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자동차상식

서스펜션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2017-06-27
 서스펜션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서스펜션이 없는 자동차,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서스펜션이 없었다면, 우리는 차를 탈 때마다 영혼까지 탈탈 털렸을 게 분명하다. 이렇듯 서스펜션은 차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부품이다. 자동차와 함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해온 서스펜션. 그 안에 수많은 고민과 이야기가 얽혀 있다.​​​  우리는 서스펜션에 열광하지 않는다. 8기통 소리에 가슴이 뛰고, 고출력에 두근거리지만, (변태가 아니고서야) 서스펜션 보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런데 막상 차에서 감동받고, 만듦새를 느낄 수 있는 건 뭘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승차감 또는 주행 안정성으로 차의 완성도를 판단할 터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서스펜션이다. 아무리 빠른 차도 서스펜션이 헐렁하면 힘을 낼 수 없고, 아무리 큰 차도 서스펜션이 딱딱하면 불편하다. 이토록 중요한 서스펜션과 조금이나마 친해지기 위해, 서스펜션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한데 모았다. ​서스펜션, 차보다 오래됐다이제 129년 됐다. 1886년 최초의 자동차, 칼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이 땅에 등장한 후 이만큼 세월이 흘렀다. 그렇다면 서스펜션은 몇 년이나 됐을까. 놀라지 마시라. 서스펜션은 무려 약 34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1670년경 강철 스프링이 마차에 달리면서 현가장치 즉, 서스펜션의 시대가 열렸다.1670년. 최초의 고무 타이어(1865)보다 약 200년이나 빠른 것이다. 너무 오래돼 누가 개발했는지 정확히 전해지진 않지만, 타이어보다 먼저 등장해 마차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건 분명하다. 타이어도 없고 도로포장도 열악했던 시절, 강철 스프링은 골까지 흔들어대던 마차의 승차감을 견딜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17세기 철제 스프링과 스트랩이 달린 마차​현대적인 서스펜션도 차보다 먼저 나왔다. 자동차보다 약 80년 가량 이른 1805년 리프스프링이 등장했다. 영국 마차 제작자 오버디어 엘리오트가 개발한 것으로, 나무나 철판을 여러 겹으로 쌓아 위아래 반원형으로 붙인 것이다. 여러 겹의 스프링이 눌림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면서 기존 스프링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리프스프링은 지금까지도 발전을 거듭해 트럭 같은 상용차에 널리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바늘의 실 같은 존재, 스프링의 영원한 친구 쇼크업소버(이하 댐퍼)는 언제 나왔을까? 최초의 댐퍼는 스프링보다 약 200년 늦은 1901년 등장한다. 충격을 받은 후 통통 튀는 스프링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다 안정된 승차감을 낼 수 있었다. 독일 모르스가 최초로 개발해, 파리-베를린 경주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거두며 댐퍼의 성능을 입증하기도 했다.​​​댐퍼의 초기 형태인 마찰 댐퍼, 가운데 볼트로 감쇠력을 조절한다​​서스펜션 진화, 타이어가 이끌다요즘 서스펜션은 힘들다. 예전엔 조금만 버텨주면 타이어가 알아서 미끄러졌는데, 요새는 타이어가 도통 미끄러지질 않는다. 그립이 높아져 바닥을 끈끈하게 잡고 버티기 때문. 덕분에 요즘 서스펜션은 무거운 차체에 짓눌리고, 버티는 타이어 사이에 끼어 고생하고 있다. 이게 다 래디얼 타이어가 등장하면서 시작된 고통이다.​​​1946년 미쉐린이 최초로 개발한 래디얼 타이어​서스펜션은 타이어 고성능화에 맞춰 진화했다. 뼈대를 보강해 강성을 높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한계 상황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버티기 위해 보다 세밀한 조율이 요구됐다. 이때부터 캠버(타이어를 앞에서 봤을 때 정렬 각도)와 토우(타이어를 위에서 봤을 때 정렬 각도) 등을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조절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런 발상으로 등장한 서스펜션 중 하나가 여러 개의 링크가 얽히고설켜 있는 멀티링크다.또 래디얼 타이어와 함께 등장한 게 러버(고무) 부시다. 너비가 넓어지고 보다 탱탱한 타이어의 날카로운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이 부품은 스프링과 댐퍼가 흡수하지 못하는 앞뒤 충격, 잔은 진동을 흡수한다. 서스펜션 구조에 팽팽한 고무들이 더해지면서 쿵쾅거리는 충격은 묵직하게 걸러졌고, 쫀득한 조향 감각까지 더할 수 있게 됐다.​대세는 맥퍼슨 스트럿, 왜?내 차의 서스펜션은 뭘까? 지금 당장 인터넷을 뒤져보면 십중팔구 앞바퀴는 ‘맥퍼슨 스트럿’이라고 나올 거다. 그리고 대체로 저렴한 서스펜션, 또는 간단한 구조의 서스펜션이라 설명돼 있다. 맥퍼슨 스트럿은 간단하고 저렴한 서스펜션이 맞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단순하고 저렴한 게 결코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참고로 거대한 대형 세단 링컨 컨티넨탈도, 코너링이 발군이라는 포르쉐 카이맨도 모두 이 방식을 쓴다. 맥퍼슨 스트럿이 인기 있는 이유는 가장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더블위시본, 멀티링크, 맥퍼슨 스트럿 세 개의 독립식 서스펜션 중 가장 간단한 구조다. 댐퍼와 스프링에 바퀴를 이어붙인 스트럿과 수평 배치된 로어암(바퀴를 아래쪽에서 지탱하는 지지대)이 차체에 연결된 구성이다. 가장 간단한 만큼 작고 가볍다. 공간을 덜 차지하고, 효율이 좋으며 저렴하기까지 하니 오늘날 일반 승용차는 물론 스포츠카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 ​​​포드 머스탱(5세대)의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간단한 구조 탓에 세밀한 조율이 힘들다. 그래서 조금 더 고성능이 필요한 모델의 경우 어퍼암(바퀴를 위쪽에서 지탱하는 지지대)이 추가된 더블위시본, 여러 개의 링크로 구성된 멀티링크 방식을 사용한다. 다만 이들은 가격이 비싸고 공간도 많이 차지해 가격이 상승한다.    ​​​BMW 5시리즈(7세대)의 더블위시본 서스펜션​​‘구닥다리’ 서스펜션의 재발견요즘 서스펜션 때문에 말이 많다. 지난해엔 SM6에 들어간 토션빔 액슬이 말썽이었고, 최근엔 G4 렉스턴에 달린 리지드 액슬이 논란이다. 두 서스펜션 구조의 단점이 알려지면서, “중형 세단에 토션빔은 말도 안 된다”거나, “리지드 액슬은 구시대적 유물”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단점이 있으면 반드시 장점도 있기 마련. 비교적 싸고 간단해 보이는 이 서스펜션들도 다시 보면 내세울 게 있다.   리지드 액슬. 쉽게 보면 튼튼한 쇠막대기로 좌우 바퀴를 고정한 방식이다. 단점은 확실하다. 바퀴 두 개가 연결됐으니 한쪽 바퀴 움직임이 반대쪽에 그대로 전달된다. 따라서 승차감이 나쁘고, 쉽게 미끄러진다. 한때 승용차에 널리 쓰이다 퇴출된 것도 그런 이유다. 하지만 비포장길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한쪽 바퀴가 들리면 (바퀴가 서로 연결돼 있어서) 반대쪽 바퀴가 내려앉기 때문에 험지에서 각각의 타이어에 비교적 균일하게 무게가 실린다. 게다가 단순한 구조 덕에 큰 충격에도 고장나지 않고, 내구성도 좋다. 그래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벤츠 G클래스가 고집하고, 내구성이 중요한 트럭들도 대부분 리지드 액슬을 쓴다. 따라서 G4 렉스턴의 리지드 액슬도 마냥 비난하기만 할 건 아니다. ​​​튼튼한 리지드 액슬​ 토션빔 액슬이 멀티링크보다 성능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토션빔은 지오메트리 자유도가 낮은 반면 멀티링크는 온갖 링크가 복잡하게 연결된 만큼 바퀴의 움직임을 보다 자유롭고 안정되게 제어한다. 실제로 한 현대차 엔지니어는 “같은 차에 들어간 토션빔과 멀티링크를 비교하면 멀티링크의 성능이 월등히 높은 걸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아반떼와 아반떼 스포츠처럼 말이다. 하지만 주행성능을 살짝 양보하면 토션빔 액슬도 제법 매력이 많다. 특히 공간과 가격, 유지비용에 민감한 소형차에 유리하다. 일단 구조가 단순해 저렴하다. 게다가 고장도 적고, 고장이 나더라도 수리비가 적게 든다. 가벼워서 가속 성능과 연료 효율 면에서도 탁월하며, 소형차의 실내공간 확보에도 유리하다. 여러모로 작은 차에겐 안성맞춤 서스펜션인 셈이다.​​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 액슬 구조의 르노 탈리스만(국내명 SM6)​​르노 플루언스의 토션빔 액슬​ 고급 세단에 판스프링이 웬 말? 별난 서스펜션들얼마 전 볼보 S90을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뒷바퀴 축에 화물차에서나 봤던 판스프링, 일명 리프스프링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SUV도 아니고 보급형 세단도 아닌, 나름 프리미엄을 외치는 고급 세단에 말이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시승할 때는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의 S90 뒷바퀴가 철판 하나에 매달려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나중에 알고 보니 S90의 리프스프링은 화물차에 달린 철제 리프스프링과는 차원이 다른 첨단 소재의 산물이었다. 철제가 아니라 헨켈의 록타이트 맥스 2라는 폴리우레탄 매트릭스 수지를 사용해 만든 것. 어려운 용어라고 겁먹지 말기를. 가볍고 튼튼하며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만 알면 된다. 신소재 리프스프링 덕분에 S90은 일반 코일스프링보다 무게를 줄이고 더 넒은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무게중심 또한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볼보는 S90 외에도 XC90에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볼보에 적용할 계획이다. 지금은 별나지만, 다가올 미래엔 맥퍼슨 스트럿처럼 대중적인 방식으로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다.​​​리프스프링이 달린 고급 세단 볼보 S90​그런데 S90의 가로로 누운 방식의 리프스프링, ‘트랜스버스 리프스프링’이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이 방식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차가 쉐보레 콜벳이다. 콜벳은 오래전부터 이 방식을 사용해왔다. 1963년 출시한 2세대(C2)부터 적용했으니 이 방식의 ‘원조 할머니’쯤 되는 셈. 이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최신 7세대 콜벳(C7)은 앞뒤 모두 리프스프링이 들어간다. 덕분에 콜벳은 더 가볍고 무게중심도 낮출 수 있었다. 물론 쉐보레도 첨단 소재에 인색하지 않은지라 유리섬유로 스프링을 만들고, 자성체유체를 활용한 조절식 댐퍼도 더했다. 콜벳 서스펜션의 성능은 지난 2015년 콜벳 Z06이 기록한 7분 8초의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에서 엿볼 수 있다.​ ​쉐보레 콜벳은 2세대부터 꾸준히 리프스프링을 사용해왔다​사실 콜벳이나 S90은 스프링만 리프스프링일 뿐, 구조는 멀티링크나 더블위시본 방식이기 때문에 움직임은 세련됐다. 반면 포드 머스탱은 구조 자체가 구식이다. 요즘 SUV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리지드 액슬이 달린 것. 리지드 액슬은 앞서도 말했듯이 튼튼하지만 유연하지 못해 스포츠카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포드는 1993년 선보인 5세대 머스탱에 이 방식을 사용해 화제를 모았다. 리지드 액슬에 가로로 링크(파나드 로드)를 더한 구조로 경량화와 가격, 드래그 레이싱 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실제 주행 성능에서는 리지드 액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전문가들은 “머스탱의 클래식한 감성을 살리고, 과격한 튜닝과 주행도 버틸 수 있도록 리지드 액슬을 쓴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행히 머스탱의 리지드 액슬은 6세대로 바뀌며 사라졌다. 지금은 뒷바퀴에 멀티링크보다도 한 단계 발전했다는 최신 인테그랄 링크를 쓴다.