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C 제1전 몬테카를로 랠리, 오지에와 현대가 산뜻한 출발
2019-03-08  |   12,618 읽음

WRC 제1전 몬테카를로 랠리

오지에와 현대가 산뜻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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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몬테카를로 랠리를 제압한 것은 시트로엥으로 이적한 디팬딩 챔피언 오지에. 개인통산 6번째 몬테카를로 승리다. 누빌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지만 4위를 차지한 로브와 함께 현대를 매뉴팩처러즈 선두에 올려놓았다. 


전통의 몬테카를로 랠리를 시작으로 2019년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이 긴 여정의 막을 열었다. 가장 오래되었고 인기 있으면서 까다로운 이 랠리는 몬테카를로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 대부분의 스테이지가 프랑스 알프스에 위치한다. 산을 오르내리는 타이트한 와인딩은 물론 한겨울의 얼어붙은 노면은 드라이버를 괴롭힌다. 눈길과 빙판,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이 혼재되어 있어 타이어 선택이 큰 변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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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 일원이 된 세바스티앙 로브

지난해 강력한 뒷심으로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이 된 토요타는 라트발라와 타나크 외에 크리스 미크를 새롭게 영입해 드라이버진을 보강했다. 6번째 드라이버즈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오지에는 포드 대신 시트로엥으로 자리를 옮겼다. M스포트는 오지에에 힘입어 포드의 워크스가 되었지만 오지에 이적으로 힘이 많이 빠져 보인다. 포드는 엘핀 에번스를 잔류시키고, 티무 수니넨을 풀시즌 출장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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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2 클래스의 그린스미스가 종합 7위를 차지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 끝에 아쉽게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던 현대는 심기일전해 재도전에 나선다. 이를 위해 헤이든 패든을 빼고 세바스티앙 로브라는 거물을 영입했다. 9번의 WRC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한 살아있는 전설 로브는 2년간 시즌 당 6번씩 출전할 계획. 누빌과 미켈센이 풀시즌 출장하며 로브와 소르도가 3번째 차를 나누어 타는 형식이다.  

로브는 인터뷰를 통해 WRC 복귀가 순전히 개인적 즐거움 때문이라고 밝혔다. 푸조의 랠리크로스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2019년에 여유가 생긴 차에 현대가 6전의 참전을 제안했다고. 현재까지는 개막전 몬테카를로와 코르시카(프랑스) 참전이 결정되었을 뿐 나머지 4전은 미정인 상태다. 다만 1월 6일부터 17일까지 다카르 랠리의 과격한 스케줄을 소화한 직후라 피곤이 가시지 않은 상황. 

이번 몬테카를로 랠리에 참가한 84대 중 톱 클래스 WRC가 11대, 프라이비터로 WR카를 엔트리한 것은 마울로 밀레 1명이었다. WRC2 프로가 3대, 프라이비터 WRC2는 7대 있었다. 하위 클래스 WRC2는 올해부터 메이커 워크스를 위한 WRC2 프로 클래스가 신설되었다. 자동차 메이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이 새로운 클래스는 R5 사양의 랠리카를 사용하며 시즌 중 최소한 8개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이번 몬테카를로에는 슈코다와 시트로엥, M스포트가 1대씩 엔트리했으며 드라이버는 칼레 로반페라(슈코다), 요안 보나토(시트로엥), 거스 그린스미스(M스포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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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에서 2년간 참전하게 된 세바스티앙 로브


프랑스 가프에서 야간경기로 시작

몬테카를로 랠리는 이름과 달리 대부분 프랑스 남동부에서 경기를 치른다. 알프스 산맥과 접한 이곳은 구불거리는 산길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사실 도시국가인 모나코에는 WRC를 치를만한 도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11년 시작된 이 랠리는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아왔다. 기본적으로 아스팔트 노면이지만 한겨울에 열리기 때문에 얼음과 눈 혹은 젖은 노면 등 다채로운 노면을 자랑한다. 게다가 날씨까지 급변하기 때문에 타이어 선택은 매우 중요한 요소. 오랜 경험과 경기 상황을 읽는 능력 또한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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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는 타나크에게 추월당해 최종적으로 4위였다


올해로 87회를 맞는 올해의 몬테카를로 랠리는 1월 24일 목요일 밤 세모니얼 스타트를 기존의 모나코에서 프랑스 가프(Gap)으로 옮겨 치렀다. 행사를 마친 차들은 곧바로 이동해 2개의 새로운 칠흙같은 야간 스테이지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20.76km의 SS1과 20.59km의 SS2는 눈과 얼음으로 덮인 까다로운 스테이지로 대부분의 드라이버가 스터드 타이어를 골랐다. 오프닝 스테이지를 잡은 것은 토요타팀의 타나크였다. 그는 다음 스테이지에서도 3번째로 디펜딩 챔피언 오지에(시트로엥)를 리드하며 첫날을 마감했다. 오지에와 9.1초, 3위 누빌(현대)과는 14.3초 차이였다. 라피(시트로엥)와 라트발라(토요타), 에번스(포드), 미크(토요타), 로브(현대), 미켈센(현대)의 순서였다. 수니넨은 SS1 3km 지점에서 도랑에 빠져 리타이어, 미크는 SS2 완주를 9km 앞두고 타이어가 터져 시간을 잃었다.


