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 SPORTS WRC, 제11전 터키/제12전 영국 랠리
2019-11-06  |   4,275 읽음

MOTOR SPORTS WRC, 제11전 터키/제12전 영국 랠리


현대와 토요타

창과 방패의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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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전 터키 랠리에서 오지에 1위, 라피 2위로 오랜만에 시트로엥이 1-2를 차지했다. 이어진 영국 랠리에서는 타나크가 안정적으로 선두를 지켜 시즌 6승째. 오지에와 누빌의 추격을 따돌리고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현대는 누빌 2위, 미켈센 6위로 매뉴팩처러즈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제11전 터키 랠리

독일 랠리를 마친 WRC 대열은 터키에서 제11전을 맞았다. 터키는 2000년 아나톨리안 랠리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2003년 정식으로 WRC의 일원이 되었다. 랠리 베이스가 설치된 항구도시 마르마리스는 그리스 로도스로 통하는 배편이 많은 터키의 관문이다. 터키 남서부의 돌이 많은 노면은 시즌을 통틀어 가장 거칠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온도 높아 구동계와 브레이크, 타이어는 물론 승무원에게도 큰 부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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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에 시야가 가려 사고를 낸 누빌은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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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에 이어 라피(사진)가 2위를 차지했다 


9월 11일 금요일 저녁. 마르마리스 시내에 마련된 특설 스테이지(2km) 에서 터키 랠리가 시작되었다. 좁은 공간에 코스를 만드느라 직선과 헤어핀, 360° 도넛을 반복하는 구성이었다. 이 오프닝 스테이지에서는 현대팀의 누빌과 미켈센이 2분 2초 6으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9월 12일 금요일은 SS2~SS7의 6개 스테이지 159.14km 구간에서 열렸다. 이번 랠리 스테이지의 절반이 넘는 거리를 달리는 하드 스케줄이다. 오프닝 스테이지 SS2를 잡은 것은 라트발라였다. 터키 랠리에서 가장 긴 SS3(38.15km)의 산악 구간은 라피가 가장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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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마리스 특설 스테이지에서 미켈센(사진)과 누빌이 공동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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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이 오랜만에 1-2 피니시로 기쁨을 맛보았다 


종합 선두도 라트발라에서 라피로 바뀌었다. 라트발라가 시간을 잃은 사이 미켈센이 종합 2위로 올라섰다. 오전 3개 스테이지를 반복한 오후에는 토요타팀의 미크 그리고 현대팀의 누빌과 소르도가 톱타임을 나누어 가졌다. SS5에서 타이어가 터진 라트발라가 크게 밀려난 반면 오지에가 착실하게 순위를 올렸다. SS6에서는 오지에가 종합 2위로 부상해 시트로엥이 1-2가 되었다. 미켈센은 타이어 트러블에 발목이 잡혔다. 금요일을 마치는 시점에서 라피를 선두로 오지에, 누빌, 수니넨, 미켈센, 소르도, 미크, 타나크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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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U 트러블에 발목이 잡힌 타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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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초 차이로 토요일을 마친 시트로엥팀은 모험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결과는 오지에 우승


시트로엥이 오랜만에 1-2

13일 토요일. 금요일과 마찬가지로 3개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구성이다. SS8~SS13의 6개 스테이지 109.8km를 달렸다. 새롭게 추가된 키즐란(SS10, SS13) 스테이지는 해안을 따라 멋진 경치를 자랑했다. 오프닝 SS8에서는 오지에가 톱타임. 라피보다 무려 16.7초 빠른 기록이었다. 종합 순위는 여전히 2위였지만 라피와의 시차를 1초로 줄였다. 반면 누빌은 흙먼지에 시야가 가리는 바람에 사고를 일으켜 종합 9위로 밀려났다. 대신 포드의 수니넨이 3위로 떠올랐다. SS9로 이동하는 구간에서는 타나크의 차가 ECU 트러블로 멈추어 서는 바람에 황급히 팀에 전화를 걸어 복구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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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핀을 공략중인 소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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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크는 7위로 경기를 마쳤다 


SS9에서는 미켈센이 가장 빨라 수니넨을 밀어내고 종합 3위가 되었다. SS10에서는 종합 선두 라피가 톱타임으로 오지에와의 시차를 10초로 벌렸다. 그러자 SS11를 오지에가 제압, 시차를 다시 2.2초로 줄였다. 시트로엥이 상위권을 독점한 가운데 두 선수의 집 안 싸움이 치열했다.


