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모터스포츠 - 上
2020-07-15  |   13,821 읽음

세상의 모든 모터스포츠 - 上 


사람의 근력과 지구력, 기술을 다투는 스포츠에 자동차라는 요소가 더해져 모터스포츠라는 거대한 바다를 이루었다. 자동차 자체의 성능과 내구성에 드라이버의 기술, 팀의 능력이 어우러지는 모터스포츠는 19세기 말 자동차의 등장과 함께 태동해 벌써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나라와 문화,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어 온 모터스포츠는 지금 과연 어떤 모습일까? 현존하는 수많은 모터스포츠 가운데서도 가장 가장 대표적인 것들만 모아보았다.  


FORMULA RACING​ 

오직 서킷을 빨리 달리기 위해 태어난 오픈 휠 1인승의 순수 경주차. 그 중 최고는 누가 뭐래도 F1이다. 그밖에 주니어 클래스부터 단계별로 다양한 종류의 포뮬러가 있지만 그 대부분은 드라이버 육성을 위한 의미가 크다. 미국에는 오벌 코스를 달리기 위한 인디가 있고, 최근에는 무공해 추세에 따라 포뮬러E가 새롭게 창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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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ONE “자타공인 모터스포츠의 정점”

세상 수많은 자동차만큼이나 다양한 외형과 규정, 방식으로 열리는 모터스포츠 분야가 존재한다. 그 모든 것의 정점에 서는 단 하나를 꼽는다면 당연히 포뮬러원(F1)이다. 그 역사는 2차 세계대전 이전 유럽에서 열리던 그랑프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빠르게 발전하는 자동차의 성능을 겨루기 위해 다양한 경기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랑프리(Grand Prix)는 큰 상이 걸린(Grand Prize) 최상위 경기라는 뜻으로 당시 가장 높은 수준의 경기에 붙던 명칭이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벨기에, 영국, 독일에서 연이어 그랑프리가 생겨났다.    

지금과 같은 챔피언십이 된 것은 2차대전 직후인 1950년. 포뮬러원(Formula One)이라는 이름 아래 여러 그랑프리를 하나의 시리즈로 묶어 규칙을 통일하고 챔피언을 뽑기 시작했다. 1950년 5월 13일, 전쟁 중에는 폭격기 기지였던 영국 실버스톤 공항에서 역사적인 F1 창설전이 열렸다. 이후 F1은 드라이버에게 꿈의 무대이자 세계 최고의 모터스포츠로 발전했다. 

정점에 위치한다는 것은 높은 인기와 직결된다. F1 창설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해 온 페라리는 15번의 챔피언 타이틀과 함께 스포츠카 메이커로서도 절대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드라이버 역시 마찬가지. F1 챔피언이라면 동시대 최고라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다. 후안 마뉴엘 판지오, 재키 스튜어트, 니키 라우다, 마리오 안드레티, 알랭 프로스트 같은 드라이버들이 수많은 드라마를 써왔다. 아일톤 세나와 마이클 슈마허는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다. 아쉽게도 세나는 한창 나이에 사고로 사망했고, 슈마허는 7회 챔피언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운 후 명예롭게 은퇴했지만 은퇴 후 스키를 타가 사고를 당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현재는 루이스 해밀턴이 6번의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하며 슈마허의 대기록에 바짝 다가선 상태. 올 시즌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다면 타이기록도 가능했을 것이다. 

경주차는 V6 1.6L 터보 엔진에 모터와 에너지 회수장치를 갖춘 일종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동력을 얻는다. 엔진에서 875~1천마력, 모터는 160마력을 내며 상황에 따라 리어윙을 접어 추월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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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 “F1 스타의 등용문”