​​​포드 머스탱(5세대)의 뒷바퀴엔 리지드 액슬 서스펜션이 달렸다​​​​진화하는 미래 서스펜션, 전기까지 만든다1998년 현대 EF쏘나타의 TV 광고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쏘나타가 연속되는 요철을 아무런 흔들림 없이 통과하는 모습은 어린 눈으로 봐도 가히 충격적이었다. 아쉽게도 실제 쏘나타는 전혀 그렇지 못했지만 그 광고엔 우리가 바라는 서스펜션의 이상이 담겨 있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지금 서스펜션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그 이상에 성큼 다가섰다. 이제 충격을 흡수하는 수준을 넘어 전기까지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서스펜션의 이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현대 EF쏘나타 TV 광고(유리터널 편)​현재 TV 속 EF쏘나타에 가장 가까운 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다. 노면 요철을 미리 읽고 서스펜션을 조절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앞 유리창 위 스테레오 카메라가 도로 모양을 파악하면 이에 맞게 유압으로 높이를 조절하는 방식. 벤츠는 이를 ‘매직 보디 컨트롤’이라 부른다. 하지만 현재 가장 진보했다는 S클래스의 서스펜션도 광고 속 EF쏘나타의 수준에 빗대기엔 한참 멀었다. 더 큰 충격을 더 완벽하게 걸러내야 광고 속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다. 이걸 가능케 하는 기술은 10여 년 전 음향기기 전문 업체 보스가 선보인 서스펜션에서 엿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에 들어간 매직 보디 컨트롤​보스 서스펜션 시스템은 도로 위를 비행하듯, 바퀴와 차체가 분리된 것처럼 달린다. 게다가 회전시 쏠림마저 없다. 서스펜션이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움직임을 실현한 셈. 비결은 스프링과 댐퍼를 대체한 선형 전자기 모터다. 선형 전자기 모터는 S클래스의 유압식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작동한다. 덕분에 더 정확하고 확실하게 도로에 대응한다. 다만 아직은 미래 얘기다. 너무 무겁고 터무니없이 비싸 양산에 실패했다. 더 가볍고 저렴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다. ​ ​보스 액티브 서스펜션​보스가 서스펜션의 이상을 제안했다면, 아우디는 여기에 새로운 역할을 더했다. 댐퍼가 흡수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개념은 간단하다. 댐퍼를 회전식으로 만들어 거기에 전기모터를 다는 것. 전기모터를 섬세하게 제어하면 댐퍼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압축과 리바운드 특성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있다. 아울러 모터가 움직인 만큼 전기도 만들어낸다. 지금 당장은 ‘굳이 왜?’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조만간 도래할 전기차 시대엔 큰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아우디 회전식 댐퍼​이 외에도 자기부상 기술을 활용한 서스펜션 등 다양한 기술과 개념의 서스펜션 등장이 예견되고 있다. 다만, 너무 미래적인(혹은 터무니없는) 서스펜션은 영영 나오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차가 바닥과 떨어지는 순간 서스펜션은 무용지물이 될 터이니 말이다.마차 시대부터 이어져온 서스펜션은 자동차를 ‘탈 수 있게’ 만들었다. 승객은 물론 차체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며, 자동차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서스펜션도 단단한 차체가 없으면 제 역할을 못하기 마련. 다음호에서는 자동차의 기본 뼈대인 차체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글 윤지수 기자​​2부 차체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세제혜택을 받으려는 다양한 노력들 2017-06-12
세제혜택을 받으려는 다양한 노력들소비자에게 자동차는 ‘세금 덩어리’다. 신차를 인수할 때부터 폐차할 때까지 갖가지 세금이 붙는다. 때문에 제조사는 소비자가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적게 낼 수 있는 차를 만든다. 사실, 자동차는 상류층의 사치품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세금을 붙이기에 좋은 대상이 되었다. 부자들은 그들의 장난감에 세금이 붙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고, 사회 분위기 역시 합리적인 세수 확보 방안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자동차가 필수품이 된 지금도 이런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소비자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순간부터 판매 또는 폐차할 때까지 다양한 세금을 낸다. 따라서 제조사는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내야 할 세금이 많을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엔진 배기량  한국아반떼가 1,600cc로 알고 구입했던 대부분의 오너들은 자동차등록증의 실제 배기량이 1,596cc로 쓰인 걸 보고 의아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배기량 1,600cc 미만을 기준으로 1cc당 과세되는 세금 구간이 크게 달라지는 탓에 그에 살짝 못 미치는 배기량으로 설계하기 때문이다. 1cc당 세액은 1,000cc 미만에서 80원, 1,600cc 미만에서는 140원, 1,600cc ‘이상’부터 200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차를 살 때 같이 매입하는 도시철도채권(또는 지방개발채권)도 배기량에 따라 다르다. 1,600cc 미만은 차 가격의 9%, 2,000cc 미만은 12%, 2,000cc 이상은 20%로 그 차이가 크다(서울시 등록 기준). 배기량을 기준으로 소형, 중형, 대형을 나누던 예전 기준과 딱 맞는다. ​​  한국은 배기량 1,000cc와 1,600cc 그리고 2,000cc를 기준으로 세금 구간이 크게 달라진다​​그뿐만 아니다. 배기량 2,000cc를 기준으로 다양한 세제혜택과 준조세 항목에서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장애인과 국가유공자의 LPG 차량이다. 장애 1~3등급 장애인이 배기량 2,000cc 미만 차량을 구입하는 데 한하여 취득세, 등록세, 자동차세, 면허세, 채권 구입이 모두 면제되지만 2,000cc 이상은 이러한 혜택이 없다. 그동안 이런 세제 때문에 LPG 차량을 찾는 소비자 대부분은 2,000cc 미만 중형차를 구매해왔다. 한편 2014년 등장한 르노삼성 SM7 LPe 모델은 SM5 LPe용 1,998cc 엔진을 얹었다. 덕분에 세금혜택을 고스란히 누리는 준대형차가 되어 반짝 인기를 끌었다.​중국중국은 배기량 1,000cc부터 500cc가 커질 때마다 구입할 때 내는 소비세 구간이 다르다. 1,000cc 미만 1%, 2,000cc 미만 3~5%, 3,000cc 미만 9~12%, 4,000cc 미만 25%, 4,000cc이상 40%다. 특히 3,000cc를 기준으로 소비세율 구간이 급격히 상승하는데 이를 피하려고 중국 시장만을 위한 소배기량 엔진을 얹기도 한다. 이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가 메르세데스-벤츠다. 벤츠는 예전부터 다른 나라에는 없는 소배기량 모델을 종종 선보였다. 바로 전 세대 S클래스(W221)에는 배기량 2,977cc (M272) S300도 있었다. S300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조립되었다. 국내에서 팔린 09~10년식 E300(W212)과 같은 엔진이다. 최근에는 AMG 43으로 익숙한 M276 엔진을 활용해 소비세율 구간을 피해가고 있다. 2,996cc에 트윈터보를 얹어 비교적 적은 배기량으로 높은 출력을 확보한다.이 엔진을 활용해 S400 세단과 마이바흐 S400, 출력을 조금 더 낮춘 E320, CLS320, S320을 만들어냈다. 특히 마이바흐 S400은 마이바흐 S500과 편의사양에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46만위안(2억4,000만원)과 220만위안(3억6,000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소비세율이 가격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2,000cc 미만 구간을 노려 만든 CLS260 (M274, 1991cc) 역시 중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차종이다.한편 BMW는 중국 시장에서 병행수입업체의 시장점유 확대를 막기 위해 독점적 지위에 의한 횡포를 저질렀다며 관용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배기량 3,004cc인 미국 시장용 2015년식 X5를 병행수입업체에게 공급하고 본인들은 2,979cc 2015년식 X5를 팔아 소비세율 차이에 따른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유럽EU 안에서도 세금을 부과하는 구체적인 계산방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1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비례해 정해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사실상 연비규제와 다름없다. 연비가 좋을수록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기 때문이다. 상관관계는 99.9%. EU는 2020년까지 제조사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km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각 제조사들은 효율 좋은 디젤 엔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같은 전동화 모델을 고급 승용차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제조사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 수치를 낮추려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유럽산 프리미엄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판매가격이 높은 탓에 시장반응이 차갑지만 막대한 이산화탄소 페널티를 물지 않으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차들이 메르세데스-벤츠 S500 PHEV(65g/km), BMW 740Le(56g/km) 등이다. 무엇보다 전기차시대 패러다임에서 기술을 선점하고 사회공헌 및 친환경 기업이미지를 알린다는 점도 긍정적이다.그렇다면 유럽 주요국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른 세금제도는 어떨까? 먼저 프랑스는 구매단계에서 차량의 CO₂/km 배출량이 20g 미만일 경우 6,300유로를, 21~60g일 경우 1,000유로를 보조해준다. 반대로 250g 이상은 최대 8,000유로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연간 자동차세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g당 2유로로 책정되어 있다. 따라서 190g/km 이상 배출하는 차량의 경우 연간 160유로의 세금이 부과된다. 독일은 95g/km 미만일 경우 면제되며 95g/km 이상부터 g당 2유로로 책정되어 있다. 영국은 100g 미만일 경우 자동차세가 면제된다. ​한국한국은 2015년부터 저탄소차 보조금 지원제도가 시행될 예정이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차를 사는 소비자에겐 부담금을 매기고, 100g/km 미만의 저탄소차를 사면 보조금을 주는 제도로서, 100~130g/km은 중립구간을 적용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시행을 1년 앞두고  BMW 320d(CO₂ 배출량 115g/km)보다 가격이 싼 그랜저 IG 2.4 (150g/km)의 경우에서처럼 "국산차 오너에게 부담을 지우고 일부 수입차 오너가 상대적인 혜택을 본다"는 형평성 논란이 불거져 제도 도입이 무산되었다. ​  차체 무게  차체 무게과거 스웨덴은 차량 중량에 따른 도로세를 물렸다. 무거운 차들은 도로파손을 가중시켜 도로 유지비용이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 지금도 자동차 중량세가 존재한다. 0.5t 단위로 1년에 6,300엔을 내야 하며 신차등록시 3년, 이후 2년 단위로 부과된다. 차체 중량세를 따로 내지 않는 EU에서도 무거운 차는 대체적으로 세금을 많이 내는 편이다. 앞서 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비례하는 세금 제도 때문이다. 차체가 가벼울수록 연비에 유리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가벼운 차체를 위해 각 메이커들은 열간성형 강판 제작방식을 도입했다. 