역사 160여 년의 공식이다. 자동차는 내연기관이 있기에 존재했고, 내연기관이 있어 뜨거웠다. 그런데 찬란했던 그 역사도 이제 끝을 바라보고 있다. 온갖 환경규제에 따라 전기차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기 때문. 이에 내연기관은 배출가스를 줄이고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기 위해 처절하게 진화하고 있다.효율을 높이기 위한 첫 번째 노력은 잡일을 줄이는 것이다. 그동안 엔진은 자동차를 굴리는 것 외에 유압을 만들고 냉각수를 순환시키며, 에어컨을 작동시키는 등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할 일이 많으니 기름 많이 먹는 건 당연지사. 이를 해결한 게 바로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엔진의 잡일을 전기모터가 대신해주는 장치다. 기존 12볼트보다 강렬한 48볼트 전기의 힘으로 냉각수를 순환시키고 에어컨 냉매를 압축한다. 덕분에 엔진은 차를 굴리는 데만 집중해 효율을 높인다. 최근 이 기술을 공개한 메르세데스 벤츠에 따르면 기존보다 효율이 15% 좋아진다고. 참고로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전동식 조향장치(EPS)도 비슷한 원리로 기름을 아낀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붙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직렬 6기통 엔진. 아래쪽 둥근 모양이 48V 전기모터다​변종으로 효율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하기도 한다. 효율 좋은 디젤 엔진과 깨끗한 가솔린 엔진을 섞는 시도가 그것으로, 일명 압축착화 가솔린(HCCI) 엔진이라 불린다. 연료를 힘껏 압축시켜 터뜨리는 디젤 엔진의 방식으로 휘발유를 태우는 셈. 원래 휘발유는 경유와 달리 불이 너무 잘 붙어 압축착화가 힘들다. 불꽃으로 점화시키는 가솔린 엔진에서도 빈번하게 노킹 현상(연료를 압축하는 중에 폭발하는 현상)이 생길 정도이니 압축착화는 꿈도 못 꿨다. ​그런데 마쓰다는 이를 극복하고 압축착화 가솔린 엔진을 2018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아직 자세한 원리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이미 사전 테스트를 통해 기존 엔진보다 30% 효율이 높아졌음을 확인했다고. 메르세데스와 페라리, 르노의 최신 F1 엔진들도 이 방식으로 알려졌다.​​압축착화식 가솔린 엔진은 2018년에 출시할 마쓰다 3에 탑재될 예정이다​엔진의 효율과 성능을 높여왔던 ‘가변’ 기술은 이제 배기량을 조절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8기통 중 2기통 혹은 4기통의 연료를 차단하는 가변 배기량은 더 이상 신기한 기술이 아니다. 닛산이 만든 VC-T 엔진은 크랭크샤프트 아래 멀티링크 구조를 넣어 압축비를 조절한다. 출력이 필요할 때는 압축비를 8:1까지 낮추고, 효율이 필요할 때는 최대 14:1로 높인다. 주행 상황에 따라 압축비를 조절하니, 272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면서도 효율은 27% 개선했다. 닛산은 이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무려 20년간 300개의 특허기술을 적용했다고 한다. 이 엔진은 2018년 인피니티 QX50을 통해 첫 공개될 예정이다.​​닛산 VC-T 엔진. 크랭크축 아래 멀티링크를 달아 압축비를 조정한다​​이 외에도 캠샤프트를 없애고 전자식 액추에이터로 밸브를 여닫는 캠리스 엔진, 실린더 내에 냉각용 물을 뿌려 효율을 높인다는 물 직분사 엔진 등 내연기관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기술이 다각도로 연구되고 있다.엔진은 자동차의 심장이다. 우리가 중고차를 볼 때 엔진부터 보는 이유도, 엔진이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기 때문일 터다. 역사적으로도 자동차는 엔진에 의해 발전돼왔다고 봐도 될 정도. 그런데 변속기가 없었다면, 과연 이만큼 활용될 수 있었을까? 다음호엔 엔진을 더욱 쓸모 있게 만들어주는 변속기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글 윤지수 기자​ 
차선용 도료, 과연 선진국 수준인가? 2017-09-08
차선용 도료, 과연 선진국 수준인가?국내 차선용 도료는 빛 반사용 유리알의 비율이 적다. 따라서 비 오는 날 도심지에서 야간 운전을 하면 주변 건물에서 비추는 빛과 가로등 불빛, 반대편 차량 전조등 불빛이 노면에 반사되어 차선이 보이지 않기 일쑤다. 차선이 보이지 않으면 운전자와 승객에게 중대하고도 직접적인 위험을 야기한다. 교통 인프라 선진화로 더 늦기 전에 안전한 자동차생활을 위한 초석을 다져야 할 것이다.   운전자는 도로 위에서 다양한 위험과 맞닥뜨리게 된다. 물론 사고예방을 위해선 운전자들의 운전양태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이겠지만 교통 인프라의 선진화도 사고를 방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비 오는 날 도심지에서의 야간운전을 어려워한다. 주변 건물에서 비추는 빛과 가로등 불빛, 반대편 차량 전조등 불빛이 반사되어 순간적으로 차선이 보이지 않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새로 도포한 차선에서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낮에는 잘 보이던 차선이 밤에 유독 안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도료에 포함되는 빛 반사용 유리알의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공업체가 유리알의 비율을 임의로 낮춘 불량 도료를 사용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다. 필자는 얼마 전 최근 새로 도포한 차선을 자세히 살펴본 적이 있는데 도료로 사용된 반사용 유리알이 일부분에만 치우쳐 분포되어 있고 나머지 부분에는 아예 유리알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유리알의 비율이 낮은 것인지, 아니면 시공상 문제가 있어서 균일하게 분포되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오는 밤에 운전자의 눈에 띄기 힘들 것이란 점은 분명했다. 일본의 경우 모든 도로가 새 도로처럼 보일 정도로 차선이 선명하고 차선용 도료의 내구성도 좋다. 워낙 두껍게 도포하고 도료 안에 빛 반사용 유리알을 확실히 섞은 덕에 어두운 밤에도 확실한 차선구분이 가능하다. 그에 비하면 우리의 도로 현실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비 오는 날 도심에서 야간운전을 할 때, 동물적 감각과 기억에 의지해야 하는 때가 많다. 전체 교통사고 중 약 30%가 차로 변경 때 발생한다. 따라서 차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차량 탑승자에 대한 중대하고도 직접적인 위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위험한 상황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걸까?