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얻은 교훈
2018-04-09  |   10,278 읽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얻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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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스포츠 정신을 통해 원칙을 지키고 법규를 준수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도 대단했지만 경기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인기 종목인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선수들의 도전정신, 팀워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컬링과 스케이팅 팀추월, 그리고 메달 색깔을 떠나 최선을 다하는 당당한 모습들이 기억에 남는다. 모두 이번 올림픽을 통해 얻은 소중한 자산이며, 이를 위해 땀 흘린 선수들에게 국민은 큰 박수를 보냈다. 개인적으로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했던 쇼트트랙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경기 중에 반칙을 한 선수는 예외 없이 실격 처리했다. 자리다툼이 치열한 경기 특성상 어느 정도의 신체 접촉은 불가피한 까닭에 예전에는 심판 재량으로 실격을 판단했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항상 논란의 소지가 있고,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스포츠 정신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면서 지금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실격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원칙대로 일하는 이들을 고지식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고지식하다는 말은 인간미가 없고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법규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편하게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도로교통법을 예로 들어 보자. 제31조에서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반드시 일시정지하도록 되어 있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그런데 법대로 운전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법대로 했다가는 오히려 어물쩡거린다고 뒤차 운전자한테 욕먹기 십상이다. 오히려 눈치껏 적당히 통과해야 능숙한 운전자로 인정받는다.  

반면 사고만 나면 법대로 하자고 맞선다. 내 차가 선진입이니, 도록 폭이 더 넓니, 직진차 우선이니 하며 제26조(양보운전 기준) 조문을 들어 상대방의 과실만 주장한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교차로 사고에 대해 경찰이 엄격한 법적 잣대를 적용해왔더라면 어땠을까? 단순히 누구의 잘못이 더 큰지만 따지지 말고 양 차량 모두에게 벌점을 매기고 벌금을 부과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성숙한 교통문화가 정착되었을 것이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무조건 불이익이라는 생각에 더 조심해서 운전했을 것이고, 잘잘못 따지느라 얼굴 붉히는 일도 줄지 않았을까?

 

보험사기 미수도 원칙대로 처벌해야   

보험회사도 원칙에 더 충실해야 한다. 보험사기의 심각성을 주장하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에 앞장섰던 보험회사가 정작 법 준수에는 소극적이다. 이 법의 가장 큰 특징은 보험사기 미수범을 처벌할 근거가 된다는 점이다. 형법의 사기죄로는 처벌할 수 없었던 미수범도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적용하면 처벌이 가능하다. 또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경우 보험회사는 수사기관에 고발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았더라도 보험사기는 무조건 고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고객이 허위 신고 사실을 시인하고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면 고발하지 않는 것이 보험회사의 관례다. 고발을 할 경우 계약자와 사이가 나빠져 영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은 회사에 손실이 생기더라도 보험사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법대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보험 가입자들도 허위·과장 청구를 심각한 범죄로 생각해야 한다. 운전자를 바꾸거나 사고일자를 허위로 신고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이 역시 범죄행위다. 

보험사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일단 청구해보고 적발되면 취소하지” 하는 생각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미수에 그쳐도 보험회사 전산에 위장사고로 기록이 남고, 이 기록은 언제든 경찰에 통보되어 처벌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경찰과 보험회사 사고기록을 대조하여 음주 및 무면허운전을 적발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따라서 보험사기도 이러한 방식으로 조사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당장 몇 푼 아끼자고 범죄자가 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큰 스포츠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시민의식을 높여왔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르면서 화장실 문화를 바꾸고 기초질서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길거리 응원을 통해 질서 있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평창 올림픽에서 보여주었던 국가적 역량을 사회전반으로 확산시킬 때다. 평창올림픽에서 배운 교훈을 통해 원칙을 지키고 법규를 준수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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