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 SPORTS / WRC, 제2전 스웨덴 랠리
2018-03-29  |   5,019 읽음

MOTOR SPORTS / WRC 

제2전 스웨덴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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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누빌, 스웨덴에서 시즌 첫승 

 

 

개막전에서 불운했던 현대팀이 스웨덴 눈밭에서 활짝 웃었다. 누빌이 시즌 첫승을 차지한 데 이어 미켈센이 3위에 올라 드라이버는 물론 매뉴팩처러 부문에서도 선두로 나섰다. 

 

개막전 몬테카를로가 눈과 얼음으로 참가자들을 괴롭히기는 하지만 엄연히 포장 노면에서 열리는 타막 랠리다. 반면 제2전 스웨덴은 WRC 유일의 스노 랠리. 1950년 처음 생겼을 때에는 백야 랠리(Rally to the Midnight Sun)라는 이름으로 여름에 열리다가 1965년부터 겨울 시즌으로 옮겨 눈밭을 달리기 시작했다. 눈을 치워 만든 스테이지는 좌우로 눈 벽이 있어 자칫 부딪치면 스핀하거나 파묻히기 일쑤. 폭이 좁고 금속제 스터드가 박힌 타이어와 열선을 넣은 부츠, 반사 방지용 선글라스 등 전용 장비가 필요하다. 주행감각이나 브레이크 포인트 등이 워낙 다르다 보니 아무래도 인근 지역 출신에게 유리하다. 실제로 스웨덴 랠리 우승자 중 비 스칸디나비아 출신은 로브와 오지에(모두 프랑스인)뿐이다. 경기 구간은 스웨덴뿐 아니라 노르웨이에도 걸쳐 있으며 올해는 지난해 구성에서 약 1/4 가량이 달라졌다.  

 

초반 현대팀의 1-2-3

2월 15일 목요일 밤, 카를스타트에 마련된 수퍼 SS에서 제2전 스웨덴 랠리가 시작되었다. 교외 경마장을 개조한 1.9km의 단거리 스테이지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첫 SS를 잡은 것은 토요타팀의 타나크. 0.3초 뒤를 팀 동료 라트발라가 뒤쫓았고, 스폿 참전한 오스트베르크와 미크(모두 시트로엥)가 뒤따랐다. 그 뒤로 현대팀의 미켈센, 누빌, 패든이 5~7위로 늘어섰다. 지난해 스웨덴전 초반에 선두를 달리다가 카를스타트(당시는 SS15였다)에서 사고로 통한의 리타이어를 했던 누빌은 사전 인터뷰에서 “그때 이후 수퍼 SS에서 몇 번이나 베스트 타임을 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장애물에서 3cm 정도 떨어져 달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2월 16일 금요일. 이날 준비된 7개 스테이지는 노르웨이 국경을 넘나드는 140km의 장거리 구성이었다. 스웨덴은 초반에 출발하는 차가 노면에 쌓인 눈을 청소해야 하므로 출발 순서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날의 오프닝 스테이지인 SS2에서는 전날에 이어 타나크가 톱타임을 마크. 하지만 다음 스테이지부터는 좀체 좋은 기록을 낼 수 없었다. 가장 먼저 출발해야 하는 오지에 역시 SS2에서 10위, SS3 12위로 고전했다. 

반면 티에리 누빌을 필두로 현대팀은 맹위를 떨쳤다. SS3에서 누빌, SS4에서 미켈센이 톱타임을 냈고 SS5와 SS8의 톱타임은 패든의 차지였다. 개막전 부진으로 후순위 출발이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금요일을 마치는 시점에서 누빌이 종합선두, 미켈센과 패든이 종합2위와 3위로 현대팀이 상위권을 독점했다. SS6과 SS7 톱타임을 냈던 브린이 패든을 0.5초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데이3 토요일. 노르웨이에서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SS9~SS16의 8개 스테이지에서 승부를 겨루었다. 오프닝 스테이지인 SS9 토른토르프에서는 타나크가 톱타임, 브린이 2위였고 SS10에서는 타나크를 필두로 토요타 3인방이 상위권을 독점했다. 하지만 누빌의 질주는 굳건했다. 무려 네 개 스테이지(SS11, 13, 14, 16) 톱타임을 잡아 전날의 리드를 더욱 벌렸다. 한편 브린이 현대 트리오를 비집고 들어와 2위 자리를 꿰찼다. 누빌과의 시차는 22.7초. 미켈센이 3위로 밀렸고, 패든은 톨스비 SS16에서 17위에 머물러 종합 4위로 내려앉았다. 오스트베르크가 5위, 라피와 라트발라가 6·7위였고 포드팀의 수니넨이 그 뒤를 이었다. 오지에는 선두와 4분24초 벌어진 종합10위. 미크는 SS13에서 눈에 파묻혔다가 관중들의 도움으로 겨우 복귀했지만 머신이 파손되어 6분 이상을 허비했다. 타나크는 좁은 길에서 서행하는 미크를 추월하려다 눈에 처박혀 2분 이상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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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에 오른 오스트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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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팀의 타나크는 9위

 

SS11과 SS14가 열리는 바가센에는 콜린즈 크레스트(Colin's Crest)라 불리는 초장거리 점프가 있다. 2007년에 사고로 사망한 콜린 맥레이(Colin McRae)를 기념하는 이 장거리 점프대는 수많은 관중이 몰려드는 스웨덴 랠리 최고의 핫플레이스. 매년 가장 멀리 뛴 선수에게 상장이 수여되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스트베르크가 42m를 기록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금까지의 최고기록은 2016년 에빈트 브리닐센이 M-스포트의 피에스타 R5 에보로 세운 45m다.