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일인 만큼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교통 인프라 선진화 서둘러야여러 통계가 말해주듯 우리나라는 아직 교통후진국이다. 아직도 OECD 국가 중 교통사고 건수나 사망사고 건수가 상위권에 자리한다.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에서 그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효과는 미미하다. 노력이 부족했다면 좀 더 최선을 다해야 하고,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효과가 크지 않다면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차선용 도료의 문제도 다시 한번 되짚어보아야 한다. 특히 철저한 실태조사를 통해 빛 반사용 유리알의 비율을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고 본다. 아울러 땜질용 도로 포장도 지양했으면 한다. 지나치게 잦은 공사로 인한 예산낭비는 둘째 치더라도 노면이 누더기가 되어 운전자가 속도를 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차량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즉 땜질 도로공사는 교통체증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을 가중시킨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 바닥공사를 하고 훨씬 두꺼운 아스팔트 포장으로 단단하고 내구성 좋은 도로를 만들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도로포장 기술이나 아스팔트의 내구성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무분별한 땜질 도로공사로 도로가 누더기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도로는 운전자에게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안전 요소다. 수많은 선진국에서 교통 인프라를 교통안전의 초석으로 여기는 이유다. 안전이 보장된 도로에서 여유와 배려 넘치는 양보 운전을 할 때 교통사고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글 김필수 교수​
‘내 차’를 빌려 타는 이유, 장기렌트카의 장점 2017-09-05
‘내 차’를 빌려 타는 이유, 장기렌트카의 장점세상이 바뀌고 있다. 물건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어, 재산목록 1호 자동차마저 빌려 타는 시대가 도래했다. 요즘 하·허·호 번호판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다. 자동차를 왜 빌려 탈까? 내 재산목록에 ‘내 차’를 등록하는 것만큼 뿌듯한 일도 없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렌트카는 꾸준히 늘어 이제 등록대수 약 70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이중엔 내차처럼 빌려 타는 장기렌트카 비율도 상당해 롯데, AJ, SK, 현대캐피탈 등 많은 업체들이 경쟁중이다. ‘자동차를 저렴하고 편하게 타는 방법’으로 알려진 장기렌트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이유를 살펴봤다.​​​​알아서 다 해준다장기렌트카는 그냥 타기만 하면 된다. 주행거리 체크해가며 엔진오일 갈아줄 필요도, 각종 세금을 내거나 매년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필요도 없다. 그저 기름만 내고 월 대여료만 내주면 된다. 신차장기렌트카가 ‘자동차를 가장 편하게 타는 방법’으로 불리는 이유다. 심지어 골치 아픈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장기렌트카 업체에서 모든 처리를 담당한다. 물론 사고로 인한 보험료 할증은 없다.​렌트카의 특권 LPG장기렌트카LPG장기렌트카는 일반인이 LPG 자동차의 특권을 누리는 방법이다. 원래 LPG 자동차는 국가유공자 또는 장애인만이 구매할 수 있지만, 렌트카로 구매할 경우 영업용으로 구분돼, 일반인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LPG의 연료비 절감 효과는 모두가 아는 사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신 현대 그랜저 3.0 LPI의 경우 예상 연간 유류비(15,000km 주행거리 기준)가 155만 289원에 불과하다. 예상 연간 유류비가 210만 1,745원인 그랜저 3.0과 비교하면 연간 55만원가량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한눈에 보이는 지출자동차로 쓰는 지출을 계산하는 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각종 세금이 빠져나가고, 기름값은 물론 수리비, 유지관리 비용 등 다방면으로 돈이 빠져나간다. 자동차에 대한 지출을 계산하려면 이걸 모두 모아야 하는 셈. 하지만 장기렌트카는 간단하다. 유류비를 제외한 모든 걸 장기렌트카 업체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월 대여료와 기름값만 계산하면 자동차 지출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여기에 때에 따라 고속도로 통행료와 과속 벌금 정도만 추가하면 된다.​​​​신차보다 부담 적다차를 가장 저렴하게 사는 방법은 ‘한방’에 사는 거다. 하지만 이게 쉽지 않다 보니, 보통 할부나 자동차리스를 이용하는 게 보통. 이럴 경우 때에 따라 신차장기렌트카가 부담이 더 적을 수도 있다.​일단 초기 비용이 적다. 취·등록세를 렌트카 업체가 부담하기 때문에 찻값 외 비용에서 자유롭고, ‘보증금없는장기렌트카’ 상품 이용 시 초기 구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개인사업자, 법인사업자의 경우 신차장기렌트카 이용료를 비용처리할 수 있으며, 일부 차종의 경우 부가세까지 환급받을 수 있기도 하다.​전체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장기렌트카 가격 비교사이트 카베이는 그랜저(IG) 3.0 익스클루시브 가솔린 모델(3,550만원)의 경우 36개월 계약 기준 장기렌트 비용 4,210만원으로, 할부 시 가격 4,876만 6천원(보험료, 각종 세금 포함)보다 666만 6천원 더 저렴하고, 5,053만원의 자동차리스보다 843만원 저렴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장기렌트의 단점도 없진 않다. 하·호·허 번호판을 붙여야 한다는 점, 무사고 경력이 길어도 보험료 할인이 없다는 점, 튜닝이 일부 제한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한편, 늘어나는 장기렌트카의 수요에 따라 최근 장기렌트카가격비교사이트도 등장하고 있다. 장기렌트카가격비교사이트 카베이(www.car-bay.kr)의 경우 아주렌트카(AJ렌트카) , 롯데렌트카 , 현대캐피탈장기렌트 등 총 17개의 업체와 제휴를 맺고 판매대행을 하고 있는 장기렌트 견적비교 전문 업체다. 각 업체별 가격과 조건이 천차만별인 신차장기렌트카를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렌트카가격비교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자동차 접촉사고시 보험처리 할까, 말까? 2017-08-23
