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모두 늙어간다. 우리도 예외일 수 없다.
2019-03-20  |   21,595 읽음

인간은 모두 늙어간다. 

우리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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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촉진이 필요 한가.

 

고령 운전자의 기본권 억압  

고령자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다. 해마다 고령자 교통사고 건수가 늘고 있지만 최근에 심각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고령운전자 면허증 갱신 대안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96세의 고령 운전자가 후방을 확인하지 않고 급하게 후진을 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부군인 필립 공이 98세의 노쇠한 몸으로 차량을 운전하다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과 충돌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다가 결국 운전면허를 반납한 사건이 있다. 전 세계는 고령자 교통사고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각종 대책을 내놓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그중 대한민국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다른 국가에 비해 노인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고령자가 유발하는 교통사고 사상자 수는 매년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통상적인 고령자는 65세 이상이지만 기대수명이 길어져서 75세 이상부터 고령자에 속한다. 잇따른 사고 때문인지 올해부터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적성검사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치매 및 인지검사 항목이 추가되어 운전 부적합 대상에 대해 면허 반납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지자체마다 고령자 면허 반납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 정도가 현재 정부나 지자체의 진행 상황이다. 

앞으로 고령자 운전을 제한하는 법규가 생기면 반발은 심할 것이다.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도를 억압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 높아진 기대수명 탓에 자동차로 생계를 이어가는 직업 같은 까다로운 문제들이 즐비해 있다. 늙어가는 데는 예외가 없다. 당장은 고령 운전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나중에는 결국 우리가 당면할 문제다. 가장 좋은 것은 자진해서 면허증을 반납하는 것이겠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정부와 지자체에서 아주 매력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는 이상 풀기 힘든 숙제다.  


대한민국 운전 계몽 대수술이 필요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교통질서가 엉망이다. 교통질서의 문제를 고령운전자의 사고로 몰아가는 경우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고령운전자 사고가 많은 이유는 반사 신경을 차치하고 단순히 노인인구증가 때문이다. 노인인구가 적다면 사회문제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빈번함의 수치적 문제다. 그 수치는 인구 비중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이다. 

교통사고는 오히려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 운전자 의식수준이 처참한 수준이다. 요즘 운전대를 잡으면 스트레스를 너무 받는다. 도로가 온통 무법지대다. 방향 지시기 위반, 진로 변경 위반, 고속도로 1차로 저속 주행, 로터리에서의 미숙한 운전법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한민국 운전자 의식의 대수술이 필요한 때다. 

선진국이라 함은 운전자 의식수준을 중요한 척도로 본다. 특히 독일의 경우 운전을 하면 한국에서는 겪지 못할 운전 배려에 흠칫 놀랄 때가 많다. 독일인들의 배려와 센스에 탄복한다. 그들은 달릴 때와 서행할 때를 구분할 줄 안다. 주행 중 횡단보도가 없는 마을 도로에서도 보행자가 눈에 들어오면 서행하여 정지한 다음 보행자가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면서 가벼운 답례를 하고 건넌다. 그게 그들의 일상이다.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도로 위 보행자도 운전자도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불법으로 틴팅의 농도를 너무 높여 얼굴과 눈을 확인할 수 없다. 운전자는 보행자가 보이면 위협적으로 앞으로 붙이며 경적을 울리는 경우도 많다. 사람 위에 차가 있을 수 없다. 운전자와 보행자는 일체다. 때로는 운전자가 보행자가 되고 보행자 역시 운전할 때가 있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거듭나야만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재작년 4,000여 명이었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작년 3,700 여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OECD 국가 대비 2배 이상 높다. 이는 명백히 교통 후진국이라는 증거다. 올해는 3,300명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정부가 세운 목표다. 늘어나는 노인인구에 의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증가와 배려 없는 운전자 의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OECD 국가 평균에 접근하기는 어렵다. 경제 성장은 어느 정도 이뤘지만 아직 의식 계몽은 필요한 때다. 운전자 의식 수준이야말로 그 나라의 이미지고 선진국의 척도다.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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