열간성형을 하면 강도가 높아지므로 더 얇고 가벼운 철판으로도 같은 강도를 낼 수 있다. 제조원가가 높은 고급차들은 차체 각 부분에 알루미늄, CFRP, 마그네슘 등 다양한 소재로 구성한 하이브리드 차체로 무게를 덜기도 한다. 7세대 골프는 다양한 경량화 제작방법을 적용해 구형보다 최대 108kg까지 감량했다. 최근에는 차체 무게에서 평균 2.9%를 차지하는 유리도 경량화의 대상이 다. 5mm 두께의 한 장짜리 측면유리 대신 두께가 좀 더 얇은 이중접합유리를 사용해 가벼우면서 방음 성능까지 개선하는가 하면 파노라마루프, 리어윈도 같은 부위는 유리보다 가벼운 투명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쓰기도 한다. 한편 2013년 포드에서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헤드램프 프로젝터를 사용해 헤드램프 유닛에서만 45%의 무게절감 효과를 얻었다. ​  차체 크기 일본차의 크기에 따라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가 있다. 바로 경차제도다. 일본의 경우 배기량 660cc 미만, 길이 3.4m/폭 1.48m/높이 2m 미만을 만족하는 차량을 경차로 규정하고 있다. 경차의 1년 세금은 7,200엔이며 경차가 아닌 차는 배기량에 따라 세금을 낸다. 경차는 연 단위 자동차세뿐 아니라 취득세가 40% 저렴하며 자동차 중량세도 일률적으로 4,400엔만 내면 된다. 일본에서 자동차를 살 때 꼭 필요한 차고증명(자동차 보관장소가 있다는 증명) 또한 면제된다. (도쿄,오사카 제외)이런 혜택 덕분에 일본에는 스포츠카부터 SU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차들이 팔린다. 좁고 짧은 공간 안에서 최대한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다 보니 톨보이 스타일의 박스카 형태가 많다. 엔진룸을 최대한 짧게 설계하고 실내공간을 키운 것이 이 차들의 특징이다. 경차를 제외한 일반적인 차는 '3넘버 차'와 '5넘버 차'로 분류된다. 길이 4.7m/폭 1.7m/높이 2m, 엔진 배기량 2,000cc 미만이면 번호판 앞자리 5를 부여받는다. 이 중 하나라도 초과하면 앞자리 3이 붙는다. 이에 따라 '3넘버 차는 세금이 비싸다'는 오해가 많아 일본 제조사들은 가급적 5넘버 규격 안에서 소형차를 설계하는 편이다. ​한국한국의 경차는 일본 경차제도를 현실에 맞게 손질해 도입했다. 최초의 경차였던 대우 티코가 스즈키 알토를 베이스로 했던 영향이다. 현재는 엔진 배기량 1,000cc, 길이 3.6m/폭 1.6m/높이 2m 미만을 만족하는 차가 여기에 해당된다. 경차들은 큰 폭의 세금감면과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차값 7.5% 수준의 등록세와 취득세를 비롯해 도시철도공채(지역개발공채), 특별 소비세도 면제된다. 그 외에 유료도로 50% 할인, 공영주차장 50% 할인, 지하철 환승주차장 80% 할인과 함께 책임보험료도 10% 할인받는다. 뿐만 아니다. 나라에서 보조금도 지원해준다. 동거인을 포함한 각 세대에 자가용 또는 상용차중 경차의 합계가 1대일 경우 연간 20만원까지 유류 환급금을 지급한다. 경차 규격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1999년 대우자동차는 마티즈에 보디 키트를 붙인 '마티즈 스포츠'를 출시했다. 하지만 보디 키트로 늘어난 차체 사이즈가 경차규격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곧바로 단종되고 말았다.   범퍼  미국에서는 범퍼 디자인을 바꾸고 세금혜택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혜자는 차량 소유주가 아닌 제조사다.​ 미국범퍼 디자인을 바꾸고 세금혜택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혜자는 차량 소유주가 아닌 제조사다. 바로 렉서스 NX와 기아 스포티지(2016)가 주인의 이야기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는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제조사 평균연비를 계산해서 그해 연비 규정치보다 낮은 제조사에게 벌금을 물린다. 연비 규정치는 승용차와 경트럭(Light truck)으로 기준이 나뉘며 경트럭 연비 기준이 승용차의 그것보다 낮다. SUV가 경트럭으로 분류되면 상대적으로 제조사 평균연비를 높일 수 있다. 미연방이 정한 경트럭 기준은 차량 총중량 3,855kg 미만, 진입각 28˚ 이상이다. 승용차와 다름없는 요즘 SUV는 진입각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렉서스와 기아자동차는 앞 범퍼의 아래를 깎아 진입각 28˚ 이상을 충족시켜 경트럭으로 인정받았다. 벌금은 피해갔지만 못생긴 얼굴을 가진 탓에 두 회사 모두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는 이 범퍼를 적용하지 않는다. ​​  전기차 배터리 충전시간 한국전기차 충전시간으로 보조금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기준은 완속충전 10시간 이내, 1회 충전 주행거리 120㎞ 이상, 경사도 25˚ 주행가능 등이다. 테슬라 모델 S는 완속 충전하는 데 14시간(모델S 90D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고보조금 1,400만원(2017년 기준)을 받지 못한다. 국내에 시판 중인 전기차들 가운데 유일하다. 이는 한 번 충전으로 무려 500km 가까이 달릴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90kWh) 때문이다. 그런데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다 해도 무공해 전기차라는 점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규제다. 고급 전기차를 구매하는 부자들에게 정부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논란을 처음부터 차단하겠다는 의도는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친환경이라는 잣대로 들이대면 불합리한 기준이 아닐까 싶다.  글 이인주 기자 사진 다임러AG, GM 
핀테크 시대, 인터넷 자동차보험 이용방법 2017-06-09
핀테크 시대, 인터넷 자동차보험 이용방법정보기술과 금융의 결합인 핀테크는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에서도 조금씩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보험가입은 편리하고 보험료가 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보험약관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가입자 보호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핀테크가 활성화되는 데 발맞춰 금융소비자 보호도 함께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다.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 4월 출범한 이 은행은 영업 한 달 만에 무려 25만 명이 가입했다. 은행에 가지 않고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과 시중 은행보다 높은 예금 금리가 고객을 끌어 모은 결정적인 이유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는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몇 개의 인터넷 은행이 더 생길 예정이어서 그야말로 은행이라는 개념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정보기술과 금융의 결합인 핀테크는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에서도 조금씩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이 이미 개발 중에 있고, 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한 비대면 영업채널이 설계사 중심의 전통방식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TV광고만 봐도 그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빠른 사고처리와 서비스를 강조했던 보험회사 광고는 저렴한 다이렉트보험 홍보로 바뀐 지 오래다. 그 결과 2016년 자동차보험 가입자 10명 중 4명이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동차보험 시장의 변화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일기 시작했다. 전화로만 영업하는 보험회사가 생기는가 싶더니,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는 전용상품까지 개발되었다. 같은 보험회사라도 어떤 경로로 가입하느냐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다. 당연히 인터넷으로 가입했을 때가 가장 저렴하다. 판매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설계사를 거쳤을 때보다 20% 정도 저렴하고, 전화로 가입했을 때보다도 5% 가량 싸다. 인터넷 방식은 가장 저렴한 보험회사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보험료 견적 비교 사이트인 ‘보험다모아’는 가장 저렴한 곳부터 순서대로 보여준다. 작년까지만 해도 차종, 가입연령 등 7가지 조건만 가지고 보험료를 산출하다보니 정확도가 떨어졌지만 지금은 차량연식, 할증요율 등 계약자별 특성이 반영되어 정확도가 크게 개선됐다. 더 나아가 7월부터는 네이버에서도 조회할 수 있도록 바뀔 예정이다. 자동차보험이 다른 보험종목보다 더 인터넷에 최적화된 이유는 상품이 정형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표준약관을 준용한 약관은 회사별로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다 보니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층에서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인터넷 자동차보험, 더 스마트하게 인터넷 방식은 편리하고 보험료가 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보험약관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보험가입이 허술해질 수 있다. 보험약관은 어려운 용어가 많고 내용이 전문적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보험회사는 계약을 체결할 때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계약자에게 반드시 설명하도록 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설명했다는 사실을 계약자의 자필서명, 녹취, 전자적 방법을 통해 확인받아야 한다. 만약 이것을 어기면 보험회사는 약관 내용을 주장할 수가 없고, 보험계약자는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런데 인터넷 보험은 설명의무에 대한 보험회사의 책임이 계약자로 전가된다. 계약내용을 잘못 이해했어도, 심지어 내용을 읽어보지 않고 서명을 했어도 계약자 본인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험회사 직원과 먼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보험 상품을 결정한 다음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자동차보험에 처음 가입하는 사람이라면 보험료보다는 보장범위에 더 비중을 두고 안전한 방식으로 가입할 것을 권한다. 보험료도 아끼고 상담도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험회사 콜센터에 전화해서 가입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통화내용이 모두 녹음되기 때문에 분쟁이 생겼을 경우 입증이 쉽다는 이점도 있다. 자필서명과 전자적 서명은 포괄적 동의인 반면 녹취방식은 설명받은 내용에 한정된 동의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계약자에게 유리하다.인터넷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라도 한 회사에서만 견적을 뽑아볼 것이 아니라 최소한 두세 군데에서 산출해보기 바란다. 보험다모아에서 보여주는 보험료는 각 회사의 특별약관이 모두 반영된 것이 아니어서 실제 산출결과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운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받는 마일리지 특약이나 블랙박스 특약은 회사마다 할인율이 조금씩 다르다. 또 피보험자 직업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특약(예를 들어 ‘자랑스런 선생님 패키지 특약’)을 운영하는 회사도 있으니 충분히 알아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었지만 지나치게 효용성만 강조하다보면 고객보호에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 얼마 전 대법원은 1mm 크기의 깨알 같은 글씨로 작성된 개인정보 동의서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개인정보처럼 중요한 사항이라면 사회통념상 합당할 정도로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따라서 핀테크가 더욱 활성화되는 시대적 흐름과 궤를 같이 하여 금융소비자 보호도 함께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스텔스 카를 아시나요? 2017-05-30