​​자동차 접촉사고시 보험처리 할까, 말까?​접촉사고로 청구된 수리비 견적을 보험처리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확한 손익분기점을 계산하기는 어렵겠지만 할인할증 기준을 알면 보험처리 여부를 결정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아울러 9월 1일부터는 과실비율에 따른 할증폭이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과실이 많든 적든 동일하게 할증되었지만 앞으로는 50% 미만의 ‘저과실 사고’는 할증이 적게 된다. ​​​​ ​접촉사고가 났는데 수리비 견적이 30만원 나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보험처리를 할 것인가? 아니면 개인적으로 비용을 부담하겠는가?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보험처리를 하자니 보험료 인상이 걱정되고 안 하자니 당장 들어갈 목돈이 부담된다. 어디에 물어봐도 속 시원한 답을 얻기 어렵다. 손익분기점을 쉽게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무엇보다 보험료 산출방법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문가가 아니면 계산기만으로는 산출할 수가 없다. 그나마 할인할증 기준을 알면 보험처리 여부를 결정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할인할증 기준을 이해하려면 보험료 산출식부터 먼저 알아야 한다. 차량가액이나 가입담보 등 기본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보험료는 사고심도와 사고건수에 의해 결정된다. 사고심도와 사고건수는 요율(%) 형태로 운영되며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산출보험료 = 기본보험료 × 사고심도(요율) × 사고건수(요율)​​가령 기본보험료가 100만원이고 사고심도 요율이 50%, 사고건수 요율이 110%라고 가정하면 산출보험료는 55만원(100만원×50%×110%)이 된다.  ​ ​자동차보험 할인할증 기준의 이해사고심도는 할인할증등급에 반영된다. 피해점수 1점당 1등급이 올라가는 방식이다. 점수 산정방식은 피해내용에 따라 다른데, 물적피해는 보험금을 기준으로 할증기준금액 이하면 0.5점, 초과하면 1점을 부여한다. 할증기준금액은 50만원, 100만원, 150만원, 200만원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금액이 적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하다. ​반면 인적피해는 보험금 지급규모가 아니라 피해자의 부상정도에 따라 1점부터 4점까지 부여한다. 사망과 상해등급 1급은 4점, 2~7급은 3점, 8~12급은 2점, 13~14급은 1점을 부여한다. 다만 인적피해라도 자기신체담보와 자동차상해담보는 상해등급과 관계없이 1점을 부여한다. ​인적피해와 물적피해가 동시에 있으면 각각의 점수를 합산하되,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우에는 가장 높은 상해등급을 기준으로 점수를 계산한다. 따라서 한 사고당 최대 6점, 할인할증 등급으로는 6등급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할인할증 등급은 29개 등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등급 요율이 200%로 가장 높고 29등급이 30%로 가장 낮다. 산술적으로는 등급 간 6%p 정도 차이가 나지만 29등급에 가까워질수록 1~2%p로 줄어들고, 등급이 올라가면 10~15%p까지 벌어진다. 참고로 보험에 처음 가입하면 11등급부터 시작하고 적용요율은 80% 정도 된다. 사고가 없으면 등급은 매년 1등급씩 내려가지만 일단 보험처리를 하면 3년 동안 사고가 없어야 다시 내려간다. ​하지만 보험처리를 해도 등급이 올라가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정상적으로 주차를 했는데 다른 차량이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경우 수리비가 30만원 이하면 보험처리를 해도 할인‧할증 없이 1년간 현재 등급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런 유형의 사고를 ‘1년 할인유예사고’라고 하며,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차량이 파손되거나 무보험 차량에 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은 경우에도 1년 할인유예가 적용된다. 3년간 할인유예가 되는 사고도 있다. 수리비가 물적할증기준금액 이하인 사고는 3년 동안 할인할증 없이 현재 등급이 그대로 유지된다. 사고건수 요율은 사고심도에 비해 적용기준이 간단하다. 최근 1년간 사고건수(0건, 1건, 2건 이상)와 3년간 사고건수(0건 1건, 2건, 3건 이상)를 조합해서 6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별 차등요율을 적용한다. 보험사에 따라서는 할인할증등급까지 포함시켜 15~18개 그룹으로 세분화한 경우도 있지만 보통 85%~160% 사이에서 요율을 운영한다. 사고건수가 많으면 요율이 올라가고, 같은 사고건수라도 최근 1년간 발생건수가 많으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요율이 적용된다. ​사고건수를 계산할 때는 사고일시를 기준으로 한다. 다만 앞 차량을 추돌 후 차를 빼다가 뒤 차량을 재충격한 경우처럼 시간적, 장소적으로 연속성이 있으면 한 사고로 본다. 편의상 시간 간격이 5분 이내이면 하나의 사고로 계산한다. 사고건수에 합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앞에서 설명했던 ‘1년 할인유예사고’는 사고심도와 마찬가지로 사고건수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2017년 9월부터 바뀌는 자동차보험 할인할증 제도한편 2017년 9월 1일부터는 과실비율에 따라 할증폭이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과실이 많든 적든 동일하게 할증되었지만 앞으로는 50% 미만의 ‘저과실 사고’는 할증이 적게 된다. 예를 들어 과실이 40%인데 상대방 운전자가 다치고(상해12급, 2점 사고), 수리비가 물적할증기준금액을 초과한(1점 사고) 경우 지금은 할인할증등급이 3등급 올라갔지만 앞으로는 현행 등급이 그대로 유지된다. 사고건수를 계산할 때도 최근 3년간 건수에만 포함시키고 최근 1년간 건수에서는 빼준다. 이번 제도변경으로 보험료 할증 형평성이 개선되어 연간 15만 명이 평균 12.2%의 보험료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다만 연 1회에 한하여 혜택이 주어지며 2회 이상이면 사고심도가 가장 큰 한 건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할증에 반영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한편 저과실 사고를 무사고와 동일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저과실 사고는 보험료 할증폭이 줄어드는 것이지 보험료가 할인되는 것은 아니다. 어찌 되었건 보험료를 아끼는 최선의 방법은 안전운전임을 잊지 말자.  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인사청문회를 활용한 보험사기 억제방안 2017-08-11