F1을 목표로 하는 드라이버 지망생들은 대게 카트로 시작해 포뮬러 주니어, 포뮬러 르노 등의 단계를 거쳐 F3로 스텝업한다. 다양한 포뮬러 중에서 3단계에 해당되는 F3는 F1 진출이 가능한 필요최소한의 단계. 이곳에서 주목을 받으면 F1 직접 진출이 가능하다. 각 F1팀은 공식 테스트 기간에 신인을 지명해 주행 기회를 주는데, F3 챔피언십 상위권 선수가 1순위다. 모터스포츠의 정점이라는 F1 진출을 위한 가장 확실한 엘리트 코스인 셈. F3 챔피언십은 하나가 아니라 국가별 혹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열리며 수많은 후보들 가운데서 옥석을 가리는 데 목적이 있다. 이렇게 선별된 원석들은 통합 시리즈인 FIA F3 챔피언십 혹은 마카로 그랑프리에서 차세대 스타 자리를 두고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2017년 F3 유럽 챔피언이었던 랜도 노리스는 맥라렌과 계약을 맺고 2019년 F1에 데뷔했다. 마카오 시내에서 열리는 마카오 그랑프리도 가장 대표적인 F3 레이스다. 다만 이 쪽은 시리즈가 아니라 단일 경기. 수많은 F3 경기들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다. 매년 11월 전 세계 F3 시리즈 상위권 선수들이 마카오 시내에 모여 단판 승부를 벌이며, 여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면 F1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아일톤 세나, 마이클 슈마허, 데이비드 쿨사드 등이 모두 마카오 우승 후 F1에 진출한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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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E “무소음, 무공해 포뮬러”

어떤 모터스포츠도 환경오염과 소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아예 엔진을 버리자는 움직임이 생겨났는데, 2014년 9월 창설전을 치른 포뮬러E다. 외모는 전형적인 포뮬러카이지만 모터와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다. 초기에는 스파크 섀시에 르노 구동계를 얹은 머신을 모든 틈이 공통으로 사용했다. 무공해 청정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도심 도로를 막아서 만든 스트리트 서킷에서 경기를 개최하고 개별 경기 명칭은 F1의 그랑프리 대신 ‘e프리’라고 불렀다. 경주차는 배출가스 뿐 아니라 엔진 소리도 없기 때문에 경기 모습은 색다르다 못해 어색했다. 초기형은 주행거리가 그리 길지 않았다. 경기중 급속 충전이나 배터리 교체는 어려웠기 때문에 같은 차 2대를 준비해 경기 도중에 갈아타는 편법을 썼다. 하지만 2세대 경주차가 투입된 2018-2019 시즌부터는 이런 문제가 해결되었다. 또한 동결되어 있던 자체 개발 부품 사용도 점차 확대되면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 등 대형 자동차 메이커 참여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아직 레이스 자체의 대중적 인기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시장에서의 전기차 확대에 발맞추기 위해 거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기 개최지는 로마, 파리, 뉴욕처럼 대부분 유명 도시다. 코로나 사태로 취소되기는 했지만 원래는 5월 서울 잠실에서도 개최 예정이었다. 또한 무공해 레이스라는 특징 덕분에 1955년 모터스포츠 자체를 금지했던 스위스가 오랜만에 국제 자동차 경기를 오랜만에 개최(취리히 e프리)하기도 했다. 2019-2020 시즌은 개막전 사우디의 2연전부터 6전 뉴욕까지 치른 후 이후 일정이 모두 취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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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CAR "타원 코스 질주하는 미국산 F1”

유럽과는 다른 풍토를 지닌 미국은 포뮬러 레이스도 비슷한 듯 다르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인디카가 자리 잡고 있다. 서킷 레이스를 위한 1인승 오픈휠 레이싱이라는 점에서는 닮았지만 타원형의 서킷을 달리기 위해 독자적으로 진화해 왔다. 80년대에는 CART 시리즈가 이 역할을 맡았지만 인디애나폴리스 스피드웨이를 중심으로 오벌 서킷 레이스만 모아 IRL이라는 독립 시리즈를 결성하면서 1992년 CART와 IRL이 분리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CART는 2003년 파산했고 2008년에 완전히 흡수 합병되었다. 뿐만 아니라 긴 혼란기를 거치며 엔진 메이커 코스워스와 섀시 메이커 파노즈가 떠났고 일부 드라이버 역시 나스카로 자리를 옮기는 등 큰 피해를 남겼다. 덕분에 한동안 북미 최고 인기 모터스포츠 자리를 나스카에 내주어야 했다. 