SS12에서는 현대의 누빌과 소르도가 1-2를 기록. 그 와중에 오지에가 라피를 밀어내고 종합 선두에 올라섰다. 토요일을 마감하는 SS13을 라피가 잡았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라피는 불과 0.2초 차이로 종합 2위. 그 뒤 1분 이상 차이로 미켈센, 수니넨, 소르도, 라트발라, 미크, 누빌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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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전 잠시 선두를 달렸던 라트발라. 최종순위는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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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2 프로 클래스의 로반페라 


오지에가 시즌 3승째 잡아

9월 14일 일요일. SS14~SS17의 4개 스테이지 38.62km 구간에서 결전을 벌였다. 0.2초의 초근접전을 펼친 시트로엥 듀오는 포인트 획득을 우선해 불필요한 경쟁은 피하기로 했다. SS14는 ECU 트러블을 해결한 타나크가 잡았다. 반면 1, 2위의 시트로엥 듀오는 안전한 완주에 목표를 두었다. SS15에서는 라트발라가 가장 빨랐고 현대팀의 미켈센과 소르도가 뒤를 이었다. 이어진 SS16에서는 미켈센이 톱타임. 한편 라피는 스핀으로 시간을 잃어 오지에와의 시차가 19.9초로 벌어졌다. 그래도 미켈센과는 아직 38.3초의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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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넨은 아쉽게도 시상대 등극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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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은 토요타와의 점수 차이를 벌려 매뉴팩처러즈 선두 자리를 이어갔다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SS17은 오늘의 오프닝 스테이지인 마르마리스(7.05km)를 다시 달렸다. 오지에가 스테이지 3위로 종합 우승을 확정지었다. 시즌 3승째, 개인 통산으로는 48번째 승리다. 라피가 2위로 시트로엥이 오랜만에 원투 피니시이자 더블 포디엄을 차지했다. 시상대 마지막 자리는 현대팀의 미켈센이었다.

수니넨, 소르도, 라트발라, 미크, 누빌, 티데만드, 그린스미스가 4~10위로 득점권을 마무리했다. 현대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미켈센의 포디엄과 소르도 5위로 매뉴팩처러즈 포인트에서 토요타와의 점수 차이를 벌릴 수 있었다.


제12전 영국 랠리

영국 랠리의 정식 명칭은 웨일즈 랠리 GB. 몬테카를로 랠리 다음으로 역사가 긴 이벤트로 왕립 자동차 클럽이 개최해 초창기에는 RAC 랠리로 불렸다. 예전에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코스도 있었지만 2000년부터 웨일즈에서만 개최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고속 그레이블로 그다지 테크니컬 코스가 아니지만 지역 특성상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른다. 그리고 일단 비가 내리면 노면은 진흙탕으로 돌변하며, 가끔 눈이 내리기도 한다. 변화무쌍한 기후와 진흙 노면 덕분에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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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웅덩이를 지나고 있는 라피 


올해는 웨일즈 콘위의 해안 휴양도시 랜디드노로 거점을 옮기는 한편 리버풀에서 세레머니얼 스타트를 했다. 오프닝 스테이지는 올턴 파크 서킷에 설치했는데, 1993년 이후 오랜만의 복귀다. 올턴 파크는 웨일즈에 인접한 잉글랜드 체셔주의 유서 깊은 서킷으로 이번 경기를 위해 물 웅덩이가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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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는 영국에서 3위를 차지했다 


엔트리 리스트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연습 삼아 출전했던 랠리 에스토니아에서 사고로 재활 치료를 받던 M스포트 포드의 엘핀 에번스가 복귀했다. 2017년 우승자인 영국인 드라이버다. 영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온 현대도 크레이그 브린을 기용해 누빌, 미켈센과 한팀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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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도로를 질주하는 미켈센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2003년 챔피언이자 2012년 은퇴 후 월드 랠리크로스에서도 두 번의 챔피언(2014, 2015)에 올랐던 페터 솔베르그가 엔트리했다. 지난해 스페인에서 오랜만에 스폿 참전했던 솔베르그는 올해 독일에도 엔트리했는데, 이번 경기가 마지막 WRC 참전이 된다. 이 뜻 깊은 경기에 아들인 올리버 솔베르그와 함께했다. 코드라이버가 아니라 올리버 역시 드라이버로 아빠와 동일한 폭스바겐 폴로 GTI R5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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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로 굴러 떨어진 수니넨은 리타이어했다 