 인사청문회를 활용한 보험사기 억제방안 죄의식 없이 행해지는 연성 보험사기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보험금을 많이 받아내는 것도 능력’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보험사기를 당연시하는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 때 후보자의 보험처리 내역을 검증하는 건 어떨까? 그렇게 한다면 연성 보험사기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질 것이다.​   새 정부 1기 내각 구성이 힘들게 끝났다. 인사들의 능력은 둘째 치고 도덕성 측면에서 2% 부족해 보였다. 위장전입과 논문표절은 물론이고 고액 자문료에 허위 혼인신고까지 부끄러운 이력들이 끝도 없이 드러났다. 인사검증 시간이 부족했다는 청와대 해명을 그대로 믿더라도 대통령의 5대 인사원칙은 출발부터 어긋난 듯하다. 이번 청문회가 실망스러운 이유는 또 있다.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후보자가 너무 많았다. 그 중 한 명은 다른 이유 때문에 결국 낙마를 했지만 나머지 두 명은 장관에 임명되었다. 음주운전을 근절시켜야 할 정부가 오히려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인사청문회 후보자들의 변명하는 태도도 공직자의 바른 자세는 아니었다.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기보다는 “실수였다”, “관행이었다”며 어물쩍 넘어가려는 모습에서 신뢰를 찾기 어려웠다. 죄의식도 없고, 창피한 줄도 모른 채 남 탓만 하는 모습은 마치 보험사기 혐의자의 변명을 보는 것과 다름없었다. 여기서 말하는 보험사기는 방화나 고의사고와 같은 심각한 범죄가 아니다. 우연한 사고를 이용해 보험금을 더 받아내려는 도덕적 해이, 즉 ’연성(Soft) 보험사기’를 뜻한다. 음주운전 사실을 숨긴 채 보험접수를 하고, 입원할 정도가 아닌데도 입원을 하고, 입원 기간 중에는 외출․외박을 밥 먹듯이 하고, 과거에 파손된 것까지 함께 수리하려는 마음이 모두 보험사기에 해당한다. 언론에서 죄질이 나쁜 보험사기만 주로 보도하고 있어서 그렇지 실제로는 죄의식 없이 행해지는 이런 연성 보험사기가 더 심각하다. 보험사기 적발 건을 보더라도 허위․과장 청구가 전체 건수의 70%에 이른다. ‘보험회사 돈은 눈먼 돈이고 보험금을 많이 받아내는 것도 능력’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보험사기인 줄도 모르고 범죄에 가담하게 하는가하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약관을 뛰어 넘는 보험금은 고액 자문료를 받는 것과 같으며 넓게 보면 보험사기에 해당한다.보험사기 피해는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돌아간다. 보험사기로 새는 보험금은 연간 4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체 지급보험금의 12%를 차지하고, 국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7만원 꼴이다. 보험사기 때문에 가구당 매년 20만원을 더 내고 있는 셈이다. 2016년 9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시행되었지만 방지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형법상 일반사기죄보다 처벌수위를 높여 잠재적 보험사기를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보험사기로 징역형을 받은 사람은 일반사기범의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보험사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대책도 효과를 내긴 어려워 보인다. ​잘못된 관행에 대한 인식변화잘못된 사회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 때 후보자의 보험처리 내역을 검증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병역회피, 위장전입, 논문표절, 세금탈루, 부동산 투기와 같은 부조리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고 난 다음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용어조차도 생소했고 누구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는 사회 전반적으로 준법의식이 낮았을 뿐더러, 경제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의 불법은 눈감아주던 시기였다. 하지만 10년 새 우리국민의 눈높이는 한참 높아졌다.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용인되었던 것들이 심각한 잘못으로 인식이 바뀌었고, 후보자들에게도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불분명한 검증 기준 때문에 일부 비판도 받지만 우리 사회의 도덕성과 준법의식을 높이는 데에는 무엇보다 인사청문회의 역할이 컸다. 만약 후보자의 보험처리 내역이 인사검증 기준에 포함된다면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건전한 보험문화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지 않을까 싶다.보험처리 내역은 다른 항목에 비해 검증하기도 쉽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모든 보험처리 내역이 보험개발원 ‘보험금지급 이력조회 시스템(ICPS)’에 집적되고 있어 언제든 확인이 가능하다. 지금도 보험계약을 인수할 때나 보험금을 지급할 때 많이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자동차 사고이력 조회 시스템(CAIS)’이 개발되어 차량 파손사진과 렌터카 이용내역도 보험회사가 서로 공유하고 있다. 수리비를 현금으로 받고도 수리를 하지 않고 있다가 다른 사고가 났을 때 이중으로 보험금을 받던 수법은 이제 불가능해졌다. 금감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IFAS)'을 통해서도 보험사기 혐의 여부를 분석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지난달에도 나이롱환자 189명이 457억원을 편취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처럼 검증방법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검증하는 사람의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 기준에 보험처리 내역이 포함되기를 기대해 본다.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차체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2017-08-01
