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보험만 가입할 수 없다
2018-11-08  |   1,042 읽음

책임보험만 가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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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대물배상담보 2,000만원까지 의무가입하도록 개정됐다. 보험을 가입하고도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없는지 가입자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글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책임보험만 가입한 차에 받혀 보상도 제대로 못 받고 고생했다는 주변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상대방이 자동차종합보험을 들지 않아 보상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건데 엄밀히 말하면 이 말은 틀린 말이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책임보험은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다쳤을 때 그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을 말하며,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I 담보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책임보험인 대인배상I만 가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05년부터는 대물배상담보도 2,000만원까지 반드시 가입하도록 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법에 따라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을 의무보험이라고 한다. 따라서 의무보험만 가입한 차는 있어도 책임보험만 가입한 차는 없다.

말장난 같은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유는 대물배상담보가 의무보험으로 바뀌었는데도 자동차보험 약관을 고치지 않아 보험에 가입하고도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가족운전자 한정특약이나 연령 한정특약을 위반했을 때다. 이 경우 대인배상I은 보상이 되지만 대물배상은 전혀 보상을 받을 수가 없다. 같은 의무보험인데도 담보별 면책기준이 다르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자동차보험 약관은 보험회사 맘대로 정할 수 없고 기본적으로 금융감독원 표준약관을 따르게 되어있다. 게다가 책정된 보험료는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라 보험금 지급 규모와 균형을 맞춘 것이다. 면책 사유가 줄면 그만큼 보험료인상이 불가피하다.

 

대물배상담보 2,000만원까지 의무가입

자동차보험 의무보험만 가입했을 때의 보상기준도 함께 알아보자.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의무보험만 가입하면 자동차보험에서는 대인배상I과 대물배상 2,00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대물배상은 비록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전체 물적 피해의 97%정도가 2,000만원 이내에서 종결되기 때문에 사실상 종합보험과 별반 차이가 없다. 반면 대인배상I은 피해 정도에 따라 보상한도 금액에 큰 차이가 있다. 부상은 상해 등급에 따라 최고 3,000만원(1)부터 최저 50만원(14)까지 정해져 있다. 교통사고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목, 허리 통증의 상해(경추염좌 또는 요추염좌라고 한다)12급에 해당하며, 120만원까지 보상한다. 장해의 경우도 장해등급에 따라 최고 15,000만원(1)부터 최저 1,000만원(14)까지 정해져 있다. 사망은 장해등급 1급과 동일하게 15,000만원까지 보상이 된다. 그렇다고 한도금액을 무조건 전부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실손보상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대인배상I 한도금액 범위 내에서 실제 손해를 보상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사망의 경우에는 실제 손해액이 2,000만원 미만이라도 2,000만원을 지급하게 되어 있다.

부상을 입은 피해자에게 장해가 추가로 발생하거나 치료를 받다가 사망을 하면 대인배상I 한도액은 어떻게 산정할까? 먼저 부상과 장해가 중복된 경우는 부상과 장해보험금을 각각 산정한 후 상해 등급과 장해 등급 한도 내에서 따로 지급한다. 그러다보니 피해자의 총손해액이 상해 등급과 장해등급 한도액을 합친 것보다 많아도 실제 지급되는 보험금은 한도액 합산액보다 적은 경우도 있다. 반면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경우는 부상 한도액과 사망 한도액을 합산한 금액 범위 내에서 실제 손해액을 지급한다. 따라서 치료비가 상해 등급 한도액에 미달할 경우 잔여 부상 한도액은 사망 항목으로 전환해서 지급할 수 있다. 보상 실무적으로는 치료를 받다가 사망하면 상해 등급 1급을 적용하고 있어 유족은 최대 18천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의무보험의 장점은 보상한도는 있어도 보상범위가 넓다는 점이다. 대인배상I의 경우 고의사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험처리가 된다. 심지어 고의사고라도 피해자가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를 하면 먼저 보상을 하게 되어 있다. 게다가 운전자의 배우자, 부모, 자녀도 대인배상I에서 보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평소 사고 차량의 용도나 사고 당시 운행목적이 주로 운전자 본인을 위한 것이었다면 동승자인 가족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타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상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따로 사는 부모가 결혼한 자녀의 차량에 잠시 탑승했다가 사고가 났다면, 호의동승에 대한 과실은 적용되겠지만 대인배상I에서 보상이 된다. 이 경우 부모는 자기신체사고담보로도 함께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상한도액은 더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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