누빌이 시즌 첫승 차지해

2월 18일 일요일 데이4. SS17~19의 세 개 스테이지에서 최후 승자를 가렸다. 21.19km의 리케나스를 두 번 달리고, 톨스비의 9.56km 구간이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구성이었다. 

누빌은 SS17에서 11위 기록으로 다소 처지는 듯 보였지만 같은 코스를 다시 달리는 SS18에서 두 번째 기록으로 브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최종 스테이지에서는 톱타임에 3.2초차 4위. 결국 누빌이 제2전 스웨덴 랠리에서 올 시즌 첫 우승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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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첫승을 거두면서 챔피언십 선두로 올라선 누빌

 

개인통산으로는 7승째. 막판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던 브린은 개인통산 최고 성적인 2위를 차지했다. 안드레아스 미켈센은 3위를 거둬 현대팀 이적 후 최고 성적을 냈다. 

누빌은 경기 후 이날 경기에 대해 설명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믿을 수 없는 결과다. 몬테카를로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래도 실망하지 않았다. 집중력을 유지해 스웨덴에서 좋을 결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렇게 이른 타이밍부터 선두에 오를 것이라 생각지 못했지만 영리해야 할 때는 영리하게, 공격적으로 해야 할 때는 공격적으로 임해 시차를 벌렸다. 지난해에도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 이상이다. 최종 파워 스테이지는 리스크 부담이 너무 크다고 생각해 푸시하지 않았다. 2점 획득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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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센은 현대 이적 후 최고 성적인 3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밝혔다, “챔피언십에서 이 정도 큰 점수 차로 선두에 섰던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다. 게다가 멕시코 랠리에서는 먼저 출발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포디엄에 서기 힘든 조건임을 알지만 즐기고 싶다. 만약 멕시코 랠리를 마치고도 계속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면 코르시카(프랑스 랠리)는 정말 특별한 이벤트가 될 것 같다.”

누빌이 우승과 파워 포인트 2점 등 27점을 더해 단번에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선두로 나섰고 1·3위를 차지한 현대팀 역시 매뉴팩처러즈 부문에서 포드를 1점차로 추월했다. 시트로엥은 브린이 2위로 체면을 차린 반면 토요타는 라피의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한편 WRC2 클래스에서는 토요타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 소속인 카츠타 타카모토가 일본인 최초로 우승(종합 11위)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현재 토미 마키넨 레이싱 소속으로 포드 피에스타 R5를 몬다.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축하의 말을 전하면서 일본차-일본인 드라이버에 의한 WRC 도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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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 사이를 비집고 2위를 차지한 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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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이 스웨덴에서 1, 3위를 차지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오지에, 출발순서 바꾸려 고의 페널티

현대의 미셸 난단 감독은 팀이 4위에서 선두로 올라선 것에 대해 매우 기뻐하면서도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며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멕시코 랠리에서는 패든 대신 소르도를 투입한다. 누빌은 챔피언십 선두라서 출발 순서가 나쁘지만 미켈센은 여섯 번째, 소르도는 더 뒤라 순서가 좋다. 팀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구도다.”

한편 M-스포트는 오지에의 포인트 확보를 위해 편법을 동원했다. 그레이블과 스노 랠리는 기본적으로 초반 출발이 불리하다. 먼저 출발하는 차들이 노면에 쌓인 흙이나 자갈, 눈을 청소해야 하기 때문. 이번 스웨덴 SS5에서 처음 출발한 오지에가 10분47초5였던 반면 나중에 출발한 타나크는 10분41초4, 누빌 10분27초, 그리고 더욱 뒤에서 출발한 패든은 10분19초5로 톱타임을 기록했다. 현재 WRC는 목요일과 금요일까지는 챔피언십 순위대로 출발한 뒤 토요일부터는 전날까지의 잠정순위 기준으로 출발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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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에는 눈길을 청소하느라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포드팀은 타임 컨트로(TC)에 일부러 늦게 도착해 고의적으로 페널티를 받는 방법으로 출발순서를 늦추었다. 덕분에 오지에는 종합10위로 득점권에 들었을 뿐 아니라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SS19에서 두 번째 기록으로 4점을 더 챙겼다. 반면 11위였던 팀 동료 에번스는 오지에의 10위 자리를 위협하지 않으려다 14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랠리 대열은 남미로 건너가 3월 9일 멕시코에서 제3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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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랠리에서 흔한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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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레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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