차체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호쾌한 V8 엔진, 번개 같은 시퀀셜 변속기, 든든한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듣기만 해도 가슴 뛰는 단어들이지만, 따로 떨어지면 이것들도 그저 쓸모없는 쇳덩이다. 이 쇳덩이들을 한데 모아 쓸모 있게 엮어 주는 게 바로 차체다. 날뛰는 엔진을 움켜쥐고, 요동치는 서스펜션 진동을 인내하며, 제동의 뒤틀림을 버텨내는 자동차의 대들보, 차체가 들려주는 얘기다.​ ​ 차체가 문제였다. 어릴 적 한 차를 오랫동안 타기 위해 세심히 공들였건만, 부식으로 차체에 구멍이 송송 뚫리는 건 막을 수 없었다. 갈아내고 다시 붙여봐야 또 녹이 피어오를 건 불 보듯 뻔한 일. 결국 그 차는 쌩쌩한 엔진을 달고 있었음에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차체는 교체할 수도 없는 그 차 자체다.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건 물론 모든 부품이 제 역할을 하도록 품어주는 마치 나무의 뿌리와도 같은 차체에 얽힌 이야기를 한데 모았다.​쇠 파이프로부터 시작되다세계 최초의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자동차 차체에 관심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954cc 가솔린 엔진이 대단할 뿐 차체는 단순하기 그지없다. 마치 자전거처럼 쇠 파이프를 이리저리 붙여 만든 간단한 구조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강철 파이프를 잘라 붙여 만들었다​단순하긴 하지만,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프레임 차체다. 삼각형 모양의 원통형 프레임에 나무 판을 덧붙여 만들었다. 수제작 차다운 단순한 구조로 당시 마차와 비슷한 모습. 최초의 자동차는 말을 떼어낸 마차에 엔진을 단 데서 시작됐다.  쇠 파이프 두께를 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강성은 충분했다. 페이턴트 모터바겐의 최고속도는 겨우 시속 16km, 무게는 250kg 정도에 불과했다. 즉 철제 프레임이 견뎌야 할 무게는 크지 않았다. 게다가 무거운 엔진이 실린 뒤쪽엔 리프 스프링이 달려 충격을 줄여줬다. 이런 철제 프레임 방식은 1922년 최초의 모노코크 차체가 등장하기 전까지 모든 자동차의 기본 토대가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구성이 중요한 지프 랭글러 같은 오프로더나 상용차엔 여전히 쓰이고 있다.​하늘에서 내려온 모노코크안전벨트, 블랙박스, V12 엔진과 터보차저 등등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차에게 많은 걸 물어다 줬다. 심지어 차체의 정석이 된 모노코크 차체마저 비행기가 알려준 기술이다. 모노코크는 간단히 가재를 떠올리면 된다. 프레임 차체가 안쪽에 뼈대를 둔 생선이라면, 모노코크는 골격이 껍질(외골격)인 가재와도 같다. 원래 비행기도 처음엔 프레임 방식이었지만 더욱 가볍고 넓은 공간을 위해 뼈대를 없애고, 바깥 골격을 튼튼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어갔다. 그렇게 1912년 원통형 몸체가 모든 걸 버티는 듀펠뒤상이 등장하면서 모노코크 항공기 시대가 열린다. 듀펠뒤상의 모노코크 레이서는 1913년 최고시속 203.85km 세계 기록을 수립해 모노코크 보디의 우수성을 증명하기도 했다.​​​최초의 모노코크 비행기 듀펠뒤상의 모노코크 레이서​비행기의 앞선 기술은 10년 뒤인 1922년 란치아 람다에 상륙한다. 비행기처럼 뼈대를 발라내고, 튼튼한 철판을 몸체로 쓴 것. 하지만 초기 비행기의 모노코크와는 사뭇 달랐다. 튼튼한 껍데기 안쪽에 보강용 뼈대를 덧붙여 보다 튼튼하게 만들었다. 모노코크와 프레임을 함께 사용한 셈. 사실 자동차는 비행기와 달리 문짝과 보닛이 뻥 뚫리고, 네 바퀴의 끊임없는 충격을 견뎌야 하기에, 모노코크 구조만으론 강성을 확보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뼈대를 함께 쓰는 일종의 세미 모노코크 구성으로 강성을 확보했다. 람다는 약 2mm의 두꺼운 철판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임 차체보다 월등히 가벼웠으며 무게중심 또한 낮았다. 덕분에 이 차도 최초의 모노코크 비행기처럼 밀레밀리아 랠리에서 우승해 모노코크의 우월한 성능을 뽐냈다.​ 최초로 세미 모노코크 차체를 쓴 란치아 람다​​모노코크 시대, 프레임을 밀어내다모노코크 차체는 천하통일을 앞두고 있다. 조그마한 승용차에서 시작해 대형 세단을 정복하더니, 이제는 SUV 시장마저 손에 넣었다. 벤츠 G바겐이나 지프 랭글러 같은 정통 오프로더들은 여전히 항전하는 모양새지만, 랜드로버 전 차종이 모노코크로 바뀌면서 대세는 완전히 기울었다. 이제 상용차의 영역만이 남았을 뿐이다.​​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모노코크 차체5세대 포드 머스탱의 모노코크 차체​모노코크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차체다. 자동차 제작자는 만들기 편해 좋고, 고객은 편하고 가벼워 좋다. 모노코크 차체는 충격과 무게를 차체 전체로 지탱하는 구조다. 다시 말하면 전통적인 섀시(엔진과 변속기 프레임 등으로 구성된 주행을 위한 자동차의 기초)와 차체(사람이나 짐이 들어가는 공간)가 하나로 합쳐진 셈. 두 개로 따로 만들던 걸 하나로 합치니, 만들기 편해진 건 물론 가격도 덩달아 내려간다. 모노코크 차체 자체의 매력도 많다. 일단 프레임을 제거한 만큼 가볍다. 차가 가볍다는 건 관성과 중력으로부터 더 자유롭다는 뜻. 즉 더 빠르고 잽싸며 연료효율도 좋다. 또 프레임 뼈대 높이만큼 무게중심이 낮고 실내도 넓다. 유연한 구조 덕에 충격도 부드럽게 흘려낸다. 요즘 고급 세단은 물론 SUV까지 온통 모노코크를 쓰는 이유다.‘프레임은 모노코크보다 강성이 좋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마저도 흐려지는 추세다. 모노코크 차체는 원래부터 뼈대를 덧붙인 세미 모노코크였다. 따라서 보강 정도와 소재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성격이 바뀐다. 모노코크로 만들어진 오프로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대표적인 증거다. ​​​모노코크 차체로 오프로드를 뛰어도 거뜬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그럼에도 프레임은 여전히 현역이다. 차체가 부서지면 강성도 함께 무너지는 모노코크와 달리, 프레임 차체는 겉면이 부서져도 강성은 그대로다. 내구성이 좋고 정비도 쉽다는 뜻. 휘어진 화물차들이 도로 위를 멀쩡히 달릴 수 있는 이유다. 이렇듯 좀 무겁고 불편하더라도 강성 확보와 유지관리가 쉽다 보니 상용차는 여전히 모노코크는 거들떠도 안 본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픽업트럭 포드 F150 프레임 차체​​구닥다리 프레임, 수퍼카에도 들어간다?프레임 차체. 자연스레 털털거리는 트럭이 떠오르는 단어다. 매끈하고 세련된 요즘 차들은 죄다 모노코크니까 무리도 아니다. 하지만 ‘끝판왕’은 여전히 프레임 차체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같은 수퍼카도, 그리고 서킷을 누비는 레이싱카도 골격은 죄다 프레임 방식이다. 최근엔 모노코크 구조를 섞어 쓰기도 하지만, 여전히 앞뒤로 프레임이 든든하게 버틴다.수퍼카 차체는 엄청난 뒤틀림을 견뎌야 한다. 