올턴 파크 서킷에서 경기 시작

10월 3일 목요일. 리버풀에서의 세레머니얼 스타트 후 올턴 파크 서킷으로 이동했다. 특설 무대는 트랙과 주변 비포장 노면을 활용해 만든 3.58km 코스로 야간인데다 비가 내려 난이도가 한껏 올랐다. 미크가 톱타임, 누빌이 뒤를 이었고 페터 솔베르그가 R5 랠리카로 3위에 올랐다. 그 뒤로 오지에, 미켈센, 라피, 에드워즈, 라트발라, 로반페라, 카에타노비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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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은 영국 랠리 경험이 많은 크레이그 브린을 기용했다


10월 4일 금요일 데이2는 웨일스에서 가장 높은 스노든산 인근 스노도니아 삼림지역에서 열렸다. SS2~SS10의 9개 스테이지 116.52km 구성이었다. 영국 출신인 미크는 홈그라운드의 버프를 받아 금요일에도 기세가 좋았다. SS2와 SS3 연속 2위 등 상위권을 유지하며 SS9까지 종합 선두를 달렸다. 타나크는 SS3과 SS4에 이어 SS9와 SS10에서도 톱타임을 기록하며 금요일을 종합 선두로 마감했다.


SS9까지 선두에 1초 차 3위였던 오지에는 SS10에서 미크를 밀어내고 2위가 되었다. 금요일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타나크를 선두로 오지에, 미크, 누빌, 미켈센, 브린, 수니넨, 에번스, 티네만드, 코페키 순이었다. 타나크에서 4위 누빌까지는 8.4초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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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눈부신 질주를 보인 타나크가 큰 위기 없이 영국 랠리를 잡았다 


10월 5일 토요일. 이 날은 SS11부터 SS17까지 151.24km 구간에서 승부를 가렸다. 오프닝 스테이지인 디피(SS11, 25.86km)는 이번 경기 최장으로 현지인인 에번스가 가장 빨랐다. 누빌은 SS11 3위로 종합 기록에서도 미크와 함께 3위로 올라섰다. 이어진 SS12 역시 에번스가 톱타임. 누빌은 미크를 밀어내고 단독 3위 자리를 지켰다. 한편 현대팀으로 나온 브린은 전복사고로 5분가량 시간을 잃었다. 에번스는 SS13까지 3연속 톱타임이지만 아직도 종합 6위다. 수니넨은 냇물로 굴러 떨어진데다 타이어까지 터져 리타이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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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십 라이벌 3명이 사이좋게 시상대에 올랐다 


오후에 시작된 SS14에서는 누빌이 가장 빨랐다. 덕분에 종합 2위 오지에와의 시차를 0.4초로 줄였다. 선두 타나크와는 8.5초 차이. SS15는 미켈센이 잡았다. 또한 누빌이 3위 기록으로 오지에를 밀어내고 종합 2위로 부상. 하지만 타나크와의 시차는 10.5초로 늘어났다. 누빌은 최장 스테이지 디피를 다시 달리는 SS16을 잡아 2위 자리를 굳혔다. 토요일을 마감하는 SS17(2.4km)에서는 타나크가 가장 빨랐다. 토요일을 5.8초 차 선두로 시작했던 타나크는 SS17 하나만 톱타임이었음에도 선두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았다. 누빌이 2위였고 오지에, 미크, 미켈센, 에번스, 티데만드, 브린, 로반페라, 솔베르그가 뒤를 이었다.


타나크가 우승과 파워 스테이지 모두 챙겨

10월 6일 일요일. 영국 랠리는 SS18~SS22 5개 스테이지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였다. 38.42km의 단거리라 역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 10.41km의 알웬과 6.43km의 브레닉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사이에 4.74km짜리 타막 스테이지인 그레이트 오름을 끼워 넣었다. 하지만 거친 바다 때문에 그레이트 오름이 취소되면서 4개 스테이지로 축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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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2위에 머문 누빌. 타나크와의 시차는 10.9초였다


선두 타나크는 오프닝 스테이지 톱타임으로 누빌의 추격을 방어하면서 선두 자리를 굳혔다.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SS22 브레닉. 타나크는 이것마저 잡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챙길 수 있는 모든 점수를 챙긴 타나크는 드라이버즈 챔피언십에서 2위 오지에와의 점수 차이를 28 포인트로 벌렸다. 누빌이 2위, 오지에 3위로 챔피언십 선두권 3명이 시상대를 채웠다. 미크가 4위였고 에번스, 미켈센, 티데만드, 브린, 로반페라, P. 솔베르그가 5~10위에 올랐다.


WRC 챔피언십 타이틀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WRC2프로 클래스는 챔피언이 확정되었다. 스코다 워크스 소속의 로반페라는 2000년생으로 아직 만 20세가 되지 않은 루키 드라이버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5승을 챙긴 로반페라는 합계 176 포인트로 아직 2전이 남은 상태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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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레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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