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RRARI IN FORD V FERRARI,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듯한 뜨거운 전율
2019-12-16  |   11,928 읽음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듯한 뜨거운 전율

GAME IS OVER, FERRARI IN FORD V FERR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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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90일만에 페라리를 이길 차를 만들라!”

헨리 포드 2세의 이 한 마디에 세계 최고의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간에서 전설적인 스피드의 역사가 쓰였다. 1960년대 포드를 이끌던 헨리 포드 2세 회장(창업자 헨리 포드의 손자)은 레이싱에서 우위에선 페라리에 상대적 열등감을 느꼈다. 이에 “우리도 레이싱에 뛰어 들어야겠다”며 이를 위한 방법으로 페라리를 인수 합병하려 한다. 하지만 엔초 페라리의 문전박대에 헨리 포드 2세는 선전포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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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를 모아 최고의 레이싱카를 만들라!”

포드는 직접 레이싱카를 만들기 위해 엔지니어를 찾는 중 1959년 르망 24시간 레이스(이하 르망 24시) 우승자인 캐롤 쉘비(Carroll Shelby)와 접촉한다. 캐롤 쉘비는 레이싱에서 우승하려면 얼마가 필요하냐는 관계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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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못 사는 것도 있다. 바로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다.”

그가 최고의 드라이버로 칭한 사람은 바로 켄 마일스(Ken Miles). 켄 마일스는 성격은 괴팍해도 뛰어난 운전 실력과 엔지니어의 능력 그리고 캐롤 쉘비와 호흡을 맞춘 경험도 있어 잘 알던 인물이다.

하지만 포드 레이싱 디렉터는 켄 마일스의 성격을 알던 터라 그의 영입에 반대했다. 캐롤 쉘비와 포드 레이싱팀은 결국 새 엔진을 얹은 레이싱카(GT40 초기형)로 르망 24시에 출전했지만, 또다시 페라리에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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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결국 포드 2세는 쉘비에게 레이싱의 전권을 준다. 그렇게 캐롤 쉘비와 켄 마일스가 포드 레이싱팀에서 만났다. 르망 24시를 앞두고 두 사람에게 남은 시간은 단 ‘90일’. 두 사람은 새 엔진 개발과 테스트에 온 힘을 쏟으며 준비했다. 1966년, 대망의 르망 24시가 열리는 날 새벽, 트랙에서 만난 켄마일스와 캐롤 쉘비는 승리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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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 서킷에서 포드와 페라리와의 경쟁은 치열했다. 가슴 뚫리는 자리다툼, 귀를 멍하게 하는 배기음, 레이서들의 표정 하나하나 생생하게 스크린에 잡히는 모습이 마치 경기장에 있는 듯한, 아니 실제 레이서가 된 듯한 느낌이다. 속도 경쟁은 물론이거니와 신경전도 날카로웠다. 하지만 이미 승리는 포드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마지막 코스에서 1~3위는 포드, 선두는 켄 마일스. 이때 포드 레이싱 디렉터는 웨이팅 에어리어에 전화를 건다. 한참 고민 끝에 캐롤 쉘비는 상부의 지시사항을 보드에 적어 켄마일스에게 알린다. 메시지를 본 켄 마일스는 어떤 생각에 빠졌을까? 실제 뛰는 사람은 레이서고, 켄마일스다. 과연 그가 선택한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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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가 끝나고 기자들이 트랙으로 몰려나오는 가운데, 한참을 멍하니 서있던 켄 마일스는 캐롤 쉘비를 바라보며 밝게 웃는다. 치열했던 경주를 마치고, 다시 공도로 돌아온 켄 마일스와 가족 그리고 캐롤 쉘비.

그때 나지막한 목소리로 혼자서 되뇌던 켄 마일스.

“7,000rpm 어딘가에 그 지점이 있어. 거기서 만나는 거야……”

시대적 배경은 1966년, 지금으로부터 반세기 이상 전. 페라리에 뒤지기만 하던 포드는 레이싱팀을 재정비하면서 캐롤 쉘비를 영입한다. 그리고 포드 레이싱팀을 지휘하던 레오 비브 수석 부회장과 캐롤 쉘비가 기 싸움을 벌인다. 최고의 팀을 향한 캐롤 쉘비의 명석함, 아집에 사로잡힌 레오 비브. 서킷에서의 경쟁은 차치하고, 내부에서 이권을 다투기 위한 충돌도 흥미진진하게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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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경기에서 포드 GT40 MkⅡ는 드디어 우승 트로피를 가슴에 품으며 찬란한 역사의 서막을 알렸다. 당시 기록은 총 주행거리 4,843.2km, 평균속도 201.80km/h였다. 이후 1969년까지 4연승(68년과 69년은 포드가 아닌 존와이어 레이싱이었다)을 거두며 페라리는 물론 유럽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버렸다. 이를 위해 포드는 영국에 FAV(Ford Advandec Vehicle)라는 전진기지를 설립하고 캐롤 쉘비는 물론 영국 롤라의 에릭 브로들리, 애스턴마틴의 존 와이어 등 쟁쟁한 인재들을 끌어 모았다. 또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최신 공기역학과 첨단소재를 아낌없이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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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프로토타입을 동시 개발하거나, 한 경기에 무려 8대의 경주차를 한꺼번에 투입하는 등 엄청난 물량전이었다. 1968년부터 대배기량 엔진에 불리하도록 규정이 바뀜에 따라 워크스 활동은 2연승에서 중단되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일원이었던 존 와이어가 프라이비트팀을 꾸려 4.9L 엔진의 GT40으로 2번더 우승을 차지했다. 결과적으로는 포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4연승의 위대한 발자취를 르망 24시간 역사에 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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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은 실제 1966년 르망 24시간의 기록. 위에서부터… GT40 세 대가 결승선 통과를 위해 한데 모여 달리고 있다. 페라리를 눌러버린 역사적인 순간. GT40 레이싱카를 점검하는 중. 지금은 볼 수 없는 장면인 르망 스타트. 던롭 구간을 지나는 GT40. 레이싱카에 탑승하는 선수들. 1966년의 진짜 켄 마일스. 빗속을 달리는 포드 GT40 우승차에는 맥라렌의 창설자인 브루스 맥라렌이 타고 있었다