세라믹 브레이크가 바닥에 내리 꽂힐 때도, 두꺼운 고성능 타이어를 짓이기며 코너를 돌아나갈 때에도 엄청난 힘이 걸린다. 그래서 슈퍼카는 프레임 차체의 ‘끝판왕’ 스페이스 프레임을 쓴다.  스페이스 프레임이란 트럭의 평면적인 프레임 구조에서 벗어나, 위쪽으로도 뼈대를 이어붙인 입체 프레임이다. 철골 구조가 위로도 연결되니, 뒤틀림을 버티는 강성만큼은 모든 구조 중 단연 으뜸이다. 게다가 바닥에만 의지하지 않다보니 높이도 낮출 수 있다. 여러모로 궁극의 차체인 셈. 하지만 아무나 쓸 순 없다. 대량생산이 어렵고 비싸다. 원가 걱정 없는 차들만 쓰는 이유다. 다만 아우디는 1994년 공개한 플래그십 세단 A8(1세대)에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을 적용해 대량생산하기도 했다.  ​​​아우디 R8 쿠페의 스페이스 프레임​최근엔 일종의 하이브리드 프레임도 등장했다. 새로운 소재에 따른 변화로, 가볍고 튼튼한 탄소 섬유(카본) 복합소재로 기본 섀시를 만들고 앞뒤로 프레임을 덧붙인다. 이름은 욕조를 닮았다고 해서 배스터브(욕조) 프레임. 물론 탄소 섬유 소재가 아닌 알루미늄으로 만들기도 한다. 소재 덕분에 강관 프레임보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하지만, 워낙 고가다보니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도 일부 모델에만 한정적으로 쓴다. 포르쉐 카레라 GT, 쉐보레 콜벳 등도 대표적인 베스터브 프레임을 쓰는 스포츠카다. ​​​​맥라렌 MP4 12C는 카본 배스터브 앞뒤로 서브 프레임을 붙였다​우리나라 차 중에서도 프레임 골격을 쓴 본격 스포츠카가 있다. 바로 기아 엘란. 엄밀히 따지면 영국 로터스가 개발한 차지만, 기아차가 판권을 사들여 우리나라에서 만든 국산 스포츠카다. 엘란의 뼈대는 백본 프레임으로, 진짜 생선처럼 가운데 굵직한 척추가 지나가는 구조다. 마치 교각 같은 두꺼운 척추가 뒤틀림을 버텨내는 구조로 튼튼하면서도 시트 높이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단 대량생산에는 어울리지 않고, 옆에서 충돌했을 때 승객을 보호할 프레임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어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기아 엘란의 백본 프레임​​고급 세단에 프레임이 웬 말? 별난 차체들며칠 전 정비소를 지나던 중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프트에 들려 있던 링컨 타운카 바닥에 사다리꼴 프레임이 붙어 있는 게 아닌가. 리무진으로도 쓰이는 최고급 세단에 트럭이나 쓸 법한 프레임 차체라니, 어이가 없었다. 타운카의 프레임은 전통과 역사의 산물이다. 1세대 타운카부터 쓴 포드 팬더 플랫폼(사다리꼴 프레임 섀시)을 3세대 타운카까지 계속해서 써온 것. 덕분에 타운카는 모든 세대가 내구성이 뛰어나고 특히 정비성이 좋기로 유명했다. 간단한 프레임 구조로 리무진처럼 길이를 늘이기 쉬운 것도 장점. 괜히 타운카 리무진이 많은 게 아니다. 이 팬더 플랫폼은 미국 영화에 반드시 등장한다는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에도 들어간다. 주로 택시와 경찰차로 등장하는데, 프레임 차체 덕분에 유지관리가 쉬워 관용차로 널리 쓰였기 때문이다. 1978년 처음 등장해 오랜 기간 타운카와 빅토리아의 바탕이 된 팬더 플랫폼은 2011년 두 차가 단종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프레임 온 보디 방식 세단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프레임 차체를 쓴 링컨 타운카와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이와 달리 마땅히 프레임 구조를 써야 할 트럭에 모노코크를 쓴 차도 있다. 혼다 릿지라인이 그 주인공. 2005년 1세대부터 지금 판매되는 2세대까지 모두 모노코크에 뼈대를 더한 유니보디 구조였다. 1세대의 경우 승차감이 좋고, 크기에 비해 넓은 공간으로 호평 받았지만 험지 주행시 차체가 휘는 등 고질적인 약점으로 인해 미국 판매가 시원찮았다. 그래도 출시 당시엔 2006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모노코크 픽업트럭 혼다 릿지라인​​그런데 릿지라인이 모노코크 픽업트럭의 최초는 아니다. 이미 1984년 SUV 대명사 지프가 모노코크 픽업트럭 코만치를 선보였다. 코만치는 앞 모노코크, 뒤 사다리꼴 프레임을 붙인 일종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사용했다. 사람이 타는 쪽은 모노코크를, 짐을 싣는 뒤쪽은 튼튼한 프레임 구조를 사용한 셈. 하지만 이 차도 릿지라인처럼 판매가 부진했고, 지프가 크라이슬러에 인수되면서 같은 계열사의 닷지 다코타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앞 모노코크, 뒤 프레임 구조를 섞어 쓴 픽업트럭 지프 코만치​​차체의 진화, 다이어트 돌입!‘차체는 1990년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안전과 관련된 얘기인데, 90년대 이전 차와 이후 차가 충돌하면 전자는 사망, 후자는 경상에 그칠 정도로 90년대 자동차 안전도는 수직 상승했다. 이유는 충돌 안전 테스트가 생겼기 때문. 이제 오늘날 차체의 진화는 친환경 흐름을 주도한다. 기름을 아끼기 위해 살을 빼야 할 숙제까지 떠안긴 것. 자동차업계는 안전과 경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소재에 집중한다. ​​​최신 설계의 닛산 베르사와 90년대 설계의 닛산 쓰루가 충돌하는 모습. 결과는 완전히 대조적이다​“차체는 커졌지만, 알루미늄으로 무게는 대폭 줄였습니다” 요즘 신차가 나올 때면 어김없이 듣는 소리다. 알루미늄이라 하면 음료수 캔이 떠오를 정도로 약한 느낌인데, 이게 튼튼해야 할 차에 쓰이고 있다. 해법은 합금이다. 알루미늄 자체는 음료수 캔처럼 연약하지만, 다른 소재(실리콘, 마그네슘, 아연, 동 등)와 섞어 쓰면 튼튼하고 가벼운 소재가 된다. 차세대 자동차 소재로 낙점인 셈. 하지만 20여 년 전부터 써왔는데도 여전히 알루미늄은 친숙하지 않다. 비싸고 생산도 까다롭기 때문. 아우디나 재규어는 듬뿍듬뿍 쓰지만, 제네시스는 여전히 무거운 강철로 만들어지는 이유다. 그래도 프리미엄 브랜드가 비싼 돈 들여 알루미늄 만드는 방법을 개척해, 이제 ‘팔로워’인 대중 브랜드도 사용량을 조금씩 늘려가는 분위기다.​​재규어 XF의 알루미늄 차체. 재규어는 전 모델이 알루미늄 차체를 쓴다​하지만 이런 알루미늄도 탄소 섬유 복합소재 앞에서는 초라해진다. 우리가 흔히 카본 파이버라 부르는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는 탄소섬유와 플라스틱을 함께 써, 일반 고장력 강판보다 6배 튼튼하고 4배 가볍다. 중량당 강도는 대략 20배. 하지만 값이 비싸고 만들기도 까다로워 아직은 수퍼카나 레이싱카의 전유물이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계속 못 쓸 거란 소린 아니다. ​BMW, 벤츠, 아우디 독일 3사는 탄소 섬유 제조사와 합작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량생산 방법을 찾고 있고, 그 결과물이 세계 최초 탄소 섬유 차체 양산차 BMW i3다. i3는 새로운 공정과 공장 자동화를 통해 탄소 섬유 차체를 양산하고 있다. 여전히 수리 방법과 비용 등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탄소 섬유 차체는 이제 아주 먼 미래 얘기는 아니다. 