스텔스 카를 아시나요?국내 도로교통 실태를 보면 후진적인 양태로 꽉 차 있는 느낌이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교통지수를 가지고 있고, 3급 운전(급출발, 급가속, 급정지)이 몸에 배어 있으며, 양보운전이나 배려운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차로별 차종 운행도 지키지 않아서 큰 차가 1, 2차선을 고정 운행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우리가 도로에서 직면하는 위험은 많고 많지만 그중 가장 중대한 위협이 바로 암흑 속에 몸을 숨긴 스텔스 카다.    우리 교통문화는 아직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전형적인 후진국형 교통지수를 가지고 있으며, 10만 명 당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수도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한다. 아직도 3급 운전(급출발, 급가속, 급정지)이 몸에 배어 있으며, 양보운전이나 배려운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운전 중 앞에 여러 대의 차량을 끼워주면 뒤에서 경적을 울리며 난리가 날 정도다. 긴 대기열을 보고도 일부러 새치기하듯 끼어드는 얌체운전자도 양보운전 실종에 책임이 있는 만큼 얌체운전을 지양하고, 양보를 받았을 때 최소한 비상등을 켜서 고맙다는 신호를 보내면 보복운전이나 난폭운전이 발생할 확률이 다소나마 줄어들 것이다. 차로별 차종 운행도 지키지 않아서 큰 차가 1, 2차선을 고정 운행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반 승용차가 상위차선, 하위차선 구분 없이 좌우로 마구 추월하는 아찔한 장면도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무분별한 추월에 따른 차로변경으로 인해 사고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경찰의 부실한 단속도 이러한 불법운행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시내버스가 여러 차선을 곡예하듯 운행하는 경우도 많아서 혼란을 더욱 부추긴다. 버스 전용차로에 대한 특별한 성역 취급도 개선해야 할 부분. 도심지 버스 전용차로도 한가한 구간 및 시간에 대한 유연한 활용이 아쉽다. 이처럼 국내 도로교통 실태를 살펴보면 후진적인 양태로 꽉 차 있다. 물론 예전에 비해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교통문화의 선진화는 유독 더디다. 선진국형 교통문화 정착까지 갈 길은 아직도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밤길 운전의 중대 위협 이처럼 후진적인 국내 도로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한국형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미 의무화된 주간 주행등(DRL)은 상대운전자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림으로써 경각심을 주는 안전장치다. 실제로 국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주간주행등 사용으로 인해 약 20% 정도의 교통사고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일반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의 경우 일정시간 이상 운전을 한 기사에게 의무적으로 휴식시간을 부여해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가능성을 줄이고, 긴급제동장치를 달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규정도 마련되고 있다.  도로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 중 하나가 날이 어두워짐에도 불구하고 전조등을 켜지 않고 암흑 속에 몸을 숨긴 스텔스 카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어두워지면 반드시 등화장치를 점등해 눈앞을 밝히고 상대 운전자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습관이 아직 몸에 배지 않은 운전자가 의외로 많다. 야간 주행을 하다보면 등화장치를 완전히 끄고 달리는 차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시커먼 차에 깜짝 놀라는가 하면, 차로 변경 시에는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아찔한 경우도 맞닥뜨린다. 도로 위에 스텔스 카가 많아질수록 사고 위험성은 높아진다.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실태 파악과 계몽을 선행한 뒤 적절한 단속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도로 위에 팽배한 위험한 운전습관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스텔스 카는 그중 가장 위험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글 김필수​ 
대왕카스테라와 마디모 2017-05-11
대왕카스테라와 마디모마디모 프로그램은 경미한 교통사고를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는 가짜 환자를 잡기 위해 경찰청이 도입한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분석을 맡고 있다. 마디모는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 당시 차량속도와 파손정도를 가지고 탑승자의 충격정도를 밝혀내는 역할을 한다. 이전에는 경미한 사고라도 피해자가 아프다고 억지를 쓰면 어쩔 수 없었으나 이젠 마디모 덕분에 억울한 가해자를 구제할 수 있게 됐다.  40~50대 중년에게 카스테라는 단순한 빵이 아니다. 어렸을 적 엄마가 생각나는 추억의 음식이다. 제과점이 드물던 시절 엄마가 만들어준 카스테라는 세상 어떤 음식보다 맛있었다. 카스테라를 굽던 날이면 아침부터 설렜고, 하루 종일 부엌을 들락날락했다. 고소한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해지고, 드디어 완성된 빵을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입 안에서 퍼지던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제과점에서 카스테라를 보면 그때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그런 카스테라가 요즘 수난을 당하고 있다. 대만에서 건너온 ‘대왕카스테라’ 이야기다.대왕카스테라는 대만을 다녀온 관광객의 입소문을 타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제조 과정에 다량의 식용유가 들어간다는 TV 프로그램의 폭로가 있은 후 문을 닫는 매장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내용의 사실관계만 따지고 보면 왜곡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카스테라를 만들 때 식용유를 넣은 것은 조리기법상 아무 문제가 안 되고, 방송에서 나온 것처럼 많은 양을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시청자들이 오해하도록 편집되었다는 것이다. 제빵 전문가들까지 나서서 업체를 옹호했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많은 가맹점이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편파보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해당 방송사는 식용유 자체가 유해한 것은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식용유를 첨가한 빵은 ‘카스테라’가 아니라 ‘쉬폰케이크’(생크림을 바르지 않은 상태의 케이크)라고 불러야 한다며 업체의 상술을 문제 삼았다.그렇다면 처음부터 카스테라의 명칭 오류와 얄팍한 상술을 문제 삼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확산되지는 않지 않았을까. 아마도 소재의 자극성이 떨어져 별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일부의 문제점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마치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교통사고 피해자의 부상 여부를 판별하는 자동차 충돌해석 프로그램 ‘마디모’(Mathematical Dynamic Models)에 대한 언론보도도 그중 하나다. ​충격정도를 밝혀내는 충돌해석 프로그램마디모 프로그램은 경미한 교통사고를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는 가짜 환자를 잡기 위해 경찰청이 도입한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분석을 맡고 있다. 원래 마디모는 외국 자동차 제작사에서 신차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용도로 개발되었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는 오히려 교통사고 역학조사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 마디모는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 당시 차량속도와 파손정도를 가지고 탑승자의 충격 정도를 밝혀내는 역할을 한다. 경미한 사고라도 피해자가 아프다고 억지를 쓰면 어쩔 수 없이 보험처리를 해줄 수밖에 없었는데 마디모 덕분에 억울한 가해자를 구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입 초기에는 언론에서도 마디모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나이롱환자를 적발하는 첨단과학수사 기법이며 보험사기를 예방하는 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마디모 효과가 언론과 보험회사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10년 32건이던 의뢰건수가 2016년에는 2만 건 가까이로 늘면서 부작용이 생겨났다. 추가비용이 들지 않다보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의뢰하는 경우도 늘었고, 피해자를 괴롭힐 요량으로 무조건 조사를 요구하는 운전자도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분석하는 데도 2~3개월씩 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감정싸움이 보상처리에 대한 민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주장하는 가해자나 치료를 받겠다는 피해자 모두 고객이니 어느 한 쪽을 편들 수 없다. 그사이 마디모 관련 언론 기사내용도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마디모 효과보다는 부작용이나 분석의 한계를 위주로 보도했다. 심지어 마디모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디모는 물리적 충격정도만 판단할 수 있을 뿐이지 사람이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하며, 부상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라는 논리다. 결과적으로 보험사기를 막겠다는 애초의 취지는 사라지고 부작용만 부각되고 있는 실정. 그럼 이런 부작용이 있으니 마디모를 폐지하는 것이 옳을까? 마디모가 개개인별 신체 특성을 100% 반영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가치를 부정한다면 의사가 발행한 진단서를 믿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의사도 과학적 검사결과를 기준으로 전문가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진단을 하는 것이지 부상의 진위여부 및 장해정도를 완벽하게 맞출 수는 없다. 마디모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로선 사고 당시 충격과 부상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마디모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무분별한 마디모 의뢰를 줄이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마디모 결과에 대한 보상처리 기준을 개선한다면 모두가 수긍하고 인정하는 제도로 정착될 것이다.​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교통사고 형사합의 100% 이해하기 2017-04-12