IRL이 CART를 흡수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오벌 서킷 비중이 절반 아래로 줄었다. 일반 서킷이나 로드 코스 그리고 오벌 코스 등 다채로운 환경에서 최적의 세팅을 찾아내야 한다. 섀시는 2012부터 달라라 원메이크로 바뀌었고 오벌에서는 전용 에어로 키트를 사용한다. 쉐보레와 혼다가 제공하는 V6 2.2L 터보 엔진은 에탄올 연료를 사용한다. 2022년부터는 지금의 추월용 모터(Push-to-Pass)보다 강력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시리즈 최고의 인기 이벤트는 누가 뭐래도 인디500이다.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펼쳐지는 이 고속 오벌 레이스는 단일 레이스로는 F1 모나코 그랑프리, 르망 24시간과 비견될 만큼 큰 인기를 자랑한다. 1909년 완공된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는 1911년부터 500마일 레이스를 개최하기 시작했는데, 1주 2.5마일, 약 4km 코스를 200바퀴 달리는 인디500은 스피드와 내구성, 치열한 눈치싸움은 물론 운까지 받쳐줘야 우승컵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출신의 시몬 파츠노가 알렉산더 로시를 0.2초, 사토 타쿠마를 0.3초 차이로 누르고 영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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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T 

카트는 분류상 포뮬러는 아니다. 매우 간결하고도 단순한 구성의 카트는 레이싱 드라이버를 꿈꾸는 이들의 입문 클래스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놀이동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레저카트와 달리 레이싱 카트는 간이 포뮬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성능을 낸다. 195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카트는 미드십과 1인승, 오픈휠 등 포뮬러의 기본 특징을 보여준다. 강관 프레임의 비틀림이 서스펜션 역할을 대신하는 극도로 단순한 구성. 뒷차축은 디퍼렌셜 없이 리지드 방식이며 여기에 직접 체인으로 단기통 엔진을 연결한다. 


ENDURANCE 

육상 장거리는 스피드와 함께 내구력을 함께 갖추어야 하는 종목이다. 모터스포츠에도 비슷한 분야가 있으니 르망 24시간을 비롯해 12시간 혹은 24시간 꼬박 달려야 하는 내구 레이스다. 2~3명의 드라이버가 나누어 달리며 경주차와 드라이버의 성능과 내구성, 한계를 시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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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MANS 24HR & WEC “모터스포츠 성지에서 벌이는 최고의 내구 레이스” 

모터스포츠의 발원지 중 하나인 프랑스 르망 지역. 이곳에서는 매년 6월 세계 최고의 내구 레이스가 열린다. 첫 24시간 레이스가 열린 것은 1923년으로 당시는 르망시 외곽에서 출발해 뮬산 마을을 돌아오는 17.26km 길이의 도로 구간이었다. 지금과는 코스 레이아웃도 달랐고 노면은 포장이 없어 흙먼지가 날렸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같은 지역에서 일반 도로를 달린다. 컨트롤 타워와 피트, 메인 스탠드가 있는 부가티 서킷에 주변 도로를 연결해 기간 한정으로 13.626km짜리 거대한 서킷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사르트 서킷이라고 부른다. 

최근 개봉했던 영화 <포드 v 페라리>의 무대가 된 것은 1966년 사르트 서킷이다. 영화에서는 시작 신호와 함께 트랙 건너에서 달려온 드라이버가 경주차에 타 시동을 거는 ‘르망 스타트’ 장면이 묘사되었는데, 여러가지 문제가 많아 1971년부터는 차에 탄 채 출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당시 2명이었던 차량 한 대당 드라이버도 지금은 3명으로 늘었다. 

그룹C 경주차가 활약한 1980년대는 포르쉐의 황금기였다. 하지만 특정 메이커의 독주는 레이스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급진적인 개정 변경이 시도되었다. 세계 내구 선수권(WSC)은 지속적인 인기 저하로 1992년 문을 닫아 르망 역시 참가자 부족 사태에 시달렸다. 그래서 1994년 새롭게 도입된 것이 도로용 인증을 받아야 하는 GT 클래스였다. 지금의 르망 GT(LM-GT)와 달리 명목상의 도로용 인증일 뿐 실제로는 거의 전문 레이싱카였다.  

2000년대 아우디의 활약과 함께 프로토타입 경주차가 다시금 르망의 주역이 되었다. 아우디는 2006년부터는 디젤 엔진을 투입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2016년을 마지막으로 퇴진할 때까지 무려 13번의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그럼에도 포르쉐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2016년 복귀한 포르쉐는 내리 3연승(2015~17)을 거두며 우승을 횟수를 19번으로 늘렸기 때문. 아우디와 포르쉐, 푸조 등 메이커팀이 떠나면서 르망에는 다시금 위기가 찾아왔다. 최상위 LMP1 클래스용 하이브리드 경주차는 규모가 작은 프라이비트팀이 만들기에 너무 비싸고 복잡했다.  