조그만 경차 정도는 직접 들어서 주차할 날이 머지않았을지도 모른다.​​​BMW i3는 탄소 섬유 복합소재로 만들어졌다​​이 외에도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기법이나 필요한 만큼의 최적화된 소재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등 불필요한 무게를 줄이는 경량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 노력은 멀리 있지 않다. 현대 그랜저만큼 크지만 쏘나타보다 가벼운 쉐보레 말리부도 효율적인 설계의 결과물 중 하나다. 자동차 차체는 차의 모든 것을 품는 그 차 자체다. 일본의 한 전문가가 “차체가 완벽하면 다른 게 좀 부족해도 상관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차체는 한 차의 모든 완성도를 좌지우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차체도 살아 움직여야 가치가 있는 법. 다음호에서는 자동차에 생명을 불어넣는 엔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글 윤지수 기자​1부 ​서스펜션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버스 화재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해야 2017-07-10
버스 화재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해야최근 중국 웨이하이에서 발생한 버스 화재 사고로 우리 교민 자녀 10명 포함 13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크고 작은 버스 화재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연간 자동차 화재 건수는 약 5,000건. 그중 버스 화재는 대형 인명사고로 연결될 수 있어 예방조치가 특히 중요하다. 비상탈출구를 추가로 마련하고 연료탱크를 앞 차축 뒤에 설치하도록 하는 강제규정 도입이 시급하다.​ ​​얼마 전 가슴 아픈 뉴스를 접했다. 중국 웨이하이에서 발생한 유치원 버스 화재 사고 말이다. 이 사고로 교민 자녀 10명 포함 13명이 사망했다. 유치원에 보낸 아이들이 주검이 되어 돌아오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 연간 자동차 화재 건수는 약 5,000건. 하루에 13~14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원인은 엔진 과열, 전기 계통 합선 등 다양하다. 웨이하이 유치원 버스 화재 사고처럼 방화로 인한 화재도 있으나 자동차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인한 사고가 대다수다. 자동차 화재는 모두 위험하지만 버스 화재는 특히 심각성이 크다. 많은 사람이 탑승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승용차 대비 탈출할 수 있는 출입문이 제한적이며 유리를 깨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대형 참사 가능성을 높인다. 게다가 화재 사고 특성상 발생 수분 이내에 유독가스가 퍼지기 때문에 탈출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면 대규모 인명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사고가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10월 경부고속도로 언양IC에서 관광버스 화재로 탑승객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작년 말엔 영동고속도로 터널 내 유치원 버스가 전복됐다. 유치원 버스의 경우 주변 차량 탑승자들이 유리창을 깨고 아이들을 구출했는데, 다행히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탑승자를 전원 구출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대형 사고에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운전자 자격기준 강화, 탈출용 망치 추가 배치, 소화기 비치 등 버스 사고관련 대책 등을 내놨다. 최근엔 출입구 맞은편에 비상구를 설치하는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제도는 빨라야 2019년 8월에 발효된다.​불타는 버스 안, 탈출구는 없다?망치를 이용하여 버스 창문을 깨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윈도 틴팅이 되어 있는 창문은 더욱 그렇다. 유리를 깰 때 창문 중앙이 아닌 모서리 부위를 쳐야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얼마 전 한 방송에선 틴팅이 되어 있는 버스 창문을 깨는 실험도중 망치 자루가 부러지기도 했다. 결국 탈출하기까지 1시간도 넘게 걸렸다. 화재발생시 아비규환이 된 버스 안에서 망치를 찾아 버스 유리를 깨고 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비상구 설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미국 스쿨버스의 경우 어린이들의 생존성 보장을 위해 출입문 맞은편은 물론이고 차체 뒤쪽과 천장에까지 비상구를 설치한다. 전복을 고려해 다양한 탈출구를 확보한 것이다. 연료탱크를 철재 빔으로 둘러 화재발생을 예방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아울러 아이들이 스쿨버스에 타고 내릴 때, 양방향 모든 차가 정지하도록 해 아동 승하차시 발생하기 쉬운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버스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또 하나의 필수 선행조치는 연료탱크 위치 수정이다. 일부 차종의 경우 연료탱크가 앞 차축 앞에 위치해 충돌시 충격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 대부분의 버스는 엔진을 차체 뒤쪽에 두고 연료탱크를 차체 앞쪽에 달아 앞뒤 무게 배분을 맞춘다. 연료탱크를 차 앞에 두더라도 앞 차축 뒤에 달거나 운전석 뒤쪽에 설치해 폭발 위험을 줄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부 모델은 앞 차축 앞에 있어 화재 위험이 더욱 크다. 정부가 앞장서서 이를 금지해야 할 것이다.버스는 대중교통 수단의 대표주자다. 따라서 그 안전은 이중 삼중으로 보장돼야 마땅하며, 특히 화재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더 늦기 전에 한국형 선진모델을 정립해 나가가야 한다. 안전기준 강화를 통해 버스가 더욱 믿고 탈 수 있는 진정한 대중 교통수단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글 김필수​​
골치 아픈 보험금 분쟁, 앞으로 줄어든다 2017-07-03