​교통사고 형사합의 100% 이해하기​​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교통사고 책임을 모두 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자동차보험은 민사적 배상책임만 담보할 뿐 형사상 책임이나 행정적 책임은 운전자가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지금은 11대 중과실 사고가 아니더라도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크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법이 바뀌었다. 즉, 야간에 무단횡단하는 피해자를 피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사고를 냈더라도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 큰 혼란은 없었지만 대선까지 국정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국민들은 하루빨리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어 국가가 안정되길 기대한다. 다행히 주요 정당들은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당장 선거를 치르는 데는 큰 차질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대선후보를 뽑는 과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경선 룰을 놓고 후보 간 입장차가 크기 때문. 국민참여형 경선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선거인단에 참여해서 경쟁력 있는 자기 당 후보를 떨어뜨리는, 이른바 ‘역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서울대 이준구 교수는 경제학적 용어가 오남용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역선택 이론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경제학자인 그는, 역선택은 거래당사자 사이에 정보 불균형이 있을 때 발생하는 것이지, 후보자간 차이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국민들이 하는 결정은 ‘선택’이라고 주장한다.오히려 역선택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은 보험시장이다. 건강이 안 좋거나 사고가 날 확률이 높은 사람은 적극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려고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가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계약자 개인별 위험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평균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책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고 위험도가 높은 사람이 많이 가입하면 보험금 지급액이 예측했던 것보다 늘어나게 되고, 그 결과 보험회사는 보험료를 인상시킬 수밖에 없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우량계약자는 모두 빠져나가고 불량계약자만 남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운전자보험에서도 역선택이 확인되었다. 보험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운전자보험 가입률이 7배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보상되지 않는 교통사고 형사합의금, 벌금, 변호사 비용을 보상하는 보험이다. 사고를 내본 사람일수록 필요성을 더 많이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은 운전자보험이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도 자동차보험만 가입하면 교통사고 책임을 모두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은 민사적 배상책임만 담보하는 것이지 형사상 책임이나 행정적 책임은 운전가가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또한 사망사고나 중과실 사고만 아니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2009년 12월부터 중앙선 침범처럼 11대 중과실 사고가 아니더라도 피해자가 사지 절단 등 중요한 신체기능을 영구 상실하거나 중증 정신장애, 하반신 마비 등 중대한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 야간에 무단횡단하는 피해자를 피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사고를 냈더라도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운전자가 형사처벌을 감면받기 위해서는 피해자와 형사합의를 해야 한다. 특히 구속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형사상 합의가 필요하다. 보상업무를 하다보면 “형사합의금으로 얼마를 줘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형사합의금은 딱히 정해진 기준이 없다. 사고내용, 피해자 과실, 피해정도, 가해자의 경제능력에 따라 달라지며 형사합의에 임하는 가해자의 태도도 많이 반영된다. 보통 사망의 경우에는 2,000~3,000만원 정도에서 결정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2,000만원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3,000만원으로 올라가는 추세다. 부상의 경우에는 진단 1주당 50~80만원 선에서 주로 결정되지만 이 또한 그때그때 다르다. 형사합의를 해도 합의금 목돈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아 적금을 깨거나 대출을 받는 경우도 많다. 운전자보험을 들었더라도 합의금을 먼저 지불한 다음 보험회사에 청구하는 방식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 3월 1일자 계약부터는 그런 불편이 조금 해소될 것 같다. 피해자와 합의만 되면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다만 형사합의는 가해자가 직접 해야 한다. 보험회사 직원이 형사합의에 개입하면 변호사법에 따라 처벌을 받기 때문. 보상직원은 자동차보험 약관에서 정한 손해배상책임, 즉 민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피해자와 합의, 절충, 중재 및 소송 대행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해자 입장에서 형사합의를 했을 때와 안 했을 경우 어떤 무슨 차이가 있을까? 자동차보험 보상금에서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다. 오히려 합의를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는 더 이득이다. 단, 합의서 문구는 신경 써서 작성해야 한다. 합의금이 순수한 위자료 명목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야만 보험금 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내용이 없으면 손해배상금 산정시 형사합의금을 공제하는 것이 원칙이다. 요즘은 만일의 경우까지 대비해 채권양도증명서도 함께 받아두는 추세다. 물론 예외도 있다. 가해자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피해자 본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무보험차 상해담보)이나 정부보장사업으로 보상을 받는 경우에는 형사합의금이 무조건 공제된다. 지급한 보험금을 가해자에게 다시 구상해야 하다 보니 형사합의금도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운전자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을 한 경우에는 보험금을 받을 수가 없다. 또한 운전자보험에 여러 개 가입했다고 해도 중복 보상이 되지 않는다. 형사합의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사고 내는 것을 막기 위해 보험회사별로 가입금액 비율에 따라 분담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 만약 운전자보험을 별도로 가입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자동차보험에 들 때 형사합의금특약을 함께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간 2만3,000원 정도만 더 내면 형사합의금(최대 3,000만원), 벌금(최대 2,000만원), 변호사 선임 비용(최대 500만원)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대법원은 올해 3월부터 음주운전, 뺑소니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현행 1억원인 위자료 배상기준을 최대 2억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중대한 불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징벌적 배상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앞으로 형사처벌 수위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여러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이 형사처벌과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자율주행차에 블랙박스 탑재 의무화해야 2017-04-05
자율주행차에 블랙박스 탑재 의무화해야본격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법제도적인 이슈다. 운전자가 없다보니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기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자동차용 블랙박스.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영상 블랙박스가 아니라 항공기용 블랙박스처럼 자동차의 작동상태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관건은 자동차 메이커의 협조다.   지난달 출시한 BMW 5시리즈에는 지정한 속도 내에서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고 차선을 읽어 스스로 조향하는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업계의 미래 먹거리 중 핵심적인 분야로서, 이미 자율주행기술의 일부가 고급 승용차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 어시스트 기능이 대표적인 예로,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잠시 핸들에서 손을 놓고 음료수 뚜껑을 딸 때나, 잠시 옆자리에 있는 물건을 잡기 위해 한눈을 파는 동안 자동차가 가·감속 및 조향을 알아서 해준다.  이러한 기능들은 지금 단계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판단능력과 기기조작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를 대신해 급제동이나 방향을 조작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능동형 안전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 이들 기술이 계속 진화하다 보면 궁극적으로 자율주행과 함께 완전 자율주차도 가능해질 것이다. 현관에서 내려 자율주차를 명령하고 볼 일을 마치고 앱을 조작하면 자동차가 주차장을 빠져나와 현관 앞에서 대기하는 패턴이 생활 속에 보편화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는 이러한 자율주행기술이 완전치 않다. 일부 주행보조 기술들은 그야말로 운전을 보조하는 데 그쳐야 한다. 이런 기능을 믿고 고속도로에서 휴대전화를 조작한다든지, 심지어 졸음에 눈을 감는 행위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법제화되어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주행보조기능 사용시 반드시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는 법규가 마련되어 있다. 지난해 여름 테슬라 모델 S가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다 낸 사망사고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특히 가장 핵심적인 라이다 센서가 폭우나 폭설 등 다양한 악조건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작동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도 도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무수한 경우의 수를 완벽하게 판단하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다.