오지에와 누빌의 피를 말리는 공방전

1월 25일 금요일은 서비스 파크가 마련된 가프에서 남서쪽으로 마련된 3개 SS를 2번씩 반복한다. 6개 스테이지 125.12km 중 발드롬-시고티에(SS3/SS6) 그리고 커방-피에구(SS5/SS8)가 새로운 스테이지다. 그런데 이 날의 오프닝 스테이지인 SS3가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되면서 타이어 전략에 큰 변수가 생겼다. 얼음과 눈이 많은 SS3에 맞추어 스터드 타이어를 선택했던 토요타팀은 당황했다. 덕분에 타나크가 종합 3위로 밀려나더니 오후 SS7에서는 타이어가 터져 종합 7위까지 굴렀다. SS5와 SS6을 연속으로 잡은 오지에가 금요일을 마치는 시점에서 종합 선두, 누빌이 2초 차이로 그 뒤를 추격했다. 로브도 2개 스테이지(SS4, SS7)를 잡았지만 종합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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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열리는 야간 스테이지는 몬테카를로 랠리의 명물 중 하나다


토요일 루트는 최종 목적지인 모나코 방면으로 짜여졌다. 2개 스테이지를 반목하는 SS9~SS12 93.38km 구성. 이 날은 모든 스테이지를 타나크가 잡은 가운데 종합 선두 오지에와 추격자 누빌이 치열한 스피드 경쟁을 벌였다. SS9와 SS12는 오지에가, 나머지는 누빌이 빨랐다. SS9에서 5.6초로 벌어졌던 시차는 5.3초, 4.1초로 줄었다가 최종적으로는 4.3초가 되었다. 오지에가 여전히 선두를 달렸고 누빌이 근소한 차이로 2위, 3위인 로브부터는 거의 2분 가까이 떨어져 있다. 오지에는 전날 2초였던 시차가 2배로 늘었다며 농담을 했다. 반면 누빌은 이곳 가프 출신인 디팬딩 챔피언을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이해하고 신중함을 유지했다. 3위 로브는 토요타 듀오 라트발라와 타나크의 치열한 추격을 당하고 있다. 미켈센은 오프닝 스테이지에서 우측 고속 코너에서 뒤가 날라 둔덕과 충돌, 왼쪽 뒷바퀴가 대파되었다. 6위 미크 뒤로는 그린스미스(포드)와 보나토(시트로엥) 등 WRC2 세력이 치고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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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빌은 막판까지 오지에와 사투를 벌였다


오지에가 몬테카를로 6연승을 기록

1월 26일 일요일. 알프 마리팀 산맥에 있는 취리니 고개를 넘는 2개의 스테이지를 반복해 달리는 SS13~SS16 4개 SS 63.98km 구간에서 최후의 승패를 겨루었다. 오프닝 스테이지인 라 불리엔 베수비-피에라 카바를 잡은 것은 타나크였다. 하지만 진짜 싸움은 다른데서 벌어지고 있었다. 누빌이 오지에보다 1초 빨라 시차를 3.3초로 줄였다. 한편 타나크는 이어진 SS14까지 잡아 로브를 제치고 종합 3위로 부상. 누빌은 이번에도 2위를 차지해 오지에와의 시차를 3.2초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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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13을 다시 달리는 SS15에서 누빌이 톱타임을 기록하자 둘의 차이는 0.4초. 그야말로 박빙의 싸움이다. 이제 남은 것은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13.58km의 최종 스테이지 SS16 라 카바네트-콜 드 브라우뿐. 먼저 코스에 들어선 누빌이 잠정 2위로 경기를 마치고 오지에의 차례를 기다렸다. 결과는 누빌을 1.8초 웃도는 9분 41초 2. 결국 오지에가 누빌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개막전 몬테카를로의 승자가 되었다. 둘의 최종 시차는 2.2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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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크가 시상대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2014년부터 몬테카를로 6연승 째인 오지에는 개인통산 45승을 기록 중이다. “당연한 결과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스로틀에 약간에 문제가 있어 브레이크 중에도 차가 계속 가속 상태였다. 진짜 힘겨운 상황이었다. 팀으로부터 어드바이스가 있어 리에존(이동구간)에서 문제를 해결해 제 컨디션을 되찾았다. 거기에서 필사적으로 밀어붙여 최종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주말이었다. 끝없는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승리할 수 있었다. C3 WRC를 타고 치른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냈을 뿐 아니라 WRC에서 시트로엥의 100승째를 기록할 수 있어 더욱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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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2 프로 클래스에 엔트리한 칼레 로반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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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열린 가프 출신인 오지에는 역시나 강했다


근소한 시차로 2위에 머문 누빌은 개인적으로 몬테카를로 최고 기록. 이전까지는 2016년 3위가 최고였다. 3위는 타나크. 토요일 모든 스테이지 윈을 차지하는 맹렬한 추격전으로 로브를 제치고 시상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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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가 시즌 첫 승리, 현대가 매뉴팩처러즈 선두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매뉴팩처러즈 포인트에서는 현대가 선두

많은 관심 속에 현대팀으로 참전한 로브는 4위에 만족했다. “신나는 주말을 보냈다. 4위는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니다. 머신 세팅에 고전했지만 경기 전 테스트할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경기 도중 세팅을 바꾸며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대팀으로 엔트리한 첫 랠리에서 시상대를 다툴 수 있었다는 것은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이 팀으로 출전할 수 있어 기쁘다.” 현대는 우승을 놓쳤지만 누빌과 로브가 30점을 합작해 매뉴팩처러즈 포인트에서 선두로 산뜻한 출발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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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발라가 로브에 1.7초 차 5위, 미크가 6위였고 7위 그린스미스부터 8위 보나토, 9위 사라쟁, 10위 포모까지 WRC2 프로와 WRC2 등 하위 클래스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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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레드불, 시트로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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