위기를 느낀 르망은 새로운 경주차 클래스를 준비하고 있다. 원래 2021년 도입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1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르망 하이퍼카 혹은 LMDh로 불리는 신차는 참가팀 확보를 위해 르망과 내구 선수권(WEC)은 물론 미국 IMSA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비용 절감에도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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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TONA 24HR “미국 맛 르망 24시간”

원래 나스카용 서킷으로 1959년 완공된 데이토나 스피드웨이는 매년 1월 말,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대형 이벤트를 연다. 미국판 내구 레이스 끝판왕인 데이토나 24시간이다. 르망 24시간이 세계 내구 선수권(WEC) 중 하나이듯이 데이토나는 미국의 IMSA 웨더테크 스포츠카 챔피언십 개막전을 겸한다. IMSA에는 또 하나의 유명 내구 레이스인 세브링 12시간도 있다. 

경주차는 프로토타입 경주차인 DPi 클래스와 르망의 LMP2 클래스 그리고 GT 클래스가 함께 달린다. DPi 클래스는 LMP2와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다. 현재는 IMSA와 르망측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경주차(LMDh) 규정 통일을 위해 협의하는 중. 약 2년 후에는 미국과 유럽의 교류전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데이토나 스피드웨이(4.0km)는 기본적으로 삼각 오벌 코스지만 24시간 경기에서는 코스 레이아웃을 살짝 변형해 5.73km짜리로 만든다. 그래도 외각의 오벌 트랙 대부분을 활용하는 만큼 평균속도는 상당히 높은 편.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인 올 1월, 올 시즌 데이토나 24시간은 문제없이 개최되어 캐딜락 DPi-V.R이 4년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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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BURGRING 24HR “녹색 지옥에서의 1박2일”

독일 뉘르부르크링에는 고성능차 테스트 코스로 유명한 거대 서킷이 있다. 별칭 ‘녹색 지옥’. 1927년 문을 연 뉘르부르크링은 자동차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 방문하고 싶어 하는 수퍼카의 성지이기도 하다. 일명 노르트슐라이페(북쪽 코스)라 불리는 옛 코스는 여러 번의 개보수를 거쳐 현재 20.81km이고 1984년 지어진 GP 코스까지 연결하면 1주 길이가 무려 25.378km에 이른다. 노르트슐라이페는 요즘 기준으로 너무 비좁고 길며, 고저차도 심하다. 안전시설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신 경주차가 달리기에 적합지 않다. 그래도 뉘르부르크링 24시간이라는 대형 경기가 지금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뉘르부르크링은 르망과 스파 24시간보다 다소 늦은 1970년에 24시간 레이스를 시작했다. 순수 경주차가 아닌, 양산차 기반의 다양한 차종을 그러모았다. 첫 우승자 BMW 2002Ti를 시작으로 포르쉐 911, 포드 에스코트RS, BMW M3 등이 활약했다. 오늘날에는 200대가 넘는 차와 700여 명에 달하는 드라이버가 참가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양산차 기반이다 보니 성능과 개조 범위, 배기량에 따라 클래스가 거의 30개에 달한다. 수퍼카부터 소형차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차종이 함께 달린다. 종합 우승을 다투는 것은 FIA GT3에 해당하는 SP9로 메이커 지원을 받는 세미워크스팀이 경쟁을 벌인다. 포르쉐 911 GT3와 AMG GT3, 아우디 R8 LMS가 매년 접전을 벌인다. 현대는 2016년 한국 메이커로는 처음 도전을 시작해 2018년 TCR 클래스 2, 4위(종합 3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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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 24HR “르망 다음가는 전통과 역사”

벨기에의 스파프랑코샹 서킷은 이탈리아의 몬자, 모나코, 독일 뉘르부르크링과 더불어 F1 창설 이전부터 그랑프리를 개최해 온 유서 깊은 명소다. 1920년대 초 벨기에 동부 독일 접경지인 리에주 인근 지방도로를 커다란 삼각형으로 연결해 만들었던 스파프랑코샹은 1주 14km가 넘는 크기였다. 이후 조금씩 크기를 줄이고 시설을 개보수한 끝에 오늘날의 7.004km 서킷이 되었다. 시도 때도 없이 폭우가 내리를 변덕스러운 날씨로도 유명하다. 