Racing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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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V 페라리>의 메가폰을 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이 영화를 두고 “자동차들의 섹시함과 엔진, 레이싱의 위험을 매우 아날로그적이고 사실적이면서 불편한 현실마저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로 연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영화에서 메인은 포드를 극적으로 이 세상에 모습을 보이게 한 차는 바로 포드 GT40 MkⅡ다.


이 자동차는 당시 르망 24시를 휘어잡은 페라리에 대항하고자 포드가 특별히 제작한 모델로, 전체 높이는 1.02m. 이를 인치로 표기하면 40인치인데, 바로 GT40이라는 이름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원래의 공식 명칭은 그냥 GT였다고 한다. 엔진은 포드 V8 4.7L와 7.0L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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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당시 레이스에 출전한 GT40 MKI, CD SP66 등 세계 유명한 클래식카를 섬세하게 재연함은 물론, 공항에 잠깐 등장하는 빈티지카 중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모델인 알루미늄 보디 데이토나 쿠페도 있다. 또한 프랑스 자동차 협회가 보유한 포드 GT40 MKⅠ과 CD SP66 등도 빌려줬다. 이 영화를 위해 제작된 커스텀 레이싱카는 34대라고 밝혔다.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2019(갈라 프레젠테이션), 제38회 밴쿠버국제영화제 2019(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제63회 런던국제영화제 2019(헤드라인 갈라), 제55회 시카고국제영화제 2019(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제32회 도쿄국제영화제 2019(스페셜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다. 그리고 11월 3일(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3회 할리우드 필름어워즈(Hollywood Film Awards)에서 감독상, 편집상, 음향상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개봉 12/04(수)

장르 액션

감독 드라마 

출연 제임스 맨골드맷 데이먼, 크리스찬 베일 등

스튜디오 20세기 폭스, 체르닌 엔터테인먼트

등급 12세 관람가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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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boxofficepro.com


Director 제임스 맨골드 James Mangold

미국 Boxoffice Pro 와의 인터뷰


핵심은 페라리를 이길 포드 스포츠카의 제작이고, 르망에서 대형 세트피스를 살리는데?

이 영화는 하나의 큰 액션 시퀀스로 전개되며, 마지막까지 드라마와 캐릭터의 조각이 모여 완성된다. 이렇게 해서 영화의 마지막 한 시간을 르망 24시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관객은 현재 경기장에 머무는 것처럼, 실제 레이싱을 펼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트렌치와 휠 뒤에서 24시간 레이싱의 생생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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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지 선정과 촬영 과정도 예산을 포함해 많은 영향이 있었을 텐데?

우리는 캘리포니아주 아구아 둘체(Agua Dulce)의 르망(Le Mans)에 관객석을 만들었다. 영화에 나온 트랙의 나머지 부분은 조지아주의 여러 지역에서 찍었다. 자동차가 트랙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조지아주의 5개 지역을 거친다. 이때 빛의 방향, 비가 오거나 갤 때, 자동차의 먼지 수준, 각각의 자동차 위치, 샷 간 속도의 일관성을 통해 실제 존재하지 않은 트랙(50년 전사르트 서킷)의 모습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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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 내내 사운드가 뛰어났고 최근 영화 가운데 사운드 믹스가 빛을 발했다.

영화에서 들리는 뛰어난 음질의 90%는 주변 소리와 함께 실제 자동차의 소리다. 이 영화에서는 페라리가 내는 소리는 진짜 페라리의 소리다. GT40의 소리가 들리면 바로 GT40이고, 애스턴마틴 역시 진짜 애스턴마틴이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자동차에는 저마다의 고유한 소리와 고유한 특성이 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관객과 공유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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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작업을 시작할 때모터스포츠에 얼마나 익숙했는가?

나는 모터스포츠라는 캐릭터에 빠져버렸다. 긴 러닝타임은 촬영하면서 자동차에 완전히 미쳐버려서 더는 잘라내지 못해서다. 한편으로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나 자신의 애매함이 연출에 도움이 됐다. TV에서의 모터스포츠는 조그마한 레이싱카들이 달리는 것을 보는 것뿐, 트랙 위에서의 직접적인 투쟁은 못 느낀다. 나는 작업 내내 레이서의 관점에서 레이싱을 온전히 느끼는 것, 그들의 전술과 고민, 앞서거나 뒤처질 때 무엇을 느끼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정리 김영명 기자 자료 제공 S·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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