​자동차 관련법 패러다임의 전환센서나 카메라, 디스플레이는 물론 각종 반도체 소자와 이를 움직이는 알고리즘 등 자율주행기술 관련 부품에 대한 부가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관련 산업에 기존 자동차 메이커를 비롯한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모여들고 있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가전제품에 다름아니다. 본격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법제도적인 이슈다. 지난 120여 년간 지속된 자동차 관련 법제도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다. 보험제도를 예로 들어보자. 지금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운전자의 나이와 사고경력 등 다양한 변수를 통해 보험액을 평가하지만 자율주행시대에는 보험액을 평가할 근거가 사라진다. 사고 발생시 책임소재를 어디에 둘지도 문제다. 자동차 메이커의 책임으로 봐야 할지, 자동차의 소유자에게 책임을 귀속시켜야 할지, 사고 지역의 환경 인프라로 인한 지자체나 정부의 책임인지, 통신 오류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아 통신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판단하기가 무척 어려워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자동차용 블랙박스다. 이 블랙박스는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영상 블랙박스와 달리 보통 사람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자동차 깊숙이 설치되어 특수 나사로만 풀 수 있으며, 자료해석의 경우도 암호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특수 장비를 이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항공기용 블랙박스처럼 사고 발생시 자동차 작동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증거를 확보함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자율주행차 사고시 책임소재를 따지기 위해서는 블랙박스가 필요하다​  물론 문제는 있다. 자동차의 결함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자동차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은 장치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발생한 자동차 급발진 소송에서 운전자가 100% 패소하는 것도 메이커가 자동차 결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의 블랙박스 장착은 거부하기 힘든 시대적 흐름이 될 것이 분명하다.이미 우리 앞에는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다가와 있다. 너무 늦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확실한 제도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란다. 글 김필수   
드라마 ‘도깨비’ 속 교통사고 이야기 2017-03-27
드라마 ‘도깨비’ 속 교통사고 이야기​TV 드라마에 극적인 반전이 필요할 때 종종 주요 인물이 교통사고를 당한다. 얼마 전 종영한 케이블 TV 드라마 ‘도깨비’도 예외는 아니어서 주요 장면마다 교통사고가 빠지질 않았다. 주인공인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를 이어준 것도 뺑소니 사고였고, 행복하기만 할 것 같았던 그들의 사랑을 방해한 것도 교통사고였다. 드라마에서는 누락된 사고 뒷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추정해 보았다.​​우리나라 TV 드라마에는 자주 나오는 세 가지 설정이 있다. 재벌 2세인 주인공, 불륜(또는 삼각관계), 그리고 출생의 비밀이다. 줄거리가 뻔한데도 이상하게 중독성이 있다. 드라마마다 조금씩 바뀐 설정도 비교해보고, 결말을 예측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3대 설정까지는 아니지만 드라마 전개상 빠지지 않는 것이 또 있다. 극적인 반전이 필요할 때면 주요 인물이 갑자기 큰 병(특히 암)에 걸리거나 교통사고를 당한다. 얼마 전 종영한 케이블 TV 드라마 ‘도깨비’도 예외가 아니었다. 극중에서 비중 있는 인물로 저승사자가 나오는 만큼 주요 장면마다 교통사고가 빠지질 않았다. 주인공인 도깨비(공유)와 도깨비 신부(김고은)를 이어준 것도 뺑소니 사고였고, 행복하기만 할 것 같았던 그들의 사랑을 방해한 것도 교통사고였다. 드라마에서는 빠른 전개를 위해 사고 장면만 보여주고 이후 처리과정은 대개 생략된다. 그래서 누락된 사고 뒷이야기를 현실에 적용하여 추정해 보았다.먼저 주인공들이 처음 인연을 맺게 된 뺑소니 사고부터 살펴보자. 도깨비는 인간의 생사에 관여해서는 안 되지만 뺑소니 사고를 당한 임신부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하지 못하고 구해준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아이가 도깨비 신부다. 우리나라는 800만 대가 넘는 CCTV 덕분에 뺑소니 검거율이 98.4%에 이른다. 하지만 극중에선 범인이 잡히지 않고 다른 교통사고로 죽는 것으로 그려졌다. 가해자가 잡히지 않으면 자동차보험으로 처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도깨비 신부의 엄마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정부보장사업으로 겨우 보상받았을 것이다. 정부보장사업은 11개 손해보험회사에서 대행하고 있으며, 사망의 경우 최대 1억5,000만원, 부상은 상해등급에 따라 50만~3천만원, 후유장해는 장해등급에 따라 1,000만~1억5,000만원까지 보상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엄마는 도깨비 신부를 위해 열심히 보험에 가입한다.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뺑소니를 치는 가장 큰 이유는 음주운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야구선수 강정호와 방송인 이창명도 음주운전을 숨기기 위해 뺑소니를 쳤고, 지난 설 연휴 고속도로 갓길에서 타이어를 교체하던 사람을 충격하고 도주했던 운전자도 음주운전으로 확인됐다. 시간이 지나면 음주측정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일단 도망부터 치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법원 판결도 정황상 음주가 의심되더라도 입증이 안 되면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형사처벌 수위만 놓고 보면 뺑소니가 음주운전보다 더 세다. 뺑소니는 징역 5년까지 처벌받을 수 있지만 음주운전은 최대 3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뺑소니 처벌을 감수해가며 음주운전을 은폐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보험처리 문제도 크게 작용할 것이다. 자동차보험 보상 측면에서는 뺑소니가 음주운전보다 더 유리하다. 음주운전을 하면 자차 피해는 아예 보상이 안 되고, 상대방 피해도 400만원(대인 300만원, 대물 100만원)을 보험회사에 납부해야 보험처리가 되는 반면, 뺑소니는 전부 보험처리가 된다. 이 부분은 신속히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 다시 드라마 도깨비로 돌아가서 주인공들을 헤어지게 만든 교통사고를 살펴보자. 브레이크가 풀린 덤프트럭이 유치원 버스를 덮치려는 순간 도깨비 신부는 자신의 차로 트럭을 막다가 죽음을 맞는다. 사고 당시 덤프트럭에는 운전자가 타고 있지 않았다. 이 경우 마지막에 주차했던 운전자에게 사고책임을 묻는다. 경사로에 주차할 때는 차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즉 사이드브레이크를 완전히 당기고 바퀴에 고임목을 설치해야 한다. 사고예방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운전자에게는 형법의 ‘업무상 과실치사상죄’가 적용된다. 교통사고지만 안전사고에 더 가깝다고 본 것이다. 다만 물건을 내리려고 일시적으로 주차하는 경우처럼 운전의 연장으로 볼 수 있으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적용한다. 어떤 법을 적용하든 사망사고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다. 반면 민사적으로는 덤프트럭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의무보험 가입대상이고, 대부분 자동차보험이나 화물공제조합의 공제상품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받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럼 이 사고의 경우 보험금은 누구에게 지급될까? 민법상 상속순위는 사망자의 직계비속과 배우자,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순으로 정해져 있다. 극중에서는 사고 발생 전에 주인공들이 메밀밭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는 아직 자녀가 없다. 그렇다면 보험금은 배우자인 도깨비에게 모두 지급되어야 한다. 하지만 도깨비는 실존 인물이 아니고 기록상 고려시대에 이미 죽은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혼인신고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를 사실혼이라고 하는데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에게는 법률상 상속권이 없다. 따라서 도깨비는 보험금을 받을 수가 없다. ​두 번째 순위는 부모인데 둘 다 이미 사망했고, 세 번째 순위인 형제자매도 없다. 결국 마지막 순위인 4촌 이내의 방계혈족에게 상속권이 넘어간다. 여기에 해당하는 인물 중 이모(3촌에 해당)는 이미 죽었고, 4촌인 이모 자녀들만 남았다. 이모의 보험금을 노리고 주인공을 괴롭혔던 4촌들을 혼내주려고 했던 것이 애초 작가의 의도였던 것 같은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목적을 이뤄준 셈이다.도깨비의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사고 후 20년 뒤 죽었던 도깨비 신부가 환생했고 둘은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도깨비는 끝났지만 아직도 인기는 여전하다. 드라마 OST는 국내외 음원차트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극중 소품들도 매출이 크게 올랐다. 최근에는 회당 20만달러(약 2억3,000만원)라는 높은 금액에 일본으로 수출되는 등 해외에서도 한류문화를 다시 쓰고 있다. 이런 경제적인 가치 말고도 도깨비는 드라마 역사상 좋은 선례를 남겼다. 재벌 2세, 불륜, 출생의 비밀이 없어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언젠가는 드라마에서 교통사고마저 사라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전기차 구입 적기는 과연 언제쯤일까? 2017-03-10