벨기에 왕립 자동차 클럽(RACB)의 후원 하에 이곳에서 24시간 레이스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24년이다. 르망 24시간이 시작된 이듬해다. 띄엄띄엄 열리던 경기는 1964년부터 연례 행사로 바뀌었고, 80년대 말까지 유럽 투어링카 챔피언십(ETCC)의 일부로 활약하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레이아웃의 스파 서킷은 1979년부터였다. 1997년부터는 스파프랑코샹 24시간이라는 긴 이름을 잘라 ‘스파 24시간’(24 Hour of Spa)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현재는 인터컨티넨탈 GT 챌린지에 포함된다. 

스파 24시간 역시 뉘르처럼 양산차 위주다. 차종은 GT3부터 소형 해치백까지 섞여 달렸지만 요즘은 GT가 주를 이룬다. 대신 참가팀과 드라이버 조합에 따라 프로(Pro), 프로암(Pro-Am, 프로와 아마추어 조합), 실버(Silver) 컵을 두었으며 실버 컵은 25세 이하 젊은 드라이버 대상이다. 지난해에는 아우디, 메르세데스-AMG와 격렬한 사투 끝에 포르쉐 911 GT3 R 두 대가 3초 간격의 원투 피니시를 거두었다.  


OFF ROAD RACING 

자동차 초창기에는 아직 포장 기술이 없어 흙길을 달려야 했다. 그런데 오늘날에도 굳이 포장과 비포장 도로를 가리지 않고 달리는 이들이 있다. 거친 오프로드와 황야, 사막은 달리지 못할 길이 아니라 즐거운 도전의 무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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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 “세상 모든 길이 우리의 무대”

랠리는 유럽 전역에서 열리던 경기를 1970년 IMC라는 이름으로 통합해 1973년에 지금과 같은 WRC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1980년대 들어 아우디가 4WD 시스템을 도입하고, 그룹B라는 고성능차 규정이 생기면서 무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지나친 경쟁은 비극적인 사건을 불러 1986년을 마지막으로 그룹B는 폐지되었다. 성능을 낮춘 그룹A 시대에는 6연속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란치아에 이어 토요타와 미쓰비시, 스바루 등 일본 메이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 규정은 양산형 4WD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에 메이커 워크스팀이 점점 줄어드는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97년 월드랠리카(WR카) 규정을 새로 도입했다. 덕분에 시트로엥, 폭스바겐, 현대처럼 동급 4WD 양산차가 없는 메이커에서도 참전이 가능해졌다. 

WRC는 일반 도로를 막아서 만든 SS(Special Stage)를 한 대씩 달려 시간을 측정한다. 각 스테이지의 시간 합산으로 승부를 겨루는 방식이다. 3~4일에 걸쳐 여러 SS를 달리는 WRC는 전체 경기구간이 300~400km에 달해 외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대신 코드라이버가 페이스 노트를 만들어 다음 코너나 위험물 등을 미리 알려준다. 랠리카는 기본적으로 도로주행이 가능해야 한다. 여기저기 떨어져있는 스테이지를 직접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드라이버 역시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칼레 로반페라는 2017년 영국 랠리 참가를 위해 17번째 생일이 되자마자 특별전형으로 1년 먼저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WRC 캘린더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랠리는 비포장에서 열리는 그레이블 랠리. 독일과 프랑스(코르시카)처럼 잘 닦인 아스팔트에서 열리는 것은 타막 랠리라고 부른다. 스페인은 포장과 비포장을 오가며 열리고, 몬테카를로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타막이지만 1월이라는 시기 때문에 상당 구간이 눈과 얼음에 덮여있다. 스웨덴 랠리는 현재 WRC 유일의 풀 스노 랠리라서 스터드 타이어를 사용한다.  

현대는 1998년 F2 클래스로 시작, 2000년에 액센트로 WRC 본격 도전을 시작했다가 금세 접기는 했지만 독일에 전진기지를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해 2014년에 재도전했다. 해치백 i20을 베이스로 랠리카를 직접 개발하는 한편 티에리 누빌을 영입해 지난해 드디어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올해는 오이트 타나크를 영입해 드라이버진을 보강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제4전 아르헨티나 이후 일정이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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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KAR & RALLY RAID “거친 야생에서 벌이는 서바이벌”

랠리 레이드는 비포장 도로에서 벌이는 마라톤이다. 수백 혹은 수천km에 이르는 장거리를 여러 날에 걸쳐 달리기 때문에 차의 내구성은 물론 운전자에게도 엄청난 인내력과 집중력을 요구한다. 다카르 랠리가 ‘죽음의 랠리’라 불리는 이유다. 다카르 랠리 외에도 미국의 바하 1000, 실크웨이 랠리 등이 랠리 레이드에 해당된다. 