골치 아픈 보험금 분쟁, 앞으로 줄어든다유독 보험업계는 고객 민원을 기피한다. 민원이 많은 회사는 서비스가 나쁜 회사로 인식되기 때문. 금감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통해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항목에 대해 업무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감정절차에 대한 분쟁을 줄이기 위해 금감원이 직접 의료자문을 진행하며, 교통사고 과실 분쟁 감소를 위해 과실비율민원센터를 신설한다. ​​​ 취임 1주일간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가 인상적이다. 셔츠 차림에 커피를 들고 참모들과 산책을 하거나, 구내식당에서 식판에 직접 음식을 담는 모습은 오바마나 메르켈의 탈권위적인 행보와 닮았다. 문 대통령의 소탈한 행보가 임기 끝까지 이어져 소통하고 공감하는 정치가 정착되기를 기대해본다.  어느 조직이든 소통이 원활하면 구성원 사이의 신뢰는 올라가고 갈등은 줄어든다. 기업들이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다양한 소통활동을 벌이는 이유다. 홈페이지나 SNS를 이용한 홍보는 기본이고 고객패널 제도와 모니터링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객들의 의견을 듣는다. 고객 불만이나 불편사항은 업무개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보험업계는 고객 불만이나 민원을 기피대상 1호로 여긴다. 민원이 많은 회사는 서비스가 나쁜 회사로 인식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민원을 받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쓴다. 이런 약점을 악용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 뜻대로 안 되면 민원을 넣겠다며 담당자를 협박하는 경우도 있고, 직원의 사소한 업무과실을 빌미로 과도한 금전보상이나 대표이사의 사과, 직원 징계와 같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보험사는 이런 민원을 악성민원으로 분류하고 별도로 관리한다. 정상적으로 처리한 업무에 불만을 갖고 반복적‧감정적으로 제기한 민원이나 직원에게 욕설, 폭언, 성희롱을 한 경우도 악성민원으로 분류된다.  2016년 금융 민원 76,237건 중 63.7%가 보험 분야에 집중됐다. 은행이나 증권에 비해 보험 관련 민원이 유독 많은 이유는 계약내용이 복잡하고 보험금 기준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피해자에게 생긴 실제 손해만 보상하도록 되어 있어, 피해자의 기대치와 보험회사의 보상액이 큰 차이를 보일 때가 많다.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금감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통해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항목에 대해 업무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의료감정절차에 대한 분쟁을 줄이기 위해 금감원이 직접 의료자문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법도 피해자와 보험회사의 장해판정 내용이 다르면 제3의 의료기관에서 재감정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피해자들은 의료기관을 믿지 못하고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4분기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면 의료감정절차의 공정성이 높아져 관련 민원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교통사고 과실 분쟁을 줄이기 위해 ‘과실비율민원센터’를 신설한다. 물론 지금도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이 있지만 사고유형이 천차만별이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보험회사 간에는 과실 합의가 됐어도 어느 한쪽 운전자가 동의를 하지 않으면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2015년에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정, 올 7월부터 전담민원센터에서 변호사가 과실을 직접 결정하도록 했다. 그래도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에서 한 번 더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추가로 새로운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구상금분쟁심의회 위원도 민원센터 결정사항을 따를 수밖에 없다.   억울한 과실 판정을 당하지 않으려면 사고 정황을 입증할 증거가 있어야 한다. 유리한 증거는 보험회사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운전자 본인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확보할 수 있다. 사고가 나면 당황하지 말고 보험회사에 현장출동서비스를 바로 요청하고, 차량을 옮기기 전에 충돌모습과 정차위치를 전후좌우에서 모두 촬영해두어야 한다. 이왕이면 사고현장 주변의 차량번호까지 나올 수 있도록 동영상 모드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사고 후 사진이 아무리 많아도 사고 당시 정황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 하나만 못하다.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블랙박스 보급률이 높아져 영상 확보가 예전보다 수월해졌다. 그런데 정작 필요할 때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저장용량이 초과된 줄도 모르고 운행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차량을 점검하듯 블랙박스 작동여부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민원이면 다 해결된다는 잘못된 인식도 접어둘 필요가 있다. 전체 민원 중 보험회사가 수용하는 비율은 38%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보험회사의 업무처리가 명확히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요구사항이 기각되거나 민사소송으로 판결받아야 한다. 민원이 해결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예전보단 짧아졌지만 2016년 기준 평균 21일이 소요됐다. 작은 분쟁이라면 보험회사 자체 민원처리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셈이다. 보험회사는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과 전담 부서를 두고 고객 불만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다.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접수된 VOC(Voice Of Customer)는 빠르면 당일, 늦어도 1주일이면 처리된다. 그러고 나서도 해결이 안 되면 그때 가서 민원을 제기해도 늦지 않다.​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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