전기차 구입 적기는 과연 언제쯤일까?    올해 전기차 예상 보급대수는 약 1만4,000대다. 작년에는 1만 대 정도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과반에 그쳤다. 이는 아직 소비자가 전기차를 외면하고 있다는 뜻이며, 그만큼 전기차에 단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제품이자 집 다음으로 많은 비용이 지출된다. 물론 보조금을 받으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고, 값싼 충전비 덕에 내연기관차 대비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크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은 메이커의 10년 보증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의 내구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불안한 중고차 가격 및 아직은 충분치 못한 충전시설 때문에 실제 구매 단계에서는 대부분 망설이게 된다. 특히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현재로는 100~200km에 불과해 장거리 운행에 대한 불안감이나 불편함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대개 차를 구입하면 10년 정도는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자동차인데 막상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의 종류가 많지 않은 것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내년이 전기차 구입의 적기다!그렇다면 전기차는 아직 전위대이자 일반인과는 거리가 먼 차종일까?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서서히 전기차가 일반인들의 자동차 구매리스트에 올라갈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전기차 개발과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이전의 기술적인 한계도 상당 부분 극복 단계에 이르렀다. 당장 올해를 살펴보자. 예정대로 상반기에 쉐보레 볼트 EV(전기차)가 출시된다. 이 차는 기존의 전기차가 갖고 있는 단점인 주행거리 100~200km의 한계를 넘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80km를 달릴 수 있다. 그러면서도 비슷한 주행가능 거리를 보이는 테슬라 모델 S보다 값이 상당히 싸 전기차 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킬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예정보다 조금 늦어질 수 있으나 올해 말에는 테슬라 모델3의 국내 출시도 예상된다. 이 차 역시 3,000만원대 후반의 파격적인 값에 완성도가 높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전기차들은 기존의 그것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능에 높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운다.  이와 더불어 국내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되었던 충전시설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부족한 충전시설 확충을 위해 공공용 급속충전기가 적극적으로 보급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1,000기가 넘는 공공용 급속충전기가 전국에 설치될 전망이다. 여기에 전용 번호판 등 정부 차원의 전기차 소유자를 위한 인센티브가 더해진다면 보급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더불어 공공주차장 할인, 급속충전기 충전비용 할인 등의 인센티브도 전기차 보급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경차 이상의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필자가 늘 주장하는 도심지 버스 전용차로 비보호 진입 등의 파격적인 혜택까지 더한다면 전기차 보급은 큰 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소비자들에게 있어 전기차 구입의 적기는 언제쯤일까? 필자는 내년 정도가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이 내년까지는 같은 금액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내년쯤이면 충전 시설의 부족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를 시작으로 글로벌 메이커들의 전기차 주행가능 거리가 300km를 넘으면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 있는 전기차들이 늘어나고, 전기차 운행에 대한 인센티브가 많아지며,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가격 산정이 어느 정도 정립된다면 소비자의 불안감도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한편 메이커 입장에서도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의 시장을 빼앗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수익창출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전기차는 자율주행에 대한 접근이 내연기관차보다 용이하며 전기차를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미 전기차 시장이란 커다란 파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으며, 향후 적과의 동침은 물론 합종연횡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와 국내 메이커들은 이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알다시피 국내는 해외에 비해 전기차 보급은 물론 정책과 기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조금만 더 뒤떨어진다면 자동차 시장의 2류 그룹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정부의 컨트롤 타워 정립과 대국민 홍보 및 캠페인, 메이커들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필자는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은 소비자를 위한 진정한 전기차의 원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리하여 2018년 전기차 빅뱅의 해가 도래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구입을 희망하는 이라면 내년에 한번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글 김필수​​ 
자동차보험에 적용되는 일용근로자 임금 2017-02-06
 자동차보험에 적용되는 일용근로자 임금우리나라는 손해배상을 할 때 소득이나 직업을 입증할 수 없으면 ‘일용근로자 임금’을 주로 적용한다. 2017년 2월 기준 일용근로자 임금은 월 2,115,725원으로, 건설업 보통인부와 제조업 단순노무종사원의 임금을 평균한 금액이다. 자동차보험에서는 휴업손해, 장해보상, 영업손실을 보상할 때 일용근로자 임금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조류독감 때문에 한동안 전국에 비상이 걸렸었다. 발생 두 달 만에 닭 2,500만 마리를 포함해 총 3,000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살처분되는 사상 최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전체 가금류의 20%에 가까운 수치다. 이번 사태로 계란 값이 폭등해 식당과 제과점에서는 계란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자식 같은 닭을 땅에 묻어야 했던 양계 농민이다. 국가가 보상을 해준다고 하지만 사육농가의 90%는 기업체의 위탁사육을 하고 있어 정작 농민들은 인건비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현실과 보상기준에 차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득입증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손해배상을 할 때 소득이나 직업을 입증할 수 없으면 ‘일용근로자 임금’을 주로 적용한다. 2017년 2월 기준 일용근로자 임금은 월 2,115,725원으로, 건설업 보통인부와 제조업 단순노무종사원의 임금을 평균한 금액이다. 자동차보험에서는 휴업손해, 장해보상, 영업손실을 보상할 때 일용근로자 임금을 사용하는데 2017년 3월 1일부로 개정되는 자동차보험약관을 중심으로 일용근로자 임금 적용사례를 살펴보자.​보험약관 개정으로 이젠 간병비도 지급해이번 약관 개정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중상자에 대한 ‘간병비’ 지급항목이 신설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간병문화는 2015년 메르스 확산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중상자는 입원기간 동안 가족이 직접 돌보거나 간병인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법원에서도 간병비를 인정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간병비 지급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작년에 교통사고로 부모는 사망하고 생후 10개월과 30개월 된 남매만 가까스로 살아남은 한 사고가 있었는데, 보험회사가 이 아이들의 간병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해서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그래서 이번 개정에선 상해등급 기준 1~2급은 최대 60일, 3~4급은 최대 30일, 5급은 최대 15일을 한도로 실제 입원기간 동안 일용근로자 임금을 간병비로 지급하도록 약관을 바꾸었다. 앞서 말한 안타까운 사연이 보험 개정에 반영된 것이다. 이번의 약관개정으로 동일한 사고로 부모 중 한 명이 사망하거나 상해등급 1~5급의 부상을 입으면 7살 미만의 자녀는 상해등급과 관계없이 최대 60일 한도로 간병비를 지급한다. 간병비와 유사한 성격의 ‘가정간호비’라는 것도 있는데 식물인간이나 사지완전마비인 경우처럼 항상 다른 사람이 돌봐야 하는 피해자는 생존기간 동안 1일 1인 이내의 간병인 사용을 인정하며 이때도 일용근로자 임금을 적용한다. 휴업손해 지급율도 이번에 인상되었다. 지금까지는 수입 감소액의 80%를 지급했으나 앞으로는 85%로 인상된다. 미지급분 15%는 소득을 얻기 위해 들어간 통상적인 비용으로 보고 공제를 한다. 이때도 피해자가 세법상 수입 감소액을 입증할 수 없으면 일용근로자 임금을 기준으로 휴업손해를 산정한다. 그리고 직장 근로자에게 정년이 있듯이 일용근로자에게도 정년이 있다. 사회통념상 취업가능연한인 60세까지만 인정하고 그 이상은 휴업손해액을 지급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법원 판례를 반영하여 65세까지 인정한다. 그럼 전업주부도 휴업손해를 인정해야 할까? 주부는 수입이 없기 때문에 휴업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가사노동에 대해서도 대체노임을 인정해주고 있다. 다만 사고 당시 피해자 본인을 포함해서 2인 이상으로 구성된 세대여야 하며 다른 직업이 있으면 중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가사노동에 대한 경제적인 가치는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기 때문에 이때도 일용근로자 임금을 적용한다.일용근로자이기는 하지만 목수, 미장공, 용접공과 같이 숙련된 기술이 요구되는 직종도 있는데 대개 이런 직종은 보통인부보다 노임이 훨씬 비싸다. 그러다보니 보통인부인데도 목수라고 허위 주장하는 경우도 있고,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서 과거에 잠깐 일했던 목수를 인정해 달라고 우기는 사례도 더러 있다. 자동차보험에서 기술직 근로자로 인정받으려면 사고발생 직전 1년 이내에 해당 직종에 종사하고 있어야 하고, 자격증이나 노무비 지급명세서 등 객관적인 입증서류를 통해 해당 업무에 종사하고 있음을 밝혀야 한다. 이 내용은 이번 약관개정에 새로 반영된 부분으로 일용근로자에 대한 소득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대물배상담보에서는 피해물을 복구하는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생긴 손해도 보상하는데 이것을 ‘영업손실’이라고 한다. 영업손실은 사업자의 세법상 소득을 기준으로 보상하며 입증자료가 없으면 대인배상과 마찬가지로 일용근로자 임금을 적용한다. 이처럼 일용근로자 임금은 전가의 보도처럼 자동차보험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조류독감 피해를 막기 위해 겨울철에는 가금류 사육을 중단하고 해당 농가에 휴업보상을 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듯이, 1960년대에 만들어진 일용근로자 임금 보상기준도 이제는 보상항목에 따라 개선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지정차로제 준수,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2017-01-31