1978년 시작된 다카르 랠리는 원래 파리에서 출발해 아프리카 세나갈의 다카르까지 거의 1만km를 달렸기 때문에 당시에는 파리-다카르 랠리로 불렀다. 80년대 푸조가 이곳에서 사막의 라이온이라는 명예를 얻은 후 90년대에는 미쓰비시가 오랫동안 왕좌에 군림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의 정치적 불안과 잦은 사고, 테러 위협으로 2008년 경기를 취소했고 남미로 옮겨 2009년부터 대회 명칭도 다카르 랠리로 바꾸었다. 올해는 다시금 무대를 사우디아라비아로 바꾸었다. 

다카르 랠리 클래스는 자동차 이외에도 바이크와 쿼드(ATV), SxS(UTV) 그리고 트럭까지 있다. 자동차 중에서도 종합 우승을 다투는 T1 클래스는 외형만 양산차일 뿐 사실상 랠리 레이드에 특화된 경주용 차다. 엔진(가솔릭, 디젤)과 구동방식(2WD, 4WD)에 따라 다시 세분화되며 4WD는 트랙션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만큼 타이어 구경과 최저지상고 등에서 핸디캡을 준다. 최근 몇 년 사이 미니와 푸조, 토요타의 3파전이 치열했다. 폭스바겐이 2009년부터 3연승 후 퇴진하면서 미니가 4연승을 이었고, 다시 푸조가 2016~2018년을 제압했다. 지난해에는 토요타, 올해는 미니가 다시 영광을 되찾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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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LYCROSS “랠리와 서킷 레이스의 혼종”

랠리는 넓은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관전 포인트를 잡기가 어렵다. 반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랠리크로스는 여러 출전차가 짧은 코스에서 격렬한 배틀을 벌이는 모습을 한 눈에 즐길 수 있다. 랠리와 서킷 레이스를 합친 듯한 새로운 레이스 형태. 게다가 랠리에는 없는 격렬한 몸싸움과 서킷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한 드리프트를 모두 볼 수 있다. 페터 솔베르그와 세바스티앙 로브 등 WRC 전직 챔피언들도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참가를 결정했다.  

196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랠리크로스는 2014년 FIA의 월드 챔피언십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일반적인 랠리카에 비해 개조 폭이 커 소형 해치백을 미드십 4WD로 개조하기도 한다. 수퍼카 클래스의 경우 2.0L 터보 엔진이 600마력을 내 0→시속 97km 가속에 1.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공터에 점프대를 설치하거나 서킷 구간 일부를 변형해 만드는 1km 남짓한 특설 코스는 포장과 비포장을 섞어 구성한다. 코스 레이아웃에는 옆으로 빠지는 조커 구간이 있어 경기 중 한번은 반드시 이쪽으로 달려야 한다. 스파프랑코샹, 뉘르부르크링과 야스마리나 같은 유명 서킷에서도 경기가 열린다. 경기 방식은 5~6대의 차가 한꺼번에 출발한다. 4번의 예선에서 12명의 상위 선수를 추린 후 두 번의 세미파이널을 통해 결승전 진출자를 고른다. 예선부터 모두 1위를 할 경우 최대 30점 득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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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RACING “얼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거야”

겨울은 기온이 낮은데다 눈이나 얼음 등 레이스를 하기는 최악인 환경이다. 모든 것이 얼어붙은 겨울, 타이어가 헛도는 얼음 위에서도 그 미끄러움을 오히려 즐기는 부류가 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안드로스 트로피가 대표적.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북부, 캐나다, 러시아 등에서도 얼음 위에서 펼치는 아이스 레이싱이 겨울철 모터스포츠로 사랑을 받는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안드로스 트로피는 12월부터 2월 사이에 6개 경기가 열린다. 마이너해 보이지만 F1 챔피언 알랭 프로스트나 올리버 파니스, 로맹 그로장 등 스타급 드라이버까지 참가하는 인기 이벤트다. 가장 강력한 엘리트 프로 클래스의 경우 미드십 4WD 차에 스터트 타이어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전기차 클래스도 도입했다. 

74e723ed3822b2083ccc2dbc82bc9fcb_1584331995_5924.jpg글 이수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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