지정차로제 준수,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지정차로제는 각 차로별로 통행할 수 있는 차종을 지정한 규정이다. 고속도로와 그 외 도로에서의 차종별 통행에 대한 규정이 도로교통법에 명시되어 있고, 지정차로제로 인한 효과는 다양한 분석 자료를 통해 이미 입증되어 있다. 지정차로제만 잘 지켜도 지금보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3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보고 자료도 있다. 교통흐름이 좋아질 뿐 아니라 차로 변경에 따른 위험성이 낮아져 교통사고를 확실하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정차로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운전자들이 이를 잘 지키지 않고 있다. 화물차가 1차로로 주행하거나 고속도로 추월차선에서 주행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상위 차로에서 다양한 차종에 섞여 운행되고 있으며, 서로 추월하고 양보는 하지 않으려는 무법과 비매너 행위가 비일비재하다.잘 알다시피 교통사고 중 많은 경우가 차로 변경 때 일어난다. 사실 잦은 차로 변경은 정체를 더욱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무분별하고 갑작스런 차로변경은 사고로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게 위협과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난폭운전과 보복운전도 이러한 무리한 끼어들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실에서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거나 갑작스럽게 차로를 변경하는 차들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편도 2~3차로에서는 1차로, 편도 4차로에서는 1~2차로로 주행할 수 없는 화물차가 1~2차로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 태연하게 상위 차로에서 계속 주행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때 뒤따라가는 승용차는 시야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대형화물차의 앞뒤에서는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주로 정체 상황에서 일어나는 경우이긴 하지만 버스전용차로가 없는 곳에서 노선버스가 1차로를 통해 승용차들을 앞질러 다시 하위 차로의 정류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여러 차로를 막아서는 꼴불견도 종종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지정차로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필자는 오래 전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리다 무의식적으로 1차로 추월선으로 주행하다 단속된 적이 있다. 지금과 달리 지정차로제를 엄격하게 단속하던 시절의 일이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선진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전자들이 스스로 법규를 지키고 안전운전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특히 지정차로제 준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법으로도 규정되어 있는 만큼 단속하는 경찰이 있건 없건 우리 스스로가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할 교통 문화다.현재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나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OECD 국가 중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십 년간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개선 정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인구 10만 명당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부끄러울 정도로 심각하다. 필자는 지정차로제야말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주행 중 사고가 나더라도 비슷한 차종끼리의 사고보다 다른 차종 간의 사고에서 훨씬 더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다. 조그마한 승용차가 큰 트럭이나 버스와 추돌할 경우 승용차는 그야말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지정차로제만 잘 지켜도 추월이나 끼어들기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못난 운전습관 중 하나인 앞지르기 방법 위반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추월할 때는 당연히 추월차로, 즉 왼쪽으로 추월을 해야 함에도 현실에서는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조금이라도 틈만 나면 어느 쪽으로든 추월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추월차로로 주행하는 차들 때문에 주행차로로 추월하는 차들이 심각할 정도로 많다. 1차적으로는 과속과 앞지르기 방법을 위반하는 추월차량에 문제가 있지만, 추월차로를 추월할 때만 이용하지 않고 주행차로로 이용하는 운전자들에게도 2차적인 책임이 있다. 따라서 지정차로제가 강력하게 준수되면 지금과 같은 끼어들기와 앞지르기 방법 위반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관계기관도 지정차로제 준수를 위해 좀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교통경찰은 여러 과제가 있겠지만 지정차로제 준수에 대한 계도와 단속을 보다 엄격히 시행해야 한다. 과속 단속 카메라에 지정차로제 단속 기능을 넣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차종별 운행 가능한 차로와 운행 방법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운전면허 시험이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일부 기능시험에 한정된 것일 뿐이다. 요컨대 면허 취득단계에서 지정차로에 대한 교육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더불어 기존 운전자들에게도 지정차로제 준수에 대한 지속적인 계도와 보수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편, 지금의 지정차로제가 과연 합리적인지, 보완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행 지정차로제에 있는 우마차 등은 이제 도로에서 보기 힘들며 이륜차의 통행 방법에 대해서도 선진국의 경우를 참고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경찰청이 지정차로제를 소폭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최선인지 좀 더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륜차의 통행방법은 물론 최근에 등장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같은 차종의 통행방법도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 새로운 지정차로제가 도입되더라도 경찰의 강력한 지도 및 단속과 함께 이를 지키려는 운전자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2017년 한해에는 보다 나은 교통환경을 위해 지정차로제의 정립과 강화, 그리고 법규준수를 최대 과제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글 김필수 교수 
자동차보험 자동적용 특별약관 2017-01-16
​​대구 서문시장에 또 큰불이 났다. 4지구에 입주한 679개 점포가 전소해 1,000억원 이상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상가연합회 명의로 화재보험을 가입하고 있지만 보험금 78억원으로는 피해보상에 크게 부족하다. 화재보험에 별도로 가입한 일부 점포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이 최대 5,000만원밖에 안 된다고 한다. 전통시장은 화재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보험가입이 어려울 뿐 아니라 가입이 되더라도 보험금을 높게 책정할 수 없는 탓이다. 화재보험도 자동차보험처럼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되어 있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자동차 보유자는 교통사고 피해자 보상을 위해 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또 자동차보험 약관에는 보험 공백을 줄이기 위해 ‘자동적용 특별약관’을 안전장치로 두고 있다. 특별약관은 일종의 옵션과 같은 것이어서 계약자가 가입여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자동적용 특별약관은 계약자가 원치 않더라도 자동으로 가입하도록 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른자동차 운전담보 특별약관’과 ‘의무보험 일시담보 특별약관’이다. 다른자동차 운전담보 특별약관은 1992년 도입된 것으로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를 가입하면 자동으로 적용된다. 이 특약은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 소유의 자동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나도 본인이 가입한 보험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의무보험 일시담보 특별약관은 차량매매나 양도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무보험 상태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997년 도입되었다. 자동차 양도 후 15일간은 양수인이 자동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의무보험(대인배상I, 대물배상 1,000만원)에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사고가 나면 해당 보험료는 양수인이 부담해야 한다. ​보험대차 운전중 사고보상 특별약관최근에는 ‘보험대차 운전중 사고보상 특별약관’이 신설되었다. ‘보험대차’는 자동차를 수리하는 동안 보험회사가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대여한 렌터카를 말하며, 이 렌터카를 운전 중 발생한 사고도 보험처리가 가능해졌다. 물론 렌터카도 보험을 가입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보장한도만 가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전자가 개인적으로 물어줘야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특히 자차담보는 아예 가입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상당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에 따라 2016년 11월 30일 신규 계약부터는 이 특약이 자동 적용됨에 따라 이제 렌터카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존 계약자는 계약 경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휴가지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렌터카는 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조심할 부분은 남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렌터카 차량손해 특별약관’이나 렌터카용 전용보험(원데이 렌터카 보험)을 가입하면 된다. ​신설된 특약에는 몇 가지 유의할 점도 있다. 우선 ‘통상의 수리기간’ 동안만 보험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수리가 완료되었음에도 차량을 찾아가지 않거나, 고의로 수리를 지연시켜가며 렌터카를 타고 있는 경우에는 보험혜택을 받지 못한다. 또한 보험회사가 제공한 렌터카만 보험적용이 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수리기간 동안 무상으로 차량을 대여해주는 정비업체도 많은데 이 경우는 보험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아울러 렌터카를 ‘운전’ 중에 발생한 사고만 보험처리가 되고 주차나 정차 중 발생한 사고는 보상이 안 된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은 자동차를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단순히 운전석에 탑승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석에 탑승한 상태에서 장소적으로 자동차를 이동하고 있던 중이거나 이동을 위해 준비 중 또는 이동시킨 직후를 의미한다. 예컨대 내리막길에 주차했는데 주차 브레이크가 풀려 미끄러진 사고나 자동차 안에서 히터를 켜고 잠을 자다 질식사한 것은 운전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교통정체나 신호대기를 위해 일시적으로 정지하고 있는 것은 정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보험대차 운전중 특별약관이 신설됨에 따라 연간 95만 명이 안심하고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특약을 위해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는 불과 400원밖에 안 된다. 자동차보험 가입자 2,000만 명이 겨우 400원씩 더 냄으로써 보험혜택이 훨씬 더 커진 것이다. 전통시장 화재보험 역시 보험 제도만 잘 활용하면 적은 보험료로 많은 상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서문시장은 대구시민뿐만 아니라 타지역 사람들에게도 추억이 많은 곳이다. 서문시장에서 먹는 칼국수며 납작만두, 호떡은 대구 여행의 빼놓을 없는 즐거움이다. 하루빨리 건물이 복구되어 서문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길